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한 얘기지만 봉준호 최악의 영화라고 주저 없이 꼽을 수 있다. 주제의식인지 문제의식인지 암튼 새로운 거 하나 없이 진부하고 상투적이며 깊은 통찰도 보이지 않는다. 뭐 지구 떠나서 우주 탐사하고 식민지 개척하는 영화야 셀 수 없이 많고 그렇다면 인간 복제와 프린팅의 차이 정도가 조금 다른 건가. 하지만 그마저도 2014년작 톰 크루즈 주연의 <엣지 오브 투머로우>가 연상돼 온전한 신선함으로 다가오지 않았다. 우스꽝스러운 지도자는 설국열차를 사골 우려낸듯하고 외계 생명체도 <괴물>, <옥자> 느낌이랄까. 도대체 수 천억 제작비는 어디다 썼는지 모르겠고 심지어 배우들의 캐릭터 하나하나도 평면적이고 어설프기까지 했다. 봉준호의 디테일은 어디 간 걸까? 그만의 은밀하면서 풍자적인 뒷맛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그냥 지루한 한 편의 돈 낭비 SF 영화를 본듯하다. 평점 4.5 미키 17 감독 봉준호 출연 로버트 패틴슨, 나오미 아키에, 스티븐 연, 토니 콜렛, 마크 러팔로 개봉 2025.02.28.
검색 결과와 전혀 다른 이야기를 나는 알고 있다. 어느 책에서 들려주기를 한 행상에게는 늙은 당나귀 한 마리가 있었다. 아마도 오랜 시간 녀석과 행상은 동고동락을 했을 게다. 인간 마음이 간악한지라 녀석의 몸이 점점 굼뜨게 되자, 행상은 녀석을 팔아치울 생각을 갖게 되었다. 마침내 오늘 행상은 녀석과 함께 할 마지막 길임을 다짐하다 잠이 들었다. 그리고 깨어났을 때 그는 자신이 빛 한 점 없는 산속에 갇혔음을 알게 된다. 비록 셀 수 없이 넘고 넘었던 길이지만 칠흑 같은 어둠에 행상은 겁에 질려 어찌할 바를 몰랐다. 아, 그러나 바로 그때 이 늙고 쓸모없을 것 같았던 검려가 마치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타박타박 길을 밟으며 가는 게 아닌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몰라 원죄 때문인지 또는 다른 이유 때문인지. 그 존재를 우리가 브라만이라ㅏ 부르든 혹은 야훼(여호와)라 부르든 우리는 그 본질로부터 떨어져 나와 고통스러운(일체개고) 삶을 살고 있어. 우리가 다시 본질로 돌아갈 유일한 방법은 선업을 쌓아 불 생불명을 깨닫거나 예수를 등불로 삼아 서로를 사랑하며 살아내는 것뿐이지. 따라서 죽음을 깃 터보다 가벼이 하는 게 삶의 목적이라 할 수 있지. 생각보다 다르지 않은 얘기지. 같은 것의 다른 측면 혹은 같은 것이 내는 다른 빛깔.
비움에 이르기를 지극히 하고 고요함을 지키기를 돈독히 하라. 만물이 바야흐로 생겨나는 데서, 그 돌아가는 자리를 본다. 天道는 돌고 돌아 각자 '뿌리'로 돌아가니, '뿌리'는 곧 고요함이다. 고요하면 命, 즉 본성을 회복하게 된다. 본성을 회복하거늘 늘 그러하게 되고, 늘 그러한 이치를 알면 밝아진다. 그러나 늘 그러한 이치를 모르면 함부로 움직이고, 함부로 움직이면 흉하게 된다. 늘 그러한 이치를 알면 포용적이 되고, 포용적이 되면 공정해지며 공정하면 세상의 왕이 되고, 왕이 되면 자연과 하나가 되며 죽을 때까지 위태로움이 없다.
