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2020.11.27
인플루언서 
조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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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고이즘의 북레터] '책이 있어 괜찮은 하루' 12월, 1월 구독 안내

11월 마지막 북레터이자 8번째 '에고이즘의 북레터' 의 마지막을 캡쳐했다. 이번 마감은 그 어느 때보다 힘들게 끝냈다. 뭐 그 어떤 마감도 쉬웠던 적은 없다. 이건 작가들이 항상 하는 말이다. 중독된 마감에는 약도 없다. 오직 다음 마감뿐... 11월 마지막 북레터 배달 예약을 마치고 포스팅 예약을 한다. 배는 하염없이 고프고, 몸은 피곤해서 누울 힘도 없지만 어찌됐든 또 하나의 마감을 했다. 이를 닦아야 하고, 바르지 않은 기초를 바르고 어서 잠을 청해야 한다. 그러나, 나는 써야 하고 마감해야 할 것들을 해치우고 또 만든다. 하나를 마감하면 쉴 틈 없이 또 다른 마감을 만드는 것이 나의 오래된 일과이다. 12월과 1월에도 내가 만든 이 즐거운 감옥에 갇혀 한밤중에 데워 먹는 피자 호빵 같은 글을 쓰고 싶다. 연말연시엔 더욱 그래야한다. 내가 어디로 또 이사를 가든, 아이가 어린이집을 또 옮기는 일이 발생하든 나는 읽고 쓰며 나와 독자들의 바쁜 일상을 돌보리라. 끊임없이 요구하며 귀여움을 뽐내는 나의 여름아, 너도 잘 크고 잘 자렴. 언젠간 엄마와 나란히 앉아 각자의 책을 읽는 날을 꿈꾸며 엄마는 진짜 자러간다. 구독 방법은 전과 같이 국민은행 계좌 497801-01-378673 로 12월, 1월 북레터 구독료 10,000원 송금 후, ego2sm.bookclub@gmail.com 으로 구독 신청 메일을 보내주시면 됩니다. 여러분...

2020.11.26
나는 맥시멀리스트였다-

지난 주 화요일, 미국에서 56박스의 짐이 도착했다. 꼬박 일주일이 넘게 몰아서 혹은 조금씩 짐을 풀고 정리하고 내다버리는 일을 반복했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확실히 알게 되었다. 나는 맥시멀리스트였다. 결혼 후 7년동안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내가 만든 짐의 양은 나를 집어삼키기에 충분했다. 지난 5년간 미국에서 외롭게 남편과 둘이 살면서 "쇼핑을 해야 기분이 풀릴 것 같아!"란 자기최면 속에서 산 것 같다. 365일 세일 중인 나라에서 우린 참 많은 것을 사모았다. 백화점에 자주 가질 못하니 미국에서만 살 수 있는 브랜드의 온라인 사이트에서 VVIP가 되어 정기적으로 날려주는 쿠폰의 노예가 되어 당장 필요하지도 않은 옷을 샀다. 만약 한국에 돌아간다면 힘들게 직구해서 사야 하는 것 아닌가, 하면서 또 샀다. 코비드19 사태만 아니었다면, 내가 같이 가서 정리하고 많은 것을 버리고 왔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돌아다니는 것도, 그것도 국경을 넘는 것은 웬만하면 피해야 하는 일이라, 남편 혼자 갔다 왔다. 크고 비싼 가전제품과 운반비가 더 드는 가구를 모두 기부하고 왔으니 망정이지 짐에 치여 잠잘 곳도 없을 뻔했다. 그가 우리 아파트에서 버리고 버려도 물건이 나온다고 했었는데, 그렇게 버리고 왔다고 하는데도 버릴 것이 한가득이었다. 이제 곧 두 돌이 되기 때문에 작아진 아이의 옷, 악세사리... 각종 쓰레기, 정리 박스, ...

