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시회추천
68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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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문화역서울284 기획 전시, <생명광시곡, 김병종> The Rhapsody of Life

👀 예술에 무슨 우위가 있겠나만은 그림보다 글을 더 좋아했던 옛날 내게 김병종이란 이름은 화가보다 <화첩기행>의 베스트셀러 작가였다. 이후 어찌어찌하여 작가의 그림 상사를 엿보고, 특히 이 어르신의 ‘풍죽’에 반해 버렸더라지. 청년 시절 작가에게 서울 유학의 관문이었던 옛 서울 역사에서 김병종 예술 반세기 아카이브 전시가 열린다. 문화역서울 284 기획 전시 중 회화 장르로는 처음이다. K-판타지아 프로젝트 1 <생명광시곡, 김병종> A Half Century Art Archive of Kim Byung -Jong 2024.9.10.-10.24. 문화역서울 284 (유료 전시) 서막_심상의 숲 김병종, <생명광시곡> A Half Century Art Archive of Kim Byung -Jong 문화역서울 284 회고전에 가까운 이번 역대급 전시는 남원의 김병종미술관 전시와 또 다른 의미에서 특별하다. 어제 열린 오프닝 행사에서 작가는 내놓고 싶지 않은 초기 습작까지 모두 공개했다고 밝혔다. 김병종 화가의 평생에 걸친 예술 열정을 촘촘히 되새겨볼 귀한 자리일 수밖에 없겠다. 김병종, <생명광시곡> 전시 오프닝 세레모니에서 김병종 작가, 문화역서울284 , 2024 제1악장_동심의 기억 옛 서울역 3등 대합실에 동심이 만난 에너지 가득한 생명의 향연이 펼쳐진다. 전시 <생명광시곡>은 총 5개 악장으로 구성된다. 문화역의 중앙홀, 공...

2024.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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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강홍구 개인전 <구름, 바다, 무인도>, 원앤제이 갤러리

세상에 이런 블루한 바다와 또 이런 블랙유머한 섬은 없었다. 계란 후라이를 올린 짜장면 한 그릇이 섬에서 미끄러져 바다에 두둥 떠 있고, 무인도가 명품 쇼룸이 되었다. 이름하여 해중명품호객도이다. 오랜만에 뵌 선생님은 올해 쉼 없이 전시 행진을 하고 계신 데도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으시다. 참 다행이다~^^ 매번 확장된 세계를 보여주시는 강홍구 작가님의 이번 전시는 회화 비중이 높다. 아마도 눈으로 보는 대상이 아닌 중첩된 시간 속에 침전된 겹겹의 기억을 마음껏 그리고 싶으셨나 보다. 그림 앞에 서니 바다와 하늘의 경계가 따로 없이 옅고 짙은 블루의 변주가 은근하면서도 강력하다. 주제? 매체의 변화? 표현의 의도? 보이는 너머에 내가 못 본 뭔가를 따져보다가 곧 관둔다. 예술에 무슨 이유가 있겠나? 그냥… 이겠지😉 *올린 사진들은 원작의 잘린 이미지들입니다. 작품의 온전한 감상은 직관하시기 바랍니다. 9월 5일 늦은 오후 프리즈 부대 행사로 열리는 ‘청담 나이트’에 가시면 작가님도 함께 만나보실 수 있어요. 강홍구 개인전 <구름, 바다, 무인도> 2024.09.01-10.13 원앤제이 갤러리 강홍구, <사월 바다〉, 2024. 천 위에 아크릴릭, 134 x 154 cm. 강홍구, <뭉게 구름>, 2024. 천 위에 아크릴릭, 124 x 162 cm. 강홍구, <무인도 103>, 2023. 캔버스에 피그먼트 프린트와 아크릴릭, 81 ...

