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키워드 53
2023.08.07참여 콘텐츠 9
17
스파이 패밀리 11권 - 엔도 타츠야(여전히 유쾌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는 11권.)

스파이 패밀리 11권 엔도 타츠야 / 서현아 번역 학산문화사 프롤로그 너무 덥다. 오늘은 실내에만 있자. 오랜만에 친구와 홍대 입구에서 만났다. 언제나 그렇듯 이곳에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횡단보도를 건너기 위해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동안 더욱 덥게 느껴졌다. 신호가 바뀌자마자 빠른 걸음으로 지하철역으로 들어갔고 통로를 이용하여 AK 플라자로 향했다. 너무 덥기도 하고 마땅히 갈 곳이 떠오르지 않아 선택한 장소였다. 그곳에는 10~20대로 보이는 아이들이 가득했고 내가 알지 못하는 만화, 게임 캐릭터들이 그려져있었다. "여전하네." 오래전에 방문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사람이 많았다. 내가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이런 분위기에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지만 친구들과 즐겁게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좋아 보였다. 건물에 있는 무인양품에 들려 대충 살펴본 뒤 다른 층도 둘러봤다. 그러다 발견한 애니메이트. 몇 개월 전 방문했던 나는 얼마 가지 못해 망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망하기는커녕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오. 야. 야. 사람 좀 봐. 오늘 무슨 이벤트 하냐?" "야. 뭐 이리 사람이 많아. 어지러워." 사람이 많은 곳에 대해 호기심이 많은 나와 다르게 어지럼증을 느끼는 친구를 위해 다른 카페로 향하려는 순간 눈에 들어온 스파이 패밀리 11권. "어? 언제 나왔어?" 반갑기도 하고 정신을 차리지 ...

2023.08.07
14
스파이 패밀리 10권 - 엔도 타츠야(유쾌하면서도 생각이 깊어지는 10권.)

스파이 패밀리 10권 엔도 타츠야 / 서현아 번역 학산문화사 프롤로그 기다렸던 ‘스파이 패밀리 10권’이 정식 발매된다는 소식을 듣고 주저하지 않고 구매했다. 황혼은 어떤 임무를 해결할까? 요르는 ‘평범’에 가까워질까? 아냐는 친구들과 즐겁게 지낼까? 등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책을 예약한 뒤 며칠 뒤 책이 도착했고 즉시 읽기 시작했다. 감상평 # 01. 황혼의 과거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어릴 적 그는 눈물도 많고 친구들과 전쟁놀이와 같은 소소한 일상을 통해 행복을 느끼는 순수한 아이였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지나치게 전쟁에 대해 엄격했고 단순한 놀이를 하는 아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한다. 결국 황혼의 뺨을 때리는 폭력을 행사한다. 자녀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그의 모습은 옳지 못하고 지탄받아야 된다. 그럼에도 한편으로는 “오스타니아 사람들이 나쁜 짓을 하는 걸 네 눈으로 봤어? 직접 이야기를 하고 어떤 녀석들인지 알기라도 해? 스스로 싸움을 부추기지 마라!”라는 그의 말은 생각해 볼 부분이다. 이는 그의 아버지의 말이 옳다.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실지로 겪어보지 못한 일, 사람들에 대해 판단해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뿐만 아니라 직장 생활을 경험할수록 이런 편견 등을 경계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그럼에도 포기하면 안된다. 서로 알아가려는 노력이 사라지면 그의 말처럼 스스로 싸움을 부추기는 것과 같다. 하지만 그의 ...

2022.12.25
12
스파이 패밀리 9권 - 엔도 타츠야(다시 평화로운 일상으로)

스파이 패밀리 9권 엔도 타츠야 / 서현아 번역 학산문화사 프롤로그 지난 8권 마지막에 어지러웠던 마음을 다잡는 요르의 모습을 본 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였지만 아껴서 읽고 싶은 마음에 한동안 읽지 않았다. 사실 단행본으로 10권이 출간하면 읽으려고 했지만 일본에서도 9권까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난 뒤 바로 읽기 시작하였다. 감상평 Previous image Next image 멋지게 임무를 달성한 요르. 그 뒤 가족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별 내용이 없어도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보며 마음이 따뜻해졌다. 아냐 기준으로 호화 여객선의 특별한 경험을 친구들에게 자랑하는 부분도 웃음이 나왔다. 아냐는 신나게 얘기하는데 듣고 있는 친구들은 놀라오기는커녕 시시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당황이 분노로 바뀌는 아냐는 점점 경험했던 일을 부풀려 얘기하기 시작한다. 마지막에 "사슬낫의 버나비!!"에서 더 많이 웃었다. 8권을 읽은 분들을 버나비가 누구인지 아실 것이다. 어린 시절. 남들이 나의 자랑거리를 몰라 줄 때 인정받기 위해 사실보다 과장되게 말했던 기억이 떠올라 순간 얼굴이 화끈거렸다. 초등학생 때 기억인데 아직까지도 잊히지 않는 것을 보면 정말 부끄러웠던 것 같다. 어렸을 때의 추억이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본드의 활약이 돋보이는 에피소드이다. 미래를 볼 수 있는 본드는 곤경에 처한 사람들을 돕지만 오해를 ...

2022.08.26
17
스파이 패밀리 8권 - 엔도 타츠야(의미를 찾은 요르.)

스파이 패밀리 8권 엔도 타츠야 / 서현아 번역 학산문화사 프롤로그 드디어 지난 7권은 요르가 이야기의 중심이 될 것을 예고하며 끝났다. 자연스럽게 이번 8권에서 요르의 이야기가 궁금하였고 즐거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하였다. 감상평 Previous image Next image 요르와 함께 배에 승선한 아냐는 위험에 처한 요르에게 도움이 되고 싶어 노력하는 모습이 코믹하게 그려진다. 그러면서도 요르의 액션 장면이 역동적으로 그려져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적에게 달려드는 요르의 표정은 공포 만화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라 조금 놀랐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요르가 임무 때문에 자리를 비운 사이 어떻게든 아냐와 잘 지내보려는 황혼의 코믹한 모습도 이번 권의 소소한 재미이다. 특히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근엄한 표정을 하고 있는 황혼의 모습에 웃음이 났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이번 8권에서는 자신이 무엇을 위해 일을 하고 있는지 고민하는 요르의 모습이 자주 나온다. 이런 요르의 모습이 낯설지 않아서 한동안 같은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다. 결국 요르는 의미를 찾았고 마음을 다잡으며 이번 권은 끝난다. 🏃‍♂️🏃‍♀️ 에필로그 이번 8권의 주인공은 요르이다. 특히 요르가 본인 직업에 대한 의미에 의문을 가지며 방황하는 모습은 요즘의 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집중하며 읽었다. 나...

2022.07.27
15
스파이 패밀리 7권 - 엔도 타츠야(그와 그가 드디어 만났다!)

스파이 패밀리 7권 엔도 타츠야 / 서현아 번역 학산문화사 프롤로그 대망의 7권. 황혼과 데스몬드가 대면하는 에피소드가 등장하는 권이다. 전체적으로 밝고 웃긴 만화인데 작가는 중요한 내용을 어떤 식으로 풀어낼지 궁금하다. 이러한 궁금증과 기대를 가지고 읽기 시작하였다. 감상평 Previous image Next image 드디어 황혼과 데스몬드가 대면하였다. 처음 인사를 한 뒤 데스몬드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거리를 둔다. 황혼은 이런 그에게 어떻게든 접근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그는 빈틈을 보이지 않는다. 그러던 중 차남은 본인이 당한 굴욕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따져 묻는다. 그 순간 데스몬드의 본래 모습이 나온다. 특히 그가 "영원히 사람과 사람은 영원히 서로 이해할 수 없어"라는 말을 할 때 악역으로서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완전히 데스몬드의 말을 부정할 수 없지만, 황혼이 말한 것처럼 중요한 것은 그럼에도 다가서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본드가 주연인 에피소드이다. 배가 고픈데 죽음의 음식을 만드는 요르와 단둘이 있게 된 본드. 살아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황혼의 임무를 보조하러 도망친다. 특별한 내용은 없지만 본드의 표정과 생각의 흐름이 재미있었던 에피소드였다. Previous image Next image 먹으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음식이...

2022.07.12
2022.10.25참여 콘텐츠 1
2
창가의 토토 - 구로야나기 테츠코(올바른 교육이란 무엇인가?)

창가의 토토 구로야나기 테츠코 / 권남희 번역 김영사 프롤로그 최근 읽은 책들의 내용은 무겁거나 진중했고 생각이 많아졌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글을 끄적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독서를 멀리했다. 사실 글을 끄적인다고 독서를 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며 어찌 보면 가장 어리석은 일이다. 그럼에도 며칠 동안 책이 읽히지 않았다. 과거부터 작성한 내 독서 기록장을 살펴보면 대부분 무겁고 진중한 책이었고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에세이 또는 잔잔한 감동을 주는 문학은 거의 읽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 4분기에는 소소하고 잔잔한 내용의 책을 읽으려고 했다. 그러다 발견한 책. “창가의 토토” 창가의 토토는 연한 베이지색이 바탕인 표지부터 나의 마을을 따듯하게 해줬다. 이어서 책의 소개를 읽어보니 ‘다정한 세계’라는 말이 눈에 들어왔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감상평 # 01. 토토가 역무원과 대화를 주고받는다. 토토는 표를 검사하는 역무원에게 자신도 나중에 역무원이 되겠다고 말하자 “우리 아들도 역에서 일한다고 말하던데, 같이 하면 좋겠네.”라는 말에 토토는 고민을 한 뒤 “아저씨네 아들하고 같이 해도 괜찮긴 하지만, 생각 좀 해볼게요. 나는 새 학교에 가야 하기 때문에 바빠서 이만!”이라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토토의 솔직한 모습에 웃음이 나왔고 나의 대학생 때 기억이 떠올랐다. 대학생 때 현장실습을 종합복지관의 가족지원팀에 소속되...

