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루살렘의아이히만
202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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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의 아이히만

한나 아렌트의 『예루살렘 아이히만』 이 세상에 처음 나온 것은 『뉴요커』를 통해서였다. 1963년 2월부터 다섯 차례로 나뉘어 기사로 게재되었고 이 때 글의 제목은 「전반적인 보고: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이었다. 아렌트가 여기에 후기를 덧붙여 지금과 같은 책으로 만들어진 해가 1965년이다. 이제는 '예루살렘의 아이히만'하면 ’악의 평범성‘을 자동으로 떠올리지만 처음부터 부각된 건 아니었다. 『뉴요커』에 게재될 당시, ‘악의 평범성에 대한 보고서’라는 부제는 없었다. ‘악의 평범성’은 책 말미에 한 번 등장할 뿐이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 저자 한나 아렌트 출판 한길사 발매 2006.10.10.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은 사회 역사적 맥락을 살피며 아이히만 재판이 갖는 의미를 말한다. 재판의 목적을 묻고 재판이 적절했는지 밝힌다. 아이히만은 왜 다른 곳도 아닌 ‘예루살렘’ 법정에 선 피고인이 되었는지, 어떤 죄목으로 섰는지, 아이히만이 재판장에서 어떤 말을 하고 행동을 했는지, 아렌트는 철저한 관찰자가 되어 분석한다. 독일계 유대인 여성이 아니라 한 명의 세계 시민으로서. 아렌트를 포함하여 재판을 주목하는 모든 사람들은 아이히만이 괴물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600만 유대인을 학살 수용소로 보낸 아이히만은 한 인간이라기보다 괴물이어야 했다. 그렇다고 믿었고 그것이 사람들이 기대한 바였다. 하지만 법정에 선 아이히만은 너무나 평범한 모습이었다...

2020.03.02
한나 아렌트 전기

이 책을 읽고 싶었지만 읽지 못했던 이유 첫 번째는 도서관에 구비가 안 되어 있었고 두 번째는 값이 나가는 책이었기 때문이다. 찾는 책이 도서관에 없을 때, 희망 도서 신청을 하거나 구매를 하는데 둘 다 시도 하지 않고 다른 책을 대신 읽고 있었다. 이 책 말고도 읽을 책이 많았었으니까.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생각으로 과감히(?!) 구매 했다. (오만원이 조금 넘는다.) 서문과 해설, 1,2 장을 읽고 드는 생각은 ’책값이 아깝지 않다‘. (아깝지 않도록 읽어야지...;) 엘리자베스 영-브륄이 쓴 『한나 아렌트 전기』는 아렌트의 삶을 조망하는 훌륭한 안내서다. 아렌트에 대해 이만큼 친절하고 자세히 알려주는 책이 있었나. 여기에는 내가 아렌트에 대해 듣고 싶었던 거의 모든 이야기가 들어있다. 한나 아렌트 전기 저자 엘리자베스 영-브뢸 출판 인간사랑 발매 2007.11.30. 전기를 쓴 엘리자베스 영 브륄은 아렌트의 지도로 박사학위를 받은 마지막 제자다. '아렌트의 서거 직후 몇 명의 아렌트 친구들이 영 브륄에게 아레트 전기를 집필해달라고 요청하였고, 영 브륄은 이때부터 전기를 집필하여 1982년에 출간하였다.' 설명보다는 이야기 방식을 취해서 아렌트의 다양한 삶을 조명한다. ‘아렌트가 누구인가를 밝히기 보다 어떤 관계를 유지한 사람인가를 밝히는 데 역점을 둔다.’ 한나 아렌트는 회고록을 쓰지 않았다. 자신의 회고록을 저술하라고...

2020.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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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도서전] 철학자 이진우와 함께 읽는 한나 아렌트

코엑스로 들어가는길, 뒤를 돌아보니 하늘이 이렇게. 안찍을수가 없었다. 서울국제도서전의 <여름, 첫 책>으로 선보이는 신간도서 중 하나인, 『한나 아렌트의 정치강의』. 한나 아렌트의 주요사상을 열 가지 질문을 통해 아우르며 알기 쉽게 소개하는 책이다. 지난 3개월 동안 한나 아렌트의 책을 읽으며 헤매고 부대끼는 시간을 보낸 터라 새로 나온 책이 더 없이 반가웠다. 게다가 저자는 『전체주의의 기원』과 『인간의 조건』 을 번역한 철학자 이진우 교수님. 마치 책과 강의는 아렌트 함께 읽기 모임을 위해 예비 된 선물이 아닌가 할 정도로 너무나 적절한 타이밍에 다가왔다. 한나 아렌트의 정치 강의 저자 이진우 출판 휴머니스트 발매 2019.06.24. 사상가 이름을 들으면 어떤 문제가 머릿속에 분명하게 떠올라야 합니다. 한나 아렌트는 독일의 나치즘을 온몸으로 경험하며 평생 동안 전체주의를 고민했습니다. 전체주의의 압제에도 불구하고 자유가 가능할까. 질문했습니다. ‘한나 아렌트’하면 전체주의가 떠오르면 좋겠습니다. 한나 아렌트가 계속 소개되고 화자 되는 건 우리나라뿐이 아닙니다. 아렌트 붐. 전세계적인 현상입니다. 중국의 시진핑, 미국의 트럼프, 일본의 아베. 신권위주의가 자유를 억압하고 있기 때문에 자유를 고민했던 아렌트가 계속 소환되는 겁니다. 전체주의는 무엇인가? 전체주의는 독재가 아닙니다. 뭔가를 새롭게 시작할 수 없게 하는 것. 그런 경...

