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작물
57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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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 텃밭을 만들기로 해요

아침부터 방-긋, 마트리카리아 :) 요즘 나의 하루는 화병의 물을 새로 갈아주는 것으로 시작된다.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절화도 일주일 이상 예쁜 모습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애정 없이 잘되는 일 하나 없는 것 같다. 애정을 가지고 바라본 우리 집 풍경. 고요하다. 애정을 가지고 바라본 나의 일. (머리가 지끈) ..ㅎ 올 봄에는 유난히 꽃을 곁에 자주 둔다. 그 이유가 뭘까 곰곰히 생각해봤더니, 몇 년간 내 삶에 당연하게 자리했던 텃밭이 홀랑 없어져버린 것. 텃밭에서 보내는 시간이 내 일상에서 사라지고 나니 몸이 자연스럽게 절화를 찾는다. 손쉽게 자연을 곁에 둘 수 있으니까. 매일 아침 화병의 물을 새로 갈아주고 밤새 시든 꽃을 정리해주고 새로 피어난 꽃을 바라보는 일 역시 너무나 행복하지만, 이렇게 딱 한 달 보내고 나니 알겠다. 역시나 나는, 텃밭이 필요해. 그래서 고민 끝에 집에 만들기로 했다. 베란다 텃밭. 아주 작고 귀여운 나의 소중한 텃밭을 이제 집으로 가져오자고. 베란다 텃밭용 화분을 샀고, 모종도 사러 다녀왔다. 올망졸망 귀엽게 모여 있는 모종들 오랜만에 보고 나니 너무 반갑고 좋아서 실실 새어나오는 기분 좋은 웃음. 양배추도 사고 싶고 브로콜리도 사고 싶고 여전히 딸기 로망 딸기화분도 사고 싶은데 욕심 모두 거두고서 실내에서도 그럭저럭 잘 클 것 같은 상추와 부추 샀다. 다음 달에는 청양고...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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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꿈은 귀촌

늦잠을 잤어요. 8시에 일어났어요. 몸이 찌뿌둥합니다. 날씨가 참 좋아요. 이런 예쁜 날씨에 원피스 대신 선크림 덕지덕지 바르고 운동복 입고 주말농장에 있는 우리 텃밭에 갑니다. 더는 미룰 수 없는 가을 농사를 시작해요. 👩‍🌾🧑‍🌾 (많은 문의 주시는 부분) ✅ 주말농장 가격 개인 소유 텃밭 5평쯤 1년 계약 10만 원 지불했어요. 자자체 운영 공공 텃밭은 더 저렴한 걸로 알고 있어요. ✅ 알아보는 방법 인터넷 검색 '지역명+주말농장' 검색 지자체 농업관련 부서에 문의 텃밭 가기 전 모종가게에 들렀어요. 지난 봄여름 내내 좌판이 모종으로 가득했는데 이제 가을농사 씨뿌리기도 막바지인 것 같아요. 텅 빈 좌판대가 맞이합니다. 작년과 올 여름에 쓰고 남은 씨앗이 많아서 필요한 모종과 구근만 구입했어요. ✔️배추 : 6개 1,000원 ✔️무우 : 6개 1,000원 ✔️상추, 로메인 : 6개 1,000원 ✔️쪽파 구근(소) : 1봉지 5,000 배추 무 18개씩, 쌈채소 12개 쪽파 한 봉지 해서 13,000원 주고 샀는데, 모종판매 끝물이라 그런지 심으려고 보니 더 많이 넣어주셨더라고요. 13,000원 투자로, 130,000원 어치의 농작물을 수확해서 화끈하게 텃밭투자 성공하고 싶네요 🥰 우리 텃밭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다른 이웃 텃밭을 구경하는 것 또한 주말 농장에서 텃밭 가꾸기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소소한 재미 입니다. 그렇...

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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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 자급자족 텃밭 이야기

태풍 오기 전에는 여름 텃밭 갈무리해야 할 것 같아서 오늘 아침 먹자마자 남편이랑 주말농장에 다녀왔다. 이제 김장과 겨울나기를 위한 가을 농사를 시작해야 할 시간. 사실 8월 말에는 씨 뿌리고 모종 심어야 서리 내리기 전에 제대로 꽉 찬 김장 재료들을 수확할 수 있는데, 우리 텃밭은 이미 쬐끔 늦었다. (그런데 어차피 김장 안 함🙃) 주말농장에 가보니, 이미 여름 농작물 갈무리 깔끔하게 하고 가을농사 씨 뿌리고 모종 심은 이웃 텃밭이 꽤 많았다. 부지런한 텃밭은 배추모종 뿌리 다 자리 잡고, 벌써 손바닥보다 큰 크기로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 흙 색깔을 보니 하루 이틀 전에 와서 정리한 텃밭도 보임 🌱 8월 중순부터 긴 장마가 계속되었다. 긴 장마 때문에 텃밭에 와도 일할 환경이 안 된다고 여겼었고 그래서 한동안 발걸음을 하지 않았다. 농작물은 이미 너무 많은 비에 다 물러져서 먹지 못하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도 나와 같은 땅에 있는 다른 이웃 텃밭들이 단정하게 정리되어 있고 착착착 시기에 맞춰 할 일들을 해내간 모습을 내 눈앞에서 보고 있자니- 나의 그럴싸한 말은 그저 행동하지 않기 위한 핑계와 변명에 불과했음을 알게 됐다. 그 결과 우리의 텃밭은 처참했다. 이렇게까지 됐을 줄은 몰랐는데, 깜짝 놀랐다. ㅠㅠ 이것은 숲인가 밭인가. 왼편의 이웃텃밭 주인분께 너무 죄송했다. 관리 안 된 텃밭이 옆에 있으면 벌레와 잡초 ...

