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디지털헬스케어 손절 타이밍이 기가 막혔지 싶습니다. (재작년에 업종 전환) 사실 이렇게 될 것 같아 손절한 것이기도 합니다. 글로벌 디지털 치료기기 선두 업체 페어 테라퓨틱스(Pear Therapeutics)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페어는 디지털 치료기기 분야에서 글로벌 Top Tier로 평가 받던 기업입니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쉽게 말해, 어플리케이션/게임 등 디지털 형태의 어떤 것으로 특정 질환에 대한 효능을 입증한 솔루션을 말하는데요. 페어는 금연/먀악중독(reSET/reSET-O), 우울증/수면(Somryst) 등 영역에서 임상을 통해 효능을 입증했고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하는 일반 앱과 달리 의료진의 처방과 함께 다운받을 수 있는, 처방형 디지털 치료기기의 장을 열었다고 평가받아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매각 추진 선언이 충격으로 다가오는 것인데요. 사실 그렇습니다. 이게 참 쉽지가 않습니다. 제가 디지털 치료기기 관련 포스팅을 처음 올린 게 2020년 12월 인데요, 그 때 마지막 코멘트가 이거였어요. ① 일단 DTx를 의사가 처방하는 것 자체가 허들이고 (약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를 처방한다, 의사들도 꺼림직하지 않을까요) ② 처방하고 나서 관리하는것도 문제고 (복약 관리는 하겠는데, 소프트웨어 복약 관리는 어떻게?) ③ 과연 보험 급여를 취득할 수 있는 지도 문제입니다. (DTx의 치료 효능은 알겠는...
물론 대단한 소식이 아니라는 얘기는 아닙니다. 국내 바이오/제약 산업의 이단아 격인 한미약품이 국내 디지털 부문 Top of Top Tier인 KT와 손을 잡고 디지털치료제 분야에 뛰어든단 포부를 밝혔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있고 대단한 발표이긴 합니다. R&D 중심 신약개발 전문 제약기업 한미약품과 한국을 대표하는 혁신 ICT 기업 KT가 DTx(디지털치료기기) 및 전자약 전문기업 ‘디지털팜(가톨릭대학교 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에 합작 투자를 단행하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선다고 합니다. 다만... 혹자는 위 캡쳐본 처럼 한미의 의료 역량 + KT의 AI 데이터 분석 역량이 짬뽕되어 뭔가 정말 급진적인 발전이 나올 거란 얘기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기대감의 핵심은 '디지털 헬스 데이터 분석 능력 + 의료역량 => 강력한 퍼포먼스'로 연결되는 것에 대한 기대감이거든요. 근데 이 기대감이 현실로 연출되려면, 디지털 헬스 데이터 분석 역량과 의료 역량이 짬뽕 되려면 멀쩡한 디지털 헬스 데이터가 있어야 하거든요? 근데 그게 없어요. 제대로된 디지털 헬스 데이터가 없습니다. 당연한 겁니다. 제대로된 디지털 헬스 데이터를 뽑아먹을 하드웨어가 없는걸요. 핏빗, 가민 등 전통적인 웨어러블 디바이스 업체는 물론 애플/삼성 등 글로벌 Top 모바일 메이커들도 이런 저런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내놓고 있습니다. 꽤 많은 발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