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
512024.03.24
인플루언서 
아트인사이트
1,225예술 매거진에디터
참여 콘텐츠 40
백예린 단독 공연 'Sqaure' - 새로운 포스터를 붙이다

  순간의 감상이나 기억은 생각보다 너무 쉽게 흩어지고 또 왜곡되어 버리기 일쑤라는 걸 이제는 경험적으로 알게 되었다. 그래서 소중한 것들엔 각자의 방식으로 물성을 부여해주려고 한다. 어떤 것은 글로, 어떤 것은 사진으로, 그 방법은 다양하지만 특히 내 방 벽 한 면에는 이미지화된 기억들을 덕지덕지 붙여 놓았다. 좋아하는 영화의 각본집 부록으로 들어있던 엽서, 마음에 들었던 사진전에서 손수 골라서 사온 기념 엽서, 여행을 갔을 때 친구들과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 같은 것. 각기 다른 순간들로 다채롭게 빼곡해진 벽면을 보면 눈으로 기억을 훑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며칠 전 이 소중한 공간에 새로운 포스터 하나를 붙였다.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사흘에 걸쳐 개최되었던 백예린 단독 공연 'Sqaure'를 다녀오면서 사온 MD 포스터다.     아무리 내 눈과 귀에 모든 것을 담아가보려고 해도 막이 내리고 나면 어딘가 허한 마음이 든다. 그건 어떤 공연을 다녀와도 마찬가지다. 마지막 남은 한 톨까지 몰입해서 그 순간을 즐겼다가, 공연이 끝나고 기진맥진 한 채로 집에 돌아가면서는 그 모든 것이 꿈결 같다. 그래서 내가 그 때 그 자리에 있었다는 걸 두고두고 기억하기 위해, 가장 눈길이 잘 닿는 벽면 한 가운데에 이번 공연의 포스터를 붙여놓았다. 이 글을 쓰는 것도 포스터를 붙이는 행위의 연장선이다. 느꼈던 그대로의 순간을...

2023.05.26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15만 장의 필름 - 비비안 마이어 사진전

 미스터리한 천재 사진가, 롤라이플렉스의 장인.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은 15만 장의 필름. 이제는 많은 수식어로 불리는 사진가 "비비안 마이어(VIVIAN MAIER)"의 사진전이 오는 8월 4일 목요일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그라운드시소 성수"에서 개막한다. 비비안 마이어 전시회로는 최대 규모로 기획된 이번 전시는 프랑스 파리 뤽상부르 뮤지엄, 이태리 토리노 왕립박물관으로 이어진 유럽 투어 이후, 아시아 투어의 첫 번째 장소로 한국을 찾았다. 비비안 마이어가 직접 인화한 빈티지 작품과 미공개작을 포함한 270여점의 사진과 그녀가 사용했던 카메라 및 소품, 영상, 오디오 자료 등을 만나볼 수 있다. 비비안 마이어의 시그니처로 불리는 셀프 포트레이트도 포함되어 있다. 거울, 쇼윈도, 그림자 등을 통해 자신을 숨기듯 표현한 그녀의 감각적인 셀프 포트레이트는 요즘 SNS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셀피(셀카)의 원조라고 할 수 있다. 비비안 마이어는 사진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데뷔를 한 사진가다. 사실상 발견에 가깝다. 무명이었다가 사후에 평가받는 예술가들이 처음은 아니지만, 그녀는 스스로 무명을 선택했다. 평생을 보모로 일하며 15만장의 사진을 찍었지만, 생전에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다. 그녀의 이름과 작품은 동네의 작은 경매장에서 우연히 그녀의 사진을 낙찰 받은 존 말루프에 의해 공개되면서 세상에 알려졌고, ...

