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채널 최신 피드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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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동항공 중국 여행 연태 - 베이징 환승 노선 탑승 후기(연태 공항 노숙 장소 추천)

    연태에서 환승해서 베이징을 가 보자 두 번째 뵙네요.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산동항공이 처음인 분들, 어쩐 연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연태에서 베이징으로 환승하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 분들, 모두 모두 환영합니다. 마음이 급하실 테니 거두절미하고 시작하겠습니다. 드가자 온라인 체크인 없습니다. 출발 3시간 전 즈음부터 카운터가 오픈하니 시간 맞춰서 오시면 되겠습니다. 산동항공 창구는 인천공항 1터미널의 왼쪽 끄트머리, N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연태 가는 산동항공 SC7684편, 오늘은 30번 탑승구에서 승객을 맞이하고 있다. 저가항공은 아닌지라 탑승구의 위치가 꽤나 좋다. 셔틀 트레인을 타고 탑승동을 가는 일은 웬만해서는 없을 것이다. 미국의 사우스웨스트 항공만큼이나 B737에 미친 항공사다. 조만간 실전을 뛸 예정인 중국 신상 ARJ21-700을 제외하면 산동항공의 기단 구성은 사우스웨스트와 동일하게 B737밖에 없다. 보유한 항공기 수가 100대가 넘는다. 도입된 연도, 나이가 제멋대로이므로 어떤 첫인상을 갖게 되는지는 전적으로 하늘의 뜻이다. 지난번에는 비교적 신형의 737-800을 만난 덕분에 매우 쾌적한 비행을 즐겼는데 오늘은 살짝 나이가 있는 녀석을 만난 듯하다. 평일 저녁이었으므로 탑승객은 많지 않았다. 세 자리를 모조리 내 것처럼 누리면서 편안한 비행을 즐길 수 있었다. 그래서 적당히 낡은 녀석을 투입한 걸까. 좌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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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해(상하이) 여행 맛집 추천,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아침이 있는 또우장 맛집, 난징동루 'Laoshi Dabing' 탐방기

    Laoshi Dabing(上海老式大饼油条(宁波路店)) 복사 가능한 주소 명은 댓글 참조 회빛 장막이 낮게 드리운 거리의 부산함을 벗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한 주의 시작이자 여정의 끝, 상하이 여행의 이튿날 아침이 밝았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숨 돌릴 틈조차 귀한 날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뱃속을 든든히 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유람을 시작한다. 어제는 마장면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오늘은 가장 중국의 아침, 요우띠아오와 또우장으로 주린 배를 채울 것이다. 불길한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거리를 소소하게 메우는 분주함의 출처는 오직 한 집이었는데, 역시나 내 걸음이 멎은 곳에서부터 연유했다. 도떼기시장 같은 어수선함을 망연하며 잠시 고민한다. 빵쪼가리 하나 먹겠다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어쨌든 만나서 반갑습니다. 난징동루 북쪽 거리의 동네 맛집, 가장 중국의 아침이 있는 '라오쉬 다빙(Laoshi dabing)' 인사드립니다. 쉽사리 걸음을 딛지 못하고 망설이던 찰나, 뜻밖의 전개가 펼쳐진다. 밀물처럼 들이치던 인파가 일시에 소멸한 것이다. 예고 없이 깃든 한적함, 거리의 초입에서부터 묵혀둔 숨을 나직하게 뱉으며 주변에 놓인 것을 슬그머니 둘러본다. 요우띠아오만 있는 줄 알았는데 뭣이 많다. 밀가루를 재료로 한 온갖 것들을 굽고 튀기고, 찐다. 주방이라고 부르는 것이 옳을 테지만 공장이나 다름없다. 오랜 시간 반복을 통해 숙달된 직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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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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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두 번째 중국 베이징 여행 2일차(자금성, 경산공원, 원조 짜장면 팡주안창, 난뤄구샹, 태고리, 798 예술구)

