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 들었던 생각이 있습니다. CG는 어설퍼 보이고, 내용도 빈약할 것 같지만 어쩔 수 없이 보긴 볼 것 같다... 실제로 공개된 본작을 보니 딱 그대로였습니다. 한치의 예상도 벗어나지 않은 결과물입니다. 사실 '기동전사 건담'은 역사가 오래되다 보니 그동안 별의별 작품이 다 나왔죠. 게다가 만화와 게임까지 범위를 확장하면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우주 세기로 한정을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콘셉트는 지온군 시점에서 그려진 에피소드라는 건데 그 또한 그다지 새로울 게 없는 아이디어입니다. 길게 말할 건 없는 작품 같습니다. 장점과 단점이 정확히 구분이 돼요. 먼저 단점부터 얘기하면 앞서 말한 것들 외에도 지적할 게 더러 있습니다. 우선 제일 큰 문제는 캐릭터들이 하나같이 전형적이라는 겁니다. 모두 어디서 본듯한 인물들을 여기저기서 데려다 모아놓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도입부 스토리는 비교적 괜찮은데 중반부에 들어서면서 늘어진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그러다 보니 후반부는 후다닥 끝내버린 느낌이 듭니다. 차라리 중반부를 좀 줄이고 후반부를 강조했으면 훨씬 더 좋았겠다 싶어요. 하나 더 지적하면 연출이 안일한 부분이 많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위기 상황을 돌발적인 사건으로 해결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죠. 누군가 궁지에 몰리면 갑자기 적이 기습하거나 폭발이 일어나 그전의 갈등 상황이 흐지부지되는...
'넷플릭스'를 통해 '단다단' 1회를 봤습니다. 와! 저절로 감탄사가 나오네요. 오래 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습니다. 제가 받은 느낌은 '신세기 에반게리온'이나 '소녀혁명 우테나',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1회를 봤을 때의 흥분과 쾌감이었습니다. 사실 예고편이 공개됐을 때부터 이거 뭔가 심상치 않겠다는 예감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요. 스토리는 전형적인 '소년, 소녀를 만나다'입니다. 일본인이 아주 좋아하는 설정 중 하나죠. 청춘 로맨스 멜로를 기본으로 하는데... 당연히 여기에 온갖 장르의 요소들을 섞었습니다. SF, 오컬트, 호러, 액션, 그리고 코미디까지... 더불어 현대인들의 우울한 정서도 살짝 가미했습니다. 세련된 캐릭터 디자인도 뛰어나고, 무엇보다 과감한 액션 연출이 충격적으로 훌륭합니다. 또한 진행 속도는 얼마나 빠른지 마치 1.5배속으로 보는 느낌이 들 정도예요. 1회에서는 메인 캐릭터 두 명을 집중적으로 보여주는데... 유령은 믿지만 UFO는 믿지 않는 소녀. UFO는 믿지만 유령은 믿지 않는 소년. 이렇게 정반대의 두 사람이 주인공입니다. 하지만 이 둘이 반대의 상황에서 서로를 인정하게 되는데요. 설정부터 기가 막히지 않습니까?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어떤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큽니다. 아시다시피 원작 만화가 있습니다. 일본 현지에서 연재 중인 작품이라 ...
