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키워드 16
11시간 전참여 콘텐츠 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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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11월의 구내식당 (1/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저녁메뉴추천 생선까스, 잡곡밥, 소고기미역국, 메추리알장조림, 철판콩나물찜, 포기김치 생선까스는 아무래도 튀김이라 좀 느끼하긴 한데 가끔 먹고싶을 때 반찬으로 나오면 완전 맛있게 먹습니다. 버거킹만 가다가 가끔 새우버거 땡겨서 롯데리아 가는 느낌이랄까요. 주말에 나가서 먹은 쌀국수. 이 집은 맛은 나쁘지 않은데 양이 적어서 항상 불만입니다. 근데 메뉴 한 구석에 "면 사리 추가" 항목이 있는 걸 이제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당당하게 주문을 했는데, 아예 다른 그릇에 면과 국물을 담아서 한 그릇이 더 나옵니다. 후덜덜. 물론 그릇 크기가 조금 작긴 한데, 그거랑 별개로 혼자서 쌀국수 두 그릇을 앞에 쌓아놓고 먹는 건 너무 돼지같잖아요, 사장님... 그래도 꿋꿋하게 다 먹어치우긴 했습니다만. 꿀꿀. 열무콩나물비빔밥, 우거지콩나물된장국, 로제떡볶이, 당근열무김치, 이오요구르트. 비빔밥에 떡볶이 반찬이 나오는 것에 놀라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는 지금 비빔밥에 떡볶이 반찬을 먹는 게 아니라 분식집에서 떡볶이 주문해서 먹으면서 옆사람이 시킨 비빔밥을 빼앗아먹는 중입니다. 새우토마토파스타, 잡곡밥, 콩나물김치국, 풋고추달걀장조림, 두부양상추샐러드, 수제오이피클. 언제나처럼 밥을 포기하고 선택한 파스타. 파스타는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1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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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10월의 구내식당 (2/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저녁메뉴추천 왕새우튀김, 잡곡밥, 닭곰탕, 연근통마늘조림, 도라지오이생채, 포기김치, 조미구이김. 예전에는 닭이라고 하면 무조건 치킨이 최고였는데, 요즘엔 푹푹 우려낸 닭곰탕도 좋아지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치킨이 싫어지는 건 아니지만요. 주말에 먹은 순대국. 이름은 순대국이지만 본체는 각종 부속 고기류이고 정작 순대는 조그만 것으로 서너 조각 들어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그래서 더 좋은 듯 ㅎㅎ 정말 잘 만든 순대가 아닌 바에야 해장국에 들어간 순대가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거든요. 스팸김치볶음밥, 계란후라이, 유부장국, 백목이버섯애호박볶음, 토마토양상추샐러드, 포기김치, 단호박죽 쌀밥에 스팸, 계란후라이. 한국인이라면 단어만 들어도 입에 침이 절로 고이는 사기적인 콤보입니다. 여기에 김치 잘라넣고 김가루 뿌려 볶으면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지요. 바베큐치킨, 잡곡밥, 돼지순두부찌개, 어묵파프리카굴소스볶음, 숙주피쉬소스무침, 포기김치, 요구르트. 바베큐치킨이 나오는 날은 비닐장갑도 함께 줍니다. 비닐장갑 한 쪽 손에 끼고 호쾌하게 닭다리를 뜯어먹으면 기분이 좋지요. 인도를 비롯해서 손으로 음식 먹는 문화권은 손끝에서 느끼는 촉감 역시 중요한 맛의 한 부분으로 본다던데, 약간 이해가 됩니다. 철판돼지파채불고기, 잡곡밥, 북어맑은국, 튀김만두,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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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10월의 구내식당 (1/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저녁메뉴추천 중화잡채, 계란후라이, 소고기버섯찌개, 곱창돌김구이, 아삭오이된장무침, 포기김치. 코다리와 함께 제가 싫어하는 메뉴, 중화잡채가 나온 날입니다. 뭐랄까 중화잡채라기보다 퍼진 잡채 느낌이라 불호. 그 대신 요즘에 가격이 점점 더 비싸지는 곱창돌김을 마음껏 가져갈 수 있는 건 좋습니다. 만화 식객에서도 제대로 만든 김 한 장 있으면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우곤 하지요. 소고기철판불고기, 잡곡밥, 어묵무국, 멸치호두볶음, 셀프감자샐러드샌드위치, 이오요구르트, 포기김치. 여느때와 똑같은 불고기가 메인인데, 눈길을 잡아끄는 반찬이 있습니다. 셀프감자샐러드샌드위치라니! 감자샐러드에 모닝빵, 그리고 딸기잼이 제공됩니다. 직접 만들어 먹는데, 처음 나온 메뉴라 그런지 맛있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빵집에서 모닝빵 한 봉지 사다가 밥과 국 빼고 감자샐러드만 한가득 퍼서 미니 샌드위치나 대여섯개 만들어 먹을걸 싶었습니다. 오징어매콤볶음, 잡곡밥, 소고기미역국, 두부계란구이, 부추콩나물무침, 포기김치. 오징어덮밥으로 한 그릇 뚝딱. 구내식당에서 밥 먹는 사람의 수가 많고 각자의 입맛도 다 다르다보니 아무래도 극단적인 맛은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징어'매콤'볶음이라도 매운 거 못 먹는 사람을 생각해서 엄청 맵게 만들지는 못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그런가, 이거 먹...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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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9월의 구내식당 (2/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왕새우전, 잡곡밥, 사골매콤육개장, 메츄리알장조림, 오이부추생채, 포기김치, 요구르트 식단표를 보면 메추리알 장조림은 항상 메'츄'리알 장조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왠지 브로콜리 앞에 보리꼬리 팻말 세워놓은 채소가게 생각이 납니다. 수제등심탕수육, 잡곡밥, 멸치잔치국수, 스팸감자조림, 파인애플그린샐러드, 당근열무김치. 밥을 빼고 국수를 곱배기로 먹습니다. 국물까지 싹 비우고 나면 배가 부르긴 한데, 이상하게 금방 또 배가 고파집니다. 메인 반찬은 식단표 앞쪽에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탕수육보다 스팸감자조림이 더 맛있습니다. 주말에 식당가에 나가서 먹은 소고기국밥. 소고기국밥 먹을 때면 어릴 적 시골장터에서 생전 처음 소고기국밥 먹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국밥이 맛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엄청 커다란 가마솥 가득히 국을 끓이고 있었는데 요리사가 국솥을 휘휘 저을 때면 혹시라도 소 머리가 둥둥 떠오르지 않을까 긴장하며 지켜봤던 기억이 있네요. 짜장소스덮밥, 면사리, 계란후라이, 오징어짬뽕국, 반달단무지, 토마토샐러드, 포기김치. 밥 대신 면사리 세 개. 짜장밥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짜장면을 이길수는 없습니다. 오징어짬뽕은 짬뽕이라는 이름치고는 그렇게 맵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매웠으면 면사리를 짬뽕에 넣어서 먹는 것도 고려했을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오늘은 만...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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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9월의 구내식당 (1/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한 번 밀리기 시작하니 계속 밀리는 구내식당 일기. 11월에 접어들었는데도 9월 먹은 식단을 올리고 있습니다. 열무나물비빔밥, 우거지콩나물된장국, 로제떡볶이, 당근열무김치, 이오요구르트. 비빔밥이 나오는 날은 구내식당 들어서기 전부터 알 수 있습니다. 참기름 냄새가 엘레베이터 내리는 순간부터 나기 시작하거든요. 문제는 그냥 비빔밥이냐, 열무비빔밥이냐, 날치알비빔밥이냐의 차이일 뿐. 철판파채돼지불고기, 잡곡밥, 꼬치어묵우동, 연근통마늘조림, 양배추쌈, 포기김치. 불고기 잔뜩 받아서 밥에 비벼먹은 날. 어떨 때는 밥과 고기, 김치를 따로따로 양배추에 올려 먹고 또 어떤 날은 밥과 고기를 섞어서 한 숟갈 떠 올리기도 합니다. 희한하게도 맛이 다르단 말이죠... 수제등심돈까스, 잡곡밥, 유부장국, 청포묵지단채무침, 토마토양상추샐러드, 들기름김치볶음. 이상하게 돈까스보다 청포묵과 김치볶음이 점점 더 맛있어집니다. 이렇게 나이를 먹는 것인가! 너비아니구이, 잡곡밥, 낙지김치죽, 물만두, 숙주피쉬소스무침, 포기김치, 후식 미숫가루. 김치죽이 나와서 밥은 건너 뛰었습니다. 그래도 나올때마다 언제나 맛있는 물만두 덕에 만족스럽네요. 후식으로 나온 달달한 미숫가루는 아주 걸쭉해서 이거 한 잔만 마셔도 끼니가 되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철판해물볶음밥, 유부장국, 만두튀김, 야채비빔쫄면...

2024.11.01
2022.02.18참여 콘텐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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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만들어 구워먹는 콘브레드

이스트 대신 베이킹소다로 부풀리는 퀵브레드. 그중에서도 역대급으로 간단해서 엄청 자주 해먹는 콘브레드입니다. 우선 밀가루 한 컵 (240ml), 옥수수가루 한 컵, 설탕 반 컵, 베이킹소다 1테이블스푼, 소금 1티스푼을 섞어서 준비합니다. 내열유리로 만든 계량컵이 보기엔 멋진데 실제로 사용하기엔 저렇게 스푼식으로 된 스테인레스 계량컵의 편의성을 따라갈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간편한 건 전자저울 받쳐놓고 무게를 재서 그램 기준으로 계량하는 거지만요. (계량스푼을 설거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재료 중에서 그나마 구하기 조금 어려운 건 콘밀 정도. 국내에서 만드는 옥수수 가루와는 분쇄도나 첨가물이 약간 다릅니다. 정통 미국식 콘브레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인터넷으로 콘밀 한봉지 정도 사 두는 것도 좋지요. 우유 한 컵, 달걀 한 개, 버터 40g을 녹여서 섞습니다. 버터를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녹일 때는 반드시 비닐랩이나 뚜껑을 씌워서 돌리는 것이 좋습니다. 가끔 버터가 퍽퍽 튀거든요 ㅎㅎ 대충 몇 번만 휘적휘적 섞어도 반죽이 준비됩니다. 둥근 틀에 베이킹 페이퍼 깔고 대충 평평하게 채워줍니다. 간편가정식으로 만드는 콘브레드인지라 굳이 심혈을 기울이지 않고 대충대충 만들어도 됩니다. 가정식 맛의 비결은 너무 공들이지 않고 대충 만드는 거라는 말도 있으니까요. 원래 콘브레드 구워내는 표준 레시피는 200도 오븐에 20분 가량입니다. 미...

