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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빌 워: 분열의 시대(Civil war)> 분열되고 있는 현대와 매스컴의 관계

    결말포함 스포주의 대한민국은 지금 분열의 시대라는 난관에 봉착했다. 몇 년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주제인 “탕수육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로 각자를 부먹파, 찍먹파라 칭하며, 두 부류로 나누었다. 곧이어 민트초코를 먹느냐, 마느냐 로 나누기 시작했다. 이와 같이 웃으며 지나갈 수 있는 가벼운 주제로 나뉘기도 하고 지역감정, 정치적 성향, 이데올로기와 같이, 두 사이의 골이 너무나 깊어 간극을 줄이기 매우 어려운 주제로까지 나뉜다. 이처럼 현재 대한민국은 복잡하게 파편화되어 있다. 사실 이러한 분열은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는 키예프 루스라는 같은 뿌리를 두고 있으나, 현재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라크는 시아파와 수니파로 나뉘어져 서로를 혐오하고 있다. 이러한 분열의 상황은 현재만의 일이 아니다. 근대에는 골상학이라는 사이비 정보를 통해, 게르만족이 우수하다 드러내며, 유대인을 무참히 학살하였다. 조금 더 이전에는 다수의 아프리카인이 인간 취급을 받지 못한 채 판매되는 인종갈등이 있었다. 10세기 전에는 종교를 위해, 수많은 유럽인들이 십자군이라는 이름으로 예루살렘으로 출정하기까지 했다. 이처럼 분열에 의한 갈등은 인류사와 함께 했다. <시빌 워: 분열의 시대(Civil war)>(이하 ‘<시빌 워>’)는 매우 극단적인 모습을 통해 분열된 사회를 시각화시켰다. 우리가 영화의 오프닝을 통해 알 수 있는 정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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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ARMAND)> 고장 난 경보기처럼 무책임한 수근거림

    결말포함 스포주의 우리 인류가 수렵 채집사회에서 농경사회로 접어들기 시작하자, 집단이 대규모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규모는 순식간에 마을, 국가로까지 형성되었다. 너무나 급작스러운 집단의 팽창은 사회를 변화시켰다. 노동력과 관련된 긍정적인 부분도 물론 있었지만,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외부인들과의 대인관계에 대한 마찰이다. 소규모 집단에서는 가족단위이기에, 상대방에 대한 파악이 비교적 쉬웠다. 하지만 외지인들이 늘어나면서, 그들이 어떤 인물인지 파악하기에는 너무나 힘들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소문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평판은 매우 중요하게 되었다. 평판은 누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또는 누가 사기꾼인지와 같이 생활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뒷담화는 사람을 파악하기에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었다. 그에 따라 인류와 함께 뒷담화가 발달했고, 우리에게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모든 것은 아르망에서 시작되었다(ARMAND)>(이하 ‘<아르망>’)는 이러한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영화의 시작은 학교에서 온 전화를 받은 ‘아르망’의 어머니 ‘엘리자베스’로부터 시작한다. 그녀의 아들 ‘아르망’은 학교에서 ‘문제아’이다. 이어 교장과 담임 ‘순나’, 보건교사가 ‘아르망’이 친 사고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으로 넘어간다. 우리는 이 짧은 순간에 ‘아르망’이라는 아이에 대한 평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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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얼빈(HARBIN)> 우리는 빛을 잊으면 안 된다.

    스포주의 우리의 아픈 역사, 35년간의 식민통치를 이겨내고, 독립한 지 79년이 되었다. 암흑기동안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었다. 우리―대한민국은 그들의 피와 고름으로 수립되었다. 우리는 그들의 희생을―역사를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교과서로 배우고, 소설로 상기하고, 영화로까지 각인하고 있다. 대표적인 작품 뮤지컬 <영웅>은 이토 히로부미 암살을 계획하고, 암살에 성공하고, 마지막 죽음까지의 마지막 1년을 담은 안중근 의사의 영웅담이다. 우리는 <영웅>을 통해 그의 위대함을 느낀다. 하지만 지금까지와 달리 <하얼빈(HARBIN)>은 영웅 안중근이 아닌,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담았다. 영화 오프닝에서부터 안중근의 고독을 담고 있다. 날카로운 바람이 부는 얼어붙은 두만강 위에 홀로 서있는 안중근의 모습으로써 말이다. 이는 장르적 특성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안중근과 다른 노선을 선택했다는 것을 방증한다. 뮤지컬 <영웅>에서는 그의 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반해, <하얼빈>은 그의 위태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이 한 장면으로 느와르라는 장르를 통해 깊이 숨겨져 있는 내면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라 말하고 있다. 이어지는 시퀀스 또한 마찬가지다. 역광으로 그림자만 보이는 독립투사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명암으로 대비되는 이 장면은 우리가 알고 있는 영웅적 모습(明)과 두려움이 가득한 인간적 모습(暗)을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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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브스턴스(THE SUBSTANCE)> 본질을 잊은 미(美)에 대하여.

