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키워드 1,421
2019.11.22참여 콘텐츠 1
11:14
한국인 관광객이 사라졌다는 대마도, 과연 정말일까?
재생수 148만+2019.08.11
2024.12.26참여 콘텐츠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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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명소 추천, 예술과 낭만의 섬 나오시마

나오시마 가가와현 Kagawa District, 나오시마조 나오시마 섬 일본 〒761-3110 가가와현 Kagawa District, 나오시마조 나오시마 섬 세토내해의 고즈넉함을 벗한, 하지만 미쯔비시 산하의 구리 제련소가 내뿜는 유독 물질과 폐기물로 신음하던 인구 3천의 조그마한 섬이 있었다. 밤낮 없는 매연이 드리운 매캐한 회빛 장막과 투박하고도 스산한 기계 소음 잘 날이 없던, 그런 섬이었다. 섬의 미래는 어두웠다. 완만한 내리막에 발을 걸친 제련소의 앞날과 운명을 같이할 것만 같았다. 무난하게 종말을 향해가던 와중에 한 줄기 서광이 비친 것은, 출판회사 '베네사 그룹'과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섬의 회복을 목표로 의기투합을 결의한 이후의 일이었다. 섬의 곳곳에 안도 다다오의 손길이 미치기 시작했다. 마치 장날 같은 부산함에 호기심을 느낀 예술가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이역만리 타향에서 작품으로 찬조한 모네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이들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 해에 수십만이 찾는 예술과 낭만의 섬은 그렇게 탄생했다. 다카마쓰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 그저 유람하는 것만으로도 기꺼운 마음이 가득 깃드는 여기는 나오시마다.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100엔 버스에 몸을 싣는다.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밤낮없이 일하는, 든든하고 일 잘하는 여행자의 벗이다. 대부분 여정의 종착인 지...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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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명소 추천, 나오시마 가는 법 (위치, 시간표, 요금)

나오시마를 갑시다 예술을 벗한 다카마쓰의 가장 빛나는 진주, 안도 다다오와 쿠사마 야요이를 사랑하는 당신을, 푸른 바다와 안온한 여유를 사랑하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요-코소 나오시마! 마음이 급하실 테니 거두절미하고 시작합니다. 짧고 굵게 훑어보는 다카마쓰 여행 가이드, 배 타고 나오시마 갑시다. 나오시마 가는 배는 다카마쓰 항 1번 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다카마쓰칫코 역에서 도보로 5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고 JR 다카마쓰 역에서도 비슷한 만큼이 걸린다. 1번 터미널은 바다를 마주 보고 가장 왼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터미널마다 큼지막하게 숫자가 새겨져 있으므로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테다. 사람과 차를 함께 싣고 다니는, 꽤 거대한 연락선이 당신의 여정을 책임질 테다. 수백 명을 넉넉하게 실을 수 있기 때문에 혹 표가 없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 출발 시간만 잘 맞춰서 항구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자.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오시마를 사랑하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쇼도시마 가는 표를 살 수 있는 창구와 나란히 붙어 있다. 우리는 파란색 띠를 두른 간판만 찾아가면 된다. 편도 520엔, 왕복 990엔이니 비싼 편은 아니다. 편도 1,220엔의 쾌속선도 있으나 평일에는 운항 편수가 많지 않다. 게다가 시간 차이도 얼마 안 나므로 없다고 생각하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할 테다. 하루 다섯 편이 다카마쓰에서 나오시마로 향한다....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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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술집 추천, 가와라마치 긴타코 후기 (추천메뉴, 가격, 주문법)

가와라마치 긴타코(긴다코) 13番地6 Minamishinmachi, Takamatsu 11:30 ~ 자정, 주말에는 11:00부터 13-6 Minamishinmachi 13-6 Minamishinmachi, Takamatsu, Kagawa 760-0051 일본 아늑하게 솟은 콘크리트 군락은 쌀알처럼 가느다란 빛무리를 흩으며 어스름 너머로 잠길 준비를 마쳤다. 다카마쓰 여행의 첫 번째 밤이 밝았다. 심볼 타워와 작별하고 전차에 몸을 실었다. 5분 남짓을 달려 도시의 가장 번화한 풍경이 있는 가와라마치에 닿았다. 느긋하게 달아오른 거리의 여유를 벗하며 이곳저곳을 흥청거린다. 아닌 밤중에 밥집 찾아 삼만 리. 혼자라면 거들떠도 안 봤을 테다. 술을 끊은 지 3년이 다 되어 가는 나에게 술집은 국어 사전에나 존재하는 단어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오늘은 사정이 다르다. 친구와 함께하는 여정에 술 한 잔이 없다는 건 앙꼬 없는 찐빵이요, 와사비 없는 초밥이다. 그리하여 걸음했다. 몇 군데 후보를 두고 친구와의 오랜 격론 끝에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가와라마치에서 멀지 않은 미나미신마치 한복판에 자리한 유메-나 하이볼 주점, 나와 친구의 다카마쓰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다카마쓰 긴타코가 눈앞에 있다. 정식 명칭은 '츠키지 긴다코'다. 하지만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제멋대로 '긴타코'로 바꾸는 탓에 눈물을 머금고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

2024.11.21
29
일본 다카마쓰 여행 명소 추천, 가을 문턱의 리쓰린 공원 후기

리쓰린 공원 1-chome-20-16 Ritsurincho, Takamatsu 06:30 ~ 19:00 기준 월마다 30분 단위 변동 있음 입장료 성인 410엔 리츠린 공원 1-chome-20-16 Ritsurincho, Takamatsu, Kagawa 760-0073 일본 흙흙 오늘의 점심은 맛있었다. 다카마쓰 여행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요, 다카마쓰의 존재 이유다. 철 지난 수사일지도 모르는 일본의 모노즈쿠리 - 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 - 정신, 적어도 다카마쓰의 우동 장인들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수식이다. 다카마쓰칫코에서 이온몰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쫄깃함의 극의를 경험하고 싶다면, 오세요. 여기는 우동 무기조입니다. 아름다운 한 끼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할 시간이다. 역으로 돌아와 병아리의 삐약거림을 닮은 전차에 몸을 싣는다. 5분 남짓 짧은 시간을 달려 가장 번화한 풍경의 변두리에 발자국을 찍는다. 마침내 본격적인 다카마쓰 여행의 첫걸음을 딛는다. 이 길의 끝에 리쓰린 공원이 기다린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유람을 시작하기 전에 잠시 안내 말씀 있겠습니다. 입장료 410엔의 리쓰린 공원입니다. 애매한 10엔이 은근히 킹받습니다. 물론 그러려니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짤짤이가 생기는 게 적잖이 빡치지만 동네의 법도가 그러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개...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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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맛집 추천 '무기조' 후기, 미친 쫄깃함의 자루 우동 맛집

우동 무기조 1-chome-482-5 Fukuokacho, Takamatsu 11:00 ~ 14:00 무기조 1-chome-482-5 Fukuokacho, Takamatsu, Kagawa 760-0066 일본 우동의 고장 다카마쓰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활주로 한 편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사누키'부터가 심상찮다. 얼마나 많은 우동 집을 벗하며 살고 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를 테다. 진정 우동에 미친 동네, 여기는 카가와 현의 다카마쓰다. 익숙한 맛도 좋지만 새로운 자극 또한 가벼이 여길 수 없다. 두 번째 다카마쓰 여행의 마수걸이 끼니는 세토오하시 거리의 한복판, 비릿한 항구의 유유자적함을 벗한 다카마쓰 맛집, 무기조와 함께다. 변변하게 간판조차 없는 무심하고 허름한 초입이 걸음을 멎게 한다. 지도를 보면서 걷고 있었음에도 여기가 맞나 의심스러워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범상찮은 구석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영업시간조차 엄청나게 짧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오후 2시에 불이 꺼지니, 불과 3시간 남짓이다. 그나마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재료가 떨어졌는데 장사를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현지인들의 맛집 지도인 타베로그에 등재된 다카마쓰 우동 맛집은 대략 300개 남짓이다. 그중 평점이 높기로 여섯 번째다. 카가와 현 전역으로 전장을 넓혀도 무기조의 창 끝은 여전히 날카롭다. 모두 합쳐 700곳 중 열여덟 번째...

2024.11.06
6일 전참여 콘텐츠 19
30
중국 청도 가볼만한곳, 칭다오 여행 명소, 소어산 공원 전망대 탐방기

소어산 공원(小鱼山公园) 복사 가능한 장소 명은 댓글 참조 식민지 시절의 잔재인 독일 감옥 박물관을 구경했다. 우리네 아픈 역사가 겹쳐 보여서 유람하는 내내 마음이 복잡했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간신히 옮기며 무거운 작별 인사를 건넨다. 기체후 일향만강하시옵고, 저는 이만 물러갑니다. 길섶에는 가을 서정이 한아름 드리웠다. 머지않아 떠나갈 찰나를 행여나 놓칠세라, 갈 길 바쁜 와중에도 눈동자는 쉴 틈이 없다. 건강한 집밥을 파는 집인가 보다. 전혀 어색하지 않은 단어의 조합, 상당히 놀랍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감탄하게 만든 건 굴림체를 택하지 않은 사장님의 미적 감각이다. 처음이 아닐까 싶다. 해외를 여행하면서 굴림체 아닌 한글을 만난 게 말이다. 에스코어드림을 닮은 듯도 보이는데 아마도 돋움체일 테다. 이건 아마도 우리의 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 노력한 흔적이다. 분명 밥도 맛있을 테다. 야트막한 언덕을 따라 부지런히 걸음을 딛는다. 고지가 머지않았다. 빼꼼 만나서 반갑습니다. 먼 길 오느라 고생 많으셨네요. 하지만 아직 한 발 남았습니다. 조금 더 노력하시죠. 소어산경구, 전방보행 200미. 그러하다. 소어산 공원을 만나기 200미터 전이다. 환영합니다. 소어산 공원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입장료를 받을 것처럼 기세가 등등해서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그런 건 없다. 상시 개방하는 공원이 아니므로 출입을 통제하기 위한 시...

6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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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픈 역사의 흔적, 중국 청도(칭다오) 여행 추천 독일 감옥 박물관 탐방기

독일감옥박물관(青岛德国监狱旧址博物馆) 09:00 ~ 17:00, 5위안 복사 가능한 장소 명은 댓글 참조 칭다오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제가 바로 칭다오입니다. 도시의 상징을 마주한다. 맑은 하늘 아래였으면 더할 나위 없었을 테지만 오히려 좋아, 다시 한번 걸음해야 하는 핑계가 생겼으니 여운을 남겨 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잔교 구경을 마치고 다시금 길 위에 섰다. 해안가를 따라 이어진 산책로를 10분 남짓 걸었다. 그리고 마주한 것은 붉은 벽돌로 얽은 조그마한 교회가 있는 풍경,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려는 참이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독일 감옥 박물관 인사드립니다. 독일의 조계지, 사실상 식민지로 존재한 적이 있는 칭다오다. 그 역사가 길지는 않다. 1897년부터 1922년까지였으니 25년 남짓이다. 하지만 남긴 영향은 적지 않다. 산둥반도의 조그마한 어촌에 불과했던 도시가 오늘날에 이르는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하였으며, 동양과 서양의 문명이 조화를 이룬 칭다오만의 독특한 서정을 형성하는 데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덕분에 도시 곳곳에서 독일이 남기고 간 흔적을 마주할 수 있다. 지금부터 탐방하려는 독일 감옥 박물관 역시 그중 하나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까. 지금 만나러 갑니다. 잠시 안내 말씀 있겠습니다. 아침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5시에 문을 닫는다. 마지막 입장 시간은 오후 4시 30분. 그리고 11시 30분부...

2024.12.28
11:22
칭다오 여행 둘째날 아침, 칭다오 맥주 박물관에서 맥주를 마십시다
재생수 1102024.12.24
14:39
생애 첫 중국 여행, 그 행선지는 칭다오
재생수 1,8502024.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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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맥주 속 도시의 상징, '잔교' 탐방기, 중국 청도 가볼만한곳, 칭다오 여행 명소 추천

잔교(青岛栈桥) 복사 가능한 장소 명은 댓글 참조 깎아지를 듯 장엄한 고딕의 향기, 가슴이 절로 웅장해진다. 여러모로 반전의 묘가 많은 칭다오다. 의외로 체급이 수수하다. 광역권 인구가 천 만에 달하긴 하지만 대륙 내에 이 정도 되는 도시는 길 가다 발에 채이는 돌부리만큼 흔하다. 중국 본토의 동쪽 끄트머리를 대표하는, 산둥성의 지급시임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역사는 길지 않다. 유럽의 어느 고도를 거니는 듯한 착각에 들게 만드는 도시의 면면은 소소한 덤이다. 맥주나 한 모금 홀짝거려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걸음한 칭다오, 알면 알수록 눈이 가고 정이 든다. 이 도시, 생각보다 사랑할 구석이 많다. 떠나감은 곧 새로운 시작, 그 경계를 부유하는 풍경을 벗하며 느긋하게 걸음을 딛는다. 이 길의 끝에는 칭다오를 상징하는 존재, 잔교가 기다린다. 칭다오 전역을 통틀어 가장 거대한 천주교당에서 20분 남짓을 걸었다. 여정 내내 함께했던 호젓함이 어느새 곁을 떠났고, 문득 고개를 들어 주변을 마주 보니 소담하게 부서지는 파도 무리의 비릿한 내음이 나를 반긴다. 누가 봐도 지하철역으로 향하는 초입처럼 생겼지만 뜻밖에도 부두로 통하는 길이다. 그렇게나 부산한 와중에도 정적에 잠기었다. 뱃삯이 비싸서 그런가..? 더 이상 디딜 데가 없는 순간을 잠시 망연한다. 가지런하게 얽은 방파제와 그 너머에 동양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도시의 서정. 여기가 정...