202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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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서용선 개인전, <New Works>, 원앤제이 갤러리

“선생님. 이전 작품보다 그림이 더 부드러워진 것 같아요” “힘이 빠져서 그래요 😅” “짱! 좋습니다!!!👍” 서용선 작가님과 서용선. <생각-걷기 2>, 2023. 캔버스에 아크릴릭, 263 x 144.7 cm 서용선 개인전, <New Works> 2024.5.12-6.13 원앤제이 갤러리 서용선, <자화상 1>, 2024 잘린 합판에 아크릴릭, 131x 123 x 1.5 cm 서용선, <스타벅스>, 2024. 캔버스에 아크릴릭, 52.5 x 72.7 cm 김: 도시 시리즈에서 가장 먼저 제 눈에 띄는 부분은 색채에요. 강한 원색들을 위주로 사용하시는 이유가 따로 있나요? 서: (…) 오랫동안 한국의 도시들을 관찰하며 느낀 건 한국은 역사적으로 색채 사용에 있어서 보수적인 면이 있다는 점이에요. 유교에서는 수묵 중심의 산수화가 장려되다 보니 단조로운 색채의 사용이 마치 오랜 관습처럼 굳어버린 셈이죠. 제가 학교 다닐 때도 동양화에 밝은 색채를 쓰면 반기는 분위기가 아니었어요. 그러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80년대에 접어들며 세대 의식이 한층 자유로워지는 과도기가 찾아왔는데, 제가 그걸 겪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김: 여행자로서, 작가로서 새로운 도시나 문화권을 접하실 때 보편성과 차이점 중 어떤 면을 더 주의 깊게 보시나요? 서: 6-70프로는 보편성에 더 치우치는 것 같아요. 도시마다 환경적인 부분에서 오는 특징적인 색채가 ...

2024.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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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기디언 아파(Gideon Appah), <The Play of Thought>, 페이스 갤러리

일상과 다른 묘한 신비함이 있는 것일까? 최근 미술계에서 제3세계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이번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최고의 작가에게 주는 황금사자상의 영예는 원주민 예술가 팀 마타오 컬렉티브에게(Mataaho Collective), 유망한 젊은 작가에게 돌아가는 은사자상은 영국 태생 나이지리아 작가 카리마 아샤두(Karimah Ashadu)가 받았다. 기디언 아파의 예술적 가능성 역시 가장 전통적인 미술의 방식인 회화와 드로잉으로 초현실적인 세계를 우리 앞에 데려온다는 사실이다. White Mountain 2023 200x150cm 기디언 아파 : 생각 놀이 Gideon Appah : The Play of Thought 2024.3.21- 4.27 페이스 갤러리 Will You Ever be Here Again? 2023 oil and acrylic on canvas 240x220cm (위) Portrait of a Gentleman and Imaginary Tree, 2023 Charcoal on paper (2 sheets) 59.4 × 42 cm, each sheet (아래) Talking Heads, 2024
Charcoal on paper (3 sheets)
59.4 × 42 cm, each sheet Smoky Hand and Portrait, 2023 Charcoal on paper (2 sheets) 59.4 × 4...

2024.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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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길버트와 조지, <뉴 노멀 유리트라>, 타데우스 로팍 서울

두 영국 예술가 할아버지의 발랄한 현실 풍자. 모두를 위한 예술이란 이렇게 유쾌한 거지. 덕분에 쓴맛 나는 인생이 조금은 살 만해 보인다. BAG DAY 2020 Mixed media, 28 panels 254 × 528 cm (GG 1332) 길버트와 조지, <뉴 노멀 유리트라> Gilbert & George, <New Normal Urethra> 2024. 3.20-5.18 타데우스 로팍 서울 BENCH TEST 2020 Mixed media, 20 panels 254 x 377 cm (GG 1335) 우리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삶에서 직면하는 모든 것들이 화면 속에 담겨 있다. 우리의 내면에 있는 일련의 주제들은 아주 보편적인 사고의 일부이다. 죽음, 희망, 삶, 두려움, 섹스, 돈, 인종, 종교, 더러움, 나체, 인간, 세계 등 세상 모든 사람의 생각과 감정인 것이다. 길버트와 조지 GROUND FLOOR 2020 Mixed media, 20 panels 254 × 377 cm (GG 1339) GROUND FLOOR(details) 2020 Mixed media, 20 panels 254 × 377 cm (GG 1339) '모두를 위한 예술'이라는 신념 아래 작품 세계를 구축해 온 길버트와 조지는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이 공유하는 경험을 작품에 담음으로써 국경을 초월한 유대감을 형성하고자 한다. 길버트와 조지가 제시하...

