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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과 그림과 온전한 나에 대한 이야기

20가지 키워드로 읽는 그림 치유의 시간 <책 소개> 삶이 힘들고 지칠수록 우리는 잠깐 멈춤의 시간에 큰 위로를 받는다. 특히나 그림이 그렇다. 마음은 그림에 담기고 그림은 마음을 움직이기에, 우리는 그림을 통해 감동을 받고 지금 내 마음의 색채를 발견하곤 한다. [마음챙김 미술관]은 그런 그림의 힘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마음과 그림과 온전한 나에 대해 담아낸 곳이다. 치유미술 전문가인 저자가 심리학 이론과 예술작품을 접목시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만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감정, 선택, 관계, 욕망, 태도, 관점 등 나를 알아가기 위한 심리 키워드를 제시한 뒤, 이에 맞는 다채로운 그림들과 화가들의 치열한 삶을 풀어낸다. 이제 그림 한 장이 건네는 다정한 위로를 만나보자. <출판사 서평> 그림은 힘이 세다. 그림은 직관적으로 다가와 우리의 감정에 말을 걸고, 한순간에 마음속 방어막을 부수며 무의식을 드러낸다. 이런 까닭에 지금껏 수많은 사람들이 명화를 보거나 미술관을 찾아가, 그림을 통해 위로를 받고는 했다. 특히나 극단적인 감정이 들끊는 지금 시대에는 부정적인 감정과 패배적인 정서에서 벗어나 잠시 멈추고 한숨 고르는 시간이 더욱 필요해졌다. 그런 의미에서 여기 '마음챙김 미술관'은 그림과 마음과 온전한 나에 대해 들려주는 곳이다. 수많은 책과 전문가들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가지라고 말하지만, 매번 우...

2022.03.06
[순간을 기록하다] 국가대표의 무게를 기록하다

(참고사진 출처 : 2022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국가대표 최민정 선수 프로필 사진) 수많은 기대를 안고대한민국을 대표하여 달렸을 선수들. 감히 가늠할 수조차 없는그들의 무게를 기록해본다.

2022.03.04
365일 모든 순간의 미술 - 7가지 테마로 만나는 명화 투어

매일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하는나를 위한 단 한 권의 미술관 219명의 예술가들이 빚어낸 365점의 눈부신 명화 그리고 그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와 지식이 함께하는 특별한 전시의 문이 열린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요일마다 생동감 있는 메시지를 전하는 이 책은 여행을 가지 않고도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미국, 스페인, 독일, 북유럽, 러시아 등 총 25개국 125곳의 미술관으로 독자들을 안내한다. 매일 한 작품씩, 365편의 다양한 예술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이 한 권의 미술관은 관람하는 이의 삶의 곳곳에서 다양한 영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예술 분야 스테디셀러 [1페이지 미술 365]의 저자 김영숙 작가가 지구상에 존재하는 사람의 숫자보다 많은 그림 중에서 한 번은 꼭 만나봐야 할 365점을 엄선해 에너지, 아름다움, 자신감, 휴식 등 7가지 테마로 나누어 소개한다. 시작하는 월요일부터 설레는 주말을 맞이하는 금요일, 한 주를 마무리하는 일요일까지, 일상을 색채로 물들이는 명화와 작품의 이해를 돕는 미술 지식은 그저 흘러가기 바빴던 일상의 순간을 특별하게 만든다. 날씨나 계절이 바뀔 때, 어떤 장면을 마주할 때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면, 혹은 그림 하나로 내 안의 영감이나 아이디어에 활기를 얻는다면 행복한 날이 더 행복해진다. 매일 더 행복한 꿈을 꾸게 하는 것. 이것이 그림의 힘이다.[MON] 에너지: 하루를 기분 좋게 시작...