굳이 체벌권 부활과 사형제도(사형집행) 부활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체벌권 부활 쪽에 표를 주고 싶다. 사형제도는 더 이상 누구도 살리지 못하는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인 반면 체벌권은 운용 여하에 따라 교육도 살리고 교권도 회복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극악한 범죄에 이르기 전까지 가정교육이든 학교교육이든 기타 사회교육이든 어느 것 하나만 제대로 작동했으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지도 모른다. 매를 드는 것이 어찌 목을 매다는 것에 견줄 수 있겠는가. 8월 23일 자 한겨레 신문에 의하면 김수영이 공산주의자였다고 한다. 황순원도 박인환도 이원수도 다 공산주의자였다고 한다. 소나기도 목마와 숙녀도 그런 불순한 생각을 가진 자의 머리에서 나왔다니. 아이들이 배울라 얼른 교과서에서 빼라. 문학은 갓 끓여 낸 복국 물처럼 맑고 깊어야 하나니. 아, 그런데 왜 나는 자꾸 문학이 뭐고 착정이 뭔지 궁금해진다. 2023.09.03-02
나의 말은 매우 알기 쉽고 행하기 쉽다. 그러나 아무도 알 줄도 실천할 줄도 모른다. 말에는 핵심이 있고, 일에는 근본이 있는 법 살람들은 그저 무지하니, 이 때문에 나를 알지 못한다. 아는 자가 드물기에 오히려 나는 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아는 자가 드물기에 오히려 나는 귀한 존재가 되는 것이니 그러므로 성인은 누더기를 걸치고 옥을 품는다.
한국의 암울한 현대사는 반성하지 않는 자를 반복하여 거듭 용서하였다는데 있다. 반성하지 않는 친일을 민족화해 차원에서 용서하고, 반성하지 않는 내란 수괴를 동서화합의 차원에서 용서하였다는데 있다. 12.3내란을 저지른 자와 그를 옹호하는 자들이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것은 선례를 통해 혹은 선례를 학습하여 성공한 쿠데타는 혁명이 될 수 있다는 그릇된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보여주고 있는 바와 같이 윤석열을 비롯한 내란세력들은 전혀 반성하고 있지 않다. 이런 자들에게는 용서와 화해가 아니라 법과 역사의 이름으로 준엄한 심판을 내리는 것만이 악의 세습을 끊고 후세데들에게 정의로운 나라를 물려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번에는 제발 그 어떤 이유나 명분으로도 용서하지 않기를 바란다. 반성하지 않는 무리들을.
정의란 무엇인가? 장자에게 할 수 없는 것을 약자에게 하지 않는 것 강자에게 할 수 있지만 약자에게는 하지 않는 것 강자에게 해선 안 되는 것을 약자에게는 베푸는 것 강자에게 해줄 수는 있지만 약자에게만 베푸는 것 "약자가 약자 편에 서면 세상은 변하지 말라고 해도 변한다." 2023.09.12
어떤 나라의 인구가 10억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그 나라 정치권력의 크기는 10억을 감당할 만한 것이어야 한다. 그 권력이 국민들에 대해서 n 분의 1로 쪼개서 권력을 행사하겠는가. 물론 아니다. 개개 국민은 10억 명을 감당할 수 있는 권력을 견디며 살아야 한다. 권력은 스스로를 어떤 식으로든 지키려는 본능이 있다. 내려놓아야 할 상황이 오면 밖으로 나가 전쟁을 벌이기를 서슴지 않는다. 그들은 진짜를 가졌고 우리에게는 포르노와 애국심을 개밥그릇에 뼈다귀 주듯 던져 주었다. 노자가 2500년에 깨달은 小國寡民은 여전히 유효하다. 단지 그때보다 눈과 귀가 더 어두울 따름이다. 小國寡民 국가의 규모를 작게하고, 백성 수를 적게 하라. 편리한 도구를 쓰지 않게 하고, 백성들이 죽음을 두려워하고 도구를 멀리하게 하라. 그러면 수레와 배가 있어도 탈 일이 없고 갑옷과 병기가 있어도 쓸 일이 없을 것이다. 백성들이 다시 노끈을 묶어 셈하게 하라. 그러면 자신의 음식을 달게 먹고, 자신의 옷에 만족하며 자신의 풍속을 즐기고, 자신의 거처를 편안히 여겨 이웃 나라가 서로 보이고, 닭 울음 개 소리 서로 들려도 백성들의 나 늙어 죽을 때까지 서로 왕래하지 않을 것이다. "훌륭한 사람들이 통치를 거절할 경우, 받게 될 가장 큰 벌은 자기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통치를 받는 것이네." "지혜를 사랑하는 자가 국가의 왕이 되거나 지금 왕이나 최고 권력자라 불...