2022.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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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텃밭, 5월에 심는 텃밭작물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계절이자 텃밭의 성수기 텃밭 가꾸기의 꽃, 5월이 왔다. 4월 말에서 5월 초에는 모두가 분주하다. 여름 제철 작물들을 텃밭에 가득 심는 날이기 때문이다. 주말농장이 가장 분주해지는 시기이고, 제각각 달라지는 밭의 구성과 스타일이 확연히 드러나는 시점이기도 하다.^^ 작년에는 "실험적인 텃밭"으로 일단 심어보고 싶은 것들은 한두 개라도 모조리 다 심어보았다. 그래서 토마토도 방울토마토, 대추방울토마토 찰토마토, 흑토마토를 심었고. 파프리카고추, 청양고추, 딸기, 멜론, 단호박 등등 정말 온갖 것들을 다 심어보았다. 그리고 알게 됐다. 사람들이 많이 안 심는 건 안 심는 이유가 있고, 되도록 텃밭의 작물을 단일화하는 것 또한 다 이유가 있는 거라고.^^ 올해 우리 텃밭의 컨셉은 "자급자족 텃밭"이다. 관리하기 편하도록 병충해에 강한 작물 중 우리가 주로 먹는 것들 위주로 심기로 했다. 우리가 심은 5월의 텃밭 작물은 대추방울토마토, 깻잎, 가지, 부추 청양고추, 오이고추, 오이. 옥수수, 수세미도 심고 싶었는데 너무 크게 자라서 해를 가리니까 양옆 텃밭 작물에 피해 줄까봐 올해도 패스. 작년에는 텃밭 한 줄에 3개의 모종을 심었는데 생각보다 크고 넓게 자라는 작물들이라서 바람이 잘 안 통한다거나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애로사항이 있어 그냥 조금 덜 키우고 공간을 더 주기로. 그래서 넓게 한 줄에 두 개씩 심었다. 심...

2022.04.27
10
텃밭가꾸기, 봄에 심는 작물과 할일들

3월의 텃밭은 바쁘지 않다. 처음 퇴비 섞고 흙을 고르는 작업이 몸 쓰는 일이라 조금 고돼서 그렇지, 그 이후 씨앗 뿌리고 모종 심은 뒤에는 새싹 나오고 좀 자랄 때까지 그냥 쉬엄쉬엄 가서 물이나 좀 주면 된다. 여름처럼 잡초가 무한대로 나오지도 않고 그냥 설렁설렁 보이는 것만 뽑아주면 된다. 그런데 나처럼 초보 농부들은 몸도 마음도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퇴비는 뭘 쓰지? 3월에는 뭘 심을 수 있지? 씨앗은 어떻게 뿌리지? 모종은 어떻게 심으면 되는 거지? 온통 처음 해보는 일 투성이라 모든 게 물음표고, 뭘 해도 나 자신을 믿지 못해서 영 시원찮은 기분이 들곤 한다 ㅎㅎ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 농사도 배운다고 한다. 나는 그냥 텃밭에서 만나는 농사 선배님들을 통해 귀동냥으로 배웠다. 그래서 정석은 아니다. ㅎㅎㅎ 다만, 어떻게 해도, 어찌 되었든 모든 것은 흙과, 물과, 햇살이 다 해준다. 나는 그냥 시간을 들여 기다리면 된다. 그러니 굳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도, 정석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가장 중요한 진리를 배울 수 있었다. 작년 처음 텃밭을 시작했을 땐 마음이 급했다. 어떻게든 빨리 뭐라도 심어보고 싶었고 시기를 놓칠까봐 발을 동동 굴렸고 그래서 텃밭 사장님이 이건 심지 말라고~! 말라고~! 4월에 해도 된다고~! 된다고~! 하는데도 날 이르게 심고는 했다. 그리고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밤에는 또다시 발을 동동 ...

