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지바르
8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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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바로 지상 낙원, 탄자니아 잔지바르 여행 총정리 (가는 법, 추천 여행지, 그 외의 다양한 팁)

잔지바르를 원하는 당신을 위한 종합 가이드 그야말로 현세에 강림한 지상 낙원, 지구상에 단 한 곳의 여행지만 남겨두고 싶다면 주저 없이 선택할 인도양의 보석. 고작 일주일 남짓의 시간밖에 함께하지 않았다. 하지만 바다 넘어 이역만리에서 경험한 모든 시간 중에서 가장 찬연하고 인상적이었다. 온갖 미사여구를 잔뜩 갖다 붙여도 충분치 않을 것 같다. 나에게 잔지바르는 입에 침이 마르다 못해 혓바닥이 쩍쩍 갈라질 때까지 칭찬을 해도 모자란, 그 정도로 완벽한 낙원이다. 그런 잔지바르를 나만 즐길 수는 없다. 부지런히 사진을 모으고 지난 기억을 주워 담았다. 모두가 함께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끄적이는 가이드, 잔지바르에 대해서 당신이 원하는 무엇이든 알려드리겠습니다. 목차 가는 법 유명 여행지 즐길 거리 - 능귀 해변 즐길 거리 - 음넴바섬 스노클링 즐길 거리 - 향신료 투어 즐길 거리 - 스톤타운 골목 투어 즐길 거리 - 스톤타운 감옥섬 거북이 투어 먹을거리 - 능귀 사소한 팁 가는 법 머나먼 동네 아프리카의 중남부에 자리하고 있는 탄자니아다. 당연히 긴 시간을 날아가야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가는 길이 고되지는 않다. 오늘도 열일하는 에티오피아 항공에게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덕분에 환승 한 번이면 닿을 수 있는 잔지바르다. 환승을 위해 들르게 되는 아디스아바바 공항이 살짝 아수라장이긴 하지만 탄자니아 국내선에 비하면 레드 카펫...

2023.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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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8. 잔지바르 감옥섬(프리즌 아일랜드)에서 거대 대왕 거북이 구경하기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허허벌판처럼 휑한 해변에서 조그마한 통통배에 오르고 닻을 올렸다. 요란한 엔진 소음을 친구 삼아 10분 남짓을 달리고 또 달렸다. 날이 좋아서 그런지 바다는 평화롭지만 열 명이나 실을 수 있으려나 싶은 가냘픈 나룻배가 감당하기에는 살포시 버거운 감이 있다. 이따금 절벽으로 꺼지듯 곤두박질치는 순간이 찾아온다. 심장이 살포시 내려앉는 듯한, 바이킹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에 입꼬리가 자꾸만 일그러진다. 그나마 예고라도 하고 찾아오면 마음에 준비라도 할 수 있을 텐데 그런 것도 없으니 적잖이 곤혹스럽다.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녀석이니 긴장의 끈을 놓을 새가 없다. 그저 즐거운 뱃놀이가 될 줄 알았건만 이건 마치 매를 맞는 듯한 기분이다. 적어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그랬다. 조금 살 만하다 싶더니 목적지에 닿은 조각배가 닻을 내린다. 이제 겨우 불안한 요동에 익숙해졌는데 뭍에 닿은 것이다. 그간의 노력은 바다에 씻겨 내려가는 한 줌의 모래처럼 부질없는 것이 되었다. 언제 적응한 적이 있긴 하냐는 듯이, 분명 돌아가는 배 위에서도 사시나무 떨 듯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그건 돌아가는 배 위의 내가 감당할 일이고 지금의 나는 눈앞에 놓인 것에 집중하기로 한다. 인생이란 게 원래 그런 것 아니겠는가. 무사히 땅에 발을 딛고 몸뚱아리...

