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여행
2020.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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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업고트래블러
2,078여행 작가
참여 콘텐츠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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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TW301, 다시 티웨이항공과 함께 날다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TW301, 다시 티웨이항공과 함께 날다 괌Guam. 그 섬을 향한 두 번째 취재 여행이 시작될 오늘이었다. 홀로였던 지난날의 여행을 뒤로하고, 오늘만큼은 나에게도 함께할 이들이 있었다. 나의 사랑하는 귀염둥이 조카들과 가족. 그들과 함께 떠나 보는 두 번째 책을 위한 두 번째 취재 여행. 홀로일 때보다 훨씬 따뜻하고 든든할, 무엇보다 풍성하고 넉넉할, 괌으로의 또 다른 여행. 지금 여기. 엄마 아빠의 응원과 함께 하는 든든한 시작의 시간이었다. 오후와 저녁 그 경계의 시간. 그 즈음 시작하는 여행. 티웨이항공의 TW301편 비행체는 이내 땅을 박차올라 엷은 층운들 사이로 제 몸을 던져 올렸다. 네 시간 남짓, 길고도 짧은 비행이 지금 막 시작된 거였다. 두 달 만에 다시 만난 부토 안녕. 여름의 어느 토요일, 괌을 향한 항공편은 거의 만석이었다. 비행체의 거의 맨 뒤에 자리 잡은 우리. 유일한 '공짜' 물 한 잔이 닿는 데에도 한참이 걸린다. 서쪽 하늘. 그 하늘빛의 다독임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었다. 꽤나 두터운 층운들을 애써 뚫고 오르고서야 겨우 마주한 하늘이기도 했다. 안녕 하늘. 이제 곧 마주할 괌의 하늘빛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기를. 풍성한 하늘빛 사진들이 큼직큼직, 나의 책을 채워내 주길. 비행은 오래도록 이어졌다. 오후와 저녁의 경계에서 시작한 비행은 밤...

2020.09.03
괌, 다시 들어가는 이야기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다시 들어가는 이야기 4월이었지, 그 처음은. 이 남국의 섬을 처음 밟은 건 그 즈음. 지금으로부터 채 100일이 되지 않은 어느 봄이었어. 새로운 취재지로서 처음 마주한 너, 괌Guam. 괌을 향한 그 여행은 나의 두 번째 책을 위해, 그 취재의 목적으로 떠난 여행. 허나 '일'로 만난 남태평양의 섬을 취재를 빙자한 여행으로 탐하다 보니, 그것이 더 이상 '일'이 아니게 된 축복 받은 여행. 그처럼 맑고 풍요로운 기억으로 남은 괌과의 처음. 여행으로의 취재, 취재로의 여행. 그 모든 처음의 설레는 기억을 오롯이 품은 채 그토록 명랑했던 땅을 다시 밟는다. 이제 설렘을 넘어 애틋함이 되기를. 생경함을 넘어 익숙함이 되기를. 그리하여 이 여행자의 마음속에 오롯이 들어찬 어느 특별한 여행 도시처럼. 너도 또한 그러하기를. 하파데이! Hafa Adai! 괌 알루팡 비치 999 S Marine Dr, Tamuning, 96913 괌

2020.07.10
괌, 끝내는 이야기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끝내는 이야기 2016년의 찬란한 봄. 두 번째 계약서를 받아들었을 때만 해도, 나는 이 섬을 몰랐다. 과연 이 미지의 섬을 제대로 안내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두려움이 일기도 했다. 괌Guam으로의 첫 여행은, 그런 무지와 두려움으로 범벅된 채 시작되었다. 너를 알고 싶어. 너와 친해지고 싶어. 안내자라는, 또 취재자라는 부담감을 덜어낸 채 그저 오롯이 여행자로서 이 섬을 밟겠다며 마음을 다잡으니, 결국 이 아름다운 여행지도 내 마음속으로 들어와 폭 안겨 버렸다지. 괌을 향한 이 여행은 나의 두 번째 책을 위해, 그 취재의 목적으로 떠난 여행. '일'로 만난 남태평양의 섬을 취재를 빙자한 여행으로 탐하다 보니, 그것이 더 이상 '일'이 아니게 된 축복 받은 여행. 그러한 어느 취재자의 첫 여행을 어느 여행자의 첫 취재를 여기에서 끝내다. 그 두 번째를 고대하면서. 괌 리티디안 포인트 3A, Yigo, 괌

