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머리가 꽤 늘었다.
아문센 : 노르웨이 출신 탐험가 규남이에게 죽음이 아닌 의미없는 삶을 두려워하라 생일을 축하한다. _피아노형 1995.3. 영화를 본지 오래였는데 마침 근처 홍보관에서 영화를 상영한다. 고민할 틈 없이 얼른 나서서 갔다. 잉여로운 시간이 많아서인지 이런 여유가 새삼 고맙고 감사하다. 탈주, 탈주범인가? 어디로 탈주인가,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남과 북의 이야기는 좋은 재료가 된다. 북에서 남으로, 평화의 땅으로!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6시면 FM에서 흘러나오는 곳! 그곳으로의 탈주가 시작된다. 큰 기대도 없었지만, 큰 감흥이 없었다고 하면... 좀 그런가. 여하튼, 나는 잘 모르겠더라. 영화의 핵심이 '자유'긴 하지만 뭔가 빠진 기분이 들었다. 그곳 생활이 여의치 않는 것도 있지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던가. 주인공 규남은 군인으로서 제대를 앞두고 있다. 그런 그는 탈영을 준비 하려다가 들키고 마는데, 북한 스타일대로 '총살형'이 코앞이다. 그런데 운 좋게도 높은 자리에 계시는 옆집 아는 형이 그를 구해준다. 피아노 유학을 다녀오기도 했던 피아니스트 보위소좌 현상, 말소리에도 야리야리함이 묻어나는데도, 그의 안에는 잠재적 분노가 도사리고 있다. 그 역시 현실과 타협했고 그곳에 생활에 적응 내지는 동화되려고 애쓰고 있는 편이다. 그런 그에게 어린 시절, 꿈을 잃지 말라며 도전의 관한 책을 선물 했던 형이었던 것. 같이 탈영 계획...
입수하듯 스르륵바지 허리춤에 올릴새도 없이갑자기 시공간이 멈추었다.물도 안내린 곳에 허겁지겁 손을 넣고세면대의흐르는 물에 씻어본다커버벗겨씻는다한들..같이 밥먹으로간 사람에게호기롭게 괜찮을꺼라고했다.그러고보니 나는 왜사람들이 곁에 있으면내감정을 모두 괜찮다로 뭉뚱거리는걸까식사를할게 아니라 가서 드라이로 말려야한다고오히려 지인이 집으로 가라 제촉한다.사람좋은 얼굴로나는 괜찮다고 한다.괜찮지 않은데왜 괜찮다고지금을 미뤄두는걸까뒤늦게 드라이로 말려 세워둔다전원을 꺼두고오랫동안 그렇게 잠시낮잠든 전화기를 바라본다.
그렇기에 미안하지만 앞으로 시작될 이야기 역시 행복을 찾아가는 낭만적인 여정이 되진 않을 것이다. 오히려 매일 찾아오는 불행을 아득바득 수비해 내는 꽤나 현실적이고 세속적인, 낭만 없는 분투기가 될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차례 축하라는 건 꼭 마라톤 결승 라인과 같아서 축하받지 못한 레이스는 결코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p32 그까짓 거 남들도 다해라며 얼버무리거나 꽉 짜낸 무말랭이처럼 건조하게 축하해라는 말을 건넨 적이 있는가. 축하 밑에 깔려있는 열등감과 질투일랑 넣어두고 진심으로 축하해 주자. 해소되지 않은 기분은 성격이 된다. 작은 짜증으로 시작된 기분은 일상에 대한 분노로 이어지고 속속들이 헤쳐 모여 결국 더러운 성격으로 완성된다. p56 세상에 대한 수많은 짜증은 연결되어 하루를 망치기 십상이다. 우리는 스스로 자신의 널뛰는 감정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든 화가 날 수 있지만, 언제나 화를 내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성숙한 인간이 되고 싶다. 그러니까 인생 너무 아끼고 살진 말어. 꽃놀이도 꼬박꼬박 댕기고. 이제 보니 웃음이라는 것은 미루면 돈처럼 쌓이는 게 아니라 더 사라지더라. p70 저자 할머니의 말씀 "너무 행복하다." 아내는 무심코 지나갈 만한 작은 순간들에도 그토록 자주, 새것이라는 듯 행복이라는 이름표를 붙여주었다. 조금 부러워졌다. p73 행복은 거창한 게 아님을, 잡을 수 ...
