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생활
312024.09.23
인플루언서 
아트인사이트
1,230예술 매거진에디터
참여 콘텐츠 300
정성으로 만든 집밥 같은 만화, 샌프란시스코 화랑관을 소개한다.

 웹툰 샌프란시스코 화랑관은 미국 웹 게임 회사에서 일하는 한국인 이가야가 태권도를 배우며 변화하는 성장기를 담은 이야기이다. 2013년 11월 6일부터 2016년 3월 9일까지 연재되었고,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호평이 업데이트되는 웰메이드 작품이다. 내게는 성장 만화의 매력과 따뜻함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첫 장면에서 가야는 우울감에 충동적으로 연차를 쓰고 산책한다. 이방인으로 사는 삶이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걷다 우연히 샌프란시스코 화랑관이라는 이름의 태권도장을 발견한다. 내내 한국의 가족과 음식을 생각하다 만난 태권도장에 홀린 듯이 들어간 가야는 마스코트 고양이 프로이드를 보고는 덜컥 등록을 해버린다.한국에 대한 향수나 소속감 같은 것들이 아닌 고양이를 보고, 라는 이유는 깊이는 없을지언정 공감이 된다. 어쩌다가 한 결정들이 새로운 세계로 데려다주기도 하니 말이다. 시작은 가벼웠지만 가야는 점차 화랑관에, 미국에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만화는 그런 가야의 여정을 찬찬히 따라 나간다.      도장 사람들   샌프란시스코 화랑관의 주인공은 가야지만 도장 구성원들과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도 조명한다. 재밌는 점은 첫인상이 이상적으로 그려지는 인물이 적다는 점이다. 킥복싱 강사 클라우디오는 막무가내에 고집이 센 사람처럼 그려지지만 이야기가 전개될수록 의리 있고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준다...

2024.09.23
교토에서 온 편지

 ‘사유하다’라는 말의 뜻이 문득 생경하다. 思 생각 사, 惟 생각할 유. 한자를 찾아봐도 도통 감이 잡히질 않는다. 생각이라는 건 나의 안에서 일어나는 작용인데, 결국 모든 것은 태어날 때부터 내 안에 내재되어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철학의 길  수국이 산책로를 따라 즐비한 길을 걸으면 비에 젖은 풀 향기가 코에 흘러 들어온다. 감각된 정보들이 나에게 집약되고, 또 지리멸렬하게 떠다니던 잡생각들은 흐르는 강물에 띄워 보낸다. 교토로 여행을 가면 꼭 철학의 길에 가보고 싶었던 이유다. 더러운 물을 가장 빨리 정화하는 방법은 담수를 계속해서 공급해 주는 것이다. 낯선 풍경을 훑어내고, 두 발로 지반을 딛고 걸어간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고 내 안은 맑아진다. 그래서 우린 내 안의 나를 찾기 위해 더 넓은 외부 세상에서 나를 즐겁게 하는 작은 감각들을 스쳐 가는 무위의 수행을 떠나야 한다.     “눈, 코, 혀, 귀, 몸, 뜻으로 보고 듣고 맛보고 깨달아 진여자성을 알지만 이것은 그 어떤 것에도 물들거나 더럽혀지지 않는다.” <육조단경> 너무 많은 감각 혹은 정보는 오히려 독이 될 때가 많다. 내가 소화할 수 있는 양을 알고, 꼭꼭 씹어 음미할 수 있을 때 탈이 나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정갈하게 담긴 음식을 다채로운 감각으로 느끼는 일은 일상 속 수행의 한 방법이 된다. 차가운 생선조림, 마를 갈아...

2024.09.22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고, 끝이 있으면 시작이 있듯이 - 비긴 어게인