2020.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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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웨이항공 TW302, 여행 끝, 이 섬을 떠나다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티웨이항공 TW302, 여행 끝, 이 섬을 떠나다 마지막 만찬을 끝내고 나니, 더는 남은 것이 없었다. 이제는 끝이라 돌아갈 일만 남은 것이었다. 일상으로의 회귀. 그리고 잇따른 또 다른 여행에 대한 기다림. 나의 다음 일은, 그런 것이었다. 인천을 향한 나의 비행까지는 아직 수 시간이 남아 있었다. 나는 아주 느린 걸음으로 투몬을 관통하는 그 길을 걸었다. 그렇게 걸으니, 참으로 짧은 길이었다. 하여 아쉬움만 가뜩 차오르고 있었다. 나의 리조트로 돌아와 맡겨 두었던 캐리어를 받아 들고, 또 미리 예약해 두었던 셔틀에 몸을 실었다. 하이얀 셔틀은 새카만 괌의 밤 사이를 달렸다. 그 시작의 순간과 똑같이. 차 안에는 흥겨운 트로피컬 뮤직이 한가득이었고, 나는 차창 밖 까맣게 내려앉은 괌 풍경을 물끄러미 바라볼 뿐. 그뿐이었다. 공항에 다다랐다. 긴장 섞인 첫 만남 때와는 달리, 아쉬움을 가득 담아 공항 밖을 서성인다. 나흘의 짧은 취재 여행. 그 후에 맞는 첫 번째 변화이기도 했다. 결코 화려하지 않되, 넉넉하고 풍요로운. 바로 그런 공간. 참으로 '괌스럽다'할 만한 공간이었다. 조금 남은 체크인 카운터 오픈 시각을 앞두고, 내 짐들을 정리했다. 인천에 도착하면, 나는 곧 일상으로 던져질 터였다. 시쳇말이 아닌, 진짜 일상이었다. 새벽 공기를 마시며 강남 한복판으로 내던져질...

2019.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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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맛집, 차모로 퓨전을 맛볼 수 있는 투몬 프로아 레스토랑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맛집, 차모로 퓨전을 맛볼 수 있는 투몬 프로아 레스토랑Proa Restaurant 마지막 만찬을 위해 프로아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미리 예약해두지 않는다면, 쉬 자리를 얻기도 힘들다는. 하여 나 또한 일찍이 이곳에 닿아 대기 명단에 이름을 올려두고는, 이파오 해변에서 투몬의 마지막 일몰을 목도하고 돌아온 터였다. 그래, 이것은 마지막 만찬. 괌을 향한 나의 첫 취재 여행, 그 종언을 고하는. 그 마지막의 순간. 그 마지막의 순간을, 나, 여기에서, 오롯이 즐겨 보리라. 프로아의 공간 안으로 발을 들였다. 구구절절한 장식 하나 없는 공간이었다. 그래, 괌은 그랬지. 괌의 모든 공간들이 그랬지. 군더더기 하나 없이, 있는 그대로. 차모로의 퓨전 레스토랑인 여기 프로아도 역시 그랬다. 그게, 괌이었다. 아주 오랜 고민 끝에 나는 콜라를 마시기로 했다. 당연히 그 상대는 서늘한 맥주였다. 둘 다 '땡기는' 마지막 밤이었으나, 아무래도 맥주를 고른 기회비용이 그나마 작을 것 같았다. 차디찬 콜라 한 모금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나는 나의 첫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직감할 수 있었다. 콜라는 사랑입니다. 뒤이은 나의 첫 메뉴. 폴렌타 스틱. Crispy Sticks of Polenta Served with Slow-cooked Marinara, Herb-marinated Praw...

