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거대 괴수물의 대표작인 '고지라'가 처음으로 발표된 건 1954년이라고 합니다. 이후 수십 편의 영화가 만들어지며 '울트라맨', '가면라이더'와 함께 일본식 특촬물의 상징적인 캐릭터 중 하나로 자리 잡았죠. 이번 2023년 신작에 '마이너스 원'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는 패전 직후 일본에 괴수의 습격까지 겹쳐 '제로보다 더한 마이너스 상태'가 됐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럴듯하죠. 이 영화가 기존 '고지라' 시리즈와 차별화되는 점은 괴수물과 역사물을 결합시켰다는 겁니다. 아이디어가 훌륭하고 설정도 좋습니다. 시나리오도 괜찮은 편이고 전체적인 완성도도 높습니다. (배우들의 연기가 문제가 있는데 그건 뒤에서 다시 얘기하죠.) 당연히 일본에서 높은 흥행 실적을 기록했고 미국 시장에서도 반응이 좋았습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더군요. 저도 재밌게 봤습니다. 전후 폐허가 된 도시에 살아남은 일본인들의 비극적인 현실도 그럴듯했고요. '카미카제 특공대'의 일원으로 출격했다가 도망치듯 살아서 돌아온 파일럿이 패배감에서 벗어나 일본을 구한다는 기본 줄거리도 제법 감동적입니다. 특히 아무런 혈연관계도 없는 사람들끼리 서로를 의지하며 결국엔 가족을 이룬다는 결말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칭찬을 받을 부분은 특수 효과입니다. 보기에 따라서는 엉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지만 기술력이 부족해서 그렇게 만든 건 아닐 겁니다. 초...
사실 일부러 극장에서 볼 생각은 없었던 영화입니다. 어쩌다 보니 중간에 시간이 비어서 보게 됐죠. 그런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는 겁니다. 안 보고 지나갔으면 후회가 됐겠다 싶을 정도였어요. 그러고 보니 '몬스터버스'도 시작된 지가 꽤 됐군요. 처음엔 명배우들도 나오고 제법 진지한 (척하는) 시리즈였습니다. 중간에 흥행 실적이 좋지 않아 중단될 위기도 있었고요. 한데 지난번 '고질라 대 콩'부터 이것저것 다 떼어내고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펙터클 오락물로 방향을 선회하더군요. 그러더니 이번엔 아예 볼거리에 집중한 액션 무비로 탈바꿈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입니다. 애초에 이런 영화는 거대 괴수가 나와서 맞붙어 싸우고 도시를 부수는 걸 보여주는 게 목적이거든요. 과학자들의 진지한 토론이나 재난에 맞서는 인간들의 휴먼 드라마를 보려는 영화가 아닙니다. 제작진이 그걸 이제야 깨달은 것 같습니다. 이번에도 예전 '고지라'나 '킹콩'을 보았던 분들이라면 더더욱 재밌어할 부분들이 눈에 띄더군요. 고전 작품들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액션씬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그 밖에도 감탄할 만한 액션 시퀀스가 꽤 많아요. 특히 후반부에 '고질라'와 '콩'이 합을 맞추어 싸우는 장면은 아주 흥겹고 신이 날 정도입니다. 하지만 국내 흥행 수치는 좋지 않더군요. 생각해 보면 이유는 간단해요. 우리나라 사람들도 '고지라'나 '킹콩' 같은 거대 괴수를 알고는 있습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