잘 살기 위해서는 짊어져야 할 적절한 하중이 필요하다. 너무 가벼우면 땅에 발을 딛고 살 수 없고, 너무 무거우면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다. '아이를 낳을 것인가, 몇 명이나 몇 명이나 낳을 것인가, 얼마나 열심히 일할 것인가?' 같은 질문은 인생의 하중을 조절하기 위한 질문이다. 2021. p23 골키퍼는 가만히 있었다는 말을 듣기 싫어 일단 몸을 던지고 본다. 인생의 결정이 대게 그렇다. p33 외로울 때가 제정신이다. 2007.9.14. p45 정말로 두려운 사람은 너무 두려운 나머지 자신의 두려움을 밖으로 감히 드러내지 못한다. 그래서 두려움은 종종 허장성세로 이어지곤 한다. 지나치게 큰소리치는 사람에게는 공포를 느끼기보다는 측은지심을 품을 필요가 있다. 2008.10.12 p70 좋은 가을날, 혼자 있는 나는 당신을 생각해. 2011.9.5. p98 책을 읽고 영화를 보는 건 삶을 더 잘 누리기 위해서다. 허겁지겁 살 때 누리지 못한 삶의 질감을 느끼기 위해서다. 삶의 깊은 쾌락은 삶의 질감을 음미하는 데서 온다. 그러니 공부가 어찌 쾌락이 아닐 수 있겠는가. p107 당신의 갑옷은 스펙이 아니라 실력이다. 수익을 당연하게 여기는 태도는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확실히 치유된다고 피터 린치는 말했다. 학벌이 좋다는 이유로 대접받겠다는 태도는 학벌의 가치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 확실히 치유된다. p125 오늘날 정계는 무대...
건강검진한다고 드러누운 남편내시경을 하고 아직 수면마취에서깨어나는중이다.깨어날때 보호자가 곁에 있어주세요라고하셔서 다가갔는데모로 얌전히 누운 모습에 난데없이그의 양말이 눈에 들어온다.수없이 빨래를 해서 갤때는 몰랐다.밖에서 당신의 양말을 그렇게 낯설게 만날줄은..발목이 늘어난 당신의 양말을 보자니기분이 묘하다.십수년함께 살며 양말하나 못챙긴것같은자책이 인다.그렇게 애쓰며 사는 당신인걸깨어나면 방긋이 웃어줘야지
괜히 바쁜 하루들을 보내고 있다. 김장 전후로 일주일이 어떻게 흘러간지 모르겠다. 오늘만 해도 그렇다. 이렇게 블로그를 들어와 쓰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집안일은 정말 마법처럼 계속, 계속 생겨난다. 오늘은 싱크대의 조리장도 정리했다. 무수히 나오는 정체 모를 검정 봉지와 그 외에 자잘한 봉지들, 싱크대 문 안쪽에서 튀김 잔치라도 한 것인지 해묵은 얼룩들을 제거하느라 힘이 들었다. 이디야에서 받아온 커피 종이 바구니를 기름기 많은 식용유를 담는데 사용했는데 교체할 시기가 왔다. 어떻게 이렇게도 손이 안 가는데 가 없는지.. 싱크대 상판 하판들도 오늘따라 광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싱크대 상판도 베이킹 소다와 섞어야 닦일 만큼 알 수 없는 세월의 흔적과 묵은 먼저들이 뒤덮고 있었다. 닦고 닦으니 광이 번쩍난다. 지난번에 실패한 생강 레몬 차도 만들었다. 시장에서 사 온 손질된 단호박으로 죽도 끓였다. 팥도 끓여 넣었는데 아차차, 먼저 데쳐내어 쓴맛을 빼는 과정을 깜빡해버린 것, 삶은 거라도 좀 헹궈내서 넣었는데 남편은 맛있다고 먹는다. 김장 양념이 자꾸만 남는 희한한 현상이 생겼다. 엊그제 알타리 등을 담았는데, 또 양념이 남은 것이나. 그래서 다시 죽변 시장에 가서 또 알타리 비슷한 무들을 사서 버무렸으나, -_-;; 또 양념이 남았다. 우엉~~~ 네버 엔딩 김장스토리인가?! 남편과 캔맥주를 마셨다. 방에 은은한 주황 불빛을 켜놓으...
