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가
12024.11.08
인플루언서 
트하의 여행일기
5,459여행 전문블로거
참여 콘텐츠 2
46
일본 사가 여행 2일차 (다케오 녹나무, 다케오 도서관, 사가 벌룬 뮤지엄, 사가 맛집 추천)

[일본 사가 여행기] 아침을 깨우기 버거운 계절이 머지않았다. 싸늘하게 식은 침대 위의 공기는 내쉴 때마다 몸뚱아리를 움츠려들게 한다. 폭신하고 무거운 면포 같은 이불 속에서 뒤척이기를 10분여, 열차 시간이 생각보다 빠듯하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마침내 침대를 벗어났다. 이른 아침의 서늘함을 벗하며 부지런히 걸음을 딛는다. 오늘의 여정은 사가 역으로부터 시작될 테다. 가깝지만 먼 길을 떠나는 날이다. 사가 여행의 이튿날이 밝았다. 출근과 등교 행렬이 뒤엉켜 부산하기 그지없는 플랫폼을 잠시 망연한다. 마주한 풍경의 일부가 될 생각을 하니 잠시 정신이 아득하다. 하지만 방법이 없다. 악으로 깡으로 버티는 수밖에. 드가자. 한적한 시골 동네의 유유자적을 꽤 오래도록 스쳤다. 다가오는 풍경이 멀어지는 것들과 조우하는 순간을 한참이나 마주하지만, 폐곡선 위 찰나의 집합인 듯 동일한 감상의 연속이다. 살짝 지루함이 느껴질 즈음이 되자 환승역에 닿았고, 다시금 식상함이 몰려올 즈음 고대하던 목적지가 등장했다. 본격적인 하루의 시작, 여기는 사가 역에서 5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는 근교 여행지, 다케오 온센 역이다. 자전거로 유람하기 좋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했으므로 인포메이션 센터에 들러 전기자전거를 대여한다. 오후 7시까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튼튼하고 가벼운 전기자전거가 단돈 천 엔. 자전거를 대여하면 물품 보관함도 공짜로 이용할 수 있다....

2024.11.08
42
가을 기운 완연한 일본 사가 여행, 1일차 (사가 현청 무료 전망대, 사가 라이트 판타지, 스시로, 유메타운)

[일본 사가 여행기] 그간 기체후 일향만강하셨나이까. 구름 한 점 없는, 실로 가을이다. 안온한 찰나를 벗하며 공항철도에 몸을 실었다. 한 시간 남짓을 달려 도착한 공항은 언제나처럼 부산스럽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민트네와 함께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번 여정은 티웨이와 함께다. 뭐가 됐든 반갑습니다. 오늘 하루 잘 부탁드립니다. 얕은 구름의 바다를 여유롭게 항해한다. 이 길의 끝에 기다리는 것은 일본 큐슈 중부의 조그마한 조그마한 소도시, 인구 20만의 사가다. 내려다본 동네의 면면이 워낙에 소박했던 탓이다. 조그마한 버스 터미널을 연상케하는 공항이 나를 맞이할 거라 짐작했지만, 매우 시건방진 생각이었다는 걸 깨닫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마냥 틀린 짐작이 아니었다. 여정의 시작부터 녹록지 않다. 수수료 없이 돈을 뽑을 방법이 없다. 공항에 세븐일레븐이 없는 탓이다. 당황스럽다. 여태 한 번도 이런 적이 없었는데. 하지만 집에서 챙겨온 짤짤이가 나를 구원하리라. 이상하게 이 녀석들을 데려오고 싶더라니. 나의 다정함이 스스로를 구하리니,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하고 살아야겠다. 가을 기색이 완연한 길섶의 풍경을 벗하며 도시로 향한다. 지금 만나러 갑니다. 짧은 여정의 종착이자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 마수걸이는 세븐일레븐에서 급하게 공수한 빵쪼가리와 함께다. 얼마나 배가 ...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