2021.09.07
04:08
미국식 옥수수빵, 콘브레드: How to bake a Cornbread
재생수 1,4012020.09.20
2021.04.14참여 콘텐츠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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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킹크랩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기념으로 킹크랩을 한마리 먹기로 합니다. 요즘엔 어지간한 식재료는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택배로 받아보는 세상이지만 수산물,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고가의 수산물은 여전히 수산시장에 직접 들러 두 눈으로 품질을 확인하고 사는 편을 선호합니다. 가격으로 치면 kg당 몇천원 더 주는 한이 있더라도 맛있고 살이 꽉찬 녀석을 고르기에는 이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주로 방문하는 곳은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마포 농수산물 시장입니다. 커다란 시장 안에 여러 가게들이 모여있는데, 전통시장이 언제나 그렇듯 양심적으로 장사하는 가게가 있는가하면 호구 뒷통수 치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예전에 랍스터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https://blog.naver.com/40075km/222074836674) 저울 눈 속이는거야 조금만 신경쓰면 예방할 수 있지만, 가게 주인이 물건보는 눈이 없어 '막상 요리해보니 살이 없더라, 맛이 없더라'하는 건 수산물 특성상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이왕 먹는 거, 호구잡히는 것만 아니면 조금 더 비싸게 주거나 조금 크기가 작은 녀석으로 먹는 한이 있어도 회전율이 빠르고(=장사 잘되고) 주인의 안목이 있는 가게를 가는 게 좋지요. 랍스터는 회로 먹기도 하고, 무엇보다 크기가 어지간히 큰 녀석도 냄비에 비스듬하게라도 넣으면 들어가니 살아있는 채로 가져와서 집에서 쪄먹곤 합니다. 하지만 ...

20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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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만드는 저녁 메뉴 (8월) + 랍스터 찌는 법

마트에서 활전복을 완전 저렴하게 팔길래 낼름 집어왔습니다. 엄청 조그만 놈들이라 먹을 게 많지는 않지만 그래도 머릿수가 많으니 집어먹는 재미는 있겠다 싶었지요. 쿡쿡 찌르면 "하지 말라고~"하면서 꿈틀거립니다. 솔로 거무스름한 빨판 부분을 슥슥 씻어 주고, 상대적으로 뾰족한 부분의 껍질과 살 사이로 숟가락을 집어넣어서 살과 껍질을 분리합니다. 숟가락을 껍질을 긁듯이 잘 밀착시켜야 내장이 터지지 않고 깔끔하게 떨어집니다. 냉동 전복이었다면 내장은 다 버려야 하는데 활전복을 사면 내장 갈아서 죽 해먹는 재미가 또 쏠쏠하지요. 전복 살과 내장도 분리시키고, 빨판 끝부분을 가위로 살짝 잘라서 이빨인지 침샘인지 하는 부분도 제거합니다. 살은 칼집 내고 맛술 좀 뿌려서 껍질에 올린 채로 찜기에 찌고, 내장은 한 번 갈아서 죽을 끓입니다. (전복죽, 전복찜, 마트표 김치, 우엉조림) 메인요리 하는 데 힘을 많이 뺐으니 밑반찬은 그냥 간단하게 두 가지만 꺼냈습니다. 큰 전복에 비하면 확실히 맛은 좀 덜한데, 그래도 나름 고소한게 왠지 에너지가 차는 느낌입니다. 전복 몇 마리 집어먹고 전복죽 한 그릇 훌훌 비우면 며칠은 버틸만하다 싶네요. (도가니탕 국수, 검은콩자반, 마트표 백김치) 더운 여름이 계속되다보니 보양식을 계속 만들게 됩니다.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걸 만들기 시작했지 싶은 생각이 드는 도가니탕. 도가니 뼈가 잠길 정도로 찬물을 붓고, ...

202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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랍스터 찌는 법 + 3코스 만들기

오래간만에 랍스터를 한마리 먹어볼까 싶어서 노량진 수산시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쩐 일인지 평소라면 킹크랩, 대게, 랍스터가 득실거리던 수조가 텅 비었습니다. 이유인즉슨 물이 별로 안좋은데 가격은 비싸서 그냥 장사 공친다 생각하고 안 들여놓았다고 하더군요. 속으로 '역시 잘나가는 가게답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가게들은 수조 가득 채워넣었던데 그 가게들만 천상계에서 물건 떼어오는 건 아닐테고, 살이 좀 덜 차있어도 돈은 벌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비싼 값에라도 들여왔을 테지요. 반면에 장사 잘되는 집은 하루나 이틀정도 장사 접어도 그 이름값을 지키는 게 더 중요한 것일 테구요. 그래도 이왕 발걸음을 한 것, 살이 좀 덜 차있어도 좋으니 얼마 남아있지 않은 랍스터 중 한 마리를 달라고 했습니다. "오늘 랍스터 시세가 어떻게 돼요? 이 정도 크기면 키로당 X만원 맞나? (시세 훤히 알고 왔다)" "네, 1.5kg정도 나올 거 같으니 X만원 정도 하겠네요. 한 번 재 볼까요?" "아이고, 이놈아 물 털고 올라가라! (횟집 수조 물이 세상에서 제일 비싼 물인것도 알고 왔다)" "(랍스터 몇 번 털어서 물기 빼고) 네, 딱 1.5kg짜리네요. (어때? 딱 맞췄지?)" "근데 오늘은 물이 별로 안좋담서요. 깎아주셔야쥬?" "아이고, 이거 남는 거 없는데..." "사장님은 오늘 안나오셨나 보네요? 물건이 안들어와서 그런가, 지난 번...

2021.03.17
2020.05.12참여 콘텐츠 2
03:51
국밥 명상의 시간: Gukbap meditation
재생수 6632020.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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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 예찬

외국 나가면 다들 애국자가 된다고 하는데, 저는 거기에 더해서 요리 학교를 다니다보니 한국 음식에 꽤나 열정적인 관심을 갖게 되더군요. 물론 미국에서는 소주가 외국술이고, 그저 그런 수준의 한국 음식도 가격은 국내의 고급 한정식집 버금가다보니 자주 접할 수는 없었지만요.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비싼 가격, 자주 접할 수 없는 희소성, 고향 음식 그리워하는 마음 등이 겹치고 겹쳐 생각만 하다보니 군대 시절 휴가 나가서 먹을 것 목록 짜놓은 것 마냥 한국 돌아오면 먹고 싶은 음식의 종류만 주구장창 늘어나곤 했습니다. 그리곤 어쩌다 한국 들어오게 되면 인천 공항 착륙하자마자 편의점에서 사먹는 참치마요 삼각김밥과 항아리 모양 바나나우유의 조합에서부터 "1인분 주문은 안 받아요"라던 사장님을 "혼자서도 참 잘 드시네"라며 서비스 팍팍 주게 만들었던 돼지 껍데기집까지 그야말로 원없이 먹어대곤 했지요. 하지만 정작 외국에서 '이것이 한식이다!'라고 밀어주는 메뉴들은 의외로 그립지가 않았다는 게 신기합니다. 김치, 비빔밥, 불고기, 잡채... 이런 음식들은 마음만 먹으면 나름 쉽게 구할 수 있는 데다가 여의치 않을 때는 직접 만들어 먹는 것도 어렵지 않았으니까요. 오히려 사진의 돼지머리 국밥처럼, 한국 아니면 찾아보기 힘든 음식이야말로 먹고 싶어 병이 나는 그런 존재였지요. 한식의 세계화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면 할수록 국밥이야말로 한식의 정수를 웅...

2020.04.19
2021.04.13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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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도서관 사서의 고기 산적

산적 저자 채만식 출판 더플래닛 발매 2021.02.03. 예전에 신문에 연재되던 4컷 만화중에 "고바우 영감"이라는 만화가 있었습니다. 매일매일 사회문화적 이슈를 만화로 그려냈는데 1950년부터 2000년까지 무려 50여년 동안이나 꾸준히 연재되다보니 단순히 4컷 시사만화가 아니라 한국 현대사를 아우르는 하나의 사료로서 가치를 지닐 정도가 되었지요. 대한민국의 국가등록 문화재일 뿐 아니라 세계 최장기간 연재 4컷만화로 기네스북 기록까지 갖고 있는지라 아예 모아서 단행본으로 출판될 정도였습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몇 있는데, 배고픈 예술가의 삶을 그려낸 이야기가 특히 인상깊더군요. 가난한 예술가가 하도 그림이 안 팔리자 베레모를 집어 던지며 "장사나 해야겠다"며 떠납니다. 지나가던 거지가 그 베레모를 주워다 쓰며 "왠 횡재냐"라고 좋아하기도 잠시.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는데 "이거 왜 이래! 예술가라면 배고파도 참을 줄 알아야 하는 거 아뇨?"라는 반응만 나옵니다. 그러자 거지도 베레모를 집어던지며 "이키! 이걸 쓰면 굶게 되는 흉물이로구나!"하는 이야기. 그래서인지 작가라고 하면 왠지 둥그런 안경을 쓴 수척한 사내가 골방에 틀어박혀 라면상자를 엎어놓고 그 위에 원고지로 글을 쓰는 장면이 연상되곤 합니다. 조그만 창문 너머로 눈이 내리고, 불기운이라곤 없는 냉방에서 이불 뒤집어쓰고 주린 배를 움켜잡는 모습 역시 곧잘 ...

