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파트 2'를 봤습니다. 며칠 전에 봤는데 이제야 후기를 올리네요. 1편에 비해서 훨씬 더 역동적이고 과감하며 볼거리가 많은 영화입니다. 무엇보다 대형 화면으로 느낄 수 있는 영상미와 온몸을 진동시키는 음향이 정말 최고입니다. 아마도 지금 현재 극장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구경거리가 아닐까 싶습니다. 촬영, CG, 미술, 의상 등등 할리우드의 기술력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고요. 특히 '티모시 샬라메', '오스틴 버틀러', '플로렌스 퓨' 등 미국 영화계 젊은 배우들이 총집결해서 불꽃튀는 연기 대결을 펼친다는 점 또한 이 영화의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그밖에 연기파 중견 배우들의 탄탄한 서포트도 훌륭하고요. 개인적으로는 '젠데이아'라는 여배우를 다시 한번 눈여겨보게 되었습니다. 전에도 매력 있고 장점이 많은 배우라고 생각은 했지만 저는 이번 작품에서 그녀의 또 하나의 가능성을 보았습니다. 사막의 모래바람 속에서 거칠어진 피부만큼이나 험난한 인생을 살아온 전사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표현한 것 같습니다. 후반부에 복잡한 감정이 뒤섞인 엔딩 씬도 대단했고요. 서사가 완벽한 영화냐고 묻는다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하지는 못하겠어요. 중간에 뭔가가 생략되어 듬성듬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마도 후반부는 클라이맥스를 향해 거침없이 내닫는 구간이라 많은 부분이 편집된 것 같은데요. 어느 정도 상상으로 메꿀 수 있기에 그...
'듄'을 이제야 봤습니다. 아이의 중간고사 기간에 개봉을 해서 미뤄뒀다가 뒤늦게 본 겁니다. 이 영화는 꼭 아이와 함께 보고 싶었거든요. '드니 빌뇌브' 감독은 저를 단 한 번도 실망시키지 않네요. 마치 미국의 영화 산업 전성기 시절에 등장했던 작품들처럼 스토리텔링이 좋은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에요. 특히 이 분의 영화는 들뜨지 않고 차분한 느낌이 참 좋습니다. 아무리 영화판이 시끄러운 시장 바닥같이 변했다고 하지만 이렇게 몇몇 분들은 여전히 영화다운 영화를 만들어주고 있는 게 고맙습니다. 예상을 하고 봤지만... '듄'이 이제야 제대로 된 영화판이 나왔다는 건 정말 아쉬워요. 이미 복제품들을 다 보고 난 뒤에 너무 늦게 도착한 원본이라고 할까요. 그래서 혹시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은 아닐까 걱정을 조금 했습니다만... 그건 기우였습니다.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오리지널의 품격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줍니다. 저는 원작 소설을 읽지 못했습니다. 새로운 번역본 개정판이 나올 때마다 시도는 했지만 매번 1권의 앞부분만 읽다가 책을 덮었죠. 그러니까 저는 이 영화로 '듄'의 세계를 처음 접하는 셈입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아, '스타워즈'는 저런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구나, '파이브 스타 스토리'의 아이디어는 저기서 온 거였구나... 그런 거 말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좋습니다. 이 영화는 원작만이 가지고 있는 자신감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