용서 장시하 나 세상을 용서하던 날, 내 눈 가득 눈물이었다. 그랬다. 용서라는 것은 남이 나를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먼저 용서하는 것이었다. 진정 사랑함은 진정 용서하는 것. .. 그랬다. 서른세 살 이스라엘 청년 예수도 목수의 아들로 간직할 수 없는 세상의 무시와 비방과 졸음 속에서도 오직 용서하였다. 세상의 모든 영혼들을 용서하였다. 눈물로 용서하였고 보혈로 용서하였다. 지금 우리의 가슴에는 예수가 흐느낀다. 용서하라! 용서하라! 용서하라! 내가 너희를 용서했는데 왜 용서하지 못하느냐 주님의 흐느낌에 나는 울었다. 그리고 용서하였다. 진정 사랑함은 진정 용서하는 것... 사랑과 용서가 하나임을 알지 못했던 날들이 부끄러웠다. 나 세상을 용서하던 날, 내 눈 가득 눈물이었다. 이천 년 전.. 어느 골짜기에서 피 흘리던 예수의 피가 내 눈물이 되었다. 진정 사랑함은 진정 용서하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영어라도 한자 더 볼까 싶어 화장실 벽면에 붙였던 동사 변화표(불규칙 변화)에서 문득 용서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누구든 떠오른 이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 나 역시 상대가 그저 미움과 원망의 대상인지 또는 내가 감히 용서라는 말을 그에게 부여하듯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 forgive for와 give가 합해진 합성어 같다. 무엇을 위하여 주다. 용서는 어쩌면 forgive for me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얼핏 상대를...
기업의 내재 가치에 비해 현저하게 싸게 거래되는 주식을 사서 보유하고 있으면 언젠가는 시장에서 그 기업의 내재가치에 어울리는 수준까지 주가를 올려줄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서 인내하며 기다릴 뿐입니다. 이웃집 워런 버핏 숙향의 주식투자 이야기. 107 페이지 중에서. 제가 선호하는 투자종목은 시장에서 소외된 종목입니다. 그렇기에 싸게 거래됩니다. 회사가 너무 작다거나 거래량이 너무 적다는 등의 이유로 사람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므로 주식시장에서는 이 회사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기업의 주가가 싼 가격에 놓여 있었던 것이죠. 얼마나 기다려야 제 가격을 찾아갈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이 기업은 계속해서 영업을 하고 있고 영업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기업의 가치를 더욱더 불려나갑니다. 언젠가는 시장에서 그 기업의 존재를 알아차리게 됩니다. 그때는 그동안의 인내를 보상받게 됩니다. 투자하는 대부분의 기간 동안 소외된 상태에 놓여 있는 저는 다음과 같은 마음으로 시장의 흐름을 받아들입니다. 1년에 10% 수익을 얻지 못하면 2년에 20% 수익을 얻으면 되고 2년이 지난 후에 원하는 수익을 얻지 못했다면 3년 후에 30% 수익을 얻으면 됩니다. 107 페이지 투자 개론 중에서. 예전에 리뷰했던 책인데 읽기 급급해서 아쉬움이 있었던 책이다. 나 역시 삼성전자를 보면...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빨간 머리 앤>에서 주인공 앤은 '기대한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앞일을 생각하는 건 즐거운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루어질 수 없을지는 몰라도 미리 생각해 보는 건 자유거든요. 린드 아주머니는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은 아무런 실망도 하지 않으니 다행이지'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저는 실망하는 것보다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게 더 나쁘다고 생각해요." 인생은 우리가 꿈꾸는 대로, 목표한 대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그렇다고 인생에 기대가 없고 목적이 없다면 풍랑에 운명을 맡긴 조각배와 같다. 앤의 말대로,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삶은 그저 하루하루를 덧없이 살아갈 뿐이다. 목적이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라면, 사명은 우리가 해야 할 일과 관련이 있다. 이 세상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찾아내는 것은 가장 중요한 문제 중 하나다. 루이제 린저는<생의 한가운데>에서 우리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목숨을 버려도 좋을 만한 인생의 목적과 사명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명을 발견할 수 있을까? 니체는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기 위해 태어났는지 알고 싶다면 과거로 돌아가 '가장 충만한 느낌이 들었을 때'를 모두 찾아 적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지금도 그 순간을 생각할 때 여전히 가슴이 떨리는지 확인하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무엇을 진정으로 사랑해왔는지, 지금까지 자신의 영...