2023.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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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7. 잔지바르 스톤타운 골목 탐험, 밥도 묵고 배도 탔다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대망의 마지막 날 아침..은 아니고 전날 아침이다. 아직 하루가 남았으니 너무 슬퍼할 일은 아니지만 흐르는 눈물이 멈출 생각을 않는다. 그저 설레는 마음 안고 아디스아바바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게 엊그제 같은데 이 여정도 내일이면 끝이다. 꿈보다도 달달했던 2주가 어느 틈에 등 뒤에서 작별 인사를 건네고 있다. 입에 넣은 솜사탕처럼, 그렇게 아스라이 사라져 간다. 비행기 시간이 꽤나 이르기 때문에 사실상 마지막 날이나 다름없다. 이번 여정의 시작과 함께 근무하는 중학교가 방학에 접어든 우리의 호스트는 이 여정이 끝나도 한동안 계속 즐거울 테다. 하지만 한국에서 날아온 큰 형과 나는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여느 때처럼 파란 하늘과 함께 발걸음도 경쾌하게 하루를 시작하지만, 물에 젖은 신문지처럼 몸뚱아리가 자꾸만 처지는 기분은 어쩔 수 없다. 여행 내도록 틈날 때마다 기념할 만한 것들을 사 모았다. 하지만 쟁이고 또 쟁여도 모자란 것이 선물이다. 아마 내일은 집에 가기 바쁠 것이므로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오늘, 아마도 지금이 유일하다. 숙소를 나서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은 근방에서 가장 번듯한 선물 가게에 들르는 것이었다. 탄자니아 전역을 통틀어 손에 꼽게 번화하고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답게 엄청나게 많은 ...

2023.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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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6.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평화로운 오후, 황제의 목욕탕과 지나치게 재밌는 커피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영영 곁에 머무를 것만 같았던 탄자니아에서의 일상도 어느새 막바지를 향해 간다. 오늘과 내일, 딱 이틀이 남았다. 그러고 나면 우리를 기다리는 것은 다르에스살람으로 돌아가는 쾌속선과, 에티오피아를 향해, 그리고 인천을 향해 박차 오르는 비차의 육중한 추력에 몸을 맡기는 일뿐이다. 대추야자로 만들었다더니 과연, 정신없이 달큰한 간식을 입에 물고 있으면서도 결국 마주할 수밖에 없는 이별의 순간이 이따금 머릿속을 스친다. 그럴 때마다 눈꼬리는 성난 바다 위 파도처럼 사정없이 요동친다. 원 없이 즐긴 덕분에 섭섭하지만 시원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아무 기대 없이 품에 안은 꿀단지가 생각보다 너무 달다. 그야말로 꿈보다 조금 더 행복한 순간의 연속이었는데 떠나보내야 한다니, 그저 섭섭하고 또 섭섭하다. 물론 눈앞에 놓인 것들이 여전히 즐거운 것 일색이라서 지금도 구름 속을 걷는 듯하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으니 웃음도 쉴 새 없이 쏟아진다. 하지만 가슴팍 한 켠이 자꾸만 근질거린다. 조만간 떠나는구나. 이렇게 가면 언제나 다시 오려나. 사는 동안 또 만날 수 있겠지. 정말이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다. 하릴없이 흐르는 시간을 붙잡을 수만 있다면 말이다. 하지만 그저 망연할 ...

20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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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5. 비오는 날의 본격적인 잔지바르 스톤타운 탐방, 맛집도 가고 시장도 가고 다 했다.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현 시간부로 전 병력 조식 집합하시기 바랍니다. 새로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아침 해가 오늘도 힘차게 떠올랐다. 나와 큰형은 눈이 떠지기 무섭게 식당이 있는 로비로 걸음을 옮긴다. 잠에서 완전히 깨지 못해 무의식이 잔뜩 지배하는 와중이지만 아침밥을 향한 본능과 열망은 막지 못했다. 전날 밤 야시장에서 워낙에 푸짐하게 먹고 마시고 즐긴 탓에 살짝 속이 부대끼는 느낌이 있다. 하지만 한국으로 돌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우리에게 시간은 금보다 소중하다. 딱 한 명, 이 동네에 살고 있는 탓에 아쉬울 것 없는 우리의 호스트는 예외인 듯하지만 말이다. 그는 아침 댓바람부터 화장실에 쳐박혀 나올 생각을 않고 있다. 인당 3만 원도 하지 않는 상당히 저렴한 숙소였음에도 불구하고 누릴 수 있는 것이 상당했다. 지은 지 500년이 다 되어가는 귀족의 공간을 10만 원도 안 되는 돈으로 내 것처럼 즐길 수 있다는 사실부터가 굉장하다. 우리나라로 치면 광해군 대에 지어진 건물이 지금까지 현역으로 뛰고 있는 것이니, 그 유구한 역사와 전통은 제대로 가늠하기조차 쉽지 않다. 게다가 꽤나 차린 것 많은 밥상까지 아침마다 받을 수 있다. 아무것도 몰랐을 때는 여기만 이런가 싶었다. 경험 많고 아는 것 많은 우리의 호스트 덕분에 생각지도 않았던 호사를 누리게 ...

