#소설추천
522024.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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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사와 아키오 《수요일의 편지》 마음이 몽글해지는 힐링 소설 추천

모리사와 아키오 《수요일의 편지》 수요일에 있었던 일을 편지로 적어 보내면, 다른 누군가의 수요일 이야기가 담긴 편지를 전해 준다는 '수요일의 우체국'. 가족 모두가 잠든 시간. 직장 생활의 스트레스, 시부모와의 갈등이 빚어낸 '마음의 독'을 혼자만의 비밀스러운 의식처럼 일기장에 쏟아내던 평범한 주부 이무라 나오미. 오랜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 이오리로부터 '수요일의 우체국' 이야기를 전해 들은 그녀는 반복되는 일상 속 작은 변화를 꿈꾸며 수요일의 편지를 보내는데. 오늘은 수요일. 뭔가 좋은 일이 있었나요? 아니면 힘든 일이 있었나요? 당신의 수요일 이야기를 써서 보내면, 세상 어딘가에서 당신의 수요일 이야기를 읽어 줄 사람이 생긴답니다. 그리고 세상 어딘가에 사는 누군가의 수요일 이야기가 당신에게 배달된답니다. p.55 모리사와 아키오 《수요일의 편지》 나의 수요일과 낯선 누군가의 수요일을 이어주는 '수요일의 우체국'. 모리사와 아키오의 《수요일의 편지》는 수요일 관측소가 주최하는 프로젝트 '사메가우라 수요일 우체국'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무심한 남편과 사춘기 아들 둘을 둔 주부 이무라 나오미와 그림 작가를 꿈꾸지만 현실적인 고민들로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포기하지 못하는 서른세 살의 이마이 히로키, 몇 년 전 쓰나미로 아내와 직장을 잃었지만 딸 리호와 이젠 제법 안정적인 날들을 보내고 있는 수요일의 우체국 직원 미쓰이 겐지로까지...

2024.07.13
10
헤르만 헤세 《데미안》 언제 읽어도 좋은 고전문학 추천

《데미안》 헤르만 헤세 읽는 시기에 따라, 당시의 심리 상태에 따라 책은 사뭇 다른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필독서'라는 수식어와 '독후감'이라는 부담감을 벗어 던진 《데미안》 역시 그랬는데. 싱클레어가 크로머와 데미안, 피스토리우스, 에바 부인 등의 인물과 대립하는 장면이나 대화하며 성장하는 모습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게 한다. 지금의 나를 힘들게 하는 건 나를 둘러싼 것들일까 아니면 나 자신일까. 학창 시절엔 '어려운 책'이라고만 느껴지던 책이 건넨 뜻밖의 위로는 새삼 따뜻하게 마음 깊숙이 와닿았다. 《데미안》 헤르만 헤세 책의 지은이 │ 헤르만 헤세 책날개 저자소개에서 독일 남부 뷔르템베르크의 칼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는 목사였고, 어머니 역시 독실한 신학자 가문 출신이라 기독교적 분위기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1890년 라틴어학교에 입학했고, 이듬해 마울브론 신학교에 들어갔다. 하지만 신학교의 속박된 생활을 못 견디고 뛰쳐나와 한때 자살을 시도했다. 시인이 되기를 꿈꾼 뒤 시계 공장에서 시계 톱니바퀴를 닦으며 문학수업을 시작했다. 1895년 낭만주의 문학에 심취해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를 출간했다. 1904년 첫 장편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출간하여 문학적 지위를 얻었다. 그해에 피아니스트 마리아 베르누이와 결혼했으며, 스위스로 이주해 시작에 몰두했다. 그 후 인도 여행으로 동양에 ...