2022.08.03
사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산 -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20세기를 대표하는 프랑스 사진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정수가 담긴 사진집 <결정적 순간>의 발행 7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이 오는 6월 10일부터 10월 2일까지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카르티에 브레송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결정적 순간>에 수록된 오리지널 프린트, 1952년 프랑스어 및 영어 초판본, 출판 당시 편집자 및 예술가들과 카르티에 브레송이 주고받은 서신을 비롯하여 작가의 생전 인터뷰, 소장했던 라이카 카메라를 포함하는 컬렉션을 소개한다.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사진전: 결정적 순간>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의 사진 작품 관람은 물론, 1952년 출간된 이래 사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산이 되어 버린 사진집 <결정적 순간>을 탄생시킨 하나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전시이다. 편집자이자 당대 최고의 컬렉터였던 테리아드, <결정적 순간>이라는 제목을 지은 사진작가이자, 출판사 대표인 딕 사인먼, 거동이 불편한 와중에도 책의 커버아트와 타이틀을 손수 그려 넣어준 앙리 마티스와 주고받은 편지와 일화 등 역사적인 사진집이 나올 수있었던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흥미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 카르티에 브레송이 직접 설명하는 자신의 작업과 이 책의 관계에 대한 슬라이드 쇼 렉처 영상(ICP, 1973)은 이 책에 관...

2022.06.05
안도 다다오의 건축 철학을 품은 다큐멘터리

 어떠한 분야의 정점에 도달한 사람들의 삶은 누군가에게 존경과 귀감의 대상이 되며 다큐멘터리의 형태로 제작이 된다. 성공한 사람들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그들의 순수한 열정과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 강렬한 동기부여가 되고 건강한 도파민이 분비된다. 대체로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기에 그들의 철학과 가치관을 살펴보며 나의 가치관과 철학을 돌아보고 견고히 만들어 갈 수 있다.무기력하거나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찾아보는 다큐멘터리 리스트가 있다. 일전에 아트인사이트에 오피니언을 작성한 영화 <디올 앤 아이>와 전설적인 브릿팝 밴드 오아시스(Oasis)를 주제로 다룬 다큐멘터리 <슈퍼소닉>, 전설적인 산업 디자이너 <디터 람스> 등이 있다.      최근에 앞서 소개한 동기부여와 삶의 의지를 불태우게 만드는 다큐멘터리 리스트에 추가할 다큐멘터리를 시청했다. 바로 2019년에 개봉한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Ando Tadao) 다큐멘터리이다. 이번 오피니언의 주제이기도 하다.   빛과 콘크리트의 예술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전시관인 원주에 위치한 '뮤지엄 산'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작년 12월 3일까지 안도 다다오의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다. 국내에서 진행된 대규모 개인전의 영향인지 모르겠지만 우연히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도 다다오를 다룬 다큐멘터리...

2024.01.04
루카 구아다니노의 <위아후위아>가 패션을 활용하는 방식

 카메라의 힘을 빌려 이야기하는 서사에서 패션은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중요하다. 특별한 설정이 아니고서야 등장인물은 대개 옷을 입고 있다. 관객은 그들이 입은 옷을 바라보며 하나의 기호로서 인물과 결부하여 의미를 떠올릴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옷은 무엇보다 먼저 인물을 표현하는 일차원적 수단이다. 인물의 피부에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을 뿐더러, 시각적으로 보이는 외양에서 외모는 인물이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운명적이고 선천적인 것이라지만 옷은 인물들이 ‘스스로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건 그들의 성격까지 투영할 수 있다. 혹여나 스스로 선택하지 못하더라도, 옷은 그것을 입어야만 하는 역사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을 단박에 묘사하는 중요한 미장센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무수한 상징과 의미는 잠시 제쳐 두고, 패션이란 개성과 자유의 상징으로서 쓰일 때 가장 즐거운 법. 매서운 겨울, 추위에 허덕이며 패션이 주는 미적 즐거움을 포기하고 싶어질 때 나는 TV 시리즈 &lt;위아후위아 We Are Who We Are&gt;을 떠올린다. 2020년에 방영된 이 작품은 ‘아이 엠 러브’, ‘비거 스플래쉬’,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으로 유명한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가 처음으로 연출한 드라마이다. 그는 사회에 얽매이지 않은 자유로운 영혼을 담아내는 데 늘 탁월한 재능을 보인다. 영화는 이탈리아 내 미군 기지를 배경으로 삼고 있다. 군인인 ...

