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 2022, 강릉 … 2. 괘방산 소재지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모전리 26-3 2022.11.15.火 사실.. 몇 가지 면에서 기대와 다른 부분을 맞닥드려야 했다. 일단, 장발장 상상 속 산길은 절 뒤켠에서 시작되야 했다. 절 뒤켠, 예컨대 산신각 옆으로 고즈넉한 산길이 시작되서, 그대로 정상까지 이어져야 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서야 한다. 주차장 옆켠에 작은 규모의 매점이 있는데, 그 매점 옆으로 KBS (괘방산) 송신소 올라가는 길이 나 있다. 정상부에 첨탑 있는 그 건물들인 모양인데, 아무튼 이리로 따라 올라야 한다. 산사 뒤로 난 고즈넉한 산길은 커녕 차가 씽씽 다니는 차도다. 그 길을 따라 올랐다. 그래, 뭐... 재미 하나 없는 길이다. 산의 정취라고는 1도 없는 아스팔트 차도길에 (뭔 차는 또 그리 자주 다니는 지... -_-'') 주변으로 빽빽한 나무들 탓에 전망 하나 없이 답답하고... 지금이야 나무들이 잎 떨구는 계절 탓에 그 틈으로 힐끗 바다가 보이지만, 평소 때라면 전망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래도 아주 잠깐 등명낙가사가 바다와 함께 내려다 보이는 공간이 있는데.. 이건 많이 반가웠다. 그렇게 재미없는 길을 1.7㎞, 25분이나 걸어서... 오전 9시 40분, 정동진에서 넘어오는 산길과 만났다. 이제부터는 제대로 산길이다. 그리고, 이제부터는... 제대로 전망이다. 이제부터는 ...
[강원] 2022, 강릉 … 1. 등명낙가사 소재지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산17 2022.11.15.火 이 일정의 발단은 괘방산이다. 지난 2020년 12월, 괘방산에 처음 올랐을 때.. 산 자체는 참 좋았지만 한 가지 결점이 있음을 깨달았다. 정동진~정상까지의 구간이 전체 산행 코스 중 절반 이상으로 긴데, 그에 비해 바다 전망이 없는 답답한 구간이란 점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간단하다. 의미도 없는 정동진~안인진 종주 고집하지 말고, 바다가 보이는 지점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치고 올라가면 되는 거다. 지도를 보니 (몇 군데 있는 것 같은데) 그 중 하나가 등명낙가사 뒤로 오르는 것이고, 마침 등명낙가사도 한 번도 못 가봤기에... 영동 지역이 날씨가 좋다고 예보된 날을 택하여 실행에 옮긴 것이다. 따라서 여행의 시작은 등명낙가사에서부터다. 오전 8시 45분, 주차선을 다시 긋느라 분주한 등명낙가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절 이름이 참 특이하다. 등명낙가사 알고보면 절 이름 둘이 합쳐진 거다. 옛날에 등명사란 큰절이 있었고, 그 절에 폐사된 자리에 낙가사란 절이 들어서면서.. 옛 절의 권위를 슬쩍 앞세운 거다. 일출명소로 알려지면서 자신감을 회복했는 지, 요새는 다시 앞의 등명을 떨구는 추세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세태의 반영인가, 성공한 마케팅 사례인가? 진입부 낙가사(洛伽寺)는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괘방산(掛榜...
[山] 2020, 겨울산 IV … 괘방산 - P rologue 소재지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정동진리 296-11 2020.12.26.土 원래는 직전 설악산行의 연장으로 생각했다. 일기예보가 그 때와 똑같은 상황(오직 영동지방만 맑음)을 가리키기에.. 그날 못 갔던 비룡폭포 코스를 중심으로 일정을 짜려 했다. 그리고도 남는 시간에 대한 고민은, 그 때 가서의 몫이고... 그런데, 코로나 상황이 엄중하다. 연일 확진자 수 천 명을 넘어가는 거다. 이런 상황에서 설악산과 같은 유명 관광지를 제발로 찾아가는 것이..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다. 어쩌지? 딱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중에... 고대소설의 특징인 우연의 남발 상황까지는 아니지만, 이 때쯤 장발장에게 우리나라 명산 1,000 곳을 소개하는 책자가 있었다. 산을 1,000곳이나 수록해 놓고는 광역자치제까지만 분류한 후 그 안에서는 가나다 순으로 Sort를 해놓은 바람에 보기에 더럽게 불편한 책인데... (멍청하긴!) 아무튼 결정을 못 한 채 애꿎은 책갈피만 뒤적이며 대안이 없는 지를 물색하던 차에.. 문득 (山 책인데) 푸른 바다 사진과 함께 산 이름 하나가 뇌리에 꽂혔다. 괘방산 강릉 정동진에 있는 산이란다. 높이가 350m도 안 된단다. 바다가 보인단다. 책 내용을 좀 더 읽어보니, 해돋이로 유명한 등명락가사 뒷산이다. 다른 책에서 그 뒷산이 좋다는 이야기는 따로 읽은 바...
