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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 - 파트리크 쥐스킨트

#승부 #파트리크쥐스킨트 #열린책들 승부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20.04.20. 📍 하룻강아지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 체스 챔피언 장과 체스 풋내기와의 체스경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만, 경기 자체의 이야기라기보단 승부를 사이에 둔 두 플레이어의 멘탈싸움과 경기를 지켜보는 관객 묘사가 주를 이루고 있어요. 그래서 체스를 잘 모르더라도 (알면 더 재밌지만) 상관없이 읽을만합니다. 심지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전집 중 가장 짧기도 하고요 (한 70쪽?) 챔피언인 장은 게임 내내 자신의 승리를 자신하면서도 표정에서 상대의 심경변화를 읽어낼 수 없어서 당혹스러워합니다. 거기에 게임을 지켜보는 관객들의 반응을 이해할 수가 없지요. 게임을 보는것인가, 아니면 챔피언인 자신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인가. 플레이어는 게임의 승패가 중요하지만 관객은 게임의 승패가 아닌 다른 것이 중요했던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챔피언 장과 관객과의 승부를 따져보면 누가 승리자일까요. 게임의 승리를 거머쥔 장일까요 아니면 장을 자괴감에 빠뜨린 관객들일까요. 이겼으나 이기지 못하고, 졌으나 진것이 아닌, 기묘한 체스 게임입니다. -이제 마지막 권 로시니가 남았는데, 영 읽기 싫어서 미루는 중입니다. 같은 작가의 다른 작품, 사랑- 이것도 꽤 버거웠는데, 비슷한 구성이더라고요. ㅠ 🔖 그들은 더 이상 냉정하게 분석하려 하지 않는다. 그들이 ...

20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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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쉬러 나가다 - 조지 오웰

#숨쉬러나가다 #조지오웰 #한겨레출판 숨쉬러 나가다 저자 조지 오웰 출판 한겨레출판사 발매 2011.04.11. 📍 일상탈출 여행은 잘 다녀오셨습니까...?? ✒ 두 아이의 아빠, 힐다의 남편, 45세의 남자, 뚱뚱한 험회사 직원 조지. 엘즈미어로드의 평균적인 수입을 가진 가장으로의 삶은 남들 보기엔 그럴듯해 보일지 몰라도 오르는 물가와 소유할수 없는 집과 희망을 생각할 수 없는 미래에 짓눌려 살아간다. 15년간 충실한 삶을 살았던 조지에게 얼떨결에 생긴 17파운드이 돈이 소소한 일탈로 이끈다. 일탈이라봤자 별 것 없다. 그가틀니를 하기 위해 쉬게 된 날, 길거리에서 과거의 기억을 떠올린다. 여유롭고 한적했던, 지금처럼 전쟁 이후 흔들리는 일상과 미래에 대한 불안과 급격하게 바뀌어가는 세상과의 괴리감이 없던 로어빈필드로의 여행이다. 아내에겐 다른 곳으로 간다는 거짓말을 한 채 도착한곳은 산업화에 매몰되어 기억하는 것들의 흔적이라곤 몃 남지도 않았고, 그나마 남은 흔적들은 눈으로 확인하지 않는 것이 훨씬 좋았을 법 했다. 답답한 일상에서 숨쉴 곳을 찾아 떠났던 짦은 여행은 아내의 오해로 시름만 깊어졌다. 일주일의 일탈이 가져온 무게란... 그러나 조지가 어디론가 떠나고 싶어하는 그 마음만큼은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바, 힐다가 조지를 조금 일찍 용서해줬으면. ✒ 아직 읽지 않은 엽란을 날려라와 영국식 살인의 쇠퇴, 두 권을 제외하면 조지...

2021.01.08
가난의 문법 - 소준철

#가난의문법 #소준철 #푸른숲 가난의 문법 저자 소준철 출판 푸른숲 발매 2020.11.30. 📍 재활용품 수집 노인의 일상으로 본 2021년 대한민국 노년의 가난에 관한 르포르타주. ✒ 기초생활 수급자까지는 아니고, 부양의무자는 있으나 부양능력이 되지 않는 가족이 있고, 정규직 직장을 다닐 수 있는 연령은 지났으며 연금이라는 최소안전망 밖에 서 있는 노인인구에 관한 이야기. 가상의 인물 윤영자(여/76세)의 일상을 따라가며 노인연령의 생애주기를 고찰하고 노년의 사회적 규정과 산업 사이클의 일부를 담당하는 재활용품 수집을 언급하며 경제적 위치에 대해 상기해볼 수 있는 책. 얼마전 국민연금공단의 편지한통을 받았다. 몃개월을 납입했고 미납은 없으며 추후 몃백(!)개월을 납입하면 65세 이후 월 얼마를 수령할 수 있게 된다는, 나름의 보고서. 그 긴시간을 일하고 나면 한달에 200이 안되게 수령할 수 있다니. 이것 말고도 안정적인 집을 장만해야하고 질병에 대비한 현금과 보험을 보유해야 더이상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나이가 되어서도 생활할 수 있다. 나에게는 아직 먼 미래지만 엄마아빠의 나잇대의 인물 윤영자의 생애주기를 따라가면 내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수 있는 친구 엄마, 엄마친구, 누구네 집 상황에 가닿는다. 그래서 영 모르는 일이라 할 수 없고 '설마' 라는 무례한 가정을 할 수 없게 한다. 7~80년대 경제호황기때 청장년기를 보낸 현...

