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지앵 김시보 작가의 [의식의 흐름] 전 한국을 떠나 30년 이상을 프랑스에 거주하며 작업하는 김시보 작가의 전시를 방문했다. 김시보 작가와는 오랜 인연으로 파리에서 몇 차례 만났으며, 작가님의 파리의 삶이 녹아있는 작품을 직접 보게되어 무척 반가웠다. <의식의 흐름>전 서사적 풍경화를 선보인 김시보 작가 33년 프랑스 생활을 해 온 작가는 “나는 생물학적으로는 유전자적 원형을 지니고 있지만, 문화적, 생태학적, 사회적인 면에서는 서로 다른 문화 생태계 속에서 진화한 키메라이다.”라고 말한다. 김시보 작가는 색채나 형태를 과장, 왜곡함으로써 인물의 감정이나 심리를 드러낸다. 작품 속 인물의 행동과 형상은 억눌린 감정에서 벗어나려는 본능적인 욕망을 표현하고 있으며 실존적 자아를 보여준다. -김시보 작가노트 김시보 작가의 서사적 풍경화는 그가 늘 다니던 파리의 공원이며 작품 속 인물은 영화의 주인공을 콜라주 하듯 가져와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었다. 영화 <자전거 도둑>, <그리스인 조르바>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 영화 <자전거 도둑>의 주인공은 생존을 위해 자전거를 타고 벽보를 붙이는 일을 힘들게 구했지만, 자전거를 금세 도둑 맡고 삶의 희망을 놓아버리는데... 자신보다 훨씬 큰 사다리를 들고 다니는 주인공은 관람자를 사색에 잠기게 한다. 어디서 본듯한 친근함과 이국적인 이미지가 신선하게 다가온다 ■전시명: 의식의 흐름 ▶기간: 202...
■ 먼지처럼 사라지는 파스텔 & 벽화들 몇 년 전 L.A 마르시아노 파운데이션에서 니콜라스 파티(Nicolas Party (1980~ ) 의 벽화를 보았다. 원색의 벽화는 마치 동화의 한 장면처럼 몽환적이고 독특해서 무척 인상적이었다. L.A 마르시아노 파운데이션(미술관명) 니콜라스 파티 벽화 그 후 니콜라스 파티를 기억 저장고에 담았는데 마침 용인 호암미술관에서 그의 개인전이 열리고 있어 찾아갔다. 용인 호암미술관 스위스 작가 니콜라스 파티는 유년시절부터 그라피티를 체험하고 대학에서는 영화, 그래픽 디자인, 3D 애니메이션을 전공하였다. 미술, 음악, 퍼포먼스가 융합된 전시와 공연을 만들었으며 그 후 회화 중심의 활동을 하였다. 이러한 경험은 벽화, 채색 조각, 총체적 설치, 전시 기획을 포괄하는 역량을 가지게 되었다. 니콜라스 파티 [더스트]전, 용인 호암미술관 이번 호암미술관에 기획된 니콜라스 파티의 [더스트] 전은 위의 설명이 그대로 반영되어 회화에 국한된 전시가 아닌 전시장 전체를 총괄하는 볼거리가 풍부한 전시이다. 회화 및 조각 48점, 신작 회화 20점, 파스텔 벽화 5점, 그리고 리움 소장품인 고미술이 독특한 조화를 이루며 관람객을 낯선 세계로 인도한다. 한국 고미술과 파티의 벽화 이번 전시의 대표작 <복숭아가 있는 초상> 2024 리넨에 파스텔화, 작품은 하우저 앤 워스 제공 파스텔로 그려진 벽화는 전시가 끝나면 사라...