    [2025년 중국 베이징 여행기] 희붐한 어스름 사이로 먼동에는 검붉은 여명이 솟아오른다.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바삐 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한참을 망연한다. 전날의 여정이 워낙에 고생스러웠던 탓에 온몸은 부서질 것 같은 와중이지만, 그런 사실조차 잊은 채 가만히 음미했다. 좋은 하루의 시작이다. 베이징 여행의 두 번째 아침이 밝았다. 출근길의 부산함을 벗하며 한 시간 남짓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썰물이 먼바다로 향하듯 일시에 사그라드는 인파에 몸을 맡겼고, 그렇게 나는 왕푸징 거리의 한갓짐과 마주했다. 자금성을 유람하기 전에 주린 배를 든든히 하려고 걸음한 것이었다. 이제 막 출근 행렬이 시작된 이른 새벽이지만, 그래도 왕푸징 거리라면 뭐라도 있을까 싶었다. 응 그런 거 없엉. 당황스러우리만치 깊은 정적 속이었다. 놀라우리만치 아무것도 없었다. 아침밥은커녕 물 한 병 건질 수 있을 성싶지 않다. 굳게 믿었기에 허탈함은 배가 된다. 오늘따라 눈가에 걸린 중력의 크기가 유난하다. 오늘도 어제 못지않게 분주한 하루가 될 예정이다. 공복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은데, 어쩐지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서 정신이 아득해지려는 찰나, 하늘에서 내려준 구원의 손길 같은 밥집 거리를 만났다. 가진 정보가 하나도 없으니 기준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가장 북적이는 집이 오늘의 아침을 책임지게 될 것이다. '노동문백년별육'이라는 이름을 가진 집이다. 콘지 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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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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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성비 좋은 제주도 여행, 내돈내산 제주 투어 패스 후기

    제주 투어 패스로 즐겨보자 따뜻한 남쪽 나라, 제주도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분들이 많으실 테니 거두절미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직접 경험하고 전하는 제주 투어 패스 후기, 드가자 꽤 우연한 만남이었다. 워낙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제주도다. 자연 경관 하나는 웬만큼 즐겼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는 인위적인 명소도 섭렵할 때가 되었다는 판단이 들었던 바, 분명 할인 패스 같은 것이 존재할 것이라 짐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제주도 투어 패스'라고 네이버에 검색하니 상당히 많은 업체에서 비슷한 종류의 할인 이용권을 취급하고 있었다. 길게 고민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가장 후기가 많고 판매량이 많은 녀석으로 골라잡았다. 제주투어패스 자유이용권 : WEPICK 제주투어패스 smartstore.naver.com 상당히 많은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어떻게 협약을 맺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방문했을 때 아메리카노 한 잔을 공짜로 주는 카페도 스무 곳이 넘는다. 그런 혜택이 제주도 전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이 녀석을 잘 써먹는 여행만을 목표로 해도 이틀 남짓은 차고 넘치게 즐기 수 있다. 이용 가능한 시설은 주기적으로 바뀐다고 한다. 그러므로 구매하기 전에 이용 가능한 시설 내역을 잘 살펴보시길 바란다. 나는 이용 간격이 한 시간인 48시간 투어 패스를 구매하였다. 가격은 2025년 2월 기준으로 단돈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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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애 두 번째 중국 베이징 여행 1일차(연태 환승, 이화원, 원명원, 천단공원, 전문대가, 왕푸징 거리, 왕푸징 맛집)

    [2025년 중국 베이징 여행기] 푸근한 겨울 한기를 느긋하게 가르는 산동 항공의 날개, 이 길의 끝에는 베이징이 기다린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연태 고량주의 도시, 옌타이 인사드립니다. 한방에 깔끔하게 닿으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했다. 연태에서 환승하는 일정을 택한 탓이다.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이틀을 꽉 채우려니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지난 상해 여행을 교훈 삼아 나름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두꺼운 패딩을 꺼내들었지만 혹시 모자랄까 봐 세 겹을 더 둘렀고, 혹시 몰라 바지 아래에도 한 겹을 더 싸맸다. 핫팩도 두 개나 준비했다. 오늘은 분명 다를 것이다. 이만하면 얼어 죽을 일은 없을 테다. 세상만사 쉬운 게 없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환승동으로 향하려는데 두 명의 직원이 앞길을 막아선다. 언제나처럼 장광설이 이어졌지만, 몇 번의 중국 여행으로 단련된 나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준비해 온 한 마디를 꺼낸다. '워 쓰 한궈런' 영어를 엄청나게 잘하는 분이었다. 덕분에 어렵지 않게 내가 처한 현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밤이 늦어서 환승동을 닫는다고 했다. 일단 여객 터미널로 갔다가 아침에 출국 수속을 마치고 다시 들어오란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목의, 공항을 통틀어서 가장 한기가 그윽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대안이 없었다. 의자에 팔걸이가 없어서 눕는 것이 허락된 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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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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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많고 탈 많았던 겨울 제주 여행, 마지막 날(용꽈배기, 완도 제주도 배편 실버클라우드)

