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철도로 칭다오 시내를 가 보자 칭다오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마음이 많이 급하실 테니 거두절미하고 시작하겠습니다. 공항철도를 타고 시내를 들어가 봅시다. 천천히 따라만 하시면 2시간 안에 당신을 칭다오 시내 한복판으로 데려다 드리겠습니다.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지하철역을 찾는 일이다. 직진 또 직진. 한글이 병기된 팻말이 곳곳에 가득하므로 길을 헤맬 일은 없을 것이다. 편하게 드가자 지하철역이 요기잉네. 참고로 2024년 11월 기준 공항을 떠나 시내 방면으로 향하는 마지막 열차는 22:45분에 있다. 그전에 도착이 어려운 분들은 다른 교통수단을 알아보셔야 한다. 예를 들면 디디추싱을 이용해서 택시를 타던가, 택시를 타던가, 택시를 타던가. 그렇다. 늦게 도착한 분들에게는 택시만이 유일한 구원이다. 디디추싱을 이용하면 한화 2, 3만 원 남짓으로 탑승 가능하니 참고하시길 바란다. 과연 대륙이라 모든 것이 큼지막하고 시원시원하다. 지하철역까지 가는 길도 상당히 멀다. 사실상 일방통행이나 다름없으므로 길을 헤맬 일은 없지만 꽤 많이 걸어야 한다. 어림잡아 5분 남짓. 부지런히 걷다 보면 천정이 높은, 가슴이 웅장해지는 공터를 마주할 수 있다. 본격적인 여정의 시작이다. 교통 카드가 있으면 좋으련만 우리에게 그런 게 있을 리 만무하다. 그러니 일동 발권기 앞으로. 다행히도 칭다오 공항 지하철역은 현금을 받는다. 알리페이 위챗페...
2024년 9월, 일본 후쿠오카 가을이 머지않았음을 실감 나게 하는 그야말로 구름 한 점 없는 말끔한 하루 그리고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려는 찰나 수면 위를 부유하는 유성우 같은 오후의 볕을 따라 미끄러져 내리는 쇳덩어리 만나서 반갑습니다. 후쿠오카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여행 내내 비 소식이 있었으므로 이 정도만 해도 감지덕지다 빗방울 구경을 하지 않는 것만 해도 어딘가. 간만에 마주하는 나카스카와바타의 일상 놀라우리만치 변한 것이 없어서 민망하기까지 하다. 20분 남짓을 걸어서 항구의 초입에 닿았다. 홀로 소담하게 솟은 붉은 기둥의 건물 한 채, 여정의 시작을 함께할 녀석이다. 웰컴 투 하카타 포트 타워 수면 아래, 지평선 너머 보이지 않는 곳으로 항해를 시작하려는 찰나다. 떠나가는 볕의 잔상을 헤아리며 잠시 숨을 골라 본다. 그것은 바로 이 녀석을 조금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함이었다. 배를 많이 고프게 만들면 밥이 조금 더 맛있어집니다. 그것이 배고픔이니깐(끄덕) 잘 먹고 갑니다 이치란 라멘. 다음에 또 올게요. 이렇게 맛있는 라멘인 줄 알았으면 진즉에 경험해 보는 건데, 일본 라멘에 대한 막연한 편견 때문에 그간 인생 0.23% 정도 손해 보고 살았다. 드리우는 어스름이 떠나가는 볕과 조우한다. 검푸르게 빛이 바랜 여명을 벗하며 후쿠오카의 첫 번째 저녁을 맞이한다. 더 이상 술을 마시지 않으므로 딱히 용건은 없다. 하지만 걸...