■ 월클 미술 축제 FRIEZE SEOUL 일 년에 한 번 열리는 세계적인 아트 페어 프리즈 서울이 코엑스에서 열렸다. 프리즈 서울 2024, 사진)박혜성 해외 아트 페어를 찾아가는 미술 관계자나 애호가들에게 국내에서 열리는 월드 클래스의 아트 페어는 놓칠 수 없는 좋은 기회이다. 프리즈는 아트 바젤과 더불어 아트 페어의 양대 산맥인데 2003년 런던에서 첫 문을 열고 프리즈 런던, 프리즈 마스터스, 프리즈 뉴욕, 프리즈 엘에이로 확장하며 2022년에는 아시아 시장을 겨냥하며 프리즈 서울이 문을 열었다. 프리즈 서울 2024 올해 3회를 맞이한 프리즈 서울은 9월 4일부터 7일까지 나흘간 코엑스 3층 C.D 홀에서 관람객을 맞이했다. 가고시안, 하우저앤워스, 페로탱, 페이스, 탕 컨템퍼러리, 화이트 큐브, 리만 머핀 데이비드 즈워너 등 세계적인 갤러리 국제, 가나, 학고재, 아라리오 PKM, 조선, 현대, 조현 등 국내 대표 갤러리 등 110여 곳이 참여하였다. 프리즈 서울 2024 현장 스케치 각각의 갤러리가 내세우는 기성 작가들의 작품과 새롭게 떠오르는 작가들의 작품을 비교해가며 관람한다. 필자는 2024년 3월 엘에이에서 열린 프리즈 엘에이를 다녀왔으며 9월 서울에서 열린 프리즈 서울도 관람했는데 지역적인 특성으로 전시장 분위기는 매우 달랐지만 항공비, 체류비 없이 국내에서 편하게 볼 수 있다는 장점은 최고인 것 같다. 조지 콘...
■ 라크마 <한국의 보물들> 이중섭, 박수근 그림 진위 논란 2024년 2월 25일부터 라크마(LACMA, 엘에이 카운티 미술관)에서는 <한국의 보물들>전이 열리고 있다. 이 전시는 L.A 교포인 체스터 장 박사와 그의 아들 카메론 C. 장의 기증으로 이루어진 전시이다. 라크마 <한국의 보물들>전, 2024.2.25~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난 장 박사는 L.A에서 성공한 교포로 라크마 전 이사회 멤버이며 그의 어머니 민병윤은 명성 황후 가문의 후손이다. 장 박사는 라크마에 1,000여 점의 한국 작품을 기증하며 그중 100여 점에 대한 감정을 받았다. 그의 기증은 라크마 한국 작품 최대 기증이다. 이번 전시는 35점의 18세기 불화 및 백자, 수석, 근대 화가 김관호, 이쾌대 이중섭, 박수근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한국의 보물들>전시 개요 그런데 이번 전시 중 4점이 위작 논란에 휩싸였다. 박수근의 <와이키키>,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 이중섭의 <황소 타는 소년>, <기어오르는 아이들>이다. 위작 논란에 휩싸인 이중섭, 박수근 화백의 작품 나는 마침 L.A 한 달 여행을 하는 중이었기에 궁금증을 잔뜩 가지고 전시장을 찾았다. ■ 보고 또 보고 진품일까? 위작일까? 라크마 <한국의 보물들>전 현장 스케치, 사진) 박혜성 위작 논란이 있었던 박수근의 <와이키키>, <세 명의 여성과 어린이> 이중섭의 <황소 타는 소년>, <기어오르...
■ L.A 갤러리 어디까지 가봤니? 해외여행을 가면 가장 바쁜 사람이 한국 사람입니다. 그만큼 열정이 많다는 뜻이지요. 명소 방문은 기본이며 인스타 핫플레이스와 맛집도 가야 하고 세계적인 미술관도 찍어야 하니 마음이 급해집니다. 화줌마 가족의 L.A 아트 투어 그런데 미술 애호가 혹은 전공자라면 갤러리 한두 개 정도는 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지요. 해외 갤러리 탐방은 여행의 진지함이라고 할 수 있고 국내에서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세계를 보게 됩니다. 그럼 미술 전공자인 화줌마 가족이 L.A 아트 투어에서 직접 탐방한 미술관 및 갤러리 동선을 공개합니다. 최고의 갤러리와 미술관을 지역별로 모았습니다. 욕심내고 다니면 각 지역을 하루에 다 돌 수 있습니다. 1.라크마-스피루스 마저스 갤러리-마르시아노 파운데이션 패로탱 갤러리-페이스 갤러리-데이비드 콜단스키 갤러리 라크마(엘에이 카운티 미술관) 아이 웨이웨이, 마티스, 데이비드 호크니 작품 스피루스 마저스(Spruth Magers) 갤러리 마르시아노 파운데이션, 무료입장이다. 페이스 갤러리, 굳게 닫힌 대문 옆 벨을 누르면 문을 열어준다. 극장을 리모델링한 패로탱 갤러리 2. 게티 센터-가고시안 갤러리-하우저 앤 워스-제프리 다이치 게티 센터, 입장료가 무료이다. 제프리 다이치 갤러리 3. 아트 디스트릭트: 하우저 앤 워스-비엘메터 갤러리-나이트 갤러리-ICA LA 하우저 앤 워스 갤러리...