201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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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자유여행, 이파오 비치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을 고하는 시간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자유여행, 이파오 비치 그리고 여행의 마지막을 고하는 시간 그간의 여독을 말랑히 해주도록 마사지도 받고, 어느 거대한 리조트의 로비에 앉아 남국의 풍경을 바라보기도 했지. 허나 해는 아직 중천이었다. 저녁 식사를 위한 시간도, 집으로 돌아갈 비행의 시간도 저만치에. 그러나 나는 여기서 나의 여행을, 아니 정확히는 취재 여행을, 멈추기로 했다. 일련의 취재 여행들은 이제서야 막 시작했을 뿐. 이제부터 밟아 나가야 할 장소들이 많고 많음에도 나 여기서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진 것은 대체 무엇 때문이었을까. 아팠다. 오래도록 걸은 다리가 아픈 것도, 내리 뙤약볕을 맞은 머리가 아픈 것도 아니었다. 한참이나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있던 팔이 아픈 것도, 내내 짐을 짊어졌던 어깨가 아픈 것도 역시 아니었다. 속이. 아팠다. 이 쉼의 여행지를 일터 삼은 듯 누비고 다니다 결국은 탈이 난 게로구나. 이 아름다운 여행지에서, 여행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그 마음이 아팠던 게로구나. 이 여행자의 다치고 닫힌 마음을 이제 어찌해야 하는 거지. 알 도리가 없었다. 그저. 다시. 걸을밖에. 다시 마주한 투몬의 거리. 낮의 끄트머리, 그 아름다운 시간 즈음이었다. 아! 되었다. 이토록 풍성한 아름다움으로 오롯이 빛나는 남국의 하늘빛. 그거면 되었다. 그 위로면, 되었다. 여전히 걸음은 한참이...

2019.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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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쇼핑의 천국, 기념품은 ABC 스토어에서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쇼핑의 천국, 기념품은 ABC 스토어에서 바다와 땅, 그리고 사람과 먹거리. 괌이 사랑스러운 이유는 많고 많지만, 단돈 몇 달러만으로도 크고 작은 사랑스러운 것들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그 또한 이 땅이 사랑스러운 이유이리라. 메스클라 도스에서 넉넉한 미국의 맛을 만끽한 여행자는 이제 ABC 스토어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별것 아닌지 모르나, 이 땅을 사랑한 여행자들에게는 별것일지도 모르는. 많고 많은 것들이 바로 거기에 있을 터였다. 괌에서 ABC 스토어를 마주하는 것은 쉽고도 쉬운 일. 마치 우리네 편의점처럼 이곳저곳 숨겨져 있다지. 하여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마주할 수도 있고, 쇼핑몰의 한가운데에서 나도 몰래 맞닥뜨릴 수도 있는 흔하디흔한 곳. 나는 그중에서도 PIC 클럽 괌의 바로 맞은편에 자리한 ABC 스토어를 찾아가는 중이었다. 그곳에서 또 어떤 괌의 색을 만나보게 될지. 그곳에서 또 어떤 괌의 매력을 마주하게 될지. 내 눈을 사로잡은 휴양지 스타일의 팔찌들. 우리 돈으로는 단돈 2천 원 남짓. 가죽으로 된 것. 또 그 땅이 선사한 자연의 재료들을 깎아낸 것. 그중 몇 개는, 이미 나의 것. 나의 여행을, 나의 여름을 기념하기 위한. 남국의 향취를 가뜩 담아낸 비누들도 퍽 괜찮은 살 거리. 코코넛 버터와 마카다미아 오일이 들어 촉촉함을 보장한단다. 스크러빙...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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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맛집, 미국 스타일 버거 투몬 맛집 메스클라 도스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맛집, 미국 스타일 버거 투몬 맛집 메스클라 도스Meskla Dos 새파란 하늘의 응원을 받으며 나는 괌을 걸었다. 남국의 뜨거운 날씨를 오롯이 느끼는 중에도, 짜증을 넘어선 즐거움이 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가벼이 하고 있었다. 다음 목적지는 메스클라 도스Meskla Dos. 진한 육즙을 자랑하는 거대 버거를 맛볼 수 있다는 괌 맛집 또한 투몬 맛집이었다. 남국의 하늘 아래 소박한 레스토랑. 꾸밈 하나 없는 풍경이 꽤나 '괌스러움'을 내뿜고 있었다. 메스클라 도스. Meskla Dos. 그럼 안으로 들어가 볼까. 메스클라 도스의 안쪽은 이런 모습이었다. 속살조차 꾸밈이 없다. 복잡하나 친절한 메뉴판을 중심으로 이곳을 찾은 이들에게 건네는 많고 많은 이야기들이 거기에 쓰여 있었다, 아니 붙어 있었다. 어떤 것은 자랑. 또 어떤 것은 친절함. 메뉴판을 찬찬히 훑어본다. 너무도 친절하여, 외려 머릿속이 복잡해지는. 그러나 그 속 재료까지 빠짐없이 나열한 그 친절함 덕에 내 입맛에 쏙 드는 버거를 주문할 수 있었다지. 차모로의 옛말에 그 뿌리를 두어 마치 암호와도 같은 이름의 버거들 중 하나를 탈 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지. 나의 선택은. 란체루 버거Rancheru Burger. 8온스짜리 수제 패티. 바삭거리는 그릴드 베이컨. 달걀 프라이. 스파이시 랜치 소스. 그들을 한데 담...