2022.03.02
서양 미술로 읽는 정원의 역사 - 예술의 정원

그림 속에 숨어 있는정원의 의미와 상징을 찾아서 시대가 변하는 동안, 미술과 함께 발전해온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원이다. 정원은 한 시대를 표현하는 예술이자 신화, 종교, 교황, 군주, 제왕들의 역사를 반영하기도 했으며, 또 어떤 시대에는 예술가들의 이야기나 그림 작품에 영감을 주는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예술의 정원]은 대중들이 알고 있는 일반적인 의미의 정원부터 당시의 생활 양식을 담은 정원, 상징적인 개념을 내포한 정원, 문학 작품과 화가의 화폭 속 정원, 종교적 장소로서의 정원 등 고대부터 19세기까지 서양 미술에 담겨 있는 다채로운 정원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 책의 목적은 회화와 예술 작품으로 표현된 정원을 주제로 그림에 담겨 있는 다층적인 해석을 끌어내는 데 있다. 그림 속에 그려진 정원은 회화의 배경으로 취급되거나, 주제를 장식하는 역할 정도로 낮춰 보던 때도 있었다. 그러나 그 녹색의 소우주 속에는 생명을 품고 이어져온 시대의 취향과 미학을 반영하는 상징과 의미가 숨어 있다. 본문에 수록된 300가지가 넘는 서양 미술에 담긴 정원 그림들을 통해 정원에 대한 다채로운 역사와 해석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정원은 인간의 역사가 시작된 순간부터 인간과 함께해왔다. 일례로 고대 로마인들은 주방과 가까운 옥외 저장고의 일종으로 채소와 농작물을 기르는 땅을 '호르투스'라고 불렀다. 같은 용어지만 복수형 호르투스는 ...

2022.02.27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 둘러보기

최근 들어 국공립 미술관에서 주관하는 대형 특별전의 소식이 잦다. 오는 5월 8일까지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에서 개최되는 《빛: 영국 테이트미술관 특별전》 역시 그중 하나다. 격년으로 거장전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한 서울시립미술관이 데이비드 호크니전 이후로 2년만에 선보이는 대규모 특별전이다.영국 테이트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빛’이 미술의 역사에서 지녀온 종교적, 역사적, 과학적 의미를 총망라하는 자리다. 백남준, 클로드 모네, 윌리엄 터너, 바실리 칸딘스키, 올라퍼 엘리아슨 등 미술계에 한 획을 그은 저명한 예술가 43인의 작품 110점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국공립 미술관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기관답게 한국 미술의 발전을 가장 우선시해야 한다고 본다면, 이러한 블록버스터 전시를 늘 달가워할 수만은 없다. 대규모 예산이 집행되는 만큼 일반 전시에 비해 박한 평가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작가의 유명세나 작품가액을 내세운 이슈몰이 역시 종종 비판의 대상이 된다. 그럼에도 블록버스터 전시가 누군가에게는 미술관으로 첫 발걸음을 향하게 하는 촉매제가 된다는 점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내게 대형 전시란 단순한 호불호로 평가하기 어려운 전시다. 이러한 관점을 바탕 삼아 전시 자체에 대한 전체적인 의견을 종합하기에 앞서, 인상적이었던 개별 작품을 몇 가지 돌아보도록 하겠다. 가장 먼저 ‘5. 장엄한 빛’ 섹션에 자리한 영...

2022.02.23
[나른한 동거] 화가 나면

COPYRIGHTⓒ 2022 BY 나른 NAREUN. ALL RIGHTS RESERVED. 귀여운 건 아무도 못 이겨요

2022.02.22
나만의 취향을 만드는 법

자신만의 취향이 뚜렷한 사람은 매력적이다. 혹시 누군가를 만났을 때 취향이 독특하고 유니크하거나 혹은 개성이 매우 강렬하게 발산되어서 기억에 남는 사람을 본 적 없는가? 필자는 사람을 많이 관찰하는 편인데 유독 강렬하게 기억에 남는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만의 취향이나 느낌, 분위기가 확고하다는 점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신비한 개성으로 비칠 만큼 본인만의 특색이 강한 사람들이다.오랫동안 무색무취하고 평범한 회색빛으로 살아왔기에 늘 자신만의 컬러로 선명하게 빛나는 이들을 부러워했다. 그리고 도대체 저 사람들은 어쩜 저렇게 선명하게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하였다. 그래서 방법을 찾아서 따라 하기 시작하였다. 모든 창조의 시작은 모방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자신만의 개성, 매력, 특색을 찾는 나만의 방법을 공유하고자 한다. 1. 자신이 닮고 싶은 이상향 리스트를 만든다. - 롤 모델을 선정하는 과정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특성의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이 존재한다. 이들 중에서 유독 내가 닮고 싶고, 부럽고, 동경하고, 가지고 싶은 측면이 있는 롤 모델을 선정한다. 여러 명이어도 상관없다. 가장 많이 끌리고 ‘나도 저런 사람이 되고 싶은데’라고 느끼는 인물들을 모두 선정한다. 누구라도 자신이 닮고 싶고 부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면 괜찮다. 예술가, 작가, 학자, 연예인, 주변 지인, 모델, 친구들...

