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여행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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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업고트래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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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자유여행/빅 아일랜드 맛집] 마치 로컬들처럼, 샘 초이스 카이 라나이

[하와이 자유여행/빅 아일랜드 맛집] 마치 로컬들처럼, 샘 초이스 카이 라나이 Sam Choy's Kai Lanai, Like the Locals | Aloha HAWAI'I 와이콜로아를 떠나 코나로, 코나를 거쳐 다시 남쪽으로 남쪽으로. 빅 아일랜드의 서쪽 끝자락을 훑어나가는 오늘의 여행은 이제 중반부에 접어들고 있었다. 점심 즈음을 맞아 우리는 카할루후의 해변이 발치에 걸린 어느 로컬 레스토랑을 향해 지프 랭글러를 몰고 있는 중이었다. 보고 즐기는 것도 여행, 씹고 뜯고 맛보는 것도 여행이니, 우리 거기서 즐거운 식사를 즐김으로 우리의 여정을 이어갈 터였다. 랭글러는, 가뜩 힘자랑을 하며 산 중턱까지 올라 어느 소박한 식당 앞에 닿았다. 낮은 구름 가득한 한낮의 때였다. 여기 우리의 기착지, 샘 초이스 카이 라나이Sam Choy's Kai Lanai. 이 섬의 전통으로부터 기인하였다는 로컬 레스토랑. 그 첫인상이 참으로 소박하고 소박하다. 아니, 그보다는 꾸밈이 없었다. 눈곱만큼도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어느 주황 언저리의 색깔 지붕과 어느 초록 언저리의 색깔 벽이 맞닿아 있는 풍경 앞에서, 이질감이나 생경함 따위의 감정보다 편안함과 푸근함을 느낄 수 있었던 건 대체 무엇 때문인 겐지. 레스토랑 안으로 발을 들였다. 묵직한 우드 톤 천장에는 무심한 듯 실링팬이 점점이 박혔고, 그 사이엔 점점이 조명들이 공간을 밝힌다. 사실 그보다는...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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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자유여행/빅 아일랜드 여행] 카할루우 비치 파크에서 바다거북을 만나다

[하와이 자유여행/빅 아일랜드 여행] 카할루우 비치 파크에서 바다거북을 만나다 Kahalu’u Beach Park and the South Point | Aloha HAWAI'I 빅 아일랜드Big Island. 그 생경한 섬의 첫 밤은 물러가고 이제 아침이었다. 풍성한 햇살이 두터운 커튼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그런 해사한 아침이었다. 삶에서도 여행에서도 아침잠이 없는 나의 사람은 바나나를 입에 문 채 홀로 드넓은 리조트를 두어 바퀴 돌고 와서는, 삶에서나 여행에서나 아침잠이 많은 이 여행자를 깨우는 중이었다. 그래 이제 이 아침의 언저리에서 이 섬으로의 여행을 이어갈 시간. 이미 늦은, 때론 아직 이른 아침이었다. 참으로 기분 좋은. 다함없는 여행 기분이 오롯이 차오르는 그런. 객실 문을 나서 리조트 속 운하를 따라 몇 걸음을 걷는다. 운하의 끝에 자리한 와이콜로아 커피Waikoloa Coffee에 잠시 들러 로컬 커피를 한 잔 마셔도 보고. 달콤하고 향긋하여 여름 커피로 제격인 코나의 커피가 수직으로 흘러들며 여독이 침잠한 여행자의 몸을 다독여 주다. 어쩜 이리도 이 아침과 잘 어울리는지. 잘 우려낸 콜드 브루 한 잔처럼 어쩜 이리도 맑고 깨끗한 건지. 이토록 사랑스런 아침의 커피와 함께 그 운하의 끝에 앉아 오래도록, 우리 할 수 있는 한 가장 여유로운 아침을 여행하고 있는 중이었다. 굿모닝, 힐튼. 굿모닝, 와이콜로아. 여기 ...

2020.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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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자유여행/빅 아일랜드 스테이크 맛집]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 KPC