2021.03.16
11시간 전참여 콘텐츠 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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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11월의 구내식당 (1/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저녁메뉴추천 생선까스, 잡곡밥, 소고기미역국, 메추리알장조림, 철판콩나물찜, 포기김치 생선까스는 아무래도 튀김이라 좀 느끼하긴 한데 가끔 먹고싶을 때 반찬으로 나오면 완전 맛있게 먹습니다. 버거킹만 가다가 가끔 새우버거 땡겨서 롯데리아 가는 느낌이랄까요. 주말에 나가서 먹은 쌀국수. 이 집은 맛은 나쁘지 않은데 양이 적어서 항상 불만입니다. 근데 메뉴 한 구석에 "면 사리 추가" 항목이 있는 걸 이제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당당하게 주문을 했는데, 아예 다른 그릇에 면과 국물을 담아서 한 그릇이 더 나옵니다. 후덜덜. 물론 그릇 크기가 조금 작긴 한데, 그거랑 별개로 혼자서 쌀국수 두 그릇을 앞에 쌓아놓고 먹는 건 너무 돼지같잖아요, 사장님... 그래도 꿋꿋하게 다 먹어치우긴 했습니다만. 꿀꿀. 열무콩나물비빔밥, 우거지콩나물된장국, 로제떡볶이, 당근열무김치, 이오요구르트. 비빔밥에 떡볶이 반찬이 나오는 것에 놀라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는 지금 비빔밥에 떡볶이 반찬을 먹는 게 아니라 분식집에서 떡볶이 주문해서 먹으면서 옆사람이 시킨 비빔밥을 빼앗아먹는 중입니다. 새우토마토파스타, 잡곡밥, 콩나물김치국, 풋고추달걀장조림, 두부양상추샐러드, 수제오이피클. 언제나처럼 밥을 포기하고 선택한 파스타. 파스타는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1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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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10월의 구내식당 (2/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저녁메뉴추천 왕새우튀김, 잡곡밥, 닭곰탕, 연근통마늘조림, 도라지오이생채, 포기김치, 조미구이김. 예전에는 닭이라고 하면 무조건 치킨이 최고였는데, 요즘엔 푹푹 우려낸 닭곰탕도 좋아지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치킨이 싫어지는 건 아니지만요. 주말에 먹은 순대국. 이름은 순대국이지만 본체는 각종 부속 고기류이고 정작 순대는 조그만 것으로 서너 조각 들어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그래서 더 좋은 듯 ㅎㅎ 정말 잘 만든 순대가 아닌 바에야 해장국에 들어간 순대가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거든요. 스팸김치볶음밥, 계란후라이, 유부장국, 백목이버섯애호박볶음, 토마토양상추샐러드, 포기김치, 단호박죽 쌀밥에 스팸, 계란후라이. 한국인이라면 단어만 들어도 입에 침이 절로 고이는 사기적인 콤보입니다. 여기에 김치 잘라넣고 김가루 뿌려 볶으면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지요. 바베큐치킨, 잡곡밥, 돼지순두부찌개, 어묵파프리카굴소스볶음, 숙주피쉬소스무침, 포기김치, 요구르트. 바베큐치킨이 나오는 날은 비닐장갑도 함께 줍니다. 비닐장갑 한 쪽 손에 끼고 호쾌하게 닭다리를 뜯어먹으면 기분이 좋지요. 인도를 비롯해서 손으로 음식 먹는 문화권은 손끝에서 느끼는 촉감 역시 중요한 맛의 한 부분으로 본다던데, 약간 이해가 됩니다. 철판돼지파채불고기, 잡곡밥, 북어맑은국, 튀김만두,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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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10월의 구내식당 (1/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저녁메뉴추천 중화잡채, 계란후라이, 소고기버섯찌개, 곱창돌김구이, 아삭오이된장무침, 포기김치. 코다리와 함께 제가 싫어하는 메뉴, 중화잡채가 나온 날입니다. 뭐랄까 중화잡채라기보다 퍼진 잡채 느낌이라 불호. 그 대신 요즘에 가격이 점점 더 비싸지는 곱창돌김을 마음껏 가져갈 수 있는 건 좋습니다. 만화 식객에서도 제대로 만든 김 한 장 있으면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우곤 하지요. 소고기철판불고기, 잡곡밥, 어묵무국, 멸치호두볶음, 셀프감자샐러드샌드위치, 이오요구르트, 포기김치. 여느때와 똑같은 불고기가 메인인데, 눈길을 잡아끄는 반찬이 있습니다. 셀프감자샐러드샌드위치라니! 감자샐러드에 모닝빵, 그리고 딸기잼이 제공됩니다. 직접 만들어 먹는데, 처음 나온 메뉴라 그런지 맛있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빵집에서 모닝빵 한 봉지 사다가 밥과 국 빼고 감자샐러드만 한가득 퍼서 미니 샌드위치나 대여섯개 만들어 먹을걸 싶었습니다. 오징어매콤볶음, 잡곡밥, 소고기미역국, 두부계란구이, 부추콩나물무침, 포기김치. 오징어덮밥으로 한 그릇 뚝딱. 구내식당에서 밥 먹는 사람의 수가 많고 각자의 입맛도 다 다르다보니 아무래도 극단적인 맛은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징어'매콤'볶음이라도 매운 거 못 먹는 사람을 생각해서 엄청 맵게 만들지는 못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그런가, 이거 먹...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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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9월의 구내식당 (2/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왕새우전, 잡곡밥, 사골매콤육개장, 메츄리알장조림, 오이부추생채, 포기김치, 요구르트 식단표를 보면 메추리알 장조림은 항상 메'츄'리알 장조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왠지 브로콜리 앞에 보리꼬리 팻말 세워놓은 채소가게 생각이 납니다. 수제등심탕수육, 잡곡밥, 멸치잔치국수, 스팸감자조림, 파인애플그린샐러드, 당근열무김치. 밥을 빼고 국수를 곱배기로 먹습니다. 국물까지 싹 비우고 나면 배가 부르긴 한데, 이상하게 금방 또 배가 고파집니다. 메인 반찬은 식단표 앞쪽에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탕수육보다 스팸감자조림이 더 맛있습니다. 주말에 식당가에 나가서 먹은 소고기국밥. 소고기국밥 먹을 때면 어릴 적 시골장터에서 생전 처음 소고기국밥 먹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국밥이 맛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엄청 커다란 가마솥 가득히 국을 끓이고 있었는데 요리사가 국솥을 휘휘 저을 때면 혹시라도 소 머리가 둥둥 떠오르지 않을까 긴장하며 지켜봤던 기억이 있네요. 짜장소스덮밥, 면사리, 계란후라이, 오징어짬뽕국, 반달단무지, 토마토샐러드, 포기김치. 밥 대신 면사리 세 개. 짜장밥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짜장면을 이길수는 없습니다. 오징어짬뽕은 짬뽕이라는 이름치고는 그렇게 맵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매웠으면 면사리를 짬뽕에 넣어서 먹는 것도 고려했을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오늘은 만...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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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9월의 구내식당 (1/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한 번 밀리기 시작하니 계속 밀리는 구내식당 일기. 11월에 접어들었는데도 9월 먹은 식단을 올리고 있습니다. 열무나물비빔밥, 우거지콩나물된장국, 로제떡볶이, 당근열무김치, 이오요구르트. 비빔밥이 나오는 날은 구내식당 들어서기 전부터 알 수 있습니다. 참기름 냄새가 엘레베이터 내리는 순간부터 나기 시작하거든요. 문제는 그냥 비빔밥이냐, 열무비빔밥이냐, 날치알비빔밥이냐의 차이일 뿐. 철판파채돼지불고기, 잡곡밥, 꼬치어묵우동, 연근통마늘조림, 양배추쌈, 포기김치. 불고기 잔뜩 받아서 밥에 비벼먹은 날. 어떨 때는 밥과 고기, 김치를 따로따로 양배추에 올려 먹고 또 어떤 날은 밥과 고기를 섞어서 한 숟갈 떠 올리기도 합니다. 희한하게도 맛이 다르단 말이죠... 수제등심돈까스, 잡곡밥, 유부장국, 청포묵지단채무침, 토마토양상추샐러드, 들기름김치볶음. 이상하게 돈까스보다 청포묵과 김치볶음이 점점 더 맛있어집니다. 이렇게 나이를 먹는 것인가! 너비아니구이, 잡곡밥, 낙지김치죽, 물만두, 숙주피쉬소스무침, 포기김치, 후식 미숫가루. 김치죽이 나와서 밥은 건너 뛰었습니다. 그래도 나올때마다 언제나 맛있는 물만두 덕에 만족스럽네요. 후식으로 나온 달달한 미숫가루는 아주 걸쭉해서 이거 한 잔만 마셔도 끼니가 되겠다 싶을 정도입니다. 철판해물볶음밥, 유부장국, 만두튀김, 야채비빔쫄면...