2024.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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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윤정미 사진전 <소유와 관계>, 룩인사이드 갤러리

신사동 가로수길에 사진 문화공간이 새로 생겼다. 젊은 사진작가 알렉스 심(Alex Sim)이 운영하는 ‘룩인사이드’ 갤러리카페이다. 공간이 꽤 넓은데 1층 포토북카페와 2층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첫 전시로 1,2층에서 윤정미 작가 초대전이 진행 중이다. 카페에서는 사진 책 판매와 함께 커피와 차, 알코올 음료도 판매한다. 쇼케이스에 있던 청자 맥주를 눈여겨 봐두었다. 이제 막 생긴 가로수길의 작은 섬에 봄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대해 본다. 많이 찾아주시길~^^ 상유와 상유의 핑크색 물건들, 뉴저지, 미국, 라이트젯 프린트, 2006 윤정미 초대전 <소유와 관계> 2023.02.01 - 03.06(월) 관람시간 09시 - 21시 Look-in-Side(룩인사이드) 갤러리 1,2F @hello_lookinside 상유와 상유의 파란색 물건들, 뉴저지, 미국, 라이트젯 프린트, 2009 기숙사 방 안의 상유, 뉴욕, 미국, 라이트젯 프린트, 2015 (왼쪽) 석미와 씽싱과 후추와 시로, 양평, (오른쪽) 경과 두부와 콩, 응암동 Light jet Print, 35 × 52.5cm, 2015(each) - 반려동물 윤정미 사진전, ‘반려동물’ 시리즈 전시 전경, 룩인사이드 갤러리 2F 몽이와 산책을 나가면, 주인과 같이 산책 나온 개들이 그 주인과 참 많이 닮은 것을 보고 재미있게 생각되었다. ’반려동물' 시리즈는 주인과 반려동물들이 ...

2023.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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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재개관전, <낭만적 아이러니>, 안지산, 권오상, 노상호, 이동욱, 김인배

삼청동 국립현대미술관 옆에 있던 아라리오 갤러리가 이전해 김수근 건축가의 옛 공간 사옥(현 아라리오 뮤지엄) 옆에 다시 문을 열었다. 안국동 가면 헤맬 데가 더 생겼다. 신난다. 안지산, <낭만적 아이러니>,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재개관전 B1 전시 전경, 2023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 재개관전 <낭만적 아이러니 Romantic Irony> 권오상, 김인배, 노상호, 안지산, 이동욱 2023.2.1 - 3.18 아라리오 갤러리 서울(ARARIO GALLERY SEOUL) 전시 제목인 ‘낭만적 아이러니(Romantic Irony)’는 독일 낭만주의자 프리드리히 슐레겔(F. Schlegel)이 주창한 이론으로 양극에 위치한 사유들을 오가면서 변화하는 과정 그 자체를 긍정하고 주목하는 사유의 한 방법론이다. 이 과정은 결과를 쉽게 유추해낼 수 있는 일반적인 반전 제시나 아이러니 효과를 넘어선 그 이상을 바라보려는 시도이다. 대부분의 미술가들은 이런 식의 태도를 견지하며 그 과정에 따른 긴장감 넘치고 정답과 결과가 없는 무한한 사유를 작품이라는 결과물로 이끌어내는 이들일 것이다. 본 전시는 참여 작가 5인들의 작품들 속에서 이런 낭만적 아이러니적 태도들과 그 반성적 성질들을 포착해보고자 한다. 전시 해설 참조 안지산, 토끼 귀 자르기 Cutting the rabbit ears, 2023, Oil on canvas, 116.8 x 91 cm ...