    결말포함 스포주의 고대 그리스, 플라톤은 진(眞), 선(善), 미(美)의 우선을 정했다. 진리를 추구하는 지성(진), 도덕적 의지(선), 그리고 욕구(미)의 순서로 말이다. 더 나아가 플라톤은 진리에서 두 단계나 떨어진 예술은 쓸데없는 것이라 생각했다. 지성을 우선시 한 그에게 있어, 욕망(미)은 이성에 의해 억눌러야 하는 존재일 뿐이다. 그에 의해 정해진 이 우선순위를 칸트가 재적립했다. 그는 아예 우선순위를 없앴다. 그렇게 칸트에 의해 진, 선, 미는 나란히 존재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더 이상 참은 선한 것이 아니고, 선한 것은 아름다운 것이 아니게 되었다. 이처럼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어떠한 ―누군가의 정리에 의한 혹은 시대에 의한― 기준에 의해 정의된다. 인간의 본질이 나누어 진지, 2500년이 지난 현대 인류에 있어 아름다움(미)은 진, 선, 미의 순서 중 으뜸이 되었다.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그것을 추앙하는 팬덤이 형성되어있다. 그와 더불어, 많은 이들은 외형을 가꾸기 위해, 배고픔을 참은 채, 헬스장에서 땀을 흘리고, 노화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 21세기는 다른 이보다 아름다워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힌 시대가 되었다.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는 이런 사회적 현상을 전면적으로 비판한다. ‘엘리자베스 스파클’은 과거 아카데미상을 받음과 동시에 명예의 거리에 이름을 올린 대단한 배우였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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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가족(About Family)> 가족은 무조건적이지 않다.

    결말포함 스포주의 <대가족(About Family)>은 만두를 빚으며 시작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장면은 법당 안에서의 설파장면이다. ‘문석’이 묻는다. “우리는 어디에서 왔는가?” 우리는 어머니에게서 왔다고 말한다. 우리는 어머니에게서 낳음으로써 이 세상에 나왔다. 그리고 다시 우리는 아이를 낳는다. 그리고 그 아이는 다시 아이를 낳는다. 우리는 부모의 키움으로써 ‘문석’처럼 의사가 되기도, 시봉인 ‘인행스님’처럼 형사가 되기도, 그가 잡은 마약범이 되기도 한다. 아이는 ‘무옥’의 만두처럼 어떻게 빚느냐에 따라 고기만두가 되어, 건물로 크기도 한다. 아니면 마약범의 마약처럼 배설된 똥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그 똥이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주는 무한히 쌓인 돌탑이 되기도 한다. 이처럼 아이는 무한한 잠재력을 지닌 존재이다. 부모의 책임이 이렇게나 중요하다. 이처럼 <대가족>은 아이에 대하여, 그 부모의 존재에 대해 철학적으로 화두를 던진다. 부모라는 존재의 소중함과 책임감은 아이의 입장이다. ‘문석’의 시선을 따라 아이의 입장에서 영화는 출발한다. ‘문석’은 모든 것을 통달한 듯, 윤회, 어머니에 대해 설파하지만, 부모의 마음을 아직 깨닫지 못한 상태이다. 그는 생물학적 자식이 등장하여, 강제적으로 부모가 된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딜레마에 마주한다. 부모란 무엇인가? 낳은 존재이냐, 유전자를 전달한 존재이냐. ―물론 대부분 두 조건 모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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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승(One Win)> 중력에 대한 저항

