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뱃길
142202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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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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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 매화동산 거닐며 이육사의 시를 읊조리다.

광야 이육사 까마득한 날에 하늘이 처음 열리고 어디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山脈)들이 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 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 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 큰 강(江)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 매화 향기 홀로 아득하니 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 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 이 광야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매화동산은 계양역에서 검암역 사이 경인아라뱃길 수변공원에 위치하고 있다. 아직은 매화가 그다지 풍성한 편은 아니지만 수도권에서는 이만한 매화꽃 명소를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이라. 마치 내 정원처럼 자주 찾아가 편안한 마음으로 매화를 감상할 수 있으니 이 또한 복이다. 세상이 어지러워서 일까. 코로나 시대, 겨울에서 봄으로 향하는 더딘 계절의 걸음에 지친 까닭도 있을 것이다. 매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이육사 선생님의 '광야'를 읊조리는데 명치끝이 찡하게 울렸다. 기왕에 꺼냈으니 이육사 선생님의 시 몇 편을 더 음미해보기로 하자. 꽃 이육사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 방울 내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맹아리가 옴작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아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버리지 못한 약속이...

2021.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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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뱃길 매화동산과 수향루의 꽃놀이

모든 지인들을 포함해서 내 주변에는 아직 코로나 확진자가 아무도 없지만 장사가 안되어 고통을 겪는 사람들, 또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정말 많다. 그분들 입장을 생각하면 블로그에 화사한 꽃 사진을 올리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여행 포스팅에 사회적 격리를 지키지 않고 돌아다닌다며 비난하는 댓글이 달리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는 것 같아 살짝 주눅이 들기도 한다. 사회적 격리를 지키기 위해 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그분들의 생각에 대해 이해는 하지만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전 국민이 꼼짝도 안 하고 집에만 있으면 코로나를 퇴치하는 데 도움은 되겠지만 생업에 종사하든 시장을 보러 가든 병원에 가든 어쩔 수 없이 밖에 나갈 수밖에 없는 경우도 많다. 갑갑해서 뛰쳐나가는 여행도 그런 바깥 생활의 일부분이다. 불가피하게 외부 활동을 할 경우에는 사람 간의 거리 유지하기 마스크 쓰기, 손 씻기 등 코로나 예방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 물론 조금이라도 의심증세가 느껴지면 절대 나가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이제 삼척동자라도 다 아는 사실이다. 어쨌든 나 역시 이 봄에 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는 피한다. 이동할 때도 자가용을 이용한다. 내 나름의 코로나 예상 수칙을 지키는 방법이다. 그러다 보니 먼 곳보다는 주로 집 근처 정서진이나 아라뱃길을 찾아 갑갑증을 해결한다. 요즘은 아라뱃길에도 여기저기 꽃이 좋아서 유난히 찾아오는...

2020.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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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와 늑대의 시간을 맞이한 아라뱃길

흔히 해가 지평선으로 넘어가기 전 석양 무렵 노을이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해가 지평선(수평선) 너머로 사라지고 20~30분 후라야 노을은 절정을 이룬다. 기상학 용어로는 이 시기를 빛이 희미해진다는 뜻으로 박명(薄明)이라고 한다. 아마도 [ 개와 늑대의 시간 ]이라는 말을 한 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최초로 이렇게 말한 사람이 누군지는 몰라도 정말 기발한 표현이다. 시나브로 어둠이 짙어 가면서 눈앞에 있는 저놈이 나를 따르는 개(dog)인지 아니면 나를 공격하는 늑대(wolf)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시간이라는 의미다. '개와 늑대의 시간'이 되면 사진가들은 기지개를 켜고 마치 야행성 늑대처럼 삼각대를 둘러매고 어슬렁거리기를 좋아한다. 이 시간이 되면 마음이 들썩거려 집 근처에 있는 아라뱃길이라도 나가야 직성이 풀린다. 어쩌면 늑대의 피를 타고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신문이 온통 조국으로 도배를 하든 말든 요즘 따라 노을빛이 참 예쁘다. 아직 해가 남아 있을 때는 서쪽보다는 동쪽 하늘을 봐야 한다. 노을은 동쪽에서부터 시작된다. 찾아간 날, 아라뱃길의 동쪽 하늘은 마치 전쟁이라도 일어난 것 같았다. 아라대교 동쪽 통행로에서 담은 사진이다. 찍어와서 보니 1차 대전 때 활약했던 복엽기에서 내려다본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다른 분들은 어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렇게 우연히 득템한 사진을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아라대교...