2022.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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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가꾸기, 주말농장 작물 일 년 계획 세웠다

봄이다. 텃밭의 계절이 오고 있다. 부지런히 올해의 주말농장을 계약했고, 지난주 금요일에 처음으로 텃밭에 가서 퇴비를 뿌려두고 왔다. 텃밭 가꾸기를 시작할 때 가장 몸 쓰는 일, 힘든 일은 바로 이 시기에 해야 하는 텃밭 흙 만드는 작업이다. 작물 심기 2~3주 전 시작하는 텃밭 흙 만들기 작업은 삽으로 흙을 깊숙하게 파서 공기층을 만들고,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퇴비를 섞어 흙에 영양분을 준다. 퇴비를 주고 바로 작물을 심으면 퇴비에서 나오는 독성 가스 때문에 작물이 새카맣게 변해 죽을 수가 있다고. 그래서 퇴비 주고 1~2주 시간차를 두고 작물을 심는 게 좋다고 한다. 우리 부부는 지난주 금요일에 텃밭 흙 만들기 작업을 하면서 퇴비를 두 봉지 섞어두고 왔고. 이번 주 주말쯤 가서 텃밭 작물들을 심을 예정이다 :) 작년에는 텃밭 가꾸기가 처음이어서 그냥 심고 싶은 거 다 심어보자! 했었고, 그래서 주말농장에서 보기 힘든 딸기를 비롯해서 마트에서 멜론 사 먹고 나온 씨앗을 심어서 멜론을 수확해 보기도 했다 :) 아무튼 굉장히 그냥 우리 마음대로 막 심으면서 진짜 재밌고 신나게 텃밭을 꾸렸었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고, 풍성하게 수확한 작물도 있지만, 실패도 꽤 있었다. 그 덕분에 올해는 뭘 어떻게 심어야 할지 경험으로 배울 수 있었다 ^^ 아직까지도 뭘 많이 아는 건 아니지만 ㅎㅎ 지난주부터 부지런히 올해 주말농장 작물로 무얼 ...

20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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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촌연습 주말농장 1년차. 텃밭작물 갈무리

호기롭게 시작한 주말농장이었다. 올해 봄. 하기 싫다는 남편 손 질질 끌고 가서 텃밭을 계약했다. 봄, 여름, 가을. 텃밭 가꾸기와 함께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지나고 보니 처음이 가장 의욕 충만했다가 점점 시들어갔던 나와 다르게 남편은 뭉근히 달아오르는 곰국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비슷한 크기의 애정과 책임감을 골고루 쏟으며 허투루 보낸 기간 하나 없이 늘 텃밭 농사에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꾸준했던 남편덕분에 봄부터 가을까지- 아낌없이 잘 자라준 텃밭 작물을 참 열심히도 챙겨 먹을 수 있었다! 농사는 우리 남편처럼 😉 추워져서 이제 텃밭도 끝물이겠지? 생각하면서도 매 주말마다 보러 간 텃밭에는 언제나 이 다음에 한번 더 먹을 만큼의 작물이 더 자라있었다. 늘 신기하고 고마운 자연이다. 그렇게 지난 주에 수확해왔던 텃밭작물들. 가장 달고 맛있는 찬 바람 맞은 겨울 시금치 달콤하고 귀여운 꼬마 당근 싱싱한 상추와 튼튼한 대파 한 주간 남김 없이 소중하게 잘 먹었다 :) 유기농으로 건강하게 키운 녀석들인 만큼 파뿌리도 알뜰하게 챙겨 육수로 쓴다. 그리고 어제는 드디어 텃밭 갈무리를 했다. 매일 조금씩 더 추워지는 날씨 속에서 하루만 더, 조금만 더! 를 외치다가 배추가 얼어 먹지 못하는 날이 와버릴까봐 이제 그만 올해의 텃밭을 떠나보내주기로 했다. 어제 밤부터 갑작스럽게 비가 오더니 오늘 영하권으로 날씨 훅 추워지고 내일은 대설주의보라고...

