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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중국 베이징 여행기] 희붐한 어스름 사이로 먼동에는 검붉은 여명이 솟아오른다. 주머니에 손을 꽂은 채로 바삐 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한참을 망연한다. 전날의 여정이 워낙에 고생스러웠던 탓에 온몸은 부서질 것 같은 와중이지만, 그런 사실조차 잊은 채 가만히 음미했다. 좋은 하루의 시작이다. 베이징 여행의 두 번째 아침이 밝았다. 출근길의 부산함을 벗하며 한 시간 남짓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썰물이 먼바다로 향하듯 일시에 사그라드는 인파에 몸을 맡겼고, 그렇게 나는 왕푸징 거리의 한갓짐과 마주했다. 자금성을 유람하기 전에 주린 배를 든든히 하려고 걸음한 것이었다. 이제 막 출근 행렬이 시작된 이른 새벽이지만, 그래도 왕푸징 거리라면 뭐라도 있을까 싶었다. 응 그런 거 없엉. 당황스러우리만치 깊은 정적 속이었다. 놀라우리만치 아무것도 없었다. 아침밥은커녕 물 한 병 건질 수 있을 성싶지 않다. 굳게 믿었기에 허탈함은 배가 된다. 오늘따라 눈가에 걸린 중력의 크기가 유난하다. 오늘도 어제 못지않게 분주한 하루가 될 예정이다. 공복은 웬만하면 피하고 싶은데, 어쩐지 그럴 수 없을 것 같아서 정신이 아득해지려는 찰나, 하늘에서 내려준 구원의 손길 같은 밥집 거리를 만났다. 가진 정보가 하나도 없으니 기준은 단순하고 명료하다. 가장 북적이는 집이 오늘의 아침을 책임지게 될 것이다. '노동문백년별육'이라는 이름을 가진 집이다. 콘지 한 ...
제주 투어 패스로 즐겨보자 따뜻한 남쪽 나라, 제주도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궁금한 분들이 많으실 테니 거두절미하고 시작하겠습니다. 직접 경험하고 전하는 제주 투어 패스 후기, 드가자 꽤 우연한 만남이었다. 워낙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제주도다. 자연 경관 하나는 웬만큼 즐겼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제는 인위적인 명소도 섭렵할 때가 되었다는 판단이 들었던 바, 분명 할인 패스 같은 것이 존재할 것이라 짐작했던 것이다. 그리고 나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제주도 투어 패스'라고 네이버에 검색하니 상당히 많은 업체에서 비슷한 종류의 할인 이용권을 취급하고 있었다. 길게 고민하고 싶지 않았으므로 가장 후기가 많고 판매량이 많은 녀석으로 골라잡았다. 제주투어패스 자유이용권 : WEPICK 제주투어패스 smartstore.naver.com 상당히 많은 시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어떻게 협약을 맺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방문했을 때 아메리카노 한 잔을 공짜로 주는 카페도 스무 곳이 넘는다. 그런 혜택이 제주도 전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다. 이 녀석을 잘 써먹는 여행만을 목표로 해도 이틀 남짓은 차고 넘치게 즐기 수 있다. 이용 가능한 시설은 주기적으로 바뀐다고 한다. 그러므로 구매하기 전에 이용 가능한 시설 내역을 잘 살펴보시길 바란다. 나는 이용 간격이 한 시간인 48시간 투어 패스를 구매하였다. 가격은 2025년 2월 기준으로 단돈 20,...
[2025년 중국 베이징 여행기] 푸근한 겨울 한기를 느긋하게 가르는 산동 항공의 날개, 이 길의 끝에는 베이징이 기다린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연태 고량주의 도시, 옌타이 인사드립니다. 한방에 깔끔하게 닿으면 좋으련만 그러지 못했다. 연태에서 환승하는 일정을 택한 탓이다. 불가피한 결정이었다. 군더더기 없이 이틀을 꽉 채우려니 이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지난 상해 여행을 교훈 삼아 나름 대비에 만전을 기했다. 내가 가진 것 중에 가장 두꺼운 패딩을 꺼내들었지만 혹시 모자랄까 봐 세 겹을 더 둘렀고, 혹시 몰라 바지 아래에도 한 겹을 더 싸맸다. 핫팩도 두 개나 준비했다. 오늘은 분명 다를 것이다. 이만하면 얼어 죽을 일은 없을 테다. 세상만사 쉬운 게 없다. 입국 수속을 마치고 환승동으로 향하려는데 두 명의 직원이 앞길을 막아선다. 언제나처럼 장광설이 이어졌지만, 몇 번의 중국 여행으로 단련된 나는 가벼운 미소와 함께 준비해 온 한 마디를 꺼낸다. '워 쓰 한궈런' 영어를 엄청나게 잘하는 분이었다. 덕분에 어렵지 않게 내가 처한 현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밤이 늦어서 환승동을 닫는다고 했다. 일단 여객 터미널로 갔다가 아침에 출국 수속을 마치고 다시 들어오란다. 버스 정류장으로 향하는 길목의, 공항을 통틀어서 가장 한기가 그윽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대안이 없었다. 의자에 팔걸이가 없어서 눕는 것이 허락된 유...
[2025년 마수걸이 제주 여행기] 도떼기시장보다 부산했던 간밤을 무사히 견디고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였다. 탈출을 향한 의지를 결연하게 다지며 신발 끈을 동여맨다. 오늘도 섬을 벗어나지 못하면 남은 선택지는 기약 없는 제주도민의 삶뿐이다. 길섶의 들꽃 무리와 눈인사를 나눈다. 나의 무운을 빌어다오. 오늘은 부디 섬을 떠날 수 있도록. 예정대로라면 진즉 항구를 벗어나 제주의 물살을 가르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출항 지연 소식이 연달아 날아든 덕분에 아침 9시를 훌쩍 넘긴 시간임에도 시내 한복판을 느긋하게 거닐고 있다. 나는 오늘 완도로 향하는 여객선에 오를 것이다. 조급할 이유가 하나도 없다. 제아무리 재촉한들 배가 뜨고 말고는 하늘의 뜻이니 말이다. 그러므로 숙제 따위는 잠시 잊고 주린 배나 채워볼까 한다. 사장님 여기 대파랑 기본 꽈배기 하나씩 주시고 도나쓰도 하나 주십쇼. 동네에서 제일 잘나가는 꽈배기 집이다. 이 집의 인기를 짐작하는 건 전혀 어렵지 않다. 새벽 댓바람을 깨우는, 무수히 많은 손길의 분주함만 보아도 충분하다. 꽈배기, 저도 참 좋아하는데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대파의 향긋함이 적절하게 깃든 손바닥 반만 한 크기의 꽈배기 하나가 단돈 천 원.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으나 크기를 감안하면 딱히 저렴하지도 않은 느낌적인 느낌. 그렇지만 한 입 무는 순간 온화하게 번지는 미소와 불현듯 스치는 생각 하나, 그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