2024.11.01
2021.02.25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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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가 중요하지 않은 두부탕, 연포탕

인터넷 쇼핑이 대중화된 요즘에도 발품을 팔아야 더 좋은 물건을 구할 수 있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신선도가 생명인 살아있는 해산물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지요. 평소에는 동네 마트의 수산물을 사먹더라도 뭔가 좀 비싼 재료를 제대로 먹을 때에는 종합수산시장을 돌아다니는 게 삶의 질을 높여줍니다. 이번에 만들 요리는 연포탕. 커다란 낙지와 전복 합쳐서 3만원이면 구할 수 있습니다. 식당에서 이 정도 크기의 낙지와 전복을 넣어 먹으려면 최소 두 배 이상, 어쩌면 세 배까지도 지출을 각오해야 합니다. 보통 식재료 원가는 30%정도로 잡으니까요. 가장 먼저 육수부터 만들어줍니다. 다시마, 머리 뗀 멸치 한 줌, 냉동실에 모아둔 채소 자투리, 그리고 가게에서 서비스로 넣어준 조개를 끓여서 만듭니다. 양파 겉부분, 당근 자투리 등을 모아두면 이래저래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지요. 재료에 물을 넣은 후, 팔팔 끓이기보다는 우려낸다는 느낌으로 중간불~약불 정도로 끓입니다. 다진 마늘도 한 스푼 넣고, 맛을 보며 소금으로 간을 합니다. 어차피 나중에 본격적으로 탕을 끓이면 맛이 더 진해지기 때문에 '약간 맛이 약하다' 싶을 정도가 딱 좋습니다. 살아서 꿈틀거리는 낙지를 굵은 소금으로 한 번 박박 씻고, 밀가루를 반 컵 정도 뿌려 다시 한 번 씻어냅니다. 원래 연포탕이라고 하면 부드러운 두부를 주 재료로 끓여내는 탕이었습니다. 연포라는 단어 자체...

2021.02.25
2020.11.28참여 콘텐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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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zza가 아니라 Pazza, 아쿠아 파짜

손님 대접할 일이 있어서 지난번의 버섯 리소토와 함께 아쿠아 파짜를 만들기로 합니다. 그냥 요리 두 접시만 덩그러니 놓으면 좀 썰렁하니 반찬삼아 먹을 수 있는 빠스톤치니 디 카로타 마리나티Pastoncini di Carota Marinati입니다. 빠스톤치니는 이탈리아어로 막대기를 뜻하니, 해석하자면 당근스틱 절임이라고나 할까요. 막대기 모양을 썰어놓은 당근을 올리브유, 와인 식초, 마늘, 허브와 함께 잘 버무려서 하루 정도 절이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피클입니다. 반면, 아쿠아 파짜는 아무래도 손이 좀 더 가는 요리입니다. 일단 육수부터 끓여줘야 하니까요. 생선뼈와 미르포아(양파와 당근, 샐러리를 각각 2:1:1로 섞은 모듬채소), 화이트 와인, 허브를 물에 넣고 끓여서 만드는 육수입니다. 가능하면 버섯 손질하고 남은 줄기를 따로 모아뒀다가 쓰면 더 좋구요. 닭 뼈 육수는 치킨스탁, 소 뼈는 비프스탁, 채소는 베지스탁인데 왜 생선뼈는 굳이 피쉬푸메Fish Fume라고 부르는지 모르겠습니다. 어지간한 요리에는 다 육수(Stock)를 쓰지만 그 중에서도 생선육수(Fumet)는 고급스러운 프랑스 요리에만 사용되기 때문일까요. 이탈리아식 해물찜이지만 또 하나의 특징은 구운 생선이 들어간다는 점입니다. 팬에 껍질이 바삭해질때까지 구운 생선은 나중에 찌더라도 일반적인 생선찜보다는 좀 더 단단하고 진한 맛을 냅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럭 아쿠아파...

2020.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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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인생 레시피, 리소토 아이 풍기 (버섯 리소토)

CIA에서 공부하면서 이래저래 얻게 되는 레시피의 수는 상당히 많습니다. 수업 교재나 책에 실려있는 레시피가 아니라 직접 만들거나 먹어 본 음식의 레시피로 한정짓는다고 해도 그렇지요. 그리고 그 중에서도 내 입맛에 꼭 맞는 역대급 인생 레시피라고 할만한 것들도 꽤 있습니다. 치느님을 능가하는 매력으로 최고의 가금류가 되어버린 "속을 채운 메추라기 요리" 라거나, 입학 전에도 여러 번 만들어 먹었지만 제대로 만들었을 때의 위력을 새삼 깨닫게 된 "홀랜다이즈 소스를 곁들인 연어 요리", 손은 많이 가지만 그만큼 맛있는 냉육 요리 끝판왕 "파테 엉 크루트"까지. 요리 자체만 놓고 본다면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예술의 경지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가정에서도 시도할 수 있을법한 수준의 요리를, 몇 가지 추가적인 작업을 통해 전문가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점에서는 인생 레시피라고 할만합니다. 그 중 하나가 이번에 만드는 리소토 아이 풍기risotto ai funghi. 흔히들 풍기 리소토라고도 부르는, 이탈리아식 버섯 리소토입니다. 준비물은 그닥 많지 않은데, 그 중에서 주변에서 찾기엔 좀 곤란한 물건이 두 가지 있으니 아르보리오 쌀과 말린 포치니 버섯입니다. 아르보리오 쌀은 예전에 트러플 리소토 만들면서도 강조한 바 있지만(https://blog.naver.com/40075km/220904858108), 리소토 만들 때 없어서는 안되는...

2020.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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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요리학교 CIA: 카트리나 드 메디치 (2/2)

카트리나 드 메디치 레스토랑의 주 출입구. 건물의 정면으로 들어가면 지하층으로 들어가는지라 뒷면으로 돌아 들어가야 합니다. 카트리나 드 메디치라는 간판은 조그맣게 걸려있는 데 반해, 이탈리아의 올리브 오일 회사인 콜라비타의 이름은 대문짝만하게 걸려 있습니다. 이건 미국 대학교들의 특징이기도 한데, 최대한 많은 사람과 회사에서 기부금을 받으려다보니 교실마다, 건물마다 기부자의 이름을 붙여놓곤 합니다. 이 경우엔 카트리나 드 메디치라는 레스토랑이 콜라비타 센터라는 건물 안에 있는 셈이죠. 심한 경우에는 건물 하나에 이름 서너개가 붙기도 합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이렇게 예쁜 유리 샹들리에도 붙이고 하는 거지요. 레스토랑 안의 장식품들을 보면 '야, 예쁘다'싶은데 막상 가격을 들어보면 후덜덜하게 만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런데 등록금이 워낙 비싼 학교다보니 '뭐, 비싸긴 한데 그래봤자 학생 두 명만 더 받으면 되겠네'라는 식으로, 한 학기 등록금을 단위삼아 가격을 보게 되더군요. 이번에는 버섯과 대파로 속을 채운 타르트로 식사를 시작합니다. 살짝 짭조름하면서도 입맛을 돋구는 게, 코스의 시작으로 딱 좋네요. CIA 들어와서 생긴 변화 중 하나가 메추라기 요리를 참 좋아하게 되었다는 겁니다. 닭이나 오리야 여러번 먹어봤지만 메추라기는 메추리알 정도나 자주 먹었는데, 몇 번 먹어보니 이 조그만 새가 갖는 독특한 매력에 푹 빠졌달까요. ...

202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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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세계여행 - 이탈리아편

스페인 요리 수업이 끝나고 이탈리아로 넘어옵니다. 프랑스 요리와 함께 서양 요리의 양대산맥으로 여겨지는 이탈리아 요리. 하지만 촉박한 일정 관계로 며칠 겉핥기만 할 뿐입니다. 그 대신 본격적으로 이탈리아 요리를 만들고 싶은 사람이라면 커리큘럼 맨 마지막의 레스토랑 실습 수업 장소를 카트리나 드 메디치(https://blog.naver.com/40075km/222065247342)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대망의 첫번째 이탈리아 음식은, 당연히 피자! 00(더블 오)밀가루로 반죽하고 세몰리나 밀가루에 굴려서 도우부터 만듭니다. 밀가루, 이스트, 물, 소금 약간, 그리고 올리브유 약간이 재료의 전부입니다. 토핑을 얹고 피자 오븐에 구워냅니다. 안그래도 더운 여름날인데 400도를 넘어 거의 500도에 육박하는 화덕 앞에서 피자를 굽자니 죽을 맛입니다. 게다가 도우 두께를 얇게 밀어서 굽는거라 바닥에 세몰리나 밀가루를 뿌렸는데도 자칫 방심하면 들러붙을 수 있습니다. 도우가 화덕 바닥에 들러붙어서 찢어지면 토핑도 다 들러붙고, 소스는 부글부글 끓고 치즈는 홀라당 타고... 안그래도 바쁜 서비스 타임에 총체적 난국입니다. 하지만 제대로 만들었을 때의 결과물은 기대 이상입니다. 오레가노가 들어간 토마토 소스에 치즈와 바질을 얹은 단순한 피자인데도 너무나 맛있습니다. 몇 번 집에서 만들어 보기도 했는데 이 맛이 안 나는건 역시 오븐 화력 차이인 듯 ...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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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식 옥수수죽, 폴렌타

폴렌타 (Polenta) 4~5컵 분량 (4인분) / 매우 쉬움 / 30분 치킨스탁 4컵, 콘밀 (옥수수가루) 1컵, 버터 25그램, 파마산 치즈 1컵, 닭다리 한 개, 소금, 후추 예전에 가난한 서양 사람들의 식생활 이야기를 하면서 양을 불리기 위해 주구장창 수프만 끓여먹었다는 언급을 한 적이 있는데, 엄밀히 따지면 이는 절반만 맞는 말입니다. 실제로는 양을 늘려먹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이유가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빵을 만드는 비용이 너무나도 비쌌다는 점이지요. 흔히들 "귀족들은 하얗고 부드러운 밀빵을, 농민들은 검고 딱딱한 호밀빵을" 먹었다고들 하지만 실제로는 그 호밀빵조차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아니었습니다. 호밀을 구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었지만 곡식으로 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큰 산을 두 개나 넘어야 했거든요. 우선 곡식을 곱게 빻아야 했는데, 당시 모든 방앗간은 영주의 소유였기 때문에 비싼 세금을 물어가며 곡식을 빻아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방앗간지기들은 따로 수입이 없었기 때문에 중간중간 훔쳐내기가 일수였고, 그래서 "모든 물레방앗간 주변에는 모래 언덕이 있다 (모래를 섞어넣어서 눈속임을 한다는 뜻)"는 오래된 속담도 있을 정도였지요. 이렇게 얻은 곡물 가루를 빵으로 구워내는 것도 쉽지 않았습니다. 물레방아를 돌리는 강이 영주의 소유였듯이, 땔나무를 하는 숲도 영주의 소유였기 때문에 장작 가격이 비쌌거든요. 게다가 ...