202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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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타그램] 이 모든 괴로움을 또 다시

이번 주까지 ‘에고이즘의 북레터’ 구독 신청 받아요. [북레터 서비스] 책이 있어 괜찮은 하루 [에고이즘 북클럽] 북레터를 준비하며, 수많은 구독 서비스를 찾아보았다. 화려한 경력의 작가들, 필진... m.blog.naver.com 연휴 전에 포스팅하고 구독 신청해주신 분들 덕에 더 즐겁고 부담스러운(?) 추석을 보낸 것 같아요. 기꺼이 저의 북레터를 위해 구독료를 지불하시고, 시간 내어서 메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처음 시도하는 메일링이지만, 항상 써오던 북칼럼이기에 매일 갈고 닦은 좋은 글과 달콤한 아이템으로 구독자님들의 일상에 잔잔한 자극을 주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애플 워치에서 이제 일어날 시간이라고 알려주어서 잠시 산책하고 다녀와서 아이가 집에 돌아올 때까지 열심히 읽고 쓰는 단단한 일상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날이 추워졌어요. 항상 감기 조심하세요. 조안나 씀

2020.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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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북레터 구독 안내] 스스로 연구합니다

*구독자분들에게 답장은 밤에 보내드릴게요^_^* 10월의 마지막 목요일 오전이 지나갔다. 새벽에 예약발송해 둔 '에고이즘의 북레터' 네 번째 이야기까지 보내고 나니, 마감 후 필연적으로 드는 아쉬움과 함께 다음달 북레터에 대한 설렘과 부담이 동시에 작업방을 채우고 있다. 총 네 권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맥OS의 환상적인 페이지스Pages 템플릿에 담아 잡지처럼 편집해서 발행했다. 첫 번째 샘플을 만드는 데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다. 두 번째부터는 편집도 익숙해지고, 숨은참조로 이메일을 예약발송하는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큰 마감이나 또 다른 이사가 있는 달을 제외하곤 지속적으로 북레터 발송을 하고 싶다. 전에도 밝혔지만, 단 한 명의 구독자만 있어도 나는 쓸 것이고 이것들은 차곡차곡 쌓여 또 다른 책이 될 것이다. '매일 쓰는 나'를 자극하는 수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독료 5천원 이상의 가치를 주는 '주중 생활의 느낌표'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이 현재 목표다. 스스로 찾아냅니다. 스스로 연구합니다. 직접 제안합니다. 이 세 가지는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가치 있는 존재'가 되기 위한 기본자세입니다. (...)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이기 때문에 직접 모은 정보, 지혜를 다한 연구, 아낌없는 제안이 더욱 귀중한 1차 정보가 됩니다. 발신원이 되면, 사람들은 모여듭니다. <일의 기본 생활의 기본 100> 중에서 #68 스스로 찾...

2020.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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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레터 서비스] 책이 있어 괜찮은 하루

📚10월 북레터 구독은 마감되었어요. [에고이즘 북클럽] 북레터를 준비하며, 수많은 구독 서비스를 찾아보았다. 화려한 경력의 작가들, 필진 그룹의 에세이 배송 서비스, 매일 쏟아지는 브런치 연재글, 리디셀렉트 칼럼, 최근에 화제를 불러일으키는 ‘일간 이슬아’까지... 9년차 작가인 내가 끼어들 틈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쓰던 글도 놓칠 뻔했다. 편집하고 있는 책의 마감도 다 내년이라 시간이 남는데도 내 글을 제대로 못쓰고 있다. 너무 많은 책과 칼럼들이 서로 나에게 읽고 배우라고 말하고 있다. 잠시 눈과 귀를 닫고 처음 첫 책을 쓰던 때로 돌아가보았다. 인세 9프로에도 행복해서 잠 못 이루던 그때 그 시절로 말이다... 세상엔 수많은 경쟁이 있다. 누구나 글을 공개적으로 올리고 책을 만들 수 있는 시대에 ‘작가’란 직업은 참 흔해빠진 이름이 되어버렸다. 글쓰기 에세이라고 표방했지만, 여름이가 신생아에서 돌 아기가 될 때까지의 기록을 모은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는 글쓰기 시장에서도 에세이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내가 시장을 못 읽어낸 탓이 클 것이다. 이 책은 기획도 내가, 집필도 물론 내가 하고 편집은 편집자가 했다. 쓰는 내내 편집자의 피드백을 받은 것이 아니라 ‘현재의 내’가 ‘과거의 나’를 채찍질하며 쓴 책이다. 이 책은 사실 내가 아니라 ‘이 책을 읽은 소수의 독자들이 이어서 써내려가야 하는 책’이다. 이렇...

