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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동부지방을 여행한 적이 있었다. 포도밭과 밀밭이 끝없이 이어지는 광활한 구릉지대에 중세풍의 고색창연한 마을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높은 언덕배기에는 의례 크고 작은 성 또는 성의 잔해들이 있었다. 아마도 중세 시대 영주가 살던 성일 거라고 짐작되는 것들이었다. 개중에는 안쪽으로 들어가 볼 수도 있었다. 해자로 사용되었을 법한 다리를 건너 육중한 성문을 통과하면 돌의 박편이 촘촘하게 박힌 작은 광장이 등장한다. 성채 안으로 들어가면 널찍한 회랑과 함께 여러 개의 방이 있었는데 특유의 곰팡이 냄새가 그곳에 서려 있던 무수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았다. 어느 성에서는 구불거리는 계단을 따라서 첨탑에 있는 방까지 올라가 본적도 있었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프랑스 전원 풍경은 그야말로 눈이 부셨다. 섬진강을 굽어보고 서 있는 압록 상상의 성(城) 프랑스 시골에서 만난 성들이 무척 오래되고 거의 방치되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이어서 찾아간 영국의 성들은 훨씬 세련되고 관리도 잘 되고 있었다. 대부분 박물관이나 미술관, 또는 부자들이 저택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런 성(城)들은 어렸을 적에 읽은 백설공주. 신데렐라. 삼총사 같은 동화나 소설에 대한 기억과 맞물려 강력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유럽의 성 같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상상스쿨 일본의 한 테마파크에 유럽의 성(城)이 고스란히 복원되어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기사를 접하고 우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