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은 여러 차례 인터뷰를 통해서 이번 작품은 자신의 다른 영화에 비해 폭력이나 성적 표현의 수위가 매우 낮은 정통 멜로물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극장에 가면서도 끝까지 그 말을 완전히 믿지 않았습니다. '설마...' 하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진짜였습니다. '헤어질 결심'은 보고 나면 마음 한구석이 아파지는 쓸쓸한 멜로 영화입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는 믿음과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물론 소재 자체가 평범한 사랑 이야기는 아니에요. 오랫동안 일선에서 강력사건을 담당하면서도 원칙과 품위를 지켜온 형사. 그리고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의심받는 중국인 여자. 두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형사와 피의자. 비록 최악의 상황에서 만났지만 수사 과정에서 두 사람은 서로가 '결이 비슷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렇게 잘 맞는 상대를 '마침내' 만났지만... 그들의 사랑을 발전시키기엔 장벽이 너무 많았던 거죠. 결국 남자는 여자의 모든 걸 덮어주고 떠납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이루지 못한 사랑으로 인해 인생의 모든 게 '붕괴'된 상태죠. 안타깝게도 여자의 진짜 사랑은 그때부터 시작됩니다. 이런 대사가 나옵니다. 당신의 사랑이 끝났을 때 나의 사랑은 시작됐다. 정말 슬픈 고백입니다. 그러고 나서 영화는 다소 충격적인 후반부가 이어지는데... 마지막엔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슬픔이 거대한 파도처럼 몰려옵니다. 엔딩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