[하와이 자유여행/빅 아일랜드 스테이크 맛집]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 KPC KPC, Kamulea Provision Company at Hilton Waikoloa Village | Aloha HAWAI'I 길고도 긴 여정들의 연속. 지칠 만도 했으나 우리는 여기에 또 하나의 여정을 더하기로 했다. 때마침 저녁 시간이 되었다는 것과 그를 위해 미리 식사 예약을 해두었다는 것. 물론 그 때문이기도 했지만, 사실 여정의 짙은 고단함보다 여행의 첫 시간이 선사하는 깊은 설렘이 훨씬 더 커서 이를 오롯이 만끽하고자 하는 마음, 바로 그 때문이었다. 우리는 이제야 겨우 마주한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의 아늑한 방을 떠나 마치 숲길처럼 이어진 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대양과 마주한 드넓은 리조트의 뜰 한켠을 우리 찬찬히 걷고 있는 것이었다. 케이피씨. 오늘 밤 우리의 목적지, 이 여행의 첫 만찬 장소는 바로 여기였다. '카물레아 프로비전 컴퍼니'라는 딱딱하고 차가운 이름을 지닌 곳. 이름은 그렇대도, 빅 아일랜드와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가 자랑하는 바다와 그 끝에 내걸린 짙은 노을을 바라볼 수 있는 섬 끝 노천 레스토랑이란다. 그래 이곳은 애초부터 여행의 첫 시간을 위한 장소로 점 찍어 놓은 곳이기도 했다. 슬프게도, 십일월의 빅 아일랜드는 낮은 짧고 밤은 길다지. 하여 석양은 마주할 수 없겠지만 여행의 첫 밤이 선사하는 그 특별함이 있으니까...

202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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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자유여행/빅 아일랜드 호텔, 리조트 추천] 오롯한 휴양의 완성,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

[하와이 자유여행/빅 아일랜드 호텔, 리조트 추천] 오롯한 휴양의 완성,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 Hilton Waikoloa Village in Big Island | Aloha HAWAI'I 가맣게 그을린 대지 사이로 반듯이 놓인 길을 따라 지프 랭글러는 쉼 없이 달렸다. 코나Kona를 출발해 섬의 서쪽 해안을 따라 북쪽으로 달리다 보니 우리는 이내 와이콜로아 빌리지Waikoloa Village의 언저리에 닿았고, 알 수 없는 풍요와 여유가 느껴지는 동네를 가로지르는 와이콜로아 비치 드라이브를 따라 너와 나 즐기듯 달리는 중이었다. 이제 곧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에 닿을 거였다. 강남에서 인천으로, 인천에서 호놀룰루로, 호놀룰루에선 다시 코나를 거쳐 와이콜로아로. 길게 드리워진 오늘 이 여정의 최종 목적지가 바로 거기 있었다. 와이콜로아 빌리지. 이 섬을 삶터 삼은 옛사람들의 말과 지금의 말이 함께 빚어낸 땅 이름을 가졌다. 그 어원이며 뜻이며 지금 당장 알 턱이 없었지만, 너무도 평온해서 마치 허상처럼 느껴지던 그 길과 동네. 이때를 시작으로 하여 나흘 내내 이 공간을 넘나들며 이를 퍽 사랑했다는 것. 또한 하루 여행의 시작과 끝에서 마주했던 이 평온한 풍경을 더없이 아끼다 못해, 이제는 그리워하게 되었다는 것. 이제껏 달려온 와이콜로아 비치 드라이브가 이 섬의 바다와 마주하는 곳, 힐튼 와이콜로아 빌리지는 거기 자리 잡았다. 리...

2020.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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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여행/빅 아일랜드 달러 렌터카] 지프 랭글러와 함께 달린 423마일

[하와이 여행/빅 아일랜드 달러 렌터카] 지프 랭글러와 함께 달린 423마일 423miles with Jeep Wranger | Aloha HAWAI'I 호놀룰루를 거쳐 여기 빅 아일랜드Big Island의 코나Kona에 닿은 우리. 검게 그을린 대지 사이로 주욱 뻗은 길을 따라 우리는 하얀 셔틀을 타고 달렸다. 축복과도 같은 햇살이 차창 너머로부터 차 안 깊숙이까지 밀려 들어왔다. 하룻낮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이야기하는 햇살이 야속하나 따스했다. 저 너머 대지와 이 좁은 공간과 너와 나의 두 뺨을 발그레하게 데운다. 따뜻하고도 평온한 잠깐의 시간이 참으로 고와서, 연이은 두 비행의 여독을 적잖이 씻어주고 있었다. 우리는 달러 렌터카Dollor Rent a Car 사무실 앞에 내려졌다. 광활한 땅 한가운데에 외로이 선 단층짜리 소박한 건물이 우리의 목적지였다. 우리보다 앞선 몇몇 여행자들이 저마다의 차를 잡아타고 떠나는 동안 나와 우리는 꽤 오래도록 나무 의자에 걸터앉아서는 이 아름다운 섬의 하늘과 땅과 바람을 깊이 만끽하는 중이었다. 그 모든 기다림의 시간마저도 아름다운 여행의 순간으로 만들어내는 힘. 그건 온전히, 신의 솜씨로부터 기인한 것이었으리라. 오래. 또 오래. 한참을 기다린 끝에 잿빛 지프 랭글러 한 대가 힘 있게 달려와 우리 앞에 멈추어 선다. 우직한 생김과 다부진 몸체가 꽤나 믿음직스러웠다. 달러의 직원은 자신...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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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안항공 주내선/코나 공항] 이 섬의 공항이 선사하는 절대적 특별함