2023.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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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정재호, <나는 이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초이앤초이 갤러리

너무 잘 그린 그림은 사진 같다는 찬사를 듣는다. 하지만 이건 화가에게 실례되는 소리이다. 공간에 닿은 시간과 계절, 빛의 변화, 작가의 심리가 압축된 붓질은 포를 뜨듯이 한순간을 포착한 사진과는 전혀 다른 차원의 예술이다. 보다와 느끼다. 자고이래 회화의 고민은 그 사이를 헤맨다. 정재호 〈모습〉, 2022, 캔버스에 오일, 194 x 130.3 cm 정재호 개인전 '나는 이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How long gave I been here) 2023.1.13-2.25 초이앤초이 갤러리 정재호, 비온 뒤 을지로 2022, 캔버스에 오일, 182x227cm 정재호 개인전 '나는 이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How long gave I been here)', 초이앤초이 갤러리, 2023 정재호 개인전 '나는 이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How long gave I been here)', 초이앤초이 갤러리, 2023 정재호, 동대문 아파트, 2022,캔버스에 오일, 194x130.3cm 정재호 개인전 '나는 이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How long gave I been here)', 초이앤초이 갤러리, 2023 지난 몇 년간 나는 세운상가와 그 주변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대상의 구체성을 엄정하게 경험한다는 것은 떠도는 세간의 인식을 비집고 나오는 것들이 비로소 나의 몸과 마음에 닿고 피부를 일으켜 세울 때 가능한 것이다. 장소를 풍경으로...

202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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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이수경 개인전, <이상한 나라의 아홉 용 Nine Dragons in Wonderland>, 더페이지 갤러리

이수경 작가의 초대형 도자 조각을 육 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상한 나라의 아홉 용>과의 첫 조우는 201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였다. 그때 작품에 대한 인상은 그저 거대한 아름다움으로만 남아있다. 작품의 세부적인 형상과 의미를 새기기에는 비엔날레에서 봐야 할 작품이 너무 많았고, 발걸음이 바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어떻게 만들고 옮겼을까? 높이 5미터, 가로 세로 용적이 2미터에 달하는 작품 앞에 다시 서 보니, 비로소 신기하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깨진 도자 조각을 잇대고 겹치고 쌓아 올린 매머드급 형상은 그 자체가 불가능의 상징 같다. 하지만 동시에 작가가 파편의 연대로 이룩한 이 이상한 나라의 용은 모든 실패를 딛고 일어선 생명력을 암시한다. 깨지기 쉬운 작품들 사이를 걷느라 조심스러운데, 전시장 어디선가 노랫소리가 암향처럼 퍼진다. 끊어질듯 이어지는 가락을 따라 들어간 어둑한 공간에서 오감 가득히 피고 지는 꽃으로 시간을 잊었다. 무거움과 가벼움 그 사이, 내가 보였다.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이여, 꽃이여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날에 그 님이 오신다면 얼마나 좋을까? 꽃밭에 앉아서 꽃잎을 보네 고운 빛은 어디에서 왔을까? 아름다운 꽃송이... _<꽃밭에서> Installation View of Translated Vase_2017 TVBGJW 1_Nine Dragons...

2023.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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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지금 우리의 신화> 정희민, 한선우, 제이디 차,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지금 우리가 신화를 떠올리는 이유는? 인간의 마음과 삶의 조건을 화해시키는 일, 이것이 창조 신화의 기본구조를 이룬다._ 조지프 켐벨 <지금 우리의 신화> 2023 타데우스 로팍, 정희민 작품 전시 전경 <지금 우리의 신화 Myth of Our Time> 정희민, 한선우, 제이디 차 (Heemin Chung, Sun Woo, Zadie Xa) 2023.1.6-2.25 타데우스 로팍 서울 포트힐 정희민(b. 1987) Heemin Chung 정희민 (Front)Little Things Crying out for Love 1 사랑을 울부 짖는 작은 사물들 1, 2022 UV print on gel medium, PLA print, stainless steel Dimensions variable(HC 1009) Heemin Chung 정희민 Little Things Crying out for Love 1 사랑을 울부 짖는 작은 사물들 1, 2022 UV print on gel medium, PLA print, stainless steel Dimensions variable(HC 1009)(detail) 시적 추상의 예술적 어휘를 구현하는 정희민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 에코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신작 회화 3점과 입체 조각 3점을 선보인다. 상대방의 언어를 되풀이할 수 밖에 없는 에코의 기구한 운명은 언어가 지닌 한계, 특히 디지털...