■ 세계 최고의 갤러리 '가고시안 갤러리' 베벌리 힐스에 간다면 <가고시안 갤러리>에 가보자 세계 미술계에 가장 파워 있는 갤러리스트 래리 가고시안(Larry Gagosian, 1945~ ). 그가 수장으로 있는 가고시안 갤러리는 전 세계 16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다. (뉴욕 5개, 런던 3개, L.A, 샌프란시스코, 로마, 파리, 홍콩, 아테네 등) 그중 오늘 방문할 곳은 L.A 가고시안 갤러리이다. 가고시안 갤러리는 놀라운 기획력과 영향력으로 세계 최고라는 명성을 떨치는데, 가고시안이 발굴한 스타 작가는 제프 쿤스, 다카시 무라카미, 에드 루사, 리처드 프린스 등이며 유명을 달리한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1960~1988년)도 가고시안이 발굴한 작가이다. <바스키아, 메이드 온 마켓 스트리트>전 설립자 가고시안은 미술계에 영향력 있는 인물 1,2위에 항상 드는 놀라운 사람인데 뜻밖에 L.A의 평범한 중산층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그는 UCLA 영문학을 전공한 후 캠퍼스 인근에서 포스터를 팔다가 액자 가게, 프린트 가게로 확장하며 마침내 1976년 브록스턴 갤러리로 문을 열었는데 바로 가고시안 갤러리의 전신이다. 지금 L.A 가고시안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바스키아>전은 수장 가고시안과 바스키아의 특별한 인연이 담긴 전시이다. 두 사람은 어떤 연결 고리가 있을까? 1983년 38세의 가고시안과 23세의 바...
■ 20살 그래피티 화가에서 최근 가장 핫한 작가가 된 아야코 최근 가장 핫한 작가로 부상한 아야코 록카쿠 일본 치바현 출신 아야코(Ayako Rokkaku, b. 1982)는 미술대학을 중퇴하고 2002년 20살 무렵 그래피티(길거리 미술) 화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그녀는 독특하게 맨손으로 그림을 그리는데 이를 핑거 페인팅이라 한다. 핑거 페인팅을 하는 아야코의 손 아야코는 맨손 혹은 장갑을 끼고 핑거 페인팅을 한다 벽, 하드보드지, 박스, 캔버스 등에 밑그림 없이 즉흥적으로 그리는 방식은 마치 아이들의 놀이처럼 천진하고 자유롭다. <아야코 록카쿠> 예술의 전당 전시장 아야코의 스타일은 그 자체로 이목을 끌었으며 화려한 색채와 귀여운 캐릭터는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 운명의 두 남자를 만나 세계적인 작가로 성장하다 -무라카미 다카시 & 니코 델레이브 무라카미 다카시와 아야코 록카쿠 세계적인 팝아트 화가 무라카미 다카시는 아야코의 활동을 적극 응원했다. 그녀는 2003년 다카시가 운영하는 회사 카이카이 키키에서 기획한 신인작가를 위한 <게이사이 아트페어>에서 스카우트 상을 네 차례 수상하며 다카시 및 미술계에 주목을 받는다. 또한 다카시는 아야코의 멘토가 되어 주었다. 2006년 아직은 신인이었던 아야코에게 운명의 한 남자가 나타난다. 바로 아트페어에서 그녀의 작품을 본 네덜란드 델레이브(Delaive) 갤러리 디렉터인...