최근 보고 있는 애니메이션 시리즈입니다. 저는 '넷플릭스'를 통해 보고 있습니다만... 이 작품들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타이틀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일본 현지에서 먼저 공중파나 케이블 채널을 통해 TV로 방영된 뒤 '넷플릭스'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고 있는 거죠. 재밌는 건 소개하려는 세 작품 모두 제작사가 만만치 않다는 점입니다. '장송의 프리렌 (매드하우스)', '던전 밥 (트리거)', '괴수 8호 (프로덕션 IG)'. 하나같이 내로라하는 회사에서 총력을 다 해 만든 작품들이네요. 그래서 일단 공통적으로 작화 퀄리티는 나무랄 데가 없군요. 그럼 하나씩 간단히 감상을 적어보겠습니다. *장송의 프리렌 원작 만화가 있는데 저는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애니메이션으로 접한 셈이죠. 그래서 처음 1화를 보면서 크게 당황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용사 일행의 모험이 끝나고 이어서 빠른 속도로 시간이 흐릅니다. 결국 마왕을 퇴치한 용사와 성직자는 늙어서 죽고 인간보다 노화가 느린 엘프와 드워프만 남습니다. 그 후 주인공 엘프 '프리렌'이 혼자서 새로운 여정을 떠나며 본편이 시작됩니다. 이게 뭔가 싶었죠. 보편적인 판타지 어드벤처의 전개 방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고전 판타지 소설 중에 이런 류의 작품이 없는 건 아닙니다. 노쇠한 영웅이 과거를 회상하는 구성 방식은 종종 있었죠. 그런데 이런 걸 애니메이...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 '악마군'입니다. 일본의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작품이라고 합니다. '미즈키 시게루'는 우리나라에 그다지 많이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일본 현지에서는 '데즈카 오사무'와 쌍벽을 이루는 초창기 망가의 대표 작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표작으로는 '게게게의 키타로'라는 장편 호러물이 있죠. 엄밀히 말하면 '게게게의 키타로'는 호러물이라기보다는 요괴물이라고 말하는 게 옳습니다. 일본의 만화를 보면 유난히 전통 민담에 등장하는 요괴를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 데요. 사실상 이 분의 작품이 그 시조라 봐도 무방합니다. 그러니까 오늘날 일본의 요괴 망가에 기틀을 닦은 셈이죠. 그림체도 독특해서 축축하고 끈적한 느낌의 요괴물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하나 더 얘기하면... 이 분은 젊은 시절 태평양 전쟁에 징집되어 한 팔을 잃은 분이기도 합니다. 놀랍게도 평생 한 팔로 그림을 그린 건데요. 누구보다 전쟁의 참혹함을 잘 알기에 아주 철저한 반전사상을 지닌 분이기도 했습니다. '악마군'은 '미즈키 시게루' 선생의 대표작 '게게게의 키타로' 만큼 인지도가 높은 작품은 아닙니다. 실은 저도 만화는 본 적이 없고, 과거 일본의 이런저런 책자에서 제목과 이미지 몇 장만 봤을 뿐입니다. 알고 보니 일본 현지에서는 특촬물 드라마로 만들어진 적도 있고, 애니메이션도 제작된 바 있더군요. 그런데 저...
원제는 '스콧 필그림 테이크 오프'입니다. 가끔 그런 걸 물어보는 분들이 있습니다. 미국 만화는 'DC'와 '마블' 밖에 없냐는 질문이죠.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미국 코믹스는 두 회사의 작품이 거의 대부분이니까요. 하지만 답은 'NO'입니다. 미국 코믹스 시장에는 우리에게 소개된 유명 타이틀 외에도 수많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물론 흥행이나 영향력이 미미한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간혹 그중에서 폭발적인 인기와 판매를 기록하는 작품들이 있습니다, 아주 드물긴 하지만요. '스콧 필그림'은 바로 그런 만화 중 하나입니다. 지난 2004년에 연재가 시작되어 2010년에 완결된 작품인데요. 군소 출판사 중 하나인 '오니 코믹스'라는 데에서 나왔습니다. 초판은 컬러링도 하지 않은 흑백 만화였어요. 그림체도 그라피티 느낌의 전형적인 인디 코믹스 계열의 작화죠. 그럼 이 작품의 무엇이 그렇게 특별했을까요? 그리고 만화를 소비하는 계층 중에서 특히 젊은 독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던 이유는 뭘까요? 그건 바로 이 만화가 당시 10대 청년들이 즐기는 서브컬처의 모음집이었기 때문입니다. 펑크 계열의 록 음악을 비롯해서 컬트 무비, 아니메, 시트콤, 비디오 게임 등등 온갖 마이너 한 잡동사니 문화를 섞어놓은 겁니다. 당연히 슈퍼 히어로 코믹스도 포함되고요. 여기에 그 나이 또래 청춘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이성+연애+섹스가 전체적인 이야...