2023.12.28
나를 사랑하고 싶은 케이팝 리스너의 고백

   나를 사랑하라고 말하는 케이팝   2019년, 전 세계가 방탄소년단(BTS)에 열광할 때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시절 내가 매일 그들의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들었던 건 일반적인 ‘팬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당시 그들의 대표 메시지, ‘Love yourself’에 감동해서였다. 방탄소년단은 2017년 9월 LOVE YOURSELF: 承 ’Her’를 발매한 것을 시작으로 2018년 5월 LOVE YOURSELF: 轉 ‘Tear’과 같은 해 8월 LOVE YOURSELF: 結 ‘Answer’을 내놓으면서 자신을 사랑하라는 메시지의 연작 앨범을 완성했다. “왜 자꾸만 감추려고만 해 네 가면 속으로 / 내 실수로 생긴 흉터까지 다 내 별자린데” - ‘Answer: Love Myself’ 中 같은 가사를 자기혐오로 점철된 상태에서 들으면 누구든 마음이 녹아내릴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때 나는 자신을 싫어하던 이가 자신을 사랑하게 되는 건 마법 같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자존감’은 내 삶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자존감은 ‘자아존중감’의 준말로,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나 태도를 말한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 자아존중감이 높고, 반대로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자아존중감이 낮다고 분류된다. 한평생 나는 나를 ‘객관적으로’ 못난 인간이라고 여겼다. 언젠가부터 수면 위로 떠오른 자존감에 대한 논의는 그...

2023.12.12
다시 '새롭게' 돌아온 사진 트렌드 - 네 컷 사진

 아싸! 오늘은 친구들과 만나는 날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 맛있는 음식은 달콤한 디저트를 먹으며 녹여보고, 또 그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며 소진한다. 가끔은 코인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놀기도 하다가 자리를 옮겨 술 한 잔을 기울인다. 그러다보면 시간은 발이 달린 듯 금방 헤어질 시간을 향해 다가간다. 하지만 이대로 만남을 마무리 하기엔 제법 아쉽다. 그런 우리의 마음이 향하는 곳은, 다름 아닌 사진 기계가 몇 대 놓여있는, 셀프 사진관이다. 3년 전쯤부터 이런 셀프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 부스가 하나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기억을 천천히 따라가 보면, 처음 셀프 사진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포토 부스 이름은 ‘인생네컷’이었다. 하루의 특별한 추억을 네컷에 담는다는 의미가 사람들에게 크게 와닿았던 걸까. 인생네컷은 급속도로 지점을 늘려갔고 현재 전국 각지에서 포토 부스를 찾아볼 수 있게 됐다.   Back to the Past, 스티커 사진   판도라의 상자에서 소재 하나를 꺼내볼까 한다. 분명 이 글을 읽는 몇몇 독자들은 ‘그랬었지’ 하며 추억에 잠길 수도 있다. 지금으로부터 10년정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보자. 이런 셀프 사진기 자리를 대신하던 것이 있었다. 바로 ‘스티커사진’이다. 줄여서 스사라고 부르기도 하는 이 스티커 사진은 지금의 네 컷 사진처럼 다양한 사진을 찍고, 직접 인화할 사진을 고를 수 있다. 그렇다면 가장 큰...

2023.12.06
AI는 미적 다양성을 위협하는가 아니면 도움이 되는가?

 레브 마노비치(Lev Manovich)는 예술가이자 작가이자 디지털 문화 이론가로, 글 「AI Aesthetics」에서 현대의 사회와 문화에 AI의 영향과 한계 및 효용성을 고찰하며 ‘문화적 분석(Cultural Analytics)’에 대해 설명한다. 논지는 크게 AI와 문화 생산, AI와 문화 분석으로 나뉘어 전개된다. 전자를 이루는 가장 핵심적인 질문은 “AI가 미적 다양성을 위협하는가 아니면 도움이 되는가?”이다.      마노비치는 먼저 AI(인공지능)의 초기 목적은 인간의 인지 능력을 획득하는 것임을 밝히면서, 현재엔 다양한 산업, 학술 분야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수준에서도 어디서나 존재하는 AI의 편재성과 활용도를 언급한다. 특히 전자기기의 보급과 네트워크의 발달은 AI의 확산과 발전에 기여했으며, AI 기능이 초기 인식의 자동화를 넘어 ‘초인식(super-cognition)’이라 불리는 능력에 도달했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디지털 사진 분야에서 AI는 특정 조건에 맞춰 원하는 사진을 선택하는 기능과 이미지를 보정 및 생성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나 역시 어도비의 라이트룸을 사용하면서 ‘자동 보정’ 기능을 종종 이용하며 갤럭시의 갤러리 앱은 사진에서 인물을 꾹 누르는 인터페이스 작용을 통해 인물과 사진을 분리해 낸다.      관건은 이러한 AI가 미적 다양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이다. AI가 제시하는 ‘더 나은’ 이미...