2020.09.29
읽으면 쓸 거리가 생길 거예요-

지난 번 인스타 라이브 때 받은 글쓰기 질문이 생각나서, 다음 라이브 예고하면서 답변하려고 새 글쓰기 창을 열었다. 작가님은 글쓰기 영감을 어디서 받으세요? 작가로 살면, 이런 질문을 굉장히 많이 받게 되는데 영감은 시시각각 다르게 받아서 항상 한 마디로 딱 잘라 말할 수 없다. 대부분 현재 읽고 있는 책이나 새벽에 혼자 본 영화/드라마에서 받거나, 요즘은 아이를 키우면서 겪게되는 경험과 감정적 변화에 무게를 두고 글을 쓴다. 최근엔 큰 이사를 했기 때문에 자주 ‘미국에서 살던 나’와 ‘다시 한국에 살게 된 나’를 비교하면서 글감을 모아둔다. 다음 책의 주제에 맞춰서 자료 조사를 하고 있는데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여자들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수집한다. 그러다보면 ‘왜 나는 이만큼밖에 못할까’ 자괴감에 빠지기도 하고 ‘아, 나도 내 회사를 차릴 수 있겠다’는 자신감도 얻는다. <자아, 예술가, 엄마>라는 책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마 이 책을 읽고 나서도 하고 싶은 말이 많아질 것 같다. 내가 거래하는 주요 출판사 대표님이 하루에 책 한두 권만 주문이 들어올 때가 있다고, 더 이상 책을 출간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런데 왜 나는 더더더 많은 책과 잡지를 사는 것일까. 투자한만큼 되돌아오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왜 나는 (책에) 돈을 쓰는 것만큼 (책으로) 돈을 벌지 못하는 것일까. 교수는 늘 열심히 연구했다. 교수는 자신...

2020.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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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빚을 갚을 시간이 생겼다-

드디어 한국에서 내 자리가 생겼다. 남편 옷장, 내 옷장, 아이 옷장도 생겼다. 물론 관사에 들어왔기 때문에 기본적인 가구는 빌트인이다. 나라면 절대 사지 않을 것 같은 색감과 질감의 식탁과 장식장들이지만 우선 쓴다. 우리는 짐을 늘리면 안되는 가구이기 때문에... 투박하지만 큰 붙박이장들이 있어서 흩어져있던 물건들을 정리했다. 지난 10개월간 캐리어에, 장바구니에, 종이가방, 각종 가방에 넣어두었던 물건들에게 집을 만들어주었다. 말 그대로 ‘물건 찾다 시간 다갔다’ 라는 문장 하나로 정리할 수 있을만큼 내 집없이 남의 집에 산다는 것이 힘겨웠다. 나, 너, 우리의 ‘집’이 생겨서 지난 2주간 정신없이 쓸고 닦고 정리하고 사서 채워넣었다. 우리의 진정한 짐은 지금 LA 에 도착했을지도 모르지만... 그 짐들이 오기 전에도 기본적으로 필요한 것이 ‘너무’ 많아서 매일 쇼핑을 두세 번씩 했다. 매일 쓱배송, 로켓와우를 시켜도 계속 살 것이 생겼다. 이제야 내 책상을 돌아보며 멍을 때릴 시간이 생겼다. 아이가 세 번째로 어린이집을 옮겼기 때문에(친정, 시댁을 오가며 아이나 나나 적응하느라 얼마나 힘들었던가) 아침마다 나와 떨어져 칭얼대지만 집에만 있으면 더 짜증을 부리기 때문에 우리는 떨어져 각자의 생활을 할 필요가 있다. 나에겐 일이 있고, 아이에겐 언니오빠와 ‘뛰어놀 시간’이 절실하다. 떨어져있는 동안에도 아이가 엄마를 찾을까봐 전전긍...

2020.09.17
다시 한국에 살게 되었다-

이 심플한 문장을 쓰기 위해 지난 2년동안 남편과 나는 아주 많은 한숨과 눈물과 끝이 보이지 않는 다툼을 나눠가졌다. 미국에서 살면서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아이가 이제 “엄마”하며 달려와 끌어안아주고 눈웃음치며 “까꿍”해줄 정도로 커서, 그 귀여움이 귀여움의 도를 넘어가 깨기 싫은 꿈만 같다. 하지만 그만큼 나는 많이 못 자고 제대로 못 먹고 온전히 집중해서 일하지 못한다. 그래도 코로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아이가 어린이집에 안전하게 재미있게 잘 다녀주고 있고, 오전오후 시간에 바짝 일을 한다. “경제력없는 여자는 남자에게 노예와 같다”는 말을 철저히(?) 믿는 나는 경제적으로 반드시 자립할 생각이다. 그러려면 한국에 살아야 한다. 한국에는 나를 찾는 이들이 있고, 한국어로 쓰고 만드는 책들로 인해 나의 하루가 무너지지 않고 지탱이 된다. 최근에 수많은 책들을 읽으며 정작 블로그에 새 글을 업데이트하지 못했다.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서였다고 하면 핑계일까. 남편의 대학 교수 임용 합격 소식과 함께 내 마음은 너무 바빠서 글로 정리하기가 힘들었다. 한국에 돌아올 준비를 해야했기 때문이다. 물론, 미국에 있는 집과 차를 정리하기 위해 남편 혼자 떠났다. 나와 아이는 한국에 남고... 같이 미국에 가는 것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만약 같이 갔다가 짐을 정리하고 돌아와 자가격리를 아이와 함께 하는 일은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미국...