2019.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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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아렌트, 세 번의 탈출

‘2018 올해 최고의 그래픽노블’상을 받은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의 띠지에는 이런 문장이 적혀있다. ‘시대를 초월한, 사유하고 행동하는 지식인 한나 아렌트에 대한 최초의 그래픽 노블’. 만화 형식을 빌려 한나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세 번의 탈출’이라는 주제로 이야기한다. 한나 아렌트, 세 번의 탈출 저자 켄 크림슈타인 출판 더숲 발매 2019.03.29. 처음 읽은 그래픽노블이었다. ‘그래픽노블’(graphic novel)이라는 단어에서 노블(noble)한 느낌이나지만, 첫 인상은 만화와 다르지 않았다. 그래픽노블은 ‘만화 소설’ 혹은 ‘만화와 소설의 중간형태의 콘텐츠’로 통용되는 것 같다. 부르는 이름에 따라 전해지는 인상은 얼마나 다른가. ‘그래픽 노블을 읽는다' 와 ‘만화 소설을 읽는다'. 는 같은 책을 읽지만 마치 다른 책을 읽는다는 인상을 주지 않나. (영어 사대주의...?;;) 용어에 대한 논란이 없지는 않으나 (『브이 포 벤데타』의 알랜 무어는 용어 '그래픽 노블'의 불필요성을 언급했다.) 확실히 하나의 장르로 굳어진 것 같다. 작년 맨부커상(Man Booker Prize) 후보에 사상 최초로 그래픽 노블 ( 닉 드르나소의 『사브리나 sabrina』) 이 올라왔다고 한다. 아렌트의 삶과 사상을 만화라는 장르를 통해 만나 볼 수 있다는 건 분명히 반가운 소식이다. 만화가이자 시카고예술대학 교수인 켄 크림슈타인은...

20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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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20세기를 살았던 한나 아렌트는(1906-1975) 21세기에도 끊임없이 호출된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통찰과 영감을 주기에 아렌트의 말과 생각은 박제된 이론이 아니라 살아서 움직이는 생명력을 갖는가. 『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의 저자 리처드 J. 번스타인은 한나 아렌트의 시선을 통해 지금의 문제들을 해석한다. 우리는 왜 한나 아렌트를 읽는가 저자 리처드 J. 번스타인 출판 한길사 발매 2018.10.19. 순전한 무사유, 사유에 저항하는 것을 악이라고 정의한 한나 아렌트는 ‘진정한 사유란 인간 자신이 살아온 경험에 근거한다고 믿었다.’ (28p) 유대인으로 태어난 정체성에 대해서 끊임없이 물어야 했던 삶과 경험이 전체주의에 대한 분석과 이론을 낳았다. '권리를 가질 권리' 독일계 유대인으로 태어난 그녀는 나치를 피해 파리로 도망친다. 불법 망명이었다. 이후 미국으로 망명해 시민권을 얻기까지 18년간(!) 무국적 상태로 지낸다. 무국적 상태의 삶을 사는 일이란 어떤 일이었을까. ‘권리를 갖지 못한 자들이 겪게 되는 최초의 상실은 고향의 상실인데, 이는 분명한 자리를 마련해주었던 사회적 조직 전체의 상실을 의미했다.’ (46p) 부모를 선택할 수 없듯이 태어난 나라, 모국어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그것은 유전자처럼 주어진 것이다. 도려내려고 해도 도려낼 수 없는 무엇이다. 인권의 박탈, 개성의 파괴는 아렌트가 목도한...

2019.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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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 아렌트 읽기 혹은 파기

작년에 실패한 목표 중 하나는 철학서 읽기.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로 야심차게 시작했으나 지난 해 읽은 처음이자 마지막 철학서였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차라투스트라』를 철학서로 분류할 수 있을까? 문학적 은유로 가득한 이 책은 민음사 세계문학 전집 94번이다.) 실패한 목표는 이월되어 올해의 목표가 (다시) 되었다.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의무감에서 읽는 철학서가 아니라, 중요해 보이는 철학자가 아니라, 좋아하는 철학자부터 시작하기로 했다. 그래서 한나 아렌트. 한나 아렌트 (Hannah Arendt) 영화 <한나 아렌트>. 영화는 한트 아렌트가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쓴 시기를 중심으로 펼쳐... blog.naver.com 왜 한나 아렌트인가? 영화 <한나 아렌트>를 보고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아렌트의 지성과 용기를. 영화에서 아렌트는 아이히만의 재판을 지켜보며 ‘악의 평범성’ 개념을 이야기한다. 그 과정에서 유대인인 그녀는 ‘유대인에 대한 애정을 결여했다는 비판’에 시달려야 했다. ‘아이히만을 위해 변명하고 유대인이 스스로 절멸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는 비난’이었다. 친구와 동지를 잃으면서까지 옳다고 믿는 바를 굽히지 않았던 한나 아렌트. 사유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을까. 사유한다는 말은 항상 비판적으로 생각한다는 뜻이고, 비판적으로 사유한다는 것은 늘 적대적인 태도를 취하는 거예요. (...) 사유가...

2019.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