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신곡
11202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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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하루종일 비 오는 날,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이 뜬금없지만... 평소에 빛 그림자를 즐겨 찍는다. 그림자가 그리는 무늬를 담고 싶어서. 내가 좋아하는 순간은 일렁이는 그림자를 볼 때.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의 『그림자를 판 사나이』에는 악마에게 그림자를 파는 사나이 슐레밀이 나온다. 그림자를 판 대가로 돈을 풍족하게 얻지만, 그림자가 없다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비난의 대상이 되어 손가락질을 받는다. 슐레밀은 그림자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으나 아니었다. 사람이 되는 조건으로 그림자는 꼭 필요한 것이었다. ‘그림자는 영혼도 아니며 지극히 세속적인 어떤 것이자 세상을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한, 특수한 성격의 재산’이다. 책에 따르면, 그림자는 사람됨의 조건이며, 그림자의 문제는 곧 사람의 문제다. 요즘 읽고 있는 단테의 『신곡』에서 만난 영혼들에게는 그림자가 없다. 지금 여기 이 세상이 아니라 저 세상에서 살고 있어서 그림자 상실이 크게 문제 될 것 없다. 하지만, 그림자가 없는 영혼들 앞에 그림자가 있는 존재가 나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그들은 빛이 내 몸을 통과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채고 부르던 노래를 오오 하는 긴 놀라움의 소리로 바꾸었다. (연옥 5곡 25-27행) 그들이 오면서 소리쳤다. 타고난 육신을 그대로 간직하고 은총으로 가는 영혼이여, 잠시 걸음을 멈추시오. 당신이 우리 중 누군가를 알아서 그의 소식을 저 세상에 전해 ...

2023.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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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 읽기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끝까지) 읽지 않은 책, 이라고 알려진 단테의 『신곡』 단테의 신곡을 읽는 여러 이유 중 하나는 아는 만큼 보고 싶어서. 신곡을 알면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다. 얼마 전 산 책, 『도스토옙스키의 철도, 칼 그림』을 펼치니, 신곡 <천국> 편에 나오는 글귀가 맨 앞에 실려있다. 움베르트 에코의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 하는 방법』의 원제는 ‘파페 사탄, 파페 사탄 알레페’인데 신곡 <지옥>편 7곡 맨 앞에 나오는 글귀다.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에서도 신곡의 <지옥>편을 읽는 장면이 나온다. 지난해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단테의 신곡을 외우다시피 읽었다고 하여 화제가 되었고...그렇게 신곡과의 무수한 스침은 신곡을 읽어야하는 이유가 되었다. 최근에 우연히, 아주 반갑게 본 전시가 있다. 단테의 신곡 지옥편에 영감을 받아서 만든 아트북 전시로,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 베트남계 미국인 작가의 작품이었다. 전시 제목은 ‘필멸의 존재를 위한 희극: 지옥편’ 소전서림에서 전시 지옥의 아홉개 감옥을 형상화한 책. 지옥구조가 고리 원의 형태여서 원모양의 책으로 만들었나보다. (읽고나니 보인다) 아홉개의 아티스트 북중 네 권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머지 다섯 권은 한남동 리만 머핀 갤러리에서 전시했다고 한다. 인용한 문장은 <지옥편>34곡 맨 마지막 문장. 지옥을 통과한 안내자와 나, 베르길리우스와 단...

2023.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