눈곱이..전기장판에서 지지고 있는 고영희씨 엊그제고양이 꿈을 꾸었다. 고양이 꿈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서 찾아봤다. 우리집 고양이는 귀도 좀 남다르고, 꼬리도 꼬여있다. 그래서 이름도 꼬미다. 어찌보면 참 못생긴..냥이님이지만, 볼수록 사랑스럽고, 새록새록 드는 정이 무섭다. 뭐, 아직 엄청난 털보다는 안무섭다... 눈부시다고 두눈을 찹쌀떡으로 가리고 있음 어쨌든 하얀 고양이를 보는 꿈-긍정적인 변화를 상징, 재정적 풍요로움, 행운을 의미한다고 한다. 연애를 하는사람은 관계가 더 좋아지는꿈이라고. 임신에서 태몽으로 볼수있는데 사랑스러운 딸일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고양이가 쥐를 물어오는꿈-금전운, 승진, 사업에서 큰 성과 암시, 생각지 못한 보너스 등 길몽이라고 볼수있다. 고양이가 말하는 경우-앞으로 해야할일을 알려준다. 고양이가 집으로 들어오는 경우- 많이 들어오는꿈은 잠을 자고있는꿈은 -평화를 상징한다고 함 검은고양이는 -인간관계를 당분간 조심하라고 한다. 사냥감을 갖다주는경우- 주위에서 내가 베푼일에 보은이 나타난다고 한다. 고양이가 죽는꿈-위험요소가 제거됨을 의미, 그래서 위기에서 벗어남을 의미 고양이가 돼지새끼를 물고 집으로 들어 오는꿈-재물과 먹을것이 생긴다 출산하는것을 보는 꿈-재물이 늘어남을 의미. 내용은 거기서 거긴데 나같은 경우는 '쥐를 잡아서 뒤에 놓고 뿌듯한듯 보고 있을때였다. 무슨 좋은일이있으려고, 우리 꼬...
이틀을 내리 글을 안 적었다고, 겨우 그랬다고? 글 쓰는데 어물쩍 대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글감이라는 게 책을 읽어야 하는데 읽은 책이 없을 때는 쓸 말이 없기도 하고, 찾다 보면 모든 게 다 '글감의 소재'가 될 텐데도 말이다. 아직 부족한가 보다. 지난 토요일, 드디어 김장을 했다. 쏘리 질러~~~!! 휴우, 김장하겠다고 한 달 전부터 싱숭생숭, 절임배추 사서 하는 건데도, 왜 이리 마음이 분주한지.. 뜻밖의 김장하는 포스팅이 조회 수가 오르는 걸 보니, 김장철이긴 한가보다. 이전 글에 절임배추 80킬로를 했었는데 왠지 죄송한 마음이 든다. 글이 뭔가 어수선했기 때문이다. 정리를 잘 못하는 게 여기서 들통이 난다. 아니 리뷰 쓸 때도 요약을 잘 못하는 것 같아 고민이다. 여하튼, 이 포스팅은 나중에 내가 볼 목적이기도 하고, 나처럼 혼자서 김장 준비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해서 남겨본다. 김장시기는 알아가기 김장은 평균 기온이 4 ℃ 이하로 유지될 때 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예부터 겨울의 시작인 입동(立冬, 11월 7~8일)부터 기온이 영하로 떨어져 얼음이 얼고 눈이 내리기 시작하는 소설(小雪, 11월 22~23일) 전후를 적기로 여겨 왔다. 이는 김치의 주재료인 채소가 얼기 전에 하는 것이 좋고, 날씨가 너무 따뜻할 경우 김치가 쉽게 시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김장 시기가 점...