고대 그리스인들은 포도주에 물을 섞어 먹는 풍습이 있었다. 당시 귀족사회에서는 만찬을 끝낸 뒤 와인을 마시며 좌담회를 벌이는 것이 정례화 되어 있었는데, 이때 엄숙한 좌담회의 분위기가 끝까지 유지되기 위해서는참가자들이 술에 취해 '자제력'을 잃어서는 안되기 때문에 알콜 농도를 낮추기 위한 방편으로 포도주에 물을 섞어 먹었다 .( 로드 필립스의 와인의 역사 81,96쪽 참고) 서민들에게는 포도의 즙을 다 짜내고 남은 찌꺼기를 물에 담가서 만드는 음료인 로라Lora와 과발효된 포도주를 물에 섞어 먹는 포스카Posca가 있었다. 포스카는 물의 오염을 막고 칼로리를 보충해 주었으며 갈증 해소에도 도움이 되었기 때문에 로마병정들의 필수품이기도 하였다. 포스카에 소금, 허브 등을 첨가하여 마시기도 하였다. 성경에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와 '신 포도주'에 관련된 귀절이 나온다. 마태복음 27장 48절 (마 27:48) 그 중의 한 사람이 곧 달려가서 해면을 가져다가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에 꿰어 마시게 하거늘 (마 27:49) 그 남은 사람들이 이르되 가만 두라 엘리야가 와서 그를 구원하나 보자 하더라 누가복음 23장 36절-37절 (눅 23:36) 군인들도 희롱하면서 나아와 신 포도주를 주며 (눅 23:37) 이르되 네가 만일 유대인의 왕이면 네가 너를 구원하라 하더라 요한복음 19장 28절-30절 (요 19:28) 그 후에 예수께서 모든 일...
물질세계의 붕괴는 새로운 정신세계를 위한 동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때에 따라서는 필연적이기까지 한다. 늙은 말 앞서 나는 늙은 당나귀의 지혜(검려지기)에 관한 글을 올린 적이 있다. 오래전 일이다. 제주도 여행을 하다가 호기심이 동하여 말 고깃집을 들른 적이 있다. 코스 요리를 꽤 비싼 돈을 주고 주문하였는데 의외의 사실에 적지 아니 놀랐다. 주인장에게 물었다. "말고기는 질기다고 들었습니다." "그건 늙은 말을 잡아서 그렇습니다." "어쨌든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은 우리가 앞에서는 나이 많은 사람들을 선발했지만, 여기서는 그러면 안 된다는 점이네.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많은 것을 배운다는 솔론의 말을 믿지 말게나. 나이가 들수록 달리기만 힘든 게 아니라 배움도 힘들어지니 말일세. 크고 많은 일들은 청년이 해야 하네." 플라톤의 <국가>에서 "어쨌든 나는 인식할 수 있는 영역에서 천신만고 끝에 최종적으로 보게 되는 것이 좋음의 이데아라고 생각하네. 일단 보고 나면 이것이 모른 올바름과 훌륭함의 원천임을 알게 될걸세. 빛과 빛의 주인을 낳고, 지성과 관련된 영역에서는 스스로 주인이 되어 진리와 지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장차 사적으로든 공적으로든 지혜롭게 행하고자 하는 사람은 반드시 이 원형을 보아야 한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네" "또 내가 지성과 관련된 종류 중 또 다른 하나라고 말한 것은, 이성 자체가 추론적 논증 능력에 의거해 ...