■ 서울시립미술관 상설전 슬픈 전설이 된 화가 천경자 내 그림이 흩어지지 않고 시민들에게 영원히 남기를 한국 대표 화가 천경자(1924-2015) 화백은 1940년대~1990년대까지 60여 년에 걸쳐 제작한 93점을 서울시립미술관에 기증하였다. 작가의 독특한 작품세계와 그 기증의 의미를 되새기는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 상설 전시는 작가의 시기별 작품 20여 점을 전시 중이다. 서울시립미술관 2층 천경자 상설전시장, 입장료: 무료 전시는 네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1.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2. 환상의 드라마 3. 영혼의 여행자 4. 자유로운 여자이다. 섹션 1.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 자화상과 해외 이국 여인들을 그린 작품 섹션이다. “숙명적인 여인의 한”이 서린 다양한 모습의 여인들이 보인다. 짙은 한의 정서는 천 화백에게 슬픈 숙명이었다. 자화상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 1977 내 온몸 구석구석엔 거부할 수 없는 숙명적인 여인의 한이 서려있나 봐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내 슬픈 전설의 이야기는 지워지지 않아요 <내 슬픈 전설의 22페이지>는 고독과 저항, 한을 응축시킨 화백의 자화상이며 대표작이다. 천 화백의 상징인 뱀을 화관처럼 쓰고, 붉은 장미 한 송이와 함께 우수에 찬 눈빛으로 어딘가를 보고 있다. 무표정한 얼굴, 유난히 긴 목의 여인은 강렬하다. 뱀은 여인을 달래주는 수호신으로 그녀의 연인이기도 하...
한 해가 가기 전,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표현해 보세요. 직접적인 표현이 어렵다면 사랑이 담긴 명화 한 점 어떨까요? -<IBK 매거진> 12월 호 미술 칼럼에서 writing. 박혜성 (화가, 작가) IBK 기업은행 매거진 ■ IBK 기업은행 미술 칼럼 아름다운 시절을 그림으로 남긴 화가들 -모네, 클림트, 박수근 1. 아들 탄생의 기쁨을 그린 모네의 <까치> 모네 <까치> 1868~69, 오르세 미술관 25세의 모네는 18세의 모델 카미유를 만나 곧바로 연인이 되었다. 모네 가족은 두 사람의 관계를 반대했지만 모네 작품의 여인은 모두 카미유일 정도로 두 사람은 뜨겁게 사랑했다. 혼전에 아들 장을 얻은 모네는 “통통하고 예쁜 사내가 귀여워 죽겠어. 하지만 먹을 것 없는 애 엄마를 생각하면 가슴이 터진다네.”라며 화가 바지유에게 편지를 적었다. 당시 모네는 몹시 빈곤했다. 첫아들 탄생의 기쁨을 까치에 비유한 모네 <까치> 모네는 막 태어난 아들을 설원 위 까치에 비유하며 아들 탄생을 주변에 알렸다. 까치는 동서양 구별 없이 기쁜 소식을 은유한다. 순백의 마을에 겨울 햇살은 푸른 그림자를 만들고, 울타리에 까치가 앉아 있다. 이 그림은 모네가 유색의 그림자를 사용 한 첫 그림 중 하나이며, 모네의 140개 설경 중 가장 큰 그림이며 수작으로 손꼽는다. -중략 2. 연인과 사랑을 그림으로 남긴 클림트 <키스> 클림트 <키스> 1...
■ 여성, 생명, 평화, 삶.. 약자에 대한 연대와 공감을 그린 정정엽 작가 1986년 이중섭 30주기 때 구상 선생님을 중심으로 기념사업회 모임을 결성한 미술인들은 "이중섭미술상"에 뜻을 모으고 1988년 조선일보사가 이중섭미술상을 제정했다. 34회 이중섭 미술상 정정엽 그 후 이중섭 미술상은 한국 현대미술사에 큰 획을 그은 수상자를 배출하면서 가장 권위 있는 미술상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역대 수상자는 1989년 1회 황용엽을 시작으로 34명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34회 이중섭 미술상 시상식, 역대 수상자 및 심사위원단 2022년 34회 수상자 정정엽 작가는 1980년대 노동운동을 시작으로 세상의 소외된 가치와 약자를 돌아보는 연대와 공감을 지켜왔다. 정정엽 <붉은 고추> 정정엽 <생명> 여성, 생명, 평화, 삶의 여정을 미학적 자양분으로 이어가는 작가의 뚜렷한 신념이 수상 이유가 될 것이다. 팥과 콩, 나물, 나방, 싹튼 감자 등을 그리며 여성과 생명력을 표현했다. ■ 정정엽 작가는 1962년 전남 강진 출생으로 이화여대 서양화과 졸업 이후 여성 작가 모임을 만들고 노동 현장에 직접 뛰어들기도 하고 민중미술 운동가, 페미니즘 그룹 "입김"으로 활동했다. 1995년 첫 개인전 이후 20여 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2000년 한국문화위원회 주체 올해의 전시상 작가 2018년 고암 이응로 미술상, 2020년 양성평등 문화인상, 202...
