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으로부터
42024.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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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으로부터, 정세랑

시선. 바로 떠오른 그 단어, 그 시선이 아니었다. 심시선. 한국전쟁부터 21세기까지 한국 근현대사의 단편 단편을 한 여인의 삶으로 풀어냈다. 이런 소설이 참 좋다. 이 소설의 시작은 작가의 에피소드, 집에서 농담처럼 오간 하와이에서의 제사, 그리고 실제 한국전쟁 중 국군에게 희생된 작은 아버지가 계셨다. 소설 속에 민간인 학살을 다룬 것은 현재 많은 민간인 학살지들이 예산 부족으로 제대로 발굴되지 않고 개발 지역에 포함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문학이 필요한 이유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한 권의 소설이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많은 이슈들이 담겨있다. 한국과 하와이 부당했던 역사, 과거뿐만 아닌 현재도 존속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부적절함, 부지기수의 사회적 편견, 인종차별, 환경, 사회 범죄, 성소수자 등 우리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또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궤적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한국 전쟁, 사진 신부로 건너간 하와이, 파렴치한 예술가에게 걸려들어 도박으로 떠났던 독일, 이후 한국에서의 삶까지 다양한 배경이 혼재된 경험 속에서 그녀는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며 당당히 자신을 지켰고 삶을 즐겼다. 가부장적 틀에서 벗어난 깨인 여성, 심시선의 의식은 자손들에게 스미듯 젖어들어 각자의 상황에서 투영되었다. 소설은 그녀의 10주기를 맞아 큰딸 명혜의 주도로 하와이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제사를 준비하고 추도하는 과정을 보...

2024.0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