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이지만... 영화의 내용은 '나는 이렇게 살았다'입니다. 사실 전세계 애니메이션 역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 정도의 거장이라면 이제 말년에 접어들어 이 정도 자전적 작품이 하나쯤 있어도 크게 이상할 건 없습니다. 물론 이 영화는 감독의 실제 경험담은 아닙니다.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빗대어 이야기하고 있죠. 그러나 영화 속에 상징적인 사건이나 인물들이 감독의 마음속에 새겨진 성장기의 기억들인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영화가 많이 난해하다는 평인데... 제가 단순한 사람이라 그런지 저는 그다지 어렵지 않게 봤어요. 아니, 모든 것이 너무나 명료하게 읽혔습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처음 든 생각은 소년 버전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였습니다. 갑자기 낯선 환경, 낯선 사람들 속에 살게 된 주인공 소년의 심상을 표현했다고 할까요? 거기에 전형적인 성장물 스토리와 일본 특유의 괴담이 뒤섞인 모험담입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것이 하나 있는데요. 그것은 바로 감독이 어린 시절에 경험한 과거 일본의 불안한 역사적 현실이 작품 밑바닥에 깔려 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가 기묘하게 보이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건 철저하게 주인공 소년의 시점만 담고 있기 때문이에요.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를 쓰려면 흔히 말하는 '전지적 작가 시점'이 좋습니다. 다시 말하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