*푸른 눈의 사무라이 원제는 '블루 아이 사무라이'입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재밌게 볼만한 작품입니다. 전체적인 작화 퀄리티도 높고요. 그런데 저는 그저 그랬습니다. 스토리가 탄탄하고 안정적인 건 알겠습니다. 하지만 너무 뻔해요. 물론 익숙하고 흔한 이야기 자체가 문제는 아닙니다. 얼마든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할 수 있죠. 좋은 이야기는 계속해서 반복되기 마련이거든요.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를 다시 할 때는 새로운 재해석이 포함되거나... 아니면 뭔가 새로운 방식의 전개가 필요합니다. 좋은 시나리오 라이터들이 작업을 했다고 해서 기대를 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특히 사무라이 물을 서양인들이 만들었을 때 흔히 드러나는 단점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작품입니다. 서양인들은 '동양은 신비한 곳'이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기 힘든 모양이군요. 특히 미국인이나 프랑스인들이 이런 게 심한 편인데... 과거 '수병위인풍첩'이나 '아프로 사무라이' 같은 작품이 크게 영향을 미쳤죠. 일본 문화 특유의 로맨티시즘과 탐미적인 요소만 받아들인 자생적 오타쿠들이 생겨난 탓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 작품을 '쿠엔틴 타란티노'의 '킬 빌'과 비교하던데... 일본 문화를 자기 식으로 체화한 것과 그냥 숭배하듯 따라 한 것은 차이가 큽니다. 이런 작품에 흔히 나오는 대사로 마무리하죠. '한참 더 배우고 와야겠구나' *귀무자 원제는'오니무샤'입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이라크를 '악의 축'으로 규정합니다. 그리고 2003년, 이라크에 대량살상무기가 있다는 이유를 들어 공습을 감행합니다. 대부분의 서구 열강은 미국을 지지하며 연합군을 파병했죠. 전쟁은 2011년까지 이어졌고 결국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은 무너지게 됩니다. 그러나 미국이 주장했던 대량살상무기는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트리키아 합중국은 페르시아 제국에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대량살상로봇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연합국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보라 조사단'이 파견되지만 증거를 찾지 못합니다. 그러나 트리키아를 위시한 연합국은 조사 결과와 상관없이 페르시아를 침공합니다. 결국 페르시아 다리우스 14세의 왕정은 몰락하고 새로운 공화제 정부가 들어서게 됩니다. 21세기 초에 벌어졌던 실제 사건과 만화 '플루토'의 배경 설정입니다. 많이 비슷하죠. 아니, 대량살상무기를 대량살상로봇으로 단어만 바꾸면 거의 똑같은 이야기입니다. '이라크 전쟁'이 벌어진 게 2003년, 그리고 만화 '플루토' 연재가 시작된 해도 2003년입니다. 아마도 만화는 연재가 시작되기 1,2년 전부터 기획이 시작됐을 겁니다. 그럼 작가가 역사를 예견한 것일까요? 그건 아닙니다. 2003년 이전부터 미국의 부시 대통령은 줄기차게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를 주장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미 중동 지역에는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태였죠. 그러...
아시다시피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 '울트라맨'은 원작 만화가 있습니다. 일본의 웹 코믹 매거진 '히어로즈'에 연재 중인 동명 타이틀의 작품이죠. 원작 만화의 내용은 초대 '울트라맨'의 후일담에 해당됩니다. 물론 '츠부라야 프로덕션'의 정식 승인을 받아 제작되는 만화지만 사실상 '시미즈 에이치 X 시모구치 토모히로' 두 작가가 만드는 동인지라 봐도 무방한 작품입니다. 다시 말해서 차세대 '울트라맨'을 소재로 한 오리지널 외전인 셈이죠. 그런데 이게 꽤 재밌습니다. 특히 만화에 등장하는 아머 슈트가 아주 멋있어서 피규어나 각종 상품으로 제작되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결국 이렇게 애니메이션까지 만들어지게 된 건데요.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일본에서 슈퍼히어로 물에 능통한 '카미야마 켄지'와 유명 메카닉 디자이너 '아라마키 신지' 두 사람이 공동으로 감독을 맡았는데... 각 분야의 최고가 뭉친 만큼 결과물도 준수한 편입니다. 완결편에 해당되는 시즌 3까지 만들어졌다는 게 이 시리즈가 성공했다는 증거죠. 제작진은 처음부터 3부작으로 기획을 한 게 아닌가 싶은데요. 첫 번째 시즌 1은 주인공 '신지로'가 슈퍼히어로가 되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일부 생략되거나 수정된 설정이 있긴 했지만 원작 만화의 초반부 내용을 거의 그대로 따라갑니다. 결과적으로 다음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 정도로 무난한 완성도의 시리즈였어요. 이...