모이와야마 전망대 Moiwa Sancho Station, 1 Moiwayama, Minami Ward, Sapporo 10:30 ~ 22:00 차량 이동 시 통행료 : 1,200엔(1대 당) 지상 - 산 중턱 케이블카 : 1,400엔(왕복) 산 중턱 - 정상 미니 케이블카 : 700엔(왕복) 모이와야마 전망대 Moiwa Sancho Station, 1 Moiwayama, Minami Ward, Sapporo, Hokkaido 005-0041 일본 때가 되었다. 우리의 붕붕이는 마침내 시가지의 서쪽으로 바퀴를 구르기 시작했다. 걷힐 생각을 않는 정지 신호의 바다를 헤치고 10분 남짓을 달려 마주했다. 삿포로 여행이 존재하는 의의, 그 자체로 삿포로 여행, 기가 맥힌 야경을 즐길 수 있는, 그토록 고대하던 모이와야마 전망대의 초입이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행렬의 끝자락에 똬리를 틀었다. 토요일 저녁이었기 때문에 앞마당까지 잔뜩 늘어선 인파를 생각했는데 뜻밖에도 한산하다. 겨울이 아니라서 손님이 별로 없나 보다 생각하며 안심하던 찰나, 예감이 좋지 않은 단어 하나가 눈앞의 부산함을 뚫고 귓전에 이른다. '니지칸, 니지칸, 니지칸 데스' 슬픈 예감은 틀리는 법이 없다. 유일하게 알아들은 단어였는데 설마가 이런 식으로 비수를 꽂을 줄이야. 매표소가 자리하는 4층까지 2시간이 걸린단다. 말이 되나 싶어서 앞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잘못 들은 것이길...
사가 성터 2 Chome-18-1 Jonai, Saga, 840-0041 일본 09:30 ~ 18:00, 입장료 무료 사가 성터 2 Chome-18-1 Jonai, Saga, 840-0041 일본 늦은 오후의 볕이 평안한 수면 아래로 침잠한다. 내리는 빛은 정겹고 손끝을 스치는 바람결은 포근하다. 좋은 계절의 안온한 찰나, 사가 여행의 서막이 오르려는 참이다. 많은 것을 계획하지 않았으니 발 닿는 대로 유유자적한다. 남쪽으로 남쪽으로, 10분 남짓을 걸었나 보다. 동네 사람들의 포근한 쉼터 같은 도서관이 나타났고, 사가성의 존재를 알리는 조금은 뜬금없는 팻말도 덩달아 마주했다. 음.. 좋은 글이구만. 파파고의 힘을 빌려 부지런히 해석해 본 결과, 지금으로부터 약 400년 전 즈음에 쌓은 평성이다. 폭이 80m나 되는 엄청난 규모의 해자가 특징이라는데, 조금 전에 스쳐간 저수지 같은 길섶의 풍경이 그 해자의 일부였나 보다. 곧바로 구글 지도의 도움을 받아 본격적인 유람을 시작한다. 가을 기색이 완연한 이 길의 중간 어드메에 새로운 여정의 초입이 기다린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바로 여기. 꽤나 생경한 첫인상에 한참을 우두커니 서 있었다. '일본의 성'을 떠올렸을 때 머릿속에 그려지는 몇 가지의 편린이 있는데 그 무엇도 해당하는 게 없다. 견고하게 쌓은 듯하지만 높이가 살짝 부족한 성벽은 본디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었을까 살짝 의...
중국 지도 앱을 써 보자 마음 급하실 테니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구글 지도만 믿고 중국 여행을 하는 건 옳지 않다. 사실상 무용지물이나 다름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중국 내에서 통용되는 지도 앱을 깔고 활용해야 한다. 이름하야 '고덕지도' 모조리 중국어로 되어 있어서 약간 심리적 거리가 있다는 것 말고는 흠잡을 데가 없다. 어렵지 않으니 찬찬히 따라 하시면 당신도 중국 여행 마스터가 될 수 있다. 일단 앱 마켓에 들어가서 '고덕지도' 검색 파란 종이비행기가 그려진 녀석이다. 한자로 '고덕지도'라고 되어 있으니 잘 찾아서 깔아주도록 하자. 한국에서도 검색이 되고 설치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므로 미리 준비해서 가시는 걸 추천한다. 중국 사람들이 사용하는 앱이기 때문에 너무나 당연하게도 모든 것이 중국어로 되어 있다. 혹시 다른 언어로 바꿀 수 있는 옵션이 있을까 싶어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는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다. 회원가입을 하라는 팝업이 가끔씩 뜰 테다. 무시하시면 된다. 가입하지 않아도 모든 기능을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돋보기 아이콘이 있는 검색창 아래쪽을 스윽 올려주면 위와 같은 메뉴가 뜬다. 대부분은 사용할 일이 없지만 별 모양 아이콘으로 된 즐겨찾기 기능, 이 녀석은 종종 찾게 될 테다. 잘 기억해 두자. 기본적인 시스템은 네이버 지도나 구글 지도와 동일하다. 지도 위에 있는 상점이나 명소의 아이콘을 누르면 이름과 기...