2023.11.29
발렌시아가가 수건을 115만 원에 내세운 이유

 허리춤에 수건을 매고 다니는 실루엣. 집 안에서야 가능했던, 패션이라 불러야 할지도 모호한 그 행태가 이번 발렌시아가의 신상으로 출시되었다. 충격적인 디자인과 그보다 더 충격적인 가격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는데, 오늘은 이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 발렌시아가는 지난 11월 15일 2024년 봄 시즌의 상품을 출시했다. 지난 5월 영상을 통해 미리 선보였던 ‘Capital B’ 라인의 기성복들이 출시되었는데, 출시 때마다 사람들의 관심 속에 환영받는 발렌시아가였지만 이번에 출시되자마자 사람들의 비난을 직격타로 받은 제품이 있다.   발렌시아가의 2024 Spring    발렌시아가의 2024 봄 컬렉션인 ‘Capital B’에서는 익숙한 길거리를 새로운 컬렉션을 보여주기 위한 장소로 선택하였다. 길거리라는 컨셉에 맞게 전동 킥보드를 타거나 운전을 하는 등 길을 걷고, 건물을 드나들며 일상적인 하루를 보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중반부터는 비가 내리는 연출을 하며, 빗속에서 스타일리시함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현재 발렌시아가의 디자이너 Demna는 이번 2024 Spring을 통해 자신이 바라보는 길거리의 일상을 보여주었다. 스케이트보드를 타거나 반려견을 산책 시키는 등 친숙한 모습을 쇼에서 등장시켰다. 오버사이즈 자켓, 크롭 후드, 롱패딩 등 우리에게 익숙한 옷들에 Balenciaga와 Demna의 정교...

2023.11.21
유럽 여행, 자질구레하지만 알면 좋은 것들

   유럽 여행은 준비해야 할 게 많다. 장기 여행인 경우가 대부분인 것도 그렇지만, 문화 차이로 인해 불편함을 겪거나 곤란하지 않을까 작은 것 하나까지 미리 알아보고 확인하게 된다. 여기에 치안까지 신경 써야 하니 다른 여행보다 알게 모르게 오는 피로감이 있다. 너무 신경을 쓰면 긴장해서 여행을 즐기지 못하기 때문에 적당히 신경쓰고 귀중품만 잘 챙기면 되지 않을까, 여행을 다녀오고 나니 그런 생각이 든다.   1. 교통   흔히 비행기 티켓과 숙소 예약을 완료하면 여행의 준비는 끝났다고 한다. 여권과 핸드폰, 그리고 돈만 있으면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기 때문이다.나는 현지 공항에 도착해서 숙소로 향하는 길부터 진정한 의미의 여행이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창밖으로 보이는 낯선 풍경이 나를 새로운 곳으로 이끌어 주기 때문에. 이 낯섦을 느끼기 위해서는 교통정보가 필요하다. 택시 혹은 대중교통, 공항 어디로 나와야 무엇을 탈 수 있는지. 로마 공항은 시내까지 정찰제 택시가 있는데 유감스럽게도 나는 첫 시작부터 관광객 덤터기에 당하고 말았다. 승차 후 난데없이 추가 요금을 말하는 기사에게 내려달라고 했으나 공항을 벗어났고, 긴 시간 비행 후 지친 상태에서 그만 가지고 있는 패를 까고 말았다. 친구는 지도로 맞게 가는지 살피고 나는 원래 추가 요금이 있는지 찾아봤다. 의심할 것도 없이 바가지였다. 시작부터 기분 상하기 싫으니 당장 지갑 속에...