2021.11.22
22
직접 텃밭에서 키운 배추, 행복한 자급자족 라이프

초보 도시농부 두 사람의 첫 번째 가을농사 :) 농사는 한 번도 지어본 적 없으면서 실험정신+무대뽀로 일단 시작했지. 그런데 텃밭은 일단 계약을 하고 시작을 하면 때 되면 심어줘야 할 작물이 있고 가서 잡초도 뽑고 거름 주어야 할 시기가 있어서 어어어~~~? 하다가 진짜 열심히 텃밭라이프 하면서 한 해를 보냈다. ㅎㅎ 여름 텃밭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서 가을 농사로 무얼 심으면 좋을까 하다가- 배추 모종은 시험 삼아 여섯 주만 사다 심었는데 작고 연약했던 아이들 중 네 개가 살아남아 무럭무럭 컸다. 이번에 남편이 주말 농장에 가서 네 개 중 두 포기의 배추를 수확해왔다. 집도 작고 냉장고도 작고 (300리터) 김치통도 작은 우리 집은 김치도 두 번에 나눠 담아먹기로 했다.^^ 오이 김치는 여러 번 담궈 먹어보았지만 배추 김치는 집에서 처음 만들어보았다. (나 말고 남편이 함. 난 할 줄 모름.) 텃밭에서 배추를 심어 키워 속이 다 찰 때까지 기다렸다가 수확하여 배추를 씻고 양념을 만들어 버무리고 익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텃밭에서 식탁까지 걸린 시간 3개월. 자급자족이라는 꿈에 부풀어 시작한 일의 갈무리가 직접 담궈 먹는 배추김치라니. 너무 근사하다. 한편으로는 마트에서 쉽게 만나던 야채들을 하나하나 내 손으로 직접 키워먹는다는 게 쉽지 않다는걸 배웠고, 쉽지 않기에 더 값지다는 사실 또한 알았지. 이러니 저러니 해도 우리 부부는 내...

202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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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급자족 텃밭 라이프

내가 직접 농사를 지어 먹은 것들이 많아지고, 우리의 밥상에 자연에서 그대로 따온 채소들로 가득 채워질수록 - 나는 봉투에 담긴 곡식과 채소를 사서 먹는 현실을 조금씩 부자연스럽게 느끼기 시작했다. 가끔, 이런 일이 벌어진다. - 여보, 샐러드파스타 하려면 쌈채소들 사야해. - 아 우리 텃밭에 있는데.! 얼만데? - 100g에 2,500원! 헉 코딱지만큼 사는데 진짜 비싸네. - 씨앗 한 주먹 뿌려 놓으면 몇 달간 지겹도록 먹을 수 있는데. - 에잇. 샐러드 파스타 먹지말자. 안 살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작년만 하더라도 내게 쌈채소는 당연히 돈 주고 사먹는거였는데 지금은 수확과 타이밍이 안맞아서 돈 주고 사먹으려고 하면 치가 떨린다. (부들부들) 5평의 아주 작은 텃밭에서도 여름철 우리 두 사람 먹을 작물이 충분히 나왔다. 충분함을 넘어 때로는 넘쳐서 이웃들에게 나누어 줄 정도로 아주 넉넉했다. 올해는 처음이라 미숙해서 못했지만 내년부턴 초봄부터 부지런을 떨어 농사를 짓는다면, 봄부터 먹을 수 있는 열무, 얼가리 같은 것들도 수확할 수 있을테고. 5평이 아닌 10평으로 늘린다면 아마 겨울을 제외하고는 (저장기능을 생각하면 겨울까지도) 한 해동안 우리가 먹을 채소와 구황작물의대부분을 온전히 자급자족하며 길러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여기까지 생각이 이르자, [자급자족] 이라는 것이 꼭 귀농을 하고 귀촌을 해야만 이룰 수 ...

2021.09.25
22
자전거 타고서, 가을 소풍

오늘 늦잠을 자는 바람에 오전 열 시가 다 되도록 작업실에 콕 틀어박혔다. 마감이 얼마 안 남았다. 똥줄 탄다. 며칠 전 남편이 내게 물었다. "그건 누가 정해준 마감이야?" "내가." (머쓱) "여보, 날씨도 좋은데 놀러 갈래? 텃밭에 작물들 얼마나 컸는지 확인도 할 겸 맛있는 것도 먹고 올 겸." "그러자!" 먼지 한 점 없이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안 놀면 너무 억울할 것 같다. - 오늘 다 못한 분량은 내일의 내가 더 열심히 하면 되니까요- 오늘 날씨도 좋고 기분도 좋고 좀 설렜나 보다 :) 평소엔 그냥 지나치던 곳에서 남편 불러 세워 거울 셀카도 찍음. 코스모스 사이에서 남편이 가을가을한 사진도 찍어줬다. 도심에 살면서 코스모스 꽃 보기 쉽지 않았는데 텃밭에 오가는 봄.여름.가을 다양한 풀꽃과 야생화 보는 재미가 있다. 나중에 내가 귀촌을 하면, 혹은 나의 마당이 생기면 나는 다양한 들꽃 씨앗을 뿌리고 가꿔 자연스러운 꽃들을 많이 많이 보고 살아야지 #가을농사 #가을텃밭 가을 씨앗 모종 뿌린지 일주일 조금 지난 우리의 리틀 포레스트 작은 텃밭. 벌써부터 쪽파도 많이 나오고 밭이 푸릇푸릇해서 내 마음도 푸릇푸릇 해졌다 :) 넘 아기자기하고 귀엽다. 자동으로 엄마 미소 발사 #쪽파구근 #쪽파키우기 지난번에 쪽파 구근 심은 자리에는 어느새 누가 봐도 쪽파인 모양으로 무럭무럭 자라는 중. 겨우내 우리 집의 고명 역할 잘 해주렴! #당...