2022.10.25
2023.11.08참여 콘텐츠 1
5
아비투스 - 도리스 메르틴(지금의 자신보다 우아하고 성숙한 사람이 되는 방법.)

아비투스 도리스 메르틴 다산초당 떠오르는 생각. # 01. "심리학에는 '크랩 멘털리티 효과'라는 용어가 있다. (중략) 당신은 여기서 선택할 수 있다. 아무런 도전도 하지 않고 다른 게를 방해만 할 건지, 조금 오르다 쉽게 좌절할 건지, 아니면 끝까지 기어올라 결국 바구니를 탈출할 건지."(p.4) 항상 이런 문장을 읽을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나는 기어올라 결국 바구니를 탈출할 거다."라고 말이다. (23. 10. 20) # 02. "아비투스란 세상을 사는 방식과 태도를 말한다."(p.17) "아비투스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끊임없이 변한다."(p.28) "출신 배경을 뛰어넘을 기회가 지금처럼 활짝 열려있는 때는 없었다. (중략) 그러나 동시에 한계에 부딪히고, 새로운 환경에 진입하자마자 기존의 아비투스가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있다. 그것이 불안감을 만들고 자신감을 갉아먹는다. (중략) 그러나! 모든 새로운 환경에서 비롯된 불안감은 자신의 그림자를 뛰어넘어 높은 수준으로 도약하라는 격려이기도 하다."(p.30) 아비투스는 아주 천천히 자리 잡는다. 또한 그 과정에서 많은 고난이 따른다. 하지만 여유를 가지고 서서히 물들게 놔두면, 반드시 새로운 아비투스를 얻을 수 있다. 단순히 아비투스는 경제적인 요소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제대로 형성된 아비투스는 경제적으로 몰락한다 해도 다른 유형이 다음 세대까지 상속된다. (23. 10. ...

2023.11.08
2022.03.04참여 콘텐츠 1
4
유루캠 11권(대원씨아이) - AFRO(캠핑의 따뜻함!)

📚 유루캠 11권 👨‍🎨 AFRO 📖 대원씨아이 🙋‍♀️🙋‍♂️ 프롤로그 난 캠핑을 했던 기억이 없다. 아 - 캠핑과 비슷한 경험은 했다. 군대 혹한기 훈련을 할 때 야삽으로 땅을 파고 텐트를 세우고 벌벌 떨며 침낭에서 잤던 기억. 너무 추웠고 다시 하고 싶지 않은 경험이다. 보통 캠핑이라 하면 타고 있는 장작을 보며 멍하니 있고 가까이 있는 자연을 느끼고 맛있는 고기도 구워 먹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캠핑의 낭만보단 부정적인 생각을 한다. 캠핑을 가기 위해 준비하는 과정, 캠핑장에 도착하여 준비하는 과정, 야간에 볼 수 있는 각종 곤충들. 마지막으로 캠핑을 다녀온 뒤 사용한 장비 정리까지. 이건 휴식한 것이 아니라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론 캠핑의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을 경험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런 생각이 들 때 읽으면 좋은 만화책이다. 이 만화의 단행본도 늦게 나오는 편이지만 벌써 11권이다. 항상 따뜻함을 주는 책이기에 구입하여 읽기 시작하였다. 💬 감상평 Previous image Next image - 생 햄버그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생 햄버그?” 라는 단어를 듣고 어떤 음식인지 궁금하였다. 음식을 찾아보니 “햄버그스테이크”라는 음식이 많이 검색되었다. 내가 ‘함박 스테이크’라고 알 고 있는 음식이었다. 작중에는 맛있는 음식으로 묘사되며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조리 방법을 ...

2021.11.29
2022.04.01참여 콘텐츠 1
2
문명 - 베르나르 베르베르(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려는 고양이들의 여정.)

📚 문명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전미연 번역 📖 열린책들 🙋‍♀️🙋‍♂️ 프롤로그 베르베르의 고양이 3부작 프로젝트의 2번째 이야기. [문명]이다. [고양이]에서 만났던 고양이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신났다. 앙칼진 고양이 바스테트, 과묵하고 인간 같은 피타고라스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고양이들이 어떤 역경을 이겨낼까? 궁금해졌다. 그렇게 [문명]을 읽기 시작하였다. 💬 감상평 앙칼진 고양이 바스테트가 예술, 사랑, 유머를 배우며 성장하며 이전보다는 성숙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은 고양이다. 특히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그리고 “계몽된 독재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라는 주장은 위험하고 올바르지 않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비상식적인 언행을 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얼핏 보면 그런 사람이 똑똑하고 성공한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나중에 잘못되는 경우를 많이 봤으며, 그렇게 달성한 목적은 금방 무너지고 또 다른 고통이 생겨난다. 또한 목적이라는 것은 사람이 죽을 때까지 계속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목적을 달성하면 또 다른 목적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며 계속 악행을 행한다면 어떤 세상이 만들어질까? 나는 올바른 수단이 모여 올바른 목적을 만든다고 믿는다. 일부 사람들은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

2022.04.01
2022.04.06참여 콘텐츠 1
2
노멀 피플(밀레니얼 세대의 성장통과 사랑 이야기)

노멀 피플 샐리 루니 / 김희용 번역 arte 프롤로그 평소 “드라마 방영!” “영화화 확정!” 등의 문구로 광고하는 책은 읽지 않는 편이다. 이 책의 광고 역시 BBC 드라마 방영! 등의 문구가 보여 읽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러다 작가가 1991년생이라는 점과 ‘스냅챗 세대의 샐린저’ ‘더블린의 프랑수아즈 사강’이라고 평가받고 있다는 문구를 보았다. 예전에 읽었던 호밀밭의 파수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가 떠올랐다. 요즘 컨디션과 기분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읽지 말까?”라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냥 읽어보자.”라며 읽기 시작하였다. 독서 후 떠오른 생각 이야기는 메리앤과 코넬의 학창 시절부터 시작된다. 고등학생 메리앤은 항상 혼자였다. 성적도 우수하였고 집안도 부유하였던 그녀에 대한 또래들의 평가는 항상 부정적이었다. 그녀는 친구가 없었다. 반면 코넬은 인기가 많은 학생이었다. 외모가 훌륭하고 체격도 좋았다.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이 두 명은 비밀스러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인기가 많은 코넬의 어머니는 메리앤의 집에서 청소부로 일하고 있었는데 코넬은 종종 어머니를 모시고 가기 위해 그녀의 집에 갈 때가 많았다. 그때 그녀와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고 코넬은 메리앤에게 매력을 느끼게 된다. 메리앤 역시 그와 함께 있으면 본인이 평범한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그렇게 그들은 친구보단 가까운, 그렇다고 애인의 관계...

2021.03.22
2024.01.07참여 콘텐츠 2
9
곤돌린의 몰락 - J.R.R 톨킨(단순한 이야기 속 재미와 감동 그리고 삶.)

곤돌린의 몰락 J.R.R 톨킨 / 크리스토퍼 톨킨 엮음 / 김보원 옮김 arte 떠오르는 생각. # 01. 모르고스의 유혹에 넘어간 것은 퀜디도 아니었고 텔레리 요정도 아니었다. 요정 중 가장 뛰어난 '놀돌리'였다. 본인들의 뛰어남을 알고 있는 자들은 오만해지기 쉽고 감사함을 잊으며, 더 많은 권력과 부를 탐하게 된다. 이런 유혹을 이겨내는 자들은 극히 드물다. 오만하지 않는 것, 소소한 것에 감사함을 갖는 것, 그것이 가능한 자가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오만, 탐욕 덕분에 조금씩 발전하는 것일 수도 있다. 파멸하는 그들을 보며 새로운 제도, 가치관을 만들고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2023.12.29) # 02. 숨겨져있는 도시 곤돌린을 찾아 나선 투오르와 동행하던 그노메들은 자신들을 살육한 멜코의 본거지가 가까워지자 투오르를 버리고 떠난다. 하지만 브론웨(브론웨그)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투오르와 함께 간다. 그런 그는 극심한 피로를 느끼며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주춤하는 투오르에게 말한다. "오 투오르. 언젠가는 원하는 것을 다시 볼 수 있을 테니 그 생각은 그만하고 이제 일어나시오. 자. 나는 당신을 버리고 떠나지 않겠소."(p.79) 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결과를 알 수 없는 일을 향해 나아갈 때 누군가 한 명이라도 힘이 되어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어려움도 잘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만약 잠시 ...