INTRO   혹시 여러 번 다시 본 영화가 있으신가요? 저도 몇 영화는 두 번 세 번 보긴 했는데, 주로 각 잡고 다시 본다기보다는, 백색소음처럼 틀어놓고 설렁설렁 봤던 것 같아요. 아니면 가족들과 함께 거실에 있는데 TV 프로그램이 정말 너무 볼 게 없어서 봤던 영화를 또 보거나요. "이 영화는 정말 언제 봐도 명작이다!"라는 생각으로 돌려본 영화로는 <타짜>가 있는 것 같습니다.아직 Once도, 라라랜드도 못 본 주제에 감히 이번에는 한 번 더 본 '음악' 영화에 대해 이야기해 볼까 합니다. 10주년을 맞아 재개봉한 <비긴 어게인>을요.       STORY   다시 시작해, 너를 빛나게 할 노래를!  뉴욕의 어느 바. 기타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던 남자-스티브(제임스 코든)-가 갑자기 자신의 친구를 억지로 무대에 세웁니다. 친구의 이름은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 그레타는 탐탁지 않은 모습으로 자신의 자작곡을 연주하며 부르지만 손님들은 듣는 둥 마는 둥합니다. 하지만 그들 중 딱 한 명이 그녀의 노래에 반응해 주는데요- 바로 댄(마크 러팔로)입니다.영화는 그날 아침으로 되돌아갑니다. 천재 프로듀서'였'던 댄. 그는 파트너 사울과 함께 음반 레이블을 세웠고 이내 크게 성공했지만, 점차 변화하는 음악 시장으로 인해 뮤지션 원석을 발굴해 가공하자는 댄의 가치관은 더 이...

2024.09.21
베이징 예술의 중심, 798 예술구(798艺术区)

시간이라는 권력   남용할 수 있는 권력이 주어졌다. 기약은 있어도 명백한 '거주함' 앞에서, 매번 휘둘렸던 시간을 이젠 내가 어찌해볼 수 있게 되었다. 중국에서 4개월간의 어학연수 생활. 유치원생들과 나란히 하교를 한 후 남는 시간들은 베이징의 미술관으로 흘러들어간다. 나의 도시 서울에서는 전시회 나들이를 과업 취급하더니 이제서야 예술을 찾는 이중적 면모에 자조하지만, 그 입꼬리가 끝내 호선을 그리기를 바라며 첫 번째 행선지인 798 예술구로 향해보았다. 양쪽으로 즐비한 갤러리와 노천카페, 이름 모를 화가가 그림을 그려내고 있는 화방. 언제든 다시 올 수 있다는 허세 섞인 느긋함과 결국 떠나야 하는 이방인이라는 조급함 사이, 생경한 템포의 걸음을 걷는다. 눈에 띄는 갤러리 문은 어디든 두드려보고, 공간과 작품을 눈에 담고, 팸플릿을 수집해 돌아와 온통 모르는 글자뿐인 전시 서문을 번역하는데 들인 시간은 평소 같았음 형편에 맞지 않는 사치였겠으나, 시한부 권력자 인생에서는 '나를 위한 선물'쯤으로 가벼이 넘길 수 있을 듯하다. 난 저명한 예술가들의 나라 프랑스도, 자본과 현대미술로 대표되는 미국도 가본적 없다. 이제 겨우 우물 밖으로 고개를 내밀어본 참이지만, 베이징 또한 예술 여행을 떠나와도 좋을 도시라는 증거를 모으고 또 이렇게 글로 펴내보려 한다.   베이징 예술의 중심, 798 예술구(798艺术区)...

2024.09.20
세상이 바뀌지 않는다고 속상해하지 마라. 네가 바뀌었다.

 '너네 학교에 범죄자 다니는지 지금 당장 확인해라.' 내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을 처음 접하게 된 건 위와 같은 제목을 가진 한 인터넷 사이트 게시글을 읽게 되었을 때다. '학교에 범죄자가 다니는지 확인할 방법이라고?' 단순한 호기심에 들어간 게시글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게시글에는 딥페이크를 이용하여 악행을 저지른 범죄자들이 수만, 수십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이 적혀 있었다. 딥페이크 성 착취물 제작 범죄자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만큼 많았으며, 그들은 중·고등학교 가릴 것 없이 곳곳에 정체를 감추고 있었다. 딥페이크 피해 학교 명단에는 내가 나온 중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내가 지금 재학 중인 대학교까지 있었다. 나는 해당 게시글을 접한 밤, 나는 잠을 설쳤고, 다음 날 아침 언론에는 딥페이크 성범죄 관련 기사가 가득했다. 딥페이크 기사가 수면 위로 떠오른 뒤부터 나는 관련 기사나 영상들을 웬만하면 꾸준히 찾아보려고 노력 중이다. 기사나 영상에 달린 댓글도 전부 읽어보는데, 그때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연대감과 무력감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밀려온다. 가끔 나의 숨을 막혀오는 듯한 댓글을 발견하는 순간이 있는데, 그 댓글을 발견한 아침은 그날 하루의 나를 우울하게 만든다. 지인들 사이에서 딥페이크 관련 이야기가 나오면 대부분의 사람은 대화 주제를 바꾸려고 들거나 입을 다물었다. 몇몇 사람들은 잠깐 ...

