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두골이형성 수술을 하면 당일부터 그 다음다음날까지 총 2박 3일의 입원기간을 가지게 된다. 수술 당일에는 원장님이 밤새 병원에 계시며 앗탕이의 컨디션을 체크하고, 둘째날 밤엔 동물병원 운영시간이 끝나면 퇴근을 한다. 입원한 둘째날엔 사람없는 빈 동물병원에서 앗탕이가 밤을 지새워야 한다고 해서 많이 걱정을 했었는데, 막상 입원해서 앗탕이가 잘 적응하고있는 모습을 보니 걱정이 그래도 한풀 꺾였다. 둘째날도 잘 지내고 있는 모습을 틈틈이 카톡으로 전달받을 수 있었고, 퇴원하는 셋째날 오전에도 밥 잘먹는 영상을 받아보았다. 원래 수술을 하고 나면 당일 첫끼를 열에 여덟 아이는 잘 안먹는다고 하는데, 앗탕이는 첫끼부터 대단한 식욕으로 밥그릇을 싹싹 핥아가기까지 하며 밥을 먹어치워 원장님을 놀라게 했다. 그래서인지 회복도 빠른 속도로 하는 것 같았고, 받아보는 사진과 영상마다 아주 쌩쌩하니 컨디션이 좋아보여 걱정을 많이 덜 수 있었다. 우리집 녀석들이 워낙 평소에도 식탐이 강하고 다견가정이다보니 서로 경쟁적으로 많이 먹으려고 하는데, 그런 성향이 이번에 빛을 발한(?) 것 같다. 당분간 다른 아이들과는 분리가 필요해 미리 마련해둔 앗탕이 독방. 드디어 앗탕이가 퇴원하던 셋째날, 오후 한시 퇴원으로 예약되어있어 시간에 맞춰 집을 나섰다. 앗탕이의 퇴원날에 맞춰 앞좌석의 카시트도 더 폭신하고 흔들림없이 안정감 있는 것으로 바꿨고, 쌀쌀한 날씨 추...

혼란스러움으로 가득하던 시간이 지나 앗탕이의 수술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대로 멀쩡히 잘만 살아갈 수 있는 녀석을 내가 긁어 부스럼은 만드는 것은 아닌지, 앗탕이가 수술중에 잘못되는 것은 아닌지, 수술 후에 컨디션이 오히려 더 안좋아지는 것은 아닌지 등등 온갖 걱정으로 악몽도 수차례 꾸었다. 차라리 증상이 심해졌다면 오히려 결정에 흔들림이 덜했을지도 모르겠는데, 상담 후 수술날짜를 잡은 뒤부터 앗탕이는 희한하게도 휘청거림이나 비명처럼 기존에 있었던 증상들이 거짓말같이 한번도 나오지를 않았고, 그것이 더더욱 나를 헷갈리게 했다. 그럴때마다 수술하고 잘지내는 친구들 이야기를 듣고 되뇌이며, 앞으로 앗탕이가 수술전보다 질 높은 삶을 살 수 있을거라는 믿음을 세뇌시키듯 마음을 추스렸다. 수술날짜가 월요일이었고 일요일은 휴무일이다보니 이틀전인 토요일에 미리 안내연락이 왔다. 전화로 설명을 한번 주셨는데, 혹시나 잊는 사항이 생길까싶어 카톡 메시지로도 한번 더 내용을 받아보았다. 주 내용은 금수금식에 대한 내용이었고, 2박3일 입원기간동안의 준비물로 사료와 담요정도 챙겨오라는 내용이었다. 금수금식은 이전에 MRI를 찍을때도 시켰었고, 그때는 그래도 검사시간 6시간 전까지 금식이고 2시간 전까지만 금수를 해주면 되었기 때문에 당일 아침 일찍 일어나 줄 수라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당일 00시부터 아무것도 먹이면 안됐기 때문에 앗탕이가 안쓰러운 ...

우리집 첫째 아둥이가 올해로 10살을 채우게 되었다. 아둥이는 4월, 둘째인 앗탕이는 9월, 그렇게 올해 10살 생일을 맞이하게 되어서 그 기념으로 전체적인 건강검진을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작년말 아이들과 함께 이동중 교통사고가 난 탓에 혈액검사와 엑스레이 등 기본적인 검사부터 MRI까지 꽤 여러가지 검사들을 진행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럼에도 눈, 귀, 구강, 심장 기타 등 아직도 검진해줄 곳은 여전히 많이 남아있었고 이제 적지 않은 나이인 만큼 전반적인 상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해서, 차근차근 하나씩 검진을 해줘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아둥이는 그 중에서도 특히 눈검진을 빨리 해주고싶다고 생각을 했는데, 최근 들어 꽤나 눈동자가 뿌얘진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유전적인 특성상 푸들이 백내장이 잘 생기는 견종인데, 종종 우리 아이들 운동삼아 해주는 사료 던지기 놀이(이리 저리 사료를 던져주면 애들이 쫓아다니면서 먹는 놀이)를 할때면 다른 아이들에 비해 아둥이가 사료가 굴러가는 방향을 잘 캐치하지 못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어서, 행여 백내장이 생겨 시력에 문제가 생긴 것이 아닐까 걱정스러웠다. 그래서 로컬 동물병원에 방문을 했을때 물어보기도 했는데, 한곳의 원장님은 그냥 노화로 인해 핵경화증이 온것이라고 했고, 다른 한곳의 원장님은 양상이 백내장같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보다 확실히 검사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앗탕이와 하쿵이의 MRI를 토대로 위례 아이유동물병원에서 상담을 받고, 앗탕이의 수술을 결정한 뒤 한차례 더 추가방문을 했다. 수술 전 좋은 컨디션을 만들어두기 위해 신경진통제를 먹어야한다고 하여 약도 탈겸, 그리고 에떼도 한번 상담을 받아볼 겸 해서이다. 사랑스런 나의 에떼루. 에떼의 경우 지난 여름 한달간격으로 두번의 발작을 하여 MRI 촬영을 한 바 있는데, '후두골이형성이고 AAI의 가능성이 고려되지만 발작을 유발할 정도의 원인은 찾아볼 수 없다'라며 특발성발작이라는 소견이 나왔었다. AAI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은 살이 찌면 증상이 바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던 터라 나는 거기에 초점을 맞췄었는데, 당시 에떼가 살이 포동하게 많이 올라와있는 시점이기도 해서 다이어트부터 바로 시켜주었었다. 2.4kg까지 나가던 녀석을 1.7kg까지 살을 확 뺐었는데, 그렇게 해준 뒤로는 한번도 추가 발작이라든지 기타 증상이 나타난 적이 없어 안심을 하고 지내고 있다가, 이번에 앗탕이와 하쿵이 상담을 받은 뒤로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에떼도 상담을 한번 받아보기로 한 것이다. 처음 상담을 시작하며 원장님이 에떼가 AAI는 아닐 것 같다며, 정확한건 엑스레이를 찍어보면 바로 알수있다고 했다. 기존에 촬영했던 엑스레이 사진이 있어서 보여드리려고 했더니 그걸론 안된다며 직접 찍어봐야 안다고 하여, 그럼 새로 찍고 판단해달라고 말씀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