2019.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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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근교 노을 명소, 아라뱃길 아라마루, 아라폭포, 계양대교

아라뱃길 노을을 어찌 알고 찾아오셨냐고 물었더니 아라뱃길 노을을 구경하기 위해 석양 무렵 계양대교를 찾아오는 사람들이 갈수록 느는 것 같다. 카메라에 타임랩스 기능을 걸어놓고 무심코 노을을 바라보는데 누군가 핸드폰을 건네며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중년 여성 일행분들이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노을은 어릴적 본 후에 몇십 년 만이라며 사뭇 감격하는 그분들의 차림새를 보아하니 산책 나온 동네 사람들은 아닌듯했다. " 실례지만 어디서 오셨어요? " 마치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 마냥 유쾌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 우리 노을 보려고 서울에서 왔어요. " 뜻밖이다 싶어 다시 물었다. " 여기 노을 좋다는 건 어떻게 아셨어요. " " 바위님이라는 분 블로그에서 봤거든요. 아라뱃길 석양 사진이 멋져서 꼭 한번 보고 싶었는데 오늘 구름이 좋아 일부러 왔는데 진짜 좋네요." " 사진찍으시는 것 같은데 바위님 블로그 한번 들어가 보세요. " 내가 바로 그 '바위'라는 놈이라는 것을 알면 서로 무안할것 같아서 얼른 자리를 피했다. 가끔 이런 일을 겪을 때마다 감성을 나눈다는 차원에서 보람도 느끼지만 포스팅 대충 하면 보는이들에게 의도하지 않는 피해를 끼칠 수도 있겠구나 싶어 부담스럽다. 일몰 후 유람선 떠가는 아라뱃길 노을의 잔영 굴포천 홍수방지를 위해 시작된 아라뱃길, 수도권 최고 수변공원으로 거듭나는 사연 홍수 때 한강 수위가 높아지면 부천과 계양구...

2019.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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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보기 아까웠던 하늘과 노을 그리고 아라뱃길의 밤

아직 포스팅하지 않아서 그렇지 요즘 서산. 나주. 곡성. 석촌호수 벚꽃, 안양천 벚꽃 등등을 사진 정말 신물 날 정도로 많이 찍었다. 사진을 고르면서 뭔가 찜찜했는데 먼지가 잔뜩 낀 유리창처럼 우중충한 하늘 때문이다. 어제는 오전 내내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온종일 밀린 서류 정리를 하고 있는데 외출에서 돌아온 아내가 ' 하늘이 참 맑네 ' 하며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부리나케 베란다로 나가보니 하늘이 완전 코발트빛이다. 이런 하늘 언제였던가. 이런 경우를 전라도 속담으로 " 씨엄씨 죽고 첨 "이라고 한다. 빛의 속도로 카메라 챙기고 밖이 춥다고 해서 겨울옷 수준 복장을 하고 현관문부터 나서면서 어디로 갈까 머리를 굴렸다. 우선 선유도를 일 순위로 삼았다. 저 멀리서 맑은 빛을 휘감은 북한산이 인사를 건넨다. 나도 격한 나머지 Hi 그런데 이건 또 무슨 사변이냐. 북쪽에서 두터운 회색 구름이 몰려와 푸른 하늘과 흰 구름을 순식간에 삼켜버린다. 우선 급한 대로 가까운 아라뱃길로 달려갔다. 새롭게 단장한 아라뱃길 잉어를 향해 테스트 샷을 겸해서 사진을 찍었는데...... 그것을 첨이자 마지막으로 하늘에 손바닥만큼 남아있던 푸르름마저 사라졌다. 햇살은 구름 속으로 사라졌지만 눈에 보이는 풍경은 목욕탕에서 막 나온 사람처럼 말끔하고 산뜻했다. 저녁노을이 대단할 것이라는 예상으로 아라대교 서쪽 인도로 자리를 옮겨 석양을 기다렸다. 하지만 구...

2019.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