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문경 갔을 때 가을 고들빼기를 조금 캤다. 고들빼기김치는 여름 고들빼기김치도 맛있지만 약효 성분이 가득한 가을 고들빼기김치도 넘넘 맛있다. 문경 텃밭에 아직 해야 할 일도 많지만 짬짬이 힐링도 필요하니 시간 계획을 알뜰하게 잘 짜서 단풍구경도 하고 고들빼기도 캤다. 요즘은 어딜가나 단풍 절정이라 눈이 즐겁다. 멀리 보이는 사불산 자락에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이 길로 쭈욱~ 가면 대한불교 조계종인 대승사가 사불산 품에 안기어 있다. 대승사로 올라가는 초입에는 사불산농원을 비롯해서 온통 붉은 사과과수원이다. 시월 한 달 맛있게 먹는 잘 익은 양광과 늦가을에 따는 부사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었다. 사불산농원에서부터 대승사까지 이어지는 길은 전망도 좋고, 깨끗하면서도 넓은 소나무숲길이 펼쳐져 있어서 사계절 걷고 싶은 길이다. 특히 산자락으로 계곡물이 흐르고 있어서 가을단풍은 으뜸이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대승사까지 천천히 걸어가보고 싶었지만 중간까지만 가서 차로 돌아나왔다. 단풍구경도 했으니 고들빼기만 조금 캐서 생달로 넘어가는 임도 따라 가파른 숲길을 헤치고 빠져나와 문경 텃밭으로 갔다. 🥕 고들빼기김치 재료 : 고들빼기, 쪽파, 고춧가루, 찹쌀풀, 황태육수, 멸치액젓, 설탕, 올리고당, 다진마늘, 통깨 육수재료 : 황태머리, 다시마 고들빼기는 어디서든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캐게 된다. 그만큼 귀하기도 하고 ...
지난 7월 24일 여름휴가때 문경에 가서 캐왔던 고들빼기, 이틀을 삭혀서 고들빼기김치를 만들었다. 여행삼아 나서면서 고들빼기가 보이면 캐고, 안 보이면 드라이버만 하고 집으로 들어갈 생각이었다.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상태여서 가뭄으로 밭작물이 타들어가고 곡식들이 시들시들 골고 있을 때 였으니 고들빼기잎 또한 말라가고 있었다. 우로리 들녘에서 캔 것은 산 옆 나무그늘 아래서 돗자리 깔아놓고 다듬었고, 대승사 입구 산자락에서 캔 것은 친정엄마집 감나무그늘 아래서 엄마와 같이 다듬었다. 고들빼기김치 만들기 재료 : 삭힌고들빼기, 고춧가루, 멸치액젓, 황태머리다시마육수, 찹쌀풀, 다진생강, 다진마늘, 쪽파, 설탕, 통깨 마른잎은 다 떼어내고, 굵은 뿌리부분과 잎이 만나는 지점은 칼로 살살 긁어냈다. 물에 한 번 헹궈서 많이 붙은 흙만 털어주고 고들빼기를 삭히기 위해서 큰 다랑이에 넣으면서 켜켜이 굵은 소금을 많이 뿌려주었다. 소금을 적게 뿌리면 나중에 고들빼기를 물로 헹궜을 때 펄펄 다시 살아나니 많이 뿌려주는 것이 좋다. 물은 고들빼기가 잠길만큼 잘분하게 부어준다. 맨 위에는 큰돌을 올려 눌러주면 좋은데, 큰돌이 바깥 베란다 박스 속에 들어있어서 집안에서 자주 사용하던 돌만 찾아서 얌전하게 올려주었다. 삭히는 동안 가끔씩 뒤집어 주어야 한다. 만 이틀 삭힌 고들빼기, 고들빼기 특유의 쌉싸름한 맛이 남아있는 것이 좋아서 이틀 정도만 삭혔다...
며칠전에 캐 온 고들빼기를 다듬는데 고들빼기와 비슷하면서도 아닌 것도 있어 서로 확인해 가며 골라냈다. 소가 먹는 것은 사람이 다 먹을 수 있다는데 ... 고들빼기는 쓴맛이 어느정도 남아 있어야 더 맛있기에 이틀 정도 소금물에 삭혔다. 일곱 번 정도 헹궈서 물기를 빼고 먹기좋은 크기로 듬성듬성 잘라 주었다. 햇마늘을 듬뿍 찧어넣고 갖은양념 넣어 조물조물 버무린 고들빼기김치 서방님께 한입 맛보였더니 간이 딱 맞고 맛있다고 해서 통에 얌전하게 꼭꼭 눌러 담았다.ㅎ 비록 한 통 가득차진 않았지만 이 만큼의 밑반찬이 덤으로 생긴 것이라 큰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 더운 여름철 입맛을 살려줄 쌉싸름한 고들빼기김치 우리와 언니, 엄마가 함께 캐서 세 집이 나누었는데, 엄마는 어제 고들빼기김치 만들어 휴가때 오지못한 아들과 막내딸 주겠다고 따로 통에 담아놓으셨다고 한다. 여름휴가 때 뜨거운 땀흘리며 캔 고들빼기, 그래서 그런지 고들빼기김치는 쌉싸름하면서도 달콤하니 더 맛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