    스포주의 나는 배구를 좋아한다. <하이큐!!(ハイキュー!!)>를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고, 좋아하는 선수와 응원하는 팀도 있다. 이번 <1승(One Win)>이라는 영화는 배구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었다. 한유미, 김연경과 같은 유명 선수들이 출연하였거니와, 배구감독 김세진, 신진식도 나온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이다. 오늘은 배구를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써 감상한 <1승>에 대해 짧게 이야기해보고 싶다. 배구란 공을 땅에 떨어뜨리지 않으면 이기는 경기이다. 내게 누가 더 공을 안 떨어뜨리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했느냐를 겨루는 시합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몸싸움 또한 없다. 상대를 다치게 하거나, 방해하지 않는다. 배구는 오롯이 자신과 팀을 믿고, 중력과 싸움을 할 뿐이다. 이번 <1승>이 좋았던 이유는 상대팀과의 갈등이 없었다는 점이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수단이 노력뿐이었다. 상대를 분석하며, 팀원들과 함께 열심히 훈련한다. 이를 경기장에서 보여준다. 이것을 연출로서 보여주었다. 배구는 12명의 선수가 공의 위치에 따라 움직임이 정해져 있다. 우선 서브로 경기가 시작된다. 공격하는 팀의 나머지 5명은 정해진 위치에 있어야한다. 그리고 수비하는 팀은 상대 서브를 막기 위해 정해진 위치에서 준비한다. 이를 수비에 성공하면 수비팀은 공격으로 전환된다. 리시브에 성공하면 세터는 정해진 위치로 이동한다. 공을 받아 토스하기 직전 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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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관(Fire Fighters)> 숭고함 안에 반쪽짜리 내러티브

    스포주의 때는 2001년 3월 3일 토요일 아침. 기분 좋게 출근하는 한 남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권영철. 직업은 서부소방서에 근무하는 소방관이다. 당시 소방관은 2교대로 운영했다. 오전 9시에 출근하여 24시간 근무 후, 다음날 오전 9시에 퇴근했다. 새벽 3시 47분. “화재 출동 화재 출동. 현장 이동 있어요. 서대문구 홍제동 주택에서 하나아홉 발생.”(“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53화 중에서) 당시 소방관들이 출동한 곳은 주택가였다. 화재보다 먼저 그들을 괴롭힌 것은, 차들이 늘어 서있는 좁은 길이었다. 소방차로는 차들 틈으로는 지나 갈 수가 없었다. 소방차가 진입하기에는 너무나 좁았기 때문이다. 간신히 도착한 그곳에는 불에 타고 있는 단독주택 보였다. 가족의 이야기를 믿고, 요구조자를 구출하기 위해 소방대원들이 진입하였다. 그 순간 건물은 무너졌고, 6명의 대원들 모두 매몰되어 버렸다. 이 안타까운 사건의 원인은 방화로 밝혀졌다. 더욱 화가 나는 것은 방화 동기이다. 아들이 어머니와 싸운 뒤, 홧김에 집에 불을 지른 것이었다. 그 후 아들은 집을 나갔고, 집을 나간 사실을 모른 어머니가 집 안에 있는 아들을 구해 달라 말했던 것이다. 아무도 없는 집 안을 수색하다 6명의 구조대원이 목숨을 잃었다. 이 이야기가 오늘 소개할 <소방관(Fire Fighters)>의 모티브가 된 사건이다. 곽경택 감독의 <소방관>은 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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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커: 폴리 아 되(Joker: Folie a Deux)> Joker Is Entertainment