[하와이안항공 주내선/코나 공항] 이 섬의 공항이 선사하는 절대적 특별함 Hawaiian Airlines Flight 178 to Kona | Aloha HAWAI'I 호놀룰루 공항에서의 몇 시간. 쉼과 기다림 사이의 어떤 시간. 그리고 우리는 또 하나의 비행을 준비하고 있었다. 인천과 호놀룰루를 잇는 장거리 비행에 이어 호놀룰루와 코나Kona를 잇는, 오아후와 빅 아일랜드Big Island를 잇는 비행을 앞둔 터였다. 라운지를 나선 우리는 미리 확인해 두었던 게이트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10시간의 비행 후였어도 그 걸음만큼은 가벼웠다. 시작의 순간이 선사하는 알 수 없는 힘. 그것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Hawaiian Airlines Flight 178. Honolulu to Kona. 보잉 717. 생소한 비행체와 함께 하는 비행이었다. 낯선 것과의 동행이 선사하는 것은 불안과 설렘 그 둘 모두. 아마 이 비행 또한 그 둘 모두와 함께이리라. 모든 비행이 끝나고 나면 그 모든 불안과 설렘은 사라지고 즐거움만 남겠으나, 적어도 지금은 그랬다. 불안하고 또한 설렜다. 잠시 잠깐의 준비 시간을 뒤로하고, 하와이안항공의 비행체는 호놀룰루 공항의 활주로를 박차고 하늘 위로 날아올랐다. 왼편 발아래로는 와이키키의 해변과 그를 마주한 도시가 그림을 그리는 중이다. 쪽빛 바다와 깍둑깍둑 도시. 결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풍경이 모...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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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안항공/호놀룰루 공항 라운지] HA460, 환상의 섬으로의 밤 비행

[하와이안항공/호놀룰루 공항 라운지] HA460, 환상의 섬으로의 밤 비행 Hawaiian Airlines Flight 460 to Honolulu | Aloha HAWAI'I 아시아나항공의 비즈니스 라운지를 나선 나와 우리는 커다란 공간 속을 걷고 있었다. 하루 내내 수많은 여행자들을 보내고 보냈을 텅 빈 공간. 이제는 늦은 비행을 앞둔 몇몇 여행자들만이 남아 점점이 그 공간 속을 데우고 있을 뿐이었다. 탑승동은 더욱 그러했다. 터미널의 그것보다 더욱 텅 빈 채였고, 언제 출발할지 모를 수많은 외항사의 비행체들만이 외로이 그 주변을 둘러서서는 이 밤의 시간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우리의 여행을 이끌어 줄 하와이안항공의 비행체 또한 그들과 함께였다. HA460 22:00 HONOLULU 알로하. 호놀룰루까지 잘 날아주길. 탑승은 이내 시작이었고, 그 섬으로 향하는 수많은 이들이 작은 문 속으로 쉼 없이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피로함과 설렘이 묘하게 공존하는 표정의 여행자들 속에, 나 또한 같은 표정을 옅게 머금은 채 게이트 안쪽으로 걸어 들어갔다. 하와이의 지역색이 흥건히 묻어나는 기내 영상과 어메니티. 이 대단치도 않은 것들이 만들어내는 감상 때문에 여행지의 국적 항공사를 애써 고집하는 것일지도 모를 터이다. 큰 건 아니나 별스러운 것이었다. 나의 여행지를 다시 한번 상기시킨다는 것, 그것은 참으로 기분 좋은 별스러움이리라. 때는...

2020.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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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안항공/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 하와이 여행, 출발