2024.12.24
2023.08.29참여 콘텐츠 24
41
여기가 바로 지상 낙원, 탄자니아 잔지바르 여행 총정리 (가는 법, 추천 여행지, 그 외의 다양한 팁)

잔지바르를 원하는 당신을 위한 종합 가이드 그야말로 현세에 강림한 지상 낙원, 지구상에 단 한 곳의 여행지만 남겨두고 싶다면 주저 없이 선택할 인도양의 보석. 고작 일주일 남짓의 시간밖에 함께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다 넘어 이역만리에서 경험한 모든 시간 중에서 가장 찬연하고 인상적이었다. 온갖 미사여구를 잔뜩 갖다 붙여도 충분치 않을 것 같다. 나에게 잔지바르는 입에 침이 마르다 못해 혓바닥이 쩍쩍 갈라질 때까지 칭찬을 해도 모자란, 그 정도로 완벽한 낙원이다. 그런 잔지바르를 나만 즐길 수는 없다. 부지런히 사진을 모으고 지난 기억을 주워 담았다. 모두가 함께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끄적이는 가이드, 잔지바르에 대해서 당신이 원하는 무엇이든 알려드리겠습니다. 목차 가는 법 유명 여행지 즐길 거리 - 능귀 해변 즐길 거리 - 음넴바섬 스노클링 즐길 거리 - 향신료 투어 즐길 거리 - 스톤타운 골목 투어 즐길 거리 - 스톤타운 감옥섬 거북이 투어 먹을거리 - 능귀 사소한 팁 가는 법 머나먼 동네 아프리카의 중남부에 자리하고 있는 탄자니아다. 당연히 긴 시간을 날아가야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가는 길이 고되지는 않다. 오늘도 열일하는 에티오피아 항공에게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환승 한 번이면 닿을 수 있는 잔지바르다. 환승을 위해 들르게 되는 아디스아바바 공항이 살짝 아수라장이긴 하지만 탄자니아 국내선에 비하면 레드 카펫...

2023.08.29
38
탄자니아] 38. 잔지바르 감옥섬(프리즌 아일랜드)에서 거대 대왕 거북이 구경하기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허허벌판처럼 휑한 해변에서 조그마한 통통배에 오르고 닻을 올렸다. 요란한 엔진 소음을 친구 삼아 10분 남짓을 달리고 또 달렸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바다는 평화롭지만 열 명이나 실을 수 있으려나 싶은 가냘픈 나룻배가 감당하기에는 살포시 버거운 감이 있다. 이따금 절벽으로 꺼지듯 곤두박질치는 순간이 찾아온다. 심장이 살포시 내려앉는 듯한, 바이킹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입꼬리가 자꾸만 일그러진다. 그나마 예고라도 하고 찾아오면 마음에 준비라도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것도 없으니 적잖이 곤혹스럽다.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녀석이니 긴장의 끈을 놓을 새가 없다. 그저 즐거운 뱃놀이가 될 줄 알았건만 이건 마치 매를 맞는 듯한 기분이다. 적어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조금 살 만하다 싶더니 목적지에 닿은 조각배가 닻을 내린다. 이제 겨우 불안한 요동에 익숙해졌는데 뭍에 닿은 것이다. 그간의 노력은 바다에 씻겨 내려가는 한 줌의 모래처럼 부질없는 것이 되었다. 언제 적응한 적이 있긴 하냐는 듯이, 분명 돌아가는 배 위에서도 사시나무 떨 듯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건 돌아가는 배 위의 내가 감당할 일이고 지금의 나는 눈앞에 놓인 것에 집중하기로 한다. 인생이란 게 원래 그런 것 아니겠는가. 무사히 땅에 발을 딛고 몸뚱아리...

2023.08.25
33
탄자니아] 37. 잔지바르 스톤타운 골목 탐험, 밥도 묵고 배도 탔다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대망의 마지막 날 아침..은 아니고 전날 아침이다. 아직 하루가 남았으니 너무 슬퍼할 일은 아니지만 흐르는 눈물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그저 설레는 마음 안고 아디스아바바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게 엊그제 같은데 이 여정도 내일이면 끝이다. 꿈보다도 달달했던 2주가 어느 틈에 등 뒤에서 작별 인사를 건네고 있다. 입에 넣은 솜사탕처럼, 그렇게 아스라이 사라져 간다. 비행기 시간이 꽤나 이르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날이나 다름없다. 이번 여정의 시작과 함께 근무하는 중학교가 방학에 접어든 우리의 호스트는 이 여정이 끝나도 한동안 계속 즐거울 테다. 하지만 한국에서 날아온 큰 형과 나는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여느 때처럼 파란 하늘과 함께 발걸음도 경쾌하게 하루를 시작하지만, 물에 젖은 신문지처럼 몸뚱아리가 자꾸만 처지는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여행 내도록 틈날 때마다 기념할 만한 것들을 사 모았다. 하지만 쟁이고 또 쟁여도 모자란 것이 선물이다. 아마 내일은 집에 가기 바쁠 것이므로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오늘, 아마도 지금이 유일하다. 숙소를 나서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근방에서 가장 번듯한 선물 가게에 들르는 것이었다. 탄자니아 전역을 통틀어 손에 꼽게 번화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답게 엄청나게 많은 ...

2023.08.18
36
탄자니아] 36.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평화로운 오후, 황제의 목욕탕과 지나치게 재밌는 커피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영영 곁에 머무를 것만 같았던 탄자니아에서의 일상도 어느새 막바지를 향해 간다. 오늘과 내일, 딱 이틀이 남았다. 그러고 나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다르에스살람으로 돌아가는 쾌속선과, 에티오피아를 향해, 그리고 인천을 향해 박차 오르는 비차의 육중한 추력에 몸을 맡기는 일뿐이다. 대추야자로 만들었다더니 과연, 정신없이 달큰한 간식을 입에 물고 있으면서도 결국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이별의 순간이 이따금 머릿속을 스친다. 그럴 때마다 눈꼬리는 성난 바다 위 파도처럼 사정없이 요동친다. 원 없이 즐긴 덕분에 섭섭하지만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아무 기대 없이 품에 안은 꿀단지가 생각보다 너무 달다. 그야말로 꿈보다 조금 더 행복한 순간의 연속이었는데 떠나보내야 한다니, 그저 섭섭하고 또 섭섭하다. 물론 눈앞에 놓인 것들이 여전히 즐거운 것 일색이라서 지금도 구름 속을 걷는 듯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으니 웃음도 쉴 새 없이 쏟아진다. 하지만 가슴팍 한 켠이 자꾸만 근질거린다. 조만간 떠나는구나. 이렇게 가면 언제나 다시 오려나. 사는 동안 또 만날 수 있겠지. 정말이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하릴없이 흐르는 시간을 붙잡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저 망연할 ...

2023.08.17
35
탄자니아] 35. 비오는 날의 본격적인 잔지바르 스톤타운 탐방, 맛집도 가고 시장도 가고 다 했다.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현 시간부로 전 병력 조식 집합하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아침 해가 오늘도 힘차게 떠올랐다. 나와 큰형은 눈이 떠지기 무섭게 식당이 있는 로비로 걸음을 옮긴다. 잠에서 완전히 깨지 못해 무의식이 잔뜩 지배하는 와중이지만 아침밥을 향한 본능과 열망은 막지 못했다. 전날 밤 야시장에서 워낙에 푸짐하게 먹고 마시고 즐긴 탓에 살짝 속이 부대끼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우리에게 시간은 금보다 소중하다. 딱 한 명, 이 동네에 살고 있는 탓에 아쉬울 것 없는 우리의 호스트는 예외인 듯하지만 말이다. 그는 아침 댓바람부터 화장실에 쳐박혀 나올 생각을 않고 있다. 인당 3만 원도 하지 않는 상당히 저렴한 숙소였음에도 불구하고 누릴 수 있는 것이 상당했다. 지은 지 500년이 다 되어가는 귀족의 공간을 10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내 것처럼 즐길 수 있다는 사실부터가 굉장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광해군 대에 지어진 건물이 지금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는 것이니, 그 유구한 역사와 전통은 제대로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게다가 꽤나 차린 것 많은 밥상까지 아침마다 받을 수 있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여기만 이런가 싶었다. 경험 많고 아는 것 많은 우리의 호스트 덕분에 생각지도 않았던 호사를 누리게 ...

2023.08.13
2024.12.31참여 콘텐츠 14
25
일본 여행 사가 근교 다케오 여행 추천, 별마당 도서관의 모태가 된 다케오 도서관

다케오 도서관 5304-1 Takeocho Oaza Takeo, Takeo, Saga 09:00 ~ 21:00 타케오시 도서관 5304-1 Takeocho Oaza Takeo, Takeo, Saga 843-0022 일본 묵은 세월의 흔적을 좇으며 한참을 망연했다. 압도된 채로 가만히 얼어붙었고, 기원하기 전부터 3천 년을 이어온 생의 징후에 나는 할 말을 잃은 채로 고개만 굽을 뿐이었다. 다케오 신사 구경을 마치고 다시금 길 위에 섰다. 십 리 밖에서도 눈에 띌 것 같은, 짙은 분홍의 유메타운 간판 아래에는 계절의 이른 떠나감과 한여름의 짙은 초록이 묘한 공존을 이어간다. 다음 여정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자전거에 오르기 위해 구글 지도를 뒤적거리다가, 무심코 핸들에 얹은 손을 가만히 내려놓는다. 3천 년 역사의 다케오 녹나무를 마주한 여흥이 가시기도 전이었다. 가깝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가까운 줄은 몰랐네요. 제가 미처 몰라봤습니다. 예 맞습니다. 제가 바로 그 도서관입니다. 다케오 도서관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문을 연다. 휴관일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 걸음해도 다케오 도서관은 당신을 따뜻하게 맞아줄 테다. 안내도의 한 편을 점유하고 있는 초록 세이렌에게 나도 모르게 시선이 향한다. 분명 도서관이라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고개가 갸우뚱한 것은,...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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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사가 근교 다케오 여행 추천, 3천 년 묵은 다케오 녹나무가 있는 다케오 신사

다케오 신사 5327 Takeocho Oaza Takeo, Takeo, Saga 09:00 ~ 17:00, 입장료 무료 다케오신사 5327 Takeocho Oaza Takeo, Takeo, Saga 843-0022 일본 바람에 실린 차가운 기운은, 아마도 가을 지나 겨울이 머지않았음을 나직이 암시한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내리쬐는 볕은 여전히 따사롭고, 거리의 온기가 떠나기에도 아직은 이른 11월의 어느 날이다. 기차역에서 2km 남짓 떨어져 있으니, 걷기에는 살짝 애매할 수도 있는 만큼이다. 하지만 나는 자전거에 몸을 실었다. 게다가 전기의 힘과 함께하는 중이다. 살짝만 페달을 굴려도 출발선을 달리는 경주마처럼 튀어나가니, 걸어서 20분이 걸린다는 사실은 그저 사족에 불과하다. 삽시간에 닿았다. 나직하게 솟은 산세의 고즈넉을 벗하며 안온한 가을 서정이 한아름 드리웠다. 마주한 풍경 속 어드메에, 어느 가을날 다케오 여행의 마수걸이를 장식할 존재가 기다린다. 일단 자전거부터 대고 가겠습니다. 일본은 모든 탈것에 대한 주차 규정이 매우 엄격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벌금 딱지가 금세 날아든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자리에 주차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 별 탈 없는 여행을 위한 기본 소양이다. 주차장을 벗어나 옅어진 기색이 완연한 녹음을 마주한다. 맹렬하게 발산하는 초록도 매력 있지만 조금은 힘겨운 기색을 비추는 듯도 한...