인구 90만의 대도시 기타큐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볼 거리나 즐길 거리는 많지 않고, 공들여 작성한 맛집 리스트도 살짝은 옹졸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중 하나인 후쿠오카를 주변에 벗하고 있다. 게다가 오가는 교통편마저 차고 넘친다.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들 테고 살짝 얻어걸린 느낌도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짧게는 한나절, 길어 봐야 2박 3일 남짓 스치듯 여행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기타큐슈에서 먹고 마시고 즐긴 것들이다. 드가자. 가볼만한 곳 1. 고쿠라 성 시내에서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적이다. 워낙에 기타큐슈 시가지의 볼 거리가 변변찮은 탓에(...) 어부지리로 '가장 유명한 여행 명소'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기타큐슈의 중심인 고쿠라 역에서 별로 멀지 않다. 입장 시간도 넉넉하고 입장료도 저렴하다. 그런 덕분에 여정의 닻을 올리는 장소로는 더할 나위 없다. 유료 공간은 정원과 천수각으로 나뉘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전통 일본 양식으로 정갈하게 꾸민 정원의 인기가 상당하다. 하지만 천수각만 올라도 딱히 아쉽지는 않다. 완만한 언덕의 끝자락에 아담하게 솟은 천수각은 보기에는 수수해도 전 일본에서 여섯 번째로 높다. 물론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천수각이 얼마 되지 않아서 생각보다 대단한 기록은 아닐지...
가와라마치 긴타코(긴다코) 13番地6 Minamishinmachi, Takamatsu 11:30 ~ 자정, 주말에는 11:00부터 13-6 Minamishinmachi 13-6 Minamishinmachi, Takamatsu, Kagawa 760-0051 일본 아늑하게 솟은 콘크리트 군락은 쌀알처럼 가느다란 빛무리를 흩으며 어스름 너머로 잠길 준비를 마쳤다. 다카마쓰 여행의 첫 번째 밤이 밝았다. 심볼 타워와 작별하고 전차에 몸을 실었다. 5분 남짓을 달려 도시의 가장 번화한 풍경이 있는 가와라마치에 닿았다. 느긋하게 달아오른 거리의 여유를 벗하며 이곳저곳을 흥청거린다. 아닌 밤중에 밥집 찾아 삼만 리. 혼자라면 거들떠도 안 봤을 테다. 술을 끊은 지 3년이 다 되어 가는 나에게 술집은 국어 사전에나 존재하는 단어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오늘은 사정이 다르다. 친구와 함께하는 여정에 술 한 잔이 없다는 건 앙꼬 없는 찐빵이요, 와사비 없는 초밥이다. 그리하여 걸음했다. 몇 군데 후보를 두고 친구와의 오랜 격론 끝에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가와라마치에서 멀지 않은 미나미신마치 한복판에 자리한 유메-나 하이볼 주점, 나와 친구의 다카마쓰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다카마쓰 긴타코가 눈앞에 있다. 정식 명칭은 '츠키지 긴다코'다. 하지만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제멋대로 '긴타코'로 바꾸는 탓에 눈물을 머금고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
칭다오에서 알리페이를 써 보자 중국에서는 현금 결제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서 매우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한 와중이라는 거,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잘 알고 있습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시작하겠습니다.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설명할 예정이다. 아이폰은 써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동일한지 장담할 수 없다. 심심한 양해를 구하며, 앱마켓에 들어가서 'alipay' 검색 들어가자마자 'Sign up now'라는 버튼과 함께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는 창이 뜰 것이다. +86이라 되어 있는 것을 눌러서 대한민국 코드인 +82로 변경, 빈칸에 핸드폰 번호를 입력하고 'Sign up now' 버튼을 누르면 인증번호 하나가 날아올 테다. 그 녀석을 알리페이에 집어넣으면 간단하게 완료 1. 결제 카드 등록 교통카드를 이용해서 버스를 탈 생각이 있는 분들은 여권 등록이 필요하지만 체크카드나 신용카드를 연동해서 결제만 하려는 분들은 그러지 않아도 된다. 나는 이미 카드를 등록한 상태라서 보이지 않는데, 여러분들은 화면 가운데보다 약간 위쪽에 카드 모양의 아이콘과 함께 'Add now'라는 버튼이 보일 것이다. 눌러주자. 중국어로 뜰 수도 있고 영어로, 한글로도 뜰 수 있다. 뭘 기준으로 언어가 바뀌는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위와 같은 화면을 만날 수 있다. 해외 결제가 되는, 당신이 사용하기를 원하는 카드 번호를 입력해 주자. 추가 버튼을 누르고 나면 CVC 번호,...