2024.01.06
2
호빗(THE HOBBIT)(우리를 닮은 호빗의 거대한 여정)

호빗 존 로널드 루엘 톨킨 / 이미애 번역 arte 톨킨의 세계관을 언제, 어떠한 이유로 알게 되었는지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중학생 때였던 것 같다. 황금가지 출판사에서 총 6권으로 발간하였던 것을 읽었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반지의 제왕-반지 원정대를 보고 감탄했다. 그렇게 시작하여 매해 개봉했던 두 개의 탑, 왕의 귀환까지 모두 관람하였다. 내게 있어 시리즈를 모두 관람한 영화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최초이자 마지막인 상태다. 톨키니스트는 아니지만, 그의 소설을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호빗, 실마릴리온 등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생겼고 읽게 되었다.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른 뒤 최근 원작 시리즈 60주년 기념판의 완역 개정본이 출간되었다. 이 소식을 듣고 다시 읽어보고 싶은 생각에 책을 구매하였다. 반지의 제왕 시리즈를 먼저 읽을까? 아니면 호빗을 먼저 읽을까? 고민했다. 다른 책도 읽고 있어 우선 한 권인 호빗을 먼저 읽기로 하였다. 스마우그와 소린을 통해 소유욕에 대해 생각하였다. 스마우그는 황금과 보물에 대한 광적인 집착을 보이며 탐욕스럽고 광적인 소유욕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난쟁이들을 학살하고 차지한 각종 보물과 황금을 사용하지 않고 소유만 하고 있다. 때문에 누군가 본인의 아주 작은 보물을 빼앗아 간다거나 훔치면 격렬하게 분노를 표출한다. 또한 황금을 얻기 위해서 잔혹한 행동을 하는 것을 주...

2021.05.17
2023.06.28참여 콘텐츠 1
5
구의 증명 - 최진영(마음 아픈 뒤틀린 사랑.)

구의 증명 최진영 은행나무 오래전 이웃님들의 글에서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문장을 읽는 순간 내용이 궁금해졌고 언젠가 반드시 읽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23년 6월. 몇 년 만에 참여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이 책을 만났다.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아 이건 구매해서 읽어야지." 이미 이웃님들의 글을 통해 줄거리와 결말을 알고 있지만 소설은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하고 파악하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책을 들고 은행나무 출판사 부스를 둘러봤다. 구와 담의 사랑은 비틀어진 사랑이다. 사랑이긴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비참한 현실과 냉혹한 사회로 인해 뒤틀려 버린 사랑.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은 강해져 집착하기에 이른다. 결국 담이는 죽은 구를 먹는다. 내 기준에서 담의 선택은 잘못되었다. 그녀의 생각대로 본인은 좋은 사람 만나서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그를 떠나보낸다면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 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정말 멋진 생각이고 말이지만 둘이 결혼을 해서 책임져야 하는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너무 어린 그녀의 말에 공감할 수 없었다. 담은 본인 말의 의미를 알고서 ...

2023.06.26
2022.11.21참여 콘텐츠 1
2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수용하는 삶.)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 권혁준 번역 문학동네 프롤로그 헤르만 헤세. 그는 워낙 유명한 작가여서 그의 작품에 대한 서평은 많이 읽었지만 나에게 그의 글은 그다지 끌리지 않았다. 그의 많은 책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책은 ‘데미안’이다. 내가 그의 글을 꺼려 하는 이유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수용하며 살아야 된다.”라는 메시지 때문이라 생각한다. 나와 같이 자신을 혐오하는 인간들에게는 정말 어려운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가 말하려는 메시지는 훌륭하고 옳다고 생각하기에 가끔은 읽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더욱이 이웃분들이 직접 추천해 주시면 더욱 그러하다. 이번 싯다르타는 콩알님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감상평 # 01. 자아를 벗어나기 위해 고행을 마다하지 않고 살아온 싯다르타가 지금까지 노력해 얻은 것들은 술집에서도 배울 수 있는 것들이라는 얘기를 할 때 너무 공감되어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그의 말대로 금식을 하는 등의 고통을 통해 잠시 동안 자아를 잊을 수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결국 다시 고통에 빠진다. 고행의 길을 걷지 않아도 술을 통해서도 자아를 잊을 수 있다. 이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결국 두 가지 방법은 똑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자아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수록 고통스럽다. 그렇다면 정말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려면 자아를 지워야 하는 것일까? 이것이 잘못된 방법이라는 것을...

2022.11.21
2022.04.06참여 콘텐츠 1
군주론 - 마키아벨리

군주론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 출판 미르북컴퍼니(미르북스) 발매 2019.10.31. 몇 달 전 서점에 방문하였을 때 발견한 책이었다. 지나가면서 대충 봤을 때 "표지가 너무 멋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펼쳐보았다.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었다. 다른 책에 비해 두께도 얇고 가격도 적당하다고 느꼈다. 유명한 책이지만 읽어보지 않아서 구매하였다. 다만 구매 직후 관심이 없어져서 책장에 보관했다. 최근에 다시 관심이 생겨 읽게 되었다. 리더에게 필요한 능력.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하고 자신의 뜻대로 행동해야 한다. 책을 읽어보면 군주로서 갖추어야 할 덕목, 능력, 처세술 등을 서술하고 있다. 다만 이상적인 군주의 모습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군주의 모습을 강조하고 있다. "은혜를 조금씩 계산하며 베풀어야 한다." "모든 훌륭한 성품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나쁜 평판만 피하는 노력을 해라." 등의 현실적인 조언이 대부분이다. 꼭 리더가 되지 못해도 삶을 살아갈 때 도움이 되는 부분도 있다고 생각하였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조언은 아래와 같다. 군주는 자신의 뜻대로 행동해야 한다. 군주론 - 마키아벨리 미르 북 컴퍼니(p.153)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지 않는다면 그러한 도움은 자신을 취약하게 만들 뿐입니다. 군주론 - 마키아벨리 미르 북 컴퍼니(p.211)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자신의 행동을 바...

2020.04.06
2022.03.14참여 콘텐츠 1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일의 기쁨과 슬픔 저자 장류진 출판 창비 발매 2019.10.25. [일의 기쁨과 슬픔]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구매하였다. 구매하려고 목차를 보았는데 단편소설이었고 [일의 기쁨과 슬픔] 뿐만 아니라 8개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었다. 그중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일의 기쁨과 슬픔]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였다. 일의 기쁨과 슬픔 직장인으로서 공감 가는 내용이 많았다. 직장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사실 그대로 표현하여 흥미롭게 읽었다. 불필요한 회의, 겉으로는 수평조직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아닌 사내 분위기 등 어느 직장에서든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부조리한 상황들이 묘사된다. 글을 읽으면서 내가 다니고 있는 직장의 모습 같아 조금 웃으면서 읽었다.(심지어 이 단편은 직장 점심시간에 읽었다.) 특히 회사 대표의 알 수 없는 기분을 읽지 못하면 불이익을 당하고 부당한 욕을 듣는 부분은 너무 공감되었다. 그리고 그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본인만 괴로워진다는 말을 하는 부분도 공감되었다. 거북이알이 대외홍보팀에 보도자료를 요청하고 있을 무렵, 회장에게서 긴급 호출이 왔다고 했다. (...) 이미 회장은 진노 상태였다고, 얼굴이 귀까지 시뻘게 저서는, 누가 마음대로 공지 올렸냐고 소리를 꽥 지르더라고요. (...) 자기 인스타에 제일 먼저 올리고 싶었나 봐요. 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 창비(p.48~49) 그런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우...

2020.04.20
2024.09.10참여 콘텐츠 5
5
가연물 - 요네자와 호노부(끝맛이 씁쓸한 커피와 같은 매력을 가진 추리소설)

가연물 요네자와 호노부 리드비 서평. 최첨단 장비를 갖춘 요원들이 사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어떤 사람은 사진을 촬영하고 어떤 사람은 약품을 이용하여 혈흔을 찾고 있다. 현장에서 조심스럽게 수집된 증거물은 과학을 통해 분석되고 경찰은 이를 바탕으로 사건을 해결해 나간다.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가끔 인간만의 통찰과 직감은 찾아보기 힘들다. 과학 수사가 중심이 된 글은 현실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지만, 나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다. 아무래도 인간의 영역인 직감과 통찰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가연물의 저자 요네자와 호노부는 교토 애니메이션 <빙과>를 통해 알게 된 작가이다. 요네자와 호노부는 이 애니메이션의 원작자이기 때문이다. <빙과>는 고등학생들이 학교 관련된 미스터리 사건들을 풀어나가는 이야기이다. 학생들답게 복잡한 트릭과 과학적 기술을 사용하지 않지만, 10대 소년소녀들이 느낄법한 여러 가지 감정과 갈등을 직감과 통찰을 통해 해결해 나간다. 하지만 속 시원하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다. 글을 읽고 나면 끝 맛이 씁쓸한 커피를 마셨던 느낌이 떠오른다. 최근 흔하게 읽을 수 있는 추리, 미스터리 소설과 다른 이 느낌. 끝 맛이 씁쓸한 커피를 마셨던 느낌이 요네자와 호노부 글의 매력이라 생각한다. 이번에 출간된 <가연물>에 수록된 단편들도 그만의 매력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설산에서 발생한 살인사건, ...

2024.09.10
5
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 에도가와 란포(맹렬한 여름에 서늘함을 안겨주는 으스스한 이야기.)