'기예르모 델토로의 피노키오'를 봤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독의 성향 때문에 기괴한 영화가 될 거라고 예상했는데 그렇지는 않더군요. 오히려 귀엽고 사랑스러운 영화였습니다. 목각 인형 '피노키오'의 첫 등장 씬이 약간 기괴한 느낌을 주긴 하는데... 생각해 보면 사람과 다른 관절 구조의 나무 인형이 처음부터 사람과 똑같이 움직인다는 건 좀 이상하긴 해요. 오히려 동물이나 곤충 같은 움직임이 더 현실적이죠. 이야기를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무솔리니 치하의 이탈리아로 바꿔놨습니다. 그런데 이게 얼마나 기가 막히게 그럴듯한지 보는 내내 혹시 '피노키오'의 원작이 이런 내용이었나 제 기억을 의심할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나중에 찾아보니 제가 어려서 본 동화가 원작이 맞다는 걸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 정도로 감독의 각색이 그럴듯했다는 뜻이겠죠. 사실 개인적으로 '델토로' 감독의 영화를 썩 선호하는 편은 아닙니다. 알다시피 이 분은 괴물이나 괴인에 집착을 하는 편인데... 때로는 선을 넘어 불쾌함을 줄 때도 있어요. 비슷한 성향의 감독 중에서는 조금 더 메르헨 풍에 가까운 '팀 버튼'이 무난하다고 할까요. 그렇다고 해서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분명 '델토로' 감독은 동시기 영화감독 중에서 가장 독특하고 자기 색깔이 뚜렷한 인물임에 틀림없어요. 대부분의 결과물이 비슷비슷한 할리우드에서 이렇게 자신만의 특색을 지키며 대중적인 작품을 끊...
'이마이시 히로유키' 감독이 드디어 대형 사고를 쳤군요. 많은 분들이 이 감독의 대표작으로는 '천원돌파 그렌라간'을 알고 있을 겁니다. 이제는 열혈 청춘 로봇물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일본 애니메이션의 명작 중 하나죠. 물론 그전에 '팬티, 스타킹 with 가터벨트' 같은 괴작도 있었고, 살짝 본색을 드러낸 '킬라킬'도 제법 알려진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분의 진정한 색깔은 오래전에 발표된 초기작 '데드 리브즈'에서 확실하게 드러난 바 있습니다. '데드 리브즈'는 속된 말로 '똘끼'가 가득한 작품이었습니다. 이런 작품이 실험 영화나 인디 계열이 아닌 메이저 스튜디오를 통해 만들어졌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었죠. 당시 저는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 감독은 이후 굉장한 아트 스타일 감독이 되거나 아니면 몇몇 실험작을 만들다가 사라지겠다... 그야말로 도 아니면 모가 될 거라고 말이죠. 어느 쪽이든 흥행과는 동떨어진 연출가가 될 거라는 예측이었는데... 제 생각은 완전히 틀려버렸습니다. 보란듯이 '그렌라간'이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고, 그리고 이제 자신의 색깔까지 대놓고 드러내면서도 완벽하게 엔터테이닝 한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광기를 숨기고 있던 감독이 '넷플릭스'를 만나 물 만난 고기가 된 셈이라고 할까요.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매우 익숙한 스토리입니다. 어디서 이런 걸 봤더라 생각해 보니 한때 한국 영화의 주류였던 조폭물의 ...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울트라맨' 시즌 2를 봤습니다. 지난 시즌 1을 괜찮게 봐서 시즌 2 역시 기대가 컸습니다. 하지만 많이 실망스럽네요. 전편이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지구 내부의 이야기였다면... 이번 편은 드디어 외계인들의 지구 침공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에피소드거든요. (원인은 '우주수축현상' 때문이라고 하죠. 그래서 외계인들이 지구로 이주를 하려는 겁니다.) 특히 원작에서 뉴욕을 무대로 벌어지는 '울트라맨' 진영과 외계인 진영의 한판 승부는 정말 그 액션 스케일이 어마어마합니다. 만화인데도 불구하고 흡사 영화 '맨 오브 스틸'을 연상케할 정도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게 이번 이야기에서 '울트라맨 타로'가 데뷔를 합니다. 