공항버스 타고 시내를 가 봅시다 미나상 곤니치와, 웰컴 투더 사가 인터내쇼날 에아포트. 마음 급한 여러분들을 위해 곧바로 시작합니다. 사가공항 리무진버스의 모든 것을 알려드립니다. 드가자 1. 공항 → 사가 시내 사실 가이드라는 게 필요 없을 정도로 간단하고 명료하다. 요금은 600엔, 출발 시간은 비행기가 도착하는 대로. 인구 20만에 불과한 조그마한 시골 동네다. 오고 가는 국제선도 몇 편 없고 공항을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으니, 요금을 제외한 공항버스의 모든 것이 철저하게 여행객의 편의에 맞춰져 있다. 입국장에 도착하자마자 버스 표를 살 수 있을 것처럼 생긴 인포메이션 센터를 가장 먼저 마주하게 된다. 하지만 훼이크다. 사가 공항의 리무진버스는 표 따위 받지 않는다. 오직 현금과 Suica, Nimoca 같은 교통 카드만을 취급할 뿐이다. 그래도 쓸모가 있다면 다음 공항버스가 언제 출발하는지를 알려주는 전광판이 큼지막하게 자리하고 있다는 정도. 1-1. 시간표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은 듯하여 들고 왔다. 버스의 출발 시간은 철저하게 비행 편의 일정과 연동되어 있으므로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시간표다. 그러므로 '이런 게 있구나' 하고 참고만 하시는 게 좋을 테다. 여기저기 내리는 데가 많은 것처럼 설명해 놓았다. 하지만 훼이크다. 티웨이 항공과 연동된 공항버스는 사가 역 바로 옆에 있는 버스 터미널까지 한방에 달린다. 혹 중...
라멘 츠바메 10 Chome-5-1 Minami 22 Jonishi, Chuo Ward, Sapporo 11:00 ~ 20:00, 쉬는 시간 15:00 ~ 17:00 목요일 휴무 ラーメン ツバメ 10 Chome-5-1 Minami 22 Jonishi, Chuo Ward, Sapporo, Hokkaido 064-0922 일본 고향 바다를 닮은 길섶의 풍경을 벗하며 오타루와 작별한다. 빠염. 갑자기 포토샵이 말을 안 듣는다. 흐린 이편의 희미한 녹음 너머 망망대해가 품은 청초함을 어떻게든 담고 싶은데, 망할 놈의 포토샵이 주인을 닮아서 그런지 보통 완강한 게 아니다. 오히려 좋..은 건 아닌데 나름 매력 있다. 홧김에 지워버릴까도 생각했지만, 끝내는 여정의 마지막을 기억하는 한 장이 되었다. 익숙한 거리의 풍경을 마주한 때는 검고 붉은 어스름이 거리를 빼곡하게 메운 이후였다. 그리고 우리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저녁밥을 찾기 시작했다. 꽤나 부산한 하루였던 탓이다. 그리하여 걸음하게 되었다. 여기는 이시야마도리 역 인근의 어느 오코노미야키 집이다. 재료 소진을 이유로, 그야말로 입구컷 당했다. 우리 중 누구도 가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짤막도 이런 개짤막이 없다. 예상하지 못했던 전개다. 준비한 출구 전략이 없어서 황망하기까지 하다. 급하게 타베로그를 연다. 제발 하나만 얻어걸려라는 심정으로 미친 듯이 지도를 뒤적거리기 시작한다. 어...