2021.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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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가을농사 시작 + 모종, 씨 뿌리기

9월의 텃밭. 좀 늦었다. 여름 끝물에 늦장마가 조금 길게 와서 어물쩡어물쩡 거리며 어쩌지, 지금 가을 작물 심어도 되나 긴가 민가 하면서- 초보 농사꾼 둘은 매일 고민만 하다가 8월 말 9월 초를 날려버렸다.^^ 이틀 전, 드디어 비가 그쳤고. 해 질 무렵 오늘이야! 하고 후다닥 옷 챙겨 입고 9월의 텃밭, 가을농사 시작하러 자전거 타고 신나게 달렸다 :) 이젠 단골이 된 모종 가게에 가서 필요한 것들을 뚝딱 뚝딱 구입하고. (내년의 나를 위해 적어두는 기록) #가을작물 #모종가격 - 상추모종 4개/1,000원 - 배추모종 6개/1,000원 - 대파모종 1줄/1,000원 - 쪽파 구근 1바구니/5,000원 - 당근/알타리무/시금치 씨앗 각 2,000원 다양하게 구입해서 ₩14,000원 서두른다고 했는데도 이미 해가 지고 있다. 마음이 급해지던 우리 둘. 오빠는 자전거 페달을 미친 듯이 굴렸다. 이미 8월 말에 남편 혼자 와서 퇴비 섞고 땅을 솎아두었다. 우리 밭에서 유일하게 여전히 살아남은 부추들. 그냥 방치하다시피 두는데도 알아서 잘 자라고 있다! 또 가위로 싹둑싹둑 잘라와서 겉절이로 맛있게 먹음 :) 더 어두워지기 전에 잔뜩 사 온 모종과 씨앗을 뿌려야 해서 정신없이 마음이 급했던 우리 둘. 후다닥 쌈 채소 모종도 심고 파도 심고 쪽파도 심고. 이젠 둘이 호흡도 잘 맞고 알아서 척척 나눠서 금방 심었다. 오랜만에 우연히 텃밭 이...

2021.09.10
15
주말농장의 여름 갈무리 + 우중 텃밭일기 🌿🕊

평소처럼 사과와 따뜻한 커피로 하루를 열었다. 두어시간 글을 쓰고 남편과 아침을 먹었다. 원래 오늘의 계획은 텃밭에 가는 것. 그런데 하필 오늘부터 또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텃밭은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것을 한 차례의 경험으로 이미 알게 됐다. 마음이 조금 조급해졌다. 하늘이 흐리긴 했어도 아직까지 비소식은 없다. 이렇게 갈까말까 망설이며 시간 보낼 바에는 비 맞을 각오 하고 텃밭 다녀오자! 결정. 출발 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내리기 시작한 비는 점점 빗방울이 굵어져 결국 우리 둘 다 온몸이 젖었다. 그런데 여름의 끝자락에서 짙은 풀내음과 함께 비를 맞는 느낌은 생각보다 더 좋았다. 순례길 생각도 나고 :) 늦장마로 열흘만에 방문한 텃밭은 생각 외로 꽤 단정해서 오히려 놀랐다. ㅎㅎㅎ 솔직히 이제 여름 농사는 끝났지 뭐- 라는 생각으로 이전보다 관심을 주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저들끼리 알아서 마지막까지 쑥쑥 컸다. 부추, 방울토마토, 메론, 깻잎, 가지, 대파, 쌈채소까지. 와.. 부추는 한 단이다. ;;; 지난 번 왔을 때 수확은 거의 끝물인 것 같아 기대 하나도 안 하고 왔는데, 마지막 결실까지도 풍성하게 나누어 주는 자연에게 감사했다. 특히 가지.... 넌 정말 사랑이야. 가지 모종은 정말 가성비 특급 모종이다. 가지 즐겨 먹지 않는 채소라서 시험 삼아 딱 한 주만 심었는데 마트에서 파는 것보다 튼실하고 건강하고 ...

2021.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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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텃밭에서 키운 메론, 맛 보기 🍈🍈