그 기원담도 꽤 재밌어요. 하지만 만화의 이런 내용들을 애니메이션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모두 시시하게 만들어 버렸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재밌는 원작에서 그저 그런 결과물이 탄생하게 된 건지 그 이유는 대충 짐작이 갑니다. 첫 번째는 무대를 미국 뉴욕이 아닌 일본 도쿄로 바꾼 겁니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굳이 외국을 배경으로 삼고 싶지 않았겠죠. 또 배경 작화나 여러 기술적인 부분에서 자국을 무대로 하는 게 훨씬 더 편리할 테고요. 따라서 전체적으로 규모가 축소됐는데... 그 점은 어느 정도 이해합니다. 두 번째는 시즌 2의 주인공 '코타로'가 '울트라맨 타로'가 되는 과정을 어영부...
'넷플릭스'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시리즈 '슈퍼크룩스'입니다. 원작 만화가 있는 작품입니다. 만화는 유명 스토리 작가 '마크 밀러'가 지난 2012년에 발표한 작품이죠.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마크 밀러'는 자신의 작품들을 하나의 세계로 엮어서 이른바 '밀러 월드'라는 걸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밀러 월드'에 속한 작품들은 '밀러 월드 리미티드'라는 회사에서 판권을 관리합니다. 한데 이 회사를 '넷플릭스'가 인수했습니다. 계속되는 넷플릭스와 마크 밀러의 협업 우리나라에서 '마크 밀러'는 '마블 코믹스'의 '시빌 워', 'DC 코믹... blog.naver.com 정리하면 이 작품은 '넷플릭스'와 '밀러 월드 리미티드'가 협업으로 제작한 시리즈입니다. 애니메이션 제작 실무는 일본의 '본즈'에서 담당했습니다. '본즈'는 특이하게 양키 센스의 작품들을 자주 만들죠. 그래서 '본즈'에서 만든 작품들은 일본 현지보다 서구의 아니메 오타쿠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그럭저럭 재밌게 봤어요. 모두 13부작인데... 원작 코믹스의 내용은 10부에서 13부까지라고 합니다. 즉, 앞부분에 1부에서 9부까지 내용은 원작의 프리퀄에 해당되는 내용입니다. 시시한 능력을 지닌 슈퍼 빌런들이 모여서 크게 '한탕'한다는 내용인데... 일반적인 하이스트 무비에 능력자 물을 섞은 거라고 생각하시면 간단합니다. 작화도 괜찮고, 구성도 괜찮고. 연출도 괜찮습니다. 그런데 이...
지난 2018년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데빌맨 크라이베이비'를 봤습니다. 개인적으로 '나가이 고' 선생의 만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기회가 되면 한 번쯤 봐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그렇게 꼭 보고 싶었던 작품은 아니었어요. '데빌맨' 원작을 워낙 잘 알기에 뻔한 스토리일 거라고 생각한 거죠. 아울러 표현 수위가 높은 그로테스크한 작품일 거야... 정도가 제 예상이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다 아는 이야기인데 시작부터 끝까지 눈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폭력과 성적인 장면의 표현 수위는 매우 높더군요. 하지만 그냥 자극적인 것으로 승부를 보려는 작품이 아니었습니다. 일단 이 작품의 첫 번째 장점은... 이미 오래전에 완결된 '데빌맨'을 요즘 시대에 맞게 바꾸면서도 원작의 주제와 구성을 조금도 훼손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꽤 여러 편의 '데빌맨' 영상물이 만들어졌는데 아마도 가장 원작에 충실한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원작에서도 담지 못한 감동이 있다는 점입니다. 사실 '나가이 고' 선생의 오리지널 만화판은 결말부가 다소 급하게 마무리됐죠. 그 때문인지 마지막 부분이 뭔가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전체적으로 '데빌맨'의 테마인 인간성에 대한 냉소와 비판은 잘 담겨있지만 그 이상의 감동은 주지 못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그런데 '크라이베이비'는 그 부분까지 완벽하게 보완합니다....
