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소설 중 가장 흡인력이 있었던 작품을 골라보라면 나는 단연 <1Q84>를 고를 것이다. 세 권을 3일에 걸쳐 연달아 읽고 났더니 심지어 글을 쓸 때도 하루키 소설의 문장처럼 써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아오마메와 덴고 두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를 각 장별로 교차하면서 진행하는 구성방식이라 단순 플롯보다 더 몰입해서 읽게 된다. 다음에 이어질 뒷 이야기가 궁금한데 계속 교차방식이라 한 템포 쉬어갈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결국 650 페이지가 넘는 양에도 불구하고 단숨에 읽었다. 작가지망생 덴고가 꽉 막힌 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내려오면서 다른 세계로 접어든 아오마메와 천재적인 문학성을 가진 열일곱 소녀 후카에리를 만나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그의 앞에 '1Q84'의 세계가 펼쳐지게 된다. 두 남녀의 아련한 첫사랑 이야기이면서 '1Q84'를 헤쳐나가며 겪게 되는 환상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 기사단장 죽이기>를 읽고 거슬러 올라가 이 소설을 읽었던지라, 이야기 구조는 여러 부분에서 겹치게 느껴졌다. 무엇보다 현실과 비현실이 넘나드는 구조가 비슷하고, 불가해한 소녀와 맺는 동지적 관계 등의 설정도 익숙했다. 이 소설이 다르게 느껴졌던 부분은 여주인공이 행하는 특이한 작업(여자들에게 폭력을 가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일) 부분 등인데 이와 관련한 스토리 라인이 상당히 흥미롭다. 1984년도와 또 다른 '1Q84' 의 세계라는 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