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전작들처럼 <킬링 디어> '역시' 충격적인 영화다. 그리스 성서의 막달라 마리아 등 종교적 영역에서 모티브를 끌어온 이 영화는, 이해가 쉽거나 재미(오락적 요소)있는 작품은 아니다. 은유와 상징으로 점철돼 있기에 해석의 수고가 필요하다. 또한, 인물과 그들이 처한 상황 역시 불편하기 때문에 마음 놓고 감상할 수도 없다. 솔직히 말해, 잔혹한 동시에 괴이하다. 감독의 전작들로 미루어 어느 정도의 '특별함'은 예상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편한 건 사실이다. 이는, 관람 등급만으로도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 성서를 모티브로 끌어왔다는 것은, 영화 속 세계와 인물들이 신의 영역과 흡사하다는 뜻이다. 한데, 영화는 그 상황을 '인간의 것'으로 창조해냈기에 관객들은 훨씬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 '우리'의 세계를 기준으로 미루어봤을 때, 신들의 행동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이해되어서도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신을 모독했다는 이유로 저주를 내리거나, 근친상간과 살해도 저지른다. 우리의 기준에서는 비난받아 마땅한, 모두의 분노를 일으킬 만한 것들을 신들은, 신이라는 이유로 저질러왔다. 우리가 생각하는 신에 대한 보편적인 관념은, 성스럽고 절대적인데, 따져보면 성스럽지 못한 신들이 대부분이었다. 그 원인에는 '욕망'이라는 것이 내재한다. 신도 욕망에서만큼은 자유롭지 못한 존재였나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