2021.01.06
콜레라 시대의 사랑 1,2 - 가르시아 마르케스

#콜레라시대의사랑 #가르시아마르케스 #민음사 콜레라 시대의 사랑 1 저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출판 민음사 발매 2004.02.05. 콜레라 시대의 사랑 2 저자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출판 민음사 발매 2004.02.05. 📍 '누군가를 사랑하는 자기 자신' 을 오십년 사랑했던 나르시시스트. ✒ 젊은시절 불꽃처럼 사랑했던 두 남녀가 갈라서고 여자는 사회적평판에 걸맞는 사람과 결혼해 남편이 죽을때까지 함께했다. 헤어진 남자는 평생을 그리워하다 남편의 장례 마지막, 여자 앞에 등장하는데.... 뭐야. 이거 스릴러야?? ✒ 상대가 헤어지자 선언을 했음에도 오십년을 근처에서 맴돌며 지독한 자기애에 몸부림친 플로렌티노 서사를 보자면 장르가 스토커에 준하는 스릴러고, 가부장적 남성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남편역할에 충실한 (하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남편) 후베날로 읽으면 일상물이 되고, 미혼일땐 아버지에게, 결혼 후엔 남편에게 인생을 빌려쓴 페르미나로 읽으면 성장물로 읽히는 이 책의 주제가 무려 사랑이란다. 가장 큰 지분을 가진 플로렌티노를 보자. 어떤 사랑을 했건 상대에게 이별을 통보받았다. (환승이별 아님) 이후 상대가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고 권태와 고통, 일상의 순간순간 사랑이라 느낀 긴 시간을 남편과 함께 할 동안 여러 상대를 만나 즐겁게 지냈지. 그리고는 '한 여자와 함께하지 못해서 모든 여자와 함께하려고 했다'...

2021.01.05
조지 오웰 디 에센셜 - 조지오웰

#조지오웰디에센셜 #민음사 교보문고 #조지오웰 @minumsa_books ⠀ 📍 정치와 예술만큼 물과 기름처럼 섞이기 힘든 것이 또 있을까요. 그 힘든 일을 꿈꿨던 조지 오웰의 대표작과 에세이들을 한 권에 묶어 'The Essential' 로 태어났습니다.⠀ ✒ 조지 오웰의 작품들이 고전의 반열에 오르게 된 것은 정치와 예술을 하나로 만들기 위한 작가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니다. 예술이 정치에 예속되면 소비에트연방 시절의 문학처럼 정권의 나팔수가가 되어버리고, 정치와 예술이 멀어지면 예술은 예술을 위한 예술, 정치는 권력을 위해 실체화된 사상으로만 남게되겠지요. 두 가치를 적절히 조율해 인간을 우선하는 글쓰기이길 바란 것이 조지오웰이 궁극적 목표 - '정치적 글쓰기'일 것입니다. ⠀ ⠀ 가정 형편이 어려웠던 오웰은 부유층 자제들이 다니는 기숙학교에서 학업을 이으며 피부로 와닿는 자본과 계층의차별을 피부로 경험하고, 장학생이 가져야 할 의무를 부담스러워했습니다. 결국 영국경찰로 파견된 버마에서 제국이 식민지에 행하는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모든 행위들을 겪고 다시 영국으로 돌아간 후 이 시기의 경험을 바탕으로 <버마시절>을 쓰게 되지요. 영국경찰을 그만둔 후 파리와 런던의 탄광촌과 (일명)쪽방촌들을 전전하며 바닥생활을 지내며 식민지 국가를 바닥부터 착취한 제국의 민낯을 르포르타주형식의 여러 작품으로 남겨둡니다. 대표적으로 파리와 런던의 ...