2022.02.19
딜릴리의 시선을 따라 만나는 파리의 달콤함과 씁쓸함

〈Dilili à Paris (2018)〉 감독 및 각본: 미셸 오슬로(Michel Ocelot, 1943) 2018 세자르영화제 최우수 애니메이션상 수상작 〈Dilili à Paris (2018)〉극 중 스틸컷 Suzanne Valadon, 〈Portrait of Marie Coca and her Daughter〉 (1913) Pablo Picasso, 〈Family of Acrobats with Monkey〉 (1905) Henri Rousseau, 〈The Snake Charmer〉 (1907) Constantin Brâncuși, 〈Sleeping Muse〉, (1910) Henri Matisse, 〈Red Room〉 (1908) #. 몽마르뜨 언덕 프랑스의 조각들을 모아서 우리는 가끔 여행지에서 느꼈던 향수 혹은 가고 싶은 여행지의 인상을 영화 속에서 찾아내곤 한다. 영화 《파리의 딜릴리 Dilili à Paris (2018)》는 프랑스를 이미 여행한 사람도, 가보지 못한 사람도 파리의 환상을 느낄 수 영화이다. 이 영화 중 한 씬에서는 프랑스에서 활동했던 예술가 피카소, 마티스, 수잔 발라동, 앙리 루소, 브랑쿠시가 등장해 한 화면 안에서 이야기를 나눈다. 위에 나열된 이미지들은 한 화면 안에서 대화를 나누던 예술가들의 작품이다. 이들 외에도 이 영화에는 화가 드가(Degas), 르누아르(Renoir), 인상주의 음악을 ...

2022.02.16
뉴턴과 모네는 왜 빛에 매혹되었을까? - 빛이 매혹이 될 때

그림 그리는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빛 이야기 <책 소개> 물리학자의 눈과 화가의 마음으로 본빛과 예술에 관한 지적 탐험 인류의 눈부신 도약의 순간에 언제나 '빛'이 있었다. 고대로부터 자연과학의 중심이었던 광학은 현대물리학의 두 축인 양자역학과 상대성이론을 탄생시켰고, 이로써 빛을 새롭게 인식한 화가들에 의해 예술은 새 시대를 열었다. 빛을 탐구해온 여정은 곧 물리학과 미술의 역사이며, 우리를 둘러싼 지금의 세계를 만든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빛을 연구하는 물리학자 서민아 교수는 [빛이 매혹이 될 때]에서 물리학과 미술의 발전의 기폭제가 된 빛의 본질에 대한 여섯 가지 질문을 던지고, 과학에서의 빛과 미술에서의 빛을 함께 탐구해나간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책임연구원이자 고려대학교 융합대학원 교수로 재직하는 한편, 휴일이면 붓을 드는 '일요일의 화가'이기도 한 그는 광학에서 양자역학, 상대성이론에 이르는 물리학의 주요 개념들을 터너와 모네, 피카소 등 빛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재현하고자 한 화가들의 아름다운 작품과 함께 다루며, 과학과 예술이 빛으로 교차되고 시너지를 만들어낸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낸다. "빛을 탐구하는 과학의 시선과 미술의 시선이 맞닿는 그 지점에서 우리가 보는 세계가 조금 더 확장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빛은 ...