에도가와 란포 기담집 에도가와 란포 부커 단상(斷想) # 2024.08.08. 책상에 앉아 하루를 마무리하며. "도리어 사형 집행 일이 하루라도 빨리 다가오기를 바랄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대로 말없이 죽는 것도 불안합니다. 죽기 전에 형에게 용서를 빌지 않으면 안 되니까요. 아니. 그의 환각을 두려워해야만 하는 제 마음의 불안을 제거하고 싶은 겁니다. 그 방법은 오직 하나뿐입니다. 제 죄상을 아내에게 고백하는 것이지요. 동시에 세상 사람들에게도 그 사실을 밝혀야만 할 것입니다."(<쌍생아> p.11) 불행하게도 저라는 남자는 태어날 때부터 악인이었는지 남들처럼 세상을 살아가는 게 대단히 서툴렀습니다. 무엇보다 잘못된 것은 인생의 목표가 없었다는 사실입니다. 그저 그날그날 하루살이처럼 즐겁고 재미나게만 살면 된다. 살았을지 죽었을지도 모를 내일 일은 지금 걱정해도 소용없다는 생각을 가진 몹쓸 인간이 되고 만 것입니다. 어쩌면 재산도 사랑도 얻지 못해서 자포자기한 건지도 모르겠습니다.(<쌍생아> p.12) 단상.(1)(斷想) 결국 인간은 자신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해 잘못을 뉘우치거나, 고백하는 경우가 많다. 정말 진심으로 잘못을 인정하고 고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인간이란 그런 생명체이다. 단상.(2)(斷想) 인생의 목표가 없을 때 삶은 망가지는 위험에 노출된다. 너무 강박적으로 정한 인생의 목표 달성만을 위해 살아가는 것도 문제지만...

2024.08.16
5
법정 유희 - 이라가시 리쓰토(법과 정의 그리고 복수에 대하여.)

법정유희 이가라시 리쓰토 리드비 떠오르는 생각. # 01. 자신을 위해 복수는 하지 말아야 된다. 책을 읽던 중 잠시 복수는 정당한 것일까?에 대해 생각했다.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당연히 복수는 옳지 않고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훨씬 많다. 복수를 하기 위해 항상 분노하고 타인을 증오해야 된다. 이로 인한 정신적 고통과 육체적 고통도 이겨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결국 복수를 성공해도 그동안 축적된 피로와 죄의식은 죽을 때까지 본인을 따라다닐 것이다. 하지만 복수심을 포기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부정적인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때로 '복수'를 하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 또는 등장인물을 만나면 옳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들의 마음이 공감될 때도 있다. 하지만 결국 복수는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는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복수를 달성한 순간의 기분은 좋을지 몰라도 분명히 얼마 뒤 공허함과 죄의식을 느낄 것이고 남은 인생도 허무하게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용서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자신을 망가뜨리지 않기 위한 노력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02. 삶은 사회적 약자에게 가혹하다. 어린 시절 기요요시와 미레이는 청소년보호시설에서 살았다. 그들은 시설 내부에서도 밖에서도 사회적 약자였고 시설을 나오게 된 순간 그들의 꿈을 달성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찾기 힘들었...

2024.04.04
9
마트료시카의 밤 - 아쓰카와 다쓰미(코로나. 새로운 시대의 추리소설.)

마트료시카의 밤 아쓰카와 다쓰미 리드비 떠오르는 생각. 첫 이야기. <위험한 도박 - 사립 탐정 와카쓰키 하루미>를 읽으며 힘들었던 코로나가 유행했던 일상이 떠올랐다. 어느 날 갑자기 감기와 비슷한 질병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얼마 뒤 사람들이 죽어갔다. 치료제가 없는 질병으로 인하여 사람들은 강제로 마스크를 써야 했고 서로를 향해 보이지 않는 벽을 만들며 살아갔다. 사람들은 고립되었고 몇 년이 지난 지금. 예전처럼 '함께' 하는 활동보다는 '혼자' 하는 활동이 편하고 익숙해져 버렸다. 코로나로 인하여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어르신들과 아이들이었다. 건강하지 못한 어르신들은 임종하셨고 얼굴을 마주 보고 얘기하며 성장해야 하는 아이들은 언어와 사회성 등의 발달 지연을 겪는 경우가 늘었다. 아직까지 일부 영역에서 옛날과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보이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이전 세상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상이 다가올 것이고 누구도 거스를 수 없을 것이라 예상한다. <위험한 도박 - 사립 탐정 와카쓰키 하루미> 에서도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자영업자의 모습이 보이고 이런 분위기는 글에 더욱 몰입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그뿐만 아니라 글에 등장하는 독립 서점에 대한 묘사를 읽는 것은 은근히 재미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독립서점에서도 사건이 발생하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예상하지...

2024.01.27
5
붉은 박물관 - 오야마 세이이치로(독특한 구성의 추리소설.)

붉은 박물관 오야마 세이이치로 / 한수진 옮김 리드비 떠오르는 생각. # 01. [빵의 몸값] 이야기는 실력을 인정받은 사토시가 실수로 인하여 수사 1과에서 '붉은 박물관'으로 발령을 받으며 시작된다. 처음 출근한 날 이곳의 분위기와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미래를 걱정한다. 그러던 중 감정과 생각을 알 수 없는 관장 사에코가 그에게 1998년 발생한 사건에 대한 자료 조사를 요청한다. 사토시는 그녀의 부탁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직장 상사의 지시였고 따른다. 결국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생각과 판단이 옳았고 그동안 찾지 못했던 범인을 찾게 된다. 이후 유배지로 발령받았다며 투덜거리던 사토시는 사에코에 대해 새롭게 생각하게 된다. 또한 자신의 옛 상사의 부당한 행동에 분노하며 붉은 박물관에서 열심히 생활할 것을 다짐한다. 또한 사토시의 옛 상사인 이마오 마사유키가 보인 판단과 행동을 통해 그가 어떤 인물인지 생각해 보면 자신이 신뢰하고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잘못까지도 덮어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사토시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그가 등장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02. [복수 일기] 삶이 힘들었던 교이치는 공허함을 느끼며 자살을 하려고 했지만 정말 우연히 만난 마이코의 질문 덕분에 조금씩 삶의 활력을 찾아간다. 결국 둘은 사랑하게 되었고 사귀게 된다. 하지만 마이코의 이별 통보로 인해 둘의 관계는 끝난다. 후에 밝혀지는 사...

2023.10.03
2022.12.05참여 콘텐츠 1
2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룰루 밀러(조금 더 유연하고 열린 마음으로 살아가는 삶이 필요해요.)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룰루 밀러 / 정지인 번역 곰출판 프롤로그 지난 몇 달 동안 인스타그램과 블로그에서 많은 서평으로 알게 된 책이다. 다만 다른 책들과 다르게 심하게 호불호가 갈렸다. 어떤 사람들은 “훌륭하고 좋은 책이다.”라고 말했고 어떤 사람들은 “재미도 없고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서로 다른 의견을 말했지만 공통적인 의견이 있는데 “책을 온전히 이해하기 힘들고 읽기 힘들다.”였다. “어렵다고?” 최근 어렵고 난해한 책보다는 편안하고 포근한 책을 읽고 싶기 때문에 읽지 않으려고 했지만 내가 좋아할 것 같다는 이웃님의 추천과 스페셜 에디션의 멋진 표지 때문에 구매했다. 그렇게 이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읽기 시작했다. 감상평 # 01. 혼돈은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혼돈은 모든 것을 파괴한다. 혼돈을 인정하고 살아가는가? 아니면 혼돈에 저항하며 살아가는가? 흔히 말하는 ‘평범하다.’라는 기준으로 생각하면 혼돈을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것이 보통의 삶이고 그로 인한 고통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극소수의 괴짜들은 혼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끝없이 모든 것을 파괴하는 혼돈에 저항하며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살아간다. 비록 그것이 자신을 파괴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더라도 말이다. 나는 어떤 삶을 살 것인가? 혼돈에 굴복할 것인가?...

2022.12.05
2024.11.05참여 콘텐츠 1
5
시대예보 : 호명사회 - 송길영(불확실한 미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시대예보 : 호명사회 송길영 교보문고 서평. # 01. 세상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영원할 것 같았던 기업들이 무너지기도 하고 성장은커녕 조만간 망할 것 같다는 기업이 살아남는 경우도 많다. 사람도 마찬가지. 흔히 말하는 좋은 직장에서 승승장구하다 한순간에 무너지는 사람부터 정말 폐인 같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물론 이런 모습은 옛날에도 종종 발생한 일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 개인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빈도가 잦아졌다. 이런 경험 때문일까? 우리들은 서서히 삶에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답이 정해진 삶을 선호하고 그것이 올바른 삶이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우리들은 깊은 혼란에 빠져있다. # 02. 사회 변화의 이유는 다양하기 때문에 간단히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하다. 하지만 확실한 점은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개인과 개인 그리고 세계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서로가 서로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세계가 느슨하게 연결되어 있던 시대에는 나를 중심으로 일부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 과정에서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많은 정보들이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온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윤택한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만큼은 포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욕망의 크기가 커지고 깊어...

2024.10.06
10시간 전참여 콘텐츠 121
5
일의 감각 - 조수용(일에 대한 태도 그리고 감각을 기르는 방법. 그리고 마음 가짐에 대하여.)