산둥항공 탑승 후기 산둥 에어와 함께해 주신 승객 여러분 감사드립니다. 우리 비행기, 12시 20분에 칭다오로 출발하는 SC 4610편입니다. 생애 첫 '본격' 중국 여행은 산둥 항공과 함께다. 드가자 한 달에도 열 번 가까이 타고 내리는 비행기를 굳이 리뷰까지 해야 할까 싶었다. 하지만 발권 카운터를 마주하자마자 마음속 깊이 품고 있던 의문 하나가 슬그머니 고개를 내밀었다. '생각해 보니 중국 항공사인데, 괜찮나?' 여행하면서 겪는 불편함의 대부분을 그러려니 하며 넘기는 내가 이런 의문을 품었다면, 나만의 생각은 아닌 것이 분명하다. 그리하여 남기게 된 후기. 칭다오 여행을 앞둔 여러분들의 불안과 의문을 해소하는 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함께 가시죠. 우선 기내 수하물부터 이코노미 클래스는 한 개의 큰 가방이 허용된다. 5kg까지라는데, 그렇게 빡빡하게 잡지는 않는 듯했다. 나는 손바닥 두 개만 한 크기의 크로스백과 카메라, 백팩 하나를 메고 있었는데 무게를 달지도 않았고 직원분께서 수하물 규정에 대해서 딱히 언급하지도 않으셨다. 모바일 체크인을 하지 않는다면 종이로 된 표를 받아들게 될 것이다. 이렇게 생겼다. 중국의 상징이나 다름없는 빨간색이 드물다는 것이 유별한 점이다. 매번 탑승구는 다를 테다. 운이 좋아서 그런 건지는 모르겠지만 탑승동이 아닌 1터미널에서 출발하는 여정이다. 모노레일을 타지 않아도 ...
르타오 본점 7-16 Sakaimachi, Otaru, Hokkaido 09:00 ~ 18:00 르타오 본점 7-16 Sakaimachi, Otaru, Hokkaido 047-0027 일본 가을빛 소담하게 만발한 오타루의 주말은 기대하던 만큼 아름다웠다. 운하 곁을 거닐고 철길 따라 걸으면서 다가오는 계절의 빛깔을 눈으로 담고, 기억으로 박제했다. 좋은 계절이다. 가을이었다. 숨 가쁘게 즐긴 오타루 여행이 어느새 끝자락을 향하는 중이다. 아마도 오늘 여정의 작별 인사가 될 테다. 가장 번화한 거리의 분주함을 해치고 부지런히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마침내 마주하였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오타루의 자랑, 오타루가 낳은 세계적인 맛집, 오타루 여행의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명소, 르타오 본점 인사드립니다. 살면서 처음 경험하는 홋카이도다. 삿포로가 어디에 붙어있는지도 몰랐는데 오타루라는 동네의 존재를 인지했을 리 만무하다. 하지만 고민 않고 걸음했다. 바로 르타오 본점의 존재 덕분이다. 이 녀석이 없었다면 우리의 붕붕이는 1초도 고민 않고 비에이를 향했을 것이다. 허나 이곳에 당도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르타오 본점의 덕이다. 그 정도로 나는 본점의 치즈케이크가 궁금했다. 부푼 맘을 안고 가게 문을 열어젖혔다. 성심당을 방불케하는 전쟁터를 생각하며 잔뜩 긴장하며 문턱을 넘었는데 웬걸, 생각보다 한산하고 기다림의 행렬도 길지 않다. 괜한 걱...