2024.03.23
8
할런 코벤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짜릿한 소설 추천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할런 코벤 E.P. + D.B. 데이비드 벡은 아내 엘리자베스와 함께 두 사람의 이니셜이 새겨진 나무 앞에 섰다. 매년 첫 키스 기념일, 이곳을 찾아 둘의 이니셜이 담긴 하트 아래 하나씩 새겨넣은 줄은 이제 열세 개가 되었다. 까만 하늘에 창백한 달만이 등대처럼 빛을 발하고, 귀뚜라미 소리조차 들리지 않던 그날. 아내 엘리자베스는 벡의 눈앞에서 납치된다. 그리고 닷새 뒤, 그녀는 인근 도로에서 시신으로 발견되는데. 엘리자베스를 잃고 8년. 뉴욕의 빈민가에서 환자를 돌보는 일에만 몰두해온 소아과 의사 벡은 어느 날 낯선 주소의 발송자로부터 수상한 이메일을 받는다. E.P. + D.B. ///////////////////// '우리의 기념일, 키스 타임에 링크를 클릭할 것'이라는 메시지가 적힌 소름 돋는 제목의 메일에는, 어느 도시 거리의 실시간 CCTV 영상이 담겨 있었는데. 밀물과 썰물처럼 움직이는 보행자 무리에서 벡은 죽은 줄 알았던 아내와 마주한다. 충격으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벡을 향해 입 모양으로 '미안해'라고 말하고 사라지는 엘리자베스. 이어서 도착한 이메일에는 짧은 두 문장만이 쓰여 있다. 그들이 보고 있어.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벡과 엘리자베스. 오직 두 사람만이 아는 암호를 담은 메시지가 연이어 도착하는 가운데 엘리자베스가 살해당한 샤르메인 호수에서는 정체불명의 백골 사체 두 구와 함께 벡...

2022.09.28
4
《작별인사》 김영하 장편소설

책을 읽기 전 여러 리뷰를 만났다. 줄거리를 소개한 글도, 마음을 잡은 문장을 담은 글도. 리뷰만 봐도 충분히 멋진 책이었는데, 읽고 난 지금은. 어떤 리뷰가 이 책의 감동을 온전하게 담아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영하 작가의 통찰력과 섬세한 심리 묘사에 감탄하며, 책장을 붙들고 쉼 없이 읽어 내려 간 책. 작별인사 저자 김영하 출판 복복서가 발매 2022.05.02. 작별인사 유명 IT기업의 연구원인 아버지, 에너지 넘치는 고양이 세 마리와 함께 완벽하게 쾌적한 환경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주인공 철이. 그리고 어느 날 예고 없이 찾아온 진실의 순간. 존재에 대한 철이의 고민. 철이와 선이, 민이 그리고 달마. 여러 인물의 대화에 담긴 인간과 기계를 가르는 기준은 책을 읽는 우리에게도 열심히 질문을 던진다. 인간을 인간으로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삶이란 정말 계속될 가치가 있는 것인가? 작별인사 줄거리는 책 정보와 다른 블로그에서 충분히 다루고 있으니 생략하고, 마음에 와닿은 문장 몇 개만 기록해 두기로 했다. 혹시 책의 줄거리나 느낀점을 검색하다 이 글을 보게 되었다면. 강한 몰입감 덕에 빠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니 직접 만나 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는 내가 인류의 오래된 지혜들을 꼭 배워야 한다고 했다. 아무리 세상이 빨리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고,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해도 인류가 이룩해온 문명의 본질은 달라지...