2020.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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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라이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모든 것에 대해 말할 수 있다. 결국 독자들은 잊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자들이 잊는 데 익숙해진 것은, 중요하지도 않은 너무 많은 뉴스들을 읽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 독자들 자신이 텅 빈 페이지를 견디지 못할 것이다. 알아야 할 것도 전혀 없고, 읽어야 할 것도 전혀 없다는 것을 알기 위해, 가득 찬 페이지들을 원한다. 그리하여 말할 것이 전혀 없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어느 신문은 고개를 숙여 이렇게 쓴다. <어느 사람은 아직 자신의 다음 책을 쓰지 않았다.>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것도 뉴스이다. <책으로 천년을 사는 방법> 중에서, 움베르코 에코 지음 오늘 밤 11시에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준비했지만, 인터넷 연결 상태가 좋지 않아 계속 라이브 방송이 튕기는 바람에 포기하고 블로그에 글을 남긴다.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를 읽고 작가에게 물어보고 싶었던 것들을 ‘사전 접수’(?) 형식으로 받아 진행하려고 했다가, 그냥 번개 미팅처럼 하고 싶어서 강행했는데 연결이 되지 않아 아쉽다. 새로 생긴 책상에 조명까지 갖다놓고 차분히 이 책 저 책 이야기를 조근조근 해볼까했는데 말이다. 최근 문학동네/창비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토픽션’에 관한 이야기(내가 왜 한국소설이랑 멀어졌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였음), 저번 라이브에서 독자님이 추천해주신 MBTI 성격유형 검사(난 선의의 옹호자가 나옴...) 이야기도 준비했는데 모두 연결상태 ...

2020.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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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쓰는 사람이다-

삶을 담아낼 어휘는 항상 모자라고 삶은 언제나 말보다 크다.” 은유 항상 노트북이나 아이패드에 썼던 글을, 오늘은 한번 아이폰에서 써 본다. 방학을 맞이해 하나밖에 없는 이모네에 온 아이는 잠들었고 나는 깨어있다. 급한 메일에 답장을 하고 웹서핑을 좀 했다. 자야하는데 또 잠이 오지 않는다. 7개월이 넘게 남의집살이를 해서인지 고민이 나를 놓아주지 않는다. 은유 작가의 <다가오는 말들>과 두 권의 에세이를 빌려왔다. 언니가 일하는 작은도서관에서... 나는 이상하게 은유 작가의 글이 생각만큼 안 읽힌다고 생각했다. 아마, 질투심때문인지도 모른다. 내 자신이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물러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만들어내는(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사람들을 매일 만나러 뛰쳐!나가고 싶다. 그러나, 당장 어린이집 방학을 맞이해 하루 종일 나와 붙어있는 딸을 돌봐야한다. 남편의 다음 직장이 정해지면 정착할 곳을 찾아야하고 그곳에서 또 새로운 적응을 해야 한다. 이제 나는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 하나 없는 그곳에 나의 딸을 데리고 가 함께 코비드19이후의 ‘미국’을 살아낼 자신이 없다. 남편의 대학 교원 임용 과정은 지켜보는 이도 피를 말리게 하는 일이다. 서류 통과, 2차 서류 면접, 3차 학과 면접, 4차 총장 면접까지... 끝까지 살아남는 이만이 합격 통지를 받을 수 있다. 언제 끝날 지 아무도 모르는 싸움인 것이다...

202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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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은 우아하지 않은데요?