2024.09.19
선의 선은 어디까지일까? - 베테랑 2

 *<베테랑 2>의줄거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추석 연휴가 시작되었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 간만에 생긴 꿀 같은 이 시간에, 친구들과 ‘베테랑 2’를 관람했다.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시즌 1을 극장에서 나름 재밌게 보았고 큰 인기를 끌었기에 기대가 되었던 영화였다. 그러나 극장을 나올 땐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친구들과 영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을 때도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는데 무엇보다 ‘빌런’ 박선우(정해인)에 대한 서사 부족이 가장 큰 이유였다. 여러 빌런물이 흥행을 하면서 다양한 빌런이 등장했고 흥미로운 빌런 캐릭터들은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베테랑 2의 메인 빌런 ‘박선우’의 캐릭터 자체는 굉장히 새롭고 흥미롭다고 느껴진다. 기존의 빌런의 행위 중 하나인 ‘살인’을 저지르는 연쇄살인마이다. 특히 이 살인의 방식은 한없이 잔인하다고 느껴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그의 살인 대상과 살인 방식이다. 그의 살인은 흉악범이거나 범죄를 저지르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 것에 그쳤거나 하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그리고 이들이 저질렀던 범죄 방식을 그대로 재현하여 이들을 죽인다.  벌을 받아야 마땅한 사람들에게 ‘살인’이라는 보복을 했으나, 이 과정에서 본인 또한 ‘살인’이라는 죄를 저질렀다는 점. 이 점이 해치, 박선우에 대한 평가를 나뉘도록 한다. 실제 영화 속에서 ...

2024.09.18
올해로 3번째 생일을 맞이한 '키아프리즈'의 성장일기

국제 갤러리에 출품된 김윤신 작가 작품들. 사진 직접 촬영  올해로 어느새 3번째를 맞이한 프리즈-키아프(키아프리즈) 아트페어를 두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공통 의견이 있다. '키아프가 프리즈했다'는 말이다.키아프는 아트페어 동반자이자 세계적 미술축제인 프리즈를 적절히 벤치마킹하고, 동시에 국내 갤러리 부스 퀄리티를 높여 이런 평가를 받아냈다. 그랜드볼룸에 마치 프리즈 마스터즈 섹션과 같은 마스터피스존을 구성했고, 플러스를 통해 떠오르는 작가들을 조명했다.프리즈의 경우 이전 회차에서 보여줬던 600억 원대 피카소 회화, 수십억 원대의 샤갈 회화 등과 같은 대작은 적었다. 어깨를 가벼이 하는 대신 다채로움을 살렸다. 신진 작가 작품이 늘고, 아시아 작가의 비중을 높였다. 키아프는 해외 갤러리를 다수 들여오고, 프리즈는 한국 갤러리를 늘리며 함께 나란히 변화했다.올해도 7만여 명이 찾은 키아프리즈는 그림을 구매하기 위해 행사를 찾는 컬렉터만큼이나, 유수한 작품들을 관람하기 위해 모인 '관객'의 비중이 높다. 즉 대중이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전시장으로서의 역할을 도맡고 있단 의미다.그렇기 때문에 키아프리즈엔 관객이 페어를 통해 만나게 될 '경험'을 보다 섬세하게 큐레이팅할 무언의 의무가 주어지기 마련이다.관객의 시각에서, 3돌을 맞이한 키아프리즈가 지난 1, 2회와 비교했을 때 어떤 방식으로...

2024.09.17
인생은 경쾌하게, 라울 뒤피처럼!

