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안민호 [안민호의 Cruise is My Life] 어제저녁 우수아이아항을 출항한 '마우드(MS Maud)'호는 밤새 비글운하를 항해하여 대서양과 태평양이 맞닿는 악명 높은 드레이크해협 (Drake Passage)에 들어섰다. 아니나 다를까. 오전부터 크루즈선이 높은 파도에 심하게 요동을 쳤다. 일행들은 심한 뱃멀미로 아침식사도 못하고 선실침대에 누워 꼼짝 못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나는 200여 회 넘는 크루즈선 승선 경험으로 단련(?)된 체질 때문인지 그저 배가 많이 흔들린다고 여길뿐 선내 공용시설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라운지에서 따끈한 핫 초콜릿을 마시는 등 여유를 부리기도 하였다. 그런데, 웬걸... 뱃멀미로 모든 일행들이 불참한 넓은 식당 테이블을 혼자 독차지하고, 평소처럼 점심식사를 마치고 객실로 돌아온 얼마 뒤, 나의 머리는 점점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어지럼증과 속이 울렁거리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뱃멀미를 느끼기 시작한 것이다. 드레이크해협의 악명 높은 파도에 대해서는 이미 이야기를 들은 바 있었고, 뱃멀미에 대한 단단한 각오까지 하고 왔지만, 막상 엄청난 뱃멀미가 지속되자 크루즈선이 남극대륙 반도에 들어설 때가지 어떻게 참고 견디나 하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내가 왜 이곳에 왜 왔나 하는 후회까지 들 정도였다. 이번 출발 전에 혹시 모를 뱃멀미를 위해 가장 강력하다는 ‘타나솔’과 ‘귀미테 정...
[안민호의 Cruise is My Life] 그동안 남극부터 북극까지 200회 이상의 크루즈여행을 경험하였지만 정작 본격적인 남극대륙 탐험 크루즈여행 (Antartica Expedition Cruising)은 처음이었다. 더욱이 전 세계적으로도 매년 극소수만이 경험할 수 있는 희소성 있는 여행이기에 시작부터 매우 기대가 컸다. 우리나라 남극 극지연구소 세종연구기지가 있는 킹 조지 섬은 이미 15년 전부터 역시 글로벌 크루즈기업 카니발 코퍼레이션(Carnival Corporation)의 프린세스 크루즈(Princess Cruises) 사의 5만 톤급 '로얄 프린세스(Royal Princess, 1984년~2005년 운항)'호와 11만 톤급 '다이아몬드 프린세스(Diamond Princess)'호의 여정으로 몇 차례 다녀온 경험은 있다. 그러나, 2주간의 남미 크루즈여행 중 ‘1일 남극 관광’으로 다녀온 것이기에 이 본격적인 남극대륙 탐험 크루즈여행은 나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참고로, 이번 21일간의 남극대륙 탐험 크루즈여행과 파타고니아관광 일정은 다음과 같다. ☞ 남극대륙 탐험 크루즈선 승선 전 일정 인천 국제공항 ⇒ L. A. 공항 (11시간 소요) / 경유 ⇒ 리마 공항 (9시간 소요) / 환승수속 ⇒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 도착 후 (4시간 30분 소요) / 호텔 1박 ⇒ 부에노스 아이레스 공항 출발 (후티루틴선사 제공 전세기편...
본지를 통해 한국 크루즈계의 선구자로 추대되신 현 롯데관광개발 크루즈사업본부 안민호 본부장님의 칼럼이 연재됩니다. 30여 년간 세계 각지의 크루즈를 섭렵하신 대한민국 대표 크루즈 석학의 옹골차고 진귀한 여행기.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안민호의 Cruise is My Life] 1966년 8월 어느 날. 당시 육군 사관학교 비서실에 근무 중이던 나는 육군사관학교 참모장이던 백모장군이 월남 파병부대인 백마부대 부사단장으로 전출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나도 월남에 함께 따라가기로 결심하였다. 당시 월남에 가게 되면 많은 군인들이 전사할 수도 있다는 사실 때문에 대부분의 사병들은 월남참전을 기피하였다. 더구나 강제 차출될 경우에는 갖은 방법과 수단으로, 소위 당시 유행어인 빽을 동원하여서라도 월남에 파병되는 것을 피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나는내 스스로 월남파병을 지원하였다. 우리 집에서는 말 그대로 '난리'가 났다. 그때 서울시내 모은행 지점장이셨던 선친께서는 당연히 노발대발 화를 내시며 야단을 치셨다. 곧바로 당시 경기도 경찰국장이시던 이모부님께 연락하셨고, 이모부님은 평소 친분이 있으신 육군사관학교 교장이신 정모장군께 부탁드려 곧바로 파병 명령을 취소시켜 버렸다. 부모님께선 멀쩡한 장남이 그것도 전쟁이 한참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전쟁터로 달려간다니 걱정스럽고 염려가 되고, 철없는 자식이 한심스럽기까지 하셨겠다. 그러나, 나는 ...
사진 / 안민호 [안민호의 Cruise is My Life] 푼타 아레나스는 아르헨티나의 최남단 항구도시인 우수아이아항과 함께 남극대륙으로 가는 관문이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 남미크루즈여행으로 이곳 푼타 아레나스항에 들렸을 당시, 마침 우리 일행 중 몇 분이 남극 관광을 하겠다고 나섰다. 단 네 개 여분의 자리가 남았는데, 그것도 예약했던 승객이 취소하는 바람에 운 좋게 남극관광에 합류할 수 있었다. 이참에 선사의 크루즈기항지 관광상품으로 경험한 남극관광을 소개해볼까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남극대륙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케이프 혼 남쪽 킹 조지(King George) 섬 1일 관광이다. 푼타 아레나스에서 남극의 킹조지 섬까지는 이곳 공항에서 항공기로 4시간 거리다. 기후가 조금이라도 불안정하면 일정이 취소되기도 한다. 킹 조지섬에 있는 공항이 맨땅의 비포장 활주로만 있고, 관제탑 등 아무런 시설이 없기 때문인데 우리는 다행히 행운이 따랐는지 예정대로 출발이 가능하였다. 빠듯한 일정 탓에 우리는 새벽 6시에 항구에 배가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새벽 공기를 가르며 달려야만 했다. 남극으로 가는 비행기는 작은 프로펠러 비행기로 우리 일행 4명 포함하여 고작 모두 44명이 최대 수용인원이다. 공항에 도착해서는 버스 안에서 나누어 받은 탑승권을 들고 또다시 서둘러 항공기에 탑승해야 했다. 별다른 탑승수속은 없었다. 7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