둘 중 하나 많은 목회자들이(교회의 부를 쌓고 권세를 누리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누린 자는 결단코 그곳에서는 누리지 못한다. 그곳은 이곳에서 누리지 못한 자들의 몫이다. 바늘구멍보다 작은 크기의 낙타가 있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둘 중 하나만 선택하다. 두 나라를 함께 섬길 수는 없다.ㅏ 부자는 모두가 잘 사는 세상을 꿈꾸지 않는다. 크리스찬이 모두가 천국 가는 세상을 꿈꾸지 않는 것처럼 묶이고 맺힌 것은 풀릴 것이요, 언 것은 녹고 식은 것은 다시 뜨거워 질 것입니다. 싸운 일은 화해할 것이요, 쏟은 인심은 문전성시로 돌아올 것입니다. 허니 가히 만사형통이라 불랄 만 합니다. 다시 맞출 수 없는 무수한 나의 잔해들이 이 순간에도 끝없는 대열을 이뤄 우주로 귀환하고 있다. 살아보니 선인선과도 아니고 악인악과는 더더욱 아니더라. 죽음보다 무서운 것은 죽음 앞에서 품위를 잃는 것, 구차해지는 것이다. 지고 또 필 꽃이 아니거들랑 지고 또 뜰 해가 아니거들랑 아름답게 저물지어다. 2024. 11.10 -2024.01-20
국가 대한민국 개봉 2024.10.11 쟝르 액션, 전쟁, 사극 러닝타임 채널 넷플릭스 등급 청소년 관람불가 연출 김상만 출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진선규 나의 평점 : 8.1 시대배경은 임진왜란 전후의 선조 치하 조선이다. 평민에서 억울하게 노비가 된 천영과 그를 거둔 양반가의 자제 종려의 우정을 가로막는 깊고 거대한 강이 있었으니 양반세상이 그것이다. 정여립의 대동세상(만민평등세상)의 발호로 백성의 의식이 한층 고취된 시점에서 때마침 전란으로 피폐해질대로 피폐해진 민초의 삶은 날카로운 칼이 되어 왕과 그 왕을 떠받드는 양반들을 겨누게 된다. 이들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외세와도 기꺼이 손잡고 백성을 탄압하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영화는 이런 대립 구조를 날카롭게 파헤치고 있다. 그것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 것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양반에서 부르조아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 전반적으로 나는 재미있게 보았다.. 그닥 연기력이 좋은 편이 아닌 강동원과 차승원도 이 영화에서 만큼은 영화에 잘 녹아든 느낌이다. 마치 세르지오 레오네 감독의 마카로니 웨스턴을 떠올리게 하는 삼각대결도 스타일리쉬하게 다가 왔다. 다만 전戰에 비해 亂에대한 비중이 좀 부족한게 아쉽다면 아쉬웠다. 전,란 감독 김상만 출연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 전배수, 조한철, 전진오, 강길우 개봉 2024.10.11.
