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의증명
2021.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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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 증명 - 최진영

#구의증명 #최진영 #은행나무 📍 空 오랜시간 너를 기억하려고 너의 살을 내 속에 채워 넣는다. 둘이었으나 하나였다. 살과 혈관마냥 뒤엉킨 두 사람다. 생과 사로 갑자기 찢어져 너덜너덜해진 육신과 정신을 어찌 할 바 몰라 산자는 죽은자를 먹고 죽은자는 산 자가 그립다. 이 기괴할만큼 슬프고 고통스러운 구와 담의 이야기를 읽어갈 수록 바라는 것 하나 없던 구의 인생만큼이나 슬프지도 아프지도 않았다. 아프다가 점점 감각을 잃어버렸는지 空. 영하 270도의 우주에서 유리 돛단배를 탄 사람이 느낄법한 광막함과 냉기와 무언가가 남았는데, 그건내가 아는 단어 중에는 이름붙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이별에 치밀해져야해. 이별은 목돈이야. 준비하지 않으면 부담스러워. 그러니까 매일 이별을 모아놔. 한 덩어리인 살과 혈관을 분리하듯 세심하게. 상대가 이별에 젖어들 수 있게 웃으면서 느리게. 한 십년쯤 모아. 한번에 헤어지려고 하면, 못해. 알잖아. 더지와 싸우고 담의 손을 놓았던 때도, 노마가 죽고 도망치듯 군대에 갔을때도 결국은 모아놓은 이별이 없어서 실패했지. 천년쯤 지나 인류 최후의 1인이 되는 그때쯤 네가 진짜로 원하면 해봐. 아주 못 할 일은 아냐. 🔖 사람으로 살아내려 할 때에는 물건 취급하지 않았는가. 그의 시간과 목숨에 값을 매기지 않았는가. 쉽게 쓰고 버리지 않았는가. 없는 사람 취급하지 않았는가. 없는 사람 취급받던 사람을,...

2020.0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