2022.02.10
[거북이의 손그림] 거북씨의 인턴 도전

쉽지 않은 시작

2022.02.08
동양화 도슨트 - 우리 그림이 좋아지는 미술책

우리가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동양화의 깊은 매력 속으로 그동안 동양화는 서양화에 비해 한물간 구닥다리 취급을 받았습니다. 지난 시대의 낡은 유물처럼 여겨 제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동양화의 내용은 깊고 풍부하며, 그림의 기교도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뛰어납니다. 동양화를 좋아하고 즐길 이유는 얼마든지 있지만 우리가 몰랐을 뿐입니다. <동양화 도슨트>는 동양화가 난해하다는 편견을 깨고, 그 매력에 흠뻑 빠지게 만들어주는 책입니다. 특정 작품이나 작가의 이야기에 국한하지 않고, 특정 시대에 갇히지도 않습니다. 동양화는 서양화와 무엇이 다른지, 산수화나 화조화 같은 동양화의 장르는 어떻게 탄생하고 발전했는지, 동양 역사의 흐름에 따라 미술은 어떻게 변해왔는지 이해와 감상에 핵심적인 내용을 짚어줍니다. 동양화를 처음 접하는 모든 이를 위한 안내서입니다. 우리나라 국보 제180호는 언뜻 '못 그린 것처럼' 보이는 그림입니다. 김정희가 그린 <추운 겨울(세한도)>이라는 작품으로, 걸작이라 칭송받습니다. 그러나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먹으로 대충 그린 집과 나무일 뿐입니다.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동양화를 감상하려 하면 궁금증이 끊이지 않습니다. "분명 그림이라는데, 글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림은 하나인데 낙관(도장)은 왜 여러 개 찍혀 있을까?" ...

2022.02.02
미술관에 대한 불편한 진실: 동물원이 된 미술관

제목만 봐도 어떤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인지 감이 온다. 그러나 읽는 내내 생각 이상으로 굉장히 강하게 비판하고 있어서 놀라울 정도였다. 독일의 미술잡지 편집자인 니콜레 체프터는 미술관에 대해 평소에 느끼고 있었던 미묘한 불편함에 대해 총 5장에 걸쳐 직설적으로 꼬집는다. 어디에서도 듣지 못했던 어떤 예술과 산업에 대한 민낯을 접하며 속이 후련하기도 했고, 특정 대목에서는 그저 예술 까막눈 타이틀은 되고 싶지 않아 '이해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선뜻하지 못했던 무가치한 나의 행동이 떠올라 창피해지기도 했다. 관람객들로 붐비는 미술관의 모습과 그곳을 방문한 자신의 모습을 떠올려보자. 어떤 마음으로 작품을 마주하고 있는지를 상기해보자. 엄숙한 공간이면서 때로는 인플루언서를 위한 핫플레이스이기도 한 그곳에서 동경 어린 마음으로, 혹은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 채로 새하얗게 칠해진 벽 사이를 서성이는 모습을 그리며 책장을 넘겨보자. 언젠가 스치듯 느꼈던 의문점들이 작가의 문장을 통해 더욱 날카롭고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미술은 대단히 성스러운 공포에 단단히 뿌리를 박고 있고, 천재와 광기에 대한 그릇된 생각에 갇혀 있고, 미술관 건축과 수없이 많은 화이트 큐브에서 꼼짝 못 하고 있다. 미술은 문화가 변화했다고 선언하고, 오늘날 미술은 정체 상태, 시장, 시끄럽고 어리석은 행동으로 변장했다. 이 때문에 전시회 대부분에...

2022.01.31
우리는 어쩌다 생각이라는 것을 하게 되었을까?

‘공부는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뜬금없는 생각은 공부를 하게 만드는 힘과 원리는 무엇일까,라는 구체적인 호기심으로 이어졌다. 흔히 ‘공부는 인류가 지금까지 쌓아 온 지적 유산을 습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 ‘지적 유산’을 대물림하게 하는 수단은 음악, 미술, 조형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 인간의 깊은 내면을 비교적 명징하게,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건 바로 문자다. 문자는 누가 어떻게 만들었다는 기원이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에 크게 네 가지로 그 기원을 추정한다. 첫째 부류는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유래한 문자다. 가장 많이 쓰이는 알파벳과 그 유사한 문자는 다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온 것으로 본다. 두 번째는 이집트 상형문자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되는’ 문자류가 있다. 세 번째는 중국 갑골문자에서 유래된 문자인데 한자문화권이 여기 속한다고 보면 된다. 마지막은 한글처럼 목적을 갖고 의도적으로 만든 문자다. 앞의 상형문자 계열이나 갑골문자와 달리 언제,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졌다는 게 밝혀진 문자인데 전 세계에서 한글이 유일하다.좀 다른 얘기지만, ‘세계 문자올림픽’이라는 게 있다. 가장 쓰기 쉽고 배우기 쉬우며 풍부하고 다양한 소리를 제일 잘 표현할 수 있는 문자를 가리기 위한 대회다. ‘세계문자학회’는 작년 10월 1일부터 4일 동안 태국 방콕에서 ‘제 2회 세계 문자올림픽’를 개최했다. 한글을 비롯해 영...

