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9년 9월,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 라인업을 발표했습니다. 새 아이폰들은 전체적은 폼팩터 측면에서는 2017년 등장한 아이폰X과 큰 차이가 없어 거의 외형적으로는 XSS 같은 느낌을 주었지만, 사양 측면에서 상당히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먼저 아이폰6S 이후 등장했던 3D터치가 제거되었습니다. 이 기능은 스크린을 누르는 힘의 강도를 파악하여 이를 이용해 단순한 터치나 롱터치와는 다른 기능을 제공하는 옵션이었습니다. 허나 사람의 감각이란게 그렇게 예민하지 않아 길게 누르기와 세게 누르기가 구분이 잘 안되고, 애플에서 지원하는 기본 기능들 외에 3D터치를 잘 활용하는 어플도 많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자사의 태블릿 라인업에는 단 한번도- 심지어 아이패드 '프로' 조차도 3D터치를 넣지 않아서, UX 측면에서 오래가지 못할거라 예상했는데 정말로 이번에 빠졌습니다. 여기에 할당되어 있던 기능은 사라지거나 길게 누르는 것으로 대체되었습니다. 카메라 역시 크게 달라졌습니다. 애플은 아이폰7+ 이후 줄곧 듀얼카메라를 채택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드디어 상위 두 모델에 세개의 카메라를 넣어주었습니다. 세가지 모델 모두 기존 카메라구성에 더해 초광각카메라가 새롭게 탑재되었고, 이로 인해 카메라 부분의 디자인도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방향으로) 크게 변경되었습니다. XR의 후속작인 11은 듀얼카메라가, XS/XS맥스의 후속작인 11프로, 11프로...
올해 아이폰은 정식으로 발표되기 전부터 큰 화제를 불러모았습니다. 드디어 아이폰에도 상위 모델들에 3개의 카메라가 들어간다는 것은 진작에 알려졌었지만, 루머로 돌던 디자인이 아주 충격적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지난 9월 10일, 그 루머는 사실로 밝혀졌습니다. 아이폰11 프로와 프로 맥스에는 메인카메라(환산화각 26mm), 망원카메라(환산화각 52mm), 그리고 초광각카메라(120도, 환산화각 13~14mm) 세 개의 카메라가 달려있습니다. 그리고 이 세 카메라는 삼각형을 이루며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는 세 개의 카메라의 거리를 균일하게 하므로써 이질감 없는 프로세싱과 전환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메인카메라는 센서크기를 비롯하여 하드웨어적인 변화가 없지만, 망원카메라는 조리개가 F/2.0으로 밝아지는 변화가 있었습니다. 초광각카메라는 F/2.4입니다. 하드웨어적인 변화 외에도 아이폰 사상 처음으로 별도의 야간모드가 추가되고, 강력한 애플 A13 프로세서를 활용하여 딥퓨전이라는 새로운 소프트웨어 기술이 추가되었습니다. 딥퓨전은 기존의 HDR보다 한층 강화되어 여러장의 사진을 합성해 디테일한 사진을 찍어주는 컴퓨테이셔널 포토그래피 기술입니다. 구글이 픽셀 시리즈에 적극 활용해온 기술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새로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합쳐진 아이폰의 카메라는 어땠을까요? 지금부터 제가 약 2주간 사용해 본 느낌을 말씀드리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