2023.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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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4. 스톤타운 야시장에서 만난 한국어를 사랑하는 청년, 그의 이름은 '주마'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지금부터 하려는 이야기는 잔지바르 스톤타운의 어느 야시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사실 글 하나를 온전하게 할애할 만큼인가 잠시 고민했다. 하지만 그리운 주마를 온전히 추억하려면 제대로 된 글 한 편 정도는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지도 않았던 푸드 페스티벌 덕분에 모든 순간이 즐거웠다. 덕분에 스톤타운에서의 첫날밤은 기대 이상으로 후끈하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아직 한 발 남았다. 완벽하게 방점을 찍기 위해서는 맛있는 후식이 필수다. 우리는 부른 배를 기분 좋게 두들기며 여행 호스트의 단골 가게로 향했다. '스타프룻'이라는 과일로 만드는 주스를 아주 맛있게 하는 곳이란다. 가게로 향하는 길에 참 많은 일이 있었다. 불과 2분 남짓한 짧은 시간 만에 우리는 인종 차별을 당하기도 했고 괴이하게 말을 걸어오는 무서운 사람도 만났다. 그리고 뜬금없이 한국말을 하는 사람도 만났다. 인사를 건넨 청년의 목소리에는 반가움이 잔뜩 묻어 있었다. 하지만 몰아치는 사건의 한가운데에서 잔뜩 긴장한 우리는 경계 가득한 눈초리부터 보내고 말았다. 밝은 얼굴로 배꼽 인사까지 청하고 있지만 나의 마음은 편치 않다. 내심 가던 길을 가줬으면 했다. 하지만 그는 간만에 만난 한국인이 너무나 반가운가 보다. 웃는 낯에 침을 뱉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이토록 반가워...

2023.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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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3. 맛집 천국! 잔지바르 스톤타운 야시장을 즐겨보자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19.12.18, 탄자니아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시간은 꿈처럼 흘러 길섶에 박제된 추억으로 남았다. 더 이상 바랄 것은 많지 않고, 기대하는 것도 얼마 되지 않는다. 이제 정말 끝이 가까웠다. 비행기에 몸을 싣기 전, 아마도 마지막 환승역이 될 것이다. 스톤타운에서의 첫 번째 저녁이 밝았다. 스톤타운이라는 이름에 부응이라도 하듯 시선 닿는 족족 돌로 세운 것의 향연이다. 스톤타운은 최소 3, 4백 년 전부터 완결된 형태로 존재했던 도시다. 동아프리카 지역의 노예 무역 중심지로서 워낙에 찬란한 시절을 구가한 덕분이다. 그런 탓에 탐내는 세력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외세의 간섭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도시의 외연은 거의 해를 입지 않았다. 도시의 골목마다 굽이치며 흐른 세월은 어느새 역사가 되었다. 이 도시는 자체로 살아 있는 문화재라고 불러도 모자람이 없다. 참으로 축복받은 동네다. 제국주의가 득세하던 대항해시대에는 무역의 중심지로 번성하더니 지금은 탄자니아 관광의 한 축을 담당하며 또 다른 번성기를 누리고 있다. 스톤타운을 돌아다니다 보면 유독 눈에 띄는 존재가 있다. 그건 바로 전설적인 락밴드 퀸의 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의 생가. 말 그대로 유난스럽게 눈에 자주 띈다. 아마도 그는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생가를 가진 인물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프레디...