    2019년 <조커(Joker, 2019)>의 등장은 사회적으로도―문화적으로도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이 바람은 미국과 유럽을 강타함은 물론, 대한민국에까지 영향을 끼쳤다. <조커>는 메이저언론을 포함한 신문과 잡지, 티비와 인터넷에서 모두 뜨거운 감자였다. 그 중 특히 SNS에서 <조커>는 연일 화제였다. ‘조커’를 흉내 내는 스타들과 인플루언서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왔고, 창작물에 대한 2차창작물은 재창작되었다. 창작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당시 할로윈으로 이어지는 개봉일 또한 신의 한수로 작용되었다. <조커>의 마케팅 하나하나 모두 성공적이었다. 할로윈이 되자, 조커의 인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그 해 할로윈의 거리엔 조커 분장한 사람들로 가득했다. 마치 스크린을 뚫고 나온 <조커>의 한 장면을 연상시켰다. 이처럼 ‘조커’는 하나의 영화캐릭터에서 끝난 것이 아닌, 현상으로까지 확산되었다. 들불처럼 번져가는 이 악동의 인기는 마치 ‘조커’의 광기를 형상화한 것 같았다. 이렇게 긍정적인 부분만 존재한 것은 아니다. 미국 당국은 모방범죄에 대해 경고했다. 상영관 앞에는 FBI와 군인들이 상주했고, 극장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몸수색을 받아야 했다. 영화에서 범죄에 대한 묘사가 매우 구체적이었고, ‘조커’의 범행은 따라 하기 매우 쉬웠다. 게다가 그의 범행 중 존속살인까지 존재했다. 그들이 그렇게 강경하게 대처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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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딜리버리(Delivery)> 자궁에서 출발한 기생충

    결말포함 스포주의 ‘딜리버리(Delivery)’는 여러 의미를 가지고 있다. 첫 번째 우리에게 친숙한 배달과 같은 전달의 의미가 있고, 다른 의미로는 출산이라는 의미가 있다. <딜리버리(Delivery)>는 사전적 모든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포스터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코믹하지만, 이 영화는 사실 우리나라의 계층구조를 내러티브와, 건축을 통한 미장센으로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다. 오늘은 <딜리버리(Delivery)>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해설해볼까 한다. <딜리버리(Delivery)>에서의 ‘의미’는 중요하다. 특히 이 영화의 내러티브는 두 그룹의 상반됨으로부터 드러난다. 가난으로 아이를 낳을 형편이 안 되는 ‘미자’와 ‘달수’부부와 부유하지만 아이를 낳을 수 없는 ‘우희’와 ‘귀남’부부라는 두 그룹의 가치관이 바로 그것이다. 양극화된 이들 사이에서의 마찰과 그들이 가진 모순이 <딜리버리(Delivery)>가 말하고자 하는 바이다. ‘장민준’감독이 선택한 이를 가장 극명하게 묘사하는 방법은 그들이 살고 있는 집이다. 건축물을 통해 그들의 상황, 계층을 말할뿐더러, 우리나라에 벌어지고 있는 보이지 않는 계급사회까지 말하고 있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딜리버리(Delivery)>의 내러티브는 상반됨으로부터 나온다. 두 부부의 차이는 경제적 위치에서부터 드러난다. 그것이 가장 잘 드러나는 것은 바로 살고 있는 거주지이다. ‘미자’, ‘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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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키드(Wicked)> 아름다움의 구체화

    스포주의 많은 영화 팬들, 그리고 뮤지컬 팬들이 오랜 시간 기다린 작품. <위키드(Wicked)>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모두들 어릴적 보고, 듣고, 읽고 자란 『오즈의 마법사』를 기억하실 겁니다. ‘도로시’와 함께 오즈의 마법사를 만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겁쟁이 사자, 양철 나무꾼, 허수아비를 말입니다. 이번에 영화화 된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의 스핀오프 작품입니다. ‘그레드리 맥과이어’의 『위키드』를 원작으로 하고 있는 <위키드>는, 총 6권으로 구성된 『위키드』 중 1권과 2권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오즈의 마법사』의 ‘서쪽의 마녀’의 진실을, ‘오즈의 마법사’의 정체를 ‘그레드리 맥과이어’의 상상력으로 재창조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매력적인 이야기의 소설이 뮤지컬로 제작되었습니다. <라이언킹> 다음으로 흥행한 뮤지컬 <위키드>는 ‘위니 홀즈맨’의 각본에 최고의 음악감독 ‘스티븐 슈왈츠’의 넘버링이 더해진 작품입니다. 여기에 <스위니 토드> ‘유진 리’의 무대디자인, ‘수잔 힐퍼티’의 아름다운 의상을 더해 관객들로 하여금 『오즈의 마법사』의 세계관에 빠져들게 만듭니다. 이번에 개봉한 영화 <위키드(Wicked)>는 뮤지컬 <위키드> 중 ‘도로시’의 등장 전인, 1막의 이야기를 담아내었습니다. 가장 먼저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바로 ‘아리아나 그란데’가 연기한 ‘착한 마녀’의 비주얼이었습니다. 방울을 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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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흘(Devils Stay)> 열혈사제. 근데 이제 오컬트를 곁들인.