주말에 떠난 가족 여행에서 마지막 점심은 외식으로 먹었다. 정신없이 배가 고파 안달난 딸 아이에게 칼국수를 잘라서 먹이는 내 모습을 보며 시누이가 말했다. “책 나온 거 축하도 못했네. 그런데 조안나 작가님, 책이랑 너무 안 어울리는 삶 아니에요?” 그 자리에서 나는 반박했다. “아닌데요, 언니. 제 글은 완전 치열해요. 전혀 우아하지 않아요. 여름이가 잠들거나 남편이 봐주면 그때 겨우 죽지 않으려고 썼는데...”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아이 둘을 키우는 언니는 아마 내 책을 읽지 못할 것이다. 언니는 기간제 교사로 일하다가 올해 임용고시에 합격해서 정식으로 병설유치원의 교사가 된 의지가 강한 여성이다. 그럼에도 내 책은 그녀의 삶에 가서 안착하기엔 힘들다. 가까운 사람들과 내 책 이야기를 깊게 나눠본 적도 없고, 나누고 싶은 마음도 없기에 읽든 안 읽든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에세이는 나를 드러내서 쓰는 책이고, 나를 드러내지 않은 에세이는 힘이 없다. 그러니 에세이는 어쩔 땐 소설보다 낯 뜨거운 민낯의 책이라 부끄러울 수 있다. 글이 아닌 실제 대화로 내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는 나는 아주 가까운 사람들이 내 글을 읽고 나를 알게 되는 것을 꺼리는지도 모른다. 물론 나의 엄마와 친언니는 내 책을 읽고 또 읽고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을 이야기해준다. 그들은 나의 민낯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이라 그렇다. 슬픔은 쓸수록 작...

2020.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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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라이브]우리, 각자 읽고 밤에 만나요

첫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어설프게 끝내고 자리에 앉았다. 번개에 가까운 첫 방송이라 많은 이들이 들어올 거라고 기대를 안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들어주셔서 두 배로 감사했던 밤이었다. 지금 정해진 내 자리같은 건 없다. 집에서건 동네 카페에서건 앉으면 바로 읽거나 쓴다. 시댁 식탁에서 아이의 흰 타월을 깔고 내가 쓴 책들을 배경으로 정말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해치운 것 같다. 완벽을 추구하다간 올해안에 독자들을 만날 기회는 못 만들 것이다. 그냥 시간이 날 때 해야 한다! 라이브에서 보내준 질문을 생각해보니,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 출간기념 ‘첨삭이벤트’는 쉽게 도전하기 힘든 과제인 것이 분명하다. 하긴, 갑자기 ‘오직 당신을 위해 쓴 글’을 보내달라고 하면 모두가 막막하게 느껴지고, 막상 보내자니 부끄러울 것이다. 일기장을 글로만 만났던(혹은 처음 만난) 작가에게 글을 보낸다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이럴 때 얼굴을 보고 커피나 차를 앞에 두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난 후라면 더 쉬울 수도 있지만, 지금은 모두가 ‘직접’ 만나기 힘든 코로나 시대 아닌가.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를 쓸 때 계속 읽었던 가슴 아픈 책 하지만 온라인에서도 만남이 잦아지면 곧 서로의 글을 나에게 보내고 싶어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숨겨진 가치를 무언가를 통해 증명받고 싶어하는 ‘인간’이니까. 오늘은 어떤 글로 다음엔...

2020.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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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이벤트] 오직 당신을 위해 쓴 글을 보내주세요

글쓰기 입문서에는 ‘무엇을 썼는지’가 중요하다고 가르치는 책이 많은데, 현실은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누가 썼는지’가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타깃층에 호응을 얻고 싶다거나 많이 읽혔으면 한다, 작가로 유명해지고 싶다는 착각은 버리고 내가 쓴 글을 스스로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행복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글 잘 쓰는 법, 그딴 건 없지만> 중에서 의무감에 의해 쓰는 것이 아니라 오직 자기 자신을 위해 쓰는 글만이 비참한 당신을 구할 것이다. 영화 <아메리칸 사이코>의 원작가 브렛 이스턴 앨리스는 이렇게 말했다. “글은 찬사를 받으려고 쓰는 것도 아니고 읽는 사람을 생각해서 쓰는 것도 아니다. 자기 자신을 위해 쓰는 것이다.”라고. 당신의 글 속에서 당신이 절대군주가 되고 수다를 떨거나 헛소리를 지껄여도 아무도 욕하는 사람은 없다. 덧글에 연연할 필요도 없다. ‘남들에게 잘 보이려고’ 애쓸 필요 없는 왕국을 지금 당장 지을 수 있으니 이 얼마나 판타지스러운 일인가.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최고의 예술은 나에 의한, 나를 위한 기록 그 자체이다.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 중에서 새로운 월요일이 시작되었다. 아이와 뒹굴고 입 맞추고 웃고 울었던(다시 한 번 아이의 머리에 부딪혀 아랫입술이 살짝 터졌다...) 주말이 지나가고 잠시 책과 하얀 글쓰기창을 만날 수 있는 ‘창작의 시간’이 열렸다. 금요일에 도착해서 가볍게 웃으며 읽기 ...