2023.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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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2. 마침내 잔지바르 스톤타운 입성! 그리고 밝혀지는 오늘 숙소의 어마어마한 정체 ㄴㅇㄱ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19.12.18, 탄자니아 향신료 농장에서 보낸 시간은 예상외로 즐거웠다. 솔직히 시작 전까지만 해도 귀찮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우리나라에서는 할 수 없는 진귀한 경험이 쉴 새 없이 이어졌다. 믿을 수 없이 달고 향긋한 과일의 향연은 여정의 말미를 장식하는 소소한 덤이었다. 본능에 몸을 맡기고 게으름을 피웠으면 적잖이 후회할 뻔했다. 차에서 보낸 시간이 꽤나 많은 탓이다. 유난히 짧게 느껴지는 하루가 작별 인사를 고하려는 찰나다. 매일 반복되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순간이지만 오늘은 마주하는 감상이 유난하다. 유리창 너머로 들이치는 볕은 어째선지 빛바랜 사진의 허름함을 닮았다. 마침내 닻을 올렸다. 잔지바르 여행의 대미를 장식할 스톤타운에 발을 디딘 순간이다. 우리의 여정은 스톤타운을 끝으로 마무리가 될 예정이다. 시간 참 빠르다. 인천 공항에서 수속을 할 때에는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던 순간이다. 그런데 어느새 현재가 되었다. 꿈만 같다. 지나치게 상투적이지만 이보다 적확한 표현을 찾을 수가 없다. 프레디 머큐리의 얼굴이 벽면 가득 붙은 집 한 채를 지난다. 아마도 프레디 머큐리의 생가다. '아마도'라는 표현을 쓴 것은 여기 말고도 몇 채의 생가가 더 있기 때문이다. 그중에 가장 명성이 높고 잘 알려...

2023.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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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1. 가성비도 재미도 훌륭, 잔지바르 향신료 투어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눈부시게 파란 하늘 아래 유유자적하는 풍경과 울려 퍼지는 노랫소리. 여기가 바로 천국이구나. 아니 잔지바르구나. 잔지바르가 천국이구나. 능귀 해변에서의 3일은 꿈보다 조금 더 황홀했다. 내가 살면서 이런 호사를 언제 또 누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정말 그랬다. 얼마나 행복하던지, 누리는 와중에도 이별 후의 허전함을 생각하게 만드는 능귀였다. 정말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호사였다. 아련하게 돌이켜 보니 잔지바르는 진정 천국이었다. 게으른 마음 푸근하게 벗하면서 능귀에 머무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생각했다. 워낙에 매일이 만족스러웠으니깐 말이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 잔지바르는 넓고 할 건 많다. 영영 떠나가지 않았으면 했지만 보내주어야 한다. 두 손 가득 작별 인사를 건네고 우리는 다시 남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우리의 발걸음이 닿은 여기는 잔지바르 중부에 자리한 어느 이름 모를 향신료 농장이다. 이른바 '대항해시대'로 일컬어지는, 바야흐로 유럽을 중심으로 제국주의가 득세하던 시대에 아프리카 동부를 대표하는 무역항이었다. 아프리카에서 나는 온갖 돈 되는 것들이 잔지바르로 모였다. 이를테면 노예라던가 향신료 같은 것들 말이다. 물자와 사람이 모이는 동네가 으레 그렇듯이 잔지바르도 부가 넘쳐나는 동네였다. 하지만 인간의 욕심은 끝이...