    [2025년 마수걸이 제주 여행기] 도떼기시장보다 부산했던 간밤을 무사히 견디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였다. 탈출을 향한 의지를 결연하게 다지며 신발 끈을 동여맨다. 오늘도 섬을 벗어나지 못하면 남은 선택지는 기약 없는 제주도민의 삶뿐이다. 길섶의 들꽃 무리와 눈인사를 나눈다. 나의 무운을 빌어다오. 오늘은 부디 섬을 떠날 수 있도록. 예정대로라면 진즉 항구를 벗어나 제주의 물살을 가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출항 지연 소식이 연달아 날아든 덕분에 아침 9시를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시내 한복판을 느긋하게 거닐고 있다. 나는 오늘 완도로 향하는 여객선에 오를 것이다. 조급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제아무리 재촉한들 배가 뜨고 말고는 하늘의 뜻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숙제 따위는 잠시 잊고 주린 배나 채워볼까 한다. 사장님 여기 대파랑 기본 꽈배기 하나씩 주시고 도나쓰도 하나 주십쇼. 동네에서 제일 잘나가는 꽈배기 집이다. 이 집의 인기를 짐작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 새벽 댓바람을 깨우는, 무수히 많은 손길의 분주함만 보아도 충분하다. 꽈배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대파의 향긋함이 적절하게 깃든 손바닥 반만 한 크기의 꽈배기 하나가 단돈 천 원.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나 크기를 감안하면 딱히 저렴하지도 않은 느낌적인 느낌. 그렇지만 한 입 무는 순간 온화하게 번지는 미소와 불현듯 스치는 생각 하나, 그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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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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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구마모토 여행 카페 추천, Coffee Gallery(가배회랑) 탐방기

    가배회랑(Coffee Gallery) 20 Nishitojinmachi, Chuo Ward, Kumamoto 10:00 ~ 19:00 Coffee gallery 20 Nishitojinmachi, Chuo Ward, Kumamoto, 860-0027 일본 흙흙 오늘의 점심은 맛있었다. 문을 연 지 얼마 되지 않은 집이었지만, 심지어 밥때를 살짝 지난 시간이었지만 발 디딜 틈 없이 분주했다. 살면서 두 번째요, 일본에서는 처음 마주하는 츠케멘이었다. 지난 경험이 썩 유쾌하지는 않았던 탓에 걱정이 됐지만, 다행히도 할 필요가 없는 기우였다. 아주 만족스럽고 훌륭했다. 잘 먹고 갑니다. 종종 만납시다. 또 오겠습니다. 기분 좋게 부른 배를 두들기며 길을 나선다. 늦은 오후의 볕이 노면전차의 자취를 나른하게 쫓는다. 푸근하게 만면한 미소를 벗하며 어디론가 걸음을 향한다. 이 길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만나서 반갑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사랑하는 오랜 커피 맛집, 가배회랑 인사드립니다. 구마모토 현의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 소개된 적이 있다. 구글 지도 평점은 4.4로 아주 우수하며, 타베로그 평점 또한 3.47로 매우 준수하다. 게다가 타베로그만 따지고 보면 구마모토의 모든 카페 중에서 세 번째로 평이 좋은 집이다. 마다할 이유가 없다. 이런 집은 웬만해서는 실패하지 않는다. 너른 통유리창 사이로 쏟아지는 빛줄기를 느긋하게 망연하며 여정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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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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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소도시 여행 추천, 시코쿠 도쿠시마 여행, 오헨로 순례길의 시작 료젠지 탐방기