2018.10.22
2021.04.21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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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도서관 사서의 간장게장

간절하게 참 철없이 저자 안도현 출판 창비 발매 2008.01.21. 사냥꾼의 고기는 썩지 않는다 저자 고이즈미 다케오 출판 사과나무 발매 2017.08.03. “중학생 때는 남자임에도 가정 과목을 좋아했으며,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시건방지게도 먹을 것의 본질은 전부 생명체에 깃들어 있다는 생명관을 갖게 되었다. 어느 날 식사를 하다 문득 깨달은 것이 계기가 되었는데, 그것은 인간이 먹는 음식은 물과 소금 정도를 제외하면 전부 생명체라는 사실이었다.” - 고이즈미 다케오, “사냥꾼의 고기는 썩지 않는다” 중에서 도서관에서 요리 전문 사서로 일하다보면 음식에 대해 이래저래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새로운 트렌드로 완전히 자리잡은 채식주의입니다. 비록 고기를 사랑하는 사람이 너무나도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그다지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봤을 때는 절대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영향력도 점점 커지는 중입니다. 소고기를 먹지 않는 11억 힌두교도와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12억 무슬림처럼 종교를 이유로 특정 음식을 기피하는 경우에서부터 환경오염–소고기 생산 과정은 같은 양의 옥수수보다 60배 많은 이산화탄소를 배출합니다-을 줄이기 위해서, 또는 비인도적으로 동물을 사육하는 공장식 축산업을 배척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채식주의를 택하는 사람들까지 그 이유도 다양하지요. 그...

2021.04.21
2020.12.30참여 콘텐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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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킹크랩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기념으로 킹크랩을 한마리 먹기로 합니다. 요즘엔 어지간한 식재료는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택배로 받아보는 세상이지만 수산물,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고가의 수산물은 여전히 수산시장에 직접 들러 두 눈으로 품질을 확인하고 사는 편을 선호합니다. 가격으로 치면 kg당 몇천원 더 주는 한이 있더라도 맛있고 살이 꽉찬 녀석을 고르기에는 이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주로 방문하는 곳은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마포 농수산물 시장입니다. 커다란 시장 안에 여러 가게들이 모여있는데, 전통시장이 언제나 그렇듯 양심적으로 장사하는 가게가 있는가하면 호구 뒷통수 치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예전에 랍스터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https://blog.naver.com/40075km/222074836674) 저울 눈 속이는거야 조금만 신경쓰면 예방할 수 있지만, 가게 주인이 물건보는 눈이 없어 '막상 요리해보니 살이 없더라, 맛이 없더라'하는 건 수산물 특성상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이왕 먹는 거, 호구잡히는 것만 아니면 조금 더 비싸게 주거나 조금 크기가 작은 녀석으로 먹는 한이 있어도 회전율이 빠르고(=장사 잘되고) 주인의 안목이 있는 가게를 가는 게 좋지요. 랍스터는 회로 먹기도 하고, 무엇보다 크기가 어지간히 큰 녀석도 냄비에 비스듬하게라도 넣으면 들어가니 살아있는 채로 가져와서 집에서 쪄먹곤 합니다. 하지만 ...

20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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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집 5코스 명절 요리

요리학교 졸업하면 나름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는 경험담을 여러 차례 들은 적 있습니다. 하다못해 고깃집 회식자리에서 고기 굽는 집게를 쓰거나, 라면 하나 끓일 일이 있어도 "요리사가 손대면 뭔가 다르지 않겠냐"는 기대를 받게 된다는 거지요. 한국 돌아와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명절이 다가오니 저도 그 비스무레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서양요리 전공이라 정작 차례음식 준비에 쓸만한 기술은 그닥 많지 않은데도 뭔가 내가 나서서 '일반인'과는 격이 다른 요리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압박을 느끼는 거지요. 랍스터라도 두어 마리 잡아야 하나 고민중이었는데 어머니께서 손을 다치셔서 "저녁 준비 네가 한 번 할 수 있겠냐"라는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마음같아서는 한 보름정도 준비하면서 숙성 시킬 건 숙성시키고 육수 낼 건 육수 내어가며 본격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준비할 시간이 사흘밖에 없는 데다가 일반 가정집의 3구짜리 스토브탑, 고장난 오븐 등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해서 스스로와 타협합니다. 그래서 이탈리안을 메인으로 하는 5코스 디너를 만들기로 결정했지요. 어뮤즈 부쉬, 레물라드 소스와 오세트라 캐비어를 곁들인 달걀 카나페. 어뮤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요리사가 손님에게 보내는 환영의 메세지인 동시에 자신이 어떤 음식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맛보기를 보여주는 첫 기회니까요. 다진 피클과 핫소...

2020.10.02
11시간 전참여 콘텐츠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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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11월의 구내식당 (1/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저녁메뉴추천 생선까스, 잡곡밥, 소고기미역국, 메추리알장조림, 철판콩나물찜, 포기김치 생선까스는 아무래도 튀김이라 좀 느끼하긴 한데 가끔 먹고싶을 때 반찬으로 나오면 완전 맛있게 먹습니다. 버거킹만 가다가 가끔 새우버거 땡겨서 롯데리아 가는 느낌이랄까요. 주말에 나가서 먹은 쌀국수. 이 집은 맛은 나쁘지 않은데 양이 적어서 항상 불만입니다. 근데 메뉴 한 구석에 "면 사리 추가" 항목이 있는 걸 이제야 발견했습니다. 그래서 당당하게 주문을 했는데, 아예 다른 그릇에 면과 국물을 담아서 한 그릇이 더 나옵니다. 후덜덜. 물론 그릇 크기가 조금 작긴 한데, 그거랑 별개로 혼자서 쌀국수 두 그릇을 앞에 쌓아놓고 먹는 건 너무 돼지같잖아요, 사장님... 그래도 꿋꿋하게 다 먹어치우긴 했습니다만. 꿀꿀. 열무콩나물비빔밥, 우거지콩나물된장국, 로제떡볶이, 당근열무김치, 이오요구르트. 비빔밥에 떡볶이 반찬이 나오는 것에 놀라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럴 때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저는 지금 비빔밥에 떡볶이 반찬을 먹는 게 아니라 분식집에서 떡볶이 주문해서 먹으면서 옆사람이 시킨 비빔밥을 빼앗아먹는 중입니다. 새우토마토파스타, 잡곡밥, 콩나물김치국, 풋고추달걀장조림, 두부양상추샐러드, 수제오이피클. 언제나처럼 밥을 포기하고 선택한 파스타. 파스타는 언제 먹어도 맛있습니다...

1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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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10월의 구내식당 (2/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저녁메뉴추천 왕새우튀김, 잡곡밥, 닭곰탕, 연근통마늘조림, 도라지오이생채, 포기김치, 조미구이김. 예전에는 닭이라고 하면 무조건 치킨이 최고였는데, 요즘엔 푹푹 우려낸 닭곰탕도 좋아지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치킨이 싫어지는 건 아니지만요. 주말에 먹은 순대국. 이름은 순대국이지만 본체는 각종 부속 고기류이고 정작 순대는 조그만 것으로 서너 조각 들어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그래서 더 좋은 듯 ㅎㅎ 정말 잘 만든 순대가 아닌 바에야 해장국에 들어간 순대가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지는 않거든요. 스팸김치볶음밥, 계란후라이, 유부장국, 백목이버섯애호박볶음, 토마토양상추샐러드, 포기김치, 단호박죽 쌀밥에 스팸, 계란후라이. 한국인이라면 단어만 들어도 입에 침이 절로 고이는 사기적인 콤보입니다. 여기에 김치 잘라넣고 김가루 뿌려 볶으면 언제 먹어도 질리지 않지요. 바베큐치킨, 잡곡밥, 돼지순두부찌개, 어묵파프리카굴소스볶음, 숙주피쉬소스무침, 포기김치, 요구르트. 바베큐치킨이 나오는 날은 비닐장갑도 함께 줍니다. 비닐장갑 한 쪽 손에 끼고 호쾌하게 닭다리를 뜯어먹으면 기분이 좋지요. 인도를 비롯해서 손으로 음식 먹는 문화권은 손끝에서 느끼는 촉감 역시 중요한 맛의 한 부분으로 본다던데, 약간 이해가 됩니다. 철판돼지파채불고기, 잡곡밥, 북어맑은국, 튀김만두,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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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10월의 구내식당 (1/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저녁메뉴추천 중화잡채, 계란후라이, 소고기버섯찌개, 곱창돌김구이, 아삭오이된장무침, 포기김치. 코다리와 함께 제가 싫어하는 메뉴, 중화잡채가 나온 날입니다. 뭐랄까 중화잡채라기보다 퍼진 잡채 느낌이라 불호. 그 대신 요즘에 가격이 점점 더 비싸지는 곱창돌김을 마음껏 가져갈 수 있는 건 좋습니다. 만화 식객에서도 제대로 만든 김 한 장 있으면 밥 한공기 뚝딱 해치우곤 하지요. 소고기철판불고기, 잡곡밥, 어묵무국, 멸치호두볶음, 셀프감자샐러드샌드위치, 이오요구르트, 포기김치. 여느때와 똑같은 불고기가 메인인데, 눈길을 잡아끄는 반찬이 있습니다. 셀프감자샐러드샌드위치라니! 감자샐러드에 모닝빵, 그리고 딸기잼이 제공됩니다. 직접 만들어 먹는데, 처음 나온 메뉴라 그런지 맛있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빵집에서 모닝빵 한 봉지 사다가 밥과 국 빼고 감자샐러드만 한가득 퍼서 미니 샌드위치나 대여섯개 만들어 먹을걸 싶었습니다. 오징어매콤볶음, 잡곡밥, 소고기미역국, 두부계란구이, 부추콩나물무침, 포기김치. 오징어덮밥으로 한 그릇 뚝딱. 구내식당에서 밥 먹는 사람의 수가 많고 각자의 입맛도 다 다르다보니 아무래도 극단적인 맛은 피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오징어'매콤'볶음이라도 매운 거 못 먹는 사람을 생각해서 엄청 맵게 만들지는 못한다는 거지요. 그래서 그런가, 이거 먹...