    스포주의 어두컴컴한 집안. 어딘가에서 여자아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린다. 소리를 따라가보니, 그 소리는 굳게 닫친 문 틈사이로 새어나오고 있다. 그 바깥에는 엄마와 남자아이가 겁에 질린 채, 서로를 꼭 껴안고 있다. 새간 기도소리가 섞여 들린다. 소미야, 아빠야! 여자아이의 아빠가 무언가에 홀린 듯, 문을 부수고 들어가려한다. 엄마가 뛰어와 말린다. 하지만 아빠의 완강함을 이겨내지 못한다. 아침내 문은 열리고, 안으로 들어가는 아빠와 엄마. 그들의 눈에는 침대에 누워있는 여자아이와 그녀를 옆에서 쓰다듬어 주는 수녀가 보인다. 이제야 끝났습니다. 벽에 기대어 숨을 돌리고 있는 신부의 모습이 보인다. 여자아이는 구마의식을 치루고 있었다. 악마를 퇴치한 신부와 가족들의 기쁨도 잠시. 갑자기 아이가 발작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심정지를 알리는 기계음이 들린다. 소미야, 정신 차려! ‘현문섭’감독의 <사흘>은 지금까지 우리가 봐 온, 오컬트와는 사뭇 다르다. <엑소시스트(The Exorcist, 1975)>에서부터 시작되어, ‘장재현’감독의 <검은 사제들(The Priests, 2015)>까지. 우리들의 시선은 늘 사제들의 시선을 따랐다. 그렇기에 지금까지의 영화들은 악마의 퇴마를 위한 과정부터 구마의식까지만을 보여주었다. 1995년 일본에서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한창 바쁜 시간인 출근시간에 맞춰, 도쿄의 지하철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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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래디에이터2(GladiatorⅡ)> 인간은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

    스포주의 ‘막시무스’의 죽음으로 막을 내렸던 <글래디에이터(Gladiator)>가 속편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는 좋은 기회를 얻어 <글래디에이터2(GladiatorⅡ)>를 개봉보다 조금 일찍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감상한 <글래디에이터2>에 대해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콜로세움에서의 마지막 싸움 이후, 16년이 지난 시점. 로마는 잔혹한 쌍둥이 황제, 게타, 카라칼라 두 황제가 함께 통치하고 있습니다. 두 황제의 폭정으로 ‘막시무스’가 지켜낸 로마가 몰락 직전의 상황입니다. 로마를 구하기 위해서는 ‘막시무스’와 같은 영웅이 필요합니다. <글래디에이터2>는 <글래디에이터>와 마찬가지로 영웅플롯을 따르고 있었습니다. ‘막시무스’는 장군으로 이름을 떨치다, 계략에 의해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그리고 검투사라는 이름의 영웅이 되어 로마를 구합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노’라는 캐릭터가 나라, 사랑하는 아내를 잃으며 영화가 시작합니다. 그리고 검투사로 유명해지고, 로마를 구해냅니다. 이처럼 두 작품은 완벽하게 일치한 플롯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 플롯 중 시련을 이겨내는 과정, 즉 전투에서 영화의 재미가 폭발합니다. 그래서 <글래디에이터2>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리들리 스콧’감독 영화의 집합체입니다. <300>, <킹덤 오브 헤븐(Kingdom Of Heaven, 2005), <나폴레옹(Napoleon, 2023)> 등 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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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망(Mimang)> 시계바늘과 같이 엇갈리는 사랑의 반복