2022.01.28
기억에 남는 아르코미술관의 전시들

‘필터 버블’을 깨뜨리는 전시《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평소 아르코미술관을 자주 가는 편이다. 이번 글에는 인상 깊게 본 두 전시를 기억할 겸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이야기할 전시는 2020년 5월 8일부터 6월 21일까지 열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귀국전, 《역사가 우리를 망쳐 놨지만 그래도 상관없다》이다. 이 전시의 제목은 이민진의 소설 『파친코』에서 빌려왔으며, 소설은 1930년대 부산에서 오사카로 건너간 재일교포들의 삶을 다루고 있다고 한다. 책의 주제는 “소속감 없이 떠도는 이방인의 슬픔과 분노”이다.이러한 책의 주제와 관련하여 예전에 한 라디오에서 들었던 난민에 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 난민의 감정을 이해하기 위해선 우선 우리가 사는 사회와 역사 속 분리될 수 없는 자아의 개념을 인지해야 한다고 한다. 개인은 각자가 속한 사회의 영향을 받으며 자아가 형성될 수밖에 없는 존재이며, 또 난민은 이 사회적 배경이 상실되어 자아의 상실까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이 사라지는 경험 속에 자신의 존재를 어떻게 정의하는지와 관해 고뇌와 혼란을 겪을 수 있다.이런 역사적 인식 속 정체성은 전시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이 전시는 승자와 다수의 역사가 아닌 근대화 과정에서 소외되었던 인물들에 주목하고 역사를 새롭게 서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 소개에 등장하는 “역사 서술의 규범은 ...

2022.01.18
작품을 감상하는 법

“……..” 작품을 보고 나서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이다. 아무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복수전공으로 미술사를 공부하고 있는데도 별 수 없다. 일상의 평범함을 깨뜨리는 낯섦을 느끼고 싶어 찾아 간 전시에서도 그저 멍하게 보고 올 때도 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도 ‘이거 참 내 스타일이네’ 정도의 느낌이 전부인 것이다. ‘뭐가 잘못된 걸까? 감정회로가 고장난 건가?’ 물론 항상 그런 건 아니다. 간혹 다양한 생각과 느낌이 샘솟듯이 이어질 때도 있다. 그런데 이게 작품에 따라, 당시 컨디션에 따라 편차가 크다는 게 문제다. 어떤 작품을 만나도 풍부하게 느끼는 방법이 없을까, 그래서 작품을 볼 때 내 안에 ‘감춰져 있는’ 느낌을 끄집어내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하다가 쓴 글이다. ▷ 작품 깨닫기 끌리는 작품, 인상적인 작품을 만나면 핸드폰 메모장을 켜 짧게 몇 줄 적는다. 그 작품이 마음에 드는 이유를 트위터를 쓰듯 메모하는 것이다. 작가와 작품의 이름, 그리고 작품에 대한 간단한 묘사를 덧붙인다. 이 때 중요한 건 생각을 하면 안 된다는 거다. 생각을 오래 하면 ‘정답’을 찾게 되고 그 과정에서 느낌은 왜곡되기 쉽다. 단어도 좋고 문장도 좋다. 떠오르는 것을 ‘날 것’ 그대로 적는 게 중요하다. 이 ‘날 것’이 내 안에 숨은 감정을 캐내는 도구가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나서 왜 마음에 들었는지를 적고 ‘그래서 뭐?’ 라는 질문을 해 본...