 파리 시립 현대 미술관에 커다란 벽면에 그려진 색채가 너울 치는 그림, <전기의 요정> 앞에는 사람이 늘 북적인다. 본 그림은 작년 예술의전당 라울 뒤피전에 실제로 오지 못했지만, 라울 뒤피의 가장 대표적 작품이다.      그는 이 그림을 파리박람회를 기념해 의뢰받았다. 역대 최고 규모의 박람회였으며, 파리는 주제를 ’전기’로 내걸었다. 라울 뒤피는 파리를 한눈에 내려다보는 벽화를 그리기로 했다. 동시에 하늘에는 주제성에 맞춰 전기의 요정을 그리고 땅에는 전기를 사용하는 다양한 건축물과 시설들이 그렸다. 그뿐만 아니라, 그림 곳곳에 숨어 있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리 퀴리, 에디슨 등 역사 속 주요한 인물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주제성과 동시에 이 그림은 그의 화풍 역시 잘 드러내고 있다. 필자는 라울 뒤피의 그림을 처음 보는 순간, 그림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의 붓질은 자유롭고 역동적이다. 선이 뚜렷하거나 사물의 경계가 확실하지 않으며 오히려 그 경계를 넘나드는 가벼운 터치를 보여준다.      빛의 예술가이기도 한 라울 뒤피는 사용하는 색감도 항상 화사하다. 꽃은 그가 자주 그린 대상 중 하나였으며, 화사한 빛으로 그려진 뒤피의 꽃은 마치 꽃잎이 피어나는 순간을 목격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동시에 관객은 자신의 공간이 진한 봄의 분위기로 물든 경험을 한다.      그가 자주 그린 풍경화 중,...

2024.09.16
카톡 이모티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며 느낀 점

    문자 세상에 등장한 이모티콘   2021년 새해가 시작될 무렵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팀장님은 카톡으로 대화하는 것을 싫어하셨다. 그 사람이 어떤 어조와 감정을 담아서 말하는지 알 수가 없기에 대화에 오해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카톡 기본 이모티콘이 존재했으나, 이외에는 유료 구입을 해야 했기에 사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수는 제한적이었다.3~4년 전까지 우리 사회의 기본 소통언어는 한글 문장이었다. 네.., 네~~, 넵! 알겠습니다 등 감정의 정도와 성의를 표현하기 위해 손가락의 노력이 많이 필요했다. 또한 이모티콘으로 대답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는 분위기가 만연했다.그러나 ‘이모티콘’이라는 소통수단이 활성화됨으로써 감정과 의도를 손쉽고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는 시대로 변화하게 되었다.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 구독시스템을 도입하며, 다양한 이모티콘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무제한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카카오에서 개발한 라이언, 춘식이 등 다양한 모션 이모티콘이 무료 보급됨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나게 되었다.의사소통의 기반은 감정의 인식이다. 상대가 어떤 감정과 의도를 담아 이야기하는지를 느끼는 것이 대화의 핵심이다. 이모티콘 구독을 2년 정도 사용해보며 이모티콘이 의사소통을 더욱 명확하게 만들어주는 큰 장점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팀장님이 우려하던 ‘어떤 느낌으로 대답하는 ...

2024.09.15
차며들었다, 진정한 파트너란 무엇일까

   이혼을 드라마 소재로   필자는 보고 싶은 드라마는 많지만 드라마를 보려고 결심할 때는 굉장히 신중하다. 어떤 드라마는 끝까지 정주행하는 데 몇 달이 걸리기도 하지만 어떤 드라마는 밤을 새워서라도 다 보고 만다. 각종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이기에 나의 콘텐츠 취향을 알고 콘텐츠를 향유하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콘텐츠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은 사람들은 취향이 아닌 콘텐츠에게도 어느 정도 관심을 보이는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밤을 새우면서까지 봤던 여러 드라마 중 최근 화제작인 <굿파트너>. 스타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장나라)와 기업팀으로 들어가는 줄 알았으나 이혼팀으로 들어가게 된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파트너십이 점점 타오르는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이다. "차며들었다." 아마 이 드라마를 본 분들이라면 동감할 것이다. '차은경에게 스며들었다'를 줄여 '차며들었다'고 말한다. 한유리 변호사도 처음에 차은경의 냉혹하고 냉철한 판단과 태도에 차은경 변호사를 싫어했지만 점점 시간이 흐를수록 차은경의 프로패셔널한 모습에 스며들게 된다. 한유리 변호사가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차은경 변호사 남편의 불륜을 목격했다. 과거에 자신의 아버지와 회사 동료와의 불륜 사실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었던 한유리에게는 적잖은 충격이었을 것이다. 한유리는 이를 차은경에게 알려야 ...

