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호승 시인의 시는 마치 잔잔한 바람처럼 마음속 깊이 스며들어 우리를 따뜻하게 감싸 준다. 그의 시를 읽을 때면 평범한 일상 속에서 발견하는 작고 소중한 감정들이 차곡차곡 쌓여 마음의 울림으로 다가오는 순간을 느낄 수 있다. 정호승의 시는 화려하지 않지만, 그 소박한 언어와 진솔한 감정은 오히려 우리의 삶에 잔잔한 위로와 공감을 선사한다. 때로는 지친 하루 끝에 그의 시 한 구절이 내일을 살아갈 힘을 준다. 그의 시를 통해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며 마음의 무게를 덜어내고, 삶의 소소한 아름다움을 발견하게 된다. 정호승 시의 따뜻한 위로가 담긴 한 구절 한 구절을 함께 음미해 보며, 우리 안의 작은 울림을 깨워 보자.
수선화에게
정호승
울지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검은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물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사랑, 첫마음, 반달, 리기다 소나무, 미안하다, 사랑노래, 눈부처, 또 기다리는 편지
블로그에서 한 편 씩 감상하세요.
첫마음
정호승
사랑했던 첫마음 빼앗길까봐
해가 떠도 눈 한번 뜰 수가 없네
사랑했던 첫마음 빼앗길까봐
해가져도 집으로 돌아갈 수 없네
누구나 좋아할 만한, 그리고 내 마음에도 들어오는 정호승 시인의 좋은 시를 추천한다.
수선화에게
윤동주 시집이 든 가방을 들고
별똥별
봄길
풍경달다
첫마음
내가 사랑하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