202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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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근교 다케오 여행, 전기자전거 렌탈 가이드 및 후기 (대여 장소, 요금, 팁)

자전거로 다케오를 여행해 보자 산세 좋고 물 맑고 공기 좋은 사가 근교 여행의 백미, 다케오를 자전거로 여행해 봅시다. 마음이 급하실 테니 거두절미하고 시작합니다. 지금 바로 빌리러 가 봅시다. 대여 장소 플랫폼을 벗어나 다케오 온센 역으로 진입하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것은 화장실 가는 길목에 놓인 한 대의 자전거다. 이 녀석만 찾으면 당신도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당신의 다케오 여행을 쉽고 편하게 만들어 줄 천군만마가 눈앞에 있다. 세 종류의 자전거 중 하나를 빌릴 수 있다. 두 종류의 전기 자전거와 한 종류의 보통 자전거. 자전거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바구니가 있는 전기 자전거를, 자전거에 능숙하고 짐이 많지 않은 분들은 바구니가 없는 전기 자전거를 추천한다. 보통 자전거는 웬만하면 추천하지 않는다. 고생하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구태여 일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는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여행자를 위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직 자전거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위장술이 매우 뛰어나다. 하여 자칫하면 헤매기 십상이다. 자전거가 놓인 바로 옆, 기념품 가게 안쪽의 계산대처럼 생긴 창구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임을 알리는 표식이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 천정 아래 나풀거리는 천쪼가리...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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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근교 여행, 사가에서 다케오 기차 여행 가이드(일정, 시간표, 타는 법, 주의사항)

기차 타고 다케오를 가 봅시다 인구 5만에 불과한, 사가에서 기차로 3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한적한 시골 동네. 하지만 한 해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큐슈 북부의 숨은 보석, 여기는 다케오다. 서두는 여기까지입니다. 마음 급한 당신을 위해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기차 타고 사가에서 다케오를 가 봅시다. 기차를 타야 하므로 여정은 당연히 사가 역부터 시작한다. 드가자 가장 먼저 할 것은 역시나 표를 뽑는 일. 가장 왼쪽에 있는 두 개의 발권기에서 원하는 표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정거장으로는 8개밖에 안 되는, 사실상 한 몸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사가에서 가까운 다케오다. 하지만 가는 길이 은근히 번거롭다. 나가사키 선과 사세보 선이 만나는 고호쿠 역에서 환승이 필요한 탓이다. 물론 한 번에 가는 방법도 존재한다. 그 편이 훨씬 편하고 배차 간격도 촘촘하다. 하지만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환승하면 570엔, 직통열차는 1,800엔 남짓, 걸리는 시간도 20분 남짓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대체로 환승을 하는 게 좋다. 시간표 확인법 JR-KYUSHU Train Reservation 중요 신용 카드의 본인 인증 서비스 ( 3D-Secure 2.0)의 도입에 대해 (신용 카드 등록 정보 확인의 부탁) 도카이도, 산요, 큐슈신칸센에 대형 수하물을 반입하시...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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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여행 쇼핑 추천, 사가 유메타운 탐방기 (Loft, 무인양품, 유니클로)

사가 유메타운 5 Chome-14-1 Hyogokita, Saga 09:30 ~ 21:30 유메타운 사가 5 Chome-14-1 Hyogokita, Saga, 849-0919 일본 흙흙 오늘의 저녁은 맛있었다. 스시로의 초밥은 언제나 옳다. 여태 후쿠오카 텐진점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물론 드문드문 어처구니없는 폭탄이 등장해 나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는 한다. 하지만 돌고 돌아 스시로다. 그런 걸 보면 일본 회전 초밥의 나와바리에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늘도 잘 먹고 갑니다. 또 만납시다. 기분 좋게 부른 배를 두들기며 느긋하게 유람한다. 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미리 점 찍어 둔 목표를 향해 걸음을 딛는다.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광활한 공터 위에 그만큼 거대한 건물 한 채가 우뚝 솟았다. 사가 여행의 첫 번째 밤을 장식할 쇼핑 명소, 여기는 유메타운 사가 점이다. 이 정도로 어딜 가나 한결같은 쇼핑몰이 있을까 싶다. 대체로 도시의 외곽에 자리하는 덕분에 주차장이 엄청나게 넓다. 매장 초입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웅장함은 덤이다. 다카마쓰에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다. 그리고 그 감상은 시골 동네일수록 유난하다. 사가의 인구는 20만 남짓에 불과하다. 그런 소도시에 들어서기에는 지나치게 본격적인 느낌인데,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싶어 살짝 고개가 갸우뚱한다. 물론 중요하진 않다. ...

2024.12.14
2022.10.02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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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나가노 랜선 여행] 4. '너의 이름은'의 배경이 된 호수, 스와호를 가보자

[2017년 연말에 떠난 나가노 여행] 나가노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아침이자 여행의 셋째 날이 밝았다. 오늘을 맞이하는 감회는 조금 남다르다. 여행지로 크게 각광받는 동네가 아니라서 그런지 나가노의 숙소는 대체로 저렴하고 넓고 깨끗하다. 여기밖에 안 가봤지만 일단 치선 그랜드 나가노는 그랬다. 구글 지도를 찾아보니 다행히 이 시국의 포화 속에서도 굳건히 버티고 있다. 평점은 여전히 좋고 가격도 여전히 저렴하다. 나가노역에서 도보로 1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으니 접근성도 아주 좋다. 혹시나 나가노로 출장이나 여행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이 숙소는 별 네 개 반 드립니다. 언제 나타날지 모르는 다섯 개짜리 숙소를 위해 반 개 비웠습니다만 다섯 개 줘도 무방한 숙소입니다. 드디어 간다. 마침내 그날이 왔다. 영화관에서 딱 세 번 봤다. 2006년 왕의 남자 이후 영화관에서 두 번 이상 본 영화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 녀석이 딱 10년 만에 기록을 경신했다. 너의 이름은 오늘은 그 영화 속 배경이 된 호수를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하는 날이다. 비장한 마음으로 기차에 올랐다. 한 방에 갈 수 있으면 좋으련만 번거롭게 환승을 해야 한다. 지도에서는 별로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닌데 말이다. 우리를 실어 나르던 기차는 '마쓰모토'라는 영 생소한 동네에 멈춰 섰다. 순간 욱하는 마음에 신경질이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이미 내린 몸이다. 마침 배도 ...

2022.03.07
2024.12.26참여 콘텐츠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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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명소 추천, 예술과 낭만의 섬 나오시마

나오시마 가가와현 Kagawa District, 나오시마조 나오시마 섬 일본 〒761-3110 가가와현 Kagawa District, 나오시마조 나오시마 섬 세토내해의 고즈넉함을 벗한, 하지만 미쯔비시 산하의 구리 제련소가 내뿜는 유독 물질과 폐기물로 신음하던 인구 3천의 조그마한 섬이 있었다. 밤낮 없는 매연이 드리운 매캐한 회빛 장막과 투박하고도 스산한 기계 소음 잘 날이 없던, 그런 섬이었다. 섬의 미래는 어두웠다. 완만한 내리막에 발을 걸친 제련소의 앞날과 운명을 같이할 것만 같았다. 무난하게 종말을 향해가던 와중에 한 줄기 서광이 비친 것은, 출판회사 '베네사 그룹'과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섬의 회복을 목표로 의기투합을 결의한 이후의 일이었다. 섬의 곳곳에 안도 다다오의 손길이 미치기 시작했다. 마치 장날 같은 부산함에 호기심을 느낀 예술가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쿠사마 야요이, 이우환, 이역만리 타향에서 작품으로 찬조한 모네까지.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이들의 손길이 끊이지 않았다. 한 해에 수십만이 찾는 예술과 낭만의 섬은 그렇게 탄생했다. 다카마쓰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명소, 그저 유람하는 것만으로도 기꺼운 마음이 가득 깃드는 여기는 나오시마다. 여정을 시작하기 위해 100엔 버스에 몸을 싣는다.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밤낮없이 일하는, 든든하고 일 잘하는 여행자의 벗이다. 대부분 여정의 종착인 지...

2024.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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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명소 추천, 나오시마 가는 법 (위치, 시간표, 요금)

나오시마를 갑시다 예술을 벗한 다카마쓰의 가장 빛나는 진주, 안도 다다오와 쿠사마 야요이를 사랑하는 당신을, 푸른 바다와 안온한 여유를 사랑하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요-코소 나오시마! 마음이 급하실 테니 거두절미하고 시작합니다. 짧고 굵게 훑어보는 다카마쓰 여행 가이드, 배 타고 나오시마 갑시다. 나오시마 가는 배는 다카마쓰 항 1번 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다카마쓰칫코 역에서 도보로 5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고 JR 다카마쓰 역에서도 비슷한 만큼이 걸린다. 1번 터미널은 바다를 마주 보고 가장 왼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터미널마다 큼지막하게 숫자가 새겨져 있으므로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테다. 사람과 차를 함께 싣고 다니는, 꽤 거대한 연락선이 당신의 여정을 책임질 테다. 수백 명을 넉넉하게 실을 수 있기 때문에 혹 표가 없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 출발 시간만 잘 맞춰서 항구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자.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오시마를 사랑하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쇼도시마 가는 표를 살 수 있는 창구와 나란히 붙어 있다. 우리는 파란색 띠를 두른 간판만 찾아가면 된다. 편도 520엔, 왕복 990엔이니 비싼 편은 아니다. 편도 1,220엔의 쾌속선도 있으나 평일에는 운항 편수가 많지 않다. 게다가 시간 차이도 얼마 안 나므로 없다고 생각하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할 테다. 하루 다섯 편이 다카마쓰에서 나오시마로 향한다....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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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술집 추천, 가와라마치 긴타코 후기 (추천메뉴, 가격, 주문법)

가와라마치 긴타코(긴다코) 13番地6 Minamishinmachi, Takamatsu 11:30 ~ 자정, 주말에는 11:00부터 13-6 Minamishinmachi 13-6 Minamishinmachi, Takamatsu, Kagawa 760-0051 일본 아늑하게 솟은 콘크리트 군락은 쌀알처럼 가느다란 빛무리를 흩으며 어스름 너머로 잠길 준비를 마쳤다. 다카마쓰 여행의 첫 번째 밤이 밝았다. 심볼 타워와 작별하고 전차에 몸을 실었다. 5분 남짓을 달려 도시의 가장 번화한 풍경이 있는 가와라마치에 닿았다. 느긋하게 달아오른 거리의 여유를 벗하며 이곳저곳을 흥청거린다. 아닌 밤중에 밥집 찾아 삼만 리. 혼자라면 거들떠도 안 봤을 테다. 술을 끊은 지 3년이 다 되어 가는 나에게 술집은 국어 사전에나 존재하는 단어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오늘은 사정이 다르다. 친구와 함께하는 여정에 술 한 잔이 없다는 건 앙꼬 없는 찐빵이요, 와사비 없는 초밥이다. 그리하여 걸음했다. 몇 군데 후보를 두고 친구와의 오랜 격론 끝에 극적으로 합의에 이르렀다. 가와라마치에서 멀지 않은 미나미신마치 한복판에 자리한 유메-나 하이볼 주점, 나와 친구의 다카마쓰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 줄 다카마쓰 긴타코가 눈앞에 있다. 정식 명칭은 '츠키지 긴다코'다. 하지만 네이버가 검색 결과를 제멋대로 '긴타코'로 바꾸는 탓에 눈물을 머금고 순응할 수밖에 없었다. ...

2024.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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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명소 추천, 가을 문턱의 리쓰린 공원 후기

리쓰린 공원 1-chome-20-16 Ritsurincho, Takamatsu 06:30 ~ 19:00 기준 월마다 30분 단위 변동 있음 입장료 성인 410엔 리츠린 공원 1-chome-20-16 Ritsurincho, Takamatsu, Kagawa 760-0073 일본 흙흙 오늘의 점심은 맛있었다. 다카마쓰 여행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요, 다카마쓰의 존재 이유다. 철 지난 수사일지도 모르는 일본의 모노즈쿠리 - 혼신의 힘을 다해 최고의 물건을 만든다 - 정신, 적어도 다카마쓰의 우동 장인들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수식이다. 다카마쓰칫코에서 이온몰 가는 길목에 있습니다. 쫄깃함의 극의를 경험하고 싶다면, 오세요. 여기는 우동 무기조입니다. 아름다운 한 끼로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할 시간이다. 역으로 돌아와 병아리의 삐약거림을 닮은 전차에 몸을 싣는다. 5분 남짓 짧은 시간을 달려 가장 번화한 풍경의 변두리에 발자국을 찍는다. 마침내 본격적인 다카마쓰 여행의 첫걸음을 딛는다. 이 길의 끝에 리쓰린 공원이 기다린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유람을 시작하기 전에 잠시 안내 말씀 있겠습니다. 입장료 410엔의 리쓰린 공원입니다. 애매한 10엔이 은근히 킹받습니다. 물론 그러려니 하는 게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짤짤이가 생기는 게 적잖이 빡치지만 동네의 법도가 그러하니 방법이 없습니다. 개...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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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맛집 추천 '무기조' 후기, 미친 쫄깃함의 자루 우동 맛집

우동 무기조 1-chome-482-5 Fukuokacho, Takamatsu 11:00 ~ 14:00 무기조 1-chome-482-5 Fukuokacho, Takamatsu, Kagawa 760-0066 일본 우동의 고장 다카마쓰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활주로 한 편에 큼지막하게 새겨진 '사누키'부터가 심상찮다. 얼마나 많은 우동 집을 벗하며 살고 있는지 스스로도 잘 모를 테다. 진정 우동에 미친 동네, 여기는 카가와 현의 다카마쓰다. 익숙한 맛도 좋지만 새로운 자극 또한 가벼이 여길 수 없다. 두 번째 다카마쓰 여행의 마수걸이 끼니는 세토오하시 거리의 한복판, 비릿한 항구의 유유자적함을 벗한 다카마쓰 맛집, 무기조와 함께다. 변변하게 간판조차 없는 무심하고 허름한 초입이 걸음을 멎게 한다. 지도를 보면서 걷고 있었음에도 여기가 맞나 의심스러워 한참을 두리번거렸다. 범상찮은 구석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영업시간조차 엄청나게 짧다.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오후 2시에 불이 꺼지니, 불과 3시간 남짓이다. 그나마도 지키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재료가 떨어졌는데 장사를 계속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현지인들의 맛집 지도인 타베로그에 등재된 다카마쓰 우동 맛집은 대략 300개 남짓이다. 그중 평점이 높기로 여섯 번째다. 카가와 현 전역으로 전장을 넓혀도 무기조의 창 끝은 여전히 날카롭다. 모두 합쳐 700곳 중 열여덟 번째...