2023.11.04
로마, 피렌체, 살레르노의 여기, 이곳

   이탈리아에 다녀왔다. 첫 장거리 비행이면서 처음으로 해외에서 일주일 넘는 시간을 보냈다. 연차를 내기 힘든 K 직장인이라서 연차 다섯 개를 어디다 이어 붙일지 열심히 고민하다가 항공권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10월 초중순으로 결정했다. 일주일 남짓한 시간, 당일치기와 1박을 섞어서 누가 봐도 한국인 관광객다운 꽉 찬 일정을 채우고 돌아왔다.돌아와서 기억과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기대하지 않았는데 멋있었던,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관광지를 이야기하고 싶어졌다. 어디까지나 '덜' 알려진 곳이라 다른 관광지에 비해 관광객 수가 상대적으로 적을 뿐이지, 정말 사람이 없는 곳은 단 한 곳밖에 없지만 말이다. 이렇게나 좋은데 왜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었던 곳을 로마, 피렌체, 살레르노 도시별로 한 나씩 소개하려고 한다. 1. 로마 - 국립 현대미술관  고대의 전통과 르네상스 문화를 가지고 있는 로마에서 뜬금없이 현대미술이냐 할 수 있겠지만, 내 취향은 현대미술이다. 로마는 로마대로 좋고, 현대미술은 현대미술대로 좋은 법. 내 심장을 뛰게 하는 대리석 조각은 라오쿤뿐이라 보르게세 미술관을 지나치고 발길이 닿은 곳은 국립 현대미술관이었다.      장엄한 외관에 세련된 내부, 그리고 굉장한 작품 수를 자랑하는 곳이다. 전시관에 들어서고 처음 느낀 감정은 '박력'이었다. 넓은 공간과 높은 층고, 그 커다란 벽을 빼곡히 채운 건 회화 작...

2023.10.31
취향이 담긴, 시공간을 멈추는 공간

   글을 읽게 된 이후, 어린 시절의 내가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큰 매개체는 책이었다. 집에 있는 세계 명작과 각종 고전 소설 등 같은 책을 수도 없이 반복하여 읽었다. 하루에 네다섯 시간 책을 읽는 아이에게 집에 있는 책은 터무니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당시 학교 도서관의 책을 거의 다 읽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중학교 입학을 앞둔 겨울부터, 크리스마스는 내가 원하는 책을 살 수 있는 날이 되었다. 어느 정도의 금액 안에서 책을 골라야 했기 때문에 굉장히 신중하게 골랐던 기억이 난다. 내 취향의 반복해서 읽을만한 책을 여러 권 고른 후에는 근처의 고디바 매장에 가서 초콜릿을 사 들고 행복하게 집으로 돌아왔다. 지금 생각해도 책을 좋아하는 아이에게 정말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 아니었나 싶다.   취향이 담긴 공간  이제는 책을 고르는 취향도 뚜렷해졌고, 전자책을 소유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기에 종이책은 거의 사지 않는다. 그러나 한 가지 예외가 있다면, 독립서점에서 산 책이다.베스트셀러(많이 팔린 책)가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많이 전시된 대형 서점과 달리, 독립서점은 책방지기 혹은 큐레이터가 선정한 책이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놓여 있다. 다양한 장르를 취급하는 독립서점이라도 자주 방문하다 보면 책을 고르는 사람의 취향이 보인다. 누군가의 취향이 담긴 공간은 애정도 함께 담긴다. 그렇기에 방문할 때마다 기분이 좋...

2023.10.30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 비록 한낮의 길 한가운데서 뜨거운 눈물을 쏟아낼지라도

  사랑을 다루는 영화는 너무도 많다. 아니 사랑이라는 주제에서 아주 벗어난 영화가 오히려 드물다. 그러나 어쩐지 대놓고 ‘사랑은 이렇게 특별한 거야’라고 말하는 영화를 자주 찾지는 않게 된다. 어떤 이(들)가 사랑에 빠진다, 사랑 속에서 행복을 찾다가 끝끝내 그 행복에 다다를 수 없음을 알게 된다, 사랑에 좌절해 이별하거나(새드엔딩) 혹은 사랑이 주는 다른 방식의 특별한 행복을 깨닫는다(해피엔딩). 영화 속 ‘특별한’ 사랑은 대게 이렇듯 특별하지 않은 방식으로 작동하고, 나는 사랑을 주제로 한 영화들의 이런 흔한 반복이 낯간지러워 회피하고 말았던 것.사랑은 아름답고 신비로운 감정이다. 때론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을 만큼 특수한 인류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다. 다만 누군가의 사랑이 언제나 특별해야 할 이유도 없다. 사랑을 특별한 위치로 격상시킨 후, 그 사랑에 인위적 고통을 가하여 감정을 자극하는 방식을 우리는 ‘신파’라고 부르며 조롱한다(사실 나는 그런 ‘신파’를 만나면 대체로 눈물을 쏟지만). 특별함에서 벗어난 가장 보통의 사랑. 그런 마음으로 만든다면 사랑을 다룬 영화가 훨씬 사랑스러웠을 텐데, 라는 생각으로 추천 받았던 영화를 보기 시작했고, 나의 그 얕은 생각이 맞을 수도 있다는 작은 확신과 함께 엔딩 크레딧을 맞이했다.이누도 잇신의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2003)을 본다.벌써 몇 년이 지난 여행 사진을 보...