어제 주말농장 텃밭에서 따온 메론 🍈 봄에 사 먹은 메론이 너무 맛있어서 다 먹고 나온 씨앗을 챙겨 두었다가 우리 텃밭에 심었고, 키우면서 너무 비실비실해서 기대도 안 하고 있었는데 관심을 안 둔 사이에 혼자 무럭무럭 크더니 뿅! 하고 생겼다던 그 메론이다 😌💚 크기는 작은 편이다. 내 손바닥도 작은 편인데 메론도 작다. 작고 소중해 💛💚💛💚 사실 며칠 후숙시켜 먹으려고 했는데 어떤 맛인지 너무너무 궁금했다. 🥺 오늘 아침에 희망회로를 돌렸다. 이 날씨에는 하루만 후숙해도 되지 않을까 여보?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하던 남편도 나의 설득에 홀라당 넘어가더니 엄청난 명언을 남겼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야 우리에겐 아직 텃밭에 두 개의 메론이 더 남아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가 잘라라 내가 잘라라 이 감격의 순간에 칼을 쥐는 것도 서로 양보해줬다. 남편이 잘랐다. 두근두근 오! 꽉 찼다! 메론 속이 생각보다 실하게 꽉 차서 이른 아침에 남편이랑 환호성을 질렀다. 진짜 메론모양이다! 우리가 키운던데도 믿을 수 없어서 매론과 똑같은 모습이 나타나서 진짜진짜 신기했다. 은은하게 메론향도 나고 먹기도 전에 무척 기대되던 시식🥰 맛은...... 아주 완벽하게 무맛이었다 ^_^ 안에도 실하게 찼고 메론향도 나는데 단맛이 하나도 없다. 그런데 메론 과즙도 없다. 아마도 후숙이 안 된 것 같다. 내가 설득해서 자른 메론이기에...

2021.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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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 텃밭에서 내가 먹은 메론 씨앗으로 진짜 메론을 키웠다.

우리의 리틀포레스트 :) 나의 텃밭, 우리의 주말농장. 오랜만에 귀찮음을 무릅쓰고 텃밭에 가며 핸드폰을 챙겨 들었다. 올 봄에 주말농장 계약했다 소식을 전했던 글부터 한여름의 농작물 수확하는 이야기까지, 쭈욱 함께 지켜보셨던 이웃님들이 요즘 우리 집 텃밭은 어떤 모습인지 궁금하다고 하셔서. #주말농장 #텃밭가꾸기 숲처럼 울창하고 여름처럼 싱그러웠던 시기를 지나 어느덧 조금씩 작별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이 느껴지는 그런 모습이다. 그렇지만 끝날 때까지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수확해서 먹어줘야지. 여름 내내 풍성하고 빼곡했던 텃밭의 앞부분은 이제 많이 휑해졌다. 봄부터 내내 먹었던 쌈채소는 꽃대가 올라와 모두 뽑고 아직 먹을만한 세 주만 남았고. 파 수확도 얼추 끝났고. (또 심어야지.) 앞쪽에 부추 여섯 주는 갈 때마다 싹 잘라오는데 그 다음에 가면 또 자라있어서 아주 대견한 작물 중 하나.^^ 토마토도 얼추 수확이 끝났고. 여섯 주 심어서 여름 내내 진짜진짜 잘 먹었다! 갈 때마다 한 바구니씩 따와서 씻어서 냉장고에 넣어놓고 샐러드로도 먹고 밤에 배고플 때 간식으로 최고였던 대추방울토마토. 가지는 가성비 좋은 작물이다. 딱 한 주 심었는데 정~~말 수확량이 어마어마하다. 이미 열 개 이상 먹은 것 같은데, 지금 달려 있는 것만 해도 족히 10개가 넘는 듯 하다. 여전히 꽃이 계속 피고 있으며 늦가을까지도 먹을 수 있...

2021.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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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과 나의 어머님

새벽에 텃밭. 요즘은 오전 7시만 되도 더워서 새벽 다섯시 반에 텃밭 갈 채비 마치고 후다닥. 한산할 줄 알았던 거리가 한낮의 더위 피해 운동하는 사람들로 가득 했다. 문득 나는 나를 너무 집에 가둬놓고 있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텃밭에 갈 때마다 농작물 수확량이 나날이 늘어서 자전거 앞에 달린 작은 바구니에 다 담아오기가 벅찰 정도다. 동시에 조금씩 올 여름의 작물 끝이 보이는 것 같아 왠지 아쉽기도 하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게 맞는건데 뭐랄까. 토마토, 가지, 고추 등 열심히 심어 가꿔온 것을 이제 여름이 지나면 다른 거 심어 수확해야 한다고 싹 뽑아야 하는 현실이 문득 왜 슬프지? ㅠㅠ + 그런 생각을 하며 가을 농사 뭐 심을지 찬찬히 계획해보는 나란 애,,, 올해는 '텃밭 가꾸기' 라는 새로운 도전 덕분에 새로운 경험 뿐만 아니라 평소 느껴보지 못한 다양한 감정들도 느껴봤다. 소소하게 자급자족하는 기쁨 넘치는 것을 나누는 기쁨 부지런함의 결실을 보는 기쁨 자연과 흙이 주는 기쁨 그리고 한 가지 더 얹어보자면 어머님과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기쁨이다. 처음 주말농장 계약하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설레는 마음으로 양가 부모님께 텃밭 가꾸기 시작했다고 전화를 드렸었다. 시어머님이 제일 좋아해주셨다. 시어머님은 몇 년 전부터 텃밭을 하고 계시고 굉장히 좋아하신다. 작은 꽃 하나, 열매 하나 맺히는 것도 너무 기뻐하시며 소...