2023.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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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갤러리바톤 기획전 <Faint Afterglow 희미한 잔광>_ 배윤환, 박숙원, 정희승, 함진, 이노마타 아키, 송수잔, 김옥선, 이재석, 최지목

기억이야말로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사적인 행위이지만 나의 것인 동시에 내가 속한 공동체의 것이다.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예술 작품은 나의 기억과 당신의 기억, 우리의 기억이 어떻게 만나고 어긋나는지를 살피고 기록하는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_<인생, 예술>, 윤혜정 <희미한 잔광 Faint afterglow> 이노마타 아키, 배윤환, 박숙원, 정희승, 함진, 수잔송, 김옥선, 이재석, 최지목 2023년 1월 11일 - 2월 18일 갤러리바톤 “창작"은 작가의 사적 경험과 기억으로부터 자신을 “타자화" 시키며 묘사하고자 하는 대상을 선별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어떤 대상이 기억에 잔재되어 있고 어떤 감정이 조형 의지로 촉발되는지는,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유형의 인간임을 말하는 것과 같다. 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은 유일한 존재인 한 작가를 매개로 그가 살아오고 경험해온 세상을 간접 체험하는 경이로운 행위이다. 이번 전시는 다양한 작가들의 선별된 작품을 통해 그 내밀한 기억과 경험의 원천을 탐색해 보는 자리이다. 전시 해설 발췌 최지목, Action Landscape (series) - Pigeon (2019) oil painting, acrylic color, bird spike 72 x 80 × 7 cm 최지목, Action Landscape (series) - Pigeon (2019) oil painting, acrylic...

202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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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John Miller 존 밀러 <Imaginary Interventions 상상의 개입>, VSF 갤러리

잘 그린 그림은 사진 같다고 하고, 정교한 사진은 또 그림 같다고 한다. 회화는 사진의 감쪽같은 재현력을 부러워하고, 사진은 화가의 유일무이한 붓 터치를 질투한다. 존 밀러의 상상력은 진짜 예술이 그 어느 쪽도 아닌 틈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보여준다. 그 어느 하나만을 고집하지 않으면서 제 갈 길을 찾는 태도가 딱 내 취향이다. 그래서 내가 강홍구 작가님도 좋아하는 것일까? 작지만 존재감 있는 한남동 갤러리 VSF에서 전시는 다음주 주말까지. John Miller Melancholic Memory, 2022 Inkjet print and acrylic on canvas 29 7/8 x 38 3/4 In (78 x 101 cm) JMOO6 John Miller 존 밀러 <Imaginary Interventions 상상의 개입> 2023.1.7-2.25 VSF gallery John Miller Melancholic Memory, 2022(detail) Inkjet print and acrylic on canvas 29 7/8 x 38 3/4 In (78 x 101 cm) JMOO6 존 밀러(b.1954, 미국)의 <상상의 개입>은 베틀린 도심 전역에서 촬영한 특정한 장소들의 포토몽타주 모음이다. 작가가 정오부터 오후 2시 사이에 촬영한 '사회적으로 생산된 장소'로 제시하는 공공장소의 아카이브인 <미들 오브 더 데이 Middle of th...

2023.02.12
62
[어제 본 전시] 제22회 송은미술대상전, 송은아트스페이스

작품이 걸어온 말들.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유일무이한 그림(노은주), 죽지 않을 수 있었던 죽음에 대한 예의를 갖춘 애도(안성석), 작가의 ‘머뭇거리는 사이’를 느껴보는 시간(김영글) 엘리베이터 한 평 공간의 인덱스(최고은) 그 많은 꿀벌들은 어디로 사라졌을까?(장종완) 익숙함을 낯설어하는 태도(고재욱) …etc 안성석, <사랑을 나눠줄만큼 행복한 사람이 되면>, 2022, VR, 스티로폼 단열재, 칼라스프레이 8분 <제22회 송은미술대상전> 고재욱, 김영글, 김현석, 노은주, 박그림, 박아람, 박윤주, 손혜경, 안성석, 애나한, 이수진, 이희준, 장종완, 전보경, 전혜림, 전혜주, 정지현, 정희민, 최고은, 황원해 2022.12.21 - 2023.02.18 송은아트스페이스 송은아트스페이스 1층 로비에서 내려다보이는 지하 2층 전시 공간 2022 송은미술대상전 참여 작가 아카이브 코너 제22회 송은아트대상 참여작가 아카이브 영상, 송은아트스페이스 1층 계단 전시실 전경 박아람(b. 1986) 이번 전시에서 신작 그림들(2022)은 회화가 벽이라는 지지체 없이 스스로 설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작품 바로 옆에 위치한 로비의 회전문과 닮아있는 이 작품은 회화, 조각, 퍼포먼스를 하나의 연속선상에서 상상하게 하고, 색을 행렬의 색인으로 사용하는 질서에 의해 현실의 장소와 마음의 장소가 서로 엮이며 펼쳐진다...

