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파티음식
2020.12.30
인플루언서 
40075km
1,156푸드 칼럼니스트
참여 콘텐츠 2
5
크리스마스 킹크랩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기념으로 킹크랩을 한마리 먹기로 합니다. 요즘엔 어지간한 식재료는 인터넷으로 주문해서 택배로 받아보는 세상이지만 수산물,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고가의 수산물은 여전히 수산시장에 직접 들러 두 눈으로 품질을 확인하고 사는 편을 선호합니다. 가격으로 치면 kg당 몇천원 더 주는 한이 있더라도 맛있고 살이 꽉찬 녀석을 고르기에는 이 쪽이 더 낫다고 생각하니까요. 주로 방문하는 곳은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마포 농수산물 시장입니다. 커다란 시장 안에 여러 가게들이 모여있는데, 전통시장이 언제나 그렇듯 양심적으로 장사하는 가게가 있는가하면 호구 뒷통수 치려고 호시탐탐 기회만 노리는 가게들도 있습니다. 예전에 랍스터 글에서도 언급했듯이 (https://blog.naver.com/40075km/222074836674) 저울 눈 속이는거야 조금만 신경쓰면 예방할 수 있지만, 가게 주인이 물건보는 눈이 없어 '막상 요리해보니 살이 없더라, 맛이 없더라'하는 건 수산물 특성상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이왕 먹는 거, 호구잡히는 것만 아니면 조금 더 비싸게 주거나 조금 크기가 작은 녀석으로 먹는 한이 있어도 회전율이 빠르고(=장사 잘되고) 주인의 안목이 있는 가게를 가는 게 좋지요. 랍스터는 회로 먹기도 하고, 무엇보다 크기가 어지간히 큰 녀석도 냄비에 비스듬하게라도 넣으면 들어가니 살아있는 채로 가져와서 집에서 쪄먹곤 합니다. 하지만 ...

2020.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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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특집 5코스 명절 요리

요리학교 졸업하면 나름 주변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다는 경험담을 여러 차례 들은 적 있습니다. 하다못해 고깃집 회식자리에서 고기 굽는 집게를 쓰거나, 라면 하나 끓일 일이 있어도 "요리사가 손대면 뭔가 다르지 않겠냐"는 기대를 받게 된다는 거지요. 한국 돌아와서 처음으로 맞이하는 명절이 다가오니 저도 그 비스무레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서양요리 전공이라 정작 차례음식 준비에 쓸만한 기술은 그닥 많지 않은데도 뭔가 내가 나서서 '일반인'과는 격이 다른 요리를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압박을 느끼는 거지요. 랍스터라도 두어 마리 잡아야 하나 고민중이었는데 어머니께서 손을 다치셔서 "저녁 준비 네가 한 번 할 수 있겠냐"라는 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마음같아서는 한 보름정도 준비하면서 숙성 시킬 건 숙성시키고 육수 낼 건 육수 내어가며 본격적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지만 준비할 시간이 사흘밖에 없는 데다가 일반 가정집의 3구짜리 스토브탑, 고장난 오븐 등 여러 제반 사항을 고려해서 스스로와 타협합니다. 그래서 이탈리안을 메인으로 하는 5코스 디너를 만들기로 결정했지요. 어뮤즈 부쉬, 레물라드 소스와 오세트라 캐비어를 곁들인 달걀 카나페. 어뮤즈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습니다. 요리사가 손님에게 보내는 환영의 메세지인 동시에 자신이 어떤 음식을 만들 것인지에 대한 대략적인 맛보기를 보여주는 첫 기회니까요. 다진 피클과 핫소...

2020.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