2021.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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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7월까지

텃밭과의 첫 만남. 보자마자 그날로 바로 계약금 쐈다. 남편이랑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브레인스토밍 하다가 꼭 맘에 드는 텃밭 이름을 지어주었다. "리틀 포레스트" 앞으로 우리 일 년간 잘 해보자! 텃밭 개장하는 날에 맞춰 설레는 마음 안고 우리의 리틀 포레스트를 만난 날. 남편은 생각보다 텃밭 크기가 작다며 아쉬워했고 나는 그냥 꿈에 그리던 내 텃밭이 생긴 게 마냥 좋았다. 사장님은 아마 리틀 포레스트가 뭔지 잘 모르셨던 것 같다. 리틀 포 레스드 가 된 우리의 리틀 포레스트. 매직 가지고 가서 글자 고쳐줘야지 했는데 벌써 6개월이 지났다. 그냥 안 고쳐도 될 것 같다. 농장 사모님이 이건 필수로 뿌려야 한다고 해서 비료랑 뭐더라, 암튼 주시는대로 받아서 땅에 섞고 솎았다. 첫 노동이었다. 아주 작고 연약한 모종을 사다가 우리의 텃밭에 심었다. 고작 이 모종 하나 심는 것도 할 줄 몰라서 (자신감이 없어서) 농장 사모님의 밀착 과외 아래 시키는대로 열 맞춰 흙 파고 모종 심었다. 너무 작고 연약해서..... 차마 강한 물살의 호스로 바로 물 주기가 미안해 매번 물뿌리개에 물을 담아 주는 중노동을 했다. 그것마저 신나고 재밌었다. 이 시기에는 날이 아직 안 풀려 딱히 뭘 심을 것도 없고 잡초도 없고 그냥 물 주러 다녔다. 텃밭과 함께 봄을 맞이했다. 크기가 얼추 크는 상추가 생기면서 드디어 첫 수확을 했다 :) 작고 소중한 수확. 내 ...

2021.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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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의 여름

텃밭의 하이라이트는 여름이다. 여름! 이 뜨거운 여름을 위해서 이른 봄부터 땅을 갈고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고 자주 찾아가 잡초를 뽑고 물을 주고 때 되면 거름을 주고 그렇게 3,4,5,6월을 보냈나보다. 주 1회면 족했던 텃밭 생활은 여름이 오면서 물 주기 위해서라도 사나흘에 한번은 꼭 가야하는 곳이 되었다. 지난번에 다 수확 해왔으니까 이번에는 별 거 없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무척 가벼운 마음으로 방문해도 언제나 우리의 텃밭에는 여름 작물이 주렁주렁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달려 있다 :) 나흘이면,, 새끼 손톱만했던 오이가 팔뚝만해지고 열매가 맺힐랑 했던 가지가 쑥쑥 큰다. 새초롬하게 안 익고 있던 방울 토마토들은 탐스럽게 익어가고 싹 뜯어간 쌈채소는 새 것처럼 풍성해진다. 놀라운 이 생명력에 매일 매일 감탄하며 또 감사하며 그렇게 보내는 여름. 뜨거운 폭염 속에서 텃밭 라이프의 첫 번째 여름을 원없이 만끽하고 있다 ^^ 나는 몸이 안 좋아 오늘은 남편 혼자 이른 아침에 다녀온 텃밭 아직 지난 주에 수확한 것들도 냉장고에 남아 있는데 또 이만큼이나 수확 했다고 한다. 더운데 혼자 가서 수고한 남편을 위해 방울 토마토 바로 씻어 대접해주기 :-) 아침에는 주방 일 안하는데 우리 텃밭 아이들이 왔으니 오늘은 예외다. 서둘러 식초를 푼 물에 담궈 깨끗히 씻어서 갈무리. 우리의 #리틀포레스트 덕분에 오늘도 풍성한 식탁이 되었다. 싱그럽다. ...

2021.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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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농장, 오늘의 귀여운 수확물