2020.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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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안에서 무얼 할까?

@ego3sm 집밥의 종류도 횟수도 셀 수 없이 많다;;; 내 지난 4년 간의 테마가 요즘 핫트렌드로 떠올랐다. “집 안에서 뭐 하지?” 새삼 여러 매체에서 이 주제를 다루고 있는 걸 보고 있자니 나도 한 마디 보태고 싶어졌다. 트위터에는 짧게 남겼던 비법 아닌 비법을 블로그에도 공유해볼까 한다. 이날들을 위해 집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난 참 집순이 중에 집순이homebody다. 첫째, 요리를 한다. 요리만큼 시간이 잘 가고 효율적이고 남는 것이 없다. 먹고 나면 사라져서 아쉬운 것을 빼곤 꽤 생산적이고 명상적인 행위이다. 야채를 곱게 썰어 해먹는 월남쌈이나 샤브샤브도 시간이 잘가고, 양념장을 만들어 각종 고기를 볶아먹고 구워먹고 조려먹으면 한 끼가 멋지게 완성된다. 저수분 카레를 슬로우쿠커나 무쇠솥에 약불로 끓이면서 요가를 하면서 타이머를 걸어두고 저어주면 운동도 하고 요리도 할 수 있어서 효과적이다. 한식, 일식, 양식 가리지 않고 도전하다 보면 3개월은 거뜬히 지나간다. 나처럼 방울토마토로 썬드라이토메이토를 만들어도 되고... 오븐에 쿠키를 구워도 되고, 수제 피클을 만드는 것에도 단순 노동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참고로 은근히 손이 많이 가는 요리는, 치킨과 만두 등이 있다. 에어프라이어가 생긴 이후로 프라이드 치킨보다는 치킨윙을 구워서 간장양념(쯔유+굴소스+매운건고추+맛술+올리고당+물+다진마늘 넣고 조리기) 입혀서 먹는...

2020.04.08
[새 연재] 책 읽는 엄마는 정말 외롭지 않을까?

기억을 더듬어 2011년으로 거슬러가보면, 첫 직장을 관두고 두 번째 직장으로 이직하기 전에 첫 책 <달빛책방>을 썼다. 블로그에 올려왔던 책 리뷰를 모아 독서에세이로 묶고 독자들에게 처음으로 ‘작가’로 다가갔던 그 해 겨울은 여러가지로 따뜻했다. 이직한 직장에서 ‘진정한’ 에디터가 되기 위해 책도 더 전투적으로 읽고 출판기획서부터 보도자료까지 ‘위대하신’ 선배들을 본받아 프로답게 글을 쓰기 위해 밤낮으로 연구했다. 모든 간판이 제목으로 보이고, 어떤 영화나 드라마도 편집일과 떨어뜨려서 볼 수 없었다. 언어로 시작해서 언어로 끝나는 생활이 그렇게 좋았다. 2년반, 3년, 3개월, 3개월... 이 출판사 저 출판사 이직에 이직을 거듭하다 남편과 미국으로 ‘갔다’. ‘진정한’ 에디터는 되다 말았지만, ‘영원한’ 프리랜서의 삶이 시작된 것이다. <월요일의 문장들>, <그림이 있어 괜찮은 하루>는 미국 생활이 내게 준 선물과 같은 책이다. 그곳에 가지 않았더라면, 결코 쓰지 못했을 책들이다. 항상 ‘바쁘다’는 것을 패션처럼 걸치고 다녔던 내가 시간 부자가 되어 마음껏 책을 읽고 글을 쓰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책을 쓰는 일이 전보다 힘들었다. 내면만 채우고 외부 요소를 충전하지 못해서였을까. 그래도 꾸준히 읽고 썼더니, 매년 책을 만들면서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책만 출간한 것이 아니라 ‘이여름’이라는 거어어어대한 한 아이도 세상에 나오게 만...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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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어떻게 슬픔을 작게 만들 수 있을까?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 저자 조안나 출판 지금이책 발매 2020.06.12. 생산적인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단 한 줄의 글은 남길 수 있다. 풀브라이트 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유일한 여성 과학자인 호프 자런도 임신 기간이 자기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아기가 태어남으로써 인생의 일부분이 끝날 것이라는 사실에 슬퍼하는 그녀를 보며 내가 임신 기간 중에 썼던 우울한 글들에게도 동료가 생긴 것 같아서 기쁘다. 책은커녕 내가 먹는 모든 것을 토하게 만드는 아기를 원망하던 시절이 부끄러웠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여러 여성의 글을 통해 알 수 있다. “여자들은 모두 강해요.” 맞아요, 강해지지 않으면 엄마가 될 수 없는걸요. 태교일기며 육아일기며 무엇이든 간에 무조건 써두면 우리 자신이 얼마나 강하고 동시에 약한 존재인 걸 담담한 기록으로 남길 수 있어서 좋다. 기록은 그것이 사적이든 공적이든 무한한 힘을 가지고 있다. 후에 어떤 재판에 휘말리게 되더라도 이 기록은 우리를 지켜주는 소중한 증거가 된다.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 중에서 드디어 지난 1년 간 아이를 키우며 한 꼭지 한 꼭지 슬픔과 기쁨, 희열과 분노, 그리고 인내, 또 인내 열매를 먹으며 써 내려간 저의 글쓰기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글을 쓰고 싶은데 무엇부터 써야할지 막막한 사람, 꾸준히 글을 쓰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이 읽을 만한 매력적인 ...