일의 감각 조수용 B 미디어 컴퍼니 서평 # 01. 어떤 일을 하든 '주인 의식'이 필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한다. 예를 들면 직장 생활을 할 때, 지나치게 수동적인 자세로 임하면 본인이 가장 많은 피해를 입는다. 이는 저자의 말처럼 회사의 노예가 되라는 것이 아니다. "어떤 일을 주도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완료한 경험은 자신에게 큰 긍정적 경험이 되기 때문이다." 직장에서 적극적으로 일을 하는 것은 손해가 아니라 자신의 성장을 위한 현명한 선택 중 하나다. 물론. 노력한다고 모든 일의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경험은 사라지지 않는다. 분명히 언젠가 자신에게 큰 도움으로 돌아올 것이다. 다만 직장에서 수차례 주인 의식을 가지고 일을 했는데, 인정받지 못한다면 이직, 창업 등 다른 길을 선택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은 인정받는 곳에서 살아야 된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변화를 회피하면 직장 생활의 끝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 02. 저자는 지엽적인 부분에 집착하는 것보다 전체적인 '느낌'을 좋게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부분을 읽으며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사람들은 어떤 것을 바라볼 때 하나씩 꼼꼼하게 살펴보는 사람은 적다. 특히 공간에 대해서는 전체적인 '느낌'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 물론 꼼꼼하게 세세한 부분까지 살피는 사람도 있지만 극히 일부이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나 또한 새로운 경험을 할 때 아주 ...

17시간 전
5
고독에 관하여 - 요한G. 치머만(진정한 고독에 대하여.)

고독에 관하여 요한G. 치머만 중앙books 서평 # 01. 저자는 서문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고독'에 대해 말한다. 사람이 불필요한 잡음에 휘둘리지 않고, 용기 있고 깊은 통찰력을 가지고 고상한 이해심을 갖기 위해서 과거 훌륭했던 철학자, 위인의 삶을 연구하고 고민해야 된다고 말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고독'이다. 흔히 사람들은 고독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외롭고, 외톨이가 되며, 현실을 바라보지 않는 한심한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고독이라는 말이 세상과 그에 따른 모든 관심사로부터 철저히 도피함을 뜻하는 것만은 아니다. (중략) 누구든 혼자이지 않은 상황에서도 종종 고독에 빠질 수 있다."(p.6~7) "그러므로 바로 내가 일시적 은둔의 이점에 주목하도록 독자들에게 권하긴 하지만, 동시에 철학을 공부하는 일부 학도들이 빠지곤 하는 위험한 무절제에 대해서도 경고하는 바다."(p.9) 고독은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다. 고독과 무절제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된다. # 02. 고독은 사람을 때로 거만하고 우쭐하게 만들 때도 있고, 그릇된 믿음과 염세적인 생각을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의 소음이 아닌, 뛰어난 문학, 철학, 과학에 집중하게 된다면 고독은 미성숙 단계를 넘어 성숙의 단계에 들어선다. 이런 성숙한 고독. 즉 진정한 고독은 정신이 생각하도록 길들어가며 상상력이...

4일 전
5
신에 맞선 12인 - 윌리엄 볼리토(신이 정해준 운명을 거부한 사람들)

신에 맞선 12인 윌리엄 볼리토 서교책방 서평 # 01. 위대한 왕의 아들로 태어난 알렉산드로스는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최고의 교육을 받았고, 자신을 수련하는 것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어느 도시국가에서 볼 수 있는 훌륭한 왕자의 삶을 살았다. 하지만 조금 독특한 점은 어머니 올림피아스 때문에 비민족주의라는 사고방식을 물려받았다는 것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모험가 기질을 가진 이에게 가장 큰 부담인 배타적 애국심을 떨쳐버릴 수 있게 해줬다는 것이다. 또한 본인이 신이라고 굳세게 믿게 된다. 이러한 유산들은 알렉산드로스가 왕이 되고 정복전쟁을 지속할 때 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결국 그는 망상에 빠져 남을 의심하고 안정이라는 것을 모르는 인간이 되어버린다. 어린 시절에는 알렉산드로스를 비롯하여 정복 전쟁을 통해 제국을 설립하거나,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역사에 큰 변화를 일으킨 사람들을 좋아했다. 아마도 내가 그런 유형의 사람이 아니었기에 나와 다른 매력과 능력을 가진 이들을 동경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그들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지나칠 정도로 자신을 신뢰하고 모든 것을 절제하고 관리하며, 이상을 향해 끝없이 달려가는 것만이 훌륭한 삶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런 삶을 살다가 한순간 망가져버리는 사람을 수도 없이 봤다. 이를 통해 세상의 모든 것에는 '적당히' 라는...

2024.11.08
5
인간들 이야기 - 이스카리 유바(유머스럽고 따뜻한 SF단편 소설.)

인간들 이야기 이스카리 유바 리드비 서평 # 01. 겨울 시대. 오래전 세상은 눈에 덮였다. 조상들은 이러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겨울'에 적응할 수 있는 생명체들을 만들기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은 한 듯싶다. 하지만 자연은 그런 인간의 노력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모든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어딘가 따뜻한 곳이 있을 것이란 희망은 버리지 않는다. 이 글의 주인공 엔주와 야치다모도 마찬가지이다. 그렇게 그들의 여정이 시작된다. 이번 단편과 반대의 날씨로 달려가고 있는 우리 지구에서의 구성원들도 단편 속 사람들과 같이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상태가 좋아지고 있단 생각은 들지 않는다. 어쩌면 우리도 겨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같은 운명을 맞이하는 것 아닐까? 이번 단편은 글의 분위기가 어둡거나 무겁지 않지만 현재 우리 미래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 한편 힘든 세상에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인간은 살아갈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그래도 완전히 망가진 지구에서 살고 싶지 않다.(24.10.28) # 02. 즐거운 초감시 사회. 실시간으로 서로를 감시하고 자유가 없는 세상. 생각만 해도 숨이 막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이번 소설을 통해 사람들이 서로 감시하는 것을 즐길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 감시...

2024.11.03
5
블루보틀 - MAGAZINE BISSUE NO.76(철학을 지키면서 계속 변화하는 브랜드.)

블루보틀 MAGAZINE B ISSUE NO.76 서평 # 01. "거기 콘센트도 없고, 와이파이도 안되고, 가격만 비싼데 왜 가냐?" 오래전 프랜차이즈 카페 중 유독 커피빈을 좋아했던 내가 자주 듣는 말이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이유로 커피빈을 좋아했다. 당시 "온전히 커피 맛과 향에 집중하고 여유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을 주장하는 커피빈이 마음에 들었다. 잠시 카페에 들려 품질이 괜찮은 커피를 마시며 차분히 앉아 있을 수 있는 곳이어서 좋아했다. 잠시 동안이라도 느긋해지고 싶었다. 하지만 당시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은 얼마 없었던 듯싶었다. 많은 사람들이 의자도 불편하고 와이파이도 안되고 콘센트도 없으면서 가격만 비싸다는 비판을 이어갔다. 과거의 나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커피빈이 본인들의 주장을 지켰으면 하는 바람을 가졌다. 찰나의 여유와 공백을 즐기지 못하고 빨리빨리만 외치는 사람들에게 반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손님이 감소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금씩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매장이 늘어났고 지금은 와이파이가 없는 매장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지금은 과거의 커피빈은 '커피의 맛과 향에 집중하기 원하는 마음' 때문이 아니라,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서 와이파이와 콘센트를 설치하지 않는 결정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에는 그때의 커피빈이 그리울 때가 있었다. # 02. 어느 날 블루보틀이 성수동...

2024.10.10
2023.12.01참여 콘텐츠 7
9
변신 시골의사 - 프란츠 카프카(돌연하게 출발할 수 있기를.)

변신, 시골의사 프란츠 카프카 민음사 떠오르는 생각. # 작은 우화. 처음에는 너무 넓어서 겁이 나던 쥐는 그저 달리기 시작한다. 정신없이 달리자 마침내 좌, 우에 벽이 보이기 시작한다. 드디어 아늑해지며 행복을 느낀다. 하지만 결국 쥐는 더 이상 길이 없는 곳에 도달한다. 그곳에는 자신의 목숨을 끊을 '덫'이 기다리고 있는데 말이다. 결국 쥐는 그곳에서 느긋하게 기다리던 고양이에게 잡아먹힌다. 우리도 마찬가지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지나치게 겁을 먹고 안정적이고 익숙한 기존 삶의 방식에 따라 열심히 살아간다. 이 길이 내 삶의 전부이고 옳다는 듯이 말이다. 그러다 보면 삶의 가이드라인이 생긴 것 같아 행복함을 느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확실하고 불안함이 자신을 집어삼키기 시작한다. 사실 알고 있던 것이다. 삶은 숨이 멎는 순간까지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결국 "이제 더 이상 할 수 있는 게 없어!"라며 '덫'으로 뛰어 들어간다. 쥐가 되지 않으려면 삶을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노력과 언제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생각하지 않는 노력의 끝은 실패와 비참한 삶뿐이다." # 법 앞에서 시골 사람 하나가 문지기에게 와서 부탁한다. '법'으로 들여보내 달라고. 하지만 '법' 앞의 문지기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시골 사람을 들여보내주지 않는다. 시골 사람은 억울해 하기도 하고 "법이란 누구...

2023.12.01
2
마담 보바리 - 귀스타브 플로베르(공허함과 허영심의 끝은 파멸.)