202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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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박민준 Solo 10th Exhibition, <PARK MINJOON 박민준 : X>, 갤러리현대

AI의 시대에 고전 신화를 떠올리는 이유는 뭘까? '신화는 집단적 기억을 통과하면서 공상적으로 개작된 과거의 어떤 사건을 우리에게 환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것이고, 일어나야만 하는 어떤 것을 점진적으로 상기시키는 것이라는 점이다. 우리가 아무리 회의적일지라도 신화는 언젠가 현실이 될 것이다.'_10과 1/2으로 쓴 세계 역사, 줄리언 반스 박민준, X-XX(detail) 2022, Oil on linen, 112.5 x 162.2 cm 《 Park Minjoon 박민준 : X 》 박민준 10th 개인전 2022.12.21 - 2023. 2. 5 갤러리현대 박민준 10th 개인전: X, 갤러리현대 《 X 》는 박민준 작가가 집필한 신화적 원형성을 품은 서사와 고전적 아름다움을 지닌 도상, 작품 제작의 개념적 장치와 치밀한 방법론을 종합적으로 조망하는 전시다. 타이틀 ‘X’는 그의 작품 곳곳에 배치된 상징 코드와 마찬가지로 다층적인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X는 로마자로 숫자 10을 의미하며, 작가의 열 번째 개인전을 기념하고, 추상화된 기호가 내포한 미지의 가능성, 작가의 과거 연작과 새로운 연작이 ‘컬래버레이션’ 하듯 연결되어 박민준만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전 과정을 폭넓게 지시한다. 《 X 》전에는 박민준의 회화 및 조각, 드로잉 40여 점을 선보인다. 천재 곡예사인 형 라포와 평범한 동생 라푸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라포르 ...

2023.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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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알렉스 카츠 : 반향(ALEX KATZ : REFLECTION) >& 쿠사마 야요이,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

청담동 루이 비통 메종 매장. 평소 가 볼일 없는 곳이지만. 쇼핑 아니고 예술 감상이 목적이라면 누구나 환영받는다. 고마운 일이다. 루이 비통 메종 서울 매장 입구에 설치된 쿠사마 야요이 호박 벽화 루이 비통 메종 서울 매장 입구에 설치된 쿠사마 야요이 호박 벽화 루이 비통 메종 서울 매장 인테리어 전경 쿠사마 야요이 콜라보레이션, 루이 비통 메종 서울 매장 인테리어 전경 알렉스 카츠 : 반향 (ALEX KATZ : REFLECTION) 컬렉션 소장품 전시 2022.12.09 - 2023.03.26 (사전예약 무료 관람)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Espace Louis Vuitton Seoul) 여성의 모습을 담아낸 초상화 및 풍경화로 화단과 대중의 눈을 사로잡는 알렉스 카츠는 주로 자신의 주변을 소재로 삼아 작업하며, 특히 작가의 아내 에이다(Ada)는 250점이 넘는 초상화의 모델로 등장한다. 작가는 여러 단계의 세심한 작업 과정을 통해 관람객에게 평온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미국의 이상적인 생활 양식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카츠는 실제 대상을 관찰해 오일 스케치(oil sketch)에 이어 세밀한 펜슬 또는 목탄 드로잉을 거쳐 캔버스에 그리는 일련의 과정을 단 한 번의 작업으로 완성한다._전시 해설 발췌 인용 알렉스 카츠, <반향>, 2018 Reflection, 2018 린넨에 유채 / Oil on linen 306 x 306 c...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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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Kiki Smith- Free Fall>, 서울시립미술관