2020.06.03
이곳 또한 낙원은 아니지만-

나는 이곳이 낙원이 아니라 기쁘다. 인간끼리 소통이 잘 안 돼 다행이고 언어가 순결하지 않아 좋다. 작가들은 그 말 주위를 부지런히 싸돌아다닌다. 삶이 가진 진부함의 잔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주면서. 그러다 가끔은 말들의 뒤뚱거림 속에서 또 새로운 박자를 발견해가면서 말이다. <잊기 좋은 이름>, 김애란 한국에 온 지 2주가 넘었다. 다녀간 지 얼마 되지 않아 고향이 낯설지는 않지만, 내가 이유식을 만들지 않아도 배달해서 먹이니 이 얼마나 놀라운 변화인가. 15시간을 자지 않는 아이와 씨름(전쟁, 투쟁, 고통과 비슷한 경험)하며 비행해서 온 보람이 크다. 카페에서 작업하다 문득, 이 블로그를 또 오랫동안 비워둔 것 같아 빠르게 메모를 남긴다. 김애란의 산문집을 너무 늦게 읽고 있지만 짧은 글 안에도 그녀의 소설 속 그녀가 가득해서 바삐 읽기도 벅차다. 밤에 아이를 재우고 나면, 나의 오랜 문학병을 꽃피게 했던 <새의 선물>을 읽는다. 십 년 만에 다시 읽으니 어딘가 모르게 김애란의 그것과 닮아 있는 소설이다. 열린책들 편집방식을 복습할 겸 폴 오스터의 <뉴욕 삼부작>도 옆에 두고 틈틈이 읽는다. ‘읽는다’는 행위가 한 문장안에 가득해서 행복하다. 얼마 만에 누리는 독서의 축복인가. 앞으로 4개월은 더 있을 내나라에서 나는 어떤 글들을 쏟아낼 수 있을까. 아이를 봐줄 사람이 있는 이 땅도 낙원은 아니지만 한국말로 떠들고 한국말로 말을 건...

2020.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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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34주] 당연하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다_

이제 출산예정일까지 D-40 남았다. 여전히 매일 아침, 점심, 저녁을 스스로 차려먹는다. 아기는 하루에도 몇번씩 딸꾹질을 하고(지금도 밑에서 딸꾹딸꾹이 느껴진다), 강력한 태동으로 내 오장육부를 건드리고 왼쪽으로만 누워자는데 조금도 자세를 바꿀 수 없을 정도로 무겁다. 이미 뒤뚱뒤뚱 걸은 지 오래되었고, 그렇게 매일 외출하고 싶었던 '외출병'도 고쳐질 정도로 움직임이 느리고 힘들다. 두 가지 요가를 매일 하고 자서인지 잠잘 때 쥐가 나는 경우는 많이 줄었다. (아, 내가 30주이후에 매일 하는 요가는 볼 요가 https://youtu.be/VbwLDzn9nCk 와 Labor 요가 https://youtu.be/w6P_EElAgbA 이다) Yoga for Birth Preparation - Brigid Godwin A class focusing on Yoga especially for the last few weeks of pregnancy taken from the comprehensive DVD Pregnancy Yoga Flow by Brigid Godwin available at ww... youtu.be Prenatal Series Stability Ball Exercises for Pregnancy, Labor, and Delivery| Pregnancy Unleashed The stability ball is your b...