2024.09.14
2024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관람기

 사람마다 죽기 전에 꼭 가보고 싶은 여행지가 있을 것이다. 영국 런던이나 프랑스 파리, 미국 뉴욕처럼 각종 문화유산과 랜드마크로 볼거리가 가득한 대도시일 수도,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이나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 혹은 오로라를 볼 수 있는 북유럽처럼 자연에 대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키는 곳일 수도 있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공연예술의 애호가라면,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를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 에든버러는 매년 8월 한 달간 도시 전체에서 수천 개의 공연이 펼쳐지는 곳으로,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다양한 배경과 장르의 예술가들로 북적인다. 2024년 기준 60개국에서 온 예술가들이 4주간 무려 3,746개의 공연을 선보여 260만 장이 넘는 티켓을 판매했으며, 1,800명의 예술 산업 종사자들이 한데 모여 작품을 구매하고 예술가를 지원했다. 과연 에든버러가 어떤 곳이길래, 무엇이 이렇게 거대한 규모의 예술 산업을 형성하게 된 것일까?   프린지 기간 에든버러의 길거리에는 공연 포스터와 배너들이 빼곡하다. 사진은 2024 코리안 시즌의 포스터. ©최민서 에디터    프린지, 초대받지 못한 이들의 축제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Edinburgh Festival Fringe)는 1947년에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 초청받지 못한 8개의 극단이 공식 행사의 주변에서 비공식적으로 자체 공연을 올린 것을 계기로 탄생했다. 이는 검열이...

2024.09.13
내 기억 속 첫 도자기는 어머니로부터 시작되었다.

 내 기억 속 첫 도자기는 어머니로부터 시작되었다. 어머니는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차회를 하시면서 다도를 공부하셨기 때문에 내가 기억할 때부터 우리 집의 찻장에는 찻그릇과 도자기들이 가득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 되었을 무렵, 차는 아직 써서 싫어했던 나에게 어머니가 다완에 말차와 요구르트를 섞어서 주셨다. 지금까지도 그 맛이 기억날 만큼 정말 맛있어서 차가 더 이상 쓰지 않은 나이가 되자 나는 차를 즐겨 마시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일본 다도가 아닌 한국 다도를 공부하시면서 형식에 얽매이는 것보다 차를 즐기는 것을 더 중요하게 여기셨기 때문에 어렸던 나도 편하게 차를 즐길 수 있었다.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나는 어머니를 따라서 차선으로 말차를 휘젓고, 퇴수기에 찻잔을 데운 물을 버리며 도자기를 가까이하며 지냈다. 어렸을 적이라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분명 미술사와 도자기, 역사를 좋아하는 지금의 나로 성장하는 데 꽤 크게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어머니가 가장 아끼는 도자기는 밀양, 하동 일대의 가마에서 만들어진 분청다완이다. 어머니는 청자나 백자보다 그 과도기에 있는 분청사기를 더 좋아하시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분청사기가 가지는 우둘투둘한 질감이 두 손으로 다완을 들어 올렸을 때 좋게 느껴지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그런지 실제로 본가에는 유약 면이 고르지 않고 색감도 일정하지 않으며 거칠거칠한 느낌의 다완이 많다. 자연스레 ...

2024.09.12
내가 행복해질 수 있냐고 묻는 모든 사람들에게 - DAY6 'HAPPY'

 삶이 흔들리고 위태로울수록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어깨를 기댈 어딘가를 찾게 된다. 그건 또 다른 누군가의 어깨가 될 수도 있고, 본인이 사랑을 쏟은 애정품이 될 수도 있다. 단단하면서도 포근해 눈물 정도는 티도 안 나게 묻어줄 수 있는 것들. 그러나 손에 쥐지 못해도, 품에 꼭 껴안지는 못해도 귓가에 꼭 끼운 이어폰 밖으로 흘러나오는 음악은 또 다른 든든한 도피처가 되어 준다. 근데 언제부터였을까. 한국에서 희망보다 씁쓸함을 노래하는 게 되려 더 위로가 되기 시작했던 것은. 허무맹랑한 기적 실화보다는 그저 한 뼘, 한 발, 한 치의 웃음이 쌓여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하는 게 요즘 사람들의 진심이다. 그렇게 다시 살기 좋은, 살고 싶은 날이 왔으면 하는 듯하다. 냉소주의가 판을 치는 이 세상에서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는 희망을 노래하는 곳에 저절로 마음이 끌리는 건 이런 이유에서가 아닐까.     데뷔 10년 차에 커리어 하이를 찍고 있는 국내 밴드 DAY6가 올해 3월에 발매한 ‘HAPPY’라는 곡이 지금 다시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오른 것도 비슷한 맥락일 듯싶다. 물론 최근에 컴백해 팬덤의 화력이 붙은 것도 있지만, 타이틀곡도 아닌 수록곡이 이렇게 대중의 선택을 받아 높은 순위에 자리한 것은 분명 팬덤 이외의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 매력, 도대체 무엇이길래 그 어렵다는 대중픽을 받아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귓가에 맴돌고 ...