2022.01.16
비올레타 - 모녀에서 갑을로 전락한 두 여인의 비극

**본 오피니언은 스포일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영화에 출연한 아나마리아 바토로메이는 실제보다 나이가 많았고, 그녀가 이런 특수한 상황을 이해한다는 게 내겐 매우 중요했다. 그것이 나의 한계였다. 개인적인 트라우마가 있는 곳에서 거리를 유지했다." '에바 이오네스코' 감독 야심한 밤, 한 소녀가 어머니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절실한 소원에 부응이라도 하듯, 얼마 안 있어 소녀의 어머니가 그녀의 눈 앞에 등장한다. 화려한 치장과 함께 강렬한 개성을 표출하는 어머니는 자신을 그린 소녀의 그림에 눈길을 슬쩍 주더니 가벼운 입맞춤으로 딸에게 화답한다. 하지만, 딸과 어머니의 입술은 닿을락 말락한 상태에서 끝내 완벽한 합일을 이루지 못한다. 아주 미세하지만 두 모녀 사이를 끝내 갈라놓고야 마는 자그마한 간극.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던 두 모녀의 비극이 서막을 올린 순간이다. '이리나 이오네스코'(1930.09.30 ~ ), 출처: wikipedia 예로부터 예술과 외설, 미세한 한 끗 차이를 논하는 과정에서 숱한 공방들이 가열차게 불거졌다. 때로는 인간의 새로운 가치 탐색이라는 미명을 방패 삼아 사람들의 이목을 쉽게 사로잡는 자극적인 이미지들로 교란시키는 사기꾼들이 등장했는가하면, 스스로를 향한 온갖 비난의 화살을 감수하는 와중에도 자신의 신념을 프레임을 통해 표출시키려는 극소수의 전사들이 예술계에서 나름의 방식대로 고군...

2022.01.07
서두르지 않는 삶: 사울 레이터

인생을 돌아봤을 때 중요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당시에는 그저 평범한 일상 중 일부인 경우가 있다. 친구 따라 가벼운 마음으로 한 일이 인생을 바꾸기도 하고, 아름다운 걸 좋아하는 마음으로 한 평범한 일이 앞으로 더 살아갈 수 있는 길을 만들기도 한다. 작고 누가 보기에는 거창하지 않은 '무엇'이 다른 시각과 상황에서 보면, 중요한 '시작'이 되는 것이다.영화관이라는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공장소와 멀어지며 개봉작을 개봉 당일에 보는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관객이 막 고단했던 4개월로 채워진 한 학기를 마치고 지쳐 쓰러진 대학생이라면 더욱 발생하기 어려운 일이다. 놀랍게도 그 희박한 사건이 나에게 일어났고 이젠 일반적인 시간보다 '500원'이 아닌(<조조 할인> - 이적) 무려 '4,000원' 저렴하게 볼 수 있는 '조조'로 보기 위해 영화관을 찾았다.이날 본 영화는 <사울 레이터: 인 노 그레이트 허리>이다. 처음에는 보통 영화처럼 누군가 만들어낸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하지만 이건 살아있는 한 예술가와의 대화를 영상으로 남긴 토마스 리치 감독의 '다큐멘터리'이다. 한국에서는 2021년 12월에야 개봉했지만 놀랍게도 촬영은 2010년부터 1년간 이루어졌으며 영국에서는 2013년, 미국에선 2014년에 이미 개봉한 영화이다. 원제는 'In No Great Hurry: 13 lessons in life with Sa...

2022.01.05
나는 제주 건축가다 - 젊은 건축가들이 말하는 제주도는 무얼까?