2022.07.08
11
《가고 싶지 않아》 위로가 필요한 현대인을 위한 따뜻한 소설집

《가고 싶지 않아》 《가고 싶지 않아》 '가고 싶지 않아'. 짧지만 호기심을 강하게 자극하는 제목이 마음을 잡았다. 대체 누가, 어디에 가고 싶지 않다는 걸까? 소설 《가고 싶지 않아》는 여섯 명의 작가가 각자의 눈으로 바라보고 해석한,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을 담았다. 가상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야기는 학교가 싫은 학생, 보건실에 가고 싶지 않은 보건교사, 해야 할 일을 거부하는 로봇까지. 다양한 이들의 마음속 또는 그들의 하루에 울려 퍼진 '가고 싶지 않아' 라는 목소리를 독자에게 들려준다. 바쁜 나날에, 불확실한 미래에 지치고 힘든 현대인에게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듯한 《가고 싶지 않아》는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일, 인간관계, 아늑함을 느낄 수 있는 나만의 공간 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이 많아진 지금. 편안한 마음으로 한번 읽어 보면 좋을 소설이었다. 《가고 싶지 않아》 지은이 책의 지은이 스미노 요루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베스트셀러 작가. 데뷔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로 일본 서점대상 2위에 올랐다. 이후 《또다시 같은 꿈을 꾸었어》, 《밤의 괴물》, 《나「」만「」의「」비「」밀「》, 《어리고 아리고 여려서》, 《무기모토 산포는 오늘이 좋아》를 발표하여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가토 시게아키 일본 아이돌 그룹 NEWS의 멤버. 2012년 데뷔작 《...

2022.06.01
6
《열기구가 사라졌다》, 소설 추천,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바바라 오코너가 전하는 따뜻한 성장 이야기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에 안짱다리와 심한 사시가 있는 열 살 소년 월터. 월터의 우상이자 유일한 친구였던 형 탱크가 전쟁에서 목숨을 잃고, 일에 바쁜 아빠와 슬픔에 잠긴 엄마 사이에서 월터는 늘 혼자다. 형이 떠나며 부탁한 형의 트럭을 손질하고, 형의 방을 들여다보며 하루하루를 헤어날 수 없는 슬픔과 외로움 속에 보내던 월터. 그러던 어느날, 비어 있던 월터의 옆집에 에벌라이나와 그녀의 딸인 수다쟁이 소녀 포지가 이사를 오고. 동갑내기 월터와 포지는 친구가 된다. 피라미를 잡겠다는 포지와 함께 길을 나선 월터, 그리고. 다리가 세 개뿐인 포지네 강아지 폭찹은 울창한 숲속에서 수풀 사이를 비어져 나온 수상한 발을 발견하는데. 소심한 소년과 수다쟁이 소녀, 괴짜 아저씨가 벌이는 '열기구 구출 작전'이 시작된다! ★★ 추천의 글 ★★ 이 위험천만한 모험을 통해 독자들은 알게 될 것이다. 상처도 마음속에만 얌전히 보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쓸리고 긁히며 때가 묻어도 한 번쯤 세상에 내보여야 한다는 사실을. [이희영 (『페인트』 작가)] 시대를 초월하는 고전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기발함이 돋보이는 걸작이다. 변화와 성장에 관한 너무나 매력적인 이야기. [《뉴욕타임스》] 책의 지은이 │ 바바라 오코너 책날개 저자소개에서 미국 UCLA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한 후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여러 권의 주목할 만한 성장소설을 펴내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

2022.04.02
9
《하버드 스퀘어》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아름다운 그 여름의 이야기

아들과 함께 캠퍼스 투어에 나선 중년의 아버지인 '나'. 곧 대학에 지원할 아들은 입학처 직원이 우쭐거리며 소개하는 학교에 관심조차 없지만, 삼십 년만에 추억의 장소를 마주한 하버드 출신의 '나'는 생각에 잠긴다. 유난히 더웠던 1977년의 여름, 지난 겨울 종합시험에서 떨어져 딱 한 번의 재시험 기회가 남은 '나'는 하버드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가난한 대학원생이다. 여유롭지 못한 형편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 속에 시험 준비를 하며 지겨운 나날을 이어가던 '나'. 그러던 어느날, 하버드 광장의 반지하 카페에서 만난 택시운전사 '칼라지'가 '나'의 관심을 끌고, 낯선 땅에서 이방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던 그들은 서로에게 동질감을 느끼며 빠르게 가까워진다. 세상 모든 것들에 독설을 퍼부으며 주변인으로 겉도는 칼라지를 보는 '나'의 마음엔 연민과 동시에 왠지 모를 혐오가 자라나는데······. 나는 케임브리지에 있는 다른 사람들과 같지 않았고, 그들 중 한 명이 아니었으며, 시스템에 들어 있지 않았고, 들어 있었던 적도 없었다. 이 곳은 내 집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내 집이 될 수 없을지도 몰랐다. 이 사람들은 내 동포가 아니었고, 앞으로도 내 동포가 되진 않을 것이었다. 여기는 내 삶의 터전이 아니었고, 내 고향이 아니었으며, 심지어 나 자신이 아니었고, 내가 될 수도 없었다. 1977년 여름의 케임브리지가 그랬다. 《하버드 스퀘어》, ...