몇 해 전부터 부부 동반으로 여름 휴가를 보냈다. 작년에는 영월 동강에 있는 별빛 가득한 펜션에서 난생 처음으로 유성을 보는 기쁨을 맛보았다. 올해는 삼척에 있는 새로 단장한 펜션에서 2박 3일을 보내게 되었는데 이 곳도 참 별이 많았다. 광해光害가 거의 없기 때문이리라. 천체망원경 동호회가 있다면 추천해주고 싶다. 객실은 딱 둘뿐이다. 만약에 가족 여행을 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2인실과 다인실이 있다. 바베큐 파티를 할 수 있다. 사용료가 있는데 1-2만원 정도지 않았나 싶다. 성인 한 명이 들어갈 법한 크기의 항아리들이 나란히 있었다. 주인장이 말하기를 이곳은 원래 막걸리를 빚던 곳이라고 한다. 마당 가득히 갖가지 식물들이 자라고 있어 안주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사진 상단에서 보듯 넉넉한 주차장이 구비되어 있다. 펜션 곳곳에 빈티지 풍의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어 보는 재미도 있다. 누구나 예민할 수 밖에 없는 화장실, 정말 잘 정돈 되었다. 정갈한 침대와 침대보도 인상적이었다. 나보다는 좀 젊은 세대들에게 더 잘 어울릴 듯. TIP 친절한 주인장 내외에게 물어보면 삼척을 더 잘 즐길 수 있다. 우리 일행은 온천, 바다 위를 가는 레일카, 생선찜, 생선회 그리고 해수욕을 즐겼다. 조용하고 한적한 곳인 동시에 커다란 파도를 품은 바다가 있는 곳 강원 삼척시 원덕읍 삼척로 1222 슈브펜션
카페 스태리는 2012년 오픈 단계서부터 지역 사회의 문화에 기여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고 실제로 공연, 전시회, 음악회 등을 개최하였습니다. 이번 오성균 화백 회고전이 스태리가 여러 사정을 이유로 미루어왔던 본래의 역할을 다시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부탁드립니다. 전시회 기간 2023년 12월 9일 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장소 스태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궁내동 307-3 전화 031-719-1392 오성균 화백이 1996년 빌 클린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감사장 오성균 화백의 그림이 뉴욕시의 공식 재산이 되었음을 확인하는 문서 지두화指頭畵의 대가 오성균 화백
어제는 오랜만에 영화 한 편을 쉬지 않고 끝까지 보았다. 독전2는 대체로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단 하나의 반전이 이 영화를 그런대로 볼만한 영화로 느끼게끔 만들었다. 서영락은 '이선생'이 아니었다. 오히려 이선생은 락의 부모를 죽인 원수였다. 설원이 펼쳐진 외딴집에서 원호는 락에게 이선생은 어떤사람이었는지를 묻는다. 그는 어디에서든 볼 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고 락은 대답한다. 원호나 락은 이선생이 악의 화신이기를 바랬지만 락이 만난 이선생은 우리 모두의 안에 잠재해 있는 악의 보편성 내지 평범성을 상징하는 인물에 불과하였다. 마치 이문열의 1987년작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에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엄석대처럼. 오래전 한 교수가 음란한 소설을 썼다는 죄목으로 법정에 선 적이 있다. 그는 강의도중 경찰에 체포 되어 유죄 판결을 받았다. 같은 길을 가는 사람으로부터도 버림 받은 그는 그 치욕을 견디지 못해 자살하였다. 그에게 돌을 던진 자들 중에는 엄석대를 쓴 이도 있었다. 나는 여전히 경악한다. 우리 안에 혹은 내 안에 무수히 많은 이선생과 엄석대를 마주할 때마다.
나의 독전 1에 대한 영화 평은 수정되어야 한다. 나는 이 영화를 과소평가했다. 물론 독전 2를 보지 않고서야 누구도 다시 한번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독전 2의 반전은 독전 시리즈의 격을 높이는 데 한몫을 단단히 하였다. 영화 속 인물 '이 선생'은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등장하는 카이저 소제와 확실히 다른 점이 있다. 독전의 '이 선생'은 카이저 소제처럼 그저 한 명의 특출한 범죄자가 아니라 악의 보편성 내지 평범성을 상징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설원이 펼쳐진 외딴 집. 락은 원호에게 자신의 부모를 살해한 이선생을 죽임으로써 마침내 복수에 성공했음을 알린다. (둘은 테이블 위에 서로 총을 올려놓은 채 언제라도 결투를 벌일 수 있는 태세다.) 락은 자신이 이 선생이 되고 싶다고 원호에게 고백한다. 그 말과 함께 탄창이 빈 총을 원호에게 겨누고 원호는 반사적으로 락의 이마에 총을 발사한다. 락이 '이 선생이 되고 싶다'라고 말한 까닭은 스스로 악의 고리를 끊고자 원호가 자신을 쏘도록 유도하려 함이었다. 원호 또한 벙어리 남매에게 죽임을 당하는 데 이는 남매에게는 복수의 의미이겠지만 원호에게는 어쩌면 무거운 짐-원호가 집요하게 이 선생에 매달린 결과 많은 동료를 잃었다-에서 벗어나는 해방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런 뚜렷한 주제의식이 없었다면 독전2는 그저 공허한 살육 잔치를 벌인 것이거나 억지스러운 퍼즐...