    결말포함 스포주의 사랑은 각자의 시간을 살아왔기에, 각자 생각하고, 만들고, 행한다. 그렇기에 사랑은 언제 봐도 새롭고, 언제 해도 늘 낯설다. 이것이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하는 영화를 보는 이유다. ‘김태양’감독의 <미망(Mimang)>은 ‘미망’이라는 단어가 가진 여러 뜻 중 未忘(잊으려 해도 잊을 수가 없음), 彌望(멀리 넓게 바라봄), 迷妄(사리에 어두워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다)을 통한 옴니버스형식으로 남녀의 사랑을 말하고 있다. <미망>에서의 남녀가 보여주는 사랑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이것은 마치 ‘셀린 송’ 감독의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 2024)>와 ‘홍상수’ 감독의 <우리 선희(Our Sunhi, 2013)>를 연상시킨다. 남녀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그들이 보여주는 사랑이 성숙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패스트 라이브즈>가 윤회라는 큰 굴레를 통해 인연 반복을 보여주는 것과 <미망>의 광화문이라는 공간에서의 인연의 반복을 하는 것 때문에, <미망>에서 <패스트 라이브즈>의 향수를 느낀다 생각한다. 나는 이 글을 통해 <미망>의 세 파트로 ‘김태양’감독이 어떻게 사랑을 표현했는지 말해볼까 한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12년이라는 시간의 흐름을 명확히 나타낸다. 하지만 <미망>은 우리가 유추만 할 뿐, 얼만큼의 시간이 흘렀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기에 첫 파트에서 그들의 직업을 통해 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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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세계소년> 아이들의 시선을 배우다.

    2024년이 유난히 덥게 느껴졌던 여름을 매듭짓고, 시원한 가을이 된 것도 잠시. 곧바로 겨울로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추위를 잠시 잊을 수 있는 따뜻한 행사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11월 1일부터 11월 30일 한 달간 세이브더칠드런 주관의 <아동권리영화제>가 열립니다. <아동권리영화제>는 2015년 “아이와 어른은 함께 성장한다.”라는 슬로건과 함께, 우리들의 사각지대. 학대받는 아이들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10년간 아이를 주제로 한 수많은 단편영화들이 <아동권리영화제>를 지나갔습니다. 올해는 특별히 세이브더칠드런에서 400여명의 펀딩을 통해, 단편영화 <이세계소년>을 제작하였습니다. 연출은 우리에게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으로 잘 알려진 ‘김성호’감독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인물은 <킬러들의 쇼핑몰>을 통해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 ‘금해나’, 그리고 <무빙>에서 멋진 연기를 선보인 ‘김진영’배우가 맡았습니다. 저는 감사하게도 지난 10월 18일 제 10회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영화제에 초대받았습니다. 그 곳에서 개봉일보다 조금 일찍 <이세계소년>을 만나 보았습니다. 오늘은 제가 미리 만나 본 <이세계소년>에 대한 소감을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세계소년>은 발달장애 소년 ‘지우’의 실종으로부터 시작합니다. 관객은 이를 수사하는 ‘전형사’의 시선으로, ‘지우’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수사관 ‘전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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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마존 활명수> 웃음을 쏘는 아바타

    시퀀스 한 조각 스포주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아마존 상공을 날고 있는 헬리콥터. 그 안에는 ‘진봉’이 타고 있다. 그가 지금 향하고 있는 곳은 브라질 옆에 있는 작은 나라. ‘볼레도르’ 이다. 날씨가 좋네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그 좋던 날씨는 어디가고. 먹구름이 짙어진다. 이때, 번개를 정면으로 맞은 헬리콥터의 꼬리에서 불길이 인다. 같이 타고 있던 한 승객이 낙하산을 등에 매고 뛰어 내릴 준비를 한다. 하나뿐인 낙하산을 빼앗기 위해 사람들이 몸싸움을 벌인다. 이 충격으로 헬리콥터의 문이 열리자, ‘진봉’이 떨어질 위기에 처한다. 그는 간신히 매달린다. 하지만, 그가 가져온 양궁이 바닥을 미끄러지며 그를 덮친다. ‘진봉’은 그 충격으로 헬리콥터 바깥으로 날아간다. 간신히 눈을 뜬 ‘진봉’의 눈앞에는 활을 든 원주민들이 보인다. <극한직업(Extreme Job, 2019)> 이후, ‘류승룡’, ‘진선규’배우가 약 6년 만에 다시 뭉쳤습니다. 통닭집에서 잠복하던 ‘마약팀’이, 이번에는 ‘볼레도르’의 양궁팀으로 만났습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단연 제목이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모두 처음 <아마존 활명수>라는 제목을 들었을 때, 부채표 활명수가 떠올랐을 겁니다. 놀랍게도 이 작품은 대놓고 까스활명수의 광고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뻔뻔한 화법은 영화의 내러티브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먼저, ‘가상’의 ‘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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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소일기(Time Still Turns the Pages)> 벼랑 끝의 아이들

