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빵요리
2022.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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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7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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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100% 수제 달걀 샌드위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출도 마음대로 못 하는 이 시국. 사람들이 다들 집에만 있다보니 400번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 천 번 저어 만드는 수플레와 같은 무지막지한 막노동 레시피가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좀 더 복합적인 노가다를 해보자 싶어 오래간만에 꺼내 든 100% 수제 음식 시리즈. 콘도그(https://blog.naver.com/40075km/221405765722), 햄버거(https://blog.naver.com/40075km/221025080131), 에그 아틀랜틱(https://blog.naver.com/40075km/221416295557)에 이어 네 번째 100% 수제 음식이네요. 이번에 만들 음식은 달걀 샌드위치입니다. 언제나처럼 시작은 우유 한 컵을 살짝 데우는 것에서부터. 여기에 설탕 한 테이블 스푼을 넣고 이스트 한 봉지를 섞어서 거품이 잘 올라오는지 살핍니다. 활성화된 이스트를 보울에 붓고 밀가루와 달걀, 그리고 소금 약간을 섞어줍니다. 믹서에 반죽용 후크를 부착한 후, 가루가 안 보일 정도로 섞이면 말랑해진 버터를 넣고 다시 반죽합니다. 반죽에 어느 정도 끈기가 생겼다 싶으면 반죽 약간을 떼어내서 지문 검사에 들어갑니다. 반죽을 죽죽 늘려 펴서 손가락을 대 봤을 때 지문이 비칠 정도로 얇게 펴지면 됩니다. 반죽이 덜 됐을 때는 이렇게 얇게 펴기 전에 끊어지지요. 히팅 보울 온도를 30...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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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z with or without? 필리 치즈 스테이크

필라델피아 치즈 스테이크 (Philly Cheese Steak) 2인분 / 쉬움 / 30분 소요 이탈리안 호기 브레드 2개, 얇게 썬 소고기 200그램, 피망 반 개, 양파 반 개, 양송이 버섯 세 개, 브로볼로네 치즈 네 장 필라델피아 여행기(https://blog.naver.com/40075km/221281436244)를 쓴 김에 만들어 먹은 필리 치즈 스테이크. 호기 브레드(hoagie bread)가 샌드위치 빵으로 사용되고, 쇠고기, 피망, 프로볼로네 치즈가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에 추가로 양파와 버섯, 그리고 간을 하기 위한 소금과 후추 약간씩을 준비해주면 됩니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와는 달리, 이 치즈 스테이크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필라델피아 대표 음식입니다. 양파와 피망, 버섯을 얇게 썰어서 준비합니다. 양파와 버섯은 선택사항이긴 한데, 양파는 거의 기본 옵션으로 항상 들어가는 추세이고 버섯은 그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재료지요. 그래서 필라델피아 토박이들은 치즈 스테이크를 주문할 때 "Whiz with (치즈에 양파 추가)" 혹은 "Whiz without (치즈에 양파는 빼고)"라고 말합니다. "Cheese steak with onions"라고 하면 그건 타지에서 여행 온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라나요. 롯지 무쇠 그리들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뜨겁게 달군 다음 양파와 피망을 먼저 볶습니다. ...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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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요리학교 CIA: 올인원 샌드위치와 델리카트슨

예전에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대해 배우면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 중의 하나가 사람의 인식과 언어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인간이 언어를 만들었지만, 사회 생활을 통해 자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언어 또한 사람이 세계관을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지요 (Piaget, 1959; Vygotsky, 1962). 이는 다시 말해 똑같은 언어라도 어떻게 배우고 접하느냐에 따라 대상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맛있는 버섯 수프를 통해 '버섯'이라는 단어를 배웠다면 그 사람의 세계에서 버섯은 긍정적인 사물로 작용하지만, 독버섯의 위험성이나 곰팡이 사촌으로서의 버섯을 먼저 접했다면 버섯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자리잡게 되는 거지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바로 델리카트슨, 줄여서 델리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델리카트슨은 독일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단어인데, 그 역사는 17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유럽 밖의 여러 나라에서 진귀한 먹거리들을 수입해서 파는 가게들을 지칭하는 말로, 그 어원은 '기쁨을 주는, 훌륭한 (음식)'이라는 의미의 독일어인 Delikatesse에서 비롯되었지요. 언어학상으로 족보를 따져보면 Delicious와 사촌 정도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으로 독일 이민자들이 넘어오면서 델리카트슨을 줄여서 '델리'라고 부르며 신선한 고기나 치즈, 빵 등을 이용해서 만든 음식을...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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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사람들을 위한 샌드위치, 포보이

한국에서 생활 할 당시에는 미국 요리라고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햄버거나 피자, 프라이드 치킨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에서 특색 있는 음식이 그 정도 밖에 없을리가 만무한데도요. 마치 외국인이 우리 나라에 와서 김치와 불고기, 잡채 정도 먹어보곤 "한국 음식 다 먹어봤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려나요. 전주 비빔밥, 안동 찜닭, 부산 돼지국밥, 포천 이동갈비 등 잠깐만 생각해도 줄줄 생각나는 지역 특산 음식이 이렇게나 많은데 말이죠. 미국도 마찬가지로 지역의 자연환경이나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양한 음식 문화가 존재합니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 역시 크레올 혹은 케이준이라는 이름의 독특한 요리 문화를 갖고 있지요. 그리고 이번에 만들어 본 대표적인 크레올 요리 중의 하나, 포보이 샌드위치입니다. 우선 양배추를 다지고 소스를 섞어 코울슬로를 만드는 것 부터 시작합니다. 일단 마요네즈와 핫소스 및 다진 피클을 섞어 레물라드(remoulade) 소스를 만듭니다. 얼핏 보면 타르타르 소스와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다진 피클과 매운 향신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독특한 풍미가 있습니다. 원래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 소스였는데, 캐나다에 살던 프랑스 사람들이 영국에 의해 강제로 루이지애나로 이주당하면서 퍼뜨린 소스입니다. 세세하게 따지면 레물라드 소스의 레시피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2019.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