2020.12.24
비둘기 - 파트리크 쥐스킨트

#비둘기 #파트리크쥐스킨트 #열린책들 비둘기(2020 파트리크 쥐스킨트 리뉴얼 시리즈) 저자 파트리크 쥐스킨트 출판 열린책들 발매 2020.04.20. ⠀ 📍 조류공포증을 가진 조나단 노엘씨가 비둘기를 마주친 날. ⠀ 『 오 하느님, 하느님. 왜 저를 버리시나이까? 왜 제게 이다지도 큰 벌을 내리시나이까? 하늘에 계신 아버지시여, 제발 저를 저 비둘기로부터 구해 주소서! 아멘! 』p.19 ⠀ ✒ 오십줄이 넘은 조나단 노엘씨는 파리 어느 은행의 경비원입니다. 30년간 길이 3.4미터 폭 2.2,, 높이 2.2인 24번방에 물건을 빼곡히 채워넣으며 자신만의 요새를 만들어요. 방은 조나단에게 그저 거주지가 아닙니다.불안한 세상에 안전한 섬같은 곳이고, 확실한 안식처이며 도피처이자 애인입니다. 영원히 이 공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직전 한마리의 잿빛 비둘기와 요새의 복도 앞에서 마주하기 전까지는, 확실하게 그랬습니다. ⠀ ✒ 모든 불안과 외부자극이 거세된 공간에 은둔하는 조나단에게 비둘기는 자신이 예측할수도 어찌할수도 없는 존재입니다. 소중히 여긴 일상의 루틴이 비둘기에 의해 깨졌고, 자신의 단단한 신념과 가치관이 변화합니다. 일례로 비둘기로 인해 집에 들어가는 대신 호텔에 머무르려면 집세 이외의 비용을 치뤄야하고, 그러자면 자신이 파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떠올리면서 월급의 대부분을 세금과 임대료와 분담금등으로 흔적도 없이 뺏기며 인생의...

2020.11.09
구덩이 -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구덩이 #안드레이플라토노프 #민음사 구덩이 저자 안드레이 플라토노프 출판 민음사 발매 2007.08.10. 📍 집단에 부속화된 인간들의 디스토피아 ✒ 집단화,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판단과 생각을 하는 인간은 불필요한 존재가 된 스탈린 집권시기 소비에트연방. 일을 하다가 사색에 잠겼다는 이유로 공장에서 해고된 보셰프는 삶의 의미가 과연 이곳에 있는가 번민하다 육체의 본질 안에서라도 결핍된 의미를 충족시키고자 무산계급 집단거주지 건설을 위한 구덩이를 파는 곳에서 일하게된다. 공사현장에는 보셰프 뿐 아니라 부르주아출신 지식인 프루셉스키, 부패한 조합위원장 파시킨, 노동자의 이상향 치클린, '제국주의로 불구가 된' 자체프 등이 시대상징적 인물로 등장한다. 제국주의와 전쟁의 뒷편,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스탈린체제에서 좀 더 나은 이상향, 그들의 유토피아를 세우려고 애쓰지만 집단화를 하려고 했던 이유를 잊고 집단화를 위한 집단화만이 남아 폭력과 축출만 남았다. 결국 유토피아의 미래를 상징할 부르주아의 자식인 고아 소녀 나스탸가 미래를 위해 파기 시작한 구덩이에 묻힘으로서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로 막을 내린다. ✒ 러시아의 조지오웰이라는 띠지의 문구가 책 선택의 이유였고, 공감하고 어느 부분에선 조지 오웰보다 훨씬 더 매운맛인 체제비판적 소설이다. 오웰이 타오르는 횃불, 1인칭적인, 지옥같은 현실에서도 인간적이면서 객관적 거리감을 유지한다면 플라...

2020.11.06
운명 - 임레 케르테스

#운명 #임레케르테스 #민음사 운명 저자 임레 케르테스 출판 민음사 발매 2016.05.09. ⠀ 📍 수용소가 지옥이냐 물으신다면 지옥이 아니라고 답해드립니다. ⠀ ✒ 헝가리출신 유대인으로 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인 작가의 자전적 소설. 열네살 죄르지 퀘베시는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유대인이다. 노동봉사(강제수용소)에 소집되어 떠나는 아버지와의 마지막 밤에도 이별을 슬퍼하기보다는 하나의 과정처럼 무감하다. 자신마저 아우슈비츠와 부헨발트, 차이츠 수용소를 전전하던 약 1년의 시간과 독일의 패망으로 수용소에서 해방을 맞아 돌아온 주인공의 이야기가 이 책의 줄거리다. 홀로코스트에 관해 적지 않은 소설과 글, 증언집을 읽었으므로 낯선 주제는 아니다. 하지만 인간이 인간에게 가할 수 최고의 잔인함과 극한의 고통을 여과없이 보여주던 여타 작품들과 달리 주인공이 적극적 피해자가 되지도 않고 독자가 피해자의 상황에 공감하기를 강요하는것도 아니라서 기묘한 불편함이 있다. 폭력의 과정에 개입하지 않고 바라만 본 독자들에게 원망섞인 문책을 던지는 기분이 든다고 해야하나.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발생한 죄책감과 미안함. 정확히 짚자면 외면의 죄, 무지의 죄, 대책없이 긍정한 죄. 그것이 내 죄책감과 미안함의 원천이겠다. ⠀ ✒ 작업장에 배속되어 강제로 일을 해야하는 상황에서도 죄르지는 '우리를 담당한 상사는 공정했고 급료도 지급해주었다'며 만족하고, 유대인이어서 ...