연극 공연 킬러가 온다 코믹 느와르 맹승지 주연 시골에 살지만 이렇게 근처 발전소에서 좋은 공연들을 열어주신다. 음악회, 최신 영화, 연극 등, 근처 도서관에서는 유명한 작가님 강연까지. 그래서 나름 문화생활을 많이 누리고 산다. 꽤 많은 공연들을 무료로 볼 수 있는 기회도 줘서 새삼 감사한 마음이다. 킬러가 온다 연극, 영화와 다른 다이내믹한 배우들의 열연이 즐겁다. 다만, 마이크 음성 설정이 잘못된 건지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배경음악 속에 묻혀서 아쉬웠다. 킬러가 온다는 깡패 이야기가 주인데, 보다시피 일수, 대출이 그들의 표식인 양 어두컴컴한 사무실에서 시작된다. 인물 소개를 하자면 오야붕 이 조직의 두목이다. 능글맞지만 그런대로 위트와 여유가 있다. 건달 푸 우두머리의 오른손이다. 조직의 일인자를 꿈꾸며, 조직의 재산을 밀가루와 바꿔놓는데 들키고 만다. 한명구는 여기서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데 조직에서 회계를 맡고 있지만 조직의 돈을 가지고 우야붕 전 여친이었던 반하나를 데리고 도망갈 생각을 하고 있다. 반하나 꽤나 매력적인 얼굴과 몸매에 반해 살짝 백치미를 보이는 두목의 여자다. 플래카드에 '맹승지'라는 배우만 보여서 다른 배우들은 잘 모르겠지만 초반의 약간의 지루함, 마이크의 문제 때문에 집중도가 떨어졌다. 그런데 익숙해질수록 빵빵 터져서 재미있게 보게 되었다. 에효, 마이크 때문에 배우분이 목이 터져서 공연해서....
‘잘 살았다’라는 평가는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다. 문이 닫히면 어딘가 창문은 열린다 구십의 세월이 전하는 인생수업 김 욱 지음 서교 책방 출판 지나고 보니 인생은 괴로울수록 재미있는 최고의 놀이였다. p173 아이를 학교에 보내놓고 도서관에 왔다. 아직 오픈 시간이 아니어서 옆에 독서실로 향했다. 어젯밤부터 읽기 시작했던 책인데 책 1페이지를 펼치기가 어렵지 읽다 보면 빠져드는 게 독서의 매력이 아닐까. 그중에서도 나의 선택과 상관없는 도서 리뷰 의뢰는 큰 집중을 못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책은 나의 인생 책 리스트에 올리고 싶다. 모두 읽고 나니 오전 11시 40분이었다. 마지막 20분을 남겨두고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무엇 때문이었을까. 펭귄의 비유 때문이었을까. 마치 내 모습 같고, 나에게 힘차게 응원을 해주시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삼백 년 전에 형조판서를 지낸 이의 제사를 지내주는 대가로 어느 문중의 묘막에 기거하게 되었다. 이처럼 비극적인 결말이 나를 기다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p45 이 책을 쓰신 분은 호호 할아버지라고 불리는 90세 현역 작가다. 전에 읽었던 일본 소설이나 《약간의 거리를 둔다》와 《그대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재밌게 읽었는데 김욱 작가님이 번역하신 책이었다니 반가웠다. 그리고 10여권의 책을 쓰셨다. 번역 일을 생계로 시작했다. 일흔 살부터 시작한 번역 일의 사연은 정말 가슴 아프기도 했...
김태리가 연기하는 윤정년. 드라마 정년이를 보며 passion 을 포스터가 실물과 웹툰이 똑같다 워낙 미스터 선샤인으로도 유명해서 챙겨보게 되었다. 최근 정년이가 목소리를 잃으면서 소리를 못한다는 청천 벼락같은 소리를 듣고 망연자실한 모습까지 보고 있다.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 뭐랄까. 처음에는 너무 오버스럽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판소리를 무려 3년 전부터 연습했다고 기사에서 보니 정말 배우들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란 국극단은 여자들로만 이루어졌는데 차분한 리더십을 가진 단장 소복 역의 라미란도 보기 좋았다. 전라도 목포의 말을 구수하게 하는 정년이의 연기가 좀 어색하긴 했지만 점점 빠져들고 있다. 그런데 벌써 12회가 최종회란다. 정들만하니 끝나는.. 왕자 역을 대부분 소화하는 문옥경 역의 정은채 예전 <안나>에서 배우 수지와 호흡을 맞췄을 때도 시니컬하고 철없는 부잣집 딸 역할을 잘했는데 커트머리도 중성적이고 잘 어울려 깜짝 놀랐다. passion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정년이의 열정을 얘기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언니가 얘기한 것처럼 무언가 미친 듯이 빠진 적이 있던가 싶어서다. 이 길을 가야 한다. 소리를 해야 속이 숨쉬고 사는 것 같다고 하는 천상 소리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서울로 올라온다. 갖가지 ...