■ 해외에서 벼룩시장은 꼭 가야지 해외에서 관광지 못지않게 끌리는 곳은 벼룩시장(FleaMarket)이다. 벼룩이 들끓을 정도로 오래된 물건을 판다는 의미인데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들의 호기심으로 언제나 만원이다. 가구, 그릇, 옷, 골동품, 그림 등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2022년 LA 로즈 볼 벼룩시장, 사진) 박혜성 혹자는 낡은 중고를 왜 돈 주고 사냐고 하지만 오랜 시간을 견딘 제품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다. 1886년 파리의 벼룩시장에서 남자는 흙먼지가 묻은 가죽 구두 한 켤레를 헐값에 샀다. 그는 낡은 구두에서 노동자의 땀을 보았으며 자신의 인생까지 투영했다. 그의 이름은 반 고흐(1853~1890)이다. 반 고흐 <구두 한 켤레> 1886, 반 고흐가 파리 벼록 시장에서 직접 구입한 구두 한편 최초의 정물 화가 시메옹 샤르댕(1699~1779)은 주부의 낡은 살림 용품을 그리며 일상의 소중함을 예찬했다. 남들이 꽃을 그릴 때 샤르댕은 손때 묻은 물건을 주목하며 그 시절의 정서를 담았다. -<IBK 매거진> 11월호 미술 칼럼에서 샤르뎅 <물잔과 커피 포트> 1761 해외 벼룩시장에서 반 고흐의 구두 혹은 샤르뎅의 정물을 만나기는 어렵겠지만 오랜 시간을 견딘 정물이라면 어떤 것도 가치가 있을 것 같다. ▼ 아래를 클릭하면 전문이 보입니다. IBK 기업은행 매거진 2022년 11월 호, <IBK 살롱> 칼럼입니다. 내용은...
■ 음악이 흐르는 마티스의 그림 마티스는 이렇다 할 사건 없이 순탄한 삶을 살았다. 프랑스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마티스는 파리에서 변호사 자격증을 따고 고향으로 돌아와 법률사무소에 근무했는데 맹장염에 걸리고 휴식기를 가진 것이 그의 운명을 바꾸어 버렸다. 21세에 그림에 눈을 뜬 마티스는 에꼴 데 보자르에 입학하며 화가의 길을 시작하였다. 마티스 <음악> 1939년, 버펄로 AKG 아트 뮤지엄 마티스는 음악광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그림에는 바이올린, 피아노, 만돌린 등 악기가 종종 보인다. 마티스 가족이 모델인 <음악 수업>을 보자. 마티스 <음악 수업>, 1917년, 반스 파운데이션 필자는 이 작품을 필라델피아 반스 파운데이션에서 직접 보았는데, 반스의 독특한 전시 방식에 감탄하며 작품에 푹 빠졌던 기억이 있다. 큰아들 장은 담배를 피우면서 책을 보고 있으며 검은 목 밴드를 한 큰딸 마그리트는 동생 피에로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마티스의 바이올린과 케이스 하이든의 악보가 보인다. 부인은 정원에서 뜨개질 중인데 행복한 가정의 아름다운 일상이다. -<IBK 매거진> 미술 칼럼에서 ▼ 아래는 IBK 기업은행 매거진 2022년 10월 호, <IBK 살롱> 칼럼입니다. 내용은 음악과 미술의 만남입니다. -박혜성(화가, 작가) 클릭하면 전문이 보입니다. IBK살롱 : with IBK - IBK MAGAZINE 마티스 <음악>, 1939년...