2020.10.30
섬 - 장 그르니에

#섬 #장그르니에 #민음사 섬 저자 장 그르니에 출판 민음사 발매 2008.07.21. ⠀ 📍 우리는 언제나 섬이었다. 섬이 아닌적이 없었으나 알지 못했을 뿐, 이제야 섬으로서의 자기인식을 획득한 것이다. ⠀ 『섬들을 생각할 때면 왜 숨이 막히는 듯한 느낌이 일어나는 것일까? 난바다의 시원한 공기며 사방의 수평선으로 자유롭게 터진 바다의 섬 말고 어디서 만날수 있으며 육체적 황홀을 경험하고 살 수 있는 것이 섬 말고 또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 우리는 섬에 가면 '격리된다(isolê).- 섬(Île)의 어원 자체가 그렇지 않은가? 섬. 혹은 혼자뿐인 한 인간. 섬들, 혹은 혼자씩일 뿐인 인간들.』 - p.120 ⠀ ✒ 홀로이길 권장하는 시절이다. 외로운 섬처럼 세상에 둥둥 떠다니는 시절이다. 잡은 손을 놓고 마주한 얼굴을 멀리 하는 외로운 시절이다. 90년전의 그르니에가 일상에서 섬을 사랑했듯 홀로인 인간은 홀로임을 증명하고자 책을 편다. ⠀ 은은히 빛나는 파란 섬 주변으로 옹기종기 모여 따뜻해진 침묵의 바다를 눈끝으로 더듬다보면 단어와 문장, 문장과 문단 사이 공(空)의 자리에 즉시 내가 들어앉는다.<공(空)의 매혹> 늦가을 우리가 즐길 독서에 고양이 물루의 체취가 콧속으로 밀려들고 마지막을 온 몸 다해 맡겨오는 물루의 체온이 다리 위로 내려앉는다.<고양이 물루> 자연상태로 돌아가기 위하여 비밀을 간직하고 미천한 인간이 되었다가 여...

2020.10.28
아버지와 아들 - 이반 투르게네프

#아버지와아들 #이반투르게네프 #문학동네 아버지와 아들 저자 투르게네프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1.02.25. ⠀ 📍 과거의 아들은 지금의 아버지이고, 지금의 아들은 미래의 아버지이다. ⠀ ✒ 러시아의 농노해방시기를 시간적 배경으로 이전의 세대를 대표하는 아버지와 이후 세대를 대표하는 아들이 다른가치관으로 인해 갈등하고 화해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니콜라이의 이들 아르카디는 학사학위를 받고 집으로 돌아오며 친구 바자로프와 동행합니다. 달라지는 세상과는 달리 변하지 않는 농노들로 인해 농지경영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니콜라이는 젊은 사람들의 의견을 포용하려 애쓰는 인물입니다. 아버지 세대의 또다른 캐릭터인 파벨은 니콜라이의 형으로 고지식한 귀족주의자이자 전통과 권위, 문명과 낭만을 중요시하는 인물이에요. ⠀ 아르카디의 스승이자 친구라 할수 있는 바자로프는 니힐리스트로 구시대의 가치관을 모두 부정하며 파벨과는 대척점에 서는 인물입니다. 귀족주의자와 니힐리스트, 낭만주의자와 과학/유물론의 숭배자, 예술과 실용. 문명과 힘을 상징하는 두 사람은 모든 부분에서 부딛히지만 극과 극은 통하듯 둘 다 권위적이고 고지식하고 타협할 줄 모릅니다. 심지어 유물론과 실용을 중요시하는 바자로프는 여성해방운동을 폄훼하고 여성의 생각을 가치없는 일로 여기면서도 모순적으로 '여성'과 사랑에 빠집니다. 박학다식하고 편견없이 사람을 대하는 오딘초바에게 감정적...