2019.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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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뜨거운 날씨 속, 걷기 연습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뜨거운 날씨 속, 걷기 연습 이별을 준비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이토록 짧고 이토록 얄팍한 여행도 그 끝자락을 향해 달려나가는 중이었다. 괌에서의 처음 며칠, 그 까만 밤을 책임져 준 곳 바로 옆 피에스타 리조트로 향했다. 꼬박 24시간 동안 이 여행자의 발이 되어준 기특한 녀석과 이별을 고하기 위함이었다. 빨갛고 작은 아이. 갑작스런 스콜도 덕분에 피할 수 있었던. 안전하게 달려줘서 고마워. 터덜거리며 나의 숙소로 돌아왔다. 방으로 들어가 어질러진 나의 짐들을 하얀 내 캐리어 안에 차곡차곡 담는다. 안녕을 이야기한다. 늘 그렇듯, 텅 빈 방의 한 장 사진과 함께였다. 집으로 돌아갈 나의 비행은 새카만 밤이었다. 나에게는 한나절 즈음의 시간이 남아 있는 채였다. 감사함으로 그 시간을 또 채워나가야지. 길지 짧을지 지금은 알 수 없을 그 시간을, 취재로 또 여행으로 꾹꾹 눌러 담아야지. 걷는다. 괌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길 페일 산 비토레스 로드Pale San Vitores Road를 따라, 괌에서 가장 북적이는 그곳을 향해 명랑하게 걷는다. 4월의 괌은 뜨거웠다. 날씨만 보아도 남국은 남국이었다. 허나, 그럼 어때. 이리도 시리도록 파란 하늘이 내내 그 걸음과 함께였잖아. 이처럼 맑게 뭉실거리는 솜털 구름이 내내 이 여행자를 응원해줬잖아. 그거면, 된 거...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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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맛집, 로컬 브런치가 좋은 피카스 카페Pika's Cafe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맛집, 로컬 브런치가 좋은 피카스 카페Pika's Cafe 또 오고야 말았다.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이번에도 여지없이, 또 오고야 말았다. 두텁고 푸근한 이불을 걷어내고 역시나 두텁고 푸근한 커튼을 살짝 젖혀보니, 투몬Tumon의 맑은 하늘과 바다가 명랑한 아침 인사를 건네고 있다. 안녕. 좋은 아침. 브런치를 위해 ―또 취재를 위해― 나는 피카스 카페Pika's Cafe로 향했다. 여행의 마지막 아침. 오늘의 첫 목적지가 바로 이곳이었다. 데이터도 없이 와이파이도 없이 찾아 나섰던 곳. 그래 저 작은 간판을, 너른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숨어 있던 저 작은 간판을, 쉬이 찾지 못했지. 그래 괌의 제1도로 Marine Corps Drive를 몇 번이나 왕복했었지. 두어 번의 유턴 끝에 마주한 저 붉은 간판이 참으로 반가워. 문을 열고 피카스 카페를 맞는다. 이곳의 아침도 함께. 꾸민 듯 안 꾸민 듯 저네들 특유의 무심한 인테리어. 그래 편안한 휴양지에 더없이 안성맞춤인. 참으로 '괌스러운' 피카스의 로고가 찍힌 냅킨과 커트러리가 놓이고. 즐겁고도 어려운 메뉴 선택의 시간을 마음껏 즐겨보다. 그래, 정석대로 가는 거야. 보는 것만으로도 그 찐―함이 전해지는 듯한 '피카스 커피' 한 잔은 고작 2달러. 그리고 에그 베네딕트. 여기 괌 브런치 맛집, 피카스 카페의 에그 베네...