2023.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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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30. 잔지바르 능귀는 여기까지, 여정은 다시 남쪽으로.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둥그스름하게 생긴 지구는 생성 이래로 한 번도 자전을 멈춘 적이 없다. 그래서 해가 가면 달이 오고, 달이 가면 그 자리를 또 해가 채운다. 그렇게 또 해가 떴다. 믿을 수 없지만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마침내 그날이 오고야 말았다. 능귀에서의 팔자 좋았던 시간도 여기까지다. 그야말로 천국의 현현과도 같았던 이곳에서의 시간은 이제 더 이상 없다. 차마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며 숙소 밖으로 몸뚱아리를 내몰고 있다. 그저 아쉬운 마음뿐이라 눈물이 핑 돌 것만 같다. 그렇게나 섭섭하다. 그래서일까, 손에 든 캐리어가 만근보다 무겁다. ...? 나만 무거운 거였구나. 덩치 좋고 힘 좋은 형님의 차력쇼 덕분에 눈물이 달아났다. 잔지바르의 타오르는 듯한 볕을 견디지 못하고 아침부터 축 늘어진 댕댕이 한 마리와 작별 인사를 나눈다. 이 친구는 새로운 사람을 좋아한다. 아마도 새로운 사람만 좋아한다. 조금이라도 낯이 익으면 이내 흥미를 잃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아침저녁으로 부지런히 인사를 나눈 우리에게는 별로 관심이 없다. 배은망덕한 것 같으니라고. 떠나는 과정에는 할 일이 많다. 빠뜨린 것이 없는지 확인하는 건 물론이고 작성해야 하는 서류 뭉치도 적지 않다. 우리는 이미 지쳤다. 하루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됐다고 이미 녹초가 되었다. 마냥 나쁜 건...

2023.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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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29. 시간 참 빠르다. 잔지바르 능귀 해변의 마지막 밤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빌게이츠의 섬으로 알려진 음넴바섬에서 즐긴 스노클링은 과연 생각대로 즐거웠다. 티끌 한 점 없이 깨끗한 하늘 아래에 폭신한 바람을 벗 삼아 배를 타고 한참을 유랑하다가 닻을 내렸다. 하나 둘 오리발을 신고 바다에 몸을 담그기 시작했다. 모두들 찰방거리는 인기척과 함께 이내 어디론가 사라졌다. 나도 수경을 쓰고 주섬주섬 오리발을 챙겼다. 그러고는 조심스레 뱃머리로 향한 뒤 수면 위로 몸을 던졌다. 나는 여지껏 수중 세상 탐방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뛰어들자마자 펼쳐지는 낯선 풍경을 두고 생각했다. '내가 손해 본 인생이 생각보다 많구나.' 이 좋은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싶은 정도다. 새삼스레 여행을 함께하고 있는 형들에게 감사했다. 형들의 호기심이 아니었다면 잔지바르의 바다 속 세상이 이토록 아름답다는 걸 지금까지도 모르고 살았을 뻔했다. 뭍으로 돌아오니 해는 중천을 지난 지 오래다. 꽤나 이른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는데 말이다. 아마도 배 위에서 보낸 시간이 생각보다 길었던 탓이다. 고작 물놀이 하나를 끝냈을 뿐인데 볏짚으로 엮은 곶감 줄기가 된 것처럼 하염없이 늘어진다. 오늘은 능귀 해변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라서 일분일초도 허투루 쓰고 싶지 않다. 하지만 나의 비루한 체력은 그토록 간절한 바람을 따위로 만들어 버렸다. 노는 게 ...

2023.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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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28. 여긴 그냥 미쳤다. 잔지바르 음넴바 섬에서 즐긴 스노클링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둠칫둠칫 둠치칫 둠칫. 잔지바르 여행이 오늘로 이틀째에 접어들었다. 너무 행복하다. 이제 겨우 하루밖에 안 지났다니. 과연 잔지바르다. 지겨울 새가 없다. 현세에 강림한 주지육림은 오직 잔지바르만을 이르는 말이며 천국이라는 단어의 이데아는 이 땅에서 잔지바르라는 이름으로 현현했다. 즐기고 또 즐기고 계속 즐겨도 쉴 새 없이 즐겁다. 머리도 감지 않은 채 부스스한 차림을 하고 바다로 향하는 이른 아침의 청년들은 그렇기 때문에 오늘도 어김없이 흥에 겨웠다. 기나긴 밤이 지나고 즐거움을 찾아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려 한다. 숙소를 벗어난 지 1분도 되지 않아 마주했다. '실화냐'라는 말이 저절로 튀어나온다. 진짜 실화냐. 담양에 메타세콰이어길이 있다면 잔지바르에는 이름 모를 담벼락 가로수길이 있다. 흔해 빠진 숙소의 널리고 널린 가로수가 만드는 지극히 평범한 풍경, 오직 잔지바르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나와 형들의 벌어진 입은 쉽게 닫힐 생각이 없지만 이곳 능귀 해변에서는 특별할 게 하나도 없는, 대체로 무심하게 지나치는 일상의 한 조각일 뿐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부산을 떨었다. 전날 예약한 스노클링을 떠나는 날이기 때문이다. 간밤에 벼룩에 발가락을 물린 호스트가 간지러움을 호소하며 부산을 떨었지만 나와 큰형은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이토록 아...