[하와이안항공/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 하와이 여행, 출발 A Departure of a travel to Hawaii | Aloha HAWAI'I 드디어 오늘이었다. 하와이로 향하는 우리의 첫 여름 여행. 그 시작의 날이 도래한 것이었다. 비행을 몇 시간 앞 두고도 여전히 전쟁 같은 강남 한복판에서 일 속에 파묻혀 있다가, 마음 좋은 프로젝트 리더의 배려 덕분에 두어 시간이나 일찍 일상과 작별을 고하다. 이제 여행으로의 전환. 마음 하나 고쳐먹는 것으로, 여행은 시작이었다. 사랑하는 이와 별스런 때에 만나 별스런 곳으로 향하는 길. 꽉 막힌 올림픽대로여도, 마음만은 저만치 앞을 달려나가는 중이었다. 다시 마주한 출발의 장소, 그 시작의 공간이 반가웠다. 보랏빛과 핑크빛이 어우러진 하와이안항공의 체크인 카운터 주변은 이른 저녁부터 한껏 북적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차분함을 찾아가는 다른 카운터들과 달리, 밤 열시 언저리에 시작되는 비행을 위해 여기는 점점 더 활기를 찾아가는 중이었다. 미리 웹 체크인을 해 두어 오랜 기다림 없이 수속은 끝났고, 우리는 다음과 그 다음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들을 익숙하게 지나치고 있었다. 하나둘씩 문을 닫아가는, 면세점들 앞을 휘― 하고 지나쳐, 점차 침잠해가는 널따란 면세구역을 스치듯 걸어, 우리는 아시아나 비즈니스 라운지Asiana Business Lounge 앞에 다다랐다. 여기서 잠시 ...

2020.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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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자유여행/하와이 호텔 & 항공권] 이렇게 떠났던 여행 이야기

[하와이 자유여행/하와이 호텔 & 항공권] 이렇게 떠났던 여행 이야기 Summary of a Travel | Aloha HAWAI'I 이천십칠년 우리의 여름 휴가, 그 목적지는 하와이였습니다. '내'가 아닌 '우리'의 첫 여름 휴가이기도 했지요. 8월의 런던과 베를린을 대신하게 된 11월의 하와이. 11월이어도 그 섬은 뜨겁고 따뜻했으니, 분명 그것은 우리의 첫 '여름' 휴가였다고 할 수 있을 거예요. 갑작스런 여행 계획 취소. 그리고 다시 갑작스런 새 여행 준비. 어느 항공사와 함께 태평양을 횡단할지, 어느 곳을 밟아야 할지, 또 어디에 몸을 누이고 어디에서 잠을 자야 할지 고민하고 결정해야 할 두근거림의 시간. 이 글은 그 두근거림의 답에 대한 끄적거림이 될 것 같습니다. 두 섬을 밟기로 하다 서쪽으로부터 카우아이Kauai, 오아후Oahu, 마우이Maui, 그리고 빅 아일랜드Big Island라 이름한 하와이 섬Island of Hawai'i에 이르기까지, 네 개의 커다란 섬들이 점점이 이어진 하와이. 이 여행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그 섬들 중 어디어디를 밟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이었겠죠. 그 어느 때보다 설레며, 또한 그 어느 때보다 골치 아픈 시간. 고른다고 그 섬의 주인이 되는 것도 아닌데, 한참을 숙고하여 두 섬을 고릅니다. 우리가 밟기로 선택한 섬은 오아후, 그리고 빅 아일랜드였어요. 수억 년 전, 거대한 용암 분...

2019.12.18
[하와이 여행/하와이 자유여행] Aloha HAWAI'I, 프롤로그

[하와이 여행/하와이 자유여행] 프롤로그 Prologue | Aloha HAWAI'I 하와이Hawaii. 그 아름다운 섬을 밟았습니다. 독보적인 아름다움과 유일무이한 별스러움을 담은 그 섬을 밟고 돌아왔습니다. 그 여행에서 마주했던 모든 시공간은 정말이지 특별한 것이었어요. 태양의 찬사가 내리쬐는 노천의 코나 공항과 바다거북을 벗 삼았던 카할루우의 바다. 지구의 열기를 뿜어내던 어느 대지와 쏟아질 듯 별이 내걸린 어느 하늘은 또 어떻고요. 믿을 수 없는 바다 빛을 보여 주던 라니카이의 해변과 또한 믿을 수 없는 하늘빛을 보여주던 코올리나의 해변에 이르기까지. 그 시간에 우리 그 공간에 있었음은 이 여행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보여주는 증표와도 같은 것이겠지요. 허나 그 모든 아름다움의 증표들에도 불구하고, 2017년 가을의 하와이는 나와 우리가 꿈꾸던 것이 아니었어요. 우리는 2017년 여름의 런던과 베를린을 꿈꾸고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그 마성의 도시들을 다시 밟으며, 십 년 전 나의 첫 여행을 기념하려 했었지요. 지극히 사적인 여러 이유들로, 꿈꾸던 도시를 밟지 못하고 수백만 원에 달하는 수수료를 이역만리 머나먼 하늘에 고이 뿌려줘야 했지만, 나와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눈곱만큼도 예기치 못한― 이 여행을 오롯이 즐거워하기로 했고, 그 여행 속의 우리는 실로 그러했다죠. 하여 열흘의 길고도 짧은 여행의 끝에서 우리는,...

2019.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