2024.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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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9월의 구내식당 (2/2)

#구내식당 #구내식당밥 #식단표 #점심뭐먹지 #저녁뭐먹지 #점심메뉴추천 왕새우전, 잡곡밥, 사골매콤육개장, 메츄리알장조림, 오이부추생채, 포기김치, 요구르트 식단표를 보면 메추리알 장조림은 항상 메'츄'리알 장조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왠지 브로콜리 앞에 보리꼬리 팻말 세워놓은 채소가게 생각이 납니다. 수제등심탕수육, 잡곡밥, 멸치잔치국수, 스팸감자조림, 파인애플그린샐러드, 당근열무김치. 밥을 빼고 국수를 곱배기로 먹습니다. 국물까지 싹 비우고 나면 배가 부르긴 한데, 이상하게 금방 또 배가 고파집니다. 메인 반찬은 식단표 앞쪽에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탕수육보다 스팸감자조림이 더 맛있습니다. 주말에 식당가에 나가서 먹은 소고기국밥. 소고기국밥 먹을 때면 어릴 적 시골장터에서 생전 처음 소고기국밥 먹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국밥이 맛있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엄청 커다란 가마솥 가득히 국을 끓이고 있었는데 요리사가 국솥을 휘휘 저을 때면 혹시라도 소 머리가 둥둥 떠오르지 않을까 긴장하며 지켜봤던 기억이 있네요. 짜장소스덮밥, 면사리, 계란후라이, 오징어짬뽕국, 반달단무지, 토마토샐러드, 포기김치. 밥 대신 면사리 세 개. 짜장밥도 나쁘지 않지만 역시 짜장면을 이길수는 없습니다. 오징어짬뽕은 짬뽕이라는 이름치고는 그렇게 맵지 않습니다. 조금만 더 매웠으면 면사리를 짬뽕에 넣어서 먹는 것도 고려했을텐데 말이죠. 그나저나 오늘은 만...

2024.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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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사서가 먹은 4월의 구내식당 (2/2)

시래기밥, 들기름양념장, 오징어짬뽕국, 야채계란말이, 멸치호두볶음, 양상추샐러드, 포기김치. 오래간만에 올리다보니 깜빡하고 건너뛴 4월 후반기 구내식당 밥입니다. 시래기밥이 나오는 날이면 왠지 이거 하나만으로도 밥을 다 비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릴 때는 나물밥을 별로 안좋아했고, 지금도 나물 비빔밥이 최애 메뉴는 아닙니다만, 이상하게 밥을 지을 때부터 나물이 들어간 시래기밥이나 곤드레밥은 맛있단 말이죠. 철판제육고추장불고기, 잡곡밥, 북어맑은국, 짜장떡볶이, 양배추쌈, 포기김치. 저는 개인적으로 쌈장파는 아닙니다. 차라리 고추장이면 고추장이고 된장이면 된장이지 쌈장은 뭔가 애매하게 섞였다는 느낌. 근데 가족들은 저 빼고 다 쌈장을 좋아합니다. 초등학교 딸내미, 아들내미가 "쌈장이다! 쌈장!" 소리치며 아내와 함께 쌈장에 배춧잎 찍어먹는 걸 보면 왠지 저만 왕따가 되는 기분입니다. 마늘간장치킨, 잡곡밥, 콩나물김치국, 두부양념조림, 브로콜리초회, 포기김치, 요구르트. 김치국을 포기하고 치킨에 올인했습니다. 구내식당에 나오는 치킨은 그냥 프라이드 치킨보다 마늘간장치킨이 월등하게 맛있습니다. 구내식당이라는 단서를 떼고 그냥 일반 치킨집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맛. 먹다보면 생맥주 한 잔이 간절하게 그리워집니다. 마파두부, 계란볶음밥, 근대콩나물국, 멸치캐슈넛볶음, 토마토시저샐러드, 꼬시래기양배추새콤무침, 포기김치. 근대콩나물국이...

2024.06.18
2024.02.27참여 콘텐츠 13
블루베리 쿠키 from 2007.8.19.

밀가루 200g을 두번 체로 치고 버터 50g을 실온에 놔둔다. 계란 노른자 두개를 설탕 30g 섞어서 거품기로 저어 크림으로 만든 다음 이 크림을 버터에 넣고 설탕 30g 섞어서 다시 크림화. 계란 흰자는 따로 설탕 50g과 섞어가며 머랭으로 만든 후, 버터크림과 섞는다. 이 크림을 밀가루와 섞어서 기본 쿠키반죽을 만든 다음, 짤주머니로 둥글게 짜고 가운데를 물묻힌 손가락으로 살짝 한번 눌러준 다음 블루베리 쨈을 약간 올린다. 180도 오븐에 25분~30분정도 구으면 완성. 블루베리 쨈이 약간 신맛을 포함하고 있어서인지, 무조건 달기만 한 보통 과일쨈 쿠키와는 확실히 다른 맛이 난다. - From 2007.8.19. 엊그제 이케아 갔다왔는데, 이케아 카페레프 쿠키가 딱 이 맛이지요. 버터쿠키에 잼 조합은 최고! 크림치즈가 있다면 더 최고! - From 2024.2.13.

2024.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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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도서관 사서의 자두과자

왕도둑 호첸플로츠 저자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출판 비룡소 발매 1998.11.30. "난 콘스탄티노플의 황제가 되고 싶어!" 카스페를이 말했어. "그건 왜?" 제펠이 물었어. "매일같이 거품 크림 자두 과자를 먹을 수 있을 테니까!" - 오트프리트 크로이슬러, "왕도둑 호첸플로츠" 중에서 어릴적 읽었던 동화책들을 되새겨보면,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등장하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심지어 어떤 경우엔 다른 내용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고 음식만 떠오르는 경우도 있지요. 이번에 도서관 문화 프로그램으로 "동화 속 음식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다시 읽게 된 "왕도둑 호첸플로츠" 역시 그 중 하나입니다. 후춧가루 총을 쏘는 이상한 도둑과 꼬맹이 둘이 잡고 잡히며 엎치락뒤치락 하는 내용이라는 것 정도만 희미하게 기억에 남아있었으니까요. 반면에 사악한 마법사가 먹어치우던 감자 요리나, 호첸플로츠가 훔쳐먹은 커다란 소시지, 도둑에게서 탈출하기 위해 만들었던 버섯 수프 등은 오히려 뚜렷하게 생각나면서 내가 동화책을 읽은 건지 요리책을 읽은 건지 헷갈리게 만듭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거품 크림 자두 과자는 꽤 오랫동안 궁금증을 자아내는 음식이었습니다. 나도 먹어본 적이 있는 감자나 소시지, 버섯 수프와는 달리 아무리 봐도 그 정체나 맛이 짐작가지 않는 환상의 요리였으니까요. 자두가 제철이니 한 번 만들어 봅니다. 자두 과자는 독일어로 츠베치겐 쿠헨(zwetsc...

2022.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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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도서관 사서의 생강과자 인형

The Gingerbread Man 저자 Schmidt, 출판 scholastic 발매 1986.12.01.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영어책 읽어주는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중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를 대상으로 영어 동화책을 읽어주고, 다 읽고 나면 이야기를 바탕으로 색칠하기나 만들기 등의 활동도 함께 하곤 하지요. 이번에 읽는 책은 "생강과자 인형The Gingerbread Man (Karen Schmidt 그림, Scholastic 출판사, 1980)"입니다. 그런데 어른들은 커피와 함께 먹는 로터스 쿠키 덕에 좀 익숙하다지만 아이들은 의외로 먹어본 경험이 없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과자를 기념품으로 걸어놓으면 아이들의 학습 집중력이 폭발적으로 높아지는지라 기회다 싶어 생강과자 인형을 나눠주기로 결정합니다. 도서관 옆에 붙어있는 쿠킹 스튜디오 주방을 이용해서 생강과자 대량생산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우선 버터 450g, 흑설탕 150g, 당밀 한 컵, 박력분 480g, 달걀 3개, 펌킨파이스파이스 3~4티스푼을 준비합니다. 원래대로라면 실온에 둬서 말랑해진 버터에 흑설탕을 섞어가며 크림화시켜야 하는데... 날씨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춥다보니 버터 크림화도 쉽지가 않네요. 쿠킹 스튜디오에 반죽기가 없어서 거품기와 스페츌러로 섞다보니 버터 덩어리가 완전히 섞이질 않습니다. 집에서 반죽기에 돌렸으면 30초만에 크림이 되었을텐데... 없는 ...

2023.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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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A 레시피로 만든 슈톨렌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어김없이 만들어 본 슈톨렌. CIA 재학 당시 먹어 보고는 그 맛에 반해서 한국 돌아와서도 계속 만드는 중입니다. 제과제빵 교과서인 "Baking and Pastry: Mastering the art and craft - Third edition"에 나온 레시피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단, 책에 나온 레시피대로 하면 너무 많기 때문에 절반으로 줄여서 계량합니다.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하는 것은 과일 절임. 노란 건포도(없으면 일반 건포도) 500g, 레몬 껍질 설탕절임 150g, 오렌지 껍질 설탕절임 65g을 다크 럼 50g에 버무려서 최소 8시간에서 24시간 상온에 보관합니다. 하지만 이보다 더 좋은 건 슈톨렌 만들면서 아예 그 자리에서 내년 크리스마스에 사용할 과일 절임을 미리 만들어두는 겁니다. 당도도 높고 알콜도수도 높으니 건과일을 럼주에 담가서 냉장고 구석에 박아두면 일 년 동안 상할 걱정 없이 계속 절여둘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파운드 케이크나 다른 빵, 과자류 만들 때마다 덜어낸 만큼 채워넣으면서 계속 사용해도 좋구요. 아몬드190g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서 껍질을 벗겨 준비합니다. 숙성된 과일 절임과 함께 섞으면 과일너트 믹스 완성. 강력분 310g, 29도 정도로 따뜻하게 데워준 우유 190g, 인스턴트 드라이 이스트 15g을 반죽기에 2분 정도 돌립니다. 글루텐이 형성되면서 반죽에 탄력이 생기면 2...