2024.09.11
세계 3대 팝 색소포니스트 워렌 힐이 설득하는 색소폰의 매력

 둔탁하면서도 쨍한 소리, 음의 높낮이가 확실하면서도 그사이를 운전하듯 노니는 주법.어릴 적부터 일상에서 자주 접하던 피아노/기타가 연상되는 특징은 아니다. 오히려 소거법으로 추려낸 요소들에 가깝다. 음이 흘러가는 피아노와 퉁퉁 튕겨져나오는 기타는 이와 사뭇 다른 인상을 자기 때문이다.소리의 정답은 색소폰이다. 연주자에 따라 천차만별의 소리가 난다. 확실한 것은 우리에게 '색소폰'은 익숙한 악기는 아니다.트럼본•호른과 같이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는 못하지만, 오케스트라 공연에서는 적지 않은 존재감을 보여주는 악기들도 있다. 그리고 흔히 이러한 낯선 악기들에 익숙함을 부여하기 위해 동원되는 '치트키'가 있다. 멜로디가 익숙한 디즈니, 지브리를 연주해 우리에게 친숙한 음악이 풍부한 사운드로 재탄생할 수 있단 걸 보여주는 것이다.세계 3대 팝 색소포니스트 워렌 힐 역시 '헤이주드', '위 아더 챔피언스' 등 곡 안에서의 흐름이 다채로워 색소폰의 매력을 극대화할 수 있으면서도 대중적인 음악들을 다수 채택해 연주해왔다. 하지만 그 이상으로 자신만의 장치들을 마련해, 색소폰의 매력을 대중이 오감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다.지난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열린 내한 공연에서 워렌 힐이 어떻게 색소폰의 매력을 연주했는지 살펴보자.   색소포니스트 워렌 힐 공연장 입구에 세워진 가판...

2024.09.10
B의 매력의 찾아서 - B급의 맛

 ‘요즘 MZ들은 뭐 좋아해?’ 어른들과 만나는 자리에서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다. 회사에서도, 친척들 사이에서도 무언가 새로운 걸 기획하고자 하는 분들이 많이들 궁금해한다. 하지만 나는 트렌디하다기보단 예쁜 구닥다리를 모아 놓고 혼자 만족하는 타입이다 보니 대답이 시원치 않을 때가 많다. 그럼에도 항상 말하는 건 ‘재미있으면 됩니다’라는 싱거운 한마디다. 재미란 무엇이냐 파고들면 밑도 끝도 없겠지만, 역시 타율이 좋은 건 상대가 예상치 못한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B급의 맛 불량공주 모모코 (2005)   나는 시네필이 아니기에 그럴듯한 영화 이론도 모르고, 좋은 영화를 알아보는 감식안도 없다. 그것이 자랑은 아니지만, 나만의 기준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결론을 내리는 게 몇 없는 취미 중 하나다. 그리고 사람들을 처음 만나는 어색한 자리가 생기면 꼭 ‘좋아하는 영화가 뭐예요?’라는 질문이 오고 간다. 그때 가장 먼저 튀어나오는 영화가 <불량공주 모모코>라는 B급 영화다. 값싸지만 명품 같아 보이는(한 마디로 짝퉁) 것을 최고로 여기는 시골에서 로코코 스타일의 화려한 옷을 고집하는 모모코, 항상 한 쪽 눈에 안대를 착용하며 괴짜 같은 모습을 보이는 할머니, 아무 데서나 방귀를 뀌며 가장 역할을 제대로 못 해내는 아빠. 오합지졸이지만 개성 있는 캐릭터성과 만화 같은 연출로 물 흐르듯 이야기는 진행된다. 늦여름같이 후덥지근...

2024.09.09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명예 사찰 직원이 되어 보았습니다.