[山] 2020, 겨울산 IV … 괘방산 - E pilogue 소재지 : 강원도 강릉시 견소동 286 2020.12.26.土 원래 Epilogue를 잘 안 쓰는데, 평소 쓸 말이 풍부하지 않은 가운데 그 내용을 본문 중에 다 쏟아넣다 보니.. 막상 Epilogue에서는 할 말이 전혀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할 말이 조금 더 있어서, Epilogue를 뽑았다. 먼저 일정 마무리부터 하자면... 사실, 한 3시간이면 충분할 거라고 생각했던 산행이었다. 해서, 점심 먹고 남는 시간에 뭘 할 지를 두고 고민했다. 바다부채길을 걸어? 너무 가서 지겨운데...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코로나 방역기간 중 바다부채길은 폐쇄되었다.) 왕곡마을 뒷산을 한 번 더 가? (새치기 포스팅때문에 시차가 꼬여버렸는데, 이 전에 왕곡마을 뒷산을 다녀온 적이 있다. 곧 포스팅 한다.) 거긴 너무 멀잖아? 그러나 산행 시간이 4시간 반으로 늘어났고 하산 시각이 오후 2시 가까이 되면서... 모든 오후 일정은 날아갔다. 그냥 인근 식당(문 연 식당 찾느라 또 한참 걸렸다)에서 점심식사를 한 후 딱히 맛집으로 골랐다기보다는 이 시국에 문을 연 귀한 집으로 선택된 안인초가집 뭐.. 그런 식으로 우연히 택한 집치고는 맛이 나쁘지 않았다. 생선요리에서 장발장이 나쁘지 않았다고 하면, 객관적으로는 그보다 훨씬 좋은 거다. ^^ 잡어매운탕과 생선조림 일행 손...
[山] 2020, 겨울산 IV … 괘방산 - 2. 내리고 소재지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산2-3 2020.12.26.土 정상이라고 딱히 보여지는 것도 없고(가짜 정상이라서 그럴 거다. 진짜 정상은 뭐가 터져도 터져줬을텐데...).. 잠시 한숨만 돌린 후 바로 나머지 절반을 채우러 향했다. 누구나 마찬가지이겠지만 장발장도 산행을 할 때 나름의 원칙을 가지고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산행 진행 방향이다. 장발장은 선택의 여지가 있다면 예외 없이 남 → 북 방향으로 산행을 한다. 산행의 주 목적이 '경치'이다 보니 그리 체득된 건데, 그 방향으로 가야 해를 등지고 산행하여 경관의 역광 포지션 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산행의 시점을 북쪽으로 잡아 북 → 남 방향 산행으로 안내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이는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라 정보의 수용자를 서울 · 수도권 지역 거주자로 전제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서울 · 수도권 지역이 남한 내 북쪽에 쏠려 위치하다 보니, 웬만한 지역은 북쪽으로의 접근이 남쪽으로의 접근보다 가깝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산행을 북쪽으로 안내할 이유가 없다. 거의 모든 산이, 남쪽이 산의 얼굴, 북쪽이 등인 것은 상식이다. 아무튼 장발장은 그렇게 산행을 해 와서 지금까지는 꽤 재미를 봐 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능한 대로 이 원칙은 고수할 생각이다. 다만, 모든 원칙에는 예외가 반드시...
[山] 2020, 겨울산 IV … 괘방산 - 1. 오르고 소재지 : 강원도 강릉시 강동면 모전리 26-3 2020.12.26.土 아무래도 이 지역 동네 뒷산 수준이다 보니 산길이 꽤 많은데.. 장발장이 택한 길은 정동진에서 시작하여 안인진으로 내려오는, 9.4㎞ 거리의 사실장 종주 코스다. 4시간 이상 걸리는, 제법 긴 코스다. 높이가 낮다고 마냥 쉬운 산은 아니다. 물론, 앞서 언급한 바, 동네 산이라 다른 산길들도 많다보니, 종주를 고집하지 않고 산행시간을 줄일 수는 있다. 다시 언급하겠지만, 이 방법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일이다. 글쎄? 지금까지 경험했던 산들은 대체로 오를 때 보여줄 것 다 보여주다가 내려갈 때는 시시해지는 용두사미(龍頭蛇尾)형이었는데, 이 산은 좀 예외다. 올라가는 길이 더럽게 재미 없다. 그냥 쭉- 산길이다. 그냥 쭉- 산길 길 오른쪽으로 바다가 있음이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나무들 틈으로 희끗희끗 보이긴 한다. 그나마 지금이 겨울이니까 보이는 거다. 도무지 빵~ 터지지를 않는다. 그냥 이 정도 보이는 것이 최선이다. 장난하나? 이렇게, 바다를 바다라 부르지 못하는 산행이.. 정상까지 무려 5.5㎞ 이어진다. 이쯤 되면 내가 이럴려고 이 먼 길 왔나? 싶은 회의가 산행 내내 몰아친다. 오히려 서쪽 태백산맥 방면이 더 잘 보인다. 이게 뭐지? 내가 여기서 뭐 하는 짓이지? 바다 전망만이 아니다. 오르는 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