[일본 사가 여행기] 동네는 깨끗하고 정겨웠다. 숙소는 따뜻하고 친절했다. 인구 20만의 조그마한 시골 동네, 후쿠오카와 나가사키의 그늘에 가려 빛을 못 보고 있지만 이 동네가 가진 매력은 굉장하다. 큰 기대 없이 걸음한 덕분에 매 순간이 유난했고, 그런 덕분에 마지막 아침을 마주하는 감상이 유난하다. 일본 사가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잘 묵고 갑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또 만납시다. 워낙 이른 아침부터 길을 나선 터라 숙소는 아직도 고요에 잠기었다. 행여나 단밤을 방해할까 조심스레 짐을 챙겨들고는 나직이 작별 인사를 건넨다. 또 만납시다! 버스 터미널에 들러 어제 돌려받지 못한 거스름돈을 회수하였고, 이른 아침의 망중한을 읊기 위해 역에서 멀지 않은 카페로 느긋하게 걸음을 옮긴다. 여정의 끝자락에는 나른함이 가득하다. 타베로그의 힘을 빌려볼까도 싶지만 이내 다짐을 거둔다. 그 대신 구글 지도를 뒤적이며 적당한 카페를 물색한다. 카페와 식당, 남성 미용실(?)을 겸하는 희한한 공간이다. 구글 지도에서 평점이 가장 높은 것은 미용실의 공일까 카페의 분위기와 음료 덕분일까. 첫인상만으로는 짐작하기 어렵다. 이럴 때에 필요한 건 역시나 약간의 용기와, 실패해도 괜찮다는 적당한 안일함. 나직한 조명과 나른한 음악, 기분 좋은 원두 향이 발 닿는 곳마다 은은하다. 예감이 좋다. 높은 평점의 상당 지분은 분명 카페에 의한 것일 테...
코메다 커피 1-2 Jonai, Kokurakita Ward, Kitakyushu 07:00 ~ 22:00 Komeda's Coffee 1-2 Jonai, Kokurakita Ward, Kitakyushu, Fukuoka 803-0813 일본 짙은 석양이었다. 모든 떠나가는 것들에는 선명하게 각인이 남았고, 작별을 전하는 찰나의 고단한 꿈틀거림은 대지 위 그 어느 때보다 검붉은 흔적을 아로새겼다. 꽤나 도전적인 하루였으므로 얼른 숙소로 돌아가 찬물을 뒤집어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나는 아무 생각도 않은 채 가라앉는 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좋은 하루의 마무리다. 밤이 되었습니다. 마피아는 일어나.. 여행의 마지막 밤이 밝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병든 쥐처럼 곯아떨어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부서질 것 같은 몸뚱아리를 간신히 이끌고 다시금 유랑자가 되었다. 아이고 삭신이야. 마지막 밤인데 커피 한 잔쯤 괜찮잖아.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가 어디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구글 지도를 부지런히 뒤적거렸다. 그리하여 닿게 되었다. 요우코소 코메다 커피. 나는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나름 유명한 프랜차이즈인 듯하다. 1968년에 나고야에서 시작한 이래로 일본 전역에 천 개 가까운 점포를 전개했다고 하니, 사실 '나름' 유명하다고 하기에는 역사도 규모도 지나치게 본격적이다. 여...
[중국 칭다오 여행기] 꽤나 거센 빗줄기와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미처 우산 준비할 생각을 하지 않아서 적잖이 당황했지만, 천만다행으로 체크인을 마칠 즈음이 되어서 잦아들었다. 축축하게 젖은 공기에 묻은 매캐한 도시의 소음과 함께 하루를 시작한다. 칭다오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돌아가는 비행편의 출발은 오후 다섯 시 반에 예정되어 있다. 칭다오 시내를 씹고 뜯고 맛보고 즐겨도 될 만큼의 시간이 나에게 주어졌다. 하지만 더 이상 계획한 것도, 설령 존재하더라도 수행할 체력이 마땅찮다. 불안스럽게 빗줄기가 추적이는 거리를 망연하고 있으니 따뜻한 실내가 그립다. 문득 동네의 대형 마트가 궁금해졌고, 나의 걸음은 도심의 동쪽 어드메에 있는 RT 마트, 이 동네 말로는 '따룬파'라고 부르는 마트에 닿았다. 대만 여행을 하면서 자주 만난 녀석이기 때문에 익숙하다. 붉고 노란 색감, 약간 산만한 듯 단정하게 진열된 매장의 면면, 오랜 추억 속 RT 마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과연 맥주의 고장답다. 온 세상이 칭다오다. 연태에서 멀지 않은 동네다. 당연히 연태고량주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취급하지 않는다. 그 대신 점원분께서는 이 녀석을 추천해 주셨다. 지역에서 나는 특산품이고, 한국 돈으로 14,000원 남짓한 녀석이다.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은 느낌이다. 아니, 되려 더 비싸다. 이게 맞나..? 이 동네, 그러니깐 중...