    료젠지 Tsukahana-126 Oasacho Bando, Naruto, Tokushima 08:00 ~ 17:00 Ryozen-ji Temple Tsukahana-126 Oasacho Bando, Naruto, Tokushima 779-0230 일본 입적한 지 천 년이 훌쩍 지난 오늘날까지도 일본 불교계의 큰 어른으로 존경받고 있다. 구카이 스님의 흔적을 좇아 88개의 사찰을 참배하며 시코쿠 전역을 유람하는 길이 있다. 무려 1,200km에 달하는 여정이다. 그 고생스러운 발자국의 자취에 후대 사람들은 '시코쿠 순례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름 없이 걷던 길 위의 순례자들에게는 '오헨로 상'이라는 호칭도 생겼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시코쿠 전역의 산과 들에는 오헨로 상의 행렬이 부산하게 이어지고 있을 테다. 불과 5km, 적당한 걸음으로도 한 시간 남짓에 불과한 짧은 여정이었지만 나 또한 잠시나마 순례자가 되어 보았다. 우동의 고장인 카가와 현에서 멀지 않은, 순례길의 세 번째 사찰인 금천사를 시작으로 극락사를 지나 영산사에 닿았다. 참배객들과 짧은 눈 인사를 나누고, 세차게 쏟아지는 빛줄기 사이로 나리는 눈송이를 벗하면서 말이다. 큰맘 먹고 길 위에 선 순례자도 아니었다. 두 번의 참배를 포함해도 한 시간 남짓에 불과한, 고생스러움의 티끌조차도 찾아보기 힘든 짧은 여정이었다. 그래서일까, 고된 순례의 서막을 알리는 영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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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14:20
    규슈에만 있는 특이한 도시락 식당, 구마모토 여행 마지막 날
    조회수 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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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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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시코쿠 도쿠시마 여행 추천, 시코쿠 오헨로 순례길 탐방기 (금천사 ~ 료젠지) feat. 후지이 미나

    오헨로 순례길 키코산 샤카원 콘센사 Kameyamashita-66 Otera, 板野町 Itano, Itano District, Tokushima 779-0105 일본 닛쇼산 무료주원 고쿠라쿠사 Dannoue-12 Oasachohinoki, Naruto, Tokushima 779-0225 일본 Ryozen-ji Temple Tsukahana-126 Oasacho Bando, Naruto, Tokushima 779-0230 일본 검붉은 기색을 드리우며 나직하게 솟아오르는 이른 아침의 볕을 벗하며 길을 나선다. 포근한 바람이 온몸을 감싸고 도니 자꾸만 눈이 감긴다. 하지만 조만간 맞이할, 그토록 고대하던 여정을 향한 일념 하나로 버티고 또 버틴다. 도쿠시마 역에서 한 시간 남짓을 달렸다. 버스는 황량한 논밭 가운데에 나 홀로 선 어느 고등학교 앞에서 멈춰 섰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다. 도쿠시마 여행의 이튿날 아침이 밝았다. 출근길로 부산한 골목길을 따라 부지런히 걸음을 디뎠다. 10분 남짓 만이었다. 기와지붕을 얹은, 붉은 빛깔의 단정한 전각 한 채가 먼발치에서 안온한 미소를 건넨다. 비로소 나의 얼굴에도 안도의 웃음이 번진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정말 뵙고 싶었습니다. 걸어서 세계속으로를 보면서 밥을 먹던 어느 2024년 연말의 저녁이었다. 마음이 동하지 않는 여정이 계속되길래 영상의 반나마를 빨리 감기로 삭제한 와중이었다. 새로운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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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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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소도시 여행 도쿠시마 쇼핑 추천, 이온몰 도쿠시마 탐방기

    이온몰 도쿠시마 4-1 Minamisuehirocho, Tokushima 10:00 ~ 21:00 이온몰 도쿠시마 4-1 Minamisuehirocho, Tokushima, 770-0865 일본 흙흙 오늘의 저녁은 맛있었다. 결코 배신하지 않는 스시로다. 오늘의 저녁도 어김없이 옳았다. 여태 후쿠오카 텐진점을 제외하고는 단 한 번의 실패도 경험하지 않았다. 딱히 땡기는 게 없는 이를 위해 신이 하사한 회전초밥집, 스시로 덕분에 도쿠시마 여행의 첫 번째 밤은 기분 좋게 부른 배를 두들기며 맞이할 수 있게 되었다. 버스에 몸을 싣고 20분 남짓을 달렸다. 하루 종일 부지런을 떨어댄 탓에 당장이라도 숙소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고 싶지만, 오늘이 아니면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아서 무리를 했다. 소도시의 상징이자 지역민들의 가장 믿을 만한 소비 중심이다. 지금 내 눈앞에는 웅장한 위용의 이온몰이 홀로 우뚝 서 있다. 일본의 이곳저곳을 다녀본 결과, 도시의 규모와 이온몰의 면적은 반비례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지극히 주관적인 감상이므로 정확하냐고 물으신다면 나도 모른다. 뭐가 됐든 나의 경험은 그러하다. 도심 한가운데에서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었고, 첫인상이 한적한 동네일수록 이온몰의 규모는 거대했다. 지금까지 여행하면서 이온몰 중에 손에 꼽게 웅장하다. 허허벌판에 홀로 우뚝 선, 한밤중에 유난하게 빛나는 녀석을 마주한 탓일지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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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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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여행 가볼만한곳 추천, 떠오르는 홍콩 핫플 서구룡 문화지구의 중심, M+ 탐방기