■ 한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자화상 한국 근대 화가 이쾌대(1913~1965)의 자화상은 한번 보면 잊을 수 없을 만큼 강렬하다. 필자는 한국 근대 자화상 중 가장 수작이라고 생각한다. 이쾌대는 월북작가이기에 그의 존재는 금기시되었지만 1988년 월북 작가 해금 조치 이후 새롭게 조명되었다. 그의 작품에는 자신이 처한 시대상이 고스란히 녹아 있으며 화가라는 직업에 자부심이 보인다. 이쾌대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1948~49 이쾌대 <군상1-해방고지> 1948 ■ 나는 화가다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화가들은 기능인으로 취급받으며 낮은 계층으로 인식되었다. 하지만 뛰어난 화가들에 의해 그들의 위상은 높아졌고 창작 활동은 위대한 능력임을 보여주었다. 독일화가 알브레히트 뒤러(1471~1528) 자화상은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다. 뒤러가 중요한 화가가 된 이유는 바로 자의식이 담긴 자화상 덕분이다. -<IBK 매거진> 미술 칼럼에서 뒤러 <장갑을 낀 자화상> 1498, <모피 코트를 입은 자화상> 1500 ■ IBK 기업은행 매거진 2022년 9월호, <IBK 살롱>에 실린 미술 칼럼입니다. 제목은 '나는 화가다'이며 화가의 자긍심에 대한 글입니다. -박혜성(화가, 작가) 아래를 클릭하면 전문이 보입니다. with IBK play ibkmagazine.co.kr *화줌마 ART STORY* 글: 박혜성
■ IBK 기업은행 매거진 2022. 5월호 <IBK 살롱>에 실린 미술 칼럼입니다. <가정의 달에 생각나는 명화> -by 박혜성(화가, 작가) with IBK play ibkmagazine.co.kr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르다.” -톨스토이 소설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톨스토이의 명언을 명화에서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화가들이 남긴 가족 초상화에는 행복한 가정과 불행한 가정의 온도가 확연히 다르다. ■ 르누아르가 그린 가족 초상화 르누아르 <샤르팡티에 부인과 자녀들> 1878년 메트로폴리탄미술관 이 작품은 출판업자 샤르팡티에가 주문한 가족 초상화이다. 샤르팡티에와 그의 아내는 예술을 사랑하고 가난한 화가들의 그림을 구매하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던 따뜻한 마음을 가진 부부였다. 르누아르도 이 부부의 도움을 받아 힘든 시기를 이겨 내었고 이에 보답하듯 가족 초상화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그림을 완성했다. 부인은 부드러운 눈길로 두 자녀와 반려견을 보고 있다. 푸른 원피스를 입은 아이들은 부부의 6살 딸과 3살 아들이다. 당시는 남아에게 원피스를 입히는 것이 유행이었다. 벽과 카펫의 따뜻한 색은 이 가정의 온기를 말하고 있다. 르누아르 <모성> 1886년 오르세 미술관, 아내 알린이 장남 피에르에게 수유하는 모습 르누아르는 인생 자체가 우울한 것이기에 그림은 밝아야 한다며 화사한...
■ IBK 기업은행 매거진 2022년 4월호 <IBK 살롱>에 실린 미술 칼럼입니다. <부캐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한 화가> -by 박혜성(화가, 작가) with IBK play www.ibkmagazine.co.kr ■ 앙리 루소와 루이 비뱅 소박파 화가 앙리 루소와 루이 비뱅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늦은 나이에 독학으로 미술계에 입문하여 자신의 새로운 캐릭터라 일컫는 ‘부캐’로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해 꿈을 이루었다는 것이다. 우리 삶의 굴곡 사이사이에는 그림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생업에 종사하면서도 꿈을 간직한 이들의 모습에서 희망과 용기를 얻어 보는 것은 어떨까. 앙리 루소 <이국적인 풍경> 1910, 노턴사이먼 미술관, 캘리포니아 패서디나 ■ 일요화가에서 모마에 작품을 건 앙리 루소 앙리 루소는 49세까지 말단 세관 공무원이었다. 루소는 세관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일요일마다 그림을 그리는 일요화가였다. 일요화가는 취미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말한다. 루소는 40세에 루브르 미술관에서 모사증을 받아 미술관 구석에서 명화를 익히며 화가의 꿈을 키웠다. 급기야 전업 화가가 되기 위해 22년간 다녔던 세관원을 조기 은퇴하였다. 앙리 루소는 열대 지방 풍경화로 유명하다. 루소는 이국적 풍경화의 영감을 자신의 멕시코 군복무에서 받았다고 하였지만, 사실 그는 프랑스를 벗어나 해외로 나간 적이 없다. 루소의 그림 속 이국적인 동식물들...