2024.11.06
2023.07.23참여 콘텐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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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1. 4년 만의 여행, 비자 때문에 출국을 못 하게 됐다. (feat. 베트남 긴급 비자 발급하는법, 방법)

[베트남 긴급비자 발급 정보가 정말 급한 분들을 위해 미리 붙이는 덧] 베트남 e비자 견본 유효 기간 6개월 미만의 여권을 소지하고 계시다면 베트남 입국을 위해서 비자가 필요하다. 얼마나 긴급한 건이든 관계 없이 비자 발급은 가능하다. 다만 비용이 문제다. 오전 중에 신청하면 오후 8시 전후로 수령 가능한 당일 발급 비자는 25만 원 정도 한다. 1시간 만에도 비자 발급은 가능하다. 50만 원에 달하는 가격이 문제라서 그렇지.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 중 하나로 압축된다. 1. 50만 원을 내고서라도 비자를 발급 받아서 비행기를 탈지 2. 수수료를 내고 항공권 일정을 변경한 뒤 25만 원짜리 당일 발급 비자를 받을지 3. 비행기표를 새로 사고 5만 원 남짓으로 받을 수 있는 비자를 일주일 정도 느긋하게 기다릴지 일과 시간 중, 그러니깐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이런 일을 겪고 있는 거라면 '베트남 긴급비자'라고 검색해서 아무 업체나 연락하면 된다. 혹 새벽이나 밤에 이런 일을 당한 거라면 꽤나 피곤해지는데, '베트남 긴급비자 새벽발급' 혹은 '베트남 긴급비자 24시간'이라고 검색하면 드물지만 몇 군데 업체를 찾을 수 있다. 모조리 연락해 보자. 필요한 서류는 네 가지다. 여권 사본(핸드폰으로 찍은 것 가능) 내 증명사진(깨끗한 벽을 배경으로 찍은 핸드폰 셀카 가능) 여행 숙박 정보(예약 정보) 항공권 정보 주의해야할 것은 항공권...

2023.07.23
12:35
베트남 #.1 비자가 없어서 출국을 못 하다니. 4년 만에 떠나는 해외 여행, 시작부터 멸망각?! (feat. 베트남 긴급 비자 발급 가이드)
재생수 5,0502023.07.15
2024.08.07참여 콘텐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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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 명소, 서울 전시 추천 서울도시건축전시관 'Moments in serpentine pavilions' 탐방기

Moments in serpentine pavilions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9 '24.07.19 ~ 09.25 10:00 ~ 18:00, 월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9 아어 덥다. 덥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어려운 나날의 연속이다. 볕 한 줌 닿지 않는 지하 세계마저도 후끈하게 달아오르니, 땀으로 시원하게 적신 몸뚱아리를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도망치듯이 걸음이 닿았다. 이 너머에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기다리고 있다. 온 김에 얼마 전에 시작한 전시도 구경하고 가야겠다. 시청역 지하 통로를 이용해서 닿을 수 있는 서울 여행 명소, 여기는 서울 도시 건축 전시관이다. 직사각의 천정이 높은 공터에 나무로 얽은 구조물이 늘어서 있다. 꽤나 이른 아침이었지만 이미 달아오른 볕을 피해 걸음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중이다. 반갑습니다.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립니다. '모먼츠 인 서펜타인 파빌리온, 2000 - 2024',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순간들, 24년의 기록' 영국 런던의 서펜타인 갤러리에서는 해마다 건축전이 열린다. 작품 공모를 통하여 오직 하나의 수상작만을 선정하는데, 선정된 건축가의 작품은 실물로 제작하여 갤러리 앞마당에 전시되는 영예를 누린다. 그런 건축전의 지난 역사를 톺아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 도시 건축 전시관에서 열리는 중이다. 9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아침 10시부터 오...

2024.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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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행 명소, 서울 가볼만한곳 도시건축전시관 기획전 '미래를 짓는, 서울' 탐방기

미래를 짓는, 서울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9 도시건축전시관 '24.04.19 ~ 06.23 10:00 ~ 18:00, 월요일 휴무 입장료 무료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9 맑은 하늘 아래에 작열하는 태양과 한껏 드리운 녹음, 가만히 있어도 슬그머니 땀방울이 맺히는 어느 평온한 주말. 여름이었다. 분명 비가 온다고 했다. 그래서 집에만 있으려고 했다. 근래 기상청은 틀리는 법이 잘 없었으므로 굳게 믿어 의심치 않았다. 하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그들은 나의 기대를 배반하고 말았다. 창문 너머로 그득히 들이치는 볕을 헤아리며 한참을 고민했다. 물론 결말이 어떨지에 대해서는 크게 의심하지 않았다. 고민을 시작한 순간부터 결말은 정해진 것이나 다름없었으니 말이다. 그리하여 걸음하게 된 이곳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꽤 오래도록 데면데면했으니 새로운 모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일단 드가자. 역시나 기대를 배반하지 않는다. '미래를 짓는, 서울'이라는 이름의 전시가 열리는 중이다. 서울 한옥, 목조건축, 지속 가능한 건축재료를 화두로 던진 것을 보니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주제로 하고 있나 보다. 이쯤에서 잠시 안내의 말씀 있겠습니다. 서울 도시건축전시관은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엽니다. 월요일은 쉬는 날이며 입장료는 없습니다. 주차장은 없으므로 근처의 공영주차장을 이용하시길 바랍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대중교통...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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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나 새로워진 모습으로 돌아온 축제.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탐방기

제4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장소 :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시청, 열린송현 녹지광장 10월 29일까지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9 서울특별시청시민청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0 열린송현 녹지광장 서울특별시 종로구 송현동 48-9 살짝 흐린 하늘은 금방이라도 빗방울을 털어낼 것처럼 조마조마하다. 여자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에 따르면 그 동네에는 이미 시원한 빗줄기가 쏟아지는 중이란다. 덕분에 한가한 일요일을 맞이하게 되었다. 원래는 같이 등산을 가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살짝 고민스럽다. 운동화 끈까지 동여 맨 상태에서 전화를 받은 탓이다. 방금 주머니에 집어넣은 현관 열쇠를 다시 꺼내기도 애매하다 새벽 댓바람부터 들인 노력이 허사가 되는 것 같아서 영 내키지 않는다. 뭐라도 해야지 싶어 잠시 고민하던 찰나에 무언가 머릿속을 스친다. 그렇게 나는 시청역으로 향하는 지하철에 몸을 실었다. 여기는 서울시청을 마주하고 있는 도시건축전시관이고, 나는 지금부터 도시건축비엔날레를 즐길 참이다. 서울건축문화제도 함께 열리는 중인가 보다. 무슨 차이가 있는지는 알기 힘들지만 어쨌든 반가운 일이다. 더 많은 볼거리는 언제나 반길 만한 일이니 말이다. 2017년 DDP에서 열린 1회 행사를 시작으로 격년 주기로 열리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였다. 1회 비엔날레의 기억이 아직도 머릿속에 선연한데 벌써 네 번...

2023.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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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그리는 새로운 미래. 서울 여행 명소, 서울가볼만한곳 광화문 서울도시건축전시관 탐방기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주소 :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9 10:00 ~ 18:00, 월요일 휴무 서울도시건축전시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9 서울공예박물관을 가는 길이었다. 지하철을 타고 시청역에 내려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중. 올 때마다 무심코 지나치던 공간 하나가 눈에 밟힌다. 처음 뵙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서울 홀 오브 어바니즘 앤드 아키텍쳐. 서울 도시 건축 전시관이다. 입에 잘 안 달라붙는 이름이다. 몇 번을 읽어 봐도 잘 안 익는다. 아마도 '도시건축'이라는 말이 생소한 탓이다. 아침 10시에 문을 열고 오후 여섯 시에 문을 닫는다. 월요일은 쉬는 날이다. 전시관은 주차장을 한 면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를 끌고 오겠다면 근처에 있는 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주차비는 한 시간에 5, 6천 원 수준으로 대동소이하다. 벽면에 길게 자리한 모니터가 오늘은 무슨 전시를 볼 수 있는지 알려주고 있다. 이곳에서 진행 중인 전시는 하나가 아니다. 그렇지만 모니터 화면은 요지부동이다. 아마도 전시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녀석인 듯하다. 무료지만 사용자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전시관이다. 입장권을 나눠준다. 가장 먼저 마주한 것은 슈퍼그라운드와 언더그라운드라는 이름의 도시계획 조감도이다. 풍성하게 조성한 숲 사이를 지나가는 다양한 선과 면의 조합이 서울역의 풍경을 새롭게 한다. 셜록현준 유튜브 채널의 영상에서 이따...

2022.11.15
2024.11.22참여 콘텐츠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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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근교 (기타규슈)기타큐슈 여행 명소, 맛집 총정리!

인구 90만의 대도시 기타큐슈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볼 거리나 즐길 거리는 많지 않고, 공들여 작성한 맛집 리스트도 살짝은 옹졸한 느낌이 있다. 하지만 인기가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사랑하는 도시 중 하나인 후쿠오카를 주변에 벗하고 있다. 게다가 오가는 교통편마저 차고 넘친다. 그것만으로 설명하기는 힘들 테고 살짝 얻어걸린 느낌도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한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짧게는 한나절, 길어 봐야 2박 3일 남짓 스치듯 여행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런 기타큐슈에서 먹고 마시고 즐긴 것들이다. 드가자. 가볼만한 곳 1. 고쿠라 성 시내에서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사적이다. 워낙에 기타큐슈 시가지의 볼 거리가 변변찮은 탓에(...) 어부지리로 '가장 유명한 여행 명소'의 지위를 가지게 되었다. 기타큐슈의 중심인 고쿠라 역에서 별로 멀지 않다. 입장 시간도 넉넉하고 입장료도 저렴하다. 그런 덕분에 여정의 닻을 올리는 장소로는 더할 나위 없다. 유료 공간은 정원과 천수각으로 나뉘어 있다. 규모는 크지 않으나 전통 일본 양식으로 정갈하게 꾸민 정원의 인기가 상당하다. 하지만 천수각만 올라도 딱히 아쉽지는 않다. 완만한 언덕의 끝자락에 아담하게 솟은 천수각은 보기에는 수수해도 전 일본에서 여섯 번째로 높다. 물론 오늘날까지 남아 있는 천수각이 얼마 되지 않아서 생각보다 대단한 기록은 아닐지...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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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타규슈)기타큐슈 여행 맛집 추천 '코메다 커피', 고쿠라성 카페 후기

코메다 커피 1-2 Jonai, Kokurakita Ward, Kitakyushu 07:00 ~ 22:00 Komeda's Coffee 1-2 Jonai, Kokurakita Ward, Kitakyushu, Fukuoka 803-0813 일본 짙은 석양이었다. 모든 떠나가는 것들에는 선명하게 각인이 남았고, 작별을 전하는 찰나의 고단한 꿈틀거림은 대지 위 그 어느 때보다 검붉은 흔적을 아로새겼다. 꽤나 도전적인 하루였으므로 얼른 숙소로 돌아가 찬물을 뒤집어쓰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나는 아무 생각도 않은 채 가라앉는 볕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좋은 하루의 마무리다. 밤이 되었습니다. 마피아는 일어나.. 여행의 마지막 밤이 밝았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이라도 이불을 뒤집어쓰고 병든 쥐처럼 곯아떨어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부서질 것 같은 몸뚱아리를 간신히 이끌고 다시금 유랑자가 되었다. 아이고 삭신이야. 마지막 밤인데 커피 한 잔쯤 괜찮잖아. 동네에서 가장 유명한 카페가 어디인지 궁금했다. 그래서 구글 지도를 부지런히 뒤적거렸다. 그리하여 닿게 되었다. 요우코소 코메다 커피. 나는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나름 유명한 프랜차이즈인 듯하다. 1968년에 나고야에서 시작한 이래로 일본 전역에 천 개 가까운 점포를 전개했다고 하니, 사실 '나름' 유명하다고 하기에는 역사도 규모도 지나치게 본격적이다. 여...