2023.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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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27. 리조트지만 맛집으로 더 유명한 능귀 해변 아만 방갈로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잔지바르 능귀 해변의 첫날은 과연 예상했던 대로 즐거웠다. '믿을 수 없을 정도'라는 식상하기 그지없는 단어를 제아무리 반복해도 여기서만큼은 얼마든지 이해받을 수 있다. 비슷한 걸 본 적조차 없어서 도무지 무엇에 빗대야 할지 모를 옥빛 영롱한 해변은 믿을 수 없이 아름다웠고, 이토록 아름다운 자연을 두 눈으로 목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믿을 수 없이 행복했다. 잔지바르를 경험한 나는 더 이상 천국의 존재를 의심하지 않게 됐다. 지구상 어딘가에 천국이 존재한다면 그건 아마 잔지바르의 형상을 하고 있을 것이고, 잔지바르의 눈부신 바다는 아마도 천국에 거주하는 이들 중에서도 솜씨 좋은 장인이 파견 나와서 빚은 작품일 것이다. 바다 구경도 하고 물놀이도 하고 술도 묵고 다 했다. 알차게 하루를 보내고 숙소로 돌아온, 허기진 우리들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제대로 된 저녁 한 끼 생각만이 가득하다. 워낙에 놀아재낀 탓에 저녁 먹으러 갈 마지막 남은 원기조차 소진해버린 듯하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영 시원찮은 점심으로 우울했던 시간을 제대로 보상하기 위한 구제책이 시급하다. 샤워를 마치고 널찍한 침대에 몸을 뉘고 있으니 '안빈낙도라는 게 별거 없구나' 생각이 들면서 진심을 다해 안빈낙도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만, 이대로 잠에 들면 남는 것은 후회와 한숨, ...

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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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26. 아름다운 휴양지, 잔지바르 능귀 해변의 천국 같은 하루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여행 호스트의 실험정신이 깃든 점심은 시원하게 망했다. 그래도 다행히 후식으로 즐긴 아이스크림이 많은 부분을 만회했다. 기대치를 아득히 하회하는 점심은 우리를 이끈 호스트마저도 살짝 당황스러웠나 보다. 디저트를 생각하는 그의 얼굴에는 고민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오랜 심사숙고가 이어졌고, 우리는 이내 그의 지난 기억 속 가장 믿을 만한 것이라 여겨지는 아이스크림을 마주했다. 역시 경험만큼 믿음직한 것은 없다. 찔깃하게 혓바닥을 타고 넘는 젤라또는 우리의 부푼 기대를 배반하지 않았다. 망고 맛과 패션후르츠 맛에는 신선함이 가득했고 '누텔라 코코넛'이라는 맛은 진득한 달콤함을 벗하며 은은하게 풍기는 코코넛의 향이 절로 물개박수를 치게 만들었다.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맛있지만 유난히 맛있는 아이스크림이라서 좋았고, 내기에서 이긴 덕분에 공짜로 먹은 거라서 더 좋았다. 역시 아이스크림은 언제나 옳다. 사랑해요 아이스크림. 사랑해요 연예가 중계. 어쨌든 배는 채웠고 수준 높은 아이스크림으로 혈당도 끌어올렸으니 이곳에서 볼일은 끝났다. 기세 좋게 박수 한 번 치고, 나무로 엮은 계단을 따라 다음 여정을 이어간다. 볕 좋은 하늘 아래 그저 평화로운 잔지바르의 오후, 그 마수걸이가 이제 막 시작되려는 참이다. 익숙한 빛깔의 하늘과 생전 마주한 적 없는, 옥...