2023.10.26
눈을 사로 잡는 디자인에 마음까지 사로잡히다 - 2024 S/S 서울패션위크

 패션은 하나의 큰 트렌드를 따라 비슷한 재질의 옷과 룩이 출시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짧은 기장의 하의, 로우라이즈 패션이 유행한 경우에도 그렇다. 미우미우처럼 시대를 이끌어가는 다양한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점점 짧아지는 하의를 내놓자, 이를 반영한 패션 시장에서도 하의의 길이가 점차 짧아진 것이다. 이렇듯 트렌드를 이끌어주는 감각적인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있다. 그들은 매 S/S, F/W 시즌에 맞춰 새로운 트렌드가 될 디자인을 한 시즌 앞서 선보인다. 런웨이에서는, 난해하고 기상천외한 디자인의 옷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다. 언제나 예측할 수 없는, 그래서 판도를 뒤엎는 트렌드를 볼 수 있는 문화 행사가 바로 패션쇼라고 생각한다. 이번 2024 S/S 서울패션위크에서 소중한 시민초청의 기회를 얻어 잠시 발을 담가본 패션쇼 현장에는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고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으로 깔맞춤한 사람, 특유의 컬리한 머리카락을 통통하게 살려줄 헤어밴드를 차고 온 사람, 두꺼운 가디건을 입은 사람이 눈에 많이 띄었다. 반바지와 반팔티 한 장만 걸치고 나섰음에도 저절로 인상이 찌푸려질 날씨였는데도 말이다. 이곳은 어쩌면 나처럼 캐주얼하게 입는 게 독특한 패션이 될 정도였다.   마음을 사로잡은 까이에(CHHIERS)의 런웨이   이번에 초청받아 보게 된 디자이너 브랜드의 이름은 ‘CAHIERS(까이에)’다. 이...

2023.10.04
우리는 잠깐이나마 정다운 대화를 나누도록 하자

  작년 추석을 기억한다. 정확히는 2022년 9월 10일 금요일. '대국민 티켓팅'을 실패하고 대뜸 경복궁을 보러 갔었다. 날이 좋으니 대낮의 경복궁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숙사를 나섰지만 결국은 보지 못했더랬지. 평일 입장 마감 시간이 5시까지인 줄은 정말 모르고 나갔으니까! 푸른 하늘 아래로 넘실거리는 경회루의 버드나무나 고궁이나 하는 것들을 생각하다 발이 무거워진 탓이다. 경복궁역에 도착하자마자 기숙사로 돌아가면 '경복궁역 4번 출구를 좋아하는 사람 1'이 되어버린다. 아무런 목적 없이 굳이 3호선에 몸을 싣고 돌아다닐 이유는 없다. 별것 아닌 사소한 하루도 '추석 연휴'가 붙어버리면 무언가 재미난 일을 만들어야 할 것만 같다. 노선을 틀어서 서촌이나 북촌을 걷는다면 금요일 밤을 보낼 거면 차라리 성수나 홍대로 가는 편이 더 좋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아무개는 1시간 30분을 내리 기다려서 경복궁의 밤을 보기로 했다. 번복은 없다. 그저 내 눈앞의 붉게 타오르는 노을부터 고요히 내리 앉은 밤하늘의 공기까지 모두를 담고 와야겠다는 마음뿐이었다. 한낮의 버드나무는 붉게 타오르는 노을에 바스러지도록. 다른 선택지 따위는 없다. 처음부터 경복궁 야간관람을 보러 온 사람처럼 구는 거다. 그러니 나와 당신들은 경복궁을 떠도는 이름 모를 구름 무리가 되기로 하자. 한데 뭉쳤다가 멀어지며 사람 없는 곳으로 잠시 몸을 피했다가도 정답게 서로...

