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매드랜드>(Nomadland, 2020)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영화 <노매드랜드>를 CGV 아카데미 기획전을 통해 개봉 전 미리 보았습니다. 4월 25일에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강력한 작품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 영화는, 남편과 터전을 잃고 유목민(노매드)의 삶을 선택한 어느 여성의 여정을 따라 드넓은 미 대륙 속에 분포한 수많은 유목민들의 삶과 그들이 마주하는 세계를 비춤으로써 미국의 정체성과 현주소를 들여다 봅니다. 다큐영화라고 해도 좋을 만큼 연출과 과장을 완전히 덜어낸 채로 들여다 보는 '자발적 유목민'들의 삶은 그들 각자의 사연과 얽혀 무척 개인적인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미국의 현재를 관통하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미국 네바다 주의 소도시 엠파이어는 석고 산업으로 먹고 사는 곳이었습니다. 그러나 경제가 붕괴되면서 석고 회사는 문을 닫았고, 광산은 폐쇄되었으나, 마을 사람들이 떠났고, 마을은 우편번호마저 잃고 '없는 셈 치는 곳'이 되었습니다. 가족을 떠나 남편과 이 도시에 정착했던 펀(프랜시스 맥도먼드)은 남편까지 암으로 잃은 뒤 한동안 이 도시를 지켰습니다. 가족 없이 외로웠던 그를 자신마저 잊는다면 그가 세상에서 사라질 것만 같았고, 이 도시에 남는 것은 그를 기억하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펀은 더 이상 여기 남을 의미가 없다고 판단하여 남편이 남긴 낡은 밴을 타고 유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