2024.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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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큐수 북부의 여행 명소, 일본 기타큐슈 여행

2024년 8월, 일본 기타큐슈 세차게 내리는 빗줄기의 기세가 심상찮다. 바람까지 거칠게 몰아치는 터라 언제 날아오를 수 있을지도 기약이 없다. 어수선한 시간이 한동안 이어졌다. 간신히 날아올라 현해탄을 건넌다. 다행히 바다 건너의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깨끗하다. 공항버스에 몸을 싣고 40분 남짓을 달렸다. 그렇게 동네의 가장 번화한 풍경을 마주한다. 아 덥다. 적당히를 모르는 더위 덕분에 입맛을 잃었다. 그럴 때에는 자극적인 요리가 제격이다. 너라면 할 수 있다. 간바레 가스토! 단돈 600엔으로 누리는 한 끼 꽤 성공적이다. 어른아이 입맛에 딱 맞는 군더더기 없이 건강하지 않은 맛 정확히 내가 원하던 자극이다. 배를 채우고 나니 눈초리가 초점을 찾았다. 고개를 들어 앞을 마주하니 고쿠라 성의 한가로운 자태가 소담하게 솟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역사적으로 중요한 의미가 있는 공간은 아니므로 굳이 천수각까지 걸음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마수걸이 기타큐슈 여행이니만큼 명함을 건넨다는 느낌으로 걸음해 본다. 딱히 기대하지 않았지만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별 볼일 없다. 조금 더 높아진 시선에 머무르는 기타큐슈의 일상을 마주했다는 것에 의의를. 잘 익은 구름이 피어난 하늘 아래의 풍경을 벗하며 다시금 여정을 잇는다. 그리하여 마주한 것은 백종원 아재의 스푸파 덕분에 유명세를 갖게 된 탄가시장. 하지만 기대하던 만남은 ...

2024.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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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칸몬연락선(간몬연락선) 타고 기타큐슈 모지코에서 시모노세키 가기 (선착장, 시간표, 요금)

배 타고 칸몬해협을 건너 보자 나는 여기서 나가야겠어. 더워도 너무 덥다. 반나절을 온전히 보냈으니 이 정도면 여행지에 대한 예의도 웬만큼 차린 것 같다. 미련 없이 탈출을 감행한다. 모지코 빠염. 기차를 타고 고쿠라 역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하지만 칸몬 해협 너머의 시모노세키가 자꾸만 눈에 밟힌다. 그야말로 엎어지면 코 닿을 만한 거리인데 말이다. 그리하여 걸음하게 되었다. 시모노세키의 가장 유명하고 인기 많은 명소인 가라토 시장으로 갈 수 있는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은 역시나 배를 타고 해협을 건너는 것이다. 지도 앱에 '칸몬연락선'이라고 검색하면 된다. 칸몬연락선 모지항 승선장에서 시모노세키로 가는 배를 탈 수 있다. 모지코 역에서 횡단보도 하나만 건너면 바로 닿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웬만큼 방향 감각이 없지 않고서야 길을 잃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행선지는 두 개다. 하나는 우리의 목표인 가라토 시장, 다른 하나는 간류지마. 하지만 2024년 8월 현재 간류지마로 가는 배는 운항하지 않는다. 이유는 모른다. 알려주지 않으니 알 방법이 없다. 가라토 가는 배는 한 시간에 세 대꼴로 뜬다. 매시간 10분, 30분, 50분 이렇게 세 대. 막차는 저녁 9시 50분에 뜬다. 늦은 시간에도 해협을 건널 수 있으므로 서두를 필요는 없다. 표는 자판기로 살 수 있다. 사람을 대면하지 않아도 되니 일본어 울렁증이 있는 분들도 어렵...

2024.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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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후쿠오카 근교 기타큐슈 여행 명소, 기타큐슈 아이와 가볼만한곳 모지코 큐슈 철도 기념관 탐방기

큐슈 철도 기념관 2 Chome-3-29 Kiyotaki, Moji Ward, Kitakyushu 09:00 ~ 17:00, 성인 300엔 큐슈 철도 기념관 2 Chome-3-29 Kiyotaki, Moji Ward, Kitakyushu, Fukuoka 801-0833 일본 예쁜 동네다. 조용하게 돌아다니기 좋고 소소한 즐길 거리, 맛있는 먹을거리도 많다. 습식 사우나 같은 더위만 견딜 수 있다면 모지코의 여름은 꽤나 매력 있다. 혼슈 섬의 남쪽 끝자락과 큐슈 섬을 잇는 칸몬 대교다. 상당히 아담하다. 해협의 폭이 그리 넓지 않은 덕분이다. 한반도만큼이나 거대한 땅덩어리가 헤엄으로도 건널 수 있을 정도의 좁은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다는 게 적잖이 흥미롭다. 가만히 망연하다가 문득 생각했다. 이 두 개의 섬은 본디 하나였을지도 모르겠다. 전망대 탐방을 마치고 나니 여정의 끝자락이 가까웠다. 모지코 여행의 종지부를 찍기 위해 걸음했다. 모지코 역에서 10분 남짓 걸어서 도착한 이곳은 아이와 함께하는 기타큐슈 여행의 든든한 믿을맨, 큐슈 철도 기념관이다. 오래전에 퇴역한 듯한 세 대의 열차가 그늘 아래에서 한가로이 망중한을 읊고 있다. 조금은 뜬금없다 생각했는데, 이 녀석들의 정체는 놀랍게도 포토존이다. 딱 봐도 애기들이 환장할 것처럼 생겼는데 실제로도 그렇다. 고사리 손으로 부모를 이끌며 '샤싱 샤싱'을 외치는 아기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

2024.10.05
2022.11.11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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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간 시청의 이야기, 서울(시청)도서관 전망대와 전시 공간 탐방기

서울 도서관 주소 : 서울 중구 세종대로 110 서울특별시청 서울 시청역 도보 3분 09:00 ~ 21:00, 주말에는 18시까지, 월요일 휴무 서울도서관 서울특별시 중구 세종대로 110 서울특별시청 출근길로 모두가 부산하다. 어느 화요일의 이른 아침, 미처 데워지지 않은 공기를 뚫고 서울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서울 사람은 아니지만 시청으로 존재하던 시절의 풍경을 기억한다. 아마도 초등학교 수학여행이었다. 버스를 타고 시청 앞을 지나간 적이 있었다. 광장이 생기기 전이었다. 서울 시청을 지나고 있으니 바깥을 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마주한 풍경에는 잘 가꾼 화단과 넓게 깔린 도로가 있었다. 역시 서울 풍경은 다르구나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분수 같은 것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슬며시 지나친 풍경이라서 정확하지는 않다. 모두 다 지난 추억이 되었다. 도로는 사라지고 광장이 되었다. 새로 지은 청사에게 역할을 물려준 시청 청사는 도서관이 되었다. 아예 무심했다. 건물이 남았으니 기념관 같은 거 만들었겠구나 생각했을 뿐이다. 이곳의 정체를 알게 된 건 불과 몇 주 전의 일이었다. 화장실을 찾아 동동거린 발걸음이 여기에 닿기 전까지는 그 커다란 문짝이 그저 망부석처럼 느껴졌다. 개관한 지 10년 된 서울의 공립 도서관이다. 동네마다 볼 수 있는 바로 그 도서관 말이다. 40만 권 남짓의 장서를 보관한 서고가 있고, 공부하거...

2022.11.11
2024.12.13참여 콘텐츠 23
31
일본 (마츠야마)마쓰야마 여행 명소, 여행 코스, 맛집 총정리!

인구 50만 남짓의 적당한 소도시, 에히메 현의 중심에 자리한, 다카마쓰와 함께 시코쿠를 대표하는 도시. 여기는 마쓰야마다. 머릿수만 따지면 포항보다 규모가 크기에 소도시라는 단어에는 어폐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동네의 소담한 면면을 보고 있으면 누구나 '작은 도시'라는 단어를 절로 생각하게 될 테다. '너네 집도 마당에 귤 나무가 있어?'라는 질문을 받는 게 제주도 사람들의 일상이라면 이 동네 사람들은 '너네 집 수도꼭지에서는 정말로 감귤주스가 나와?'라는 질문을 귀에 딱지가 앉을 때까지 듣는다고 한다. 덕분에 제주항공과의 관계가 매우 끈끈하다. 사소하지만 가볍지 않은 정서적 유대를 바탕으로 한국 사람들의 모객에 그 어디보다 열심인 동네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큐슈 남쪽의 가고시마보다 한국 사랑이 지극한 동네는 본 적이 없지만, 사실 아직도 없지만 그에 못지않다. 그런 마쓰야마에서 먹고 마시고 즐긴 것들이다. 드가자 가볼만한 곳 1. 도고온천 충남 아산에 있는 도고온천과 하필 이름이 같아서 쓸 데 없이 친밀하다. 마쓰야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절대로 피해 갈 수 없다. 사실상 이 녀석 하나만을 바라고 가는 마쓰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정도로 마쓰야마 여행에서 3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이 온천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일본 전역에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태'임을 주장하는 온천들이 무수히 많다. 그런 탓에 이 주장의...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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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츠야마)마쓰야마 여행 맛집 추천, 의외의 우동 맛집 '마쓰야마 공항 마돈나'

우동 마돈나 마쓰야마 공항 1층 제주항공 카운터 옆 위치 08:30 ~ 19:00 마쓰야마 공항 2731 Minamiyoshidamachi, Matsuyama, Ehime 791-8042 일본 2박 3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잘 머무르고 갑니다. 다음에 또 만납시다! 일본 방방곡곡 아낌없이 취항하는 항공사들 덕분에 여권 도장 마를 날이 없는 요즈음이다. 웬만큼 유명한 여행지들은 눈 감고도 돌아댕길 수 있을 만큼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터라 일본 여행에 대한 의욕이 적잖이 꺾였던 것이 사실인데, 생전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소도시들의 공습 덕분에 요 근래는 공항으로 향하는 길이 너무나 즐겁다. 에히메 현과 제주항공의 성은이 깃든 무료 셔틀버스에 몸을 싣고 한 시간 남짓을 달렸다. 그렇게 도착한 마쓰야마 공항은 이른 아침부터 여행을 떠나려는, 혹은 마무리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제주항공은 수하물로 부칠 짐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줄을 별도로 운영한다. 캐리어 없는 여행을 원칙으로 하는, 정확히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줄이다. 이런 사소하지만 따뜻한 배려 아주 훌륭하다. 남들이랑 똑같은 줄에서 20분 가까이를 생각 없이 기다리다가 발견한 것만 빼면 말이다. 발권을 끝내자마자 식당가로 향했다. 정신이 살짝 아득할 정도로 배가 많이 고팠다. 하지만 이 공항은 매우 게으르다. 웬만한 직장인들은 출근을 마치고 콤퓨타 부팅까지 끝...

2024.11.28
28
일본 (마츠야마)마쓰야마 여행 명소, 도고온천 야경과 족욕탕 산책

도고온천 산책로(족욕탕) 4-30 Dogoyunomachi, Matsuyama, Ehime 06:00 ~ 21:00, 입장료 무료 도고온천 산책로 (족욕탕) 4-30 Dogoyunomachi, Matsuyama, Ehime 790-0842 일본 떠나가는 볕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이 떠나감이니깐 (끄덕) 마쓰야마 여행의 마지막 어스름이 드리운다. 이별하는 볕이 남긴 검푸른 자취에 건네는 짧은 인사, 그리고 다시금 마주하는 거리 위의 풍경,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찰나를 두고 나는 아무 생각 않은 채 잠시 망연했다. 여행자의 하루가 끝나기에는 아직 이른 저녁이다. 하지만 소도시의 밤은 일찍 저문다. 거리는 이미 깊은 고요 속을 항해하며 달빛을 향하는 중이다. 평일 여행의 장점은 인파에 치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고, 평일 여행의 단점은 인파에 치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조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출퇴근길의 지루한 일상이 머무르는 평일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이따금 찾아오는 왁자지껄함에 대한 향수를 해결할 길이 마땅찮은 것은, 그저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 말고는 해결할 방법이 딱히 없는 고질병이다. 도고온천 주변을 한참이나 어슬렁거린 이유다. 밤이 깊어도 말소리가 줄지 않는, 동네의 몇 안 되는 번화한 풍경이다. 바라던 것보다 훨씬 시끌벅적했으므로 필요한 소음의 할당치는 삽시간에 해결되었다. 다...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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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센과 치히로의 온천이 있는 시코쿠 소도시, 일본 마쓰야마 여행

2024년 9월, 일본 다카마쓰 오늘은 감귤네와 함께다.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드가자 9월에 접어들었지만 땡볕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혼미한 정신을 부여잡으며 공항을 나섰더니 가장 먼저 나를 반기는 건 제주항공이 마련한 공짜 셔틀버스. 이런 개꿀이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 아래를 감귤을 닮은 전차들이 가로지른다. 인구가 50만에 달하는 시코쿠 최대의 도시지만 걸음하는 곳마다 여유가 만발했고 시선 닿는 족족 시골의 서정이 드리운다. 피-쓰 워낙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댄 탓에 밥 생각이 간절하다. 오늘은 단백질이 땡기니깐 돈까스를 먹어야 쓰겄다. 일본의 돈까스는 언제나 옳다. 잘 먹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야트막한 능선을 오른다. 고개를 잔뜩 치켜들어도 옥상 끄트머리에나 간신히 닿았던 풍경들이 슬그머니 발아래에 잠긴다. 여행의 마수걸이는 마쓰야마 성과 함께다. 케이블카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오른 정상에서 마주한 마쓰야마의 일상은 안온하고 소담하다. 마쓰야마 성의 천수각은 최초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12개밖에 없는 매우 귀한 존재다. 셔터 위에 얹은 손가락이 쉴 틈이 없다. 날이 좋을 때에는 렌즈를 어떻게 들이대도 미소가 번진다. 천수각 정상에 올라 마주하는 풍경도 더할 나위 없다. 몸풀기가 끝났으니 제대로 배를 채울 시간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인심 좋은 할머니가 계시는 봇짱이...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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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쓰야마 여행 맛집 추천 '긴텐가이 상점가 롯데리아', 조만간 사라질 이름