2018.11.29
기억하고 싶은 것이 많아서 기록한다

D+77 "읽으면서 나아갑니다. 사는 것을 다시 삽니다. 읽으면서, 내 삶을 시험하면서." _파스칼 키냐르 아이가 잠들면 나도 부족한 잠을 자야 하지만 시간을 쪼개서 하는 일들이 몇 가지 늘었다. 일기를 쓰고, 벽에 붙일 그림에 색칠을 하고, 전자책을 읽는다. 이번주부터 수유하면서 아이폰으로 읽는 책과 단상에 관한 '손바닥 독서기'를 블로그에 차곡차곡 써볼까 한다. 독서에세이는 다시는 안 쓴다고 다짐했었지만, 이것은 독서기를 빙자한(?) 육아일기가 될 것이다. 작가일기이기도 하다. 임신출산육아로 정지되었던 글쓰기를 재생해야만 내가 살 수 있다. 아이와 고양이 울음 소리만 흐르는 조용한 집안에서 정체된 시간을 헛되지 않게 보내는 방법은 역시 넷플릭스 시청과 전자책 읽기(오디오북 듣기)가 최고다. 나는 예전으로 '절대' 돌아갈 수 없고, 그 사실이 다른 의미에서 나를 설레게 한다. 새롭게 열린 영혼의 숨을 익숙한 글 안에 채워넣을 예정이다. 아이의 옹알이가 그 어떤 음악 소리보다 아름답기에 나는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고 읽고 쓸 수 있다. 아마도 남의 글을 그대로 인용하던 방식은 버릴 것이다. 어쩌면 한번도 써본 적 없는 '나만의' 글이 될지도 모른다. 벌써부터 키보드를 두들기는 내 손이 신나보인다. 경쾌한 키보드 소리가 천장에 울린다. 새로운 세상은 끝도 없이 피곤하지만 더 많은 즐거움이 있어 그 어떤 후회도 끼어들 틈이 없다. 사랑...

2019.03.20
끝날 때까지 끝나지 않는 마감 일기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았던 4월이 왔다. 지난 3년 간 슬플 때마다 책읽기보다 글쓰기에 열중했던 시간들이 모여 또 다른 책으로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읽기와 쓰기는 일란성 쌍둥이라 겉으로 보기엔 똑같이 생겼지만 시간차를 두고 다른 자아를 가진다. 읽다 보면 쓰고 싶고, 쓰고 있으면 다른 책을 읽고 싶다.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가제)는 그동안 써 둔 글쓰기에 대한 원고가 많아서 잘라내고 고르고 다듬고 다시 쓰느라 두 달을 꼬박꼬박 카페에 출근 도장을 찍으며 초고를 마감했다. 아이를 오전에 어린이집에 등원시키고 정확히 11분을 걸어서 도착하는 동네 카페에 나름 지정석도 생겼다. 기적처럼 Covid-19가 전 세계를 강타하기 전에 한국에 도착해서, 몇 달째 친정집이 있는 지역구를 못 벗어나고 있지만 미국에 계속 있었다면 결코 책을 마감할 수 없었을테니 지금의 부자유도 긍정하게 된다. 날이 좋아도 놀러다닐 수 없으니 그냥 글이나 쓰자! 이렇게 바이러스 창궐로 자발적으로 글 감옥에 갇혀지냈더니 ‘32개의 꼭지’ 마감이라는 것을 했다. 물론, 본문 교정지가 나오면 작가 교정이 시작되겠지만 다음은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자. 우선 마감을 자축하며 죽어있는 블로그에 글을 남겨야겠다. 이번에 원고를 다시 쓰면서 <밥벌이로써의 글쓰기>를 다시 읽었는데... 이 책 역시 냉정한 조언과 주옥같은 독설들이 넘쳐나서 밑줄 그은 독서노트가 터질려고 한다....

2020.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