마담 보바리 귀스타브 플로베르 / 김화영 번역 민음사 기억에 남는 문장 # 01. ”결혼하기 전까지 그녀는 사랑을 느낀다고 여겼었다. 그러나 그 사랑에서 응당 생겨나야 할 행복이 찾아오지 않는 것을 보면 자신이 잘못 생각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생겼다. 그래서 엠마는 여러 가지 책들에서 볼 때는 그렇게도 아름다워 보였었던 희열이니 정열이니 도취니 하는 말들이 실제로 인생에서는 도대체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었다.“(p.55) # 02. ”이렇게 잠시 그의 심장에 부싯돌을 문질러보았지만 불꽃이 일지 않는 것을 보자, 원래 자기가 직접 경험하지 않은 것이면 이해를 하지 못하고 뻔한 통념의 모습을 갖추지 않은 것이면 아무것도 믿지 못하는 그녀였기에 샤를르의 정열에는 이제 더 이상 남다른 것이라곤 없다고 간단히 믿어버렸다.“(p.69) # 03. “그녀는 욕망에 눈이 어두워진 나머지 물질적 사치의 쾌락과 마음의 기쁨을 혼동하고, 습관에서 오는 우아함과 감정의 섬세함을 혼동하고 있었다.”(p.90) # 04. “엠마 쪽으로 말하면, 자기가 그를 사랑하는지 어떤지 생각조차 해본 일이 없었다. 연애란 요란한 번개와 천 둥과 더불어 갑자기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녀는 믿고 있었던 것이다. 하늘에서 인간이 사는 땅 위로 떨어져 인생을 뒤집어엎고 인간의 의지를 나뭇잎인 양 뿌리째 뽑아 버리며 마음을 송두리째 심연 속으로 몰고 가는 태풍과도 같은 것이라고...

2022.08.05
2
모두가 나의 아들 - 아서 밀러(힘들더라도 잘못된 선택은 하지 말기.)

모두가 나의 아들 아서 밀러 / 최영 번역 민음사 기억에 남는 문장 # 01. “크리스: 네. 하루에 한 시간만이라도요. 온종일 돈을 벌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만 한다면, 적어도 저녁에는 삶이 아름다웠으면 좋겠어요. 저는 가정을 원하고, 아이들을 원하고, 자신을 바칠 수 있는 뭔가를 이루고 싶어요. 애니가 바로 그 중심에 있어요. 자, 그럼…어디에서 그걸 찾을 수 있을까요?”(p.29) # 02. “짐:(일어난다.) 크리스는 그런 일을 마음에 묻고 살아가는 법을 결코 알지 못할 거예요. 그건 일종의 재능이 필요한 일이에요. 거짓말을 하기 위해서는요. 아주머니께는 그런 재능이 있고, 제게도 있어요. 하지만 크리스는 아니에요.”(p.124) # 03. “짐:아, 아니에요. 크리스는 돌아올 거예요. 우리 모두 돌아오게 마련이죠, 케이트 아주머니. 이런 개인적이고 사소한 혁명들은 항상 사라져 버리거든요. 언제나 타협이 이루어지고요. 특별한 방식으로 말이에요. 프랭크가 맞아요. 누구나 별을 하나 갖고 있다는 것 요. 자신의 정직함이라는 별을요. 우린 그걸 찾기 위해 인생을 다 써버려요. 그런데 그 별은 일단 빛이 꺼지게 되면 다시는 빛을 발하지 않거든요. 저는 크리스가 아주 멀리 가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요. 아마 자신의 별빛이 사라지는 걸 보기 위해서 그저 혼자 있고 싶은 거겠죠.”(p.124~125) # 04. “캘러: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

2022.08.01
2
세일즈맨의 죽음 - 아서 밀러(평범한 우리도 힘들고 지친다.)

세일즈맨의 죽음 아서 밀러 / 김유나 번역 민음사 프롤로그 내가 읽은 아서 밀러의 글은 '세일즈맨의 죽음' '모두가 나의 아들' '시련'이다. 그중 아직까지도 기억에 남고, 현재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 책은 세일즈맨의 죽음이다. 마침 오랜만에 아서 밀러의 글을 읽고 싶었고, 책장에 꽂혀있던 책을 꺼내 다시 읽기 시작하였다. 기억에 남는 문장 # 01. “린다 : 여보 인생은, 버리며 사는 거예요 항상 그런 거지요.”(p.14) # 02. “린다 : 비프, 사람은 철새처럼 봄이 되면 왔다가 가을 되면 날아가는 게 아니란다.”(p.62) # 03. “린다 : 그럼 찰리 아저씨를 너의 아버지로 삼으렴. 그렇게 할 수 있니? 있냐고! 아버지가 훌륭한 분이라고는 하지 않겠다 윌리 로먼은 엄청나게 돈을 번 적도 없어. 신문에 이름이 실린 적도 없지. 그렇지만 그이는 한 인간이야. 그리고 무언가 무서운 일이 그에게 일어나고 있어. 그러니 관심을 기울여 주어야 해. 늙은 개처럼 무덤 속으로 굴러떨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돼. 이런 사람에게도 관심이, 관심이 필요하다고. 너는 아버지를 미쳤다고 하지만”(p.64) # 04. “린다 : 아니. 많은 사람들이 그가 균형을 잃고, 헤매고 있다고 한단다. 하지만 똑똑한 사람이 아니어도 그이의 문제가 뭔지는 쉽게 알 수 있어. 그이는 지친 거야.”(p.65) # 05. “린다 : 소시민도 위대한 사람들처럼 ...

2022.07.30
찻집 - 라오서(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 찻집 👨‍🎨 라오서 📖 민음사 🙋‍♀️🙋‍♂️ 프롤로그 블로그 알람이 울려 내용을 확인하였다. ‘라오서, 찻집’ 라오서. ‘고양이 행성의 기록’ 이 바로 떠올랐다. 순간 “분명히 밝은 소설은 아니겠지”라며 책의 내용을 짐작했다. 출판사 블로그의 글을 읽어보니 내 짐작이 맞았고 구매하였다. 다만 소설이라 생각하였는데 희곡이었다. 아마도 라오서라는 이름을 보고 마음이 들떠 출판사의 글을 제대로 읽지 않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희곡에 관심이 적다. 평소 같으면 실망했겠지만 이번에는 실망하지 않고 읽기 시작하였다. 💬 감상평 책의 배경은 청나라 말 북경의 찻집이다. 이곳에는 권세가에게 딸을 팔려는 부모, 부패한 관리들, 동네 건달 등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든다. 다들 차를 마시며 일상생활, 국가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긍정적이고 밝은 소식은 없다. 국가에 대한 대화는 항상 욕설뿐이며, 서양 세력에 대한 적대감과 분노를 표현한다. 하지만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그저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하루하루 버티는 것 말고는 말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 중 왕이발이 기억에 남았다. 찻집 주인인 왕이발은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노력한다. 그의 노력으로 다른 찻집들보다 오랜 시간 명맥을 유지한다. 하지만 결국 빠르게 변하고 혼란스러운 시대에 적응하지 못한다. 찻집은 망했고 본인도 자살한다. 그가 자살하기 전 다른 사람들과 나눴던 대화가 기억...

2022.01.29
2023.07.09참여 콘텐츠 4
5
베르베르의 조각들 - 레퍼런스 바이 비 편집부(베르나르 베르베르에 대한 분석집)

베르베르의 조각들 레퍼런스 바이 비 편집부 레퍼런스 바이 비 프롤로그 평소와 같이 메일을 확인하던 중 눈에 띄는 제목이 보였다. '[Magazin B] 베르베르의 조각들..' "내가 알고 있는 베르베르를 말하는 건가?" 궁금한 마음에 메일을 확인했다. "맞네. 내가 알고 있는 작가 베르베르." 메일 내용을 확인해 보니 그에 대한 인터뷰 그리고 지금까지 그와 함께 일을 한 동료들과 독자들의 생각을 알 수 있는 듯했다. 개인적으로 인터뷰 중심의 매거진이나 책은 선호하지 않아 조금 고민했지만 나무부터 시작된 그와의 추억이 떠올라 답변을 드렸고 며칠 뒤 책이 도착하여 읽기 시작했다. 떠오르는 생각. # 01. 전미경 번역가의 인터뷰 중 "우리가 계속 낯선 세계를 궁금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지금 우리는 국적, 성별을 뛰어넘어 많은 사람들이 소통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런 기회를 놓치며 살아간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자신과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끼리만 어울리는 경우가 많아졌다. 서로 다른 이들을 연결해 주는 플랫폼들이 이용자에게 본인의 관심사만을 노출시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로 인해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른 낯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다. 이런 시기에 문학. 특히 소설은 등장하는 인물들을 통해 낯선 것들을 쉽게 접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023.07.09
5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 베르나르 베르베르(고양이. 당신을 사랑해요.)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고양이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 전미연 번역 열린책들 프롤로그 춥다. 퇴근하기 위해 사무실 문을 열자 차가운 공기가 얼굴을 스쳤다. 다시 한번 옷을 여미고 1층으로 향한다. 어둠이 내린 거리에 요란하게 빛나는 간판들 아래로 몸을 웅크린 사람들이 어디론가 발걸음을 재촉한다. “아. 추워. 어서 가야지.” 몸을 웅크린 채 발걸음을 재촉하던 중 한 음식점 마당에 놓여있는 상자 안쪽에 눈을 감은 채 갓 만들어진 따뜻한 식빵처럼 앉아있는 고양이가 보였다. “저 식빵은 뭐야? 귀여워.” 재촉하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식빵을 지켜봤다. 추운 날씨에도 눈을 감은 채 평온하게 누워있는 고양이가 부러웠다. “춥지 않을까?” 조금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다가가려다 발걸음을 멈췄다. “나 때문에 깰 수도 있지.” 나는 아쉬움을 뒤로 한 채 다시 내 길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고 보니 나는 고양이에 대해 알고 있는 부분이 없네.” 홀로 차가운 바람이 불고 있는 길을 걸으며 생각했다. “조금 더 알고 싶다. 조금 더!” 평소에 “귀여우면 그만이지.”라는 생각이 변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알고 싶어!” 집에 도착하여 고양이에 대한 책을 찾아보던 중 강렬한 빨간색 배경의 책을 발견했다. “이 책이다.” 며칠 뒤 서점에 방문하여 고민 없이 결제했다. 감상평 # 01. 자신의 세상이 좁으면 최악의 상황이 최악이라는 것을 알지 못...