긴텐가이 롯데리아 Matsuyama, Minatomachi, 4 Chome−11−2 第7コートエル 긴텐가이 상점가 내 위치 09:00 ~ 21:00 Lotteria Matsuyamagintengaiten 일본 〒790-0012 Ehime, Matsuyama, Minatomachi, 4 Chome−11−2 第7コートエル 오즈 여행을 마치고 마쓰야마로 돌아가는 길이다. 차창 너머의 풍경은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이다. 늦은 오후의 볕이 세토내해의 아담한 수평선을 아른거린다. 차광막 사이로 쏟아지는 온기를 가만히 맞으며, 떠나가는 여정이 길섶에 아로새긴 발자욱을 가만히 헤아려 본다. 좋은 여름이었다. 열차가 가만히 숨을 토하자 한바탕 사람들이 쏟아져 내린다. 그 무리에 뒤엉켜 나 역시도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든다. 다시금 길 위에 선다. 마쓰야마 여행의 마지막 밤이 밝아오려는 참이다. 오즈 시에서 저녁까지 해결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았다. 워낙에 시골이라 그런지 밥집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그나마도 해가 중천을 갓 내려올 즈음이 되면 마감 준비로 바쁘다. 그래서 나는 배가 아주 많이 고프다. 열차에 오르기 전 딸기 빙수 한 그릇을 푸짐하게 욱여넣었지만 배고픔은 가시지 않았다. 애꿎은 혈당 스파이크만 천정을 치는 바람에 열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기만 했을 뿐이다. 마쓰야마 제일가는 중심가인 오카이도까지 이어지는 기다란 상점가, ...

2024.11.10
2024.12.22참여 콘텐츠 15
베트남 하노이 여행 추천, 베트남 사파 판시판 푸니쿨라 #베트남여행 #베트남사파 #사파여행 #하노이사파 #사파푸니쿨라 #베트남사파여행

2024.12.22클립으로 제작
베트남 여행 코스 추천, 하노이 사파 슬리핑 버스 #베트남여행 #베트남사파 #사파슬리핑버스 #하노이사파 #하노이여행 #사파여행

2024.12.22클립으로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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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출장으로 다녀온 23년 7월의 베트남 여행. 가방 장사꾼의 사진 일기 (하노이가볼만한곳, 하이퐁가볼만한곳)

'23.07.14 ~ '23.07.19, 베트남 드가자 이 비행기는 베트남으로 떠납니다. 뭉게구름이 뭉게뭉게 베트남이 가까웠다는 증거다. 퍼뜩 드가자 여기는 베트남 북부의 항구 도시 하이퐁 참으로 간만의 출장이다. 언제나처럼 정신없이 덥다. 정말 덥다. 이열치열 같은 건 택도 없다. 잘못하면 쪄죽는다. 그래도 안 먹으면 섭섭하다. 하이퐁 공항은 이 동네 제일의 쌀국수 맛집이다. 곧바로 하노이로. 계획대로라면 하루의 휴식 시간이 있었지만 나의 뻘짓 덕분에 비행기를 하루 늦게 탔다. 전적으로 내 잘못이라 어쩔 수 없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수밖에. 감회에 젖어들고 싶었는데 그런 거 없다. 불과 한 달도 안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이렇게 한결같은 것도 재능이다. 어쨌든 만나서 반갑습니다. 웰컴 투 하노이 짐을 풀자마자 짐을 챙겼다. 그리고 바로 기찻길 마을로 달렸다. 가방 사진 찍어야 한다. 나는 여행 가방 장사꾼이니깐. 얼마 전에 만든 새 가방 사진을 찍을 시간이다. 말 그대로 기찻길 옆 오막살이 지방자치하는 기찻길 옆 오막살이 이분은 아마도 동네 이장님. 나를 이곳으로 인도한 호객꾼이기도 하다. 이 정도로 기찻길 옆 오막살이인 줄은 몰랐는데. 정신줄 놓으면 그길로 황천길이다. 아무나 출입할 수 없다. 마을 바깥에 있는 호객꾼과 딜을 해야 한다. 사실 딜은 필요 없다. 그냥 울타리 밖에서 까-페↑ 까-페↑ 외치고 있으면 된다. 그러면 ...

2023.10.17
17:17
베트남 #.5 다시 만난 깟깟마을은 예전 같지 않다. 1,650일 만의 사파 여행기 (중)
재생수 2002023.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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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베트남 여행 명소, 베트남사파 깟깟마을 트래킹을 해 보자 (깟깟마을 가는 길, 입장 요금)

깟깟마을 주소 : Cổng 1, Khu Du Lịch, Cát Cát, Sa Pa, Lào Cai Cat Cat Village Cat Cat Village, San Sả Hồ, 사빠 라오까이 베트남 4년도 훨씬 지난 옛날인 2019년의 1월을 떠올리게 하는 아련한 풍경 앞에서 잠시 망연한다. 이곳 역시 이 시국 때문에 꽤나 오랜 시간 쉬어간 탓인 듯하다. 지난 사파 여행으로부터 강산이 반절 바뀔 만큼의 세월이 흘렀지만 달라진 것은 많지 않다. 사실 '많지 않다'라는 말도 수사적인 표현일 뿐, 간만에 만난 동네 치고는 너무나 변한 없는 첫인상을 두고 나는 잠시 당황하기까지 했다. 지금부터는 꽤나 먼 길 걸음하게 될 것이다. 지난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가능한 몸뚱아리를 가볍게 하기 위해서 나름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가파르게 솟구치고 꼬라박는 깟깟마을의 계곡길을 유람하는 일은 결국 나의 입에서 곡소리가 나오게 만들 것이다. 이 주스는 그 가련한 운명을 앞에 둔 나에게 바치는 최후의 만찬이다. 나는 망고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건 우리나라에서 망고 잘하는 집을 못 가 본 탓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걸 왜 돈 주고 사 먹나 싶은 녀석인데 비행기를 타고 두어 시간만 남쪽으로 날아오면 완전히 다른 과일이 된다. 그래서 이번에도 함께했다. 4년 전, 사파의 아침을 열었던 바로 그 집에서 먹었던 바로 그 망고 주스다. 부드럽게 목을 타고 넘는...

2023.08.11
2024.12.13참여 콘텐츠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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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츠야마)마쓰야마 여행 명소, 여행 코스, 맛집 총정리!

인구 50만 남짓의 적당한 소도시, 에히메 현의 중심에 자리한, 다카마쓰와 함께 시코쿠를 대표하는 도시. 여기는 마쓰야마다. 머릿수만 따지면 포항보다 규모가 크기에 소도시라는 단어에는 어폐가 있는 듯하다. 하지만 동네의 소담한 면면을 보고 있으면 누구나 '작은 도시'라는 단어를 절로 생각하게 될 테다. '너네 집도 마당에 귤 나무가 있어?'라는 질문을 받는 게 제주도 사람들의 일상이라면 이 동네 사람들은 '너네 집 수도꼭지에서는 정말로 감귤주스가 나와?'라는 질문을 귀에 딱지가 앉을 때까지 듣는다고 한다. 덕분에 제주항공과의 관계가 매우 끈끈하다. 사소하지만 가볍지 않은 정서적 유대를 바탕으로 한국 사람들의 모객에 그 어디보다 열심인 동네다. 지금까지의 경험에 따르면 큐슈 남쪽의 가고시마보다 한국 사랑이 지극한 동네는 본 적이 없지만, 사실 아직도 없지만 그에 못지않다. 그런 마쓰야마에서 먹고 마시고 즐긴 것들이다. 드가자 가볼만한 곳 1. 도고온천 충남 아산에 있는 도고온천과 하필 이름이 같아서 쓸 데 없이 친밀하다. 마쓰야마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절대로 피해 갈 수 없다. 사실상 이 녀석 하나만을 바라고 가는 마쓰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정도로 마쓰야마 여행에서 3천 년의 역사를 가진 이 온천의 존재감은 압도적이다. 일본 전역에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모태'임을 주장하는 온천들이 무수히 많다. 그런 탓에 이 주장의...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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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츠야마)마쓰야마 여행 맛집 추천, 의외의 우동 맛집 '마쓰야마 공항 마돈나'

우동 마돈나 마쓰야마 공항 1층 제주항공 카운터 옆 위치 08:30 ~ 19:00 마쓰야마 공항 2731 Minamiyoshidamachi, Matsuyama, Ehime 791-8042 일본 2박 3일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웠습니다. 잘 머무르고 갑니다. 다음에 또 만납시다! 일본 방방곡곡 아낌없이 취항하는 항공사들 덕분에 여권 도장 마를 날이 없는 요즈음이다. 웬만큼 유명한 여행지들은 눈 감고도 돌아댕길 수 있을 만큼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터라 일본 여행에 대한 의욕이 적잖이 꺾였던 것이 사실인데, 생전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소도시들의 공습 덕분에 요 근래는 공항으로 향하는 길이 너무나 즐겁다. 에히메 현과 제주항공의 성은이 깃든 무료 셔틀버스에 몸을 싣고 한 시간 남짓을 달렸다. 그렇게 도착한 마쓰야마 공항은 이른 아침부터 여행을 떠나려는, 혹은 마무리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제주항공은 수하물로 부칠 짐이 없는 사람들을 위한 줄을 별도로 운영한다. 캐리어 없는 여행을 원칙으로 하는, 정확히 나 같은 사람들을 위한 줄이다. 이런 사소하지만 따뜻한 배려 아주 훌륭하다. 남들이랑 똑같은 줄에서 20분 가까이를 생각 없이 기다리다가 발견한 것만 빼면 말이다. 발권을 끝내자마자 식당가로 향했다. 정신이 살짝 아득할 정도로 배가 많이 고팠다. 하지만 이 공항은 매우 게으르다. 웬만한 직장인들은 출근을 마치고 콤퓨타 부팅까지 끝...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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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츠야마)마쓰야마 여행 명소, 도고온천 야경과 족욕탕 산책

도고온천 산책로(족욕탕) 4-30 Dogoyunomachi, Matsuyama, Ehime 06:00 ~ 21:00, 입장료 무료 도고온천 산책로 (족욕탕) 4-30 Dogoyunomachi, Matsuyama, Ehime 790-0842 일본 떠나가는 볕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그것이 떠나감이니깐 (끄덕) 마쓰야마 여행의 마지막 어스름이 드리운다. 이별하는 볕이 남긴 검푸른 자취에 건네는 짧은 인사, 그리고 다시금 마주하는 거리 위의 풍경, 언제 다시 만날지 모르는 찰나를 두고 나는 아무 생각 않은 채 잠시 망연했다. 여행자의 하루가 끝나기에는 아직 이른 저녁이다. 하지만 소도시의 밤은 일찍 저문다. 거리는 이미 깊은 고요 속을 항해하며 달빛을 향하는 중이다. 평일 여행의 장점은 인파에 치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고, 평일 여행의 단점은 인파에 치일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조용한 여행을 좋아하는 나에게 출퇴근길의 지루한 일상이 머무르는 평일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하지만 이따금 찾아오는 왁자지껄함에 대한 향수를 해결할 길이 마땅찮은 것은, 그저 찾아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 말고는 해결할 방법이 딱히 없는 고질병이다. 도고온천 주변을 한참이나 어슬렁거린 이유다. 밤이 깊어도 말소리가 줄지 않는, 동네의 몇 안 되는 번화한 풍경이다. 바라던 것보다 훨씬 시끌벅적했으므로 필요한 소음의 할당치는 삽시간에 해결되었다. 다...

2024.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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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센과 치히로의 온천이 있는 시코쿠 소도시, 일본 마쓰야마 여행

2024년 9월, 일본 다카마쓰 오늘은 감귤네와 함께다.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는지요. 드가자 9월에 접어들었지만 땡볕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혼미한 정신을 부여잡으며 공항을 나섰더니 가장 먼저 나를 반기는 건 제주항공이 마련한 공짜 셔틀버스. 이런 개꿀이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 아래를 감귤을 닮은 전차들이 가로지른다. 인구가 50만에 달하는 시코쿠 최대의 도시지만 걸음하는 곳마다 여유가 만발했고 시선 닿는 족족 시골의 서정이 드리운다. 피-쓰 워낙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댄 탓에 밥 생각이 간절하다. 오늘은 단백질이 땡기니깐 돈까스를 먹어야 쓰겄다. 일본의 돈까스는 언제나 옳다. 잘 먹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야트막한 능선을 오른다. 고개를 잔뜩 치켜들어도 옥상 끄트머리에나 간신히 닿았던 풍경들이 슬그머니 발아래에 잠긴다. 여행의 마수걸이는 마쓰야마 성과 함께다. 케이블카 덕분에 힘들이지 않고 오른 정상에서 마주한 마쓰야마의 일상은 안온하고 소담하다. 마쓰야마 성의 천수각은 최초의 형태를 거의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12개밖에 없는 매우 귀한 존재다. 셔터 위에 얹은 손가락이 쉴 틈이 없다. 날이 좋을 때에는 렌즈를 어떻게 들이대도 미소가 번진다. 천수각 정상에 올라 마주하는 풍경도 더할 나위 없다. 몸풀기가 끝났으니 제대로 배를 채울 시간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인심 좋은 할머니가 계시는 봇짱이...