구 테미야선 기찻길 1 Chome-7-14 Ironai, Otaru 구 테미야선 기찻길 1 Chome-7-14 Ironai, Otaru, Hokkaido 047-0031 일본 무슨 말을 더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 가만히 망연하고 있으니 그저 좋다. 걸어서 10분 남짓이면 반대편 끝자락에 닿을 수 있는 한낱 물길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별것 아닌 풍경을 유별하게 만드는 존재들이 있어서 옅은 미소가 번진다. 이를테면 소담하게 들이치는 볕, 약간의 한기를 싣고 어깨너머로 스치는 강바람, 은밀하게 물살을 가르며 유유자적하는 나룻배 같은 것들 말이다. 오타루 운하와 작별하고 야트막한 언덕을 오른다. 두 다리가 한참을 고생한 터라 별것 아닌 오르막에도 친구들의 숨소리가 거칠다. 미안하지만 조금만 더 고생하렴 친구들아. 너희는 할 수 있어. 아니 해야 한다. 돌아가기에는 너무나 멀다. 미안하지만 친구들,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수밖에 방법이 없단다. 꼬우면 5만 원 내고 택시 타든가. 뒤통수에 꽂히는 따가운 시선을 애써 외면한 채 새로운 여정의 초입에 닿았다. 얼마나 많은 이들의 관심을 사는지는 모르겠으나, 내 친구들은 얼마나 관심이 있을는지 모르겠으나 무작정 걸음했다. 한때는 그 어디보다 분주한 물류의 대동맥이었지만 이제는 동네 사람들과 함께 세월을 낚고 있는 오타루 여행 명소, 여기는 구 테미야선 기찻길이다. 미나미오타루와 테미야 역을 잇...
2024년 9월, 일본 다카마쓰 오늘은 감귤네와 함께다.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드가자 9월에 접어들었지만 땡볕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혼미한 정신을 부여잡으며 공항을 나섰더니 가장 먼저 나를 반기는 건 제주항공이 마련한 공짜 셔틀버스. 이런 개꿀이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 아래를 감귤을 닮은 전차들이 가로지른다. 인구가 50만에 달하는 시코쿠 최대의 도시지만 걸음하는 곳마다 여유가 만발했고 시선 닿는 족족 시골의 서정이 드리운다. 피-쓰 워낙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댄 탓에 밥 생각이 간절하다. 오늘은 단백질이 땡기니깐 돈까스를 먹어야 쓰겄다. 일본의 돈까스는 언제나 옳다. 잘 먹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야트막한 능선을 오른다. 고개를 잔뜩 치켜들어도 옥상 끄트머리에나 간신히 닿았던 풍경들이 슬그머니 발아래에 잠긴다. 여행의 마수걸이는 마쓰야마 성과 함께다. 케이블카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오른 정상에서 마주한 마쓰야마의 일상은 안온하고 소담하다. 마쓰야마 성의 천수각은 최초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12개밖에 없는 매우 귀한 존재다. 셔터 위에 얹은 손가락이 쉴 틈이 없다. 날이 좋을 때에는 렌즈를 어떻게 들이대도 미소가 번진다. 천수각 정상에 올라 마주하는 풍경도 더할 나위 없다. 몸풀기가 끝났으니 제대로 배를 채울 시간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인심 좋은 할머니가 계시는 봇짱이...
리쓰린 공원 1-chome-20-16 Ritsurincho, Takamatsu 06:30 ~ 19:00 기준 월마다 30분 단위 변동 있음 입장료 성인 410엔 리츠린 공원 1-chome-20-16 Ritsurincho, Takamatsu, Kagawa 760-0073 일본 흙흙 오늘의 점심은 맛있었다. 다카마쓰 여행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요, 다카마쓰의 존재 이유다. 철 지난 수사일지도 모르는 일본의 모노즈쿠리 - 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 - 정신, 적어도 다카마쓰의 우동 장인들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수식이다. 다카마쓰칫코에서 이온몰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쫄깃함의 극의를 경험하고 싶다면, 오세요. 여기는 우동 무기조입니다. 아름다운 한 끼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할 시간이다. 역으로 돌아와 병아리의 삐약거림을 닮은 전차에 몸을 싣는다. 5분 남짓 짧은 시간을 달려 가장 번화한 풍경의 변두리에 발자국을 찍는다. 마침내 본격적인 다카마쓰 여행의 첫걸음을 딛는다. 이 길의 끝에 리쓰린 공원이 기다린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유람을 시작하기 전에 잠시 안내 말씀 있겠습니다. 입장료 410엔의 리쓰린 공원입니다. 애매한 10엔이 은근히 킹받습니다. 물론 그러려니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짤짤이가 생기는 게 적잖이 빡치지만 동네의 법도가 그러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개...