■ 데미안 허스트의 사인 값은? 데미안 허스트(1965~ , 영국)가 7월 6일부터 파리 까르띠에 현대미술재단에서 벚꽃 전시를 한다. 데미안 허스트는 코로나19 기간을 포함하여 3년 동안 벚꽃 시리즈를 그렸는데, 그 과정을 인스타에 올리면서 팬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데미안 허스트 인스타에 올라온 벚꽃 시리즈 제작 과정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은 벚꽃 시리즈 30점으로 인상주의, 점묘화, 액션 페인팅의 기법을 혼합한 밝은 색상의 구상과 추상을 오가는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허스트는 이번에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스스로 무척 흥미로웠다고 한다. 벚꽃 시리즈는 허스트의 변치 않은 주제인 삶과 죽음을 표현한 것이다. 데미안 허스트 <판타지아 벚꽃> 2018 허스트는 전시회 개막일을 앞두고 포스터에 사인을 하며 전시의 기쁨을 나누었다. 포스터에 사인과 드로잉을 하는 허스트 그가 사인하는 모습은 일종의 퍼포먼스로 전시 홍보는 물론 포스터 홍보까지 게다가 보는 사람이 즐거우니 역시 허스트란 생각이 든다. 작가가 자신의 전시 포스터에 사인을 하면 그 포스터는 의미를 갖게 되며 가격이 껑충 뛰게 되는데 허스트의 사인이면 줄을 서서 사도 될 것 같다. 또한, 허스트는 사인과 함께 벚꽃 드로잉도 그렸는데 즉흥적으로 그린 꽃이기에 그는 감각적으로 수정을 하며 나비까지 추가해서 그렸다. 포스터에 사인과 드로잉이 있으면 가격이 훌쩍 뛴다 그는 신의 손을 가진...
■ 모든 색상은 평등하다 사진, 추상주의, 미니멀리즘, 초현실주의, 풍경화 등 다양한 장르의 회화로 전 세계 컬렉터의 사랑을 받으며 생존 작가 중 최고가로 작품이 거래되는 게르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1932~)의 작품을 한국에서 만날 수 있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4900가지 색채>,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의 건축물인 '에스파스 루이 비통 서울' 4층에 마련된 이번 전시는 루이 비통 재단 미술관 소장품을 도쿄, 베네치아, 뮌헨, 베이징 등 세계 곳곳에서 순회 전시하는 '미술관 벽 너머' 프로그램이다. 압구정동 에스파스 루이 비통, 4층이 갤러리이다. 프랭크 게리의 대표 건축물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 에스파스 루이 비통 4층 갤러리 게르하르터 리히터는 한 가지 양식에 매립되지 않고 늘 새로운 것을 실험하며 변화하는데, 구상과 추상, 회화와 사진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을 탐구하는 작가이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상: <Cage> 2006, 하: <Lesende(Reader)> 1994 절대적 옳음과 절대적인 진실 같은 것은 없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자연은 마음이 없다. 우연하게도 나는 이러한 태도를 견지하면서 작업을 하고, 마음 없이 움직이는 자연처럼 일하고 싶다. -게르하르트 리히터 리히터는 사진을 원작으로 그려서 테두리를 흐릿하게 지우거나 추상회화를 그릴 때도 물감을 뭉게버리...