2022.03.27
4
《호밀밭의 파수꾼》,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소설 추천

《호밀밭의 파수꾼》, J.D. 샐린저 "《호밀밭의 파수꾼》을 좋아합니다." 가장 좋아하는 책을 묻는 질문에 별 고민 없이 답하곤 했는데, 그 대답이 무색할 만큼 오랜만에 다시 만난 나의 최애 도서. 겹겹이 쌓인 시간 탓에 책도 나도 모습은 꽤 변했지만 책과 함께한 시간은 여전히 따뜻하고 즐거웠다. 호밀밭의 파수꾼 저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출판 문예출판사 발매 1998.08.10. 책의 지은이 │ J.D. 샐린저 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1919~2010 1919년 1월 1일 뉴욕에서 태어났다. 평소 말수가 적고 진지했던 샐린저는 고독한 학창 시절을 보냈다. 그는 교육열이 강했던 부모의 영향으로 열세 살 때 맨해튼의 유명한 맥버니 중학교에 입학했으나 1년 후 성적 불량으로 퇴학당했다. 샐린저는 열다섯 살이 되던 때 《호밀밭의 파수꾼》의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퇴학당했던 펜시 고등학교의 모델이 된 펜실베이니아 웨인에 있는 발레포지 육군 소년학교에 보내졌다. 이 학교에서 샐린저는 연극에 관심을 가지면서 문예편집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샐린저는 1937년 뉴욕 대학에 입학하였으나 몇 주 후 퇴학당했으며 1944년 이후로는 단편 집필에 전념하였고 동양 사상에도 관심을 보였다. 종래에는 두 번째 부인 클레어로부터 정신적 학대를 이유로 이혼소송을 당한 이후 줄곧 사회와의 접촉을 피하고 지냈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그가 거주하던 그리니치빌리지에서...

2022.02.11
15
《죄인이 기도할 때》, 학교폭력의 현실을 담은 소설

고등학생인 도키타 쇼헤이는 극심한 학교폭력에 시달리며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 살고 있다. 같은 고등학교의 한 학년 위 선배인 류지는 매달 5만엔을 빼앗으며 도키타에게 폭행을 일삼는다. 아픔은 늘 혼자만의 몫이다. 아버지의 불륜으로 부모님은 헤어졌다. 불륜 상대는 도키타가 두 사람의 결혼에 장애가 될 것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이에 아버지는 도키타를 집에 홀로 두고 외박하는 날이 많아졌다. 무관심한 아버지, 새로 가정을 꾸린 어머니, 도키타를 배신한 친구. 도키타의 편은 어디에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편의점에서 읽게 된 주간지가 도키타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중학생 S의 자살을 시작으로, 3년 연속 11월 6일에 자살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내용의 기사. 도키타는 마을의 저주를 이용해 가해자인 류지를 죽이고 스스로 목숨을 끊을 계획을 세운다. 여느 날처럼 류지 일행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도키타. 끔찍한 고통 속에 모든 것을 포기한 그의 앞에 기묘한 모습의 삐에로가 나타났다. 위기의 순간에서 도키타를 구한 삐에로는 자신이 대신 류지를 죽여주겠다는, 매력적인 제안을 하는데······. "진심으로 죽이고 싶어?" 페니의 질문에 내 안의 결의가 굳어졌다. "당할 바에는 죽이고 싶어." 그놈만이 아니다. 나와 같이 고통받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을 괴롭히는 나쁜 놈들을 다 제거하고 싶다. 조금은 사회에 도움이 된 다음에 죽고 ...