2020.10.26
우리 시대의 영웅 - 미하일 레르몬토프

#우리시대의초상 #미하일레르몬토프 #문학동네 우리 시대의 영웅 저자 미하일 레르몬토프 출판 문학동네 발매 2010.05.17. ⠀ 📍 우리시대의 영웅은 어느 한 인간의 초상은 아닙니다. 우리 세대 전체의 악덕들로 구성된, 그것이 완전히 발현된 초상입니다 ⠀ ⠀ ✒ 1부 <벨라> #아자마트 #맴매 화자 '나'는 캅카스의 역마차에서 막심 막시미치를 만나 근처 족장 아들 아자마트의 방종한 행동으로 시작되는 페초린의 이야기를 막심에게 들려주는게 <벨라>의 뼈대입니다. 아자마트는 카즈비치의 말을 가지고 싶어하고, 카즈비치는 아자마트의 누나 벨라를 좋아하지만 말과는 바꾸지 않는다며 퇴짜를 놓습니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화자 '나'의 동료 페초린은 일부러 아자마트를 자극하며 벨라를 훔쳐오면 말을 주겠다는 제안을 하는데요 결국 벨라를 페초린에게 넘기고 페초린은 카즈비치의 말을 훔쳐와 아자마트에게 주죠. 아자마트는 벨라를 넘긴 사실을 족장인 아버지가 알게되면 자신이 화를 당할 것을 알고 잠적해요. 말을 강탈당한 카즈비치는 족장이 수락했으니 말을 훔쳤을거라 짐작하고 족장을 살해하고요. 이후 자신의 유희를 위해 상대를 이용한 페초린만 행복하고 모두가 불행한 결말을 맞이해요. ⠀ 화자 '나' 는 이야기를 다 듣고 막심 막시미치와 헤어졌다 다른 곳에서 재회합니다. 또한 이곳에서 막시미치와 페초린이 재회하는데, 형식적인 인사만 하는 페초린에게 서운하고 화가...

2020.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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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1권)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카라마조프가의형제들 #1권 #표도르도스토예프스키 #민음사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저자 도스토옙스키 출판 해성전자북 발매 2019.11.04. ⠀ 📍 러시아 콩가루집안이란 이런것이다 ⠀⠀ ✒ 가계도와 러시아식 이름과 애칭의 악명을 익히 잘 알고 있어서 최대한 외면하다가 드디어 첫 권을 폈습니다. 입시지옥을 거친 대한민국 1인으로서 줄거리는 대충 알고있지만 (주입식교육의 결과물) 요약본 아닌 전문을 읽어본적은 없으니 한번 읽어봄직하다, 곧 러시아문학에 관한 ZOOM 강의도 있고 하여 지금이 그 때라 여겨 책을 폈습니다. 겁먹은 러시아식 이름과 애칭은 생각 외로 잘 적응되었고, 가계도도 크게 어렵지 않았습니다만 수전노이자 인간말종(!!) 표도르 파블로비치 카라마조프(55세)가 역대급 막장이라서 많이 충격적이었습니다. ⠀ 표도르는 첫 부인에게서 드미트리를, 두번째 부인에게서 이반과 알렉세이를 두었지만 셋 다 자신이 부양한적은 없어요.(???) 게다가 첫째아들 드미트리의 애인 그루센카의 관심을 자신에게 향하게 하려고 자식을 음해하고 평판을 떨어뜨리고 감옥에 보내려는 듣도보도못한 막장 애비.... 근데 드미트리에겐 그루센카가 아닌 약혼녀가 따로 있다는것. 부전자전이지만 그래도 아비만한 아들은 아니라서 좀 다행이에요. (뭐가 다행이야!!) 심지어 표도르놈(!)은 두 부인 외에 리자베타를 겁탈해 사생아를 낳은 사실을 숨기거나 부정하지도 않은 채 ...

2020.10.20
숄로호프 단편선 - 미하일 숄로호프

#숄로호프단편선 #미하일숄로호프 #민음사 숄로호프 단편선 저자 미하일 숄로호프 출판 민음사 발매 2018.12.18. ⠀ 📍 인간을 인간이 아닌 존재로 만드는 전쟁을 겪은 자들의 인간성 회복에 관한 이야기. ⠀ ✒ 고골의 타라스 불바에서도 언급했듯 카자크는 용병이자 유목민입니다. 18세기 러시아는 차르 체제에서 독소전쟁을 거치며 군사독재에 가까운 형태를 완성한 공산주의시대를 맞이하는데, 토지개혁과 더불어 종교와 계층의 변화를 겪습니다. 1차세계대전, 볼셰비키혁명을 지나는 사상의 대 전환기 러시아에서 카자크는 전쟁의 가장 전방에 서게 됩니다. 카자크마을의 소시민의 아들로 태어난 숄로호프는 전쟁이 어떤 상흔을 남기는지 가까운곳에서 보고 듣고 경험했기에 대부분의 작품이 전쟁을 배경으로 합니다. 인간이 만든 대재난 속에서 어떤 참혹함을 겪어야했으며 인간이 행하는 다양한 형태의 가혹함과 살아남은자들이 삼키는 눈물, 해후, 극복의 과정을 담습니다. 이 책은 약 270페이지의 두껍지 않은 책임에도 무려 14편의 단편이 들어있습니다. ⠀ ⠀ ✒ 러시아 단편을 모아놓고 읽다보면 인물이 갑자기 사망한다던가(당황) 우스꽝스러운 상황묘사가 장황하다던가(지루함) 혹은 환상문학같아서 이입이 힘들다던가 하는 경우가 왕왕 있는데, 숄로호프의 단편집은 열네편이 전쟁과 인간의 고난극복이라는 하나의 주제로 연결되어 뜬금없다거나 힘들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러시...