    M+ 38 Museum Dr, West Kowloon, 홍콩 10:00 ~ 18:00, 금요일에는 22:00까지 월요일 휴무 M+ 38 Museum Dr, Kowloon, 홍콩 이 집 커피 잘하는구만. 연말 서정이 포근하게 드리운 한 잔의 커피와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홍콩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택시에 몸을 싣고 15분 남짓을 달렸다. 바다 아래로 곧장 치달았고, 좁은 해협을 지나 어수선한 거리의 일상을 마주하였다. 이 길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만나서 반갑습니다. 코시국에 문을 연 탓에 초면인 분들이 많으실 듯합니다만 근래 홍콩에서는 제가 가장 힙합니다. M+ 인사드립니다. 구룡반도 서쪽 끝, 서구룡 문화지구의 오른쪽 끄트머리에 자리하고 있다. 썩 좋은 입지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의외로 접근성은 나쁘지 않다. 도보로 불과 5분 거리에 지하철역이 자리하고 있으며, 281A, 296D 버스를 이용하면 침사추이에서도 20분 남짓 만에 닿을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러나 어딘지 모르게 마음의 벽이 두텁다. 이유는 단순하고 명쾌한데, 홍콩의 옛 시절을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을 테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허허벌판이었다. 차라리 공사판이라도 벌여놓았으면 몰라, 놀라우리만치 아무것도 없어서 이따금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깜빡하게 되는 동네였다. 불야성이 만발한 가운데 나 홀로 어둠 속에서 고요를 읊조리던 구룡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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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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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가볼만한곳 구마모토 여행 추천, 구마모토성 이나리 신사 탐방기

    구마모토성 이나리 신사 3-13 Honmaru, Chuo Ward, Kumamoto 09:00 ~ 17:00 구마모토성 이나리 신사 3-13 Honmaru, Chuo Ward, Kumamoto, 860-0002 일본 6년 만에 재회한 구마모토 성은 변함없이 어수선했다. 걸음하는 족족 지진이 새긴 상처를 지우기 위한 공사가 한창이었고, 무너진 성벽 위 임시방편의 시멘트 더미는 앙상한 겨울 서정에 피치 못할 황량함을 더하였다. 완전한 복원은 아무리 빨라야 30년이다. 이번 세기가 끝날 때까지 요원할지 모른다는 전망도 항간에는 떠돈다. 깡마른 토양이 드러난, 성치 않은 성벽 따라 불안하게 솟은 혼마루를 마주할 때마다 괜스레 조마조마하다. 모쪼록 별 탈 없이 공사가 마무리되길 바라며 기약 없는 작별 인사를 건넨다. 기체후 일향만강하시옵고,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멀어지는 구마모토 성의 포근한 겨울 서정을 병풍 삼아 느긋하게 걸음을 디딘다. 해자 따라 흐르는 물길을 벗하며 번화가를 향해 나아간다. 여정이 끝날 때까지 종종 인사드리겠습니다. 또 만납시다. 빠염 뱃가죽이 등짝에 달라붙기 직전이다. 어째선지 눈꺼풀이 무겁고, 손끝이 가늘게 떨리는 듯도 하다. 이대로는 위험하다. 늦기 전에 뭐라도 입에 물어야 한다. 하지만 때가 아니다. 아직 풀지 못한 숙제가 남았다. 나는 기어코 그것부터 해결하고 말 테다. 그리하여 걸음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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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수37
    일본 도쿠시마 여행 맛집, 언제나 듬직한 회전 초밥 맛집 스시로 미나미데키지마쵸 탐방기