일단 시작하면 쉽게 관둘 수 없고, 끝날 때에야 깨닫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누군가 무엇인가에 의해 떠밀려가는 것 같으나 결국은 일분일초의 순간이 다 내 의지였음을 알게 된다. 작은 시작 앞에서 또 명심한다. 올해엔 잘해보자. 미련이 남지 않도록... 키키 스미스 - 자유낙하 Kiki Smith - Free Fall 2022.12.15 - 2023.03.12 서울시립미술관 <메두사), 2004 청동, 다이아몬드 조각, 172.7 × 50.8 × 30.5 cm 대구미술관 소장 작가 및 페이스 갤러리 제공 1994년에 제작된 작품 제목이기도 한 '자유낙하'는 스미스의 작품에 내재한 분출과 생동의 에너지를 의미하며, 여성 중심 서사를 넘어 범문화적인 초월 서사를 구사하는 작가의 지난 40여 년간의 방대한 작품 활동을 한데 묶는 연결점으로 기능한다. 키키 스미스가 예술에 입문하기 시작한 1980년대 미국은 에이즈, 임신중절 등을 둘러싼 이슈를 필두로 신체에 대한 인식이 두드러지는 시기였다. 이 당시 스미스는 아버지와 여동생의 죽음까지 차례로 겪으면서 생명의 취약함과 불완전함에 대해 숙고하게 된다. 이러한 일련의 배경은 해부학에 대한 개인적인 관심사와 맞물리면서 스미스가 신체의 안과 밖을 집요하게 오가며 탐구하는 계기를 이룬다. 분절되고 파편화된 인체 표현과 더불어 생리혈, 땀, 눈물, 정액, 소변 등 신체 분비물과 배설물까지 가감 없이 다루...

2023.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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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미키마우스 나우 앤 퓨처>,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우리 집에 잠자는 미키마우스를 세어보았다. 열쇠고리에 달린 모형이나 장난감 피겨가 사오십 개쯤 된다. 옷이나 핀, 액세서리류에 그려진 그림이나 붙은 장식들은 무시로 여기저기서 튀어나올 정도로 많다. 하지만 나는 살면서 지금까지 어떤 마니아도 된 적이 없다. 그동안 세상에 나온 미키마우스는 셀 수조차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왜 미키마우스에 열광할까? 더 이상 갖고 놀지 않지만 버리지 못하는 이 애장품들에는 각자의 꿈이 새겨져 있을 터이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캐릭터는 올해로 향년 95세 할아버지가 되었다. 그러나 미키마우스는 나이를 먹지 않는다. 전시 <미키마우스 나우 앤 퓨처>는 과거의 꿈에 난즈카 예술가의 상상력으로 거듭난 미키마우스 셀렉션들이 미래의 꿈을 보여준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2022년에 이어 2023년 4월 9일까지 기간이 제법 넉넉하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혹은 연인끼리 누구와 가더라도 즐길 거리가 많다. 특히 셀카 배경으로도 퍽 훌륭해 인생 샷을 건질 확률이 높다. 현대 미술이 꼭 심각할 필요는 없잖아? 난 새해에도 철들지 않을 테다. ♥ <Mickey Mouse Now and Future 미키 마우스 나우 앤 퓨처>,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2022-2023 <Mickey Mouse Now and Future> 미키 마우스 나우 앤 퓨처 2022. 12. 10 ~ 2023. 04. 09 예술의 전...