2020.10.18
방랑자들 - 올가 토카르추크

#방랑자들 #올가토카르추크 #민음사 방랑자들 저자 올가 토카르추크 출판 민음사 발매 2019.10.21. ⠀ 📍 '여행'이 아닌 '방랑'의 메모들. ⠀ ⠀ ✒ 공항 호텔 박물관 풍경, 사진, 기차, 추억, 여행안내서 등등. 한페이지 분량도 되지 않는 메모같은 글, 단편정도의 길쭉한 소설, 장소에 대한 메모, 짧은 강연, 혹은 작가 자신의 목소리일수도 있는 파편들이 기억의 스테인드글라스마냥 빛을 받아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파편은 사람이기도 사물이기도하다. 공간이기도하고 시간이기도 하고 또 다른 층위의 흐름이기도 했으나 돌아오기 위해 떠난 여행자가 아니라 돌아올 생각이 없는 방랑자의 흔적이다. ⠀ 삶은 인간의 땅을 딛고 흐르는 기억의 강이다. 기억은 유유히 흐르고 조류고 물이라 소용돌이와 파도를 만든다. 형태는 순간적인 것으로 금방 사라지고 그 형태를 기억하지 않는다. 역행과 순행이 찰나에 존재하다 영원한 망각으로 흐르는 순례자의 기도다. 순례는 나의 밖으로 흐르기도 하고 나의 내밀한 육신으로 스며들기도 한다. ⠀ 인간의 신체는 또 다른 형태의 삶이다. 여행이 땅을 딛고 흐르는 밖으로의 방랑이라면 인간의 신체는 피를 타고 흐르는 내 안의 방랑이다. 관찰하고 분류하고 명명하고 진열하고 해부하고 박제하며 신체를 방랑하는 방식은 웨이트리스로 청소부로 유모, 교사, 사서, 상담사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유랑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결국 한 자...

2020.10.15
지하로부터의 수기 - 표도르 도스토예프스키

#지하로부터의수기 #표도르도스토예프스키 #민음사 지하로부터의 수기 저자 도스토옙스키 출판 민음사 발매 2010.02.26. ⠀ 📍 여러분이 감히 절반도 밀고 나가지 못한 것을 내 삶에서 극단까지 밀고 나갔을 뿐.p.199 ⠀ ✒ 살아있는 삶의 법칙을 따르지 않고 분리된 또다른 자아이자 시공간인 '지하'는 지상에 대립하는 개념이고, 증오와 체념, 고독과 좌절, 사랑과 멸시, 자기모멸와 자기연민, 고통과 환희, 육신과 영혼, 행복과 고뇌, 공상과 현실이 극단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공간이다. 지하로부터의 수기는 '지하'의 독백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이해가 거의 되지 않는 독백형태로 이루어졌다. 2부 진눈깨비에 관하여는 어째서 지하로 가게되었는가를 이야기하는 부분이라 1부보다는 수월하고 이해하기 편하다. 사회적성공이 좌절되어 느끼는 열패감의 시초가 된 시모노프, 구원의 서사로 등장하는 매춘부 리자는 2부 '진눈깨비에관하여' 의 주요 인물이자 작품의 큰 틀을 구성하고있는데, 이는 죄와 벌과돠 닮아있어서 이후 도스토예프스키의 여러 작품의 모티브로 여겨질만하다. 특히 극복하지 못한 열등감으로 리자에게 쏟아내는 독설이 리자가 아닌 스스로를 향한 독설이었음을 깨닫는 마지막 장면은 개인의 내면묘사의 백미로 여겨질만하다. ⠀ 숨기고싶은 자신의 심연과 극복하지 못한 자기모순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작품으로 읽는 내내 20대때 겪은 두번째(..아니 n번째)사...