    스시로 미나미데키지마쵸 Tokushima, Minamidekijimacho, 2 Chome−6番 11:00 ~ 23:00, 토, 일 10:30부터 2-chōme-6 Minamidekijimachō 2-chōme-6 Minamidekijimachō, Tokushima, 770-0824 일본 부지런히 즐긴 도쿠시마 여행의 첫째 날이 작별을 고한다. 옅은 어스름을 흩으며 떠나가는 볕을 망연하며 부지런히 걸음을 재촉한다. 실낱 같은 온기조차 남지 않은 거리에는 살기 어린 바닷바람이 쉴 새 없이 불어닥칠 것이므로. 도쿠시마 성터를 잠시 유람하자 깊은 밤의 초입에 닿았다.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매서운 바람이 끊임없이 거리를 빗자루질 한다. 자꾸만 눈물이 흐른다. 옷깃을 잔뜩 여미고 어깨를 웅크린 채, 희미해져 가는 정신줄을 애써 추스르며 간신히 닿았다. 오늘 저녁은 회전 초밥과 함께할 테다. 인구 25만에 불과한 조그마한 도시다. 하지만 스시로는 언제 어디에서나 부지런히 일한다. 우리나라의 롯데리아만큼이나 하방이 탄탄한 존재, 과연 도쿠시마에서도 든든하다. 도쿠시마 역에서 그나마 가장 가까운 지점이다. 육교를 건너야 하고 횡단보도가 없는 길도 있지만, 그래도 700m 남짓에 불과한 덕분에 10분이면 충분히 닿을 수 있다. 아침 11시에 문을 열고 밤 11시에 문을 닫는다. 주말에는 문을 여는 시간이 30분 더 빨라진다. 이른 아침을 함께할 수 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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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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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청도(칭다오) 여행 쇼핑 추천, 따룬파(RT마트) 탐방기

    따룬파(大润发(宁夏店)) 08:00 ~ 22:00 복사 가능한 장소 명은 댓글 참조 짧은 시간이었습니다만 즐거웠습니다. 꿈처럼 지나간 이틀이었다. 추적이는 빗줄기를 마주하며 거리 위에 섰다. 칭다오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돌아가는 비행 편의 시간이 꽤나 늦다. 덕분에 이곳저곳을 느긋하게 유람할 수 있다. 뭘 해야 하는지는 고민할 필요가 없다. 여행의 가장 중요한 재미 중 하나, 공항 가는 지하철에 오르기 전까지 부지런히 아이쇼핑을 즐길 테다. 그리하야 걸음하게 된 대륙의 기상, 환영합니다. 따룬파입니다. 중국 여행을 다녀온 적 있는 분들은 꽤나 익숙할 것이다. 대만 여행을 다녀온 적 있는 분들에게도 매우 익숙한 존재일 테다. 대륙 전역에서 성업 중인 터라 당연히 중국 브랜드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대만에서 시작했고, 90년대 후반에 감행한 대륙 진출이 커다란 성공을 거둔 이래로 대만 최대의 유통 공룡으로 등극하였다. 다시 한번 환영합니다. 여기는 따룬파입니다. '가락복'이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까르푸와 오랜 세월 경쟁하고 있다. 서로를 모방하며 성장하는 관계인 것인지, 까르푸가 있는 곳에는 십중팔구 따룬파도 있다. 어쨌든 여기는 RT마트, 따룬파다. 본격적인 여정의 초입에 들어선다. 드가자 가장 먼저 나를 반긴 건 잔뜩 늘어선 안마 의자의 향연이다. 골목을 돌면 딱 이만큼의 의자들이 더 늘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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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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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항으로 갇혔다. 겨울 제주 여행 3일차(보래드 베이커리, 남원당, 드르쿰다 성산, 코코분식)