국가 미국 개봉일 2001년 8월 17일 장르 서부, 액션, 코미디 러닝 타임 93분 감독 레스 메이필드 출연 콜린 파렐, 스콧 칸,케시 베이츠, 티모시 달튼 제시 제임스는 실존 인물로 역시 실존 인물이었던 빌리 더 키드와 더불어 서부에서 가장 악명 높은 무법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제시 제임스는 자신의 부하인 로버트 포드에 의해 등 뒤에서 살해당했으며 빌리 더 키드는 자신과 애증 관계에 있던 팻 개럿에 의해 살해당했다. 이 영화 파이브 건스의 배경은 남북 전쟁이 끝난 후부터 제시 제임스가 살해당하기 전 어느 시점까지이다. 빌리 더 키드도 그렇지만 제시 제임스 역시 서부 영화에 꾸준히 등장하는 단골손님이다. 남북 전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접근법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인물이다. 노예해방을 선언한 링컨의 북군이 노예제를 지지하는 남군에 대해 윤리적으로 위에 있다는 사고가 오랫동안 지배해 왔지만 지금은 반드시 그렇건 만은 아닌 듯하다. 북부의 공업 세력들은 해방된 노예가 필요한 반면 남부의 농업 세력들은 자신들의 농장에서 일할 노예가 필요하였다. 흑인 노예의 대부분이 남부 쪽에 있었다는 것도 전쟁이 일어난 이유다. 영화 <파이브 건스 American Outlaws>에서 전쟁이 끝나자 제지 제임스와 그 무리들은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북군의 세력을 배경으로 한 철도회사가 그들의 농장을 빼앗으려 하자 갈등이 빚어지고 이 과정에서 제시 제임...
The Nun 2 개봉 2023.09.27 등급 15세 관람가 장르 공포, 미스터리, 스릴러 국가 미국 러닝타임 109분 배급 브러더스 코리아(주) 감독 마이클 차베즈 주연 타이사 파미가, 보니 아론스, 안나 팝플웰, 스톰 레이드 배경은 20세기 중반 프랑스 어느 수녀원. 1편에서 죽은 줄 알았던 악마가 다시 살아났다. 전편의 악마 사냥꾼이었던 신부 버크는 콜레라로 죽고 없고 아이린은 새로운 짝 데브라 수녀와 함께 악마를 무찔러야만 한다. 전편에서 아이린을 구해줬던 모리스- 이 모든 일들의 시작은 루마니아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알다시피 루마니아는 드라큘라 백작의 나라이기도 하다- 는 악마에게 영혼을 빼앗겨 무언가를 찾아 서유럽을 뒤지다 수녀원이 있던 이 학교에 숨어든다. 악마의 흔적을 뒤지다 아이린은 악마가 사실은 타락 천사이며 하느님으로부터 신성한 힘을 빼앗기자 그 힘을 되찾으려 성 루치아의 두 눈을 찾는다-성 루치아노는 이교도에게 두 눈을 빼앗긴 채 살해당했다. 그런데 어딘가에 있을 이 눈을 가진 자는 엄청난 힘을 갖게 된다고 한다 -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이린과 데브라는성 루치아의 두 눈이 감춰져 있는 곳이자 모리스가 숨어있는 곳인 학교를 찾아 급히 차를 몰고 가는데... 권선징악의 영화가 다 그렇듯 영화 <더 넌 2>에서도 선이 악을 물리쳐 모리스는 제 정신을 찾게 되고 데브라는 잃어버린 신앙심을 찾게 된다. 영화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