2024.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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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마쓰야마 여행 맛집 추천 '긴텐가이 상점가 롯데리아', 조만간 사라질 이름

긴텐가이 롯데리아 Matsuyama, Minatomachi, 4 Chome−11−2 第7コートエル 긴텐가이 상점가 내 위치 09:00 ~ 21:00 Lotteria Matsuyamagintengaiten 일본 〒790-0012 Ehime, Matsuyama, Minatomachi, 4 Chome−11−2 第7コートエル 오즈 여행을 마치고 마쓰야마로 돌아가는 길이다. 차창 너머의 풍경은 기대하지 않았던 선물이다. 늦은 오후의 볕이 세토내해의 아담한 수평선을 아른거린다. 차광막 사이로 쏟아지는 온기를 가만히 맞으며, 떠나가는 여정이 길섶에 아로새긴 발자욱을 가만히 헤아려 본다. 좋은 여름이었다. 열차가 가만히 숨을 토하자 한바탕 사람들이 쏟아져 내린다. 그 무리에 뒤엉켜 나 역시도 주섬주섬 가방을 챙겨 든다. 다시금 길 위에 선다. 마쓰야마 여행의 마지막 밤이 밝아오려는 참이다. 오즈 시에서 저녁까지 해결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았다. 워낙에 시골이라 그런지 밥집이 많지도 않을뿐더러, 그나마도 해가 중천을 갓 내려올 즈음이 되면 마감 준비로 바쁘다. 그래서 나는 배가 아주 많이 고프다. 열차에 오르기 전 딸기 빙수 한 그릇을 푸짐하게 욱여넣었지만 배고픔은 가시지 않았다. 애꿎은 혈당 스파이크만 천정을 치는 바람에 열차 안에서 꾸벅꾸벅 졸기만 했을 뿐이다. 마쓰야마 제일가는 중심가인 오카이도까지 이어지는 기다란 상점가, ...

2024.11.10
2024.12.31참여 콘텐츠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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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사가 근교 다케오 여행 추천, 별마당 도서관의 모태가 된 다케오 도서관

다케오 도서관 5304-1 Takeocho Oaza Takeo, Takeo, Saga 09:00 ~ 21:00 타케오시 도서관 5304-1 Takeocho Oaza Takeo, Takeo, Saga 843-0022 일본 묵은 세월의 흔적을 좇으며 한참을 망연했다. 압도된 채로 가만히 얼어붙었고, 기원하기 전부터 3천 년을 이어온 생의 징후에 나는 할 말을 잃은 채로 고개만 굽을 뿐이었다. 다케오 신사 구경을 마치고 다시금 길 위에 섰다. 십 리 밖에서도 눈에 띌 것 같은, 짙은 분홍의 유메타운 간판 아래에는 계절의 이른 떠나감과 한여름의 짙은 초록이 묘한 공존을 이어간다. 다음 여정은 이미 예정되어 있었다. 자전거에 오르기 위해 구글 지도를 뒤적거리다가, 무심코 핸들에 얹은 손을 가만히 내려놓는다. 3천 년 역사의 다케오 녹나무를 마주한 여흥이 가시기도 전이었다. 가깝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로 가까운 줄은 몰랐네요. 제가 미처 몰라봤습니다. 예 맞습니다. 제가 바로 그 도서관입니다. 다케오 도서관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아침 9시부터 밤 9시까지 문을 연다. 휴관일 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언제 걸음해도 다케오 도서관은 당신을 따뜻하게 맞아줄 테다. 안내도의 한 편을 점유하고 있는 초록 세이렌에게 나도 모르게 시선이 향한다. 분명 도서관이라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고개가 갸우뚱한 것은,...

202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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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 사가 근교 다케오 여행 추천, 3천 년 묵은 다케오 녹나무가 있는 다케오 신사

다케오 신사 5327 Takeocho Oaza Takeo, Takeo, Saga 09:00 ~ 17:00, 입장료 무료 다케오신사 5327 Takeocho Oaza Takeo, Takeo, Saga 843-0022 일본 바람에 실린 차가운 기운은, 아마도 가을 지나 겨울이 머지않았음을 나직이 암시한다. 하지만 아직은 아니다. 내리쬐는 볕은 여전히 따사롭고, 거리의 온기가 떠나기에도 아직은 이른 11월의 어느 날이다. 기차역에서 2km 남짓 떨어져 있으니, 걷기에는 살짝 애매할 수도 있는 만큼이다. 하지만 나는 자전거에 몸을 실었다. 게다가 전기의 힘과 함께하는 중이다. 살짝만 페달을 굴려도 출발선을 달리는 경주마처럼 튀어나가니, 걸어서 20분이 걸린다는 사실은 그저 사족에 불과하다. 삽시간에 닿았다. 나직하게 솟은 산세의 고즈넉을 벗하며 안온한 가을 서정이 한아름 드리웠다. 마주한 풍경 속 어드메에, 어느 가을날 다케오 여행의 마수걸이를 장식할 존재가 기다린다. 일단 자전거부터 대고 가겠습니다. 일본은 모든 탈것에 대한 주차 규정이 매우 엄격하다. 조금만 방심하면 정신이 아득해지는 벌금 딱지가 금세 날아든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자리에 주차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 별 탈 없는 여행을 위한 기본 소양이다. 주차장을 벗어나 옅어진 기색이 완연한 녹음을 마주한다. 맹렬하게 발산하는 초록도 매력 있지만 조금은 힘겨운 기색을 비추는 듯도 한...

2024.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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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근교 다케오 여행, 전기자전거 렌탈 가이드 및 후기 (대여 장소, 요금, 팁)

자전거로 다케오를 여행해 보자 산세 좋고 물 맑고 공기 좋은 사가 근교 여행의 백미, 다케오를 자전거로 여행해 봅시다. 마음이 급하실 테니 거두절미하고 시작합니다. 지금 바로 빌리러 가 봅시다. 대여 장소 플랫폼을 벗어나 다케오 온센 역으로 진입하자마자 마주하게 되는 것은 화장실 가는 길목에 놓인 한 대의 자전거다. 이 녀석만 찾으면 당신도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당신의 다케오 여행을 쉽고 편하게 만들어 줄 천군만마가 눈앞에 있다. 세 종류의 자전거 중 하나를 빌릴 수 있다. 두 종류의 전기 자전거와 한 종류의 보통 자전거. 자전거에 비교적 익숙하지 않은 분들은 바구니가 있는 전기 자전거를, 자전거에 능숙하고 짐이 많지 않은 분들은 바구니가 없는 전기 자전거를 추천한다. 보통 자전거는 웬만하면 추천하지 않는다. 고생하시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구태여 일을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을까 싶다.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인포메이션 센터는 아침 8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여행자를 위해 다양한 편의를 제공하고 있지만 별로 중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오직 자전거뿐.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위장술이 매우 뛰어나다. 하여 자칫하면 헤매기 십상이다. 자전거가 놓인 바로 옆, 기념품 가게 안쪽의 계산대처럼 생긴 창구에서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임을 알리는 표식이 조금 더 컸으면 좋겠다. 천정 아래 나풀거리는 천쪼가리...

202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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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근교 여행, 사가에서 다케오 기차 여행 가이드(일정, 시간표, 타는 법, 주의사항)

기차 타고 다케오를 가 봅시다 인구 5만에 불과한, 사가에서 기차로 3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한적한 시골 동네. 하지만 한 해에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는 큐슈 북부의 숨은 보석, 여기는 다케오다. 서두는 여기까지입니다. 마음 급한 당신을 위해 지금 바로 시작합니다. 기차 타고 사가에서 다케오를 가 봅시다. 기차를 타야 하므로 여정은 당연히 사가 역부터 시작한다. 드가자 가장 먼저 할 것은 역시나 표를 뽑는 일. 가장 왼쪽에 있는 두 개의 발권기에서 원하는 표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정거장으로는 8개밖에 안 되는, 사실상 한 몸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사가에서 가까운 다케오다. 하지만 가는 길이 은근히 번거롭다. 나가사키 선과 사세보 선이 만나는 고호쿠 역에서 환승이 필요한 탓이다. 물론 한 번에 가는 방법도 존재한다. 그 편이 훨씬 편하고 배차 간격도 촘촘하다. 하지만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가격 차이가 많이 난다. 환승하면 570엔, 직통열차는 1,800엔 남짓, 걸리는 시간도 20분 남짓밖에 차이 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대체로 환승을 하는 게 좋다. 시간표 확인법 JR-KYUSHU Train Reservation 중요 신용 카드의 본인 인증 서비스 ( 3D-Secure 2.0)의 도입에 대해 (신용 카드 등록 정보 확인의 부탁) 도카이도, 산요, 큐슈신칸센에 대형 수하물을 반입하시...

2024.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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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사가 여행 쇼핑 추천, 사가 유메타운 탐방기 (Loft, 무인양품, 유니클로)

사가 유메타운 5 Chome-14-1 Hyogokita, Saga 09:30 ~ 21:30 유메타운 사가 5 Chome-14-1 Hyogokita, Saga, 849-0919 일본 흙흙 오늘의 저녁은 맛있었다. 스시로의 초밥은 언제나 옳다. 여태 후쿠오카 텐진점을 제외하고는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물론 드문드문 어처구니없는 폭탄이 등장해 나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고는 한다. 하지만 돌고 돌아 스시로다. 그런 걸 보면 일본 회전 초밥의 나와바리에서는 대적할 상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오늘도 잘 먹고 갑니다. 또 만납시다. 기분 좋게 부른 배를 두들기며 느긋하게 유람한다. 밥을 먹으러 가는 길에 미리 점 찍어 둔 목표를 향해 걸음을 딛는다. 끝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광활한 공터 위에 그만큼 거대한 건물 한 채가 우뚝 솟았다. 사가 여행의 첫 번째 밤을 장식할 쇼핑 명소, 여기는 유메타운 사가 점이다. 이 정도로 어딜 가나 한결같은 쇼핑몰이 있을까 싶다. 대체로 도시의 외곽에 자리하는 덕분에 주차장이 엄청나게 넓다. 매장 초입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웅장함은 덤이다. 다카마쓰에서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다. 그리고 그 감상은 시골 동네일수록 유난하다. 사가의 인구는 20만 남짓에 불과하다. 그런 소도시에 들어서기에는 지나치게 본격적인 느낌인데, 대체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걸까 싶어 살짝 고개가 갸우뚱한다. 물론 중요하진 않다. ...

2024.12.14
2022.10.26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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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이성계가 영면한 조선 최대의 왕릉군, 경기도 구리 가볼만한곳, 구리 여행 명소 구리 동구릉 나들이

구리 동구릉 주소 : 경기 구리시 동구릉로 197 대중교통편이 상당히 애매. 환승시간 잘 맞춰야 함. 06:00 ~ 18:00 기준 계절 별 상이 월요일 휴무 동구릉 경기도 구리시 동구릉로 197 반갑습니다. 처음 뵙겠습니다. 오는 길이 참으로 멀고 험했다. 지도로 봤을 때는 서울에서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였는데 피노키오처럼 코가 계속 자랐나. 세계유산 조선왕릉 구리 동구릉 살짝 늦은 오후의 볕, 벌써부터 이별을 고하는 기색이 보인다. 해가 짧아졌다는 것을 부쩍 체감하는 요즘이다. 관람객이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복작거린다. 저도 바로 합류하겠습니다. 같이 즐깁시다. 입장료는 천 원으로 대부분 조선왕릉의 국룰을 따르고 있다. 관람 시간 역시 왕릉의 국룰인 '계절 별로 상이'룰을 따르는 중이다. 한 가지 특기할 만한 점이 있다면 아침 여섯 시에 문을 연다. 아침 일찍 문을 여는 왕릉은 귀하다. 서울 정릉과 선정릉, 경기도 고양 서오릉, 김포 장릉에다가 여기까지 총 다섯 군데밖에 없다. 혹시 집 근처에 이 중 하나가 있다면 로또 당첨. 하루 정도는 부지런을 떨어서 조용한 아침의 조선을 마주해 보자. 왕릉 탐방에 맛 들려서 열심히 도장 깨기 하는 중이다. 이번이 네 번째니깐 열네 번만 더 가면 된다. 없으면 섭섭하다. 섭섭이 아니라 문제 있는 것이다. 어디에나 있는 역사문화관이 동구릉에서도 나를 반긴다. 눈에 안 들어오는 설명...