    [2025년 마수걸이 제주 여행기] 어제부터 이어진 제주공항의 결항 소식은 오늘도 쉬이 가실 생각을 않는다. 그래도 드문드문 섬을 벗어난 녀석들이 있는 걸 보면 아주 몹쓸 날은 아닌가 보다. 과연 나는 무사히 제주도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운명의 아침이 밝았다. 하루를 일찍 마감한 덕분에 휴식의 질이 아주 좋았다. 얼마나 깊은 잠에 들었으면 침대를 벗어나 기지개를 켜니 허리가 뻐근할 정도였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서 길을 나선다. 버스에 몸을 싣고 20분 남짓을 달렸다. 오늘은 제주 투어 패스의 남은 카페를 모조리 털어볼 테다. 가장 먼저 걸음이 향한 곳은 서귀포의 따뜻한 바다를 벗한 보래드 베이커리다. 맛있는 빵이 많다고 했는데 너무 부지런을 떨었나 보다. 옹기종기 모인 바구니마다 허여멀거하게 드러낸 바닥이 못내 애처롭다. 빵 주세요 빵.. 나도 빵 먹을 줄 아는데... 연달아 카페를 탐방할 것이므로 무리하지 않는다. 조그마한 스콘 하나를 집어 들고 시원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받아들었다. 잘 만든 스콘의 수문장 같은 녀석이었다. 적지 않은 수의 스콘을 경험한 바에 따르면, '맛있다'라는 말을 꺼낼 수 있는 문턱 너머에 살짝 걸치고 있다. 상당히 훌륭하다. 클로티드 크림까지 곁들일 수 있었다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테다. 하지만 없다. 그러므로 수문장 이상의 평가는 어렵다. 충분히 잘하고 있지만 더 잘할 수 있을 듯합니다. 더 노력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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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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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사가 여행 카페 추천, 사가 역 근처의 분위기 좋은 카페, 'Cafe Rough'

    Cafe rough 2 Chome-6-7 Ekimae Chuo, Saga 08:00 ~ 22:00, 금, 토 23:00까지 Rough 2 Chome-6-7 Ekimae Chuo, Saga, 840-0801 일본 슬며시 드리운 한기를 뚫고 부지런히 걸음을 딛는다. 어느새 사가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공항버스가 출발하기까지는 다섯 시간 남짓이 남았으니, 생각보다는 여유로운 하루의 시작이다. 전날 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생각한 것들이 많다. 찬찬히 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고 보니 한 무더기가 되었다. 틈날 때마다 쳐내는 걸로는 어림도 없는 분량이다. 각 잡고 일하지 않으면 기약 없는 숙제가 될지도 모른다. 그리하여 걸음하게 되었다. 구글 지도를 뒤적이다가 발견했다. 근방에서 가장 평점이 좋은 카페라는 문구에 마음이 끌렸다. 커피, 비어, 점심과 저녁, 더불어 남성 헤어까지 한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는 생존과 교양의 장이다. 사가 역에서 멀지 않은 분위기 좋은 카페, 여기는 Cafe rough다. 문을 열어젖히기까지 꽤나 긴 시간과 굳은 다짐이 필요했다. 아무리 봐도 카페보다는 미용실의 행색을 하고 있던 탓이다. MENS HAIR SPACE라는 단어를 보고 누가 카페를 떠올릴 수 있을까. 대체 여기는 정체가 뭐지. 제대로 온 게 맞나. 놀랍게도 이면에 숨겨진 것은 하나도 없다. 보이는 것이 곧 진실이다. 남성 헤어 전문이라는 간판을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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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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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마모토 가볼만한 곳, 일본 여행 추천, 일본 3대 성 구마모토 성 탐방기

    구마모토 성 1-1 Honmaru, Chuo Ward, Kumamoto 09:00 ~ 17:00, 성인 800엔 구마모토성 1-1 Honmaru, Chuo Ward, Kumamoto, 860-0002 일본 사요나라 사쿠라노바바 조사이엔 에도 시대를 재현한 번화가의 부산함을 향해 작별 인사를 건넨다. 한겨울의 복판을 지나는 중이지만, 당장 꽃망울이 피어도 이상하지 않을 듯한 거리의 온기를 벗하며 걸음을 안으로 향한다. 본격적인 여정이 시작되려는 참이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무려 6년 만이네요.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이날만을 기다렸습니다. 이번에는 그때처럼 헤매지 않겠습..?? 나름 경력자라 자신만만했으나 그것은 택도 없는 착각이었다. 그리고 알량한 오만함이었다. 지난 여정과는 완전히 반대 방향을 가리키는 팻말 앞에서 나는 6년 전과 마찬가지로 고장 난 닭이 되었다. 길눈이 어두운 편이 절대 아닌데, 올 때마다 사람 헷갈리게 만드는 재주가 있는 구마모토 성이다. 천만다행으로 지난번과 같은 참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북쪽 출입구와 달리 남쪽에서 접근하는 경로는 훨씬 단순하고 직관적이다. 인파에 휩쓸리듯 앞서 간 이들의 발자국을 좇으며 2분 남짓 걸은 끝에 여정의 초입에 닿을 수 있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어른 800엔, 중학생까지는 300엔이다. 아침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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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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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구마모토 맛집 추천, 쫄깃한 츠케멘이 있는 富喜製麺研究所(부희제면연구소) 탐방기