2018.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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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쇼핑 스폿, 더 플라자 라니카이 그리고 Kmart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쇼핑 스폿, 더 플라자 라니카이 그리고 Kmart 딱 48시간짜리 짧은 여행은 이제 반환점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본업을 두고 부업을 하는 여행작가의 취재 일정은 이렇듯 빠듯할 수밖에 없었다. 내일 밤 비행기가 인천에 닿으면 나는 또 곧장 나의 본디 전쟁터로 달려가야 하겠지. 네댓 시간 정도만 달콤한 잠을 잘 수 있다면 좋으련만. 잠이라는 것. 결코 저장되지 않는 것. 어쩌면 다행일지도 모를 일. 어차피 여기서도 못 잘 잠. 다시 투몬Tumon의 복판으로 돌아온 나는 밤이 찾아든 이 거리를 걷고 있었다. 한쪽으로는 '떡대' 좋은 리조트들이 어깨를 맞대고 줄지어 서 있고, 또 다른 한쪽으로는 맵시 좋은 쇼핑몰들이 나란히 자리 잡은 곳. 쏟아지는 잠을 참아내며 이 거리를 걷고 있는 것이 아니어서 좋았다. 시간에 쫓겨 이 시간에까지 취재를 이어가는 중이긴 해도, 그 아름다운 밤의 여행지를 놓치고 싶지 않아 이 거리를 톺아보는 중이기도 했으니까. 더 플라자The Plaza 몰을 다시 찾았다. 한낮의 활기가 아스라이 사라진, 거기에 내리 깔린 점잖은 밤의 분위기가 나직하니 좋았다. 낮에 봐 두었던 라니카이Lanikai 숍으로 향했다. 열대의 자연 재료로 만든 핸드메이드 보디워시 제품을 판매하는 곳으로 하와이에서 론칭했단다. 라니카이는 오아후Oahu 노스 쇼어의 어느 해변. 언젠...

