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섬 그늘에 굴 따러 가면 아이가 혼자 남아 집을 보다가 바다가 불러주는... '섬집 아기'라는 노래의 한 구절이다. 이 노래를 어렸을 때부터 들었는데 어렸을 땐 몰랐다가 아이를 키우다 보니 이 노래가 너무 슬프다. 아빠는 어디 가고 엄마가 굴을 따러 가야 하며 아이는 왜 혼자 남아 있는지... 아이를 봐줄 이웃집도 없는지... 아이를 놓고 나간 엄마의 심정은 어떨까. 그러던 중 안녕달 작가의 <눈,물> 그림책을 만났다. 눈 아이를 낳은 엄마 온기만 닿으면 녹아 버리는 아이. 엄마는 그 아이를 위해 무엇이든 하려고 밖으로 나간다. 마치 굴 따러 가는 엄마처럼. 엄마가 바깥 세상에서 고군분투 하는 모습이 공감되면서도 가슴 아프기도 하다. 여자로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한계 혹은 여자라서 할 수 있는 일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엄마는 아이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언제나 겨울'을 안고 돌아왔다. 그리고 이어지는 노래 다 못 찬 굴바구니를 머리에 이고 엄마는 모랫길을 달려옵니다 덕분에 '섬집 아기'가 2절이 있는 걸 알았다. 아이가 잘 자는 것으로만 끝나는 노래인 줄 알았는데.... 눈물이란 단어에 눈, 물이라고 쉼표 하나만 넣었을 뿐인데 울림이 참 크다. 이 그림책은 '섬집 아기'의 1절과 2절 사이의 이야기 같다. 아이를 두고 일하러 나간 엄마는 원하는 성과를 얻지 못해도 아이를 보기 위해 집에 돌아와야만 한다. 지금 나도 그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