'고질라: 싱귤러 포인트' 전 13화를 봤습니다. 기대 이상으로 재밌었습니다. 일단 캐릭터 디자인과 작화가 아주 좋네요. 연출도 눈에 띄는 부분이 많았고요. 무엇보다 이 시리즈의 장점은 독특한 아이디어와 스토리입니다. 장르는 당연히 거대 괴수물인데... 지금까지 봤던 괴수물과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고질라'를 비롯한 괴수들이 무슨 실험에 의해 탄생한 돌연변이라거나 혹은 고대의 괴물, 그런 게 아닙니다. 다른 차원에서 오는 정체불명의 생명체라는 설정이죠. 작품에서는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 매우 복잡한 물리이론을 차용합니다. 솔직히 저는 이 작품에서 언급된 과학 용어들이 정말 있는 것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하튼 그런 요소가 전체적으로 이야기를 매우 흥미롭게 만든다는 점에서 큰 점수를 주고 싶어요. 듣자 하니 시나리오 작가가 유명한 SF 작가라고 하더군요. 다행히 지나치게 난해한 부분은 감독이 적당한 선에서 잘라내 지루하지 않게 연출했습니다. 그런가하면 구성도 의외로 복잡합니다. 전반부는 전체적으로 미스터리 추리물의 전개 방식인데... 주요 등장인물들이 따로따로 흩어져 각자의 이야기를 전개하다가 결말부에 이르러 하나로 모이는 형식입니다. 이런 구조의 스토리는 자칫하면 산만해지기 쉬운데 빈틈없는 연출로 그럴듯하게 잘 엮어놨어요. 충분히 다음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엔딩이라서 시즌 2가 만들어진다면 기꺼이 볼 의사가 있습니다. P....
'넷플릭스' 오리지널 작품으로 제작된 일본 애니메이션 '울트라맨'을 봤습니다. 지난 2019년에 모두 13회 분량의 시즌 1이 공개됐는데 저는 이제야 봤네요. 사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울트라맨'은 키가 40m 정도의 거인이죠. 그러나 여기에 등장하는 '울트라맨'은 인간 정도 사이즈입니다. 게다가 변신을 하는 게 아니라 특수하게 제작된 아머 슈트를 장착하는 방식입니다. 아무리 봐도 '아이언맨'의 영향을 받은 전형적인 슈퍼 히어로에 가깝죠. 그렇다고 원작 '울트라맨'과 상관없는 설정은 아닙니다. 주인공 '하야타 신지로'는 원조 '울트라맨 (하야타 신)'의 아들입니다. 그 밖의 등장인물들도 각각 역대 '울트라맨' 시리즈와 연관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과감하게 기존의 틀을 깬 신세대 '울트라맨'의 이야기인데... 사실 이 작품은 원작 만화가 있습니다. '강철의 라인배럴'로 유명한 '시미즈 에이이치 X 시모구치 토모히로' 콤비가 지난 2012년부터 '월간 히어로즈'라는 만화 잡지에 연재중인 작품입니다. 따져보면 동인지나 가능한 자유로운 상상력의 결과물인데... 문제는 이 팀의 그림 실력이 너무 뛰어나서 팬덤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거대 로봇물과 슈퍼 히어로 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퀄리티를 보여주죠. 그래서 최근 일본에서 이런 장르의 리메이크나 미디어믹스 만화가 기획될 때 항상 일 순위로 꼽히는 작가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