2018.06.14
9
괌 투몬 맛집, 가성비 좋은 자메이칸 그릴Jamaican Grill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투몬 맛집, 가성비 좋은 자메이칸 그릴Jamaican Grill 투몬의 바다를 오롯이 만끽하며 풍덩거리던 시간을 뒤로하고 때늦은 저녁 식사를 위해 다시 길을 나섰다. 이제는 익숙한 여행 친구가 된 도요타 코롤라와 함께 투몬의 '호텔 로드'라 불리는 Pale San Vitores Road를 다시 달리는 중이었다. 그 즈음에는 까맣게 침잠한 밤의 풍경들 사이로 휴양지의 축제적 풍경이 점점이 피어나고 있었다. 점점이 데워지는 밤의 풍경 사이를 헤집어 달리고 있는 것이었다. 코롤라가 도착한 곳은 PIC 괌의 맞은편. 해묵은 상가 2층에 자리 잡은 소박한 로컬 레스토랑이었다. 자메이칸 그릴Jamaican Grill. 캐리비안과 자메이칸의 그릴 요리에 괌 원주민 스타일을 덧입혔단다. 그 이름처럼. 괌에서 맛보는 자메이칸이라……. 씨익―. 알 수 없는 미소가 살포시 돋다 이내 사라져버리다. 편안하고, 소박하고, 여유가 넘치는, 여기 자메이칸 그릴 안으로 발을 들여 마음에 드는 자리를 찾아 앉는다. 밥때를 놓친 여행자에게만 허락되는 호사였다. 하파 데이Hafa Adai! 편안한 미소와 함께, 그네들만의 인사를 건네는 Jack. 그가 메뉴를 전해준다. 착하디착한 가격표에 씨익― 입꼬리가 오르락 거린다. 시원한 스무디와 함께 시작된 혼자만의 만찬. 차모로Chamorro 사람들. 괌 원주...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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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투몬 비치, 노을 비끼는 어느 순간에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투몬 비치, 노을 비끼는 어느 순간에 이 하루의 마지막 순간에 구태여 어떤 말을 할 수 있을까. 하루가 마침표를 찍는 어느 순간에 구태여 어떤 말을 덧붙일 필요가 있을까. 그저 수천 가지 하늘빛으로 나지막이, 이 마지막의 시간을 이야기하는 서편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될 것을. 그저 수천 가지 바닷빛으로 고즈넉이, 일렁이고 있는 투몬의 바다에 이 한 몸 담가보면 될 것을. 지난 늦은 밤에 도착해, 또 내일 늦은 밤이면 이곳을 떠나야 하는 짧디짧은 여행이었다. 하나 제아무리 짧은 여행이어도 '마지막' 밤이라 하는 그 시간만큼은 분명 여기 있을 터이니. 그 진하디진한 '마지막'의 시간을 나는 이제부터 오롯이 만끽하고자 하는 중이었다. 수없이 떠났던 홍콩으로의 여행들. 그리고 그 여행들 속, 수없이 허다한 마지막 밤에, 마치 의식처럼 그 '빛의 교향곡'을 감상했던 것처럼. 앞으로도 수없이 떠나야 할 괌으로의 여행들. 그 안의 수없이 허다한 마지막 밤에는, 이곳 투몬의 하늘빛과 바닷빛을 벗 삼아 여유 넘치는 시간을 보내고자 하다. 그저 바라보다가. 한 번쯤은 그 바닷물 속에 풍덩― 이 한 몸 담가 보는 것도 좋으리라. 오늘 하루를 오롯이 빛내어 준 오늘의 태양과도 헤어짐의 인사를 나눌 시간. 어느 살굿빛으로부터. 어느 자줏빛까지. 또 어느 황톳빛으로부터. 더욱 고혹적인 보랏빛...

2018.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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괌 사랑의 절벽, 혼자 놀기, 로맨틱, 성공적

괌, 너를 알고 싶어. 두 번째 책을 위한 남국으로의 여행 * 괌 사랑의 절벽, 혼자 놀기, 로맨틱, 성공적 여행의 시간은 참으로 빠르다. 일 분 일 초도 허투루 쓴 것이 없는데, 어찌 남은 것은 이뿐인 걸까. 여행이란, 참으로 그런 것. 매 순간이 중하나, 그 어느 한순간도 이 여행자를 기다려주지 않는 시간들의 연속. 차창을 뚫고 쏟아져드는 햇살은 여전히 따가웠다. 차 안의 전자 시계는 그 볕에 속지 말라 이야기하고 있었다. 이곳은 한참 낮은 위도의 외딴 섬. 내가 살고 있는 도시와는 다른 시간이 흘러가는 곳. 그래, 오늘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벌써 그 끝에 다다르고 있는 거였다. 이내 햇살의 따가움도 희미해지고 괌의 밤이 찾아오겠지. 허나 달리는 차를 부러 재촉하지는 않는다. 조금 더 늦은 저녁을 먹고, 그보다 조금 더 늦은 잠을 자면 될 일이었다. 북쪽 끝을 떠나 다시 남쪽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사랑의 절벽Two Lover's Point. 싸구려 상품 같은 이름이 붙은 곳에 나 홀로 찾아온 것이다. 그래, 나야 뭐. 사랑을 속삭이러 온 건 아니니까. 스페인 총독의 아리따운 딸. 그리고 그만큼이나 용모가 빼어났다는 차모로 청년. 끝내 행복할 수 없었던 그들. 이렇듯 조금은 신파적인 이야기. 그 이야기를 뒤로하고, 그와는 달리 조막만큼도 신파적이지 않은 여기 깎아지른 절벽을 마주하는 순간. 아아―. 그럴듯한 감탄사조차...

2018.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