    富喜製麺研究所 駕町店 Kumamoto, Chuo Ward, Anseimachi, 5−16 11:00 ~ 23:00, 쉬는 시간 15:30 ~ 17:30 富喜製麺研究所 駕町店 일본 〒860-0801 Kumamoto, Chuo Ward, Anseimachi, 5−16 カリーノ駕町ビル 1階 도조 이랏샤이, 구마모토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사쿠라노바바 조사이엔에서 만난 무사들은 흥겨우면서도 절도가 있었다. 단전 깊은 곳에서 끌어낸 포효를 조미료 삼아 맛깔나게 말아 주는 공연 한 그릇, 그 덕분에 구마모토 여행의 초입부터 신명이 가득하다. 부지런히 유람하고 즐겼으니 기분 좋게 배를 채울 시간이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난관에 봉착한다. 언제나 열일하는 타베로그가 뜬금없이 고장 났다. 아무래도 서버의 문제인 듯한데, 반나절이 지나도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걸 보면 입은 내상의 정도가 상당한 듯하다. 어쩔 수 없다. 성능은 시원찮으나 어쨌든 달려는 있는, 나의 비루한 맛집 레이더에게 도움을 청하는 수밖에. 20분 남짓 구글 지도를 뒤적거리다가 발견했다. 열 개도 되지 않는 리뷰 때문에 묘한 호기심이 일었다. 예상하던 대로 신장개업 맛집이었으며, 구마모토의 가장 번화한 거리인 시모토리 아케이드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머지않아 동네 사람들이 사랑할 츠케멘 맛집, 여기는 부희 제면 연구소다. 이 동네 말로는 '후키 세이멘'이라고 부르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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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하의 여행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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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 많고 탈 많았던 겨울 제주도 여행 2일차(고흐의 정원, 정원 카페 베케, 매일 올레 시장)

    [2025년 마수걸이 제주 여행기] 내가 묵은 숙소 앞에는 조그마한 잔디밭이 있었다. 말도 한 마리 있었다. 간신히 형체나 구분할 수 있는 깊은 어스름 속, 녀석의 풀 뜯는 소리만이 요란하다. 겨울 제주 여행의 두 번째 아침이 밝았다. 생각해 보니 아침이라기에는 과하게 이르다. 두 번째 새벽이 밝았다. 어김없이 버스에 몸을 싣는다. 넘치는 의욕 탓에 필요 이상으로 무리했던 어제는, 새로이 시작되는 오늘의 반면교사다. 계획은 있으나 집착하지 않는다. 그렇게 나는 길섶에 스치는 겨울 서정을 벗하며 어디론가 향한다. Aㅏ 계획에 집착하지 않는다기로소니 내릴 자리까지 집착하지 않을 이유는 없는데. 차창 너머를 생각 없이 망연하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정거장을 지나친 이후다. 모자라고 한심한 놈 같으니라고. 오히려 좋아. 예고 없이 찾아온 뻘짓이 아니었다면 어느 조그마한 시골 마을에 찾아온 이토록 겨울은 만나지 못했을 것이 분명하다. 20분 남짓을 느긋하게 유람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의 마수걸이 손님을 마주하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고흐의 정원 인사드립니다. 제주 투어 패스만 맹목적으로 따르는 와중이다. 덕분에 걸음하는 곳마다 뭐 하는 데인지 따위는 전혀 관심사가 아니다. 어제 오후에 걸음했던 산양큰엉곶이 그러했고, 환상숲 곶자왈 공원이 그러했다. 고흐의 정원 역시 마주하기까지의 서사는 다르지 않았다. 고흐의 무엇을 만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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