2022.10.26
2024.12.13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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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땐 국적기, 올 땐 저가항공. 중국 다롄(대련) 여행 정보, 인천 - 대련 중국남방항공 탑승 후기

중국 남방항공 탑승 후기 중국 남방항공과 함께해 주신 승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우리 비행기, 오전 11시 20분에 인천에서 대련으로 향하는 CZ686편입니다. 가시는 목적지까지 안전한 여정 되시길 바랍니다. 이번 대련 여행은 중국 남방항공과 함께다. 드가자 기내 반입 수하물은 이코노미 클래스의 경우 8kg까지 1개, 비즈니스 클래스는 8kg짜리 짐 2개까지 가능하다. 기내 반입 수하물이라 함은 쉽게 말해 '기내용 캐리어'를 의미한다. 혹시 백팩도 해당되는 것이냐고 직원분께 여쭤보았는데,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백팩은 대개의 경우 상관없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서양 사람들이 메고 다니는 봇짐 같은 가방이 아니라면 주의 깊게 관찰하지는 않는다는 뜻으로 이해했다. 위와 같이 추가 요금을 내면 비즈니스석으로 등급을 조정할 수 있다. 좌석 수준은 우리나라 우등 버스를 생각하면 될 듯하다. 더불어 가장 먼저 타고 내릴 수 있는, 너무나 당연하고 소소한 혜택이 주어진다. 수속 카운터의 마감이 상당히 빠르다. 보통 한 시간 전까지는 문을 열어두는데 말이다. 심지어 카운터만 문을 빨리 닫는 게 아니다. 탑승 마감 또한 엄청나게 빠르다. 비행기표에 안내된 탑승 시간이 사실상 마감 시간이다. 탑승까지 필요한 과정 전반을 최소 10분 정도는 당겨서 생각하는 게 옳다. 서두르지 않으면 피곤한 일을 당할 수 있으니 주의하는 게 좋을 테다. 남방항공의 상징인...

2024.12.13
2022.12.03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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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고향이 된 어느 외국인 부부의 이야기, 서울 여행 명소, 서울가볼만한곳 종로 딜쿠샤 탐방기

딜쿠샤 주소 : 서울 종로구 사직로2길 17 딜쿠샤 독립문역 3번 출구에서 도보 10분 10:00 ~ 18:00(입장 마감 17:30) 월요일 휴무 딜쿠샤 서울특별시 종로구 사직로2길 17 딜쿠샤 인왕산 자락길이 시작되는 언덕배기를 헤매다가 힘들게 발견했다. 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 괄호 열고 딜쿠샤. 뭐 한다고 쓸데없는 오기를 부렸나 모르겠다. 지도 앱 한 번만 열면 간단하게 찾아올 것을 돼도 안 하게 헤매 버렸다. 드디어 당도했다. 조선의 끝자락을 살다 간 어느 외국인 부부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는 곳, '기쁜 마음'이 자라는 여기는 서울 종로구 행촌동의 딜쿠샤다. 코시국 탓에 상당히 오랜 기간 번거로운 사전 예약이 필요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유로운 공간이 되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만 오면 딜쿠샤를 마음껏 둘러볼 수 있다. 입장료는 없으며 휴관일은 신정과 매주 월요일이다. 해설사님과 함께하는 관람도 가능하다. 다만 전시해설은 미리 예약이 필요하다. 서울시공공서비스 예약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종로구 - 전시/관람 - 딜쿠샤 전시 해설 사전예약의 순서로 들어가면 된다. 평일에는 하루 4회(10:00, 13:30, 15:00, 16:30) 진행되며 주말에는 10시와 15시에만 해설이 있으니 참고하자. 본격적으로 탐방을 시작하기에 앞서 건물의 외관부터 둘러보았다. 붉은 벽돌을 가지런하게 쌓은 딜쿠샤의 면면은 오랜 세월이 흘...

2022.12.03
3일 전참여 콘텐츠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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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행 맛집 추천, 가성비 좋고 맛도 좋은 셩완 현지인 맛집 차찬탱 '피치 드래곤' 탐방기

피치 드래곤 홍콩 Sheung Wan, Queen's Road Central, 367-375號萬利商業中心2-3 07:00 ~ 18:30 Peach Dragon Restaurant 홍콩 Sheung Wan, Queen's Road Central, 367-375號萬利商業中心2-3 아오 배고프다. 퍼뜩 아침 먹으러 갑시다. 이른 아침의 부산함을 벗하며 하루를 연다. 숙소를 빠져나와 셩완을 향해서 10분 남짓을 걸었다. 이 길의 끝에 여자친구의 먹테나가 감지한 동네 사람들의 사랑방, 피치 드래곤이 기다린다. 바로 여기. 만나서 반갑습니다. 홍콩의 김밥천국, 동네 사람들이 사랑하는 차찬탱, 피치 드래곤 인사드립니다. 아침 7시에 문을 열고 오후 6시 30분에 문을 닫는다. 셩완역에서 1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으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접근성을 지니고 있다. 구글 지도 평점은 3.6이고 홍콩 사람들이 애용하는 맛집 빅데이터인 오픈라이스의 평가도 미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집은 아주 인기가 많다. '차찬탱'이라는 장르적 특수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 워낙에 미식이 넘쳐 나는 홍콩이다. 그런 탓에 가볍게 들러 적당하게 끼니를 때우는 데에 특화된 차찬탱은 좋은 평점을 받기가 무척 어렵다. 결론만 얘기하자면 차찬탱 치고는 상당히 괜찮은 평점과 평가를 보유한 집이다. 동네 사람들이 사랑하는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꽤나 이른 아침이었지만...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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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홍콩 여행 마지막 날 (문화공간 M+, 완탕 맛집 정두)

[여자친구와 함께한 연말 홍콩 여행] 전날 쟁여둔 베이크하우스의 쿠키와 스콘으로 하루를 연다. 요 근래에 홍콩에서 가장 잘나가는 에그타르트 집이지만 비단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잘하는 집은 뭐든 잘하는 법, 쿠키는 말할 나위가 없고 대파 향 슴슴하게 품은 스콘 역시 아주 옳다. 쿠키만 씹고 있으려니 목구녕이 텁텁하다. 급하게 숙소 앞 카페에 들러 커피 한 잔을 공수한다. 여기는 일본인이 경영하는 스웨덴 감성 그득한 홍콩의 카페, 피카파브리켄이다. 그런데 연말을 맞이해 귀여운 축하 인사를 영어로 곁들인 커피가 있는. 과연 홍콩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금융과 교류의 중심 다운, 실로 글로벌한 하루의 시작이다. 길 위에 빼곡하게 드리운 분주함은 아마도 나와 여자친구가 남기고 가는 아쉬움이리라,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애써 옮기며 거리와 작별한다. 짧았던 연말 홍콩 여행의 마지막 아침이 밝았다. 돌아가는 비행기는 꽤나 늦은 오후에 예정되어 있다. 하지만 곰곰이 따지고 보니 생각보다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그러므로 고민하지 않는다. 택시 한 대를 잡아채고는 곧바로 M+ 플리즈를 외친다. 사장님 허리 업 스피드 업, 츄라이 츄라이. 전날 저녁을 함께했던 여자친구 대학 동기 부부의 추천으로 걸음하게 되었다. 까우룬 역에서 도보로 5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떠오르는 문화 공간, M+ 인사드립니다. 구룡반도 서쪽의 오래도록 방치되어 있던 황무지...

202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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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홍콩 여행 3일차, 홍콩 현지인 맛집 탐방(브런치, 상하이 라오라오, 베이크하우스, 만모 딤섬, 란콰이펑 루프탑 FAY)

[여자친구와 함께한 연말 홍콩 여행] 똑똑, 계십니까. 시간이 늦었습니다. 얼른 일어나십쇼. 한적하게 드리운 이른 아침의 여유를 가만히 망연해 본다. 어제만큼 깨끗하고 청명한 덕분에 마음이 한결 가볍다. 느긋하게 뜨끈한 물을 뒤집어쓰고는 옷매무새를 가다듬는다. 주섬주섬 가방을 챙기고 길을 나선다. 홍콩 여행의 세 번째 아침이 밝았다. 거리의 소음을 벗하며 나지막한 언덕을 오른다. 문득 뒤돌아 마주한 풍경에서 10년 전, 홍콩을 처음 여행했을 때 느낀 어수선함을 발견한다. 가던 걸음을 멈추고는 눈앞에 놓인 일상을 가만히 망연한다. 많은 것이 달라진 와중에도 한결같은 것이 있다. 슬그머니 미소가 번진다. 좁은 골목길 너머에 소담한 여유가 기다린다. 우리의 세 번째 아침이 시작될 요람이다. 여자친구는 휴가를 보내는 중이지만 컴퓨터 앞에서 미팅 준비로 분주하다. 타이밍 이즈 나우, 이 토스트는 이제 제 겁니다. 홍콩에서 맛있는 커피를 경험한 기억이 딱히 없는데, 여태 잘하는 집을 못 가본 탓이었나 보다. 이번 여행에서 즐긴 모든 커피가 만족스럽다. 한 잔도 거르지 않고 만족스럽다. 찰나의 여유와 작별하고 다시금 부산함 속으로 뛰어들었다. 트램에 몸을 싣고는 멀어져 가는 풍경을 망연한다. 이 길의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우리 배, 침사추이로 향하는 스타 페리입니다. 오늘도 저희는 손님들의 안전한 여행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포근함 머금...

2024.12.27
나만 알고 싶은 홍콩 여행 명소, IFC2 무료 전망대 #홍콩여행 #홍콩전망대 #홍콩무료전망대 #홍콩가볼만한곳

2024.12.25클립으로 제작
홍콩 여행 명소, 홍콩 최고의 부촌이자 휴양지 리펄스 베이 #홍콩여행 #홍콩가볼만한곳 #리펄스베이 #홍콩호캉스

2024.12.24클립으로 제작
2024.11.28참여 콘텐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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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다카마쓰 여행 명소 추천, 나오시마 가는 법 (위치, 시간표, 요금)

나오시마를 갑시다 예술을 벗한 다카마쓰의 가장 빛나는 진주, 안도 다다오와 쿠사마 야요이를 사랑하는 당신을, 푸른 바다와 안온한 여유를 사랑하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요-코소 나오시마! 마음이 급하실 테니 거두절미하고 시작합니다. 짧고 굵게 훑어보는 다카마쓰 여행 가이드, 배 타고 나오시마 갑시다. 나오시마 가는 배는 다카마쓰 항 1번 터미널에서 출발한다. 다카마쓰칫코 역에서 도보로 5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고 JR 다카마쓰 역에서도 비슷한 만큼이 걸린다. 1번 터미널은 바다를 마주 보고 가장 왼쪽에 자리하고 있으며, 터미널마다 큼지막하게 숫자가 새겨져 있으므로 찾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을 테다. 사람과 차를 함께 싣고 다니는, 꽤 거대한 연락선이 당신의 여정을 책임질 테다. 수백 명을 넉넉하게 실을 수 있기 때문에 혹 표가 없을까 봐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니 출발 시간만 잘 맞춰서 항구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자.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오시마를 사랑하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쇼도시마 가는 표를 살 수 있는 창구와 나란히 붙어 있다. 우리는 파란색 띠를 두른 간판만 찾아가면 된다. 편도 520엔, 왕복 990엔이니 비싼 편은 아니다. 편도 1,220엔의 쾌속선도 있으나 평일에는 운항 편수가 많지 않다. 게다가 시간 차이도 얼마 안 나므로 없다고 생각하는 게 차라리 마음 편할 테다. 하루 다섯 편이 다카마쓰에서 나오시마로 향한다....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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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10월의 다카마쓰 여행 2일차, 나오시마 탐방기 (나오시마, 이우환 미술관, 지추 미술관)

[일본 다카마쓰 여행기] 날씨 요정 같은 건 없었다. 오늘만 아니면 되는데, 하필 오늘이다. 마음을 고쳐먹는 게 즐거운 여행을 위해 조금 더 이로울 테다. 적어도 가방 속에 넣어 둔 우산을 꺼내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이러나저러나 다카마쓰 여행의 둘째 날 아침이 밝았다. 새로운 여정의 시작이다. 드가자. 이 열차는 가와라마치로 향합니다. 오늘의 여정은 항구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우리는 내륙으로 향하는 전차에 몸을 싣는다. 이유가 있다. 시간에 쫓기면서까지, 추적이는 빗줄기를 헤치면서까지 남쪽으로 향해야 하는 이유가. 다카마쓰 여행의 시작이자 끝, 아마도 모든 것이다. 지난 다카마쓰 여행에서 경험한 우동의 정수를 나는 친구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우동을 좋아하지 않던 내가 우동을 향한 오랜 적개심을 내려놓게 된 계기이며, '이건 참 맛있는 음식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해 준 고마운 존재다. 리쓰린 공원에서 북쪽으로 10분 남짓을 걸으면 닿을 수 있는, 동네 사람들이 사랑하는 다카마쓰 우동 맛집, 여기는 마츠시타 제면소다. 차가운 부카케 우동을 주문하려고 했다. 하지만 우리 뒤에 계신 할아버지 한 분이 주문 순서를 가지고 딴지를 거는 바람에 사장님과의 소통이 꼬이고 말았다. 그리하여 받아들게 된 것은 김이 모락모락 풍기는 카케우동 한 그릇. 정확하게 의도한 것의 대척점에 있는 우동이다. 국물이 많은 것도, 따뜻한 것도 원치 않았다. 심지어 맛...

2024.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