2022.12.27
타임캡슐 슈크림 from 2006. 5. 5.

말이 필요없는 슈크림~ 커스터드 크림이 약간 묽게 된 감이 있지만서도 (그래서 한입 베어물면 흘러내리는.. OTL) 의외로 슈가 잘 부풀어줘서 맛있게 만들어진듯. - from 2006. 5. 5. 가끔 옛날 사진을 뒤적거리다보면 요리 실력이 많이 늘었구나 실감할 때가 있습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실패작에 속할 정도인데, 이 정도로 만족할 때가 있었구나 싶은 거지요. 게다가 사진파일 이름이 choux가 아니라 sue... ㅋㅋ 누굴 고소하려고... 이번에 단행본에 실린 크로캉부쉬에 비하면 그야말로 꼬꼬마 초보 솜씨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기도 합니다. - from 2021. 3. 10

2021.03.10
2022.02.17참여 콘텐츠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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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끝까지 100% 수제 달걀 샌드위치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출도 마음대로 못 하는 이 시국. 사람들이 다들 집에만 있다보니 400번 저어 만드는 달고나 커피, 천 번 저어 만드는 수플레와 같은 무지막지한 막노동 레시피가 유행을 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왕이면 좀 더 복합적인 노가다를 해보자 싶어 오래간만에 꺼내 든 100% 수제 음식 시리즈. 콘도그(https://blog.naver.com/40075km/221405765722), 햄버거(https://blog.naver.com/40075km/221025080131), 에그 아틀랜틱(https://blog.naver.com/40075km/221416295557)에 이어 네 번째 100% 수제 음식이네요. 이번에 만들 음식은 달걀 샌드위치입니다. 언제나처럼 시작은 우유 한 컵을 살짝 데우는 것에서부터. 여기에 설탕 한 테이블 스푼을 넣고 이스트 한 봉지를 섞어서 거품이 잘 올라오는지 살핍니다. 활성화된 이스트를 보울에 붓고 밀가루와 달걀, 그리고 소금 약간을 섞어줍니다. 믹서에 반죽용 후크를 부착한 후, 가루가 안 보일 정도로 섞이면 말랑해진 버터를 넣고 다시 반죽합니다. 반죽에 어느 정도 끈기가 생겼다 싶으면 반죽 약간을 떼어내서 지문 검사에 들어갑니다. 반죽을 죽죽 늘려 펴서 손가락을 대 봤을 때 지문이 비칠 정도로 얇게 펴지면 됩니다. 반죽이 덜 됐을 때는 이렇게 얇게 펴기 전에 끊어지지요. 히팅 보울 온도를 30...

2020.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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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z with or without? 필리 치즈 스테이크

필라델피아 치즈 스테이크 (Philly Cheese Steak) 2인분 / 쉬움 / 30분 소요 이탈리안 호기 브레드 2개, 얇게 썬 소고기 200그램, 피망 반 개, 양파 반 개, 양송이 버섯 세 개, 브로볼로네 치즈 네 장 필라델피아 여행기(https://blog.naver.com/40075km/221281436244)를 쓴 김에 만들어 먹은 필리 치즈 스테이크. 호기 브레드(hoagie bread)가 샌드위치 빵으로 사용되고, 쇠고기, 피망, 프로볼로네 치즈가 필수적으로 들어갑니다. 여기에 추가로 양파와 버섯, 그리고 간을 하기 위한 소금과 후추 약간씩을 준비해주면 됩니다. 아무런 상관도 없는 필라델피아 크림치즈와는 달리, 이 치즈 스테이크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필라델피아 대표 음식입니다. 양파와 피망, 버섯을 얇게 썰어서 준비합니다. 양파와 버섯은 선택사항이긴 한데, 양파는 거의 기본 옵션으로 항상 들어가는 추세이고 버섯은 그 다음으로 인기가 많은 재료지요. 그래서 필라델피아 토박이들은 치즈 스테이크를 주문할 때 "Whiz with (치즈에 양파 추가)" 혹은 "Whiz without (치즈에 양파는 빼고)"라고 말합니다. "Cheese steak with onions"라고 하면 그건 타지에서 여행 온 사람이라는 걸 증명하는 셈이라나요. 롯지 무쇠 그리들에 식용유를 살짝 두르고 뜨겁게 달군 다음 양파와 피망을 먼저 볶습니다. ...

2018.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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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요리학교 CIA: 올인원 샌드위치와 델리카트슨

예전에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대해 배우면서 알게 된 흥미로운 사실 중의 하나가 사람의 인식과 언어의 관계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인간이 언어를 만들었지만, 사회 생활을 통해 자아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언어 또한 사람이 세계관을 확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야기지요 (Piaget, 1959; Vygotsky, 1962). 이는 다시 말해 똑같은 언어라도 어떻게 배우고 접하느냐에 따라 대상을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맛있는 버섯 수프를 통해 '버섯'이라는 단어를 배웠다면 그 사람의 세계에서 버섯은 긍정적인 사물로 작용하지만, 독버섯의 위험성이나 곰팡이 사촌으로서의 버섯을 먼저 접했다면 버섯이 부정적인 요인으로 자리잡게 되는 거지요.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바로 델리카트슨, 줄여서 델리가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델리카트슨은 독일에서 사용하기 시작한 단어인데, 그 역사는 170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유럽 밖의 여러 나라에서 진귀한 먹거리들을 수입해서 파는 가게들을 지칭하는 말로, 그 어원은 '기쁨을 주는, 훌륭한 (음식)'이라는 의미의 독일어인 Delikatesse에서 비롯되었지요. 언어학상으로 족보를 따져보면 Delicious와 사촌 정도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으로 독일 이민자들이 넘어오면서 델리카트슨을 줄여서 '델리'라고 부르며 신선한 고기나 치즈, 빵 등을 이용해서 만든 음식을...

2019.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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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쌍한 사람들을 위한 샌드위치, 포보이

한국에서 생활 할 당시에는 미국 요리라고 하면 떠오르는 음식은 햄버거나 피자, 프라이드 치킨 정도가 전부였습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렇게 넓은 땅덩어리를 가진 나라에서 특색 있는 음식이 그 정도 밖에 없을리가 만무한데도요. 마치 외국인이 우리 나라에 와서 김치와 불고기, 잡채 정도 먹어보곤 "한국 음식 다 먹어봤다"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려나요. 전주 비빔밥, 안동 찜닭, 부산 돼지국밥, 포천 이동갈비 등 잠깐만 생각해도 줄줄 생각나는 지역 특산 음식이 이렇게나 많은데 말이죠. 미국도 마찬가지로 지역의 자연환경이나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양한 음식 문화가 존재합니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 역시 크레올 혹은 케이준이라는 이름의 독특한 요리 문화를 갖고 있지요. 그리고 이번에 만들어 본 대표적인 크레올 요리 중의 하나, 포보이 샌드위치입니다. 우선 양배추를 다지고 소스를 섞어 코울슬로를 만드는 것 부터 시작합니다. 일단 마요네즈와 핫소스 및 다진 피클을 섞어 레물라드(remoulade) 소스를 만듭니다. 얼핏 보면 타르타르 소스와도 비슷한 느낌이지만 다진 피클과 매운 향신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독특한 풍미가 있습니다. 원래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프랑스 소스였는데, 캐나다에 살던 프랑스 사람들이 영국에 의해 강제로 루이지애나로 이주당하면서 퍼뜨린 소스입니다. 세세하게 따지면 레물라드 소스의 레시피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2019.06.13
2020.08.29참여 콘텐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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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 크루즈 위에서 먹는 야경

안 그래도 더운 날씨에 넓은 사원과 왕궁을 땀 뻘뻘 흘리며 구경하고 나왔더니 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하지만 이왕 쉬는 거, 마음 굳게 먹고 조금만 더 걸어서 미리 봐뒀던 강변 레스토랑, 더 데크(The Deck)에서 쉬기로 합니다. 자리에 앉자마자 보이는 차오프라야강과 왓 아룬. 하지만 더위와 갈증에 지친 몸은 풍경보다도 시원한 수박주스 한 잔에 몰두합니다. 그야말로 금강산도 식후경, 이 말을 실감하게 되네요. 갈증을 채운 몸은 이제 음식을 밀어넣으라고 재촉합니다. 새우튀김을 곁들인 볶음밥. 마늘 플레이크가 잔뜩 올려져 있어서인지 굉장히 맛있습니다. 가격은 대략 만 원 정도. 태국 물가를 생각하면 비싼거지만, 이 정도 뷰에 외국인 관광객 대상으로 하는 장사라는 걸 감안하면 나름 괜찮은 가격 아닌가 싶네요. 워낙 많이 돌아다니는 바람에 배가 고팠을 때 먹어서 더 맛있게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갈증과 허기가 다 채워지자 이제야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차오프라야 강 너머로 보이는 하얀 탑. 새벽 사원이라는 뜻의 "왓 아룬"입니다. 화려한 꽃 모양 조각이 알록달록하게 장식하고 있는 왓포나 황금빛 가득한 왓 프라깨우의 체디도 멋있지만 이렇게 하얗고 깨끗한 느낌의 왓 아룬도 단정하고 고결한 느낌이라 마음에 듭니다. 강 건너서 직접 가 볼까도 생각했지만 워낙 날씨가 더워지는 바람에 일단 호텔로 후퇴하기로 합니다. 외국까지 나왔으니 ...