2021.11.25
11
《효옥》, 노비가 된 성삼문의 딸

효옥 저자 전군표 출판 난다 발매 2021.06.25. 이 즉흥적인 독서의 발단은 책탑을 쌓다 펼쳐진 책 한 권이었다. 꽤 빠듯한 서평 일정에 부지런히 순서대로 읽어야 했는데. 고서〔古書〕 같은 질감의 까슬까슬한 표지와 이야기의 흡입력에 푹 빠져 마지막 장까지 그대로 읽어 나가고 말았다. 어디선가 우연히 만난 리뷰가 마음을 끌어 주문한 책이었다. 성삼문, 박팽년, 하위지, 이개, 유응부, 유성원. 단종의 복위를 계획했다 처형된 여섯 명의 신하, 사육신(死六臣). 역사에 이름을 남긴 충신들이지만, 그들의 가족은 형장의 이슬이 되거나 공신의 노비로 전락해 비참한 삶을 살아야 했다. 역사가 조명하지 않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되었던 《효옥》. 무엇보다. 사극과 역사 소설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딱 들어맞았던 책이다. 난신 亂臣 성삼문의 아내 차산과 딸 효옥은 운성부원군 박종우에게 노비로 주고 ····· 『조선왕조실록』, 세조 2년 1456년 9월 7일 소설 《효옥》은 조선왕조실록 속 한 문장에서 시작되었다. 역사에 충신이라는 이름을 남기고 떠난 이들의 살아남은 가족. 기록에 기반한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이 결합한 이야기는 독자에게 색다른 재미와 울림을 선사한다. 책의 지은이_ 전군표 1954년 강원도 삼척에서 태어났다. 행정고시에 합격한 이후 오랜 시간 공무원으로 살았다. 어쩌면 뒤늦었다 할 나이 쉰이 훌쩍 넘...

2021.11.06
19
『시체와 폐허의 땅 (ROT&RUIN)』, 여름밤 읽기 좋은 좀비 이야기

좀비들의 공격으로 세상이 멸망한 '첫 번째 밤'. 부모님을 잃은 18개월의 베니는 형인 톰의 품에 안겨 탈출에 성공한다. 간신히 목숨을 부지해 생존자들의 마을, 마운틴사이드에 정착한 이무라 형제. 14년의 시간이 지나 열다섯 살이 된 베니는, 15세가 되면 직업을 선택해야 하는 마을의 규칙에 따라 일자리를 찾아 나선다. 여러 곳에서 수습생으로 일을 배워보지만, 마땅한 일자리를 찾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결국 좀비 사냥꾼으로 일하는 형의 밑에서 일을 배우게 되는 베니. 기본적인 검술 훈련을 마치고 마침내 마을 담장 너머에 있는 '시체들의 땅'에 들어선 형제. 그곳에서 베니는 마을 안의 누구에게서도 듣지 못했던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데··· 여기는 시체들의 땅이야. 첫 번째 밤 이후로 여긴 법이 없어. 좀비를 죽이기만 하면 그 뿐이야. 시체와 폐허의 땅 저자 조너선 메이버리 출판 황금가지 발매 2021.07.12.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책의 지은이_ 조너선 메이버리 책날개 저자소개에서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작가로서, 브램 스토커 상을 5번이나 수상했다. 만화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서스펜스, 스릴러, 공포, SF, 판타지, 모험 등 다양한 장르의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 대표작으로는 『시체와 폐허의 땅』을 비롯하여, 『데드 오브 나이트 시리즈』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V-워」등이 있다. 책의 차례 제...