2020.10.13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 라우라 에스키벨

#달콤쌉싸름한초콜릿 #라우라에스키벨 #민음사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저자 라우라 에스키벨 출판 민음사 발매 2004.10.20. ⠀ 📍 내 연인과 언니의 결혼확정으로 티타의 주방 오픈! ⠀ ✒ 티타는 막내딸은 죽을때까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가족 전통에 따라 청혼을 위해 방문한 연인과 결혼하지 못합니다. 언니와 결혼하는 연인 페드로를 위한 케이크에 눈물이 떨어지고, 케이크를 먹은 하객들은 크나큰 슬픔과 좌절감을 느끼고 결혼식이 엉망이 되버려요. 언니와 페드로가 한집에 살기 때문에 티타는 피할 길이 없고, 엘레나는 그런 티타를 쉴새없이 감시합니다. ⠀ 음식의 재료를 키워내고, 손질하고 요리를 하는 이 비밀스럽고 폐쇄적인 주방에서 티타는 오히려 자유롭게 상상하고 거침없이 감정을 음식에 담아 내놓습니다. 연인 페드로와 언니 로사우라의 웨딩케이크, 두 사람의 아이 로베르토의 세례식에 쓸 아몬드와 참깨를 넣은 칠면조 몰레, 떠난 페드로의 가족과 로베르토의 죽음을 담은 북부식 초리소 말고도 많은 음식들이 티타의 주방에서 태어나 감정과 시간을 담아 사람들에게 전해집니다. 마마 엘레나의 집에서 나오게 된 후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게 된 티타를 위해 만든 소꼬리스프나 티타에게 다른 의미로 다가온 존의 성냥반죽은 전통적 가치관에 의해 억압되어 자라지 못한 티타의 세계를 한번 더 자라게 하는 촉매제가 되기도 하구요. (티타의 주방은 존에겐 연구실이었겠네...

2020.10.06
타라스 불바 - 니콜라이 고골

#타라스불바 #니콜라이고골 #민음사 타라스 불바 저자 니콜라이 고골 출판 민음사 발매 2019.08.08. ⠀ 📍 우크라이나 카자크에 대한 고골의 헌정소설 ⠀ ✒ 15세기 유럽의 변방, 우크라이나 초원지대의 유목민이자 용병인 카자크인. 전사로 나고 자라 전통적 집단 가치관과 종교를 중요시하는 완고한 아버지 타라스 불바와 큰아들 오스타프, 감수성과 개인가치관을 좀 더 중요시한 작은아들 안드리가 그들의 전통에 따라 전사로서의 경험을 쌓기 위해 폴란드와의 전투에 나가게 된다. 하지만 시대는 변했고 거대한 세상에 발맞추지 못한 카자크가 안과 밖으로 몰락할수밖에 없는 필연적 서사에 고골의 애정을 담았다. ⠀ ✒ 기존의 단편집과 장편소설 죽은혼(죽은농노)에서 인간을 작은 조각으로 분절해 표현하는 것과 반대로 이 작품 속 타라스 불바는 역사속에 거대한 존재로 부각시켰다. 일상의 소소한 속 마음을 장황하게 표현하는 대신 큰 전투씬과 집단의 응집력을 표현하는데 주력했고 개인의 선택(EX.안드리의 사랑과 배신) 은 하나의 사건으로 축소된다. 그래서 여타 다른 작품들과 성격이 확연히 다르다. 고골의 어린시절 많은 부분을 포함한 우크라이나 카자크 민족에 대한 고골의 헌정소설로 이해할 수 있겠다. ⠀ ✒ 모든 역사소설이 그렇듯, 잘 알지 못하는 문화와 역사를 대상으로 한 역사소설은 독자가 작가의 시선과 역사적 사실을 분리해 내기 힘들기때문에 왜곡과 편견을...

2020.09.28
외투 - 니콜라이 고골 / 쏜살문고

#외투 #니콜라이고골 #쏜살문고 #민음사 외투 저자 니콜라이 고골 출판 민음사 발매 2017.06.30. ⠀ 📍 (전지적 제생각) 러시아의 환상문학단편. ⠀ ✒ 푸시킨을 지나 고골 복습중입니다. 뻬쩨르 부르그 이야기와 감찰관 읽은 기억이 나서 단편을 쭉 모아읽으려고 했더니 책이 보이질 않네요. 있는거 또 사면서 있는걸 못찾는 더블난감 정신머리라 이럴땐 미치고 폴짝뜁니다. 책 안읽고 종일 책 찾았어요. ⠀ ✒ 쏜살문고에는 코, 외투, 광인일기 세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밤새 사라진 자신의 코를 되찾기 위해 기막힌 일을 벌이는 8등관 꼬발료프, 낡은 외투를 새로 장만해야하는 박봉의 아까끼, 마흔이 훌쩍 넘어 국장의 딸에게 치근대며 허황된 상상끝에 파멸하는 광인의 이야기까지 세 작품 모두 현실에서 할만한 생각과 일어날 수 없는 일들을 오가며 우스꽝스럽고 기이하고 서글프기까지 한 인간의 조각들을 보여줍니다. 그 중에서 작품 외투 속에 드러나는 갑작스러운 죽음, 관료와 기관에 대한 시각, 시대에 따른 계층묘사, 인간 내면에 대한 서술같은 것들이 러시아 단편문학의 집약본이라고 느껴졌습니다. ⠀ ✒ 당시 운문이나 희곡이 아닌 소설은 서민문화로 인식했고 구전문학의 '주절주절' 특질을 가졌다고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푸시킨이 이 주절주절 퍼레이드를 잘 손질(?)하여 하나의 장르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게 했습니다. 동시대 고골의 작품은...

