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음사세계문학전집
822022.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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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라 - 카를로스 푸엔테스

#아우라 #카를로스푸엔테스 #민음사 ⠀ 아우라 저자 카를로스 푸엔테스 출판 민음사 발매 2009.11.13. 몬테로 씨, 우리는 높은 벽에 둘러싸여 있어요. 우리를 빙 둘러싸고 건물을 지어대서 그만 빛이 차단되고 말았죠. 그들은 억지로 제 집을 사려고 했지요. 하지만 제가 죽기 전에는 어림없어요. 제가 죽어야 저를 여기서 끄집어 낼 수 있겠죠. p.28 ✒️ 60년 전에 죽은 요렌테 장군의 원고를 정리해 달라는 광고를 보고 저택에 들어온 역사학도 펠리페가 노파 콘수엘라와 조카 아우라 사이에서 겪는 혼란. 펠리페에게는 아름다운 조카 콘수엘로가 이미 죽은 남편의 사랑과 과거의 젊은 자신의 아름다움에 집착하는 노파 콘수엘로에게 강제로 붙들려있다 생각했지만 노파와 조카가 겹쳐보이는 환각이 보이는데. 녹색옷을 입은 아우라, 초록색 눈동자의 .... ✒️ 라틴 아메리카의 환상적 기법에 마술적 사실주의라하면 글의 분위기는 어느정도 가늠이 된다. 거기에 감각 - 후각, 시각, 청각- 의 묘사와 고딕, 마녀, 주술을 연상할 수 있는 여러 장치들이 포진했다. 엘리자베스 개스켈의 <회색 여인>을 떠오르게 한다. 짧고 강렬하다. ⠀ 특히나 색채와 형태의 대비감이 아주 일품이다. 위에 언급한 개스켈의 작품에서는 (의도한것인지 모르겠으나) 작품 속에서 색감이 거의 없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건조하고 퍼석한 질감, 무채색으로 인식되어 읽히는데 반해 <아우라>는 ...

2022.05.26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 임레 케르테스

#태어나지않은아이를위한기도 #임레케르테스 #민음사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위한 기도 저자 임레 케르테스 출판 민음사 발매 2022.01.31. 괴테가 '나는 사인<私人>으로 태어났다' 라고 말했듯, 나는 개인적인 생존자로 살아남았을 뿐이라 말하는 것이다. p.27 ✒ 사랑은 절(絶) 2차 세계대전, 먹지 않으면 죽을수밖에 없는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세계에서 다른 수용자의 배식을 챙겨 생존가능성을 두배로 늘리길 포기한 그 '선생님'의 선택은 감히 인간의 논리로 설명할 방법이 없다. 근원을 알 수 없는 이타적 사랑이란. 그리하여 사랑은 세계를 구원할것이며 세계를 번영하게 할것이며 인류를 영원히 번성하게 하리니. 그러나 제노사이드의 상처를 입은 인간에게도 이타적 사랑을 요구하는 한없이 이기적인 존재도 인간이라. '사랑'은 핍박을 이겨내고 고통을 견티며 어딘가에 잠들어있을 선을 깨우고 정의 찾아가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가고, 살아가야하고, 살아가게 한다고 말할 근거가 되어줄 것이다. 아마 대부분은. ⠀ ⠀ 있을 수 없을 법 한 곳에서 인간의 '선'이 있었듯 있을수 없는 인간의 '악' 아우슈비츠가 거기 같은 곳 같은 시간에 있었다. 그렇다면 '사랑'이 세계를 이어갈 근거가 아니라 끝을 위한 근거가 될 수도. 이 슬픔과 고통의 세계를 차마 사랑하는 나의 아이에게 물려줄 수 없어 다시는 물려주지 않겠노라 다짐할 만한.'망각을 허락받지 못...

2022.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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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어진 하늘 - 크리스타 볼프

#나누어진하늘 #크리스타볼프 #민음사 나누어진 하늘 저자 크리스타 볼프 출판 민음사 발매 2012.09.14. 그럼 무엇을 위해 축배를 들까요? 우리들의 잃어버린 환상을 위해서요.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을 위해서요. p.214 ✒ 언젠가 문학소매점 점장님의 스토리에 전혜린 작가의 에세이집 '이모든 괴로움을 또다시' 가 올라왔었다. 그걸 보고 책꽂이를 뒤집어 엎어 전혜린 작가님의 책 두권을 찾아내 1955~59년 뮌헨유학 이력을 읽으며 동독의 작가 크리스타 볼프(1929~2011, 독일 라이프치히)와 전혜린 작가님이 서로를 모른 채 스쳐지났을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근거없는 망상을 했었더랬다. 거기에 더해 이 책의 배경이 된 동독과 서독이 분리되던 1961년 8월을 전혜린 작가님의 시선으로 본다면 어땠을까, 반대로 크리스타 볼프라면 한반도의 분단상황을 어떻게 묘사했을까. 두 작가님이 인연이 되었다면 분단 국가의 삶을 경험한 두 작가가 서로의 분단국가를 특별한 질감의 텍스트로 탄생시키는 일은 영영 불가능한 일이므로 아쉬운 상상속에 남겨두기로. 내 책장에서 꽤 오래 묵었던 크리스타 볼프의 <나누어진 하늘>은 이런 망상으로 펼쳐졌다. 가끔은 별것 아닌 사실 하나가 꽤 큰 반향을 남기기도 하지. ⠀ ✒ 2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나뉜 것 처럼 베를린은 동베를린과 서베를린으로 나뉘었다. 그러나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던 196...