2020.08.13
2024.11.01참여 콘텐츠 2
매실에이드 from 2007.10.21.

매실엑기스 + 물(혹은 소다수)로 만드는 간단한 매실에이드. 매실엑기스 만드는게 어려울 뿐. 전체적인 느낌은 유자차나 모과차와 같은 항렬. 차게 먹어도 맛있지만 날씨가 추워지는 만큼 뜨거운물에 타서 먹는것도 시즌 음료수로 딱일듯. - From 2007.10.21. 요즘도 자주 타먹는 매실에이드입니다. 저 때에 비하면 매실청 만드는 숙련도는 많이 올랐지요 ㅎㅎ 그나저나 탄산수 제조기 가스 실리더 교환해야 하는데 그게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며 집 앞에서 탄산수 사먹는 중... 귀차니즘은 예나 지금이나 요리의 가장 큰 적이네요. - From 2024.10.25.

2024.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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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매실청 (매실엑기스) 만들기

올해는 매실을 조금 늦게 구입했습니다. 항상 청매로 매실청을 만들다가 올해는 황매(익은 매실)로 도전해봅니다. 배송 오류로 매실이 안와서 올해는 매실청 담그기 글렀나 싶었는데 문의 접수 되자마자 다음날 바로 매실이 특급배송으로 도착했습니다. 특별히 신경써서 보내준건지 매실이 아주 좋네요. 거의 매년 매실청을 담갔지만 이만큼 품질 좋은 건 처음입니다. 버릴 게 거의 없네요. 매실이 오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작년에 만든 매실 엑기스를 걸러서 병에 소분하는 일입니다. 요리학교에서 배웠던 3중 거름망은 언제나 쓸모가 많습니다 ㅎㅎ 요리를 할 때 설탕 대신 매실청을 많이 쓰다보니 중간중간 급한대로 빼먹은 양이 절반을 넘어갑니다. 페트병 두 개 꽉 채우고 조그만 병 두 개 채우니 끝이네요. 5리터 정도 남은 매실청으로 일 년을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이러다가 또 일 년 채우기 전에 매실청을 미리 뜯어서 쓰고, 그렇게 계속 당겨서 쓰게 되는거죠. 카드값 메꾸는 것도 모자라서 매실청까지 리볼빙을 해야 하는 서글픈 현대인의 심정입니다. 매실청을 빼냈으니 깨끗하게 한 번 씻은 다음 스타산으로 소독합니다. 10리터짜리 물병을 꽉 채워서 용량 맞춰 희석한 다음 큰 병에 부어주면서 남는 건 그대로 흘려서 싱크대를 채웁니다. 거품을 헹구지 않는게 처음엔 약간 거부감이 드는데, 쓰다보면 익숙해집니다. 아빠가 통을 닦는 동안 아이들은 매실 꼭지를...

2024.07.04
2024.02.27참여 콘텐츠 34
과일 펀치 from 2007.8.12.

날도 후덥지근하고 해서 만들어 먹은 과일 펀치. 펀치가 산스크리트어로 '5'라는 의미에서 나왔다는건 이번에 처음 알았다. 다섯가지를 섞어 만든 음료라는 뜻. 우유 + 사이다 + 설탕 + 과일 통조림 + 수박 + 체리 통조림이 베이스. 이걸 농도 맞춰 잘 섞어서 차게 식힌 후, 작은 그릇에 담아 얼음, 바나나, 콘프레이크를 올리면 완성. 나중에 올리는 녀석들은 미리 넣으면 풀어져서 떡이 되는지라... 원래는 조금만 만들 생각이었는데 재료를 넣다보니 어느새 펀치 보울 하나 가득 만들어졌다. 몇번 더 먹을 수 있을듯? - From 2007.8.12. 펀치나 화채, 샹그리아 같은 음료는 집에 남은 과일 대충 때려넣고 만들어야 맛있는게 신기합니다. 예전에는 날씨가 더운 여름날 만들어 먹었지만 요즘같이 썰렁한 날씨에도 일단 만들어 놓으면 집에서 뒹굴거리다 갑갑할때마다 한 잔씩 마시면 시원하니 좋지요. 처음 만들 때는 커다란 대접 하나 분량 만들고는 엄청 많이 만들었다고 했는데... 한번에 15리터를 만드는 날(https://blog.naver.com/40075km/223119289853)이 올거라곤 저 당시에는 상상도 못했더랬지요. - From 2024.2.27.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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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name from 2007. 8. 7.

칵테일 좋아하는 사람들의 바이블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드는 만화 '바텐더' 이번에 나온 6권의 한부분. 먹고 싶은건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지라, 당연히 셰이킹 착수! 비록 만화에 나온것처럼 비싼 럼은 못쓰지만, 나름 재료는 다 있고, 게다가 '마음만은 지지 않는다!' 럼과 벌꿀 4:1, 여기에 시나몬 스틱을 섞어 만든 칵테일 'No name' 계피향의 첫맛과 그 뒤를 잇는 달콤함. 하지만 한모금 마신 후 내뱉는 숨이 뜨겁게 달아오를 정도의 강렬함. 좋구나~ 시가에도 지지 않을 칵테일이라더니, 과연 명불허전. - From 2007. 8. 7. 옛날에 홈바 풀가동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요즘은 이것저것 섞어먹기도 귀찮아서 포트와인만 아이스크림에 주구장창 부어 먹고 있지만요. - From 2024. 1. 2.

2024.01.02
고구마라떼 from 2007.12.10

군고구마를 한판 가득 굽다보니 떠올라 만든 메뉴... 군고구마(혹은 찐고구마나 삶은 고구마 등등)을 한개 껍질을 벗겨 우유 약간, 연유 약간과 함께 곱게 으깨준다. 이렇게 만든 고구마 페이스트에 우유 150ml를 넣고 믹서에 돌린다. 에스프레소 한잔(30ml)를 뽑는다. 우유 150ml를 스티밍해서 스팀밀크로 만든다. 고구마 우유를 잔에 붓고, 그 위에 스팀밀크를 부어준 다음 에스프레소를 넣어준다. 마지막으로 잣이나 아몬드 슬라이스 등의 견과류를 살짝 뿌려주면 완성~ 층층이 나뉘어지는게 예쁘지만 맛있게 먹으려면 섞어먹어야 한다는게 좀 안습. - From 2007.12.10. 옛날 사진을 보다보니 급 땡기는 고구마 라떼... 이거 은근 맛있습니다. 예전에는 고구마 으깨느라 힘들었는데 지금은 푸드 프로세서가 있어서 훨씬 더 쉽게 고구마 퓨레를 만들 수 있지요. 고구마 저렴하게 많이 팔던데 한 상자 사서 만들어 먹어야겠네요. - From 2023.12.15.

2023.12.15
일리 커피 from 2007.4.20.

어머니께서 프랑스-이탈리아 여행에서 선물로 사오신 일리커피 한통. 왠지 요즘들어 커피의 세례를 받는 기분. @_@ - From 2007.4.20. 이 당시엔 몰랐지만 이때부터 시작된 일리 커피에 대한 집착은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뭐랄까, 공장에서 대량생산하는 커피 중에서는 가장 퀄리티가 괜찮은 브랜드라는 느낌. 로스터리 카페에서 갓 볶음 원두만큼은 아니지만, 원두를 대규모로 수매해서 품질 컨트롤 해가며 만드는거라 언제 먹어도 같은 맛이 납니다. 특히 질소포장을 제대로 하기 때문에 오래 간다는 장점이 있지요. 커피를 기호식품으로 여유롭게 즐기기 위해서가 아닌, 생활 필수품으로 후딱 만들어 마시는 경우에는 거의 최강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요즘도 커피 본연의 맛을 즐길 때는 드립으로 내려먹고 매일매일 출근하며 갖고다니는 커피는 일리 캡슐을 사용합니다. 주로 클라시코와 인텐소를 하나씩 섞어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만들어 먹지요. - From 2023.6.22

2023.06.22
이과수 커피 from 2007.4.12.

어머니께서 선물로 웬 박스를 하나 가져오시면서 '아는 분이 선물로 주신건데, 커피랜다. 너 좋아할것 같더라' 그래서 포장지를 뜯는 순간 눈 앞에 나타난 선명한 붉은 글씨. "IGUACU" 한봉지에 50잔 분량으로 24봉지. 닐리리야 닐리리야 니나노~ 냅다 한잔 끓여서 설탕 하나 넣고 마시는데... 역시 인스턴트 커피의 대왕마마님~ 좀 있으면 블로그 1만힛 돌파하는데 4~5개 풀어서 이벤트용 선물로 쓰면 좋을듯. - From 2007.4.12. 저 당시만 해도 이과수 커피 구하기가 쉽지 않을때라 대박 터진 느낌이었습니다. 일단 국산 인스턴트 커피는 대부분 프림과 설탕이 섞인 믹스 커피에 특화되어 있었거든요. 지금에야 아메리카노의 영향으로 블랙도 꽤나 수준급이 되었지만요. 기억에 따르면 이과수는 꽤나 고구마 느낌 나는 고소한 커피입니다. 이제는 인스턴트라도 캡슐커피를 주로 마시기 때문에 가루 커피 안 먹은지는 한참 되었지만요. 또 한가지 추억 돋게 만드는 것은 블로그 카운터 1만힛 돌파를 눈앞에 뒀다는 내용. 네이버 블로그는 57만, 티스토리는 380만 카운터를 넘긴 지금 시점에서는 귀여운 꼬꼬마 블로거 보는 느낌입니다 ㅎㅎ 그래봤자 진짜 블로거 기준인 천만 카운터에 도달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ㅠ_ㅠ - From 2023.6.17.

2023.0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