    결말포함 스포주의 <아시아 필름 어워즈>를 비롯하여 수많은 아시아 영화제를 휩쓸고 있는 화제작 <연소일기(Time Still Turns the Pages)>를 좋은 기회를 얻어, 개봉일보다 빨리 만나 보았습니다. 오늘은 가슴 시린 이야기, <연소일기>를 본 소감에 대해 짧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연소일기>는 평소 우리들이 생각하지 못하는, 소외계층의 고민을 보여줍니다. 우리들이 생각하는 소외계층이란 장애를 가진, 혹은 가족이 없는,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을 생각합니다만, 독특하게도 <연소일기>는 상류층의 아이를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아이인 ‘요우제’의 시선과 함께 어른인 ‘장선생’의 시선을 교차하여 보여줍니다. ‘요우제’의 시선에서는 문제를, ‘장선생’의 시선에서는 해결을 보여줌으로써,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영화의 시작은 ‘장선생’의 시선에서부터 출발합니다. ‘장선생’이 교사로 재직 중인 학교에서 유서가 발견됩니다. 누군가 죽을지도 모르는 이 사건을 받아들이는 선생들, 어른들의 태도가 첨예하게 대립합니다. 이 이야기가 밖으로 세어나가지 못하도록 숨기려는 무리, 유서를 쓴 아이를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는 무리로 말입니다. 다른 시선 <연소일기>에서 주인공, 10살 ‘요우제’의 하루는 학업, 외국어공부, 피아노 등으로 너무나 바쁩니다. 하지만 아이는 불평불만 없이 ‘멋진 어른’이 되기 위해, 성실히 살아가고 있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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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 네 시(4PM)> 공포라는 예고된 방문객

    결말포함 스포주의 최근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한국 영화들이 많이 눈에 띄고 있다. 얼마 전에 개봉한 <보통의 가족>은 『더 디너』를 원작으로 하고 있고, 곧 개봉을 앞두고 있는 봉준호 감독의 <미키17>은 SF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두고 있다. 오늘 소개할 <오후 네 시(4PM)>도 프랑스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작품 『오후 네 시』를 영화화하였다. 그녀는 철학적으로 인간을 탐닉하는 작가이다. 이번 <오후 네 시>또한 그녀의 특징을 잘 살려, 인간을 깊숙이 들여다본다. 이 글은 소설 『오후 네 시』가 아닌 영화 <오후 네 시>만을 다룬다. <오후 네 시>는 철학과 교수 ‘정인’의 은퇴식으로 시작한다. 그는 마지막 수업이 끝나자마자 아내 ‘현숙’과 함께, 오래 전부터 꿈꿔 온 전원생활을 위해 시골로 향한다. 그의 미래를 책임질 집은 읍내에서 멀리 떨어진 호숫가에 위치해 있다. 그리고 쌍둥이처럼 똑 닮은 옆집에는 유일한 이웃인 의사 ‘육남’이 살고 있다. ‘정인’은 이사를 마치고, ‘육남’의 집에 인사를 하기 위해 방문하지만 만나지 못한다. 그는 짧은 자기소개와 함께 다음에 자신의 집에 방문해 달라는 짧은 인사말을 쪽지에 써 남긴다. 이 쪽지를 본 ‘육남’이 다음날부터 오후 4시가 되면 방문을 한다. 매일같이. 이때부터 지옥 같은 ‘정인’, ‘현숙’의 삶이 시작된다. ‘정인’은 이름과 같이 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친절과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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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의 가족(A Normal Family)> 하나는 전체, 전체는 하나

