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유엔 식량 특별 조사관이 아들에게 들려주는 기아의 진실은 대단히 충격적이다. 먹을 것이 넘쳐나 음식물 쓰레기가 문제가 되고 다이어트가 붐인 이 시대에 기아인구는 날로 늘고 있다. 하루에 10만 명이, 5초에 한 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에 죽는다고 한다. 2020년 기준으로는 전체 인구 10명 당 1명꼴.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집중되어 있다. 막연히 국민성을 의심한 적도 있다. 자원이 많은데 왜 그런지, 없으면 없는 대로 왜 뭐라도 개선하려고 하지 않을까 도통 이해가 안 되었다. 국가 내부의 분쟁, 부정부패도 문제지만, 개인 또는 국가적으로도 감당하기 힘든 불가항력이라는 것이 있었다. 소위 선진국의 신자본주의 논리에 속절없이 당하는 실정이 안타깝고 화도 난다. 미국이나 유럽연합 등은 자국민 보호나 자국 이익만 내세워 약소국을 좌지우지하고, 배후를 조종해 자생하고자 하는 의지를 꺾는 비열한 짓을 서슴지 않는다. 다국적 기업도 기아를 악용해 이득을 취하기에 바쁘다. 거기다 학창시설 배웠던 멜서스의 인구론이 기아가 인구과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는 기가 막히는 소리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기아로 그렇게 많은 사람이 고통 속에 죽어가는 게 자연의 섭리라니. 양심에 가책은 느끼고 싶지 않은 부류에게 이보다 좋은 논리가 없었다. 기아 문제가 가장 절박했던 칠레. 아옌델은 하루 0.5L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