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가족'은 규모가 큰 영화는 아닙니다. 제작진도 큰 욕심을 낸 것 같지 않고요. 하지만 근래 개봉된 우리나라 영화 중에서는 가장 내실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전형적인 스릴러+드라마인데요. 이 영화에서 가장 훌륭한 부분은 시나리오입니다. 대사 자체는 평이합니다. (물론 일부러 인상적으로 보이려고 멋을 부리는 대사보다는 이게 훨씬 더 좋습니다만) 그런데 전체적인 구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쓸데없이 감상적인 장면이 하나도 없고 정확히 필요한 씬만 있어요. 한 장면도 버릴 게 없고 모든 씬들이 톱니바퀴처럼 잘 물려서 돌아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마치 퍼즐을 다 맞추고 나면 남아도는 조각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시나리오라고 할까요. 때문에 결과물이 다소 건조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영화 자체가 아주 타이트한 느낌을 줍니다. 한데 이런 구성 방식은 주로 서구의 범죄 수사물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건데요. 알고 보니 원작이 있더군요. 이미 여러 나라에서 영화화되기도 했고요. 원작에서 얼마나 각색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그런 영향이 있는 게 아닌가 추측됩니다. 아마 우리나라 원작이었다면 중간중간 감상적인 장면들이 포함됐을 겁니다. 영화 자체가 자식 때문에 부모들이 갈등을 빚는 내용이니 그런 씬을 집어넣기 딱 좋은 소재거든요. 여하튼 그런 감상적인 씬들을 배제한 것이 이 영화를 더욱 빛나게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전반적으로 배우들의 연기도 무난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