모든 판단의 순간에 가장 나답게 기준을 세우는 철학 어떻게 선을 넘어 왜 그렇게 살아야 하는지 자신만의 철학을 가지고 있나요? 신간 왜 그렇게 살아야 할까 히라오 마사히로 지음 최지현 옮김 북하우스 출판 윤리철학 신드롬을 일으킨 화제의 명강의 리뷰의뢰를 받은 이 책은 철학 책 같기도 하고 인문서 같기도 하다. 처음에는 요즘 자주 보이는 내면에 관한 얘기인 줄 알았다. 그런데 '윤리'라는 단어가 자주 나온다. 윤리, 도덕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까. 그것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그저 공기처럼 학교나 집에서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자연스레 녹아져있는 우리가 서로 약속하는 그것들이니까. 그런데 알수록, 참 애매한 부분들이 있다. 예전에는 돈 많은 권력자들에게 부여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귀족의 사회적 책임)이 있었지만 지금은 누구라도 부자나 힘을 가진 이가 되는 평등한 세상이기에 '윤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 것이다. 저자는 그것이 총과 칼이 되는지도 모르고 멋대로 휘두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sns 댓글, 잘못된 뉴스나 사진 등을 가십거리로 올리며 상대를 죽이는 형태 등) 차례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고 싶은 핵심 포인트를 뽑는다면 개인, 사회, 친근한 관계다. 점과 전이 선으로 이어지고 면으로 이어지듯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들이다. 그런 관계들에 있어 '윤리'적인 것이 어쩌면 '잘못된 가치관이나 신념'을 만들...
운동을 마치고 차에 탔는데 라디오에서 싸이의 아버지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지난번에도 들었었는데 가을이라 그런가 마음이 뭉클하다. 친정아버지가 생각났기 때문이다. <노래 들으면서 읽으시면 더 좋을듯합니다> 우리 친정아버지는 다정하고 착한 분이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랬지만, 아버지 장례식장에서 증명이 되었다. 날씨가 푸르르던 5월 어느 날, 아버지는 그렇게 가셨는데 장례식장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찾아왔었다. 어린 시절 나에게 비친 아버지의 모습은 그저 연약하지만 항상 웃는 얼굴을 잃지 않으셨다. 살다 보니 노력해도 힘에 부치고 가난했던 그때, 그런 마음을 유지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것 같기에. 그런 아버지가 금세 내 곁을 떠났다.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돌아가셨다. 왜인지 모르겠지만 그때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원인조차도 내 탓인 것 같았다. 나는 겨우 열두 살일 뿐인데 아버지를 잘 보살피지 못한 것 같은 죄책감이었다. 훗날 나이 많은 사촌 언니에게 들었다. 너희 아버지가 막내이자 늦둥이인 너를 얼마나 사랑하고 아꼈는 줄 아냐고 무심한 엄마 탓에 젖도 잘 물리지 못했는데 당시 그 시골에서 아버지가 나를 안고서 젖동냥을 다닐 정도였다 했다. 사실 당시 아버지는 아이를 둘이나 잃어서 부실 덩어리로 태어난 나도 그리될까 걱정이셨나. 그런 아버지가 보고 싶다. 초겨울에 들어설 때 이른 아침, 빨갛게 익은 혹은 금방 떨어진 서리 맞...
김장, 올해는 해보려는데 신경 쓰이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배추 절일 자신은 없어서 절임배추는 사두었고 고춧가루는 의성마늘이 유명하니까 토질이 좋아 고춧가루도 맛있을듯해서 4근 사두고 지난번 근처부구장에서 2근 산 것까지 해서 담아볼 예정이다.(내돈내산) 고추가루 샀더니 마늘도 끼워주심 역시 마늘이 맛있다. 의성고추마을 동네, 색이 좋다. 지난번 올린 김장 포스팅을 많이 보러 오시는데 초보라 괜히 죄송할 따름이다. 정확한 측량도 없고 해서 더욱.. 쉽게 생각하면 편할 텐데.. 성인 ADHD 인가? 하나 빠지면 혼자 파고 있다 황석어젓이 맛있다던데 요즘은. 깔끔한 맛보다 군내 같은 게. 나는 고소한 맛이 좋다. 애들과 남편은 별로겠지만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은데 찾아볼수록 어렵다. 지는 젓이 걸쭉해 보여 사려고 하니 끓여서 채에 걸러야 하는데 냄새가 아주 심하단다. 그냥 진젓 쓰면 물러질 수도 있고 맛이 이상해질 수도 있다고 하니.. 여기가 최저가인듯..(충남인가,대전인가) 지역에서 쇼핑 지원금도 주나보다. 새우젓에도 종류가 많더라 오젓, 육젓, 추젓(앞에 5,6 또는 가을 秋가 붙어 추젓이라는 것도 이제야 알았다) 육젓은 고기 육 자인 줄.. 김장재료에, 고춧가루, 야채, 과일, 젓갈 등 에구야 사 먹는 게 저렴하고 맛도 보장되는 거 아닌가 싶은 .. 고민되는 이 마음. 그러나 저러나 일단은 과도한 판매처들과 인증되지 않은 후기...