제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19명의 젊은 건축가를 인터뷰했다. '미디어제주'의 건축 전문 기자가 제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19명의 젊은 건축가를 인터뷰했다. 건축가 대부분은 1970년대생으로 제주에서 성장하여 지역에 대한 자긍심이 큰 세대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들은 20년 이상 건축 활동을 해오면서 고민했던 제주의 땅과 건축에 대한 경험과 생각을 풀어냈다. 독특한 자연만큼이나 제주는 독특한 공간과 모습을 가지고 있다. 한옥도, 초가집도, '옴팡진(움푹한)' 마당도, 바다와 뭍의 경계면인 바당도, 올레라는 골목길이 있는 마을도 육지와는 확연히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이런 제주의 독특한 지역성은 하나의 '붐'으로 연결되었다. 제주 붐 중에는 부동산 붐도 있고, 건축 붐이 있고, 제주살이 붐도 있다. 태어나면서부터 제주라는 땅을 딛고 사는 사람과 제주를 자신의 터로 삼기 위해 새로 들어온 사람, 도시개발의 확장으로 달라지는 농촌의 풍경, 거대자본이 밀려오는 현장, 제주의 본모습과 상치되는 건축 행위 등 이런 현상은 제주 건축계에 지역성에 관한 새로운 화두를 던져주었다. '제주다움'은 무엇인가, '제주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어떻게 건축 속에 담아낼 것인가'에 대해 다채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책에는 디자인이 잘 된 건축을 기술적으로 소개하거나 설계 노하우를 담고 있지는 않다. 오히려 제주 건축가들의 생각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제주 사람...

2022.01.02
업무상 저작물 창작자의 권리를 찾아서

회사에서 내가 그린 캐릭터가 카카오의 라이언보다 대박이 났다고 상상해보자. 인형으로도 팔리고, 만화로도 만들어지고, 세상 온갖 곳에 보이는데, 내게 주어지는 돈은 0원이라면 어떨까? 그저 지난달과 같은 액수의 월급만이 통장에 들어오는 이 상황은 지금 우리 주변의 창작자들이 겪고 있는 현실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업무상 저작물의 저작권은 창작자 개인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그 업무를 지휘, 기획, 감독한 법인(회사)에 귀속된다. 업무상 저작물이 한 개인의 능력으로만 만들어진 게 아니라, 회사의 물적·인적 투자를 바탕으로 탄생했다고 보아 사용자(회사)의 이익을 고려한 규정이다. 하지만 개인 창작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저작물에 어떠한 권리도 주장할 수 없다는 점이 불합리하다고 여겨진다. 회사의 기획과 주도하에 이뤄진 창작 활동이라지만, 저작물을 만든 ‘창작행위’는 회사가 아니라 종업원, 인간이 한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반면 비슷한 케이스로 볼 수 있는 직무발명은 발명자를 종업원으로 보고 있다. 회사에 소속된 직원이 직무상 창작한 발명에 대해 특허를 받을 권리가 그 직원에게 귀속된다. 회사는 이에 대한 통상실시권(특허권자가 아닌 제3자가 정해진 규정 안에서 특허발명을 사용하는 권리)을 지닐 수 있고, 아예 발명에 대한 권리 전부를 양도받기 위해서는 직원에게 합당한 보상을 주어야 한다. 업무상 저작물과 직무 발명 모두 회사 내의 근로자가 한 ...

2021.12.31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은 배워서 느끼는 것일까?

예술 작품의 아름다움은 학습되는 것인가?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계기는 2011년 겨울날, 유럽의 미술관에서 느꼈던 당황스럽고 마음 아픈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에 나는 두 달 간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각 도시의 유명한 미술관과 박물관을 전부 방문할 계획이었다. 마음이 한껏 들뜨고 기대감에 벅차오른 상태였다.먼저 다녀온 지인들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기대가 되었다. 세계적인 화가의 작품을 직접 보면서 엄청난 감동을 받아 눈물 흘리는 이도 있고, 작품에서 느껴지는 압도적인 아우라에 넋을 놓는다는 경우도 있었다. 무언가에 홀린 듯 계속해서 바라보게 만드는 몰입감이 대단하다는 이도 있었다. 사람들의 감상평만 들어도 마음이 두근두근했다. 나도 비슷한 감정적인 울림을 느끼게 될 것이라 기대했다.하지만 정작 미술관에 방문해서 그토록 고대하던 작품들을 두 눈으로 보게 되었을 때 난 어땠던가? 당황스러울 정도로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어떤 아름다움도 느끼지 못했다. 내가 왜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고, 무미건조한 눈길로 바라보는 것이지?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미술관을 돌아다녀도 마찬가지였다. 많은 작품을 실제로 보아도 아무런 감동도, 감흥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머나먼 유럽까지 왔는데 예술 작품을 보고 아름다움은 커녕 아무런 감흥도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이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언제부터 이렇게 된 것...

2021.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