   템플스테이, 절에서의 머무름. 나에게 이 잠깐의 머무름은 어느덧 하나의 취미이자 관성으로 자리잡은 듯하다. 벌써 세번째 에피소드를 쓰고 있고 다음 머무름의 나름 구체적인 계획까지 세워두고 있는 시점에서 다소 엉성한 충동에서 시작된 나의 이 독특한 취미가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온전한 쉼이 되어주고 있다는 사실이 새삼 참 신기하고 다행스럽기도 하다.처음 에피소드에서 이 얇고도 꾸준히 이어지는 여행길의 시작은 사실 일종의 도피였다. 왜, 많은 이들이 삶이 고달프고 힘들어서 뭐 하나 쉬운 게 없다는 것을 느낄 때 머리 깎고 절이라도 들어갈까? 라는 말을 하지않는가. 템플스테이를 취미로 삼은 이후로 나도 절간의 환경이 선사해주는 걱정과 불안을 소각시켜주는 듯한 그런 안온함의 힘을 믿고 있다.3회차를 맞이한 이번 템플스테이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물론 도피의 목적도 있지만 이 시점부터는 확실히 내가 이 기묘한 여행을 나만의 놀이와 취미로 만들어 즐기고 있다는 점이었다. 나는 본래 여행을 떠나기 전 행해야 하는 모든 밑 준비 과정을 귀찮아 하는 사람이고, 실제로 그로 인해 (특히 해외로 떠나야 할 때) 차라리 여행을 안 가고 말아 버린 적이 꽤 많았다.그런데 신기하게도 템플스테이를 하기로 마음먹으면 어디서 그런 의지가 샘솟는 것인지 일사 천리로 계획을 짜고 예약을 마쳐 버리곤 한다. 심지어 이제는 그 준비 과정을 즐기는 지경까지 ...

2024.09.08
나는 '굿 파트너'가 법정 드라마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작품이라 생각한다.

  SBS 금토 드라마 '굿 파트너'는 최고 시청률 17.7%를 기록하며 승승장구중인 드라마이다. 굿 파트너는 단순한 법정 드라마를 넘어, 복잡한 인간관계와 윤리적 딜레마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작품이다. 이 드라마는 변호사라는 직업적 특성과 그들이 직면하는 현실적 문제를 밀도 있게 그려내면서도, 인간의 본성과 관계의 다층적인 면모를 놓치지 않고 있다. 주인공인 변호사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굿 파트너'는 법과 정의, 그리고 인간의 욕망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물들을 통해 현대 사회의 여러 가지 갈등을 드러낸다. 특히 각기 다른 가치관을 지닌 캐릭터들의 대립과 협력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인생의 중요한 교훈을 전한다. 그들은 법을 다루는 전문가로서 때로는 법의 틀 안에서 충돌하고, 때로는 그 법을 넘어서서 인간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시청자들은 법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만능의 도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굿 파트너'의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사건 해결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캐릭터들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도덕적 고민과 내부 갈등에 집중한다는 점이다. 변호사라는 직업은 흔히 냉철하고 이성적이어야 한다는 인식이 있지만, 드라마 속 인물들은 개인적인 감정과 도덕적 갈등을 겪으며 자신의 선택을 재고하게 된다. 이러한 내적 갈등은 인물들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

2024.09.07
시대가 변화하며 결혼식도 그 틀을 깨고 있다. 결혼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일까.

  친구가 몇 달 후 결혼을 한다는 연락이 왔다. 우리는 톡으로 짧은 대화 몇 마디를 나눈 뒤 점심 약속을 잡았다. 또 한 명이 ‘유부 대열에 합류하는구나 정말 너도 나도 가는구나’ 아쉬움의 탄식과 동시에 축하 섞인 말을 내뱉었다. 나이가 들며 청첩장 받는 횟수가 늘었다. 친구, 지인, 친척들의 결혼식을 다니다 보니 느껴지는 것은 결혼문화가 많이 변화됐다는 것이다. 「결혼」이라는 이야기를 소개하기 앞서 최근 봤던 기사 하나가 있다. ‘결혼식장에 등장한 축의금 키오스크’ 해당 제목은 내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무슨 문화일까? 기계에 신랑, 신부의 관계와 금액, 주차 등을 입력하고 돈을 입금하면 주차권 식권이 자동으로 나오는 서비스다. 저러면 정말 정확하게 계산 되겠다는 T적인 생각과 결혼식인데 정없지 않나 F적인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기사를 본 사람들의 입장도 제각각 인 듯하다. 이건 혼주와 업체 측 모두를 생각한 아이디어일 것이다.   간소화된 예식, 프라이빗하게   호화롭고 예쁜 결혼식보다는 가족들끼리 프라이빗하게 하는 결혼식이 대세다. 불필요한 절차(주례와 폐백)을 없애기도 한단다. 즉 보여주기식 예식 보단 두 사람을 위한 결혼을 많이 하는 셈이다. 예전에는 학교 은사님, 다니는 교회 목사님 등을 찾아봬 주례 일정을 잡았다면 지금은 그럴 필요가 없다. 신랑 신부가 말하는 것이 곧 주례니까. 신랑, 신부가 서로에게 편지나 결혼 이...