2023.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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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25. 여기가 바로 지상낙원이자 천국, 잔지바르 능귀 해변의 첫날 아침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공항을 소소하게 날아오른 비행기는 한밤이 되어서야 잔지바르에 닿았다. 공항으로 우리 일행을 마중 나온 봉고차에 몸을 구겨 넣었다. 그길로 칠흑보다 살짝 밝은 어둠을 뚫고 숙소까지 달렸다. 어떻게 잠자리에 몸을 뉘었는지도 기억나지 않고 간밤이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짧았던 긴 밤이 지났다. 보석보다 빛나는 능귀 해변을 벗하고 있는 리조트다. 숙소는 지은 지 얼마 안 돼서 아주 깨끗하다. 그리고 널찍하다. 두 명이서 잠을 청해도 거뜬할 것 같은 침대 세 개가 놓여 있고 의자와 탁자, 수납공간 등 눈에 띄는 모든 것이 큼직하고 시원스럽다. 이따금 바닥을 훑어내는 바퀴벌레가 거슬리기는 했지만 다행히 손톱만 한 크기라서 아주 불편하진 않다. 문을 나서자마자 마주한 하늘을 두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저 감탄만 하려니 어째선지 현실 속 풍경이 아닌 듯하고, 그렇다고 물음표를 품기에는 나도 모르게 입이 자꾸 벌어진다. 평소라면 귀찮아서 먹는 둥 마는 둥 하겠지만 주는 걸 마다할 이유는 없다. 아침을 먹기 위해서 주섬주섬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그전에 잠시 들러야 할 곳이 있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는 너무 늦은 오밤중이었기에 완벽한 수속을 하지 못했다. 그런 고로 날이 밝자마자 해야 하는 일이었다. 체크인 절차를 제대로 ...

2023.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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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24. 마침내, 드디어, 이 비행기는 꿈에 그리던 잔지바르로

[2019년 12월에 떠나본 탄자니아 여행기] '19.12.05 ~ '19.12.18, 탄자니아 빅토리아 호수의 넉넉한 품에는 동네 사람들의 여유로운 일상이 깃들었고, 내 생에 한 번은 마주할 수 있을까 싶었던 세렝게티의 광활한 야생은 눈물 나게 설레는 풍경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지금, 바로 여기. 나는 마침내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장엄함을 마주하고 섰다. 드디어 다 이뤘다. 더 이상 아쉬운 것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택시에 오른다. 조용필의 킬리만자로의 표범을 무한히 반복하며 30분 남짓을 달려 도착한 이곳은 그 이름도 웅장한 킬리만자로 국제공항이다. 우리를 잔지바르로 데려다줄 비행기가 기다리고 있다. 킬리만자로와 세렝게티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언제나 북새통을 이루는 공항이다. 그래서인지 탄자니아 최대 도시인 다르에스살람의 국제공항만큼이나 제대로 구색을 갖추고 있다. 우리나라의 웬만한 지방 공항 수준은 되는 듯하다. 다 쓰러져 가는 헛간을 개조해서 만든 것 같은 므완자 공항에 비하면 선녀가 따로 없다. 참고로 므완자 공항은 이렇게 생겼다. 믿기진 않겠지만 눈에 보이는 것이 사실상 공항의 전부다. 인구가 50만이 넘는, 탄자니아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공항 사정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조금 일찍 공항에 도착한 덕분이다. 참으로 간만에 휴식이 주어졌다. 맥주 한 잔을 홀짝이며 형들과 떨어대는 수다에는 지...

2022.12.17
08:22
# 32. 잔지바르의 이 목욕탕 업력이 몇년이라고요?
재생수 1352020.05.20
07:34
# 25. 먹고 놀기에 이곳은 완벽합니다. 여러분이 잔지바르 능귀를 찾아야하는 이유.
재생수 2942020.03.22
10:43
# 23. 대게가 대게 좋으신 분들은 아프리카 잔지바르로 오세요!
재생수 1692020.03.13
10:06
# 22. 잔지바르에서 신선놀음 하기
재생수 1592020.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