2021.07.21
5
『불안한 사람들』, 누구나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간다

스웨덴 작은 도시의 평화로운 어느 날. 마을의 잔잔한 일상을 깨뜨리는 사건이 발생한다. 권총을 든 은행 강도. 하지만 애석하게도, 어설프기 짝이 없는 그가 침입한 곳은 현금 없는 은행이었다. 경찰의 출동에 당황한 강도는 무작정 도망치기 시작한다. 열린 문을 따라 달리다 도착한 근처 아파트의 오픈 하우스 현장. 아파트를 보러 왔다 인질이 되어버린 사람들과 흔들리는 눈빛의 은행 강도, 경찰은 뜻밖에 인질극을 벌이게 되는데··· 현금 없는 은행에서 6500크로나(한화 약 88만원)를 요구한 어설픈 강도와 졸지에 그의 인질이 된 여덟 명의 오픈 하우스 손님. 스톡홀름 아닌 소도시에서의 '스톡홀름 증후군'을 멋지게 그려낸 《오베라는 남자》의 작가 프레드릭 배크만의 신작 『불안한 사람들』을 만나보았다. 스톡홀름 증후군 : 공포심으로 인해 극한 상황을 유발한 대상에게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는 현상 [출처 : 상식으로 보는 세상의 법칙 : 심리편] 불안한 사람들 저자 프레드릭 배크만 출판 다산책방 발매 2021.05.14.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내가 생각하는 프레드릭 배크만의 매력은 유머다.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들을 결코 무겁지 않게 포장할 줄 아는 능력이다. 그는 이 『불안한 사람들』에서도 쓰고 싶은 게 세 가지가 있었는데, 첫 번째가 위에서 말한 평범한 사람들의 아슬아슬한 일상 이야기였고 두 번째가 코미디였다고 하더...

2021.05.31
『소년이 온다』, 1980년 5월의 이야기

『소년이 온다』는 한강이 쓴 광주 이야기라면 읽는 쪽에서도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겠다고 각오한 사람조차 휘청거리게 만든다. 이 소설은 그날 파괴된 영혼들이 못다 한 말들을 대신 전하고, 그 속에서 한 사람이 자기파괴를 각오할 때만 도달할 수 있는 인간 존엄의 위대한 증거를 찾아내는데, 시적 초혼과 산문적 증언을 동시에 감행하는, 파울 첼란과 쁘리모 레비가 함께 쓴 것 같은 문장들은 거의 원망스러울 만큼 정확한 표현으로 읽는 이를 고통스럽게 한다. 5월 광주에 대한 소설이라면 이미 나올 만큼 나오지 않았느냐고, 또 이런 추천사란 거짓은 아닐지라도 대개 과장이 아니냐고 의심할 사람들에게, 나는 입술을 깨물면서 둘 다 아니라고 단호히 말할 것이다. 이것은 한강을 뛰어넘은 한강의 소설이다. 신형철 (문학평론가) 추천사 광주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5월은, 언제나 마음 한편에 슬픔이 자리한 시간이었다. 비록 그 슬픔이 나와 내 가족이 직접 겪은 일에서 비롯되지는 않았을지라도. 나의 할머니, 할아버지와 부모님 모두 1980년의 5월을 광주에서 보내진 않으셨다. 당시 광주로 통근을 하시던 할아버지께서 공무원증을 목에 걸고 군인들이 지키고 있는 곳을 매일 지나셨다는 이야기를 듣긴 했지만, 내가 5월 광주의 이야기를 마주한 곳은 주로 학교였다. 집으로 날아드는 총알을 막기 위해 두꺼운 솜이불로 창문을 가린 채 생활했다는 이야기, 하굣길에 실종되어 끝내 ...

2021.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