    결말포함 스포주의 <보통의 가족(A Normal Family)>은 제목 그대로의 보통, 평범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은 포스터에 배우 ‘장동건’이 있는 것에서부터 알 수 있다. 잘생김의 고유명사인 ‘장동건’이 ‘보통’이라는 범주에 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에 모든 관객들이 공감할 것이다. 이 작품은 숨 쉴 틈이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재단되어 있기에, 농담으로 가볍게 시작해 보았다. 변호사인 장남과 의사인 차남. 즉 우리가 생각하는 상류층, 성공한 사람들에게 닥친 사건을 다루고 있다. 그 안에서 각자가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들에게 일어나는 심리 변화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보통의 가족>의 구조를 살펴보면, 모든 것을 양분화 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가 가장 먼저 접하는 사건은 보복운전에서 시작된 시비가 살인으로까지 번진 사건이다. 영화는 이 사건부터 아버지는 죽음으로, 딸은 생존으로 양분화 시키며 시작한다. 이 사건의 가해자는 형 ‘재완’에게, 피해자는 동생 ‘재규’에게 배당된다. 이처럼 이 작품은 모든 것을 양분화하기 좋게 짝수로 설계했다. 하지만 유일하게 나눌 수 없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가족이다. ‘재완’, ‘재규’가족 사진을 보면 어머니를 포함하여, 7명으로 되어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보복운전 가족은 엄마, 아빠, 딸로 3명이다. 이들은 모두 나눠지지 않는 ‘소수’ㅡ이 때문에 자꾸 ‘연경’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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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드 룸스(Red Rooms)> 당신의 눈동자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 할 지라도

    스포주의 2020년 우리나라 국민 모두를 분노케 한 사건이 있었다. 어린 여학생들을 유인하여, 인터넷 공간에서 성 착취 영상 제작 및 유포한 사건이다. 모두 기억할 것이다. 이 사건은 ‘N번방 사건’이다. 탤레그램에서 박사라는 닉네임을 사용한 범인은 사이버 공간이라는 특수성을 사용해 파렴치한 범행을 벌였다. 다행히 기자단 ‘불꽃’이 사건을 파고들어, 공론화에 성공하였고, 끈질긴 수사 끝에 박사, 갓갓 등의 머리에 해당하는 범인들을 붙잡았다. 이 사건의 무서운 점은 이름이 알려진 범인들이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 만 명에 달하는 성 착취영상 수요자들이 존재한다. 결국 이 사건은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레드 룸스(Red Rooms)>의 소재는 ‘N번방 사건’과 유사하다. 13세에서 16세까지의 어린 소녀들을 대상으로 벌인 다크웹 속 사이버 성범죄자 ‘슈발리에’가 이 영화의 중심에 있다. 영화의 시작은 재판장에서 시작한다. 첫 시퀀스는 롱 테이크로 진행되는데, 카메라의 위치를 눈 여겨 보아야 한다. 우리는 방청석에 앉아 판사 말을 듣게 된다. 이때, 판사의 대사가 바로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바 이다. 그는 지금부터 진행되는 재판에서 평결은 전적으로 배심원에게 달렸다, 말한다. 그리고 카메라가 이동하여, 배심원의 시점이 된다. 이를 통해 우리를 배심원으로써 ‘로즈몽의 악마 사건’을 인지시키게 만든다. 이 상태로 검사의 사건개요부터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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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야 할 일(Work to Do)> 가라앉고 있는 배 위에서.

    스포주의 우리 대부분은 고용되어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에 상응하는 보수를 받으며 살아가는 노동자다. 그렇기에 <미생(Misaeng, 2014)>에서 ‘장그래’에 더욱 몰입하였고, <송곳(Awl, 2015)>에서 푸르미 일동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고충을 이해하였다. 우리의 시선은 노(勞)와 사(使)를 관찰할 때, 노에 더욱 초점을 맞춘다. 이를 아는 창작자들은 노와 사의 갈등을 그리는 장면에서는 사측은 악역에 가깝게, 노는 선역에 가깝게 묘사하여 시청자들이 더욱 쉽게 몰입하게끔 설계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인사팀이 노와 사, 혹은 선과 악의 어디쯤에 위치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인사팀 스스로 노와 사 어디에 속해 있다고 생각할지 설문조사를 한 데이터가 있다. 이 데이터는 노와 사 50대 50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해야 할 일(Work to Do, 2024)>은 노와 사 중간의 지점 교집합에 위치하고 있는 인사팀에 대한 영화이다. 한양중공업이라는 선박회사는 자금난으로 인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직원 100여명을 내보내야하는 암울한 분위기를 보여준다. 해고대상자를 노(勞)측 스스로 정해야하는 잔인한 장면까지 존재한다. 이를 통해 관객들이 완전히 노측에게 몰입하게끔 만든다. 초반 <해야 할 일>은 노와 사의 양측의 입장 중, 노측의 입장에 무게를 주었다. 하지만 이내 분위기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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