2023.09.30
살아 숨 쉬는 추억이 되어 준 그대에게 전하고 싶은 말

심리학자이자 경제학자인 대니얼 카너먼은 행복에는 두 가지 형태가 있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행복에는 인간의 ‘경험하는 자아’가 현재의 삶에서 경험하는 행복이 있고, ‘기억하는 자아’가 과거를 회상하며 삶을 기억하는 데서 오는 행복이 있다. 한때 행복은 오로지 과거로부터 오는 것이라 믿던 시기가 있었다. 모든 게 흐릿하고 막막하기만 했던 열아홉, 이십 대라는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기보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뒷걸음질만 치던 나는 내 안에서 빛을 잃어가는 기억들을 붙잡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나를 행복했던 시절을 잊은 불행한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 행여나 작은 기억의 조각 하나라도 놓칠세라 나는 떠오르는 모든 것을 부둥켜안고 그것들을 메모장 속에 꾸역꾸역 집착스럽게 주워 담았다. 이것은 내가 불안한 수험생활을 버티기 위해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동아줄이었고, 불투명한 미래에 지쳐버린 고3의 삶을 버틸 유일한 생존 방식이었다. 그렇게 내 머릿속에는 외워야 하는 수학 공식 대신 아주 오랜 동면 상태에서 방금 깨어난 추억들이 차곡차곡 쌓여갔다.   과거의 그들을 붙잡고  공교롭게도 그 기억들의 중심에는 한 아이돌이 있었다. 어느 날 우연히 친구에게 전해 들은 그들의 데뷔 10주년 방송을 보면서 예나 지금이나 하나도 다를 게 없는 그들의 모습에 하염없이 웃다가 문득 깨달았다. 이렇게 그들을 바라보면 그들을 바라...

2023.09.28
말을 탄 모습의 초상화는 왜 그려졌을까?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기마상>, 161-180AD, 카피톨리니 미술관  이번 편은 기마 초상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황제나 귀족 등 높은 사회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말에 올라탄 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한 기마 초상은 그 기원이 고대 그리스 로마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이 당시에는 회화가 아닌 조각으로 기마상이 여럿 제작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위 사진에서 보이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기마상 Equestrian Statue of Marcus Aurelius>이다. 175년경에 세워진 이 거대한 청동 기마상은 로마의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모습을 주조했다. 이 기마상은 현재 카피톨리니 미술관에서 4.24m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를 자랑하며 황제의 신성한 힘과 웅장함을 과시한다.   <카를 5세의 기마상 Equestrian Portrait of Charles V> 티치아노, <카를 5세의 기마상>, 1548, 프라도 미술관  본격적으로 기마상이 그림으로 표현되기 시작한 시기는 바로 르네상스였다. “초상화를 통해 보는 화가와 후원자” 편에서 잠깐 소개한 바 있는 티치아노의 작품 <카를 5세의 기마상 Equestrian Portrait of Charles V>(1548)이 사실상 기마 초상 전통의 시발점이 되었다. 아래 티치아노의 기마 초상을 보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기마상에서 보았던 황제의 신성한 힘과 웅장함이 ...

2023.09.26
감각적인 곡들이 수록된 음반 - 김세정의 문(門)

 *본 글은 앨범 소개와 가사를인용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문턱을 넘어 노랫소리가 흘러들어왔다. 음악방송이 방영될 시간이 아니었으니 아마 어느 방송이 끝난 후에 나오고 있는 뮤직비디오일 것이다. 누구의 목소리인지도 가늠하지 못한 채로 뛰어나갔다. 끝나기 전에 무슨 노래인지 알아야 했다. 첫눈에 반한 것처럼 홀려버린 그 노래의 주인공은 익숙한 얼굴이었다. 김세정의 ‘Top or Cliff’, 짙게 깔린 분위기의 곡을 소화하는 목소리가 단숨에 다가왔다.   사진_김세정 공식 트위터  김세정의 ‘문(門)’은 지난 4일에 발매된 신보다. ‘Top or Cliff’를 제외하고도 10곡이나 수록된 그의 첫 번째 정규앨범, ‘항해’와 ‘Top or Cliff’, 더블 타이틀 구성을 선택했다. ‘문’ 안쪽에 감추어둔 ‘나’의 있는 그대로 모습을 마주한 앨범이라고 소개하는 글을 읽으니 왜 ‘문’이라는 이름인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부터 그룹 활동, 연기자, 솔로 데뷔 등 워낙 다양한 모습으로 활발히 활동해온 아티스트였기에 새로움보다는 익숙함이 크리라 예측했다. 하지만 1번 트랙을 재생하고 김세정의 새로운 목소리를 듣기 시작했다. ‘화분’을 즐겨들었던 탓인지 솔로 가수 김세정은 발라드에 특화된 보컬이라고 생각했지만 첫 트랙부터 그것이 편견이었음을 체감하게 했다. 첫 번째 문을 열었다.   항해   첫 번째로 수록된 ‘항해’는 앨범 소개에 ...