■ 내 나이가 어때서 나는 나이보다 내 그림으로 유명해지고 싶습니다. -로즈 와일리 70대 후반에 영국 화단의 주목을 받고 80대에 세계적인 작가가 된 로즈 와일리, 그녀의 전시가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고 있다.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로즈 와일리 <Hulo Hulo, Following-on> 전, 예술의 전당 로즈 와일리 <Hulo Hulo, Following-on> 전, 예술의 전당 로즈 와일리 <새와 있는 엘리자베스, 헨리> 2013 로즈 와일리 <하얀 얼굴> 2003 중앙: <Sitting on a Bench with Border> 2008. 영화 <Notes>에서 영감을 받아 그린 작품. 로즈 와일리 <파티 의상> 2016 로즈 와일리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 2010. 영화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을 소재로 그린 작품이다. 로즈 와일리 <진의 머리> 2020. 로즈 와일리가 최근에 관심을 가지고 작업하는 조각 작품 로즈 와일리 <뚱뚱한 역장> 2006 좌 <쿠바 풍경, 연기>, 중앙 <핑크 스케이터> 우 <빛 속의 소녀> 로즈 와일리 <파인애플> 2020 로즈 와일리 <레드 페인팅 새, 여우원숭이, 코끼리> 2016 로즈 와일리의 이력은 세계 미술계에서도 주목함을 물론 오늘날 장수시대를 맞이한 우리 세대에게 큰 울림이 되는 작가이다. 로즈의 작품은 아이처럼 해맑고 쉽게 읽히는 가독성이 특징인데 작품을 보노라면 고개는 끄...
■ 에취 한 방에 72억 원 월드 클래스를 자랑하는 영국의 그라피티 화가 뱅크시(Banksy)가 12월 10일 또 행복한 사건을 쳤다. 자신의 고향 브리스톨에서 경사가 심한 베일가(Vale street)에 틀니가 날아갈 정도로 심하게 재채기하는 할머니 한 명을 그렸다. 뱅크시 <에취>가 그려진 영국 브리스톨 베일가 그라피티 작품명은 <에취!! (Aachoo)>인데 순간 튀어나온 재채기에 침방울이 튄 것은 물론 지팡이와 가방도 날아가고 어른신의 자존심 틀니마저 공중 부양을 해버렸다. 어쩌면 자리 선정을 그렇게 잘했는지 기울어진 경사와 재채기를 하는 노인의 허리 각도가 예술이다. 뱅크시의 센스만점 이 그라피티로 30만 파운드(4억 3000만 원)에 불과했던 이 집은 단박에 500만 파운드(72억 원)로 올랐고 지금은 보존을 위해 투명 아크릴 판으로 가리고 있다. 뱅크시 <에취!!, Aachoo!!> 뱅크시의 그라피티는 월드 뉴스에 주목을 받을 뿐 아니라 그 지역 경제를 살리는 역할도 하는데 아마 이 그라피티도 그런 의도가 있으리라 추측해본다. 늘 깨어있는 의식으로 사회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뱅크시가 코로나19를 의식하며 취약 계층인 노인을 그린 것 같다. 필자는 2018년 뱅크시의 그라피티를 보기 위해 브리스툴을 직접 방문했는데, 브리스툴은 골목길이 많고 인적이 많지 않아 불법인 그라피티를 그리기 딱 좋은 곳으로 보였다. 영국 브리...
하루 5분으로 미술 상식을 쌓아요~ #36. 마네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은 왜 네 조각이 났을까? 1. 정신병자가 난도질을 했다 2. 관리를 못하여 그림이 상했다. 3. 마네 아들이 팔기 위해 잘랐다. 마네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1867~68, 런던 내셔널갤러리 답을 골랐나요? 정답을 함께 풀어 볼게요~ ■ 마네가 그린 유일한 역사화 프랑스 나폴레옹 3세는 자신의 야욕을 위해 막시밀리안 대공을 멕시코 황제로 즉위시켰는데, 재정 문제로 멕시코에서 프랑스군을 철수시키며 막시밀리안 황제를 두고 나왔는데, 결국 꼭두각시 막시밀리안 황제는 베니토 멕시코 대통령에 의해 총살당합니다. 이 사건은 프랑스를 충격에 빠트렸고 이에 분개한 마네(1832~1883)는 그림으로 이 사건을 기록합니다. 마네는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은 결국 프랑스 정부의 책임인 것을 고발하고자 대작 3점을 그립니다. 첫 번째 버전은 미국 보스턴 미술관, 두 번째 버전은 내셔널 갤러리 세 번째 버전은 독일 쿤스트할레 만하임에 있습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첫 번째 버전의 처형하는 군인은 멕시코군이지만 두 번째와 세 번째 버전의 군인은 프랑스군입니다. 마네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1867, 보스턴미술관, 첫 번째 버전에서 총을 겨누는 군인은 멕시코 군이다. 마네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1867~68, 내셔널 갤러리, 두 번째 버전에서 총을 겨누는 군인은 프랑스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