2024.09.06
디지털의 시대, 엽서를 파는 '포셋'의 등장이 반가운 이유

    디지털 시대, 아날로그 물건을 파는 공간   작은 골목길에 위치한 이 상점의 인기는 조용하면서 강하다. 간판도 잘 보이지 않는 곳을 소문을 듣고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2층에 올라가면 왼쪽에 있음을 알리는 노란 간판만이 번쩍이고 있다. 마치 우리만 아는 비밀장소를 찾은 것 같은 느낌을 갖고 들어서면, 작은 그림이 가득한 공간이 펼쳐진다. 이곳은 미술관도, 전시관도 아닌, 엽서를 파는 공간이다. 휴대폰을 켜면, 터치 몇 번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이미지 파일을 소장할 수 있는 시대에 작은 종이엽서를 파는 가게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마치 도서관에 들어온 듯, 수많은 사람들이 조용히 엽서를 구경하고 있었다. 진중하면서도 열정적인 눈빛을 갖고 말이다. 디지털의 시대, 사람들은 왜 엽서를 파는 상점에 방문했을까. 내가 경험한 포셋의 매력을 소개해보려 한다.  엽서 고르는 마음   최근 상대를 생각하며 유심히 물건을 골랐던 기억이 있는가. 나 같은 경우, 이전에는 직접 만나서 편지와 선물을 주는 편이었으나 최근에는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마음을 전하는 편이다. 바쁜 현대인에게 효율적인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카카오톡 메시지로 장문의 편지까지 더하면 나의 성의는 전달된 셈이다. 내 나름대로는 카카오톡에서 무엇을 사면 유용하게 쓸지 고심한 편이라고 볼 수 있으나, 포셋에서 엽서를 고를 때는 조금 다른 마음이 들었다.시간을 들이는 것은 본인의 노력...

2024.09.05
Emotional Oranges 내한공연을 다녀오며

   한참 코로나로 인해 카페와 공원, 집만을 반복하던 대학생 시절 유독 자주 재생했던 노래가 두 개 있다. Emotional Oranges라는, 얼굴도 모르는 듀오의 'Personal'과 'West Coast Love'라는 곡이었다. 8월 28일 수요일, 이들은 200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에서 첫 내한 공연을 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들의 공연을 100% 즐기고 올 수 있을 만큼 팬은 아니었다. 그들의 대표곡과 좋아하는 비트가 깔린 몇 곡만이 내가 아는 전부니까. 공연 당일날까지도 그들의 모습이나, 해외에서의 다른 무대를 굳이 찾아보려 들지는 않았다. 나에게는 거의 미팅과도 같은 공연이었던 셈이다. 열렬히 환호해야 하는 의무감이 섞인 공연이 아닌, 적당한 온기로 즐길 공연을 원했기 때문이라. 입장 시간 30분 전에 도착한 공연장은 제법 북새통을 이루고 있었다. 여기저기서 오렌지색이 눈에 띄었다. 티셔츠, 두건, 가방, 인형... 아무렇게나 도착한 내 모습이 조금 후회스러웠지만, 괜한 퍼스널 컬러를 탓해보며 무리에 끼어들었다. 마음이 들떴다. 행여 준비된 짐 보관함이 다 차버릴까, 친구를 세워두곤 부랴부랴 동전 교환기로 뛰어들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이들 중 곧 예스24라이브홀을 방문할 예정이 있다면, 현금을 꼭 준비하되 보관함이 금세 다 찰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건물 바...

2024.09.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