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영화
163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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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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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리뷰 - 그녀의 조각들 (넷플릭스)] 언젠가 산산이 부서질지라도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그녀의 조각들>을 보았습니다. <화이트 갓>, <주피터스 문>을 연출한 헝가리 출신의 문드루초 코르넬 감독의 작품으로 주연을 맡은 바네사 커비가 작년 베니스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영화는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떠안은 여인의 고통스런 심연을 차분하게 응시합니다. 누구나 각오할 수 밖에 없는 조각난 마음 앞에 우리는 어떻게 설 것인지 묻습니다. 출산을 앞둔 마사(바네사 커비)와 숀(샤이아 라보프) 부부는 가정 분만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잘 알던 조산사 대신에 온 에바(몰리 파커)가 조금 낯설었지만 그에게 맡겨 분만을 진행했고, 산고 끝에 아이가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지만 얼마 되지도 않아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얼마 뒤, 과실치사죄로 고발된 조산사 에바에 대한 공판과 함께 아픔을 추스르는 시간이 이어집니다. 마사의 가족과 숀은 나름의 방식으로 마사의 고통을 덜어주려 하지만 마사는 차갑게 거부합니다. 오로지 홀로 자신이 짊어진 고통에 맞서겠다는 마사는 애써 강인한 모습을 보이는 만큼 부러질 위험에 있습니다. 그 사이에 소중했던 사람들은 점점 멀어져 가고, 이제는 정말로 혼자 고통 앞에 마주한 마사. 그 어둠의 심연 끝에 과연 마사가 희망하던 구원의 빛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약 없는 방황이 이어집니다. <그녀의 조각들>(Pieces of a Woman, 2020) 전작에서 판타지적인 시선으로 사회를 바...

2021.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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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리뷰 - 차인표 (넷플릭스)] 참을 수 없는 이미지의 무거움

<차인표>(What Happened To Mr. Cha?, 2019) - 스포일러로 보일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 2021년 첫번째 영화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차인표>를 보았습니다. 차인표 배우가 본인 차인표를 연기한 이 '차인표'라는 제목의 영화는 매우 드물게도 실존하는 배우의 전형성을 소재로 한 픽션을 당사자 배우가 직접 연기한 사례입니다. 차인표라는 배우의 이미지와 활동 이력을 아는 분이라면 훨씬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을 이 영화는 어디까지가 실제고 어디부터가 가공인지 분간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마구 널뛰며 오가는, 주성치식 감성을 연상시키는 코미디 영화이면서 동시에 개성 있는 캐릭터 연구물이기도 합니다. 배우 차인표(차인표)에게는 현재의 그를 만들어 준 철옹성 같은 이미지가 있습니다. 25년 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혜성처럼 떠오르며 부여된 자기관리 철저한 신사의 이미지와 세월이 흐르면서 작품 외적인 활동을 통해 부여된 선함과 진정성의 이미지가 그것입니다. 그러나 그 이미지가 배우로서도 플러스가 됐는지는 의문입니다. 그의 인기는 객관적으로 정점을 한참 지났고, 그런 와중에도 그에게 부여된 선하고 진정성 있는 신사의 이미지는 위태롭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오늘도 광고 촬영 등의 일정으로 그 이미지 속에서의 행보를 고뇌하던 차인표는 모델 활동 중인 의류 시착을 겸해 인근 산행을 하던 중 실수로 흙탕물을 ...

2021.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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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리뷰 -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 (넷플릭스)] 몇 분짜리 노래에 담긴 몇십 년의 세월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Ma Rainey's Black Bottom, 2020) 비올라 데이비스, 채드윅 보스먼 주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인 <마 레이니, 그녀가 블루스>를 보았습니다. 덴젤 워싱턴이 영화로도 만들었던 <펜스> 등 흑인 사회를 배경으로 한 다수의 희곡을 쓴 극작가인 오거스트 윌슨의 동명 희곡이 원작으로, 1920년대 미국에서 초기 블루스 음악을 널리 알리며 '블루스의 어머니'라고 불린 실존 가수 '마 레이니'와 그 밴드를 주인공으로 삼은 영화입니다. 희곡이 원작임을 감안해도 영화는 지극히 연극적인데, 제한된 시간과 공간 안에서 뿜어내는 말과 음악의 뜨거운 에너지와 그 속에 담긴 강렬한 메시지가 90분 남짓 짧은 러닝타임으로도 긴 여운을 남깁니다. 때는 1927년 미국 시카고의 여름날. 한 녹음 스튜디오에 일련의 흑인 뮤지션들이 음반 녹음을 위해 모입니다. 메인 가수인 마 레이니(비올라 데이비스)는 연락도 없이 1시간 씩이나 늦는 가운데, 먼저 모인 밴드 멤버들이 밴드 연습실에서 합을 맞추는 데 이마저도 레비(채드윅 보스먼) 때문에 쉽지 않습니다. 자기만의 밴드를 결성해 자기가 쓴 노래를 연주하는 꿈에 부푼 레비의 마음은 콩밭에 가 있고, '우리는 마의 음악을 연주하러 왔다'는 밴드 멤버들의 당부에도 아랑곳 없이 자기 스타일의 음악을 주장합니다. 이윽고 마 레이니까지 도착해 녹음이 시작되지만, 자신이 원하는 ...