2022.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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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북 1 - 귄터 그라스

#양철북 #1권 #귄터그라스 #민음사 양철북 1 저자 귄터 그라스 출판 민음사 발매 1999.10.04. 📍 은유, 은유, 은유 끝없는 역사적 은유 ✒ 1952~54년, 정신병원에 수감된 난장이(대체할 단어를 찾지 못함) 오스카가 자신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만나게 된 사건부터 시작해 서른살까지의 시간을 회상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니까 19세기 후반 독일제국이 건설되고 비스마르크 축출 동맹이 붕괴된 후 범 게르만 주의와 팽창주의적 대외정책을 추진한 빌헬름 2세 시대, 1차 세계대전과 바이마르 공화국 수립 이후 2차 세계대전에 이르기까지 20세기 초반 격동의 독일사 전체가 배경인 셈. ✒ <양철북>은 정말 수없이 많은 은유로 가득하다. 1899년, 첫 단원에서는 안나 브론스키가 감자밭에서 폴란드인 핍박으로 제재소를 불지르고 도망친 폴란드인 요젭 콜야이체크를 치맛속에 숨겨주게 된 일로 아그네스(오스카의 엄마)를 가지게 된다. ‘카슈바이 중심지 비시우근처 람카우 앞쪽 피에에크 뒤쪽,...검은 숲을 등진(P.14) 복잡한 갈림길 앞 감자밭 한 복판에서 안나는 다섯 겹의 넓은 치마폭 속에 요젭을 품고서야 비사우쭉이 아니라 람카우쪽, 검은숲 지대로 들어가기 시작하는데 농경의 감자밭에서 석탄과 제지산업으로 가득한 공장지대로의 입성이고, 이것은 산업화된 독일을 배경으로 시계태엽처럼 맞물려 돌아가기 시작한 양차 세계대전의 서막을 의미하기도...

2022.01.14
모두가 나의 아들 - 아서 밀러

#모두가나의아들 #아서밀러 #민음사 모두가 나의 아들 저자 아서 밀러 출판 민음사 발매 2012.05.25. 이 땅은 거물급 개들의 나라야. 이곳에서는 인간을 사랑하지 않아. 잡아먹을 뿐이야 p.136 ✒ 미국 영화는 '난관을 극복해 내는 아름다운 가족애'에 대한 찬양이 유독 많다. 악을 처단하는 세계의 경찰 '미국' 같은 국뽕도 별로지만 이보다 더 진실된 사랑은 없다는 세뇌에 가까운 가족애 찬양도 썩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찾아볼 수 없어서 간절히 욕망하는건가 하는 합리적의심이 더해진 탓일지도. ⠀ <모두가 나의 아들> 속에도 이와 비슷한 기준으로 사는 아버지, 조 켈러가 있다. 배움은 짧지만 기계공장의 직공과 십장을 거쳐 군수물자를 사업가가 된 조 켈러는 전투기의 부속이 될 실린더헤드에 금이 간 사실을 알면서도 단순납땜으로 처리해 납품하라 지시해 스물 한명의 군인이 몰살하는 비극을 불러오지만 친구이자 동업자 존 디버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감옥에 보내곤 자신은 성공한 사업가로 승승장구한다. 큰아들은 그 사실을 알고 자살했고, 아내는 남편의 죄를 외면하기 위해 큰아들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크리스는 죽은 형의 약혼녀이자 아버지의 동업자였던 존 디버의 딸 애니와 결혼을 약속하게 되는데, 그 사이 애니의 오빠가 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애니를 방문하게 되고.... 온 가족에게 드러난 진실 앞에 조 켈러는 자신의 결정은 가족을 위한 ...

2021.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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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성 - 오르한 파묵

#하얀성 #오르한파묵 #민음사 하얀 성 저자 오르한 파묵 출판 민음사 발매 2011.04.29. 성은 하얀색이었다. 새하얗고 아름다웠다. 이렇게 아름답고 도달하지 못할 존재는 꿈에서만 볼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얀 건물에 도달하기 위해서 황급히 뛰어가면 참가하고싶은 축제, 놓치고 싶지 않은 행복이 있을 것만 같았다. p.80 ✒ 영원한 것이 있긴 한가 자주 생각하는 요즘이다. 끝내 선한것도 없고 진리도 절대적이지 않고 정의도 상대적이라고. 날씨보다 냉담하고 시큰둥해진다는건 세상에 때가 묻어서라 하겠지만 온 평생을 얼룩하나 없이 반짝이기만 하는 존재란 더욱 없을거라며 자기합리화도 자연스럽게 끌어낸다. 나도 옛날엔 이러지 않았는데 세상이 나를 이렇게 만들어놓은 탓이라며 슬쩍 세상 탓으로 돌려버리는 기술을 더해. ✒ '그'는 베네치아에서 나폴리로 가는 뱃길에서 터키 함대에게 나포되어 자신과 꼭 닮은 이슬람의 학자 호자의 노예가 되었다. 호자는 '그'가 가진 서양의 지식들을 알고싶어했다. 그는 어린 파디샤(왕?)에게 학문을 전파하고 싶었고 그 자신의 나라와 사람들이 진리를 탐구하는 데 관심을 두었으면 했다. 학자인 호자는 정치와 권력에 편승하더라도 천문학 연구에 사용할 첨성대를 세울 지원을 받는 쪽을 선택했다.어린 파디샤에게 '어리석어 찔려죽은 어린 왕'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궤변이라며 질색했던 점성술사와 다름없는 행동을 한다. 지...

2021.1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