2023.01.27
2
문명 - 베르나르 베르베르(새로운 문명을 창조하려는 고양이들의 여정.)

📚 문명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전미연 번역 📖 열린책들 🙋‍♀️🙋‍♂️ 프롤로그 베르베르의 고양이 3부작 프로젝트의 2번째 이야기. [문명]이다. [고양이]에서 만났던 고양이들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사실에 신났다. 앙칼진 고양이 바스테트, 과묵하고 인간 같은 피타고라스가 떠올랐다. 이번에는 고양이들이 어떤 역경을 이겨낼까? 궁금해졌다. 그렇게 [문명]을 읽기 시작하였다. 💬 감상평 앙칼진 고양이 바스테트가 예술, 사랑, 유머를 배우며 성장하며 이전보다는 성숙한 존재가 되어가고 있지만 아직 미숙한 부분이 많은 고양이다. 특히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 그리고 “계몽된 독재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라는 주장은 위험하고 올바르지 않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비상식적인 언행을 하는 사람을 보게 된다. 얼핏 보면 그런 사람이 똑똑하고 성공한 것 같아 보이지만 결국 나중에 잘못되는 경우를 많이 봤으며, 그렇게 달성한 목적은 금방 무너지고 또 다른 고통이 생겨난다. 또한 목적이라는 것은 사람이 죽을 때까지 계속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목적을 달성하면 또 다른 목적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럴 때마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한다"라며 계속 악행을 행한다면 어떤 세상이 만들어질까? 나는 올바른 수단이 모여 올바른 목적을 만든다고 믿는다. 일부 사람들은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

2022.04.01
3
고양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고양이들의 신문명 프로젝트 서막)

Previous image Next image 📚 고양이 👨‍🎨 베르나르 베르베르 / 전미연 번역 📖 열린책들 🙋‍♀️🙋‍♂️ 프롤로그 언제였을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었던 것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한때 베르베르의 팬이었다. 그래서 그의 책이 출간되면 항상 사서 읽었던 기억이 있다. 당시에는 독서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는데 말이다. 그런데 계속 읽다 보니 지겹기도 하고 서로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그래서 그의 책을 읽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최근 [문명]이라는 책을 출간하였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책 표지를 보니 고양이가 있었다. 개인적으로 강아지도 좋아하지만 고양이를 더 좋아한다. 그들의 자유롭고 앙칼진 모습을 보면 흐뭇하고 부럽기도 하다. 아마 내가 그런 인간이 아니어서 그런 것이겠지. 그리고 고양이와 눈이 마주쳤을 때 개인적으로 신비한 느낌을 받는다. 꼭 대화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물론 어디까지나 느낌일 뿐이다. 실제로 다가가면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듯이 가만히 멀뚱멀뚱 나를 쳐다보며 있거나 다른 곳으로 가버린다. 나는 조금 뻘쭘함을 느끼지만 괜찮은 척을 하며 도도하게 내 갈 길을 간다. 이번 [문명]에 대한 글을 읽다 보니 베르베르가 고양이 3부작을 기획하였고 [고양이]를 읽지 않고 [문명]을 읽어도 괜찮지만 [고양이]를 먼저 읽으면 더욱 재미있다는 말을 하였다. 그래...

2021.06.27
2023.06.28참여 콘텐츠 14
5
구의 증명 - 최진영(마음 아픈 뒤틀린 사랑.)

구의 증명 최진영 은행나무 오래전 이웃님들의 글에서 한 문장이 눈에 들어왔다.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문장을 읽는 순간 내용이 궁금해졌고 언젠가 반드시 읽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23년 6월. 몇 년 만에 참여한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이 책을 만났다. [만약 네가 먼저 죽는다면 나는 너를 먹을 거야. 그래야 너 없이도 죽지 않고 살 수 있어.] "아 이건 구매해서 읽어야지." 이미 이웃님들의 글을 통해 줄거리와 결말을 알고 있지만 소설은 단순히 줄거리를 요약하고 파악하기 위해 읽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책을 들고 은행나무 출판사 부스를 둘러봤다. 구와 담의 사랑은 비틀어진 사랑이다. 사랑이긴 하지만 건강하지 못한 비참한 현실과 냉혹한 사회로 인해 뒤틀려 버린 사랑. 시간이 흐를수록 사랑은 강해져 집착하기에 이른다. 결국 담이는 죽은 구를 먹는다. 내 기준에서 담의 선택은 잘못되었다. 그녀의 생각대로 본인은 좋은 사람 만나서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그를 떠나보낸다면 평생 잊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행복하자고 같이 있자는 게 아니야. 불행해도 괜찮으니까 같이 있자는 거지." 정말 멋진 생각이고 말이지만 둘이 결혼을 해서 책임져야 하는 자식이 있는 것도 아닐뿐더러 너무 어린 그녀의 말에 공감할 수 없었다. 담은 본인 말의 의미를 알고서 ...

2023.06.26
5
황태자비 납치사건 - 김진명(우리의 아픈 역사를 흥미롭게 풀어낸 소설.)

황태자비 납치사건 김진명 이타북스 프롤로그 처음 읽은 김진명 작가의 책은 소설이 아니라 에세이였다. 당시 작가의 글을 읽으며 공감하는 내용도 많았고 많은 마음의 위로를 얻었다. 이후 읽고 있는 책들을 완독한 뒤 작가의 소설을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독서 시간이 줄어들고 책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럼에도 책을 놓고 싶지 않은 마음에 꾸준히 책을 구매하고 느리게 읽던 나에게 김진명 작가의 책을 읽을 기회가 생겼다. “요즘에 책이 잘 안 읽히고 속도가 많이 느린데 괜찮을까?”라며 고민했지만 이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조심스럽게 ‘황태자비 납치 사건’을 받을 수 있는지 여쭈어봤다. 다행히 흔쾌히 책을 보내주셨다. 작가의 에세이가 나에게 위로와 힘을 주었던 것처럼 이번 책이 다시금 나에게 독서의 즐거움과 감동을 안겨주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에필로그 책을 읽으며 오랜만에 ‘을미사변’에 대해 생각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중학생 때 드라마 명성황후를 통해 똑똑하고 강인한 조선의 국모이자 악랄한 일본인들에게 희생당한 여성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이후로 국사, 근현대사, 세계사를 배우며 명성황후의 긍정적인 평가보다는 부정적인 평가에 더욱 공감했다. 물론 명성황후가 살았던 시기의 조선은 당장 망해도 이상할 것 없는 왕조였지만 당시 민씨 일족이 사치스러운 생활과 매관매직의 중심에 있을 수 ...

2023.05.19
2
랑과 나의 사막 - 천선란(이번에도 따뜻한 SF소설.)

랑과 나의 사막 천선란 현대문학 프롤로그 얼마 전 내가 좋아하는 현대문학의 PIN 시리즈에 천선란 작가의 글을 출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기다렸던 책이다. 마음 같아서는 출간을 하자마자 구입하여 읽으려고 했으나 이미 읽고 있는 책과 아직 읽지 못한 책들이 많아 구매를 미뤘다. 이후 구매했던 책들을 완독하였고 드디어 작가의 책을 구매하였다. ‘랑과 나의 사막’ 빠르게 책의 소개를 읽어보니 이번에도 SF 소설이었다. 전에도 밝혔듯이 나는 SF 장르의 글은 선호하지 않아 일부러 찾아 읽지 않는데 천선란 작가 같은 경우 지난번에 읽었던 ‘천 개의 파랑’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떠올라 고민하지 않고 구매했다. 이번에는 천선란 작가가 어떤 따듯한 이야기를 들려줄까? 그렇게 작가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감상평 # 01. “인간의 감정은 효율을 따지면 안 된다.” 체계적, 효율적인 것을 좋아하는 나는 매일 같이 생각했다. “감정은 효율을 따지면 안 된다.” 예전의 나는 곧잘 “불필요한 감정이다.” “정말 비효율적이네.”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감정을 억누르려고 많은 노력을 했고 억지로 비효율적인 것이라며 외면했다. 그 결과. 자연스러운 감정을 표현하기 힘들어하는 인간이 되어버렸다. 언제부터였을까? 아마도 대학생 때 편입 시험을 준비하다며 스스로 마음의 벽을 쌓고 생각도 마음도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만들려고 노...