2020.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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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리뷰 - 미드나이트 스카이 (넷플릭스)] 당신과 나 사이의 머나먼 우주

<미드나이트 스카이>(The Midnight Sky, 2020) 조지 클루니가 주연과 연출을 겸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미드나이트 스카이>를 12월 23일 넷플릭스 공개 전 극장 상영을 통해 미리 보았습니다. 릴리 브룩스돌턴의 소설 '굿모닝 미드나이트'를 원작으로 한 이 SF 영화는 종말 무렵의 지구를 다루는 흔히 말하는 '아포칼립스물'에 속하지만 상당히 정적이고 조용한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 (이 느낌은 영화 속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일들과는 별개로 얻게 되는 영화에 대한 인상입니다.) 그 느낌이 영화적으로 충분히 매력적으로 구현되었는지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그 느낌의 끝에서 만나게 되는 감흥은 충분히 마음을 움직입니다. 좀 더 일찍 만났더라면 할 정도로 말이죠. 의문의 재앙이 전세계를 휩쓴 이후 이제는 종말을 기다리게 된 서기 2049년의 지구. 굳이 종말이 아니더라도 살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과학자 어거스틴(조지 클루니)은 동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남극 기지에 홀로 남아 수 주에 걸쳐 고독에 싸인 일상을 살아갑니다. 지구를 대신해 살아갈 곳을 찾아 떠난 탐사선들 중 연락이 닿는 곳이 있을지 습관적으로 찾아보던 어느 날, '에테르'라는 이름의 탐사선이 아직 살아있는 걸 확인하고 연락하려 하지만 좀처럼 닿지 않습니다. 어거스틴은 어딘가에서 불쑥 나타난 미지의 소녀 아이리스와 함께 에테르 호에 연락할 수 있는 더 좋...

20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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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리뷰 - 더 프롬 (넷플릭스)] 용기를 실현하는 모든 이들에게 축하를

<더 프롬>(The Prom, 2020)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로 극장에서 먼저 선보이게 된 영화 <더 프롬>을 보았습니다. <글리>, <아메리칸 호러 스토리>, <래치드> 등 인기 드라마들을 제작한 라이언 머피가 연출을 맡은 영화로 동명의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오랜 역사에 걸쳐 사회 문제를 적극적으로 논하고 갈등과 화합의 메시지를 던져 온 뮤지컬의 역사를 이으며 성소수자라는 테마를 작품의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그러나 성소수자는 물론 저마다의 이유로 자신에게 솔직하기 힘든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활기찬 음악과 춤의 한마당으로 연말에 극장에서든 집에서든 즐기기 안성맞춤인 엔터테인먼트물이 되었습니다. 토니상 2회 수상에 빛나는 브로드웨이 스타 디디 앨런(메릴 스트립)과 후배 배우 배리 글리크먼(제임스 코든)은 영부인이자 사회 운동가였던 엘리너 루즈벨트의 일대기를 다룬 뮤지컬을 야심차게 준비했다가 '사회 운동가인 척만 열심히 하는 나르시시즘'이라는 평단의 혹평 세례와 함께 이제 막 말아먹은 참입니다. 평단의 반응에 반발하는 의미로 진짜 사회 운동을 해보자며 끼어들 이슈를 찾던 중 한 소녀의 사례를 발견하는 그들. 인디애나 주 교외에 사는 에마(조 엘렌 펠먼)라는 소녀가 커밍아웃 후 여자친구와 함께 프롬(졸업 무도회)에 참가하려고 하자, 보수적인 학부모회가 프롬 개최를 아예 취소했다는 것입니다. 20년 코러스 경력...

2020.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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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자마자 리뷰 - 콜 (넷플릭스)] 이 영화를 집에서 본다는 아쉬움 혹은 행운

<콜>(The Call, 2020) 박신혜, 전종서 배우가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콜>을 보았습니다. 올 상반기 NEW의 배급을 통해 극장 개봉을 예정하고 있었으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일정이 미뤄지다 넷플릭스로 독점 공개된 영화로, 극장 개봉 예정이었던 한국영화가 넷플릭스 공개로 전환된 두번째 사례입니다. 첫번째 사례였던 <사냥의 시간>의 경우 영화의 개성이 워낙 뚜렷했기에 만일 예정대로 극장에서 개봉했다면 과연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었을까 싶었기에 넷플릭스 공개로 돌아선 게 오히려 다행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콜>은 그 반대의 경우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극장에서 개봉했다면 입소문 제대로 탔을텐데 말이죠. 올해 본 가장 재미있는 한국영화를 극장이 아닌 넷플릭스에서 만났다는 게 다만 아쉬울 따름이었습니다. 어머니(김성령)를 병원에 두고 서연(박신혜)은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휴대전화를 잃어버려 집에 있던 오래된 전화기를 연결해 쓰려던 차에 영숙(전종서)이라는 낯선 여자와 통화를 하게 되는데, 서연은 놀랍게도 영숙이 20년 전 같은 집에 살았던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됩니다. 20년의 시차를 두었지만 각자 시점을 기준으로 동갑인 두 사람은 전화를 통해 교감하게 되고, 그러던 중 어릴 적 아버지(박호산)를 잃은 서연과 폭력적인 어머니(이엘)로 인해 불안한 미래를 앞둔 영숙은 전화를 통해 어쩌면 서로의 인...

2020.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