[중국 칭다오 여행기] 전날의 부지런함이 과했나 보다. 으스러질 것 같은 몸뚱아리를 간신히 일으켜 세워 길을 나선다. 나도 모르게 얼굴에 그늘이 드리운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찌뿌둥한 하늘과 함께다. 칭다오 여행의 이튿날 아침이 밝았다. 열 곳 남짓을 하루 만에 둘러보는, 매우 길고 험한 여정이 될 예정이다. 그러므로 지체할 틈이 없다. 문 여는 시간에 맞춰 곧장 걸음했다. 오늘 여행의 마수걸이는 칭다오 맥주 박물관과 함께다. 시작부터 삐걱거린다. 누가 봐도 박물관의 초입처럼 생긴 녀석이 훼방을 놓은 탓이다. 입구를 찾느라 10분 남짓을 허비했다. 눈가에 흐르는 것을 슬그머니 훔치며 주섬주섬 알리페이를 꺼내 든다. 술을 끊은 지 3년이 다 되어 가므로 가장 저렴한 50위안짜리 입장권을 부탁드린다. 그것만으로도 박물관의 모든 것을 톺아보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어디선가 맥즙 끓는 냄새가 진동을 한다 싶더라니 공장과 본사, 박물관이 한 몸처럼 엮여 있다. 삶은 고구마의 구수함을 닮은, 맛있게 끓는 보리의 향을 벗하며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한다. 칭다오의 어제와 오늘, 미래를 한자리에서 엿볼 수 있다. 한국어로 된 설명이 없는 건 살짝 아쉽지만 큰 줄기를 파악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다. 사실 딱히 아쉽지도 않다. 여정의 말미에 즐기는 갓 뽑아낸 맥주 한 잔, 칭다오 맥주 박물관을 방문하는 목적의 9할, 아니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
[중국 칭다오 여행기]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일주일도 안 됐는데 또 인사드리네요. 요즘 들어 부쩍 자주 뵙는 것 같습니다.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달리고 있으므로 그 어느 때보다 즐겁게 바쁜 요즈음이다. 지난 사가 여행의 여운이 미처 가시기도 전이지만 주섬주섬 여권을 챙겨 들고 공항철도에 올랐다. 다시 만난 인천공항, 오늘의 목적지는 중국 칭다오다. 거리 가깝고 음식 맛있고 물가 저렴하고, 게다가 볼거리까지 차고 넘친다. 더불어 삼국지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무협과 낭만의 무대이기도 하다. 그런 중국을 향한 나의 열망을 가로막는 것이 딱 두 가지가 있었으니, 하나는 언어요 다른 하나는 비자다. 그런데 그중 하나가 뜬금없이 해결되었다. 정말로 뜬금없이. 중국에서 한시적으로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무비자 입국 정책을 발표하였다. 중국 뽐뿌가 올 때마다 비자를 신청해야 한다는 부담과 번거로움, 기다림의 껄끄러움 때문에 좌절하고는 했는데, 한동안은 그런 걱정 없이 자유롭게 중국을 드나들 수 있게 되었다. 모두가 영문을 몰라 어리둥절한 분위기다. 이면이 신경 쓰이지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일단 누릴 건 누리고 남은 건 나중에 생각하기로 한다. 생전 연닿을 일 없을 줄 알았던 산둥 에어의 B737에 몸을 실었다. 살짝 나이는 들어 보였지만 정성스레 관리한 흔적이 역력했고, 승무원분들은 친절하셨으며 기내식도 간단하게나마 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