2023.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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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Tovias Kaspar 토비아스 카스파, <Personal Shopper>, 파운더리 서울

패션은 그 사회의 어떤 징후이다. 예술가가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 MILLENNIAL MILLE FLEURS, FRONT VIEW, 2022(detail) Tovias Kaspar 토비아스 카스파 <Personal Shopper> 2022.10.22 - 12.18. 파운더리 서울 <Personal Shoper>는 스위스 취리히와 라트비아 리가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토비아스 카스파의 국내 최초 개인전이다. 카스파는 현대 사회의 소비적 욕망과 가치가 생성되고 변화하는 양상을 회화, 사진, 영상, 출판,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탐구해오고 있다. 작가는 동시대 개인의 정체성과 행동 양식의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는 동시에 사회의 변화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이에 재빠르게 반응하는 '패션'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패션의 문법과 제작 방식을 변용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 해설 EPICENTER, 2019(detail) Epicenter 제1전시실 중앙에 놓여진 <Epicenter>(2019)는 카펫, 그리고 마네킹에 입혀지거나 카펫 위에 놓인 27벌의 스웨터로 이루어진 설치 작품이다. 네 가지 색깔의 실로 짜여진 카펫과 스웨터의 무늬는 미국항공우주국(NASA) 위성이 촬영한 <밤의 지구(Earth at Night)> 사진에서 온 것으로, 실제 국경이나 지형과 무관하게 오로지 빛의 분포만이 보이는 지구의 색다른 모습은 보는 이의 관심을 쉽게...

2022.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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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최우람-작은 방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최우람 작가의 '울티마 머드폭스'(2002)를 본 적이 있다. 지하 세계 진흙 속을 유영한다는 이 기계 생명체의 날갯짓이 어찌나 우아한지 그의 찐팬이 되었다. 아름다운 실존에 대한 작가의 탐구는 과거 역사를 바탕으로 미래로 나아간다. <작은 방주>가 그렇다. 작가가 첨단 기술로 창조한 예술작품은 지금 닥친 생태계 위기를 실감하고 우리의 출구는 어디일지 고민하게 한다. 지난번 관람 때 방주가 움직이는 걸 못 보고 왔다. 미술관에 한 번 더 가야지. 다행하게도 내년 2월까지 전시 기간이 넉넉하다. 최우람, 원탁 Round Table, 2022, 알루미늄, 인조 밀짚, 기계 장치, 동작 인식 카메라, 전자 장치, 110x450x450cm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작은 방주], 2022.09.09-2023.02.26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원탁> 구동 시간 안내 - 10:20부터 시작, 5분씩 동작, 15분 휴식 하나 One, 2020 금속 재료, 타이벡에 아크릴릭, 모터, 전자 장치 (커스텀 CPU 보드, LED), 250x250x180cm MMCA 현대차 시리즈 2022: 최우람 [작은 방주] 이번 전시는 '기계생명체'로 대표되는 최우람 작가의 기존 작업에 내재해 있던 질문들을 전면에 내세우며,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을 재구성한 하나의 공연 형식으로 기획되었다. 기후변화와 사회정치경제적 위기로 인한 불안감과 양극화의 심화...

202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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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본 전시] 맨디 엘-사예& 이근민(Mandy El-Sayegh and Keunmin Lee), 《Recombinant》_ 리만 머핀 서울

"나, 여기 살아있다구!" 예술은 선언이다. MANDY EL-SAYEGH 
 Piece Painting (Ariel), 2022
 oil and acrylic on canvas with collaged and silkscreened elements 
238 × 158 cm 맨디 엘-사예 & 이근민(Mandy El-Sayegh and Keunmin Lee) 《 Recombinant 》 2022년 11월 3일 - 12월 10일 리만 머핀 서울 맨디 엘- 사예(1985년 말레이시아 출생, 현재 영국 런던 거주 및 작업) 이근민(1982년 경북 영주 출생, 현재 서울 거주 및 작업) MANDY EL-SAYEGH 
 Piece Painting (Ariel), 2022(detail) 전시 제목 '재조합 DNA(recombinant DNA)'라는 유전학 분야의 용어에서 비롯되었다. 재조합이란 분리된 DNA 절편을 유전자상에 다시 결합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물질이 발현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과정에서 유전자, 세포, 더 나아가 유기체의 유전 정보는 상호 교환된다. 두 작가의 신작으로 구성된 본 전시는 둘의 우연한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엘-사예는 검색 엔진 알고리즘의 추천으로 이근민의 작품을 발견했다. 자신의 작업과 유사한 이미지로 그의 작품이 검색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두 작가는 여러 해 동안 원격으로 교류하며 전시를 발전시켰다. 서로 다른 언어를...

2022.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