2023.09.23
다정함이란 무엇일까. 필요 이상의 마음을 쓰는 것일까.

  다정함이란 어쩌면 사람에게 필요 이상의 마음을 쓰는 일이겠지요. 혼비씨가 치하철 앞에 선 사람의 안색을 살피고, 그분이 소리쳐 혼비씨를 깨워주는 풍겨처럼 말이죠. 우리가 서로 편지를 보내지 않는 기간에도 분명 혼비씨는 그런 장소에서 지내고 있을 거란 믿음이 들어요. p.197     안부나 소식을 알리기 위하여 보내는 글. 편지의 사전적인 의미다. 최근 보낸 편지를 떠올린다. 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한 자씩 꾹꾹 눌러 담았던, 귤색 편지지가 선명하다. 오랜 시간 만나지 못한 그에게 안부 인사와 함께 추억을 공유한다. 마지막에는 늘 평생 보자는 귀여운 다짐으로 마무리 인사를 보낸다. 상대방을 향한 글을 쓰기 위해 과거 회상을 거쳐야 한다. 서로의 공통 관심사를 하나씩 나열하며 지난 계절에 잊지 못할 짜릿한 일화까지 꺼내온다. 편지를 작성하는 도중,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작년 가을에 한 없이 바라본 주황빛 노을, 풀 냄새가 오감을 자극했기에. 생생한 기억을 찾기 위해 핸드폰 갤러리를 뒤척인다. 작년 날짜까지 스크롤을 쭉 내려야 하는 고생이 있지만 그것마저 즐겁다. 편지를 쓰기 위한 추억 여행이 시작된다. 내가 좋아하는 두 분의 만남. 황선우 작가님과 김혼비 작가님이 편지를 주고받은 내용을 담은 책이다. <최선을 다할 필요는 없다> 제목을 보자마자, 현재 고민에 애쓸 필요는 없겠다며 한시름을 놓았다. 현대인을 위한 위로라고...

2023.09.10
미처 합류하지 못한 우리의 자유까지, 전시 그래서 해방

 마당에 무성한 풀과 나무 그리고 누런 합판 벽들은 은밀하게 &#39;그것들&#39;을 감추고 있었다.합정역 인근의 전시장. ‘온수공간’에서 두 명의 작가는 그간 해온 고민을 담대하게 털어놓음과 동시에 이들이 맞이하는 유토피아 같은 공간을 연출했다.1층 입구 옆에 기존에 해왔던 그들의 작업을 지나면 두 개의 방, 오른쪽에는 기미킴 그리고 왼쪽에는 황민준의 작업이 자리한다.       벗는 여성들    동명(&lt;나는 성기가 두 개야&gt;, 2023)의 영상과 사진이 공간을 채운다. 맞닿은 두 벽에 배꼽 위부터 목까지 여성의 가슴을 중심으로 찍은 사진이 가로 두 줄로 부착되어 있다. 한쪽 구석에는 양쪽 크기가 다른 가슴을 가진 여성의 사진 아래, 여성들을 인터뷰한 영상이 재생된다. 살면서 이 많은 가슴을 볼 일이 있을까. 목욕탕을 제외하고서.익명의 가슴들을 두고 그 사이에 서서 감상하고 있으면 성적인 감정은 탈락하고 마치 초상사진처럼 느껴진다. 흔히 찍히고 그려지는 누드가 아니라 ‘가슴’만 똑 떼고 보니 마주하는 게 그다지 큰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상에서 작가는 다수의 인터뷰이에게 다섯 개의 질문을 묻는다. 마지막 질문으로 ‘여성은 언제 브래지어를 벗을 수 있을지’를 물어본다. 그들의 답변은 당장, 5년, 15년 뒤 등 다양했다. 내일이라도 원한다면 내던져버릴 수 있겠다 싶으면서도 실행할 용기가 있을지, 좋지 않은 시선을 ...

2023.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