작별 선물 당신도 맨 처음에는 아무 거리낌 없이 갔다. 잠옷을 입고 층계참을 가로질러 가서 아버지의 팔을 베고 누웠다. 아버지는 당신과 장난을 치고, 칭찬하고, 머리가 좋다고, 제일 똑똑하다고 말했다. 그러다가 끔찍한 손이 옷 속으로 들어와 잠옷을 끌어올렸고 우유를 짜면서 튼튼해진 손가락이 당신을 찾았다. p17 12시 25분 케네디 공항에 도착하는 시간 그녀가 미국으로 떠난다. 백 파운드 또는 여비를 마련하기 위해 아버지 침대로 향하는 건가? 유진(그녀의 오빠)는 그곳에 남는다. 곧 떠날 거라고 하면서 옥수수도 베야 하고 가을보리도 파종해야 한다. 헛간도 치우고.. 어이없는 설정이다 싶은데 가족끼리 암묵적인 동의가 있다는 게 더욱 놀랍다. 존중받을 수 없는 처지의 사람들이던가. 검은 말 떠난 여자가 돌아오기를 바라며, 그리워하는 남자의 이야기다. 그것도 커다란 사냥 말과 함께 마당에 서 있는 꿈을 자주 꾼다. 여자가 장도 보고 공과금도 내고 외식도 시켜달라고 해서 쫓아냈다고 했다. 하여튼 한국이나 아일랜드나 당시의 가부장적인 남자의 모습이 보였다. 그래놓고 그리워할 게 뭐람. 삼림 관리인의 딸 디건은 종종 일을 마치고 마사가 따뜻한 식사를 준비해 놓았기를 기대하며 집으로 돌아왔지만 텅 비어 있을 때가 더 많았다. 몸을 숙여 오븐을 들여다보면 커다란 에나멜 접시에 튀긴 감자와 달걀 두 개가 말라붙어 있었다. p87 삼림 관리인 디건은...
어쨋든 이 주제는 빠질래야 빠질수 없다. 삶과 죽음.. 엊그제 쇼츠 영상을 보고 있는데 부고 메세지가 떴다. 예순여덟에 이세상을 떠나신 분은 내가 대학 다닐때 함께 마음을 나누었던 동생의 어머니다. 그렇다고 생각했다. 상대가 어떻든 그녀가 내게는 조금더 각별했다. 그런데 부고 문자를 받고 나니 마음이 산란해진다. 여기서 거기까지 거리가 멀기도 하거니와(울진은 대부분이 멀다) 또 어찌 생각해보면 각별하지 않은데 나혼자 그렇게 생각하는것일수도 있다. 터미널에 알아보니 하루에 딱한번 직행으로 가는 버스가 있었다. 그버스를 타도 밤 열시정도에 도착해서 지하철 타고 갈아타고, 택시타고 가면 몇시에 도착하려나 가늠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삼십분 정도 고민후에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설명을 했다. 아이에게도 말해두고 짐을 챙기는데 남편이 같이 가자고 연락이 온다. 고마웠지만 내일 출근해야하는사람이라 걱정도 되었다. 남편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도착한 장례식장, 당일이어서인지 그곳은 한산했다. 지하로 내려가 조의금을 준비하여 봉투에 넣었다. 예전 나의 엄마가 돌아가셨을때보다 두배를 했다. 잠깐 고민이 됐지만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생각해서다. 먼거리에서 온 교통비까지 하면 부담이 되긴했지만..그리고는 왼쪽으로 돌아서 가려는데 상복입은 동생이 보인다. 내팔은 어느새 벌려져있고, 아득해지는 눈물속에 동생이 안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