주말농장에 다녀왔다. #오늘의주말농장 역대급으로 어마어마했다. 주말이라 그런지 텃밭 가꾸러 온 사람들이 많아서 평소보다 조금 소란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꽤 좋았다.^^ 우리의 리틀포레스트도 오늘 여름 기운 쭉쭉 받아 정말 싱그럽고 아름다웠는데. 두 손 가볍게 다녀온다고 핸드폰을 집에 두고 가는 바람에 기록으로 남기지 못해 아쉽다. ㅠㅠ 이제 농장에 가면 남편과 나는 손발이 척척. 알아서 역할 분담해서 착착 해낸다. 주머니를 들고 내가 농작물들을 따는 동안 남편은 넝쿨도 올려주고, 가지도 치며 그새 어지러워진 텃밭 정리를 한다. 그리고서 남편이 잡초를 뽑는 동안 나는 호미로 흙을 한 번씩 갈아 엎어주며 땅이 물을 쭉쭉 흡수할 수 있도록 해준다. 수확한 농작물을 내가 자전거로 가지고 가는 동안 남편이 텃밭에 물을 가득 주고. 우리의 텃밭 가꾸기 끝! 글로 쓰니 굉장히 단순하고 쉬워보이는데 오늘 땀을 한바가지 흘렸다. @.@ 요즘 소소한 기쁨 중 하나는 텃밭 돌보고 집에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사먹는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하 오늘의 #주말농장 수확물 :) 평소 마트에서 사먹는 오이보다 거짓말 안하고 두 배는 더 크고 굵은 오이를 수확했다. 오이 파프리카도 하나, 그리고 가지도 두 개 따왔다.^^ 오이 크는 속도가 정말 어마어마하다. 분명 내 새끼 손가락만했는데 며칠 새에 훅 큰다. 여름의 기운! 이토록 싱싱한 오이를 보니 남편이 마음이...

2021.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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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행복의 근원

올해 잘한 일 중 몇 가지 꼽으라면 그 중 하나는 바로 주말농장 계약해서 우리 부부의 이름으로 텃밭을 가꾸기 시작한 것! 흙 만지고, 햇빛 많이 받고, 땀 흘리며 우리가 텃밭에 해주는 것 이상의 것을 매일 받는다. 텃밭을 하겠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많이 말렸다. 텃밭은 아무리 작게 해도 힘들다고 벌레도 많고 모기한테 매일 뜯긴다고 그까짓거 해서 뭐하냐고 누가 나한테 또 그런 말을 한다면 이제는 나서서 한 마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좋더라고요." 그런데 혹 누가 내게 관심 있게 텃밭 어떠냐 묻는다면, "좋다. 근데 넌 아닐 수도 있어." 라고 말해줄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좋다고 해서 안 힘든 건 아니고 좋다고 해서 안 귀찮은 건 아니더라. 직접 해봐야 알지 😆 모든건 역시 직접 해봐야 안다.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봐도 못 본거고, 들어도 못 들은거다. 최고의 경험은 역시 직접 내 몸으로 부딪혀 배우는거다. 힘들다는 말에 아아, 그래? 그럼 하지 말아야겠다. 라고 생각하면서 텃밭 앞에서 그냥 돌아섰더라면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과 경험은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었을텐데. 일단 그냥 한번 질러 본 나를 쓰담 쓰담 해주며- 앞으로도 인생에서 많은 것을 지르며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텃밭 덕분에 남편과 그리는 미래가 더 기대되기 시작했다. 해도 될까? 그럴까? 우리에게 맞을까? 그렇게 고민만 했던 미래를 조금 더 구체적으로 그릴 ...

2021.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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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텃밭

#텃밭일기 이건 순전히 1년 뒤의 나를 위한 일기다. 분명 1년 뒤에도 나는 텃밭을 가꾸고 있을거고, 미래에는 오늘보다는 좀 더 수월했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바지런히 남기는 셀프 학습 일지라고나 할까. #당근수확 지난번에 수확한 귀여운 당근씨 뿌리채소는 직파해서 키우라고 들었는데 그냥 모종이 너무 귀엽고 해서 아무 생각 없이 심었다가 꼬불 꼬불 다리 꼬고 태어난 당근을 맞이했다. 모양은 이래도, 달고 맛있었다. 언제나 느끼지만 밭에서 직접 수확해서 먹는 농작물은 확실히 그 '향'부터 다르다. 고유의 향기가 찐-하게 풍겨서 원래 당근 향이 이렇게 강했다고? 싶다. 수확한 다음날 깨끗하게 세척하고 예쁘게 잘라서 바로 카레를 해 먹었고. 남은 당근으로 어제는 당근 케이크를 구웠다. 카레로 먹을땐 잘 몰랐는데 케이크로 구워 먹으니까 당근 고유의 향기가 정말 찐해서 신기했다. 시나몬 가루와 무척 잘 어울려서 참 맛있게 먹었던 당근 케이크. * 주의 내년에는 당근은 무조건 씨로 직파에서 키울 것. + 웬만해서는 봄엔 심지 말고 잘 자라고 또 맛있다고 하는 가을에 심을 것. #오늘의텃밭 #오늘의농장 오늘은 아내 없이 남편 혼자 농장 방문. 이번주는 오늘 아님 농장에 갈 기회가 없는데 나는 중요한 외출이 있어서 남편 혼자 부리나케 다녀왔다. 오늘의 농장 방문 목적은 쑥쑥 크고 있는 단호박 넝쿨 지지대 만들어주기! 호박은 어마어마하게 자란다고 해서 모...

2021.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