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텃밭은 바쁘지 않다. 처음 퇴비 섞고 흙을 고르는 작업이 몸 쓰는 일이라 조금 고돼서 그렇지, 그 이후 씨앗 뿌리고 모종 심은 뒤에는 새싹 나오고 좀 자랄 때까지 그냥 쉬엄쉬엄 가서 물이나 좀 주면 된다. 여름처럼 잡초가 무한대로 나오지도 않고 그냥 설렁설렁 보이는 것만 뽑아주면 된다. 그런데 나처럼 초보 농부들은 몸도 마음도 가장 바쁜 시기이기도 하다. 퇴비는 뭘 쓰지? 3월에는 뭘 심을 수 있지? 씨앗은 어떻게 뿌리지? 모종은 어떻게 심으면 되는 거지? 온통 처음 해보는 일 투성이라 모든 게 물음표고, 뭘 해도 나 자신을 믿지 못해서 영 시원찮은 기분이 들곤 한다 ㅎㅎ 요즘은 유튜브를 통해 농사도 배운다고 한다. 나는 그냥 텃밭에서 만나는 농사 선배님들을 통해 귀동냥으로 배웠다. 그래서 정석은 아니다. ㅎㅎㅎ 다만, 어떻게 해도, 어찌 되었든 모든 것은 흙과, 물과, 햇살이 다 해준다. 나는 그냥 시간을 들여 기다리면 된다. 그러니 굳이 완벽하게 하려고 하지도, 정석대로 하지 않아도 된다는 가장 중요한 진리를 배울 수 있었다. 작년 처음 텃밭을 시작했을 땐 마음이 급했다. 어떻게든 빨리 뭐라도 심어보고 싶었고 시기를 놓칠까봐 발을 동동 굴렸고 그래서 텃밭 사장님이 이건 심지 말라고~! 말라고~! 4월에 해도 된다고~! 된다고~! 하는데도 날 이르게 심고는 했다. 그리고는 기온이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밤에는 또다시 발을 동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