2020.09.27
체호프 단편선 - 안톤 체호프

#체호프단편선 #안톤체호프 #민음사 체호프 단편선 저자 안톤 체호프 출판 민음사 발매 2002.11.20. ⠀ 📍 현대문학 단편의 원형. ⠀ ⠀ ✒ 이번 민음사 신간 #19세기러시아문학산책 이라는 문학개론 책을 읽기 시작했습다. 개론에서 다루는 책 중 안 읽어본 책이 1/3, 읽었지만 내용이 기억 안나는게 1/3이라 몃가지 작품을 복습하고 다시 읽을 요량으로 체호프 단편선을 재독합니다. 이책은 수많은 단편중 10개를 추려 담았는데, 길지않은, 아니 짧아서 초단편에 가까운 작품들이기 때문에 연휴 앞두고 미친듯이 바쁜와중에도 잘라읽기 적절합니다. 이런 연유로 전체적으로 느낀 감상만 남기고 책의 줄거리는 적지 않겠습니다. ⠀ ⠀ ✒ 현대 단편선의 원형을 만든 러시아 작가입니다. 부유했던 집안이 파산해 빈민가에 거주하며 고학을 했고, 의사가 되기위해 공부하며 글을 써서 생활비를 충당했습니다. 그래서 의사로서의 경험, 자신이 스스로 환자였던 기억, 빈민들의 열악한 보건의식들을 담은 단편과 희극이 많아요. 건강상의 이유로 의사생활을 그만두고 전업작가가 된 후에도 러시아의 열악한 의료환경을 개선하는데 많은 지원을 했던, 나름 지식인으로서의 소명도 잊지 않은 작가구요. 이 짧은 열개의 단편에서도 금방 느끼실거에요. 이 책 외에도 형과 자신의 죽음의 원인이 된 결핵과 함께 19세기 러시아 민중의 가장 큰 사망원인인 전염병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아요...

2020.09.26
야성의 부름 - 잭 런던

#야성의부름 #잭런던 #민음사 야성의 부름 저자 잭 런던 출판 민음사 발매 2010.10.22. ⠀ 📍 야성의 벅과 문명의 인간이 닮아가는 골드러시 시대의 알래스카. ⠀ ✒ 인간의 집에 기거하던 거구의 개 벅, 정원사의 조수 마누엘에게 납치(?)당해 북극의 극악한 자연속으로 내던져진다. 골드러시를 찾아 북극으로 떠나는 인간들의 썰매개가 된 벅과 벅 외의 개들이 그들만의 법칙을 만들고 자연에서 살아남는법을 깨우치는 반면 문명을 놓지 않은 채 자연으로 뛰어든 인간은 야생성을 획득한 개들 없이는 무용한 존재가 된다. 개들을 인칭대명사로 부르는 것이나 인간보다 더욱 인간답게 묘사하는 것은 위치전복된 야생과 문명의 위치변화를 가시화한다. 내가 등장人물보다 벅에게 이입하고 벅처럼 사고했다는 걸 깨닫는 순간은 종의 전복을 체험한 기분마저 들었다. ⠀ 장편 야성의 부름 뒤에 단편 하나가 더 실렸다. 첫 작품에서는 벅이 야성의 부름을 들을때마다 진심으로 사랑한 인간 손턴을 생각하며 인간곁으로 돌아갔으나, 그가 사라지고는 완벽하게 야성으로 떠난다. 이어지는 단편엔 불을 지피다 에서는 필요에 의해 동행하는 개와 인간이 나온다. 사랑, 신뢰같은 유대감을 경험하지 못한 개는 야성으로 떠나지 않고 또다른 인간을 찾아 떠나며 앞 작품과 대비를 이루며 거대한 자연속에서 문명과 야생이 다르지않듯 인간은 또하나의 포유류일 뿐임을 통감한다. ⠀ 남부 산타클라라 계곡...

20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