2022.12.09
2
아라의 소설 - 정세랑(현실적이고 매력적인 엽편소설)

아라의 소설 정세랑 안온 프롤로그 평소 오래전에 쓰인 책들을 선호하다 보니 비교적 현대 작가들의 책을 멀리하게 된다. 그럼에도 이름을 알고 있는 작가들이 있다. 그중 한 명인 정세랑 작가이다. 각종 SNS에서 매일 같이 쏟아지는 광고를 통해 알게 된 작가는 아니다. 그렇게 알게 된 작가였다면 책을 구매하지도, 읽지도 않았을 것이다. 평소 다른 분들의 리뷰, 서평을 읽어보고 “기회가 되면 읽어봐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요즘 엽편 소설에 관심이 있어 관련 책을 찾던 중 작가의 미니픽션이 눈에 띄었다. “아라의 소설” 책의 디자인도 무겁지 않아 좋았고 대충 글을 살펴보니 쉽게 읽혔다. 요즘에는 읽는 것보다 쓰고 싶은 욕구가 더 크다 보니 이전보다 독서 시간이 줄어든 나에게 필요한 소설이라는 생각에 구매하여 읽기 시작하였다. 감상평 # 01. 치카 꽤 현실적인 글이라고 생각하며 읽었다. 유난히 고령화 속도가 빠른 우리나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상황일 것이다. 지금은 요양병원 또는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을 케어하고 있지만, 과연 몇 년 후에도 그것이 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대체적으로 요양보호사라는 직업을 선택하는 분들의 나이를 살펴보면 미래가 암울하게 느껴진다. 몇 년 전. 일본에서 케어 로봇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현재 요양보호사들이 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이동을 로봇들이 더 안전...

2022.09.13
2
마고 - 한정현(사회적 약자들의 연대와 낙관.)

마고 - 미 군정기 윤박 교수 살해 사건에 얽힌 세 명의 여성 용의자 한정현 현대문학 프롤로그 항상 신간이 출간되면 살펴보는 현대문학 PIN 시리즈. 이번에도 신간이 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살펴보기 시작하였다. 이번 신간은 ‘마고’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었고 ‘마고’ 가 무슨 뜻인지 몰라서 찾아보니 “전설에 나오는 신선 할미’라고 정의되어 있었다. “신선 할미?” 평소에 접하기 힘든 소재라는 생각이 들어서 책에 대해 조금 더 찾아보았고 추리소설 같은 느낌을 받아 구매하여 읽기 시작하였다. 감상평 읽기 전에는 추리 소설로 생각했지만, 막상 책을 읽어보니 추리 소설은 아닌 것 같았다. 이미 초반부에 살인자를 알려주며 그를 대체할. 한마디로 누명을 씌울 대상자들까지도 알려준다. 심지어 살인자를 조작해야 하는 이유까지도 알려준다. 3명의 가짜 살인범 후보는 모두 여성이고 윤박 교수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직업과 처지는 서로 다르지만 자신의 고통과 억울함을 호소할 곳이 없는 여성이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작가는 이들의 삶을 통해 여성들이 사회적으로 어떠한 부당함과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말한다. 2022년.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여성들도 힘든 삶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지만 소설의 배경이 되는 시대의 여성들은 힘든 삶을 넘어서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왔다. 자신의 꿈과 가치관을 얘기하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

2022.07.19
2022.08.04참여 콘텐츠 2
달러구트 꿈 백화점 2(팩토리나인) - 이미예(따뜻한 이야기가 돌아왔어요 !)

작년에도 꾸준히 인기 있었던 달러구트 꿈 백화점의 후속작이다. 인기가 많았던 책답게 출간과 동시에 많은 광고와 서평이 빠르게 올라왔다. 나 또한 1권을 재미있게 읽은 기억이 떠올랐다. 이후 바로 서점 장바구니에 추가하였다. 하지만 바로 구매하지 않은 것이 화근이었다. 다른 책들의 서평과 자료를 보며 자연스럽게 우선순위에서 밀려났고 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러다 리디 셀렉트에 등록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읽기 시작하였다. 1권에 등장했던 인물들은 물론 새로운 인물도 등장한다. 그래도 가장 반가운 인물은 페니다. 1권에서도 긍정적인 생각과 마음.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보여준 인물이다. 2권에서도 적극적이고 밝은 모습을 보여준다. 한 걸음 더 나아가서 단순 반복적인 일이 아닌 꿈 백화점에 발길을 끊은 고객들을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전보다 더 성숙하고 성장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마치 직장에서 신입사원이 올바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기분이다. 페니가 단골 고객이었지만 지금은 오지 않는 사람들의 문제점과 해결 방법을 파악하는 과정과 막심이 드림캐처 때문에 난처한 상황에 빠졌을 때 보여준 행동을 통해 페니의 인간적이고 따뜻한 성품을 느낄 수 있었고 그런 모습을 닮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비고가 오트라의 꿈을 옹호하며 말하였던 “판매량과 작품성이 늘 비례하는 건 아니아....

2022.02.12
3
달러구트 꿈 백화점(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판타지 소설)

Previous image Next image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팩토리나인 프롤로그 올해(2020년) 마지막 독서는 밝고 행복한 소설을 읽고 싶었다. 그러다 발견한 [달러구트 꿈 백화점] 현재 베스트셀러이기도 하고 사람들의 평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꿈"을 글의 소재로 사용했다는 점에 호기심을 느꼈다. 꿈... 요즘 부쩍 꿈을 꾸는 횟수가 늘어서 그런가 보다. 이런저런 이유로 읽기 시작하였다. 독서 후 떠오른 생각 책을 읽으며 꿈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나는 꿈을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심할 때 주로 꾼다. 그러다 보니 나에게 꿈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아주 가끔 너무 피곤한 상태에서 악몽을 꾸면 그 기분이 기상한 뒤에도 이어져 현실에서도 꿈과 같이 좋지 않은 일이 발생할 것 같아 불안해.라는 생각을 할 때도 있지만 평소에는 꿈에서 일어난 일들이 현실과 연결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내가 생각하기에 꿈이란 "일상 속에서 마음이 불편하거나 스트레스로 인해 남아있는 생각" 또는 "너무 기쁘고 행복한 감정으로 인해 남아있는 생각"이라고 생각한다. 정확하게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적으로 꿈꾸는 이유를 설명하는 책이 있다면 읽어보고 싶다. 나에게 꿈이란 좋은 꿈이든 악몽이든 일상을 피곤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꿈을 꾸는 날에는 숙면을 하지 못해 피곤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악몽뿐만 아니라 좋은 꿈도 숙면을 방해한다. 그래서...

2021.01.01
2023.12.08참여 콘텐츠 2
9
어느 작가의 오후 - F. 스콧 피츠제럴드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피츠제럴드 스스로 고백하는 자신의 삶)

어느 작가의 오후 F. 스콧 피츠제럴드 / 무라카미 하루키 엮음 서창렬, 민경욱 옮김 인플루엔셜 떠오르는 생각. # 이국의 여행자 "이토록 밝은 밤에 넬슨과 단둘이서 밤길을 산책하지 않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중략) 그 대신 하얀 모스크가 밤하늘의 행서처럼 또렷이 빛나는 낮은 언덕 꼭대기까지 걸어 올라가고 싶었다. 인생은 그 어떤 쇼보다 더 좋으니까."(P.21) "인생은 우리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지만, 뭔가 손상되었고, 둘 사이에도 의견의 불일치가 있을 수 있다는 선례가 생겼다."(p.24) 인생은 우리의 계획과 의도대로 나아가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다툼, 시기, 질투 등 다양한 부정적 감정이 발생한다. 이런 부정적 감정은 인간관계에 상처를 주지만 동시에 더욱 단단한 관계를 만들어주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것은 참 신기한 것이다. 넬슨은 그림을 배우고 니콜은 성악을 배웠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고 니콜은 점점 전형적인 속물이 되어간다. 그녀는 이런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임신을 계획한다. 이러한 생각과 행동의 바탕에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라는 사실과 이에 따른 '공허함'이 있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성취한 것이 없다는 생각에 사로잡히면 서서히 자신의 삶을 파괴한다. "두 사람은 한때 그들이 지녔던 단순함으로 돌아가려는 것처럼 (중략) 니콜은 넬슨의 설명을 받아들였다. 설명이 믿을 만했기 때문이 아니라 믿고 싶은...

2023.12.08
2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 무라카미 하루키(소설가라는 직업에 대하여.)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 / 양윤옥 번역 현대문학 프롤로그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제목에 이끌려 구매하였다. 전업 작가의 삶은 어떠할까?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쓸까? 궁금한 점이 많았다. 구매한 뒤 저자를 살펴보니 ‘무라카미 하루키’였다. 하루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로 알고 있다. 그런데 나는 그의 소설을 읽어본 기억이 없다. 정말 유명한 작가인데 분명히 한 권이라도 읽었겠지. 하지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그의 글이 하나도 없었다. 이 책은 내가 읽은 하루키의 첫 책이다. 감상평 # 01. 하루키의 말처럼 소설을 쓰는 것은 진입장벽이 낮다. 펜과 종이 그리고 글만 읽고 쓸 수 있다면 누구라도 도전할 수 있다. 심지어 한 번에 좋고 멋진 글을 쓰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것을 오랫동안 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소설가로 생계를 유지하고 본인의 글이 시간이 흘러도 서점 한곳에 존재하려면 정말 힘든 직업이 되어 버린다. 누구나 한 두 권의 책은 쓸 수 있다. 하지만 짧게는 수년간 길게는 몇 십 년간 글을 쓰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강인한 인내심과 고독을 이겨내야 한다. 블로그에 독서 감상문, 짧은 에세이를 쓰는 것도 꽤나 힘든 일인데, 새로운 것을 창작해야 하는 소설